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문화예술 입문 (독서>책소개)/1.건축세계

건축학교에서 배운 101가지 (2008)

동방박사님 2024. 8. 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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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건축가 매튜 프레더릭이 건축과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고 고민한 일에 대한 해결책을 풀어놓았다. 첫 번째 항목으로 내놓은 “선은 이렇게 그린다”라는 설계의 가장 기초부터 “건축가는 대기만성형이다”라는 마지막 101번째 항목까지 건축학도들이 알아야 할 것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간단명료한 문장과 그림으로 설명하였다. 책 속에는 색채 이론, 방위에 따른 상징, 설계할 때 주의할 점, 건축물을 찾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요령,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게 하는 프리젠테이션 법, 남들보다 눈에 띄는 도면 작성법 등이 담겨있다. 눈에 띄는 그래픽 자료를 만들기 위한 레터링 방법, 스케치하는 법, 색의 의미와 사용 방법에 대한 설명은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저 : 매튜 프레더릭 (Matthew Frederick)
건축가, 도시 디자이너, 디자인 강사, 글쓰기 강사, ‘101가지101 Things I Learned 시리즈’의 창시자다. 현재 뉴욕 허드슨밸리에 살고 있다.

역 : 장택수

한동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하나님의 사탄』, 『긍휼』(이상 디모데)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 리뷰

청운의 꿈을 안고 진학한 건축학과!
드라마 속 갖출 것 다 갖춘 멋진 캐릭터, 시선을 끄는 어깨에 둘러멘 도면 통, 곧 집이 될 멋진 스케치, 누군가 생활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환상적인 직업인 건축가!

청운의 꿈을 안고 건축과에 입학해 첫 설계수업을 받고는 이내 당황하고 만다. 수업시간 내내 선 긋기만 한다. 선 긋는 것이 뭐 그리 어렵다고 과제까지 내준다. 제출한 과제는 이내 퇴짜다. 왜 그런지 설명도 해주지 않는다. 두 번째 수업에서는 부지를 선정하고 분석하란다. 어떤 부지를 선정해야 하는지, 분석은 어떻게 하는지 설명도 없이 또 과제를 내준다. 간혹 설명해주는 교수님이 있긴 하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분명 알고 있는 말이고 들어 본 단어인데 내가 알고 있는 의미가 아닌 것 같다.
이해되지 않아 질문을 하면 답변은 더 어렵다. 어쩌다 이해 가는 부분이 있어 그것을 바탕으로 설계를 시작하면 이내 다시 미궁이다. 여차저차 어렵게 밤샘 작업해 과제를 제출하고 프리젠테이션을 하면 쏟아지는 교수님의 질문들, “자네의 설계 개념은 무엇인가? 그 공간이 자네의 설계 개념에 맞는다고 생각하나? 자네가 선택한 부지가 자네 프로젝트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어느 잡지에서 보고 그려왔나? 도면 이름은 어디에 있나? 왜 그런 타이포를 썼나?……”

학교에서 힘들게 공부했다고 직장에 들어가서 바로 실무에 투입되지도 못한다. 온갖 잡무에, 하루를 멀다하고 해야 하는 밤샘에 철야까지. 언제나 꿈에 그리던 멋진 건축가가 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선은 이렇게 그린다”부터 “건축가는 대기만성형이다”까지
건축과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고 고민한 일일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왔다. 첫 번째 항목으로 내놓은 “선은 이렇게 그린다”라는 설계의 가장 기초부터 “건축가는 대기만성형이다”라는 마지막 101번째 항목까지 건축학도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간단명료한 문장과 센스 있는 그림으로 설명한다.

101항목에 특별한 순서는 없다. 그저 설계할 때, 수업 듣다가 답답하면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면 된다. 색채 이론, 방위에 따른 상징, 설계할 때 주의할 점, 건축물을 찾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요령,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게 하는 프리젠테이션 법, 남들보다 눈에 띄는 도면 작성법 등등.

언제 어디서든지 아무 페이지나 펼쳐 보아라!
자신이 프리젠테이션만 하면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생각된다면 57번째 항목, “설계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발표하려면 일반적인 내용으로 시작하여 구체적인 내용으로 진행한다”와 67번째 항목, “그래픽 자료를 이용해 발표를 잘 하려면 3m 법칙을 준수하라”를 펼쳐보면 된다. 그럼 자신의 오류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보다 눈에 띄는 스케치를 하고 싶다면, 36번째 항목을 보면 된다. “명암과 그림자를 넣은 스케치가 선으로만 그린 스케치보다 다양한 감정을 전달한다.” 또한 어떤 좋은 생각이 떠올라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적용시키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을 때는 “좋은 건축가는 괜찮은 아이디어라도 미련 없이 버릴 수 있다”는 28번째 항목을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건축가들의 모호한 말들을 배우지 말라는 충고도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할머니가 이해하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면 여러분은 그 주제를 잘 모르는 것이다.” 이 항목에 동의하지 않는 건축가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항목은 사람들이 왜 건축가와 얘기하는 것을 꺼리는지, 건축을 왜 어렵게 생각하는지 정확하게 짚어주는 말이다.

이런 구체적인 항목 이외에도 근대건축의 거장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좋아 그의 설계 지침을 배우고 싶다면 “간결한 것이 더 풍요로운 것이다”라는 주장을 담은 61번째 항목을 보고, 이와 반대라면 62번째 항목인 “간결할수록 지루해질 뿐이다”라는 로버트 벤투리의 주장을 볼 수 있다.

좋은 건물은 그렇게 만들어진 이유가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을 가본 사람이라면 미술관 입구가 엄청 멀리 있다는 것을 안다. 정류장에서 미술관까지 최단거리의 길을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건축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10번째 항목, “건축 공간의 경험은 그곳에 어떻게 도착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와 11번째 항목,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공간 환경을 지나는 경로를 풍요롭게 하려면 ‘거절과 보상’을 이용하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53번째 항목인 “좋은 건물은 보는 거리에 따라 드러내는 모습이 다양하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속에 얌전히 앉아 있는 미술관의 전체 모습이다. 미술관을 바라보며 어느 정도 걷다 보면 축대만 보일뿐 건물은 보이지 않게 된다. 잠시 후 정류장에서 봤을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규모의 커다란 미술관이 보이지만 우리의 눈은 이미 호수나 다리, 주변 조각들로 가 있다. 이들을 만끽한 후 미술관으로 들어가기 위해 입구에 섰을 때 비로소 자신이 새로운 공간 경험을 했음을 알게 되고 청계산의 아기자기한 조그마한 능선들을 눈 속에 가득 담고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많이 걸었다는 피로감은 잊은 채 만족하며 미술관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건축가의 의도이다. 건축가는 우리에게 ‘거절과 보상’을 이용해 아주 즐거운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좋은 건물은 이처럼 다양한 공간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형태, 입구의 방향, 땅위에 서있는 모양까지 모두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이유들을 하나의 문장으로 잘 설명한다. 책을 보고 나면 건축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거리를 지나다니며 각 건물들이 왜 저런 모양으로 그렇게 서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건축가가 되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눈에 띄는 그래픽 자료를 만들기 위한 레터링 방법, 스케치하는 법, 색의 의미와 사용 방법에 대한 설명은 생활 속에서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처럼 평범한 한 건축가의 조언
저자 매튜 프레더릭은 대가나 거장이 아닌 그저 평범한 미국의 한 건축가이다.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대학에서 강의한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자신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웬만한 건축가라면 대학에서 설계 수업 한번쯤은 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울 것도 없다.

이 책에서 얘기해주는 101가지의 항목들이 상당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고민을 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일 널리 이름을 알린 건축가의 말이라면 다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우리가 따라 할 수 없는 항목들, 저자 자신의 유명세를 내세우는 항목들이 많이 있을테니 말이다. 거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유명한 건축가를 꿈꾸는 평범한 학생들에게 하는 평범한 한 건축가의 조언은 저자 자신도 똑같은 오류를 경험했기 때문에 더욱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