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동양철학의 이해 (독서>책소개)/8.쉬운철학사상

자 도덕경 비움의 길, 다스림의 길 (2024)

동방박사님 2024. 5. 1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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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노자』의 여러 판본을 비교 검토하여 체계적으로 완성한
『노자 도덕경』 번역과 해설의 결정판!


약 2500년 동안의 풍상을 견뎌낸 동양 사상의 진수, 『노자 도덕경』(=『노자』 또는 『도덕경』)은 동아시아의 사상 및 철학 체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니체, 하이데거, 톨스토이, 헤세 등 서양철학 및 문학계에도 많은 영감을 주며 명실상부 동양 최고의 고전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은 그동안 수많은 번역서와 해설서를 낳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난해하고 신비로운 책으로 남아 있는 『노자』를 최대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번역하고 글자의 의미와 각 장의 전체 맥락 및 의의를 상세하고 명쾌하게 해설함으로써 기존의 그 어떤 『노자』 번역서, 해설서보다 더 충실하고 체계적으로 완성한, 『노자』 번역과 해설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노자』는 출현 시기와 저자(노자라는 이름을 가진 사상가가 정말로 존재했는지)가 불분명하고, 후대에도 계속되는 증보와 개정, 편집의 과정을 겪었으며 그 판본이 다양하다. 이 책은 “국내 동양학계에서 보기 드문 인문주의자요 제네럴리스트”로 평가받는 동양 고전 연구자 이용주 교수(광주과학기술원 지스트GIST 대학)가 펴내는 ‘이용주의 고전 강독’ 시리즈 두 번째 책으로, 기존의 『노자』 해설서들이 대개 왕필본, 하상공본, 백서본 중에서 하나의 판본을 저본으로 삼아 편향되고 불완전한 해설에 머문 데 반해 이 책은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판본인 왕필본(통행본)을 기본으로 간본, 백서본, 하상공본, 부혁본, 범응원본, 도장본 등 여러 판본을 교감(校勘)하여 원문을 확정하고, 각주에서 판본 설명과 교감 의견을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노자』에 대한 가장 체계적이고 일관된 해설을 보여준다.

목차

머리말

제1장 도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총체성의 다른 이름이다
제2장 상대적 가치의 대립을 통합하는 관점을 확보하라
제3장 무위의 정치는 비움을 실천하는 데서 시작한다
제4장 도는 비어 있어서 파악하기 어렵고 심오하다
제5장 인간적 가치의 편견을 벗어나 자연본성에 주목하라
제6장 도는 만물을 창조하는 생명의 근원이다
제7장 천지가 영원하듯 천지를 본받는 성인도 영원하다
제8장 위대한 선은 물처럼 겸허하고 다투지 않는다
제9장 천도를 본받아 겸허와 물러남을 실천하라
제10장 기를 집중하여 영아의 상태로 돌아간다
제11장 쓸모없음의 쓸모를 이해하는 통찰력을 길러라
제12장 화려함을 버리고 소박함을 회복하라
제13장 낮은 곳에 머물며 천하에 몸을 맡겨라
제14장 도는 감각으로 알 수 없지만 몸으로 체득할 수 있다
제15장 비움의 원리를 체득하여 세상을 구한다
제16장 비움과 고요함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왕이 된다
제17장 무위의 정치는 백성에게 큰 이익을 준다
제18장 대도의 지혜가 사라진 자리를 메우는 것이 윤리 도덕이다
제19장 세상의 가치와 지식을 버리는 무욕의 정치를 실행한다
제20장 도를 실천하려면 세상 가치를 거스르는 용기가 필요하다
제21장 도는 알 수 없지만 도를 실천하는 정치는 알 수 있다
제22장 다투지 않아야 천하를 얻는다
제23장 도와 하나 된 사람이라야 제대로 통치할 수 있다
제24장 유도자는 떠벌리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제25장 천지에 앞서 있는 도는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진다
제26장 성인은 중심을 지키고 천하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제27장 무위의 실천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제28장 성인의 큰 정치는 대립과 분열을 극복한다
제29장 천하는 신비로운 물건이라 함부로 다룰 수 없다
제30장 전쟁은 부득이할 때만 하는 것이니 무력을 과시하지 말라
제31장 전쟁을 즐기는 자는 천하를 얻을 수 없다
제32장 자연을 따르는 무위정치라야 위태롭지 않다
제33장 자신을 알고 자신을 이기는 것이 진짜 지혜, 진짜 강함이다
제34장 득도자는 무욕과 무소유를 실천한다
제35장 도를 닮은 담백한 정치로 천하를 불러들인다
제36장 끝에 도달하면 돌아온다는 물극필반의 지혜를 실천하라
제37장 도를 체득한 후왕은 무위의 정치를 실행한다
제38장 인의의 정치는 화려하지만 실질이 없다
제39장 도를 본받아 겸허하게 실천하라
제40장 도는 만물의 운동과 변화를 추동하는 근거다
제41장 대중은 도에 대해 들으면 비웃는다
제42장 도는 만물 창생의 근거이자 모든 것의 근원이다
제43장 가장 부드러운 것이 가장 강한 것을 이긴다
제44장 만족하지 못하고 그칠 줄 모르면 세상을 얻을 수 없다
제45장 고요하고 맑은 것으로 천하를 다스린다
제46장 만족을 모르고 욕심을 부리면 재앙이 발생한다
제47장 성인은 집안에서도 세상사를 알고 또 모든 것을 이룬다
제48장 무위와 무사로 자신과 세상을 다스려라
제49장 성인은 무심하고 선악의 가치판단을 넘어선다
제50장 생명을 아끼는 사람은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지 않는다
제51장 도는 만물을 낳고 변화시키는 근거이자 규율이다
제52장 빛을 내면으로 돌려 지혜를 회복한다
제53장 세상 사람은 큰길을 버리고 작은길을 걷는다
제54장 군주의 수신은 나라의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제55장 득도의 수련을 통해 생명의 정기를 회복한다
제56장 무위정치는 세상을 하나로 만든다
제57장 무위정치라야 세상을 안정시킬 수 있다
제58장 무위정치는 유연한 중용의 다스림이다
제59장 농사와 절약이 나라를 다스리는 급선무다
제60장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마치 작은 생선 다루듯 한다
제61장 겸손과 상호 신뢰가 대국 소국 관계의 핵심이다
제62장 도는 선악과 시비를 넘어선 궁극적 화해의 길이다
제63장 성인은 어려운 일을 쉽게, 큰일을 섬세하게 처리한다
제64장 성인은 세상 군주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다
제65장 무위정치는 많은 지식이 아니라 순박함을 귀하게 여긴다
제66장 무위정치는 백성과 이익을 다투지 않는 것이다
제67장 백성을 사랑하고 겸손한 것이 통치의 요체다
제68장 부쟁의 덕과 용인의 힘을 발휘하여 전쟁에 임한다
제69장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배한다
제70장 쉬운 말 소박한 행동 안에 보물이 숨어 있다
제71장 자신의 무지를 아는 것이 진정한 앎이다
제72장 위세를 두려워하지 않는 백성을 두려워해야 한다
제73장 천도는 성글지만 아무것도 놓치지 않는다
제74장 법과 권력으로 백성을 협박하면 결국 자신조차 지킬 수 없다
제75장 백성의 생명을 귀하게 여겨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제76장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고 강한 것을 이긴다
제77장 성인의 통치는 부족한 사람을 도우며 균형을 추구한다
제78장 물처럼 유약한 것이 강건한 것을 이긴다
제79장 백성에게 원한을 사지 않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제80장 소국과민의 소박한 삶을 중시하라
제81장 천도를 따르는 성인은 백성과 다투지 않는다
 

저자 소개 

저 : 이용주
 
현재 광주과학기술원(GIST)교수이며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문학·동양학·비교종교학 등을 공부했으며, 전통적인 문文·사史·철哲의 영역뿐만 아니라 ‘과학’ 자체도 인문학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요 저서로 『주희의 문화이데올로기』,『동아시아 근대 사상론』,『죽음의 정치학-유교의 죽음 이해』,『성학집요- 군자의 길 성찰의 힘』,『세계관 전쟁-근대 중국에서 과학신앙과 전통주의 논쟁』 등이 있으며, 역서로『...

책 속으로

노자라는 이름을 가진 사상가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그가 『노자』를 실제로 저술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그의 존재에 대해서 우리가 정확히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노자가 유가를 비롯한 당시 주류 학파의 관점을 매우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노자』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제1장은 당시 세상을 지배하던 주류 사상에 대한 도전장으로 읽을 수 있다. “당신들이 말하는 도와 진리, 그것은 진짜 진리나 도가 아니다!”
--- p.25~26

노자는 인간 사회를 지배하는 기존의 질서 자체가 근거 없는 편견에 불과하며, 그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든 교체 가능한 인위적 질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노자』를 읽는 작업은 우리의 인식에 채워진 족쇄를 걷어내고, 존재의 자연본성(본질)에 뿌리내린 진정한 가치를 찾아나가는 여정에 참여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제1장과 제2장은 앞으로 노자가 펼치게 될 무위의 정치론 및 무위의 수행론으로 나아가는 『노자』 전체의 ‘서론’이라고 볼 수 있다.
--- p.37

『노자』에는 ‘천지도’를 설명하는 구절이 세 번 나온다. 제72장의 ‘천지도天之道, 부쟁이선승不爭而善勝’, 제77장의 ‘천지도天之道, 손유여이보부족損有餘而補不足’, 제81장의 ‘천지도天之道,이이불해利而不害’다. 이런 구절을 종합할 때, 우리는 ‘천지도’가 지나친 것을 덜어내고 부족한 것을 북돋는 ‘균형의 원리’이며, 경쟁하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의 원리’이며, 세상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이익의 원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균형, 자율, 이익의 원리인 ‘천지도’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무한한 운동성을 가진다.
--- p.88

노자가 우리에게 권유하는 바람직한 삶의 태도는 어느 선에서 ‘멈추는’ 것이다. 과도함을 알고 멈추는 것이 노자가 가르치는 지혜[明]의 핵심이다. 스스로 과도함을 알고 멈출 줄 알면 위험하지 않다. 적절한 선을 넘어 마구 달려가면 위태롭다[殆].
--- p.288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많은 지식, 많은 경험이 아니라 메타인지능력이다. 그것이 노자가 말하는 명明, 즉 통찰력이다. 통찰력을 가진 지도자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해도 인간으로서의 공통감각과 암묵적 지식을 근거로 지도자로서 책임을 지는 결정을 할 수 있다. 무식해야 잘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지나친 지식이 오히려 행동, 판단, 결정의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많은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식의 근거를 이해하는 통찰력과 결단력,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해 책임지는 용기다.
--- p.403

‘신비로운 일치’의 정치가 실현되면 이런 당연한 일이 당연하게 실천으로 옮겨진다. 노자의 이런 사상은 사실은 특별히 이상주의적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적어도 현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으로, 우리 헌법 안에서도 천명되어 있기 때문이다. 군주, 지도자, 성인이 공평무사함을 실천할 수 있을 때 천하는 그를, 즉 그 지도자를 귀하게 여길 것이다. 그런 지도자는 제29장, 제48장에 나온 것처럼 ‘취천하取天下’ 할 수 있다. 즉 천하를 얻을 수 있다.
--- p.480

제68장은 대단히 수준 높은 전쟁 철학이다. 노자의 전체적 입장은 분명히 반전反戰이지만, 그렇다고 그를 부전론자不戰論者라고 말할 수는 없다. 노자는 제30장과 제31장 등에서 전쟁을 부정하고 비판하는 입장을 드러낸다. 그러나 동시에 부득이한 방어전을 부정하지 않는다. 한편 노자는 제57장과 제68장 등에서 전쟁에서 모략의 사용을 용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노자』에서 병법 및 전쟁에 대한 논의는 노자 전체의 약 5%에 불과하다. 따라서 『노자』와 동시대에 출현한 것으로 추정되는 『손자병법』과 같은 차원에서 노자를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노자의 전쟁론은 원리론 측면에서는 손자에 못지않게 깊은 사유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병법 및 전쟁에 대한 그의 사유는 현실적인 깊이를 가지고 있다. 노자를 병법서라고 단순화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그의 병법 사상의 심오함을 부정할 수는 없다.
--- p.572~573

성인이 자기의 이익을 포기하고 세상 사람들을 위해 나누어준다고 해서 자신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것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갖지 않으려 하고 쌓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은 그의 소유물이고 그의 영역 안에 머물러 있게 된다. 그런 역설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비움을 통한 얻음’이라는 노자의 원리는 인류 정신사의 핵심 주제라고 말할 수 있다.
--- p.670

출판사 리뷰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우리말 번역,
독단과 과장을 피한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해설로
『노자』를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길잡이가 되다


형식적으로 보면 『노자』는 일종의 격언집으로서, 『논어』의 문답체와 다를 뿐 아니라 『맹자』나 『장자』 등의 논설체와도 전혀 다른 형식을 가지고 있다. 『노자』에는 시대와 장소를 추론할 수 있는 지명, 인명 등의 고유명사가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게다가 난해한 아포리즘적 표현이 난무하는 『노자』는 주석의 도움 없이는 거의 이해할 수 없는 문장으로 가득하다. 이러한 『노자』 자체의 난해함에 더해 그간 국내에 출간된 번역서들은 막연한 추측과 감각에 의존한 자의적인 해석과 갖가지 오류와 왜곡이 더해진 부정확한 해설로 독자들이 『노자』를 읽고 이해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하였다. 이 책은 독자들이 『노자』를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우리말 번역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동양고전이 일반적으로 따르는 원문-번역의 순서가 아닌 번역-원문의 순서로 각 장의 시작에 우리말 번역을 배치했다. 독자들은 번역문으로 『노자』의 내용을 먼저 음미하고, 해당 원문과 한자 독음을 옆 페이지에서 나란히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번역-원문 다음으로 이어지는 해설에서는 『노자』의 모든 구절을 빠짐없이 해석하고 각 장의 전체적 의미와 의의를 설명함으로써 『노자』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노자』는 독특한 형식을 가진 문장이 두서없이 이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상식을 넘어서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해설의 도움 없이는 그 의미와 맥락을 짚어내기 어렵다. 이 책은 노자의 어법에 대한 이해를 근거로 문장의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글자의 의미를 자세히 풀이하며 훈독의 근거를 밝힘으로써 『노자』를 명확하고 충실하게 해설하였으며, 『노자』의 주요 주석서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노자의 관점에서 노자를 해석하였다. 독단과 과장을 피한 이 책의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해설은 평생 고전 해석에 몰두해온 지은이의 학자적 성실함, 중국 지성사에 임하는 진솔한 자세, 해박한 지식, 열린 안목을 여실하게 보여주며, 난해하고 신비로운 책, 『노자』를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노자』를 읽는 다양한 관점과 열린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다

『노자』는 크게 보면 도(道)와 덕(德), 치신(治身)과 치국(治國)이라는 네 개의 주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노자』를 읽는 해석자의 입장에 따라 강조점은 조금씩 달라진다. 왕필은 『노자』의 도론을 특별히 강조했고, 하상공은 철처하게 치신 수양론의 관점에서 『노자』를 해석했으며, 한비자를 잇는 치국 정치론적 『노자』 해석은 당송명 시대에 제왕 정치론에 영향을 주면서 다양한 주석서를 생산했고, 마지막으로 『노자』의 핵심을 덕이라고 보는 입장은 1973년 마왕퇴 백서본의 발견과 함께 힘을 얻었다. 이 책은 『노자』를 읽는 이러한 도법론, 수행론, 정치론의 다양한 관점을 모두 긍정하며 열린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고전은 읽는 사람의 문제의식과 판단에 따라, 읽는 사람이 속한 시대의 요청에 따라 새롭게 읽힐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무한한 가능성에 열려 있다는 것이 고전의 묘미이자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오늘날 다시 중요성을 더해가는 아우토노미아(autonomia, 자율주의)의 시각에서 노자의 무위정치론을 흥미로운 대안으로 삼을 수도 있고, 가부장적 문화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노자』를 읽는 것도 가능하다. 나아가 현대문명이 초래한 파멸의 위기 앞에서 문명의 근본적인 방향 수정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노자』를 생태주의 고전으로 재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말로만 떠들어대는 정치인의 위선에 실망한 시민이라면 『노자』를 통해 민본과 애민의 절규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정신의 자유와 인격의 독립에 목마른 사람이라면 『노자』를 통해 자기실현의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의 사상적, 문화적 상황 속에서 지구인의 고전으로서 『노자』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려는 철학자, 작가, 예술가, 시민운동가, 그리고 우리 모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 사상의 보물섬, 『노자』의 지혜를 통해
현대인의 왜곡된 사유와 병든 삶을 치유하는 통찰의 힘을 발견하다


『노자』는 분명히 오래된 과거의 책이다. 하지만 현대인이 『노자』의 사상을 읽어야 하는 의미와 가치는 전혀 빛이 바래지 않았다. 『노자』는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산업사회의 말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하는 강력한 해방과 치유의 힘을 가진다는 점에서 대단히 오래된, 그러나 대단히 현실적인 사유의 힘을 발휘한다. 적어도 당신이 현대문명에 대해 커다란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아가 과잉 소비사회의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는 사람이라면 『노자』의 소박하지만 강력한 메시지에 귀가 쫑긋해질 것이다. 『노자』를 읽고 숙고하는 당신이라면 『노자』의 지혜를 통해 현대인의 왜곡된 사유와 병든 삶을 치유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