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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의 화려하면서도 실용적인 계동 한옥,
공간 아트 디렉터 정규태가 반려견과 함께 사는 북촌 한옥,
미술 평론가 유경희의 영혼을 성장시키는 서촌 한옥,
갤러리스트 홍송원·박담회 부부의 아트 하우스로 변모한 가회동 한옥…
“아파트를 벗어나 만난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집, 나의 삶”
사는 이가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고쳐 짓고, 새로 지은 스물네 채의 한옥 구경
한류 열풍에서 비롯된 한옥에 대한 관심은 이제 한옥 카페, 한옥 호텔, 한옥 미술관 등과 같이 한옥으로 된 다양한 시설이 생길 정도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한옥이 단순히 옛것에 대한 관심과 궁궐, 고택, 절과 같은 관람 대상으로서의 공간에서 벗어나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생활공간의 가장 대표적인 장소로 물론 집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한옥 하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외관과 편안함, 휴식 등의 이미지만 보고 한옥을 주택으로 삼기는 어렵다. 로망을 좇기도 전에 건축 비용과 각종 규제, 작은 평수, 단열, 불편한 생활 등의 현실에 먼저 부딪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한옥을 선택하고, 한옥살이의 즐거움을 예찬하게끔 하는 한옥의 매력은 무엇일까?
《더 한옥》에서는 한옥을 보금자리로 선택한 사람들의 한옥살이 계기, 개·보수 및 신축 과정, 한옥 생활의 장단점 등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가 본인의 특기를 십분 살려 화려하면서도 실용적으로 꾸민 계동 한옥, 전국적으로 유명한 군산의 이성당 빵집 대표가 인생 2막을 꿈꾸며 마련한 세컨드 하우스, 카페나 식당 등 작업한 공간을 핫플레이스로 만드는 공간 아트 디렉터 정규태가 나이 많은 반려견을 고려해 수리한 북촌 한옥, 미술 평론가 유경희가 집이란 영혼을 고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구현한 집, 갤러리스트 홍송원·박담회 부부가 장 프루베의 조립식 건물과 한옥을 조화롭게 연결해 놓은 가회동 집, 3대가 함께 살기 위해 한옥을 새로 지은 화성 주택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한옥의 매력이 한층 더 잘 보이고 한옥살이가 가깝게 느껴진다.
또한 개인 주택이 아닌 상업 공간인 한옥도 소개함으로써 독자가 한옥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서촌의 정종미 갤러리, 차를 마시거나 쿠킹 클래스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락고재 컬쳐 라운지, 제주 카멜리아 힐에서 운영하는 향산 기념관뿐 아니라 한옥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여러 호텔과 스테이도 함께 실었다.
낭만적으로 바라만 보는 공간이 아닌 생활하는 공간인 한옥은 현대인의 삶에 적합해야 한다. 한옥을 선택한 사람들이 오랫동안 현대인의 삶에 맞게 변화해 온 아파트를 떠나 한옥의 단점들에 적응하기도 하고, 개선해 나가거나 없애기도 하면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한옥을 꾸며 나가는 이유는 경제적 가치와 실용성보다도 더 큰 의미를 얻었기 때문이다. 한옥은 ‘집’의 의미를 충실히 담아내는 그릇이다. 하늘을 보고 땅을 밟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큰 창과 문을 통해 안과 밖을 연결하면서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반면 내밀한 방은 고요한 적막을 선사한다. 자연과 집이 소통하는 공간에서는 그 속에 사는 사람의 삶도 하나의 생명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공간을 바꾸면 자신도 저절로 바뀌므로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꾸라는 어느 프랑스 철학자의 말처럼 한옥에서의 삶은 나만의 세계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공간 아트 디렉터 정규태가 반려견과 함께 사는 북촌 한옥,
미술 평론가 유경희의 영혼을 성장시키는 서촌 한옥,
갤러리스트 홍송원·박담회 부부의 아트 하우스로 변모한 가회동 한옥…
“아파트를 벗어나 만난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집, 나의 삶”
사는 이가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고쳐 짓고, 새로 지은 스물네 채의 한옥 구경
한류 열풍에서 비롯된 한옥에 대한 관심은 이제 한옥 카페, 한옥 호텔, 한옥 미술관 등과 같이 한옥으로 된 다양한 시설이 생길 정도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한옥이 단순히 옛것에 대한 관심과 궁궐, 고택, 절과 같은 관람 대상으로서의 공간에서 벗어나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생활공간의 가장 대표적인 장소로 물론 집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한옥 하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외관과 편안함, 휴식 등의 이미지만 보고 한옥을 주택으로 삼기는 어렵다. 로망을 좇기도 전에 건축 비용과 각종 규제, 작은 평수, 단열, 불편한 생활 등의 현실에 먼저 부딪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한옥을 선택하고, 한옥살이의 즐거움을 예찬하게끔 하는 한옥의 매력은 무엇일까?
《더 한옥》에서는 한옥을 보금자리로 선택한 사람들의 한옥살이 계기, 개·보수 및 신축 과정, 한옥 생활의 장단점 등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가 본인의 특기를 십분 살려 화려하면서도 실용적으로 꾸민 계동 한옥, 전국적으로 유명한 군산의 이성당 빵집 대표가 인생 2막을 꿈꾸며 마련한 세컨드 하우스, 카페나 식당 등 작업한 공간을 핫플레이스로 만드는 공간 아트 디렉터 정규태가 나이 많은 반려견을 고려해 수리한 북촌 한옥, 미술 평론가 유경희가 집이란 영혼을 고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구현한 집, 갤러리스트 홍송원·박담회 부부가 장 프루베의 조립식 건물과 한옥을 조화롭게 연결해 놓은 가회동 집, 3대가 함께 살기 위해 한옥을 새로 지은 화성 주택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한옥의 매력이 한층 더 잘 보이고 한옥살이가 가깝게 느껴진다.
또한 개인 주택이 아닌 상업 공간인 한옥도 소개함으로써 독자가 한옥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서촌의 정종미 갤러리, 차를 마시거나 쿠킹 클래스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락고재 컬쳐 라운지, 제주 카멜리아 힐에서 운영하는 향산 기념관뿐 아니라 한옥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여러 호텔과 스테이도 함께 실었다.
낭만적으로 바라만 보는 공간이 아닌 생활하는 공간인 한옥은 현대인의 삶에 적합해야 한다. 한옥을 선택한 사람들이 오랫동안 현대인의 삶에 맞게 변화해 온 아파트를 떠나 한옥의 단점들에 적응하기도 하고, 개선해 나가거나 없애기도 하면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한옥을 꾸며 나가는 이유는 경제적 가치와 실용성보다도 더 큰 의미를 얻었기 때문이다. 한옥은 ‘집’의 의미를 충실히 담아내는 그릇이다. 하늘을 보고 땅을 밟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큰 창과 문을 통해 안과 밖을 연결하면서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반면 내밀한 방은 고요한 적막을 선사한다. 자연과 집이 소통하는 공간에서는 그 속에 사는 사람의 삶도 하나의 생명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공간을 바꾸면 자신도 저절로 바뀌므로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꾸라는 어느 프랑스 철학자의 말처럼 한옥에서의 삶은 나만의 세계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Chapter 1 취향대로 고쳐 사는 옛집
디자이너 양태오의 계동 한옥: 한옥에 살며 비로소 눈뜬 것들
이성당 김현주 대표 부부의 세컨드 하우스: 계동 골목에서 인생을 굽다
리빙 스타일리스트 민들레의 집: 옛집과 사적 취향의 조우
공간 아트 디렉터 정규태의 한옥 개조기: 오래된 도시에서 새로 쓰는 한옥
낙산성곽서길 도심 별장 ‘지금’: 디자이너, 지금의 한옥을 묻다
광고 아트 디렉터 김상주·카피라이터 배은영 부부의 효자 라운지: 작은 집에서 누리는 최대한의 즐거움
갤러리스트 홍송원·박담회 부부의 가회동 한옥: 풍경이 되는 예술
한복 디자이너 외희의 북촌 집: 안에서 빛나리
김태호·최수민 부부의 필운동 한옥: 기억의 집, 자연 속의 방
황오슬·김혜림 부부의 혜화동 한옥: 매일매일 한옥 스테이
작가 최희주의 한옥 작업실: 전통의 질감과 색감을 어루만지다
Chapter 2 전통 재료로 모던하게 새로 지은 집
미술 평론가 유경희의 서촌 한옥: 영혼까지 자극받아야 진짜 좋은 집
윤종하·김은미 부부의 집: 평온하고 자적한 삶을 위하여
백정숙 씨 가족의 화성 주택: 다시, 집으로
Chapter 3 사람이 오가고 문화가 흐르는 집
류효향 선생의 함양당: 한옥 마당에 차를 펼쳤다
서촌 정종미 갤러리: 자연과 사람, 예술이 만나는 자리
락고재 컬쳐 라운지: 검소하면서 화려한 현대식 사랑방
제주 카멜리아 힐의 향산 기념관: 동백 인생
부록 여유로운 쉼과 특별한 머묾, 한옥 스테이
종로 혜화 1938: 80년에 걸친 삶의 자취들이 혼재된 곳
북촌 노스텔지어: 형형색색 다양한 매력을 담은 독채 한옥
서촌 헤브레: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스웨덴 시골집처럼
영월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 곳곳에 시선이 머무는 특별한 경험
해남 유선관: 자연을 벗 삼는 풍류 스테이
산청 율수원: 스스로 덕을 닦는 집
나오며
글쓴이·찍은 이
Chapter 1 취향대로 고쳐 사는 옛집
디자이너 양태오의 계동 한옥: 한옥에 살며 비로소 눈뜬 것들
이성당 김현주 대표 부부의 세컨드 하우스: 계동 골목에서 인생을 굽다
리빙 스타일리스트 민들레의 집: 옛집과 사적 취향의 조우
공간 아트 디렉터 정규태의 한옥 개조기: 오래된 도시에서 새로 쓰는 한옥
낙산성곽서길 도심 별장 ‘지금’: 디자이너, 지금의 한옥을 묻다
광고 아트 디렉터 김상주·카피라이터 배은영 부부의 효자 라운지: 작은 집에서 누리는 최대한의 즐거움
갤러리스트 홍송원·박담회 부부의 가회동 한옥: 풍경이 되는 예술
한복 디자이너 외희의 북촌 집: 안에서 빛나리
김태호·최수민 부부의 필운동 한옥: 기억의 집, 자연 속의 방
황오슬·김혜림 부부의 혜화동 한옥: 매일매일 한옥 스테이
작가 최희주의 한옥 작업실: 전통의 질감과 색감을 어루만지다
Chapter 2 전통 재료로 모던하게 새로 지은 집
미술 평론가 유경희의 서촌 한옥: 영혼까지 자극받아야 진짜 좋은 집
윤종하·김은미 부부의 집: 평온하고 자적한 삶을 위하여
백정숙 씨 가족의 화성 주택: 다시, 집으로
Chapter 3 사람이 오가고 문화가 흐르는 집
류효향 선생의 함양당: 한옥 마당에 차를 펼쳤다
서촌 정종미 갤러리: 자연과 사람, 예술이 만나는 자리
락고재 컬쳐 라운지: 검소하면서 화려한 현대식 사랑방
제주 카멜리아 힐의 향산 기념관: 동백 인생
부록 여유로운 쉼과 특별한 머묾, 한옥 스테이
종로 혜화 1938: 80년에 걸친 삶의 자취들이 혼재된 곳
북촌 노스텔지어: 형형색색 다양한 매력을 담은 독채 한옥
서촌 헤브레: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스웨덴 시골집처럼
영월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 곳곳에 시선이 머무는 특별한 경험
해남 유선관: 자연을 벗 삼는 풍류 스테이
산청 율수원: 스스로 덕을 닦는 집
나오며
글쓴이·찍은 이
책 속으로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쉽게 반응할 수 있는 공간의 언어들이 있어요. 좁았다 넓어지고, 어두웠다 밝아지고, 높았다 낮아지고, 낮은 데서 높아지고…. 그러한 일상의 건축 언어를 정말 잘 차용한 집이 바로 한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좁은 문을 통해 들어오면 큰 마당이 펼쳐져 먼저 자신을 낮추고, 작은 방에서 트인 대청으로 나가면 어깨가 절로 펴지니까요. 예전에는 디자인을 하면서 좀 더 다르게, 좀 더 잘하고 싶었다면 요즘은 그런 마음을 많이 털어 낸 것 같아요.”
물건이 놓이는 것에 따라 다른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는 집, 늘 질문하는 집. 한옥을 다시 주목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들어서는 순간 나 자신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곳, 우아함과 실용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균형의 미학. 이것이 한옥의 매력이자 디자이너 양태오가 표현하고픈 공간의 진짜 언어다.
---「디자이너 양태오의 계동 한옥: 한옥에 살며 비로소 눈뜬 것들」 중에서
한옥이라고 해서 굳이 좌식 생활을 고집하고 싶지는 않다는 부부의 의견을 반영해 가구는 모두 입식으로 선택했다. 문제는 한옥 특유의 작은 방. 침대를 두려 면 2m 이상의 폭이 필요하므로 쪽마루를 변형한 자그마한 통로까지 침실을 확장한 뒤 통로 바깥으로 창을 30cm 정도 내어 달았다. 다이닝 테이블 옆 냉장고와 에어컨 자리 역시 가전의 깊이에 맞춰 벽을 뒤쪽으로 밀어냈다. 보통 한옥을 개조할 때 가장 난감한 것이 어우러지는 입식 가구를 고르는 것인데, 침대와 소파는 고재 나무로 틀을 제작해 이를 해결했다.
한옥에서 몇 번의 주말을 보낸 김 대표 부부는 무엇보다 세상과 단절된 듯 고요한 적막감에 반했단다. 이는 보이지 않는 단열 등의 기능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옛날 한옥을 떠올리면 겨울에 추운 기억뿐이잖아요. 마당으로 씻으러 나가기도 싫고…. 한옥이지만 아파트처럼 동선이 연결돼 편리하고, 단열을 잘해 따뜻한 것은 물론, 외부 소음을 염려할 필요도 없죠.”
---「이성당 김현주 대표 부부의 세컨드 하우스: 계동 골목에서 인생을 굽다」 중에서
보통 우리는 자신의 삶에 맞춰 집을 꾸미지만 그의 생각은 좀 다르다.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공간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전 그 반대예요. 오히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고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공간을 꾸미면 삶이 변하지요.” 몇 해 전,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 적이 있는 그는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한옥을 미니멀한 삶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수납공간을 최소한으로 만드니 물건도 적게 소유하게 되고, 하나를 사더라도 기능과 오브제 역할을 겸하는 것으로 고르게 된다. 마치 여행 온 것처럼 물건에서 벗어날수록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공간 아트 디렉터 정규태의 한옥 개조기: 오래된 도시에서 새로 쓰는 한옥」 중에서
“한옥의 단점 중 하나가 지금의 입식 생활에 맞지 않은 낮은 천장이에요. 작은 공간도 천장고가 확보되면 답답해 보이지 않고 개방감이 느껴지죠. 거실과 주방은 주춧돌이 드러날 때까지 바닥 높이를 최대한 낮췄어요.”
서까래, 대들보 등 한옥 자체의 조형성이 강해 공간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는 최대한 존재감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바닥 타일과 새시는 물론 기와와 같은 진한 회색을 선택하고, 새시는 바닥 레벨보다 깊게, 천장 레벨보다 높게 끼워 넣어 틀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공간에 가구를 최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한옥은 특유의 조형성이 강해 가구를 매치하기가 어려워요. 스틸 소재와 섞이기도 힘들고요. 비움의 미학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건축가의 조언처럼 수납장을 더 짜야 하나 마지막까지 고민도 많았지만, 이참에 생활 방식을 바꿔 보는 걸로 결론을 냈어요. 너무 많은 걸 갖지 않고, 최소한으로 누리는 삶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때니까요.”
---「낙산성곽서길 도심 별장 ‘지금’: 디자이너, 지금의 한옥을 묻다」 중에서
실제로 정 대표가 직접 머물고 가꾸면서 느껴 온 한옥의 가장 큰 매력 역시 ‘소통’이다. 자연과 인간이 쉽게 소통하고 교감하는 공간, 언제나 빛과 공기가 들락날락하는 반쯤 열려 있는 공간. 그러니까 마당이 있어야만 비로소 한옥의 의미가 살아난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정 대표는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건축과 예술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공간이 주는 즐거움도 함께 느끼기를 소망한다. “한옥은 자연을 끌어들이는 건축이다 보니 굉장히 계절을 타요. 계절마다 느낌이 전부 다르죠. 우리가 아파트에 살면서 계절을 느끼기는 쉽지 않잖아요. 제가 살아 보니 그게 보통 행복이 아니더라고요. 한옥에서 보내는 시간은 무엇보다 자연을 가까이서 즐기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물건이 놓이는 것에 따라 다른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는 집, 늘 질문하는 집. 한옥을 다시 주목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들어서는 순간 나 자신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곳, 우아함과 실용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균형의 미학. 이것이 한옥의 매력이자 디자이너 양태오가 표현하고픈 공간의 진짜 언어다.
---「디자이너 양태오의 계동 한옥: 한옥에 살며 비로소 눈뜬 것들」 중에서
한옥이라고 해서 굳이 좌식 생활을 고집하고 싶지는 않다는 부부의 의견을 반영해 가구는 모두 입식으로 선택했다. 문제는 한옥 특유의 작은 방. 침대를 두려 면 2m 이상의 폭이 필요하므로 쪽마루를 변형한 자그마한 통로까지 침실을 확장한 뒤 통로 바깥으로 창을 30cm 정도 내어 달았다. 다이닝 테이블 옆 냉장고와 에어컨 자리 역시 가전의 깊이에 맞춰 벽을 뒤쪽으로 밀어냈다. 보통 한옥을 개조할 때 가장 난감한 것이 어우러지는 입식 가구를 고르는 것인데, 침대와 소파는 고재 나무로 틀을 제작해 이를 해결했다.
한옥에서 몇 번의 주말을 보낸 김 대표 부부는 무엇보다 세상과 단절된 듯 고요한 적막감에 반했단다. 이는 보이지 않는 단열 등의 기능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옛날 한옥을 떠올리면 겨울에 추운 기억뿐이잖아요. 마당으로 씻으러 나가기도 싫고…. 한옥이지만 아파트처럼 동선이 연결돼 편리하고, 단열을 잘해 따뜻한 것은 물론, 외부 소음을 염려할 필요도 없죠.”
---「이성당 김현주 대표 부부의 세컨드 하우스: 계동 골목에서 인생을 굽다」 중에서
보통 우리는 자신의 삶에 맞춰 집을 꾸미지만 그의 생각은 좀 다르다.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공간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전 그 반대예요. 오히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고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공간을 꾸미면 삶이 변하지요.” 몇 해 전,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 적이 있는 그는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한옥을 미니멀한 삶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수납공간을 최소한으로 만드니 물건도 적게 소유하게 되고, 하나를 사더라도 기능과 오브제 역할을 겸하는 것으로 고르게 된다. 마치 여행 온 것처럼 물건에서 벗어날수록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공간 아트 디렉터 정규태의 한옥 개조기: 오래된 도시에서 새로 쓰는 한옥」 중에서
“한옥의 단점 중 하나가 지금의 입식 생활에 맞지 않은 낮은 천장이에요. 작은 공간도 천장고가 확보되면 답답해 보이지 않고 개방감이 느껴지죠. 거실과 주방은 주춧돌이 드러날 때까지 바닥 높이를 최대한 낮췄어요.”
서까래, 대들보 등 한옥 자체의 조형성이 강해 공간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는 최대한 존재감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바닥 타일과 새시는 물론 기와와 같은 진한 회색을 선택하고, 새시는 바닥 레벨보다 깊게, 천장 레벨보다 높게 끼워 넣어 틀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공간에 가구를 최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한옥은 특유의 조형성이 강해 가구를 매치하기가 어려워요. 스틸 소재와 섞이기도 힘들고요. 비움의 미학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건축가의 조언처럼 수납장을 더 짜야 하나 마지막까지 고민도 많았지만, 이참에 생활 방식을 바꿔 보는 걸로 결론을 냈어요. 너무 많은 걸 갖지 않고, 최소한으로 누리는 삶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때니까요.”
---「낙산성곽서길 도심 별장 ‘지금’: 디자이너, 지금의 한옥을 묻다」 중에서
실제로 정 대표가 직접 머물고 가꾸면서 느껴 온 한옥의 가장 큰 매력 역시 ‘소통’이다. 자연과 인간이 쉽게 소통하고 교감하는 공간, 언제나 빛과 공기가 들락날락하는 반쯤 열려 있는 공간. 그러니까 마당이 있어야만 비로소 한옥의 의미가 살아난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정 대표는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건축과 예술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공간이 주는 즐거움도 함께 느끼기를 소망한다. “한옥은 자연을 끌어들이는 건축이다 보니 굉장히 계절을 타요. 계절마다 느낌이 전부 다르죠. 우리가 아파트에 살면서 계절을 느끼기는 쉽지 않잖아요. 제가 살아 보니 그게 보통 행복이 아니더라고요. 한옥에서 보내는 시간은 무엇보다 자연을 가까이서 즐기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서촌 정종미 갤러리: 자연과 사람, 예술이 만나는 자리」 중에서
출판사 리뷰
집, 삶의 시작이며 모든 것
한옥이라는 단어에서 ‘한(韓)’은 ‘하나’라는 의미도 있지만 ‘한가득’, ‘한 아름’과 같이 ‘전체’라는 의미도 있다. 또한 ‘한가운데’, ‘한낮’처럼 ‘정점’을 뜻하기도 한다. 하늘도 하나고 땅도 하나이며, 우주도 하나다. 하나에서 모든 것이 시작하고 모든 것이 하나인 사상은 고대부터 줄곧 동북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넓게 공유되었다. ‘옥(屋)’은 하늘에서 집 안으로 화살이 날아 와 박힌 모습을 표현한 글자다. 화살은 하늘의 기운을 땅에 전달하는 매개체로 조상이나 신을 집에 모시는 것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두 한자의 의미를 결합하면 한옥은 ‘시작이면서 모든 것이기도 한 생명 정신을 담은 집’으로 이해할 수 있다. 너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미지의 ‘우주’도 집이라는 뜻을 품은 단어다. 사람들에게 집은 우주이며, 시작이면서 모든 것이다.
집은 ‘생활을 담는 그릇’으로 종종 묘사되지만 ‘나의 생활을 닮은 그릇’이기도 하다. 같은 음식도 그릇의 형태나 재료에 따라 음식을 담는 양과 온도가 변화하고 색감이 달라지면서 음식의 맛 역시 달라진다. 아파트라는 그릇에 담긴 생활 과 한옥에 담긴 생활은 비슷한 일상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수많은 요구를 수용해서 변화해 온 아파트와 비교해서 한옥이라는 그릇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
몸과 마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한옥의 비밀
우선 50년 된 아파트를 상상하면 낡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80년 된 한옥은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더할수록 가치를 더하는 것이 클래식, 즉 전통의 힘이다. 세월을 함께할 수 있는 재료는 삶의 흔적을 켜켜이 담을 수 있다. 마감재의 디테일 역시 간결한 선을 우선하기보다 각 재료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오랫동안 지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좀 더 깊은 맛이 나는 집을 만들 수 있다. 한옥에 쓰이는 나무, 흙, 한지, 기와 등의 재료와 공예적인 집짓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맛을 낸다. 이것을 ‘시간의 촉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의 촉감은 한옥이라는, 일상을 담는 그릇을 특별하게 만든다.
두 번째로 도시에 살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건물 내부에서 보내게 되는 데 외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의 결핍은 몸과 마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짧은 점심시간에 밖으로 나오면 숨이 편안히 쉬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집 마당과 같은 사적인 외부 공간은 공원과 같은 공적인 외부 공간과는 쓰임이 다를 뿐만 아니라 심적인 면에서도 다르다. 집 마당에서는 닫힌 공간에서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고, 복잡한 머릿속을 비울 수도 있다. 동시에 조그만 정원을 가꾸거나 바깥 공기를 느끼며 취미 활동을 할 수도 있어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한옥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 구조의 특징은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안마당, 뒷마당, 사랑 마당, 행랑 마당 등 다양한 마당은 내외부가 교차된 풍경을 만든다. 계절과 날씨를 느끼고 아침과 밤을 느낄 수 있는 집은 내 몸과 마음이 하늘과 땅에 연결되어 있음을 저절로 느끼게 해 준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 사실이 특별하게 여겨지는 것에서 한옥이 가진 보편적 가치가 있다.
한옥의 규모를 이야기할 때 몇 칸 집이라는 표현을 쓴다. 칸(間)은 기둥과 기둥 사이의 공간을 기본 단위로 표현한 것으로, 초가삼간은 볏짚을 엮은 지붕에 방 한 칸, 마루 한 칸, 주방 한 칸으로 구성된 최소한의 집을 말한다. 칸은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벽이나 창을 설치하여 내부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고, 대청마루와 같이 벽을 없애 내부와 외부가 교차된 공간으로도 만들 수 있으며, 바닥의 높이를 낮추어 아케이드와 같은 통로로 사용할 수도 있다. 동궐도형(北闕圖形)이라는 창덕궁을 그린 도면을 보면 칸에는 방, 청, 누, 고, 측, 문, 랑 등 다양한 용도를 적은 한자가 적혀 있다. 칸은 구조적으로 동일하지만 벽과 바닥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용도와 기능, 내부와 외부를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칸의 가변성은 근대 공간 개념인 공간의 유연성과 공통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오늘날까지 한옥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바탕이 된다. 칸의 가변성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해석을 통해 앞으로 더욱 한옥의 가치를 높일 것이다.
한옥은 많은 답을 알고 있다
요즘 기후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집은 기후 위기에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진정한 시작점이다. 집을 짓거나 고치면서 처음 하는 고민이 ‘어떻게 집이 숨을 쉬 게 만들지?’라면 어떨까? 너무나도 당연한 이런 생각이 불행히도 현재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생명 건축은 생명이라는 것을 전제로 주변 장소의 목소리를 듣는 건축이다. 태양은 어느 방향에서 뜨는지, 가장 멀리 보이는 풍경은 무엇인지, 바람의 방향은 어떤지, 집 깊숙이 빛이 들어올 수 있는 적절한 창은 어떤지 등을 헤아리며 만든 집은 외부와 단절되지 않는다. 이런 질문에 한옥은 이미 많은 답을 알고 있다. 살아 있는 것은 변화한다. 이 책에 소개된, 오래됨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한옥에 대한 시도들은 우리의 일상을 비출 수 있는 거울이 될 것이고,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서 현재를 튼튼히 지지하는 미의식의 바탕이 될 것이다. ([들어가며]에서, 김대균 건축가)
한옥이라는 단어에서 ‘한(韓)’은 ‘하나’라는 의미도 있지만 ‘한가득’, ‘한 아름’과 같이 ‘전체’라는 의미도 있다. 또한 ‘한가운데’, ‘한낮’처럼 ‘정점’을 뜻하기도 한다. 하늘도 하나고 땅도 하나이며, 우주도 하나다. 하나에서 모든 것이 시작하고 모든 것이 하나인 사상은 고대부터 줄곧 동북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넓게 공유되었다. ‘옥(屋)’은 하늘에서 집 안으로 화살이 날아 와 박힌 모습을 표현한 글자다. 화살은 하늘의 기운을 땅에 전달하는 매개체로 조상이나 신을 집에 모시는 것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두 한자의 의미를 결합하면 한옥은 ‘시작이면서 모든 것이기도 한 생명 정신을 담은 집’으로 이해할 수 있다. 너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미지의 ‘우주’도 집이라는 뜻을 품은 단어다. 사람들에게 집은 우주이며, 시작이면서 모든 것이다.
집은 ‘생활을 담는 그릇’으로 종종 묘사되지만 ‘나의 생활을 닮은 그릇’이기도 하다. 같은 음식도 그릇의 형태나 재료에 따라 음식을 담는 양과 온도가 변화하고 색감이 달라지면서 음식의 맛 역시 달라진다. 아파트라는 그릇에 담긴 생활 과 한옥에 담긴 생활은 비슷한 일상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수많은 요구를 수용해서 변화해 온 아파트와 비교해서 한옥이라는 그릇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
몸과 마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한옥의 비밀
우선 50년 된 아파트를 상상하면 낡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80년 된 한옥은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더할수록 가치를 더하는 것이 클래식, 즉 전통의 힘이다. 세월을 함께할 수 있는 재료는 삶의 흔적을 켜켜이 담을 수 있다. 마감재의 디테일 역시 간결한 선을 우선하기보다 각 재료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오랫동안 지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좀 더 깊은 맛이 나는 집을 만들 수 있다. 한옥에 쓰이는 나무, 흙, 한지, 기와 등의 재료와 공예적인 집짓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맛을 낸다. 이것을 ‘시간의 촉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의 촉감은 한옥이라는, 일상을 담는 그릇을 특별하게 만든다.
두 번째로 도시에 살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건물 내부에서 보내게 되는 데 외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의 결핍은 몸과 마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짧은 점심시간에 밖으로 나오면 숨이 편안히 쉬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집 마당과 같은 사적인 외부 공간은 공원과 같은 공적인 외부 공간과는 쓰임이 다를 뿐만 아니라 심적인 면에서도 다르다. 집 마당에서는 닫힌 공간에서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고, 복잡한 머릿속을 비울 수도 있다. 동시에 조그만 정원을 가꾸거나 바깥 공기를 느끼며 취미 활동을 할 수도 있어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한옥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 구조의 특징은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안마당, 뒷마당, 사랑 마당, 행랑 마당 등 다양한 마당은 내외부가 교차된 풍경을 만든다. 계절과 날씨를 느끼고 아침과 밤을 느낄 수 있는 집은 내 몸과 마음이 하늘과 땅에 연결되어 있음을 저절로 느끼게 해 준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 사실이 특별하게 여겨지는 것에서 한옥이 가진 보편적 가치가 있다.
한옥의 규모를 이야기할 때 몇 칸 집이라는 표현을 쓴다. 칸(間)은 기둥과 기둥 사이의 공간을 기본 단위로 표현한 것으로, 초가삼간은 볏짚을 엮은 지붕에 방 한 칸, 마루 한 칸, 주방 한 칸으로 구성된 최소한의 집을 말한다. 칸은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벽이나 창을 설치하여 내부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고, 대청마루와 같이 벽을 없애 내부와 외부가 교차된 공간으로도 만들 수 있으며, 바닥의 높이를 낮추어 아케이드와 같은 통로로 사용할 수도 있다. 동궐도형(北闕圖形)이라는 창덕궁을 그린 도면을 보면 칸에는 방, 청, 누, 고, 측, 문, 랑 등 다양한 용도를 적은 한자가 적혀 있다. 칸은 구조적으로 동일하지만 벽과 바닥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용도와 기능, 내부와 외부를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칸의 가변성은 근대 공간 개념인 공간의 유연성과 공통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오늘날까지 한옥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바탕이 된다. 칸의 가변성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해석을 통해 앞으로 더욱 한옥의 가치를 높일 것이다.
한옥은 많은 답을 알고 있다
요즘 기후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집은 기후 위기에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진정한 시작점이다. 집을 짓거나 고치면서 처음 하는 고민이 ‘어떻게 집이 숨을 쉬 게 만들지?’라면 어떨까? 너무나도 당연한 이런 생각이 불행히도 현재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생명 건축은 생명이라는 것을 전제로 주변 장소의 목소리를 듣는 건축이다. 태양은 어느 방향에서 뜨는지, 가장 멀리 보이는 풍경은 무엇인지, 바람의 방향은 어떤지, 집 깊숙이 빛이 들어올 수 있는 적절한 창은 어떤지 등을 헤아리며 만든 집은 외부와 단절되지 않는다. 이런 질문에 한옥은 이미 많은 답을 알고 있다. 살아 있는 것은 변화한다. 이 책에 소개된, 오래됨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한옥에 대한 시도들은 우리의 일상을 비출 수 있는 거울이 될 것이고,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서 현재를 튼튼히 지지하는 미의식의 바탕이 될 것이다. ([들어가며]에서, 김대균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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