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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2023) - 지성사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색인의 역사

동방박사님 2024. 5. 14.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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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알렉산드리아도서관에서부터 구글과 해시태그(#)까지
지식 문화에 혁신을 가져온 위대한 도구, 색인(index)의 역사

[타임] [뉴요커]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히스토리투데이] 선정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퍼블리셔스위클리]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애틀랜틱] 등 유수 매체 극찬!


오늘날 색인(index)은 일상에서 당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흔히 책의 특정 개념을 일정한 순서에 따라 배열한 목록만이 색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인터넷 검색을 할 때조차 우리는 구글의 웹색인을 이용한다. 색인은 인류의 지식을 분류하고 목록화하여 언제든 접근 가능한 정보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정보에 대한 접근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임으로써 검색 시대를 열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영문학 교수 데니스 덩컨은 고대 이집트에서 중세의 수도원, 현대의 실리콘밸리에 이르기까지 읽기 문화의 혁명을 가져온 엄청난 발명품, 색인의 역사를 추적한다. 파피루스, 종교 서적, 전 세계 도서관이 보유한 고서, 최신 연구와 소셜미디어 게시글 등 방대하고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는 인류 역사에 색인 개념이 어떻게 처음 등장했으며 기술 발전에 따라 어떻게 그 형태가 변화되어왔는지, 각 시대에서 색인이 어떤 평가를 받아 왔으며 작가와 학자들이 이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왔는지를 유쾌하게 풀어놓는다. 이는 지식의 구성사이자 정보과학의 역사이며 정보에 접근하려는 인간의 욕망과 창조성의 역사, 그리고 신기술을 둘러싼 정치의 역사이자 독서와 교육의 역사이기도 하다.

목차

도판 차례 008
서문 011

1장 서열화의 취지: 알파벳순 배열에 대하여 037
2장 색인의 탄생: 설교와 교육 081
3장 그것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쪽 번호가 만든 기적 133
4장 지도냐 실제 영토냐: 시험대에 오른 색인 173
5장 “토리당 녀석에게는 절대 내 『영국사』 색인을 맡기지 마오!”: 색인을 둘러싼 논쟁 209
6장 소설에 색인 달기: 작명은 늘 그렇듯 어려운 기술이다 261
7장 ‘모든 지식으로 향하는 열쇠’: 보편 색인 309
8장 루드밀라와 로타리아: 검색 시대의 책 색인 349
마지막 장: 독서 기록 보관소 397

주 413
감사의 말 435
옮긴이의 말 440
부록: 컴퓨터가 생성한 색인 447
색인 453
 
 

저자 소개 

저 : 데니스 덩컨 (Dennis Duncan)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영문학 교수, 영국 왕립역사학회와 고고학회 회원. 작가, 번역가, 편집자.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런던 대학교 버크벡칼리지에서 울리포(Oulipo, 잠재문학작업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런던 대학교 버크벡칼리지에서 영문학을 가르쳤고 옥스퍼드 대학교 보들리 도서관 포닥 펠로,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먼비 펠로로 있었으며, [가디언] [타임스리터러리서플먼트] [런던리뷰오...
 
역 : 배동근
 
영어 전문 번역가. 영화 번역과 방송 번역 일을 했고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지금은 책 번역 일을 하고 있다. 리베카 긱스의 『고래가 가는 곳(Fathoms)』을 옮겼고, 이 책으로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 후보에 올랐다. 현재 역사학자 앤드루 페테그리의 『라이브러리(The Library)』(가제)와 『전쟁의 책(The Book at War)』(가제)을 번역하고 있다.

책 속으로

그렇다면 이 색인의 역사는 단지 대체로 무해한 이 텍스트편집 기술이 역사적으로 부단히 정교함을 더해 온 사실에 대해 상세히 논하는 것 이상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색인이 독서 생태계의 다른 변화들―소설과 카페에 진열된 정기간행물과 과학 저널의 출현 등―에 어떤 식으로 대응해 왔는지 그리고 그런 변화의 지점에서 독자와 독서 자체가 어떤 식으로 변해 왔는지를 보여 줄 것이다. 그리고 색인이 이전 독서 방식에 익숙한 독자들이 갖게 된 불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 책임을 졌는지도 보여 줄 것이다.
--- p.27

색인이 존중하는 대상은 저자가 아니라 독자 그리고 알파벳의 임의적 순서이다.
--- p.79

새로운 독서 유형을 불러오는 도구로서 색인의 성공 여부는 독자들이 적절한 시간 안에 필요한 구절을 찾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었다. 단지 수십 개에 달하는 무차별한 목록을 제시한다면 색인은 탐색 도구로서의 기본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 p.126~127

하지만 색인의 사용이 좀 더 보편화되면서 독자들이 먼저 색인부터 사용할 가능성 또한 생기게 되었다. 색인이 우리가 이미 숙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억을 돕는 상기물(aide-memoire)이라기보다는 책 속으로 진입하기 위한 한 가지 방편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우리의 독서가 많은 경우에 구글 검색의 결과와 함께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색인도 그것 자체로 책으로 진입하기 위한 그리고 책의 내용에 대해 첫인상을 얻기 위한 주요한 통로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 것이다.
--- p.194

앞에서 보았듯이 《스펙테이터》 색인이 성공한 까닭은 그것이 원문 에세이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신문의 장점―가벼우면서도 세련된―에 대한 광고성 자찬 덕이었다. 『일리아스』의 복잡한 색인에서도 우리는 그와 유사한 점을 보게 될 것이다. 즉 색인의 진짜 목적은 그것의 궁극적 유용성이 아니라 그것이 발휘하는 효과―위신, 호화로움, 풍족함―였다.
--- p.284

오늘날 어떤 단어나 주제가 궁금할 때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펼쳐서 과거 용례를 찾아보는 것은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흔한 일이다. 정의를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예문을 첨부하면서 존슨 박사는 그 사전을 색인학자들에게는 비할 데 없이 뛰어난 원천 자료의 보고―로빈 발렌자(Robin Valenza)의 말을 인용하면 ‘색인 학문의 신전’―로 만들었다. 존슨 박사가 기꺼이 적절한 색인 탐색에 임했다는 사실은 우리로서는 잘된 일이었다. 에라스뮈스의 유령이 짓궂게 눈썹을 치켜뜰지도 모를 일이다.
--- p.306

지식의 세계는 매우 거대하다. 에덴동산처럼, 선악을 알려 주는 지식의 나무가 그 안에서 자라고 있다. 나무의 과실은 많고 다양하다. 어떤 것은 꼭대기에서 어떤 것은 가지에서 또 어떤 것은 땅바닥 가까이에서 자라고 있다. 어떤 것은 접근이 쉬우나 어떤 것은 얻기에 까다롭다. 그리고 모든 학생은 가까이 있는 지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과 지식이 손 뻗으면 닿을 만한 곳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 낸 지식은 접근 가능한 것이어야 하며 목록화되어야 하며, 언제든 사용 가능하도록 분류되어 있어야 한다.
--- p.332

박식하며 주의 깊은 전문 색인 작성자들은 우리보다 앞서가면서 산을 평탄하게 깎고 길을 반듯하게 낸다. 덕분에 방향 지시 푯말 앞에 서서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우리는 인용과 자료와 지식으로 가득 찬 그 길을 큰 어려움 없이 빠르게 통과할 수 있다. 1890년대에 색인 대행업체들이 등장한 이래로 지난 세기 동안 이런 색인 작성 업무는 점점 더 ―이제는 압도적으로―여성이 담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전 세대 작성자들처럼 이 여성들도 대부분 익명으로 남아서 공을 인정받지 못했다. 나는 이 책이 적어도 이름 한 자 남기지 못한 이 색인 작성자들의 무덤에 화환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 p.394

우리는 책등에 묶인 채로 종이와 잉크로 이루어진, 페이지 자동 공간 조정 따위는 불가능하며 구닥다리 취급까지 받는 책이 자식뻘인 전자책의 공세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임을 알게 된 지금, 다시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적어도 앞으로도 한동안 책은 우리의 지적 노력의 지배적 상징물로서 그 입지를 유지하면서 우리의 서가를 차지하고 위대한 대학들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여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출판의 바다를 항해하는 동안만은 상상력의 자손이자 대학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지닌 책 색인이 우리의 나침반으로서 그 역할을 지속할 것이다.
--- p.394~395

출판사 리뷰

찾고자 하는 지식이 어디 있는지를 아는 자는 그것의 획득에 근접해 있다
(Qui scit ubi sit scientia habenti est proximus)

알렉산드리아도서관에서부터 구글과 해시태그(#)까지
지식 문화에 혁신을 가져온 경이로운 도구, 색인(index)의 역사

☞ 《타임》 《뉴요커》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히스토리투데이》 선정 올해의 책
☞ 《뉴욕타임스》 선정 주목할 만한 책, 에디터스 초이스 도서
☞ 《퍼블리셔스위클리》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애틀랜틱》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수 매체 극찬!


갓 부임한 영문학 교수인 저자가 수업을 시작한다. “자, 『댈러웨이 부인』 128쪽을 펴 볼까요?”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진다. “워즈워스 출판사 판본으로 몇 쪽인가요?” “펭귄 판으로는 몇 쪽인지요?” “(몇십 년은 지나 표지가 달아난 책을 들고) 어떤 판인지는 모르고요, 어머니가 쓰시던 겁니다. 몇 챕터를 펼까요?” 그로부터 7년 후, 수업을 지체 없이 시작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여전히 버리지 못한 저자가 입을 연다. “자, 『댈러웨이 부인』 128쪽을 펴 볼까요?” 여지없이 여기저기서 질문이 터져 나온다. 그런데, 질문의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 “그 구절은 어떻게 시작되나요?” 쪽 번호 없이 Ctrl+F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전자책이 학생들 사이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원하는 정보에 순식간에 도달하게 만들어 주는 색인과, 쪽 번호 등의 위치 표시자들은 그 형태와 작동 방식을 바꾸며 우리 곁에 존재해 왔다. 흔히 책 뒤편에 자리한, 책의 특정 개념을 일정한 순서에 따라 배열한 목록만이 색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터넷 검색을 할 때조차 우리는 구글의 웹 색인을 이용하고 있다. 색인은 인류의 지식을 분류하고 목록화하여 언제든 접근 가능한 정보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발췌 독서’라는 새로운 독서법을 낳았고, 정보에 대한 접근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임으로써 검색 시대를 열었다. 또한 사전순 배열과 코덱스(페이지를 책등으로 그러모아 책장을 넘길 수 있도록 제본하는 방식)의 등장, 목차와 쪽 번호, 인쇄술과 디지털의 발달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영문학 교수이자 번역가 겸 편집자인 데니스 덩컨은 알렉산드리아도서관에서부터 중세의 수도원, 구글과 해시태그(#)에 이르기까지 지식 문화에 혁명을 가져온 위대한 발명품, 색인의 역사를 추적한다. 이야기의 두 축은 빈틈없이 원문에 충성스러운 ‘용어 색인(concordance)’과, 원문과 독자 사이에서 그 충성도를 적절히 배분하는 ‘주제 색인(distinctio)’이다. 덩컨은 파피루스와 고대 점토판, 중세의 종교 서적, 전 세계 도서관이 보유한 고서, 최신 연구와 소셜미디어 게시글 등 방대하고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류 역사에 색인 개념이 어떻게 처음 등장했으며 기술 발전에 따라 어떻게 그 형태가 변화되어 왔는지, 각 시대에서 색인이 어떤 평가를 받아 왔으며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왔는지를 유쾌하게 풀어놓는다. 이는 지식의 구성사이자 정보과학의 역사이며 정보에 접근하려는 인간의 욕망과 창조성의 역사, 그리고 신기술을 둘러싼 정치의 역사이자 독서와 교육의 역사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지식혁명은 책 말미에 다양한 형태의 색인을 첨부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 인덱스가 없었다면 주체적 책 읽기, 창조적 에디톨로지는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새로운 지식구성 방법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필독서다. - 김정운(문화심리학자, 『창조적 시선』 저자)

“모든 지식은 목록화되고 분류되어 언제든 접근 가능해야 한다”
색인, 혹은 정보, 기술, 독서, 지식 추구의 역사


쇼펜하우어는 진실(truth)은 다음의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했다. “처음에는 조롱받고, 다음에는 격렬한 반대에 마주치고, 그다음에 가서야 자명한 것으로 여겨진다.” 색인도 그런 과정을 피하지 못했다. 색인이 싹을 틔워 나무가 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세상은 그를 오해하고 의심하고 심지어 조롱도 했다. 『인덱스』는 무고한 색인을 위한 진정서이고 색인 작성자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책이다.

색인은 그냥 등장하지 않았다. 우선 알파벳순 배열(사전순 배열)이 정착되어야 했다. 우주의 조화와 이성의 질서를 중시하는 고대?중세인들에게, 읽는 이의 편의를 위해 텍스트를 내용과 의미가 아닌 철자순으로 임의적으로 배치하는 알파벳순 배열은 그들의 논리에 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편리성으로 인해 알파벳순 배열은 점차 정착되었다. 지금 우리가 읽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24권인 것도 권으로 분할했던 당시의 희랍어 알파벳이 24개였기 때문이다.

12세기 전후로 유럽 전역에서 도시로의 인구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선교 방식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대학의 융성과 함께 새로운 능력, 즉 논리 정연한 설교와 강연에 대한 요청도 생겼다. 권위 있는 문서를 인용하며 설교와 토론을 하는 문화가 싹텄다. 그런 세상에서는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인용하고 싶은 부분을 바로 꺼내 보기 위한, 즉 ‘발췌 독서’를 위한 도구가 필요했다. 그 요청에 화답하여 주제 색인 격인 ‘디스팅티오(distinctio)’와, 용어 색인 격인 성경 성구 사전이 거의 동시에 등장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색인이 사용되기 위해서는 정확한 위치 표시자(locator)가 필요했다. 필경실에서 제작된 필사본들은 필사자의 필체나 판형에 따라 제각기 다른 쪽 번호를 가졌다. 필사본의 색인이 인도하는 쪽 번호로 갔는데도 해당하는 내용이 없는 오류가 흔했다. 15세기 무렵, 이 문제를 해결해 줄 또 다른 기술적 혁신이 등장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었다. 모든 인쇄물의 페이지를 동일하게 고정하는 대량 인쇄의 등장으로 쪽 번호는 알파벳순에 버금가는 기본 요소로서, 색인의 보편적인 참고 사항이 되었다. 그리고 영국의 토리당과 휘그당 사이에서 색인을 통해 이루어진 당파 싸움에서 알 수 있듯, 사람들은 색인을 통해 풍자나 비방을 쏟아 내는 것뿐 아니라 재치를 발휘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색인의 세상이 왔다.

무엇을 찾든, 색인을 펼쳐 그것이 지시하는 곳으로 따라가라
모든 지식으로 향하는 문, 색인의 수난사


그러나 모든 기술적 혁신이 그렇듯 색인도 사회적 곡절을 겪었다. 색인은 17세기 이래로 계속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실험 정신을 죽이는 주범이라고 비방받아 왔다. ‘젊은것들이 쉬운 것만 찾느라 더 이상 진득하게 책을 읽지 않는다.’ ‘원하는 부분만 홀랑 골라 읽는 게 대세가 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한 이 모든 비난을 사람들은 “지옥 유황불에 쓸어 넣어도 시원치 않을” 색인의 탓이라고 치부했다. 영국 시인 알렉산더 포프는 “뱀장어 같은 학문을 꼬리만 잡으려는 노릇”이라는 시구로 그런 걱정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포프는 자신이 번역한 『일리아스』 번역본에 유례없이 방대한 색인을 달았다. 명망 높은 지식인들이 색인에 대해 의혹을 버리지 못하는 와중에도 색인의 대세를 막을 수가 없음을 자인한 꼴이었다. 이제 색인은 책의 내용에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정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만 하는 세상에서 색인 없이 정보를 구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런 시대적 필요를 입증이라도 하듯, 1850년경에 윌리엄 풀이라는 예일 대학교 2학년생이 동기들의 과제를 돕기 위해 만든 색인이 대서양 너머 유럽에까지 수출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마침내 대서양 양쪽이 힘을 합쳐 불완전하나마 보편 색인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다. 사람들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하늘은 무너지지 않았고 색인도 사라지지 않았으며 독자도 학자도 발명가도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현재, 거대한 웹 색인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인터넷의 출현으로 색인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보편화된 해시태그로 사실상 21세기의 우리는 #모두가_색인_작성자이다.

전문 색인 작성가 폴라 클라크 베인이 알려 주는
색인 읽기의 즐거움


독서가 끝나고 난 뒤 혼자서 책상에 앉아 빼곡히 적힌 색인을 본 적이 있는가? “유서 깊은 주제 색인에 밴 그 생생한 인간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집필된 『인덱스』에는 색인업자 협회에 소속된 전문 색인 작성자 폴라 클라크 베인이 작성한 색인이 수록되었다. 색인 소프트웨어가 아닌 ‘사람’이 작성한 색인인 만큼 재기 넘치고 유쾌한 표제어들이 가득해 색인 읽기의 즐거움을 일깨운다.
예컨대 ‘미결 상호 참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 색인에서 ‘미결 상호 참조’ 항목을 찾아보자. 표제어 옆에 적힌 친절한 설명이 ‘고아’ 항목을 찾아가 보라고 당신을 인도할 것이다. 그런데 ‘ㄱ’열에서 두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찾아봐도 ‘고아’가 없다고? 맞다. 이 색인 표제어 중 고아는 없다. 이처럼 색인이 지시하는 곳으로 따라가도 해당 표제어가 존재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미결 상호 참조’다.

속담을 체험해 보고 싶은 독자들은 표제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찾아보자. 색인은 당신을 ‘물 붓기, 밑 빠진 독’ 항목으로, 이어서 ‘독, 밑 빠진, 물 붓기’ 항목으로 인도할 것이다. 인내심을 발휘해 도착한 세 번째 표제어에는 이런 천연덕스러운 설명이 적혀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참고.” 돌고 도는 색인의 굴레 속에서 당신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무엇인지 경험으로 배웠다. 아직도 시간이 남은 독자들은 표제어 ‘쓸데없는 일’도 찾아보자. ‘ㄱ’부터 ‘ㅎ’까지 가로지르는 꽤나 즐거운 모험이 펼쳐질 것이다.

스스로를 희생해 몸소 예시가 된 항목들도 있다. 표제어 ‘오탙자’ 옆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달려 있다. “‘오탈자’ 참고”. 표제어 ‘불가능한 쪽 번호’는 다음 페이지로 당신을 인도한다. “-1쪽으로 가시오”. 표제어 ‘애너그램’을 보충 설명하기 위한 표제어 ‘네 어떤 키스(애너그램)’는 수수께끼를 던진다. “이 색인에 있는 누군가의 이름 참고”. 이 도발적인 표제어는 누구의 애너그램일까? 궁금하다면 색인을 꼼꼼하게 살펴보자.

색인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명 추리 소설가에 대해 알고 싶어 서툴게 ‘코넌 도일, 아서’를 찾은 독자를 위해 색인 작성자가 이런 설명을 남겨 두었으니. “여기 말고, ‘도일, 코넌 아서’를 참고”. ‘인간’ 색인 작성자가 작성한 색인이므로 곳곳에 작성자의 메시지도 숨어 있다. 가령 표제어 ‘색인업자 협회’ 옆에는 “안녕, 동료분들!-색인 작성자”라는 색인 작성자의 주가, 표제어 ‘고역으로서의 색인 작업’에는 “안녕하세요^^-색인 작성자”라는 주가 있다. 색인 작성자의 이런 유머러스한 주석은 본문 읽기와는 다른 색인 읽기만의 재미를 알려 줄 것이다.

책 뒤에 놓인 색인은 대강 넘겨지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색인을 꼼꼼하게 살피게 될 것이다. 데니스 덩컨은 색인이 지성사와 문학사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우리가 소통하고 권력과 관계 맺는 방식을 형성했음을 보여 준다. - 《타임》

흥미진진하다. 덩컨은 색인의 역사에서 오늘날 ‘검색의 시대’를 둘러싼 불안을 읽어 내고, 색인의 지속적인 영향에 관한 열정적인 주장을 펼친다. - 《뉴요커》

책이라는 거대한 지식의 원천에서 필요한 정보에 빠르게 도달할 방법을 찾으려는 여정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그야말로 ‘모험’이며, 가장 매력적인 의미에서 ‘책’답다. - 《워싱턴포스트》

색인의 기원에 관한 데니스 덩컨의 매력적인 연구는 우리에게 혁신, 기발함, 그리고 ‘희망’을 보여 준다.
- 《파이낸셜타임스》

진정으로 위대한 역사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인덱스』가 바로 그런 책이다. 사소한 색인에 이렇게 흥미롭고 유쾌한 역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겠는가? - 《히스토리투데이》

영리하고 유쾌하다. 다양한 읽기 경험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방대한 책이다. - 《뉴욕타임스》

박식하고 유려하며 재치 있다. 『인덱스』는 매혹적인 미지의 영역을 여행하려는 독자들을 유창하고 차분하게 안내한다. - 《뉴욕타임스북리뷰》

계몽적이고 재미있다. 덩컨은 유머와 학문을 적절하게 섞어 이 철저한 연구를 훌륭하게 수행한다.
- 《퍼블리셔스위클리》

학술적이고 문학적인 동시에 모험적이며 포뮬러원처럼 박진감 넘친다. - 《가디언》

강렬하고 생생하다. 덩컨의 찬가는 색인이 얼마나 기발한 발명품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그의 열정에는 전염성이 있다. - 《애틀랜틱》

오늘날 색인은 고루한 자료 목록을 의미하지만, 데니스 덩컨의 이 탁월한 책이 보여 주듯 색인은 한때 혁명적인 도구였다. 메뉴판이 식사를 위한 것이듯 색인은 책을 위한 것이며, 많은 경우에 책에서 가장 멋진 부분이다. - 《이코노미스트》

우아하게 설명하고 재치 있으며 깨달음을 준다. - 《월스트리트저널》

권말 부속이 이토록 주목받은 적은 없었다. 『인덱스』는 애서가와 교양 독자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 《라이브러리저널》

색인뿐 아니라 책의 역사 전반에 대한 입문서로도 훌륭하다. - 《타임스리터러리서플먼트》

색인을 ‘책에서 가장 지루한 부분’이라고 여기는 독자들조차 색인의 종류와 사용법에 대해 경쾌하게 설명하는 이 책을 즐길 것이다. - 《스타트리뷴》

데니스 덩컨은 색인의 역사뿐 아니라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평론까지 제공한다. 『인덱스』는 읽을 가치가 있는 시의적절한 책이다. - 《올디》

색인의 역사에 대한 흥미롭고 교훈적인 여정이자, 기술 시대의 색인(과 그 편찬자)에 대한 열렬한 옹호다. - 《프로스펙트매거진》

데니스 덩컨의 색인에 대한 열정은 재치와 다채로운 삽화를 통해 빛을 발하며, 사소해 보이는 것이 서양 문학사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 준다. - 《북라이엇》

『인덱스』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여전히 귀중한 정보 처리 방식이자 검색 도구인 ‘인덱스’라는 궁극의 파라텍스트에 초점을 맞춘다. - 《레이디》

추천평

아, 한발 늦었다. 내가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책이다. ‘트리구조의 지식(택소노미, taxonomy)’에서 ‘네트워크적 지식(폭소노미, folksonomy)’으로의 전환을 야기한 ‘해시태그(#)’의 기원에 관한 책이다. 검색하면 관련 정보가 고구마 줄기처럼 끌려 나오는 오늘날의 지식혁명은 책 말미에 해당 내용을 찾기 쉽게 만든 다양한 형태의 인덱스를 첨부하면서부터다. 인덱스가 없었다면 주체적 책 읽기, 창조적 에디톨로지는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새로운 지식구성 방법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필독서다.
- 김정운 (문화심리학자, 『창조적 시선』 저자)
『인덱스』는 깊이와 박식함, 재치를 아울러 갖춘 책이다. 저자는 고대 로마에서 오늘날 구글 검색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문헌과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색인이라는 독특한 장르가 탄생하고 정교화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색인을 둘러싼 흥미롭고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들을 읽어 가면서 독자들은 대량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 노력해 온 과정의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지식의 연구자들은 물론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교양 독자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 이우창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교수, 『지성사란 무엇인가?』 역자)
소크라테스에서 소프트웨어에 이르는 역사서 『인덱스』는 재치 있고 개성 넘치며, 책에 수록된 폴라 클라크 베인의 색인은 압도적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시는 색인을 당연하게 여길 수 없을 것이다.
- 메리 노리스 (《뉴요커》 책임 교열자, 『뉴욕은 교열 중』 저자)
이 책과 사랑에 빠졌다. 색인의 역사야말로 진정한 ‘모험’이다.
- 수지 덴트 (어원학자, 사전 편찬자, 『옥스퍼드 오늘의 단어책』 저자)
놀랍지 않은가? 평범하고도 사소한 것으로 보이던 색인에 이렇게 복잡하고도 시끌벅적한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은! 데니스 덩컨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고안된 가장 정교한 검색 도구인 색인의 발달 과정과 그 활용 (그리고 그 교활한 활용)에 대한 지적인 그랜드 투어를 제공한다. 가르침이 도처에! 재미도 곳곳에!
- 데이비드 벨로스 (맨부커상 수상 번역가, 프린스턴 대학교 문학 교수)
짧은 책 한 권이 이렇게 광범위하고 독창적인 주제를 다루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모든 페이지마다 평생 검색을 하면서도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 혹은 알고 있으면서도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이 등장한다. 정말이지 아무나 붙잡고 그들에게 내가 알게 된 것을 말해 주고 싶은 심정이다. 색인 사용법에 통달하라. 그러면 그대에게 모든 지식으로 가는 길이 열리리라
- 크리스토퍼 드 하멜 (런던 소더비 중세 채색 필사본 경매 담당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저자)
훌륭하고 매혹적이며 읽을 가치가 있는 책.
- 그레그 제너 (역사학자,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