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기독교 신학연구 (독학>책소개)/7.신앙생활

위조된 각인 (2021) - 우리가 교회라고 오인하는 12가지 모습

동방박사님 2024. 9. 8. 18:26
728x90

책소개

『교회 안의 거짓말』에 이은, 두 번째 한국 교회 탐사 보고서
책상머리 비평을 넘어 현장에서 캐낸 고민과 날 선 돌파구

현재 한국 교회는 사면초가다. ‘세상의 빛’이라는 자기 인식은 자가당착에 가깝다. 교회는 원래 그런 곳이 아니며, 과거 ‘언젠가’ 교회는 환히 빛났다고 토를 달아도 아무 소용없다.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오히려 되묻는다. “지금 교회가 그렇지 않은데, 원래 교회는 그렇지 않다는 말이 무슨 소용인가. 교회가 말하는 그 교회는 지금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교회는 교회를 잃었다. 누구의 착오도 아닌, 교회의 잘못이다. 다수가 교회를 오인한다면 누가 오인하게 했는지 당연히 물어야 한다. 그 손가락은 자연스레 교회 자신을 향한다. 교회가 교회를 되찾으려면 다른 곳이 아니라, 교회를 들추어 봐야 한다. 뼈아프지만 그럴 때 미미한 불씨라도 찾을 수 있다. 『위조된 각인』은 교회에서 그 불씨를 되살리려는 몸부림이다.

과연 가능할까? 너무 비장해질 필요는 없다. 성경은 돌들로 소리치게 하고, 돌들로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들 수 있는 분이 하나님이라고 이야기한다. 오래된 교회는 자신만이 길이며 빛이라고 강조하지만, 생활로 증명되지 않는 말은 늘 새로운 돌들의 증언으로 대체되었다. 교회 ‘안’에서 찾을 수 없다면 그 불씨는 언제든 교회 밖에서 타오를지 모른다. 교회가 교회에 갇히는 순간, 교회는 교회 밖에서 새롭게 발견될 것이다.

그러므로 『위조된 각인』은 교회 안에서 교회를 발견하려는,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마지막 시도일지 모른다. 그 가능성을 이제 당신의 손에 건넨다.

목차

들어가는 글 위조된 각인?

첫 번째 각인 / 숨이 막히는
속박 - 자유가 없고 옭아맨다
위선 - 자신마저 속이고 꾸민다
광신 - 아무것도 묻지 않고 무조건 믿는다
헌신 - 시간과 에너지를 끊임없이 요구한다

두 번째 각인 / 시대와 동떨어진
제사 거부 - 조상을 무시하고 가족을 등진다
배제와 혐오 - 자기만 맞고 다 틀렸다며 강요한다
정교분리 - 현실 문제는 비겁하게 외면하거나 왜곡한다
남성 우위 - 여성이 아무리 많아도 남성이 지배한다

세 번째 각인 / 비상식적인
전도 - 암울하게 위협하고 무례하게 강요한다
헌금 - 결국은 돈 내라고 한다
이익집단 - 자기들끼리만 천국이다
교회 운영 - 교회가 세상보다 더 깜깜하다

나오는 글 새로운 각인!

저자 소개

저 : 김형국
“진실한 질문은 진실한 답을 가져다준다.” 김형국 목사의 좌우명이다. 그는 삶의 의미를 진실하게 ‘찾는이’들을 도우려 2001년에 도심공동체 나들목교회를 시작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청년 시절 사회학과 인문학을 공부하며 씨름했던 숱한 질문과, 살면서 피할 수 없었던 아픔과 슬픔 앞에서, 그가 믿는 하나님은 진실한 답을 들려주었다. 한국기독학생회(IVF) 간사와 지역 교회 목사로 30년 가까이 지내면서 실존적으...

책 속으로

교회의 침묵은 하나님을 침묵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절대 침묵하지 않으십니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와 피해자의 인격과 사생활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그의 회복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직면과 진실한 회복이 일어나는 곳이 진정한 교회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이러한 바로잡음에 미숙한 교회가 많아서 걸려 넘어지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성경은 구체적인 방법과 이를 위한 진리의 기반을 함께 가르치고 있으며, 그 가르침을 따라서 아프게 성장해가는 공동체가 실제로도 적지 않습니다.
---p.63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을 믿어서 복을 받는 기독교’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런 기독교는 버리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복을 주기 원하십니다.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복을 주십니다. 빈곤할 때 자족할 줄 알고, 넉넉할 때도 자족할 줄 아는, 그런 복을 주기 원하십니다. 내가 믿고 싶은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그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p.92

하나님은 사람들이 더불어 살기 원하십니다. 공동체는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메시아를 주로 모실 때 주어진 복입니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도 ‘우리’라는 표현을 모두 사용하지 않습니까? 실인즉 그 기도는 나의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나라 백성의 기도입니다. 이것이 기독교적 영성입니다. 모든 종교가 기도를 개인의 영적 활동으로 보지만,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골방에 들어가 홀로 하나님을 독대해도 언제나 ‘우리’를 전제하고 드리는 것입니다.
---p.118

그리스도인이 기독교의 배타적 진리를 받아들이되, 자신을 박해하는 원수까지 사랑하며 포용적으로 산다면, 다원 사회에서 기독교는 많은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그리스도인들처럼 자신과 다른 가치나 믿음을 가졌다고 타인을 함부로 대접하고 무시한다면, 그리스도인인 역시 그렇게 대접받아 마땅합니다.
---p.182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인 공동체는 여성과 남성의 차별 없이, 하나님을 닮은 건강한 권위와 그리스도를 닮은 건강한 순종으로 건강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공동체입니다. 2천 년 전에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성차별 철폐 사상이, 인류의 오랜 관습과 잘못된 권위주의,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편파적 성경 해석으로 말미암아 교회 안에서 퇴색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p.234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 기다리면서, 원래 가졌던 생각이 바뀔 때까지 그리스도인의 다른 삶을 보여 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리스도인이 전하는 이야기는 전달되지 않습니다. 예수께서 참고 기다리셨듯이, 시공간의 한계가 너무나 분명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사셨듯이, 그리스도인도 그렇게 그들의 입장이 되어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먼저 그들처럼 되어야 합니다.
---p.272

저는 개인적으로 ‘현대의 십일조’는 10분의 1이 아니라 소득에 따라 일종의 누진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소득 상위 1%는 아마도 수입의 90% 이상을 헌금해야 할 것입니다. 당신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당신이 얻은 경제적 이득 중에서 얼마를 당신과 당신이 직접 부양하는 가족을 위해 쓰고, 얼마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야 할까요? 각자 하나님 앞에서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당신이 받은 모든 경제적 복은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하나님이 당신에게 청지기로 잘 관리하라고 맡기신 것입니다.
---p.298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말로만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소중한 것들로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교회는 사랑의 훈련장입니다. 사랑을 연습하는 곳이 교회입니다. 사랑을 연습하는 교회 안에서는 속한 이들의 역량도 강화됩니다. 사랑하는 역량이 강해져야 세상에 나가서 다른 이들도 사랑하고, 갈등 구조 안에서 평화도 이뤄 내고, 마침내 세상의 제도와 문화까지도 바꿀 수 있습니다.
---p.332

투명한 교회가 가능할까요? 아닙니다. 이것은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입니다. 투명하지 않은 교회는 교회이기를 거부하는 종교 집단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불의를 용납하지 않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을 따른다는 것은 그의 그러한 성품을 배워서 시간이 갈수록 따르는 이의 마음도 청결해지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스스로 마음을 깨끗하게 할 능력은 없습니다. 하나님이 두려워 악을 멀리하기 시작하면 그분을 볼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소망하면 그분이 내 앞에 계시는 듯이 자기 자신을 깨끗이 하며 준비하게 됩니다. 이렇듯 그리스도인이라면, 기독교 공동체라면 투명함을 향해 나아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투명하지 않은 교회는, 투명함을 거부하는 교회는, 교회이기를 거부하는 종교 집단일 뿐입니다.
---pp.369,370

출판사 리뷰

그리스도인이 ‘먼저’ 오인한 교회
《위조된 각인》은 서늘한 제목과는 달리 무척 뜨거운 책이다. 요즘 궁지에 몰린 한국 교회를 제 살을 도려내듯 냉정하게 해부한다. 내부자가 아니면 포착하기 어려운 한국 교회의 숙제들이 켜켜이 수술대 위에 쌓인다. 저자는 그것들을 크게 세 묶음으로 나눈다. 숨이 막히고, 시대와 동떨어졌으며, 비상식적인 한국 교회.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세간의 평가가 위조되었다고 말한다. 얼핏 들으면 요즘 교회가 그렇지 않다는 변명처럼도 들린다. 하지만 저자는 분명하게 밝힌다.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교회를 오인했고, 그들이 형성한 교회는 당연히 교회의 본래 모습과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그들이 오인한 교회로 인해 그 교회를 바라보고 있는 일반인도 교회를 잘못 파악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오인이 오해를 낳고, 오해가 쌓여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만들었다.”(10쪽)

교회가 교회를 낭떠러지로 떠밀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무엇을 교회라고 오인해 왔을까? 차례만 살펴도 오인의 목록은 파악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이 속한 교회 위에 저자가 제시하는 열두 가지 모습을 반투명 습자지처럼 올려놓고 얼마나 겹치는지 가늠해 보아도 좋다. 몇 가지 모습이 일치하는가? 아무것도 묻지 말고 무조건 믿으라고 하고, 결국은 헌금하라고 하고, 여성의 숫자가 월등히 많은데도 여전히 남성우위의 문화가 지배하는가? 많이 겹칠수록 교회를 많이 오인하고 있는 셈이다. 교회마다 사정이 다를 테니, 겹치는 양상은 상이할 것이다. 하지만 “교회는 원래 그런 곳이다”라는 핑계는 거두시기 바란다. 저자가 누누이 강조하는 바는 이것이다. “교회는 그런 곳이 아니다!” 그러니 부디 교회를 오인하지 말기 바란다. 당신의 오인이, 당신이 속한 교회의 오인이 한국 교회를 낭떠러지를 떠밀고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실행 가능한, 교회 안내서
《위조된 각인》은 “열두 가지 중에 당신 교회는 몇 가지나 문제세요?”라며 은근히 비꼬는 책이 아니다. 소위 앞서가는 서구 교회들은 요즘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며, 구름 위에서 훈수 두는 책도 아니다. 한국 교회에 대한 책상머리 비평과 대안은 차고 넘친다. 누가 정교하게 파악하지 못해서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다음이 어스름하기에 문제를 알고도 말을 더하지 못할 뿐이다. 과연 탈출구가 있을까? 저자는 전작인 《교회 안의 거짓말》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의 약점뿐만 아니라, 그 지점을 돌파할 대안도 성실하게 제시한다. 물론 그 대안은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임상을 거친 사례들에 기반한다. 고민도 현장에서, 대책도 현장에서 나온 것들이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위조된 각인》은 어쩌면 실용서에 가깝다. 지금 이 시점에 한국 교회에 가장 필요한 책은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실행 가능한 안내서가 아닐까?

이제야 도착한 내일
최근 한국 교회의 형편을 생각하면, 다소 늦긴 했어도 이제라도 《위조된 각인》이 나와서 다행이고 반갑다. 무엇보다 《교회 안의 거짓말》에 이어 한국 교회의 취약점을 보완하기에 적실한 책이라서 더욱 그렇다. 아무래도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기 마련이다. 아직 괜찮다고, 여전히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하신다고 안위하며 배가 침몰하고 터가 무너져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필요 없는 ‘쓴맛’일지 모른다. 하지만 진짜 쓴맛을 보지 않으려면 더 늦지 않게 고언을 삼켜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 교회의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 모른다. 아니 이미 한참 늦었는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숨이 막히고, 시대와 동떨어졌고, 비상식적이라고 취급받는 한국 교회에 지금 이 책이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