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대한민국 현대사 (독서>책소개)/1.해방전후.미군정

해방 한국 1945~1950 (2024)

동방박사님 2024. 8. 1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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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해방 다음 날인 1945년 8월 16일, 카메라맨 유장산은 서울역과 시청에서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카메라맨 이용민은 서대문형무소를 촬영했고, 김학성은 평양으로 향했습니다. 이들이 촬영한 그날 영상은 해방의 뜨거운 열기와 형무소의 차가운 벽, 독립 직후 평양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반도와 우리의 모습을 기록한 뉴스영화인 [해방뉴스], [시보], [전진조선보], [전진대한보]는 이렇게 탄생했다. KBS 현대사 영상 프로젝트팀이 꾸준히 발굴, 수집해 온 방대한 영상 자료 중 322개의 에피소드를 이 책에서 소개한다. 해방 당시의 환희와 혼돈, 남북한 분단에 따른 경제 생활상, 정치와 국방 상황의 격변과 당시 사회 곳곳의 일상까지, 움직이는 사람들과 카메라맨의 시선으로 더 생동감 있게 만날 수 있다.

목차

머리말
이 책에 실린 근현대사 영상 자료
이 책에 실린 뉴스영화
이 책에 실린 기록영화
이 책에 실린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수집 영상

1945
1946
1947
1948
1949
1950

맺음말
영상물의 원소장처
참고 자료(기록물)
 

저자 소개

편 : 김형석
KBS 현대사 영상 프로젝트팀 PD로, KBS [다큐 인사이트-현대사 아카이브]를 제작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김씨네 이야기](2020년 9월), [오월의 기록](2021년 5월), [태평양전쟁의 한국인들](2021년 9월), [우리의 얼굴](2022년 8월), [우리의 기억](2023년 2월), [발굴, 우리의 기록](2023년 7월), [선교사들 조선을 기록하다](2024년 4월), [광복절 기획-세계 ...
 
편 : 이상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방송 영상과 언론 정보, 정치 외교를 전공하고, 셰필드 대학교(University of Sheffield)에서 글로벌 저널리즘(Global Journalism)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본인의 세상을 넓혀 가고 있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이 좋아 콘텐츠를 제작하고, 한국 밖 생활을 경험하고 싶어 여러 나라를 길게 여행하며 다양한 주제를 공부 중이다. 더 많은 사람이 새로...

책 속으로

KBS 현대사 영상 프로젝트팀은 2020년부터 한국 근현대사를 담은 영상 자료를 수집, 아카이빙 하고 있습니다. 우리 타깃은 영상 산업이 처음 시작되었던 1896년부터 1950년대 말까지 제작된 영상 중 한국이나 한국인이 촬영된 것이었습니다. 1960년대부터는 국내 방송국이 설립되고, 많은 기록영화와 뉴스 등이 상영되고 방송됐습니다.

따라서 주요 수집 기간을 영상 촬영 카메라의 사용이 흔하지 않았던 1945년 8월 16일, 카메라맨 유장산은 서울역과 시청 등지에서 해방의 뜨거웠던 열기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카메라맨 이용민은 서대문형무소를 촬영했고, 김학성은 평양으로 향했습니다. 역사적인 사건을 다시 살피는 자료로서 문서는 객관적인 사실을 제공합니다. 사진도 상황 파악에 효과적인 자료이지만, ‘그날’을 촬영한 영상에서는 해방의 뜨거운 열기와 형무소의 차가운 벽, 독립 직후 평양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사람들, 카메라맨의 시선으로 사진이나 문서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상황과 맥락 또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촬영한 내용은 ‘해방뉴스’라는 제목으로 1945년 10월 21일 서울 경성극장에서 상영됩니다. 대구에서는 각 기관 대표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945년 11월 3일 만경관에서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1945년 11월 3일 밤 8시에는 서울 서대문의 김구 주석 숙사에서 임시정부 요인의 환국을 환영 축하하고, 8월 15일 이후 조선의 실정을 알리고자 [해방뉴스] 상연회가 열렸습니다.
---「우리는 영상을 찾아왔습니다」중에서

1945년 8월 14일 연합군 비행기가 일본군의 패배를 조선 사람들에게 알렸는데, 이를 계기로 억눌려 있었던 조선 민중들은 궐기했습니다. 경성에서는 민중대회가 열렸고 해방운동 지도자 여운형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에게도 해방과 자유가 약속되었다. 또다시 굴욕의 삶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굳게 뭉쳐 3천만 동포 누구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국가를 수립합시다.” 사람들은 36년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945년 8월 해방(해방조선을 가다)」중에서

새조선 건설에 우리는 우리의 산업경제를 어느 방향으로 발달시킬 것인가. 그러자면 우리의 산물이 무엇인가를 재인식해야 될 때, 이번 특산품 전람회는 비록 38 이북 것은 망라하지 못했다고 해도 다대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같은 특산품이 세계 시장에 진출되도록 힘써 외화를 얻어 들여 융성하게 하고 우리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할 광명의 길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1946년 6월 16일 제1회 특산품 전람회(해방뉴스 특보)」중에서

인민의 사부 고 몽양 선생을 영결하는 인민장의는 8월 3일 자못 엄숙하게 집행되었다. 철갑으로 된 선생의 영구는 향그런 꽃으로 장식되어 경건하고도 엄숙한 발인식이 있은 후 108명 장정들이 받치는 대오로 영결식장인 서울운동장으로 모셨다.

‘사랑하는 인민들이여’ 하고 부르는 듯한 선생의 존영. 영구 앞에는 애도에 젖은 수십만 인민과 더불어 미소 양국 조빈들이 임석한 가운데 장중하고도 엄숙한 영결식은 개식되었다. 남북민전을 비롯한 각 정당 단체들로부터의 봉도문과 하지 장군, 스티코프 장군을 비롯한 외국 인사들의 조문이 눈물 속에 낭독되었다.
---「1947년 8월 3일 몽양 여운형 장례식(해방뉴스 기록영화)」중에서

오랜 세월을 두고 끊임없이 동경하고 갈망하고 노력을 거듭해 온 우리의 희망의 날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독립의 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군중이 중앙청 앞에 모여서 오늘의 성전을 환희로 맞이했습니다. 오랫동안의 굴욕에서 벗어나고 자유롭고 기쁜 순간을 맞이하는 이 광경은 보는 사람의 폐부를 찔렀습니다. 감격의 눈물이 넘치는 우리 한국의 역사가 새로이 이 땅에 이룩하여 지는 날, 우리가 저 악착한 일본의 정치로부터 해방이 되어 자유로워진 지 3년,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온 세계의 자유로운 국가 반열에 들어가는 첫 발길(……)을 정부 수립 선포의 오늘이 우리의 해방기념일인 것이 더욱 의의 깊은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독립의 날(전진보)」중에서

오로지 조국 광복을 위해 싸워 오신 백범 김구 선생은 4282년 6월 26일 남북화평통일의 비원을 가슴 깊이 지니신 채 외롭고 어두운 저승의 길로 영영 가시고야 말았다.

김구 선생 피습 서거라는 신문특보가 거리거리 나붙자 (……) 모두들 생업에서 한길로 툇마루에서 거리로 저도 모르게( ……)

평생을 오로지 나라만을 위하고 오로지 겨레만을 사랑하시고 그리고 조국의 화평통일과 자주독립만을 바라시던 선생의 (……) 경교장으로 경교장으로 구름같이 모여들었다.
---「1949년 6월 26일 백범 서거(고 백범 김구 주석 국민장의식)」중에서

KBS 현대사 아카이브팀이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발굴, 수집해 온 영상은 약 1,400개(11,000분 분량). 우리는 이 기록이 자료실 선반, 학자의 연구실에만 묻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모두가 더 생생하게 보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에 KBS 현대사 아카이브팀은 2023년부터 ‘모두가 공유하는 역사’를 목표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과 협업해 온라인 기록영상 아카이브 플랫폼인 [움직이는 현대사: 선명한 역사(archives.kbs.co.kr / archive.much.go.kr)]를 구축, 영상을 일부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용자에게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영상을 해제하고 정보를 정리하는 작업에 시간을 많이 쏟고 있어 영상이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지만, 언젠가 전량 공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상을 찾고 있습니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해방 정국의 한국 현대사를 담은 영상들

1945년 8월 15일, 해방 직후의 환희와 혼돈에 휩싸인 사회와 정치, 경제, 문화, 국방 상황의 격변을 겪는 우리네 모습을 담은 다양한 영상이 존재한다. 국내외 언론인, 영화인, 세계 각국 국가기관 등에서 제작한 이 영상들은 ‘자연스럽고 풍부한 한국 현대사’를 그대로 담고 있어 사료적 가치가 있음과 동시에 역사 속 한 페이지로 자연스럽게 우리를 안내한다. KBS 현대사 영상 프로젝트팀이 2020년부터 지속하여 발굴, 수집해 온 영상들은 약 1,400개, 11,000분 분량에 달한다.

해방뉴스 … 해방 후 조선 영화인이 직접 제작한 기록영화. 편집에 따라 국내판, 일본판, 영미판, 해방조선을 가다, 서울영화주식회사 기록영화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시보 … 미군정청 공보부에서 1947년 말까지 자체적으로 제작한 뉴스영화.

전진보 … 미군정청 공보부에서 1948년 1월 19일부터 격주로 제작한 전진조선보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 공보처가 제작한 전진대한보가 있다.

이 외에도 텔레뉴스, 유니버설 뉴스, 기록영화 [고 백범 김구 선생 국민장의식], [건국투쟁사], [남북연석회의], 소련 기록영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보관 뉴스영화와 미군 영상 등에 다양한 한국 현대사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한반도와 우리 모습을 기록한 이 방대한 기록들을 분류해 정리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가까운 과거 시기 우리 경험을 담고 있는 영상에 정확한 정보가 더해진다면, 우리가 어떻게 한 시대를 살아왔는지, 우리가 누구인지를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1945년부터 1950년까지, 우리에게는 매일 어떤 일이 있었을까

《해방 한국 1945~1950》에서는 1945년 8월부터 1950년 10월까지의 영상을 소개한다. 책에 실린 자료는 총 322개 에피소드에 달하는데, 저자들은 특정한 기준에 따라 수록할 사건을 고르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영상을 지면에 담고자 했다.

이에 광복 직후부터 거의 매일의 날짜를 살피고, 수집한 많은 양의 영상을 하나하나 꼼꼼히 보고, 잘 들리지 않는 오디오를 들으며 영상의 내레이션에 집중했다. 생산자와 생산 일자, 영상 정보를 정리하면서, 지명과 인명 등의 고유명사를 최대한 확인하고, 당시 발간된 신문 기사를 참조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치적, 사회적,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과 일상적이고 재미있는 모습까지 두루 수록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모든 에피소드는 일자별로 수록돼 있다. 하나의 사건과 연계성 있는 자료를 최대한 접할 수 있도록 정리했고, 이에 더해 관련 기사를 통해 지면에 담지 못한 영상의 맥락까지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영상에 담긴 원문을 최대한 그대로 수록했다는 점이다. 영상에는 지금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현재의 맞춤법과 다른 부분이 종종 존재하는데, 시대성을 살리기 위해 될 수 있는 한 그대로 사용했다. 오디오가 없는 영상은 이미지와 간단한 설명, 관련 기사를 첨부하여 이해를 돕는다.

이 책으로 만나는 스틸 이미지들은 2024년 8월 광복절에 방영된 KBS [다큐 인사이트-현대사 아카이브 ‘광복절 기획-세계 그리고 해방 한국’](2024년 8월)에서 생생하게 움직이는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생동감 넘치는 영상과 함께 관련한 자료들을 모아놓은 이 책을 보는 것은, 우리에게 광복절의 의미와 해방 당시 분위기 그리고 한국전쟁 전까지 치열하게 변화를 거듭하는 당시 대한민국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