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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 가는 길 (2024)

동방박사님 2024. 9. 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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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의 비판적 지식인과 학자들이 오늘날의 세계 전쟁 국면을 진단하고 문제의식을 나누며 평화적 해결의 경로를 탐색한다. 한반도는 70년 동안 지속된 정전과 대치 상황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절실하지만, 오늘날 또다시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만해협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위기나 우크라이나 및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 세계 곳곳의 전쟁으로 평화를 향한 세계 민중의 열망이 더욱 강렬해진 현실이 기획의 배경이 되었다.

국제관계, 역사, 정치, 과학기술, 문화 등 각 분야의 연구자들은 각자의 글에서 동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현실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보편성을 확인하며, 객관적인 이해를 도모하는 동시에 공통의 해결 경로를 찾아나가고 있다. 지은이들은 세계를 전쟁 국면으로 몰아넣어온 역사적 자본주의와 오늘의 신자유주의에 이르기까지 식민과 냉전, 전지구화 아래 아시아와 세계의 민중이 엄청난 참극을 겪어왔지만, 평화와 평등으로 나아가는 길이 끊임없이 모색되었다는 점에서 희망을 찾는다. 지구적 패권질서의 다극적 재편부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반전평화운동은 새로운 주체들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분쟁의 원인과 그 해결 방안, 전환의 의지와 실천을 살펴보면서, 긴박한 세계정세의 변화 가운데 냉전,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저항과 연대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평화로 가는 법 혹은 길에 대하여_백원담
여는 글 글로벌 평화의 문화적 조건: 중국대륙을 사례로_왕샤오밍

1부 포스트 지구화 시대, 전쟁이라는 파국과 출로

유럽 평화 구축 경험과 아시아: 평화를 위한 기억과 소회_이은정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의 길: 러시아의 전쟁 목적과 종전 가능성_노경덕
[논평] 평화를 원하면 민주주의가 아니라 평화를 실천해야 한다_이동기
[논평] 푸틴은 왜 모험을 선택했는가_류한수

2부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한반도 평화는 가능한가

한반도 위기의 성격과 출구_이남주
과학기술과 교육을 매개로 한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한 시론_강호제
한반도 평화 불/가능성과 멸망의 정동_김성경
[논평] 절박한 시대, 연대의 실마리를 찾자_홍석률

3부 평화의 세기를 위한 단절과 전환의 기획

해협을 넘어 평화로 가는 길: 중국, 대만의 사이_천신싱
평화에 반한 죄_이케가미 요시히코
‘단절’과 다른 평화_백원담
[논평] ‘평화 아시아’로 가는 관건_박철현
[논평] 평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정치 주체의 탄생_김도민

저자 소개

저자 소개 

1955년 상하이 출생. 상하이대학 문화연구학과와 화둥사범대학 중문학부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최근 중국 현당대現當代 문학에서 문화연구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여 상하이 및 중국 문화연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소장으로 있는 ‘당다이當代 문화연구센터’는 중국 문화연구의 주요 진지 중 하나다. 주요 저서로 『사팅과 아이우의 소설세계沙汀艾蕪的小說世界』, 『잠류와 소용돌이潛流與旋渦』, 『직면할 수 없는 인생: 루쉰전无法...
 
저 : 이은정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수학하고, 독일 괴팅겐대학교 정치사상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할레대학교에서 교수자격(Habilitation)을 받았다. 1984년부터 독일에서 생활하며 정치사상과 지식의 변동, 통일과 체제전환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정치사상사에 새로운 분석틀을 도입하여 상호문화적인 연구를 개척한 공로로 아시아 출신 최초로 베를린?브란덴부르크 학술원 정회원에 선출되었다. 한국과 독일 문화교류 증진에 ...

저 : 노경덕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서양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시카고대학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GIST대학,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현대사의 기점으로서의 러시아 혁명〉, 〈제1차 세계대전 말 유럽의 국제정치와 민족자결주의〉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Stalin’s Economic Advisors가 있고, 옮....

출판사 리뷰

인류를 전쟁 국면으로 몰아넣은 자본주의 세계에서
평화와 평등으로 나아가는 길에 관한 끈질긴 모색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갈등은 한반도의 위기와도 연결된다. 그러나 남북한은 물론 세계의 분쟁과 반목이 날이 갈수록 심화하며 출로를 찾기 난감한 형국이다. 기후 재난 등의 위기에 맞서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인류의 생존과 평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지배세력의 탐욕과 야만이 모두를 파멸의 길로 몰아가는 엄혹한 시대다. 이러한 상황에서 머리를 맞댄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의 비판적 지식인들은 각 국가와 민족, 사회의 입지에서 엄습한 위기에 대한 문제 인식을 소통하고, 전후 세계적 냉전의 체제화 속에 평화 경로를 찾아나갔던 아시아와 유럽의 역사적 경험을 공유한다. 아울러 21세기 미국 중심의 글로벌 패권 질서의 전환 국면에서 전쟁이라는 공멸 대신 국가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 함께 평화로 가는 경로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 책은 ‘포스트 지구화 시대, 전쟁이라는 파국과 출로’,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한반도 평화는 가능한가’, ‘평화의 세기를 위한 단절과 전환의 기획’의 3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주제의 글들과 이에 대한 논평을 함께 실었다.

먼저 ‘여는 글’의 왕샤오밍은 세계적 전쟁 발발의 원인을 ‘통제력’ 상실에서 찾는다. 중국의 근현대사 전개에 비춰 이를 설명하면서, 사회의 불안정한 추세가 어둡고 부정적인 집단의식을 낳지만, 이러한 사회적 적대감의 확장이 긴장을 상기해 평화로 가는 조건을 형성하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왕샤오밍은 정글 같은 사회의 ‘통제 불능’이 인류에게 큰 재앙을 초래한다고 경고하며, “더 많은 사회가 자기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정글의 법칙을 뛰어넘고, 형형색색의 ‘적대감’을 타파하며, 평화에 필요한 문화와 기타 사회 조건들을 발전시킨다면, 인류 또한 지구의 평화에 한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서술한다. 한편으로 “인간이 비관과 증오를 극복하고 평화롭게 사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진보를 추구하는 가장 큰 동력은 낙관과 이상주의가 아닌 비관주의와 암울함, 파괴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 대립 극복하기
새로운 저항 주체들의 부상과 연대를 통한 전환의 가능성


1부에서 이은정은 냉전 종식 이후 유럽에서 평화를 구축한 과정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독일 통일 등 역사적 경험을 이유로 한반도 문제 해결의 동반자가 될 수 있던 유럽연합이 현재 동아시아 평화체제를 위한 적극적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이동기는 수없이 많은 평화정치 논의들, 평화프로세스의 유지와 확장의 의미에 주목하며 이상주의가 아닌 현실주의에 근거한 ‘평화들’을 제기했다. 노경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서방의 시각에 편중된 현실을 문제 삼으며 객관적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남북한의 군사안보적 긴장 상태를 고려할 때 2부의 논의는 더욱 중요성을 가진다. 이남주는 한반도 전쟁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며 상호 위협 감축을 통한 신뢰 구축으로 평화적 해결 방식을 만들어 나갈 필요성을 역설한다. 북한 비핵화만을 요구하는 접근법, 특히 ‘힘에 의한 평화’ 논리가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호제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해 과학기술 분야와 교육에서의 협력을 제안한다.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염두에 둔 ‘대등한 수준’에서의 교류를 위해 ‘소프트 사이언스’ 등 구체적인 방안을 다뤘다. 김성경은 신자유주의적 한국 사회에서 징후적으로 포착되는 평화 무감각과 ‘멸망의 정동’의 관계성에 천착한다. 경제적 가치만이 유일한 척도가 된 사회에서 파편화, 탈역사화한 개인들일지라도 평화는 생존과 깊은 관련이 있다며, 사회 리셋 의지의 표명으로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선택을 읽어낸다.

3부에서는 전쟁의 세기를 평화의 세기로 전환하기 위해 절연할 것과 구체적으로 기획할 것을 논의한다. 천신싱은 미군기지 반대 운동의 현재와 의미를 살핀 후, 미중 대립을 신냉전으로 보는 담론을 비판한다. 오늘날의 대립은 민족주의 대 보편가치로, 자본주의 경제에서 누가 효율적인지의 경쟁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양안(중국-대만)과 남북한의 ‘긴장 속 평화’에 대해 성찰을 촉구하며, 상호 충돌과 이해 속에서 나누는 선의가 미래 평화를 위한 길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케가미 요시히코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맥락에서 일본 근대사를 총괄하며 정치적 해결의 경로를 제기한다. 눈앞의 전쟁을 멈추기 위해 정치의 회복과 타협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원담은 다양한 국가, 지역, 사회 동력의 적극적 대응을 복수성 정치의 개진 관점에서 포착해 미국 중심의 패권적 지배질서를 전환할 가능성에 관해 논의한다. 글로벌 사우스들, 즉 비동맹/제3세계운동은 물론 세계 곳곳의 노동운동, 기후정의운동, 확장된 민중운동들과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를 만드는 첩경이라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