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동양철학의 이해 (독서>책소개)/2.한국철학사상

율곡의 상소

동방박사님 2021. 12. 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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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열혈 개혁가 이율곡이 선조 임금에게 목숨 걸고 올린 상소문
[동호문답]과 [만언봉사]에서 혼돈의 시대를 이기는 지혜를 찾는다

“임금은 항상 공정한지를 걱정하십시오.
공정하면 사리가 분명해지고 그래야 임금을 두려워합니다.”
조선의 위대한 학자 율곡 이이(1536~1583)가 살았던 16세기 중후반은 조선 창업 200년에 가까워지던 때로, 무능한 왕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하는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극에 달하고 있었다. 나라의 암담한 미래와 백성들의 고통을 목도한 이율곡은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임금에게 직언을 멈추지 않는 열혈 개혁가이기도 했다.

이 책에 실린 두 편의 상소문 [동호문답]과 [만언봉사]는 그가 목숨을 걸고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상소문 중에서도 가장 깊은 성찰이 담긴 ‘율곡 정치개혁론’의 핵심이다. 이 책은 또한 조선시대의 사회, 문학, 교육, 철학, 정치가 한데 녹아들어 있어 시대를 고뇌하는 학자의 지혜가 담긴 최고의 인문서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목차

머리말
율곡 이이는 누구인가?
〈동호문답〉과 〈만언봉사〉에 관하여

동호문답
01 군주에 대하여
[깊이 읽기 01] 진 문공, 한 번의 전투로 패업을 이루다
02 신하에 대하여
[깊이 읽기 02] 선비의 여섯 유형
03 군주와 신하가 만나기 어려움에 대하여
04 우리나라에서 도학이 행해지지 않음에 대하여
[깊이 읽기 03] 기자조선
05 우리 조정이 옛 도를 회복하지 못함에 대하여
[깊이 읽기 04] 조선시대 4대 사화
[깊이 읽기 05] 《주역》의 괘로 본 소인과 군자의 형상
06 지금의 시대 정세에 대하여
07 실질에 힘씀이 자기수양의 첩경임에 대하여
08 간사한 사람을 분별해냄이 현자를 등용하는 첩경임에 대하여
09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한 법에 대하여
[깊이 읽기 06] 종모법을 통해 노비의 수
10 백성을 교화하는 일에 대하여
11 명분을 바로잡는 일이 정치의 급선무임에 대하여

만언봉사
01 임금이 직언을 구하다
02 때에 맞는 정치 개혁
[깊이 읽기 01] 노나라와 제나라의 흥망성쇠
03 통치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곱 가지 까닭
[깊이 읽기 02] 선조, 유신들을 비꼬다
04 임금의 자기수양 4조목과 백성을 편안히 하는 법 5조목
[깊이 읽기 03] 집안에서 은혜를 두텁게 베풀면서도 윤리를 바르게 하는 이치
[깊이 읽기 04] 임금의 비자금과 비자금 관리인, 내수사와 환관
[깊이 읽기 05] 공납 제도의 폐단을 해결하기 위한 율곡의 정책 제안
05 시국에 대하여

맺는말
율곡 이이 연보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율곡 이이 (李珥, 석담, 숙헌)
 
조선시대 최고의 성리학자이자 정치가로 꼽히는 율곡 이이는 1536년(중종 31) 오죽헌에서 아버지 이원수李元秀와 어머니 신사임당申師任堂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곳은 외가가 있던 강릉이고, 고향은 파주 율곡으로, 그는 율곡을 자신의 호로 삼았다. 어린 시절부터 영특하여 13세에 진사 초시에 합격한 이래 모두 아홉 번의 과거에 합격하고 그중 일곱 번 장원하였다. 선조 2년, 홍문관 교리였던 율곡은 일종의 ...

 오세진 (吳世眞)

연세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다산학사전팀 보조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국고등교육재단 한학 연수 과정을 수료했다. 조선과 중국의 역사와 사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관련 서적을 집필하거나 번역하고 있으며, 강의도 겸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흔들리는 나를 위한 1일 1철학』,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 『징비록』(공역), 『율곡의 상소』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

 

책 속으로

『동호문답』과 『만언봉사』는 율곡의 정치 개혁론이 요약적으로 담겨 있는 귀중한 우리의 고전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조선의 위대한 사상가로서 율곡 이이를 알 뿐, 정치인이자 개혁가로서의 율곡은 잘 모른다. 율곡을 단지 조선 성리학의 거물로만 기억한다면 우리는 그가 정치가로서 남긴 지적 유산을 포기하는 셈이다. ---『동호문답과 만언봉사에 관하여] 중에서

지금 나라의 형세는 기절한 사람이 겨우 소생한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온갖 맥이 안정되지 않았고 원기도 회복되지 않아서 서둘러 약을 투여해야 살아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은 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고는 앉아서 자연 치유되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좋은 약이 필요하다고 여기면서도 어떤 약을 써야 할지 몰라 팔짱을 끼고 주변을 둘러보기만 하고 어떤 계책도 내놓지 못합니다. 이렇게 되면 나라가 마치 큰 병을 치른 후에는 감기에 쉽게 걸리는 것처럼 앞으로 치료하지 못할 중병이 결국 죽음에 이르고 말 것입니다. --- pp.88-89

아침 내내 밥상을 차렸는데 배부르게 먹지 못한 것처럼, 공허한 말은 실질이 없으니 어찌 일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오늘날 경연에서 행해진 토론, 상소문, 왕께 올리는 문장 중에 나라를 다스리기에 충분한 훌륭한 제안이나 직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단 하나의 폐단도 개혁되지 못했고, 단 하나의 정책도 시행되지 못한 이유는 다만 실질적인 효과를 보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pp.107-108

백성의 부모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백성을 갓난아기처럼 봐야 합니다. 갓난아기가 기어가 우물에 빠지려고 하면 비록 원수지간이라도 그 집안을 멸족하려 하지 않는 한 놀라서 그 아기를 구하려고 할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 아기의 부모 마음이야 어떻겠습니까? --- p.112


먼저 폐단이 되는 제도부터 개혁해서 민생을 구제해야 합니다. 폐단이 되는 제도를 개혁하고자 한다면 언로를 넓혀서 좋은 책들을 모아야 합니다. 위로는 공경에서부터 아래로는 머슴에 이르기까지 모두 각자 시대의 폐단을 말할 수 있도록 용인하여 그 말이 과연 쓰일 수 있으면 쓰되 그 사람을 가지고 취사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 pp.125-126
 

출판사 리뷰

정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인가 제도로 하는 것인가?
율곡의 정치 개혁론에서 오늘의 나아갈 길을 찾는다!

율곡의 시대는 이미 네 차례의 사화로 인해 올곧은 선비들의 명맥이 거의 끊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이러한 강직한 직언은 매우 위험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끊임없이 백성을 위한 정치 개혁을 주장했다. 이 두 저술은 한마디로 ‘자기수양을 통해 임금의 마음을 바로잡고, 제도를 개혁하여 폐습을 고치는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임금이라는 명확한 독자를 두고 간절하게 설득하려는 목적으로 쓰였기 때문에 마치 율곡을 마주하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듯 생생하다.

그러나 기득권을 지키는 데 급급한 구세력들로 인해 그의 개혁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의 사후 10년 만에 조선은 임진왜란이라는 재앙에 휩쓸리고 만다. 부패하고 안일한 관료로 인해 나라가 파국으로 치닫는 16세기 조선의 모습은 21세기 오늘의 대한민국을 그대로 보는 듯하다. 왜란 직전의 조선처럼 혼란스러운 지금, 율곡 이이의 [직간]에서 우리의 나아갈 바를 읽는다.

오늘에 되새겨야 할 이율곡의 직간
一. 정치 개혁에 시기를 탓하지 말라.
二. 좋은 정치는 과거사를 청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三. 백성들의 윤리도덕은 최소한의 생계가 해결되어야 비로소 구축된다.
四. 지도자는 모름지기 측근을 멀리하고 올곧은 신하를 가까이해야 한다.
五. 인재 등용은 최대한 신중하되 선발한 뒤에는 전폭적으로 신뢰하라.
六. 지도자의 엄정함은 공정함에서 나온다.

[동호문답]과 [만언봉사]에 대하여
*〈동호문답〉은 선조 즉위 초에 율곡이 바친 문답체의 정치 이론서이자 정책서이다. 홍문관 교리 율곡은 사가독서 중에 동호독서당에서 연구한 후에 그 과제로 〈동호문답〉을 지어 선조에게 바쳤다. 손님이 묻고 주인이 답하는 형식으로 된 이 책은 의구심이 많고 개혁을 꺼리는 손님을 상대로 주인이 백성을 위한 정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데, 문답이라는 방식으로 군주에게 성리학적 정치사상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당시 선조의 나이는 18세, 율곡은 34세였다.

*〈만언봉사〉는 당시 왕명의 출납을 맡는 관직인 우부승지였던 율곡이 선조에게 올린 상소문이다. 하늘에서 괴이한 현상이 발생하여 당황한 선조가 제언을 구하는 교지를 내린 데 답해, 어떻게 난국을 타개해야 하는지의 내용을 담은 상소를 올린 것이다. 이 글에서 율곡은 조선 사회의 문제와 제도의 폐단을 낱낱이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제안한다. 그의 어조는 단호하고 직설적이어서 임금을 꾸짖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