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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비지성사 : 한국의 문화DNA

동방박사님 2021. 12. 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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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선비'라는 키워드로 본 한국사, 한국문화

『다시 찾는 우리 역사』의 저자 한영우가 쓴 한국지성사, 한국문화론이다. 『한국 선비 지성사』를 통해 저자는 한국문화, 한국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선비'를 꼽는다. 선비지성, 선비문화라는 틀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아보고, 그 틀 속에서 진화의 모습을 확인한다. 비록 한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초강대국은 아니지만 기나긴 세월에 걸쳐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로 '법고창신'의 지혜가 있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온고지신, 동도서기, 구본신참과 같은 말의 배경에는 선비정신이 존재했다.

『한국 선비 지성사』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선비 정신이 어떻게 변용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이 과정에서 삼국시대의 선비문화, 고려시대의 선비문화, 조선시대의 선비문화, 근대의 선비문화가 논해진다. 끝으로 저자는 이러한 선비정신, 선비지성이 현대에 이르러서 퇴색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통의 창의적 계승과 발전을 당부한다.

목차

머리말

서설

제1장 자연환경과 선비문화

제2장 선비의 어원과 선비정신의 여러 호칭

제3장 중국인이 본 선비문화 : 군자의 나라, 동방예의지국
1.『설문해자』의 동이의 뜻
2.공자가 본 동이 문화 : 군자의 나라
3.『산해경』,『신이경』,『동이전』에 보이는 선비 문화

제4장 선비문화의 원형 : '단군신화'의 세계관
1.단군신화의 줄거리
2.단군신화의 우준관 (1) : 삼신일체, 천지인 합일
3.단군신화의 우주관 (2) : 홍익인간과 삼신풍속
4.단군신화의 우주관 (3) : 음양오행사상

제5장 삼국시대의 선비문화
1.무교의 선비문화와 불교, 유교의 융합
2.고구려의 선비문화
3.신라의 선비문화
4.백제의 선비문화

제6장 고려시대의 선비문화
1.「훈요십조」에 담긴 선비정신
2.재가화상 : 선비=화랑의 유제
3.향도 : 화랑의 유제
4.팔관회 : 전통 제천의 유제
5.유교에 반영된 선비문화
6.불교에 반영된 선비문화
7.역사의식에 담긴 선비정신
8.풍수사상에 담긴 선비정신

제7장 조선시대의 선비문화
1.성리학과 선비문화의 융합
2.향촌공동체 (1) :향도
3.향촌공동체 (2) : 거사, 사장
4.성리학적 향촌공동체 : 향약
5.향촌 군사공동체 (1) : 왜란 의병
6.향촌 군사공동체 (2) : 근대 의병
7.선비의 공익정신과 이상주의
8.선비의 『주례』 존중
9.조선 선비의 자주정신
10.조선 선비의 천지인 합일사상과 평화사상
11.노비제의 재해석
12.조선의 걸출한 선비

제8장 근대의 선비문화
1.개화기의 '동도서기론'
2.대한제국의 '구본신참'
3.일제시대의 선비문화 (1) : 민족주의
4.일제시대의 선비문화 (2) : 대동사상과 무정부주의
5.일제시대의 선비문화 (3) : 좌우통합운동과 삼균주의
6.1940년대의 선비문화 : 신민족주의
7.광복 후의 선비문화 : 굴절된 '주체'의 등장

나가면서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한영우 (韓永愚)
 
1938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인문대학에 재직하고 서울대학교 한국문화연소장, 규장각관장, 인문대학장을 지냈으며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장, 한국사연구회장, 국사편찬위원,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특임교수를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교수와 이화여대 이화학술원 석좌교수 겸 이화학술원장으로 재직 중...
 
 

출판사 리뷰

지금까지 한국 역사에서 엘리트를 ‘선비’라고 일컬어 왔고, 선비는 유교의 ‘士’ 또는 ‘士大夫’와 같은 뜻으로 여겨왔으나, 이러한 통념의 틀을 완전히 뒤집은 지성사 저술이 나와 학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저자는 70 평생 한국의 사회경제사, 신분사, 사상사에 관한 150여 편의 학술논문과 40여 권의 단독 저서를 낸 바 있는 한영우 이화학술원 석좌교수이다.

한영우 교수는 ‘선비’의 연원을 우리 고대인 고조선시대나 삼국시대에서 찾고 있다. 중국 사람들이 기록한 ‘仙人’ 또는 ‘先人’이 바로 우리말 ‘선비’ 또는 ‘선배’의 번역어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삼신(三神)인 환인은 하늘의 신이요, 환웅은 땅의 신이며, 단군은 사람의 신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곧 天·地·人 사상을 말하며, 홍익인간(弘益人間)은 우리 고유의 공동체정신을 말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한국 전통의 선비(엘리트)들은, 그 뒤 중국을 거쳐 들어온 불교와 유교를 받아들이면서도 우리 고유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외래사상을 통합하여 사고하고 행동했다고 본다.

예컨대 고구려의 조의선인(早衣仙人)이나 신라의 화랑(花郞)으로 이어졌고 고려의 재가화상(在家和尙)·사장(社長)·향도(香徒) 등으로 전통의 엘리트들이 내려오면서 외래문화를 소화 내지는 체화(體化)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우리 선비정신은 무교(巫敎)에서 시작된 ‘홍익정신’을 바탕으로 불교와 접합되고, 뒤에는 유교와 접목되어 한국 선비의 독특한 ‘체질’을 형성했는데, 이는 달리 말하면 한국인의 ‘문화적 유전인자’(DNA)로 해석할 수 있다.

선비정신의 핵심은 천지인(天地人)을 하나로 보는 우주공동체 사상, 여기서 파생된 ‘생명존중’, ‘낙천성’, ‘신바람’, ‘흥’, ‘미소’, ‘해학’, ‘공동체정신’, ‘공익정신’, ‘민본정치’ 등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예술문화는 다른 나라와 다른 독특한 개성과 체질을 지니게 되었다.

천지인 합일사상은 ‘셋’[三]에 대한 숭상과 ‘음양오행’사상으로도 나타나, 우리나라의 풍속과 언어생활 등에는 셋과 음양오행이 깊숙이 반영되어 있다. 음양오행사상에 바탕을 둔 ‘태극’(太極)에 대한 사랑이 나타나고, ‘태극기’가 조선시대에도 명나라와 청나라 사신을 맞이할 때 국기(國旗)처럼 사용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이전에 유학자[士]로만 보아온 인물들이 유불무(儒佛巫)를 통합한 인간상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예를 들면, 강감찬은 유학자인 동시에 불교도요, 화랑도를 계승한 인물이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들도 마찬가지로 유불무 곧 문무(文武)를 겸비한 인물로 볼 수 있다. 세종이나 정조 또한 이런 시각에서 해석된다. 이순신도 문무를 겸비하고 화랑정신을 계승하였고, 조식은 칼을 찬 선비이다. 조선 선비들이 왜란이나 한말의 국난을 당했을 때 의병장으로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편, 공동체적 종교단체이며 무사단체였던 화랑도는 고려시대에 재가화상(在家和尙), 사장(社長), 향도(香徒) 등으로 계승되고, 조선시대 이후로는 차츰 ‘두레패’와 ‘상두꾼’으로 진화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종교적이고 군사적인 놀이문화가 국난을 당했을 때 의병(義兵)으로 표출된 것이다.

선비정신은 전통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외래문화를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개항기의 ‘동도서기’(東道西器), 대한제국의 ‘구본신참’(舊本新參)으로 계승되어 자주적인 근대화 지향의 정신을 낳았다. 일제시대의 민족주의와 민주주의 사상가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져 전통과 서양문화를 절충하는 한국적인 ‘신민주주의’(新民主主義)와 ‘신민족주의’(新民族主義)를 낳았다. 안재홍, 조소앙 등이 그런 인물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전통사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면서, 이런 전통을 미래의 신문명 건설에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는 강렬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