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문교양 (책소개)/1.인문교양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2016) - 나를 찾아 떠나는 유창선의 인문학동행

동방박사님 2024. 5. 1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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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는 오랫동안 정치평론가 생활을 하면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자신의 활동이 좌우되는 일을 많이 겪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이 외부에 의해 휘둘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 삶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그 생각들을 써내려갔다고 말한다.

저자는 세상을 사는 것이 원래부터 힘든 일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한다. 생존과 욕망에 눈멀지 않아도 되는 착한 세상에 대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힘든 삶이 크게 달라지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임을 저자는 숨기지 않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어려울수록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 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하고 싶은 얘기였다. 정치보다도, 어떤 이념보다도 우선해야 할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며, 그를 위해 우리는 더 넓고 깊어져야 한다는 것, 저자가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것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사랑,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예의이다.

삶이 힘들 때마다 우리는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 지금 이것이 내가 원했던 삶인가? ’‘ 이렇게 사는 게 인간답게 살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답을 준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시대에 어떻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 함께 손을 잡고 고민하게 한다. 끝없이 강요받는 경쟁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얼굴을 잃어 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나를 돌아볼 시간이다. 그러나 나를 돌아본다는 것은 밀실 속으로의 도피를 의미하지 않는다. 자기배려를 통해 나를 새롭게 만들어갈 때,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과 손잡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목차

책을 펴내며 / 5
프롤로그 나는 내 생각의 주인인가

인간이 생각한다는 것 / 10
인간에게는 자신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 / 15

1장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출구가 보이지 않는 시대 / 24
진실은 원래 불편한 것이다 / 26
허위에 가리워진 행복에서 탈출하기 / 28
동굴 밖으로 나갈 용기가 있는가 / 30 나의 소중한 삶, 어떻게 살 것인가 / 32

2장 우리는 왜 불안한가
인간은 원래부터 불안한 존재이다 / 38
사회가 강요하는 불안 / 40
근대 사회에도 불안이 계속된 이유 / 42
불안은 고통이 아닌 자유의 가능성 / 49
탐욕은 우리를 불안의 굴레에 가둔다 / 51
사람에게 필요한 땅은 많지 않다 / 53
독방에서 나와서 손 잡아라 / 57

3장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 62
인간의 자유 의지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 65
과학에 대한 인문학의 시선 / 67
어느 것이 진짜 내 얼굴인가 / 70
페르소나 뒤에 숨어있는 내 얼굴 / 73
정체성을 고백하지 않을 권리 / 77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의미했던 것 / 80
자기배려를 통해 자신을 돌보는 노력 / 83
진실의 용기와 도덕의 법칙 / 85

4장 자존감, 삶의 마중물
왜 자존감에 인생을 걸었을까 / 90
자존감에 목숨 걸었던 철학자들 / 92
자존감을 지키며 독배를 든 소크라테스 / 95
자존감은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이다 / 99
자기도취에 빠진 나르시시즘의 위험성 / 101
아모르 파티, 나 자신을 사랑하라 / 104
내 하고 싶은 일에 모든 것 걸어보았나 / 107
자존감은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 111

5장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 118
안티고네의 조건 없는 사랑 / 120
분노를 다스릴 줄 아는 능력 / 122
분노, 혁명과 공포의 두 얼굴 / 125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지 말라 / 127
성찰 없는 이념의 위험성 / 129
예수의 부활을 의심했던 도마 / 132
혁명적 이념의 출발도 사람이었다 / 134
영원한 것은 푸른 생명의 나무 / 135
내 얼굴을 잃지 않는 삶 / 138

6장 고통에도 의미가 있는 걸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 / 144
라오콘은 왜 비명을 지르지 않았을까 / 147
고통을 드러낼 것인가, 참을 것인가 / 150
고통스러웠기에 깨어있었던 니체 / 153
병은 살아있는 자에게만 걸린다 / 155
고흐, 가난 속에서 불태운 열정 / 157
고통이 그들의 영혼을 깨운다 / 159
왜 아직도 고통을 말하는가 / 160
암흑의 시대에도 새싹은 텄다 / 162
시지프적 고통의 깨어남 / 165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고통의 윤리 / 166

7장 부끄러움을 아는 인간
제우스는 인간에게 부끄러움을 줬다 / 171
부끄러움,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 / 174
스스로 견딜 수 없는 부끄러움들 / 175
아우슈비츠 이후에 시를 쓸 수 있는가 / 177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 / 179
자기심판, 부끄러움에 대한 책임 / 184
소시민적 삶의 자괴감 / 186
새로운 윤리를 만들어내는 고통스러운 과정 / 190

8장 죽음을 기억하는 삶
우리는 죽음을 통해 삶을 생각한다 / 197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 하는 이유 / 200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현인들 / 202
태어나고서 죽어가는 것은 자연의 순리 / 204
늙어간다고 변화를 포기하지 말라 / 207
자살은 존엄사가 될 수 있는가 / 209
역사에서 자살이 금지되었던 이유 / 211
죽음을 기억하라, 삶이 달라질 것이다 / 214

9장 손잡을 수 있는 용기
억지로 만들어낸 희망의 한계 / 222
정의는 과연 이기는 것일까 / 223
박탈감이 낳는 정의의 결핍 / 225
손잡는 아름다운 연대의 힘 / 227
우리는 꼭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 231
나와 무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233
어느 대학생의 외로운 죽음 / 237
풀은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 239

에필로그 내가 만들어가는 나
통념은 시대를 넘지 못한다 / 244
내 생각은 다르다고 말할 용기 / 245
생각은 사람을, 사람은 세상을 바꾼다 / 248

저자 소개

저 : 유창선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부터 방송, 신문, 잡지, 인터넷 등을 통해 활발히 정치평론을 해온 1세대 정치평론가였다. 평생 정치 얘기를 하던 사람이 문화예술에 관한 책을 써서 나타나니 독자들은 의아할지 모르겠다. 저자는 5년 전 생사를 가르는 뇌종양 수술을 받고 오랜 투병과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그때 병상에서 만난 것이 음악이었다. 불 꺼진 병실에서 밤마...

책 속으로

우리는 다른 누구의 어떠한 견해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회의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의 얘기가 진실인가는 사회적 권력관계에 의해서 가려질 문제가 아니다. 힘 있는 사람의 말이 진실이고, 힘 없는 나의 얘기는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할 일이 아니다. 깨어있는 사람은 우상을 만들지 않는다. ---「인간이 생각한다는 것」중에서

이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앞날에 희망이 보이지 않고 비관적 전망만 가득하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엇으로 버틸 수 있단 말인가. 비관스러워도 절망할 수는 없는 일. 오늘과 내일이 어려울 것이라 해서 마냥 고개를 떨구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럴수록 인간다운 삶을 지키려는 노력은 소중하다. 몸은 벽 안에 갇혀있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지키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내 스스로의 힘을 기르는 것. 그리하여 상황이 더 나빠지지는 않도록 삶의 참호를 파고 진지전을 벌여나가는 것. 없는 희망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견뎌야 할 시간이 앞으로도 길다는 것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삶의 비극성을 넘어설 용기를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이 시대 속에서 지쳐가는 사람들과 손을 맞잡는 것. 이 시대의 인문학은 그 등대가 되어야 한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시대」중에서

나를 고립시킨 것은 어쩌면 세상일지도 모르지만, 그 고립으로부터 탈출하여 세상 속의 나를 만들어가는 것은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불안을 독방으로 갖고 들어가지 말자.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라. 손잡을 때 불안은 감당 가능해진다. ---「독방에서 나와서 손잡아라」중에서

영화를 보며 정의롭지 못한 역사에 분노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의 활약에 공감했던 사람들은 그토록 많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째서 달라지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영화 속에서의 불의에는 분노했던 우리가 막상 나의 삶으로 돌아와서는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를 보면서 박수치던 나와, 이제 다시 생활의 공간으로 돌아온 나 사이의 균열이다. 공존과 연대, 그것을 위한 유연한 사고를 말하던 고故 신영복 선생의 책에는 감명을 받았다고 하면서, 막상 현실로 돌아와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고 배타적 태도를 취하는 모습 또한 마찬가지의 자기 균열이다. 그렇다면 그 모든 감명들은 정작 나의 변화가 따르지 않는 무의미한 인식에 그칠 뿐이다
---「자기배려를 통해 자신을 돌보는 노력」중에서

이럴 때 일수록 나는 오히려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애썼고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나를 지지하고 나서자.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간직할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요 사랑이다. 그래야 주저앉지 않고 앞길을 갈 수 있다. 내가 나를 신뢰하지 않는데, 누가 신뢰하겠는가.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사랑 하겠는가. ---「아모르 파티, 나 자신을 사랑하라」중에서

사람은 그 자체로서 누구나 환대받을 자격이 있다. 빈부의 차이, 외모의 차이, 능력의 차이와 상관없이 생명으로서 똑같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래서 환대받을 권리를 심사하는 차별은 인간에 대한 본래적 사랑을 훼손하는 일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중에서

왜 인간들은 고통으로부터의 구원을 바로 옆에 있는 인간이 아닌 초월적 존재로부터 찾으려 하는 것일까.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들이 그만큼 절대적이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우리 인간들이 서로에게 믿을만한 존재가 되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 과연 나는 손길이 필요한 그 누구에게 손 내밀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고통의 윤리」중에서

나의 부끄러움은 ‘타자 앞에서 자기에 대한 수치’이다. 그래서 부끄러움은 나를 자신의 세계에만 갇혀있는 존재로 놓아두지 않고,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반성 작용을 통해 자아를 만들어가는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에게는 타자와의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끄러움은 단순히 창피한 감정에 사로잡혀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부끄러움은 나와 타인, 나와 세상을 연결시켜주는 다리 같은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은 이미 혼자가 아니다. ---「부끄러움,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중에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어가기 시작하고, 죽어가면서 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기에 우리는 자신의 삶을 그에 맞춰 채워나가는 것이고, 결국 죽음을 생각함으로써 삶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우리의 얘기는 생각처럼 어둡고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다름아닌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죽음을 통해 삶을 생각한다」중에서

인간은 자기 내면의 양심을 갖고 있다. 그러하기에 인간의 본성에 충실한 사람이라면 나쁜 짓을 하면 괴로워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면 죄책감을 갖게 된다. 힘들더라도 도덕적인 삶을 살려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우리가 인간에게만 주어진 양심이라는 것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꼭 도덕적이어야 하는가」중에서

모든 시대의 역사가 그러했듯이, 오늘의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가치는 어디까지나 오늘에 국한된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 체념하고 단념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어떤 대안이 가능할지 계속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일이다. 설혹 현시대의 가치와 충돌하더라도, 내 생각은 다름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내 생각은 다르다고 말할 용기」중에서

출판사 리뷰

1세대 정치평론가 유창선은 왜 선거의 계절에 인문학 책을 썼을까?

세상이 선거 때문에 시끄럽다. 이럴 때 가장 바쁜 사람들이 정치평론가다. 각종 방송에서는 이들을 모셔 선거의 판세를 듣기에 바쁘다. 그런데 제1세대 정치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방송에서 이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뜻밖에 우리의 삶의 내면을 인문학의 시선으로 돌아보는 책을 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이 정치의 계절에 인문학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그동안 혼자 칩거하다시피 하면서 인문학 공부를 계속해왔다. 이제는 정치가 아닌 삶을 공부하고 말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정치에 많은 기대와 미련을 가졌지만, 정치는 결국 우리를 구원해줄 수 없었다. 그 대신 우리의 삶은 우리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공부하고 생각해온 것들을 이 힘든 시대를 함께 사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이 책은 상처받고 좌절했지만, 그래도 주저앉지 않고 내 힘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정치평론가 생활을 하면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자신의 활동이 좌우되는 일을 많이 겪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이 외부에 의해 휘둘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 삶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그 생각들을 써내려갔다고 말한다.

저자는 세상을 사는 것이 원래부터 힘든 일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한다. 생존과 욕망에 눈멀지 않아도 되는 착한 세상에 대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힘든 삶이 크게 달라지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임을 저자는 숨기지 않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어려울수록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 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하고 싶은 얘기였다. 정치보다도, 어떤 이념보다도 우선해야 할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며, 그를 위해 우리는 더 넓고 깊어져야 한다는 것, 저자가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것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사랑,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예의이다.

삶이 힘들 때마다 우리는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 지금 이것이 내가 원했던 삶인가? ’‘ 이렇게 사는 게 인간답게 살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답을 준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시대에 어떻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 함께 손을 잡고 고민하게 한다. 끝없이 강요받는 경쟁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얼굴을 잃어 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나를 돌아볼 시간이다. 그러나 나를 돌아본다는 것은 밀실 속으로의 도피를 의미하지 않는다. 자기배려를 통해 나를 새롭게 만들어갈 때,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과 손잡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우리는 어떻게 하다가 자신을 잃어버렸던 것일까. 살기 위해, 아니 살아남기 위해 너무도 정신없이 달려왔다. 이제야 잃어버린 나의 빈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저자는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동행에 손잡아 주며 함께 나서고 있다. 이 책은 문학, 철학, 역사, 예술의 영역에서 나오는 많은 이야기와 사례들을 우리 삶의 문제와 연결시키고 있다. 저자는 인문학의 각 영역을 넘나들며 오늘 우리의 삶을 생각할 수 있는 주옥같은 텍스트들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인문학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울림이 어떤 것인가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더 이상 공허한 관념의 인문학이 아닌, 지금 이 시간 나의 삶을 돌아보는 인문학이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시선을 강요하지 않는다.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여운을 남기며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무거울 것 같았던 인문학 책이 내 삶의 동반자처럼 느껴지는 이유이다. 이 책은 한번 읽고 던지는 책이 아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영혼을 지키는 삶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살아가면서 곁에 두고 오래 오래 꺼내 읽을 책이다.

이 책 한권으로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다
외로웠던 인문학 공부의 결실, 유창선 박사가 나누는 우리 시대 삶의 얘기


얼마전 뉴스에 4년 내내 고전 100권만 읽고 토론하는 이상한 대학이 소개되었다. 스펙 쌓기에 분주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낯선 그 대학은 뉴욕타임즈가 ‘미국 최고의 학사과정 대학’이라고 선정한 세인트존스 칼리지다. 이 대학은 고전책 100권을 읽고 토론하면서 나와는 다른 생각을 배우고 이해한다. 사실 그것이 진정한 공부인데 우리는 그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런 반성 때문일까. 아니면 앞만 보고 질주했던 인생이 좀 잘못되었다는 후회 때문일까.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정치분야 평론을 맡고 있는 대한민국 1세대 정치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인문학에 탐닉했으며 그 속에서 우리가 왜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과 답을 찾고자 했다. 철학, 문학, 역사, 예술 분야의 수많은 텍스트들을 읽어나가며 그 속에서 우리 시대의 어려운 삶을 감당해나갈 지혜와 통찰을 찾으려 했다. 그래서 인문학의 수많은 고전들과 우리 시대의 삶이 감동적으로 만나는 성과가 이 책에는 담겨있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는 우리 삶의 고민이 고전의 대가들과 함께 펼쳐져 있다. 소크라테스와 니체와 톨스토이와 고흐가 자신의 삶에서 느꼈던 고통과 번민이 오늘 우리의 고민과 손을 잡으며 잃어버린 자신을 찾도록 도와준다. 철학을 우리 삶의 울타리 안으로 끌고 들어와서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느냐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삶을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은 삶이 힘들어서 상처받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눈물을 직접 닦아주는 대신, 먼저 자기의 힘을 길러, 더는 눈물 흘리지 말고 사람들이 사는 세상으로 다시 나가라고 말한다. 저자는 설사 삶이 나를 배반한다고 해도, 모두가 내 잘못은 아니니 너무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한다. 인간은 시장에서 가치가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이니, 나를 사랑하고 다시 태어날 것을 권한다. 인간을 너무도 거칠게 내몰고 있는 이 시대에, 인간에 대한 사랑과 예의가 무엇인가를 일깨우는 책이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저자의 독서량이 엄청나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정치평론을 하면서 언제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책을, 그것도 자기 것으로 깊이 있게 읽어냈을까 감탄할 정도다. 우리는 이 책 한 권으로 고전 100권의 힘을 그대로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서부터 칸트와 니체를 거쳐 푸코와 데리다에 이르는 철학, 소포클레스와 오비디우스에서 시작하여 단테,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카프카, 카뮈에 이르는 문학, 그리고 다윈과 윌슨, 도킨스의 과학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수많은 다면적 통찰들이 놀랍게도 이 한 권의 책에 녹아들어 있다. 마치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가 세상을 보는 기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지적 희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지적 희열을 주는데 머무르지 않고 저자의 사유를 통해 우리들의 삶을 깊숙이 파고 든다는데 있다. 수많은 현인들의 얘기, 그에 바탕한 저자의 깊고 넓은 사유는 역사 속의 고전들을 오늘 우리의 삶을 일깨우는 소중한 자극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나의 고민은 소크라테스의 고민과 궤를 같이 한다. 지금이나 그 시절이나 삶을 올바르게 살아가려고 하는 노력은 같다. 그리고 그 노력의 과정에서 철학이 나왔고 인문학이 완성 되었으며 깨달음의 대가들이 나왔다. 유창선 박사는 그들을 우리 눈앞에 데리고 와서 불안과 고통에 힘들어 하는 우리가 아픔의 시대를 함께 건너갈 수 있는 사유의 다리를 놓아주고 있다. 그래서 단순한 책이 아니라 독자들 삶의 동반자로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