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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길고 지독한 침체가 온다,
어떻게 미래의 위기에 대비할 것인가"
·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신작
· SERI CEO 선정 ‘CEO가 휴가 때 읽어야 할 책’
· 김영익, 오건영 추천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케네스 로고프, 애덤 그랜트 등 추천
2008년 금융 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잘 알려진 경제학자이자 가장 논쟁적인 예측가,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가 돌아왔다. 전작 『위기 경제학』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에는 『초거대 위협』(MegaThreats)이라는 제목대로 오늘날 전 세계에 드리운 ‘거대한 위협’ 10가지를 해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한마디로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10가지 위기와 그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가 꼽는 10가지 위험 요소는 다음과 같다. 부채 증가,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과 과도한 양적 완화가 불러온 결과, 스태그플레이션, 통화 붕괴, 탈세계화, 미중 갈등, 고령화와 연금 부담, 불평등 심화와 포퓰리즘의 득세, AI의 위협, 기후 위기. 개별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는데, 현재는 물론 짧게는 앞으로 20년간 큰 파장을 불러올 각각의 사안은 상호 영향을 끼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루비니 교수가, 지금이 1930년대 대공황과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당시보다 형편이 좋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학계뿐만 아니라 IMF, 미 재무부 등 다양한 기관에서 근무하며 40여 년 동안 거시경제와 세계경제를 연구해온 그는 1부와 2부에서 현상 진단과 원인 분석을 진행한다. 10개의 장에서 앞서 언급한 ‘초거대 위협’을 하나하나 들여다본다. 3부에서는 미래를 전망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이 책의 장점은 폭넓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 놀라울 정도로 꼼꼼하다는 점 그리고 읽기 쉽다는 점이다. 거시경제는 물론 국제관계 전문가인 저자는 세계 경제의 흐름과 금융 체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국제 관계의 변화, 인구 변동, 기술의 발전까지 다양한 사안을 접근한다. 방대한 기록과 사실관계 검토를 통해 분석과 전망을 내놓는데, 수리 모델에 기초하고 있지 않아서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물가와 금리, 내수와 무역, 주식과 부동산 등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거장의 통찰이 곳곳에 담긴 이 책이 현재 직면한 위기를 바라보는 하나의 기준점이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거대 스태그플레이션과 부채 위기
1장 눈먼 시장이 불러들인 부채 위기
벼랑 끝에 몰린 낙관주의자들 │ 반복되는 위기의 역사 │ 부채 팬데믹은 이미 시작되었다
2장 민간 및 공공 부문 정책의 실패
잘못된 정책이 낳은 세 가지 불일치 │ 부채 위기를 완전히 벗어날 방법은 없다 │ 부채의 빙산 아래 숨은 비용들
3장 인구통계학적 시한폭탄
세계의 고령화 그리고 바닥난 연금 │ 고령화 시대의 딜레마 │ 이민자 앞에 닫힌 문
4장 저금리의 함정 그리고 호황과 불황의 주기
호황과 불황의 주기는 게임이 아니다 │ 야성적 충동을 조장하는 느슨한 통화 정책 │ 금융 붕괴는 경제적 ‘실패’가 아닌 ‘인재’다 │ 좋은 디플레이션, 나쁜 디플레이션, 끔찍한 디플레이션 │ 쉬운 돈과 느슨한 정책의 함정에 빠진 중앙은행들
5장 거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도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악몽 │ 눈앞에 다가온 스태그플레이션의 징조들 │ 세계를 불황에 빠트릴 11가지 충격
2부 금융, 무역, 지정학, 첨단기술, 환경의 위기
6장 통화 붕괴와 금융 불안
달러의 무기화, 중국의 탈동조화 │ 암호화폐 그리고 탈중앙화 금융에 대한 그릇된 맹신 │ ‘가격’을 아는 것과 ‘가치’를 아는 것은 다르다
7장 세계화의 종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탈세계화의 역효과 │ 세계 경제의 파이를 키운 자유무역 │ 사라지는 일자리에 분노하는 사람들 │ 글로벌 무역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8장 AI와 사라진 일자리
AI의 위협 │ 기술적 실업의 시대가 도래하다 │ 머신 러닝의 진화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위기 │ 초지능이 지배하는 미래와 노동의 종말
9장 지정학적 갈등과 새로운 냉전의 시작
21세기 신냉전을 불러온 미국의 오판 │ 개방과 성장에 가려진 중국의 야심 │ 두 번째 냉전에는 승자도, 결말도 없다 │ 국제 질서의 파편화가 부른 무력 충돌의 위협
10장 거주 불가능한 지구
누가 기후 재앙의 스누즈 버튼을 눌렀는가 │ 어마어마한 비용 그리고 방치된 약속 │ 기후 변화의 특이점에 도달한 지구
3부 재앙을 피할 수 있을까
11장 눈앞에 다가온 시나리오
초거대 위협 이후 펼쳐질 디스토피아 │ 미래가 암울한 이유 │ 우리가 할 수 있는 재정적 조치들
12장 ‘유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는 가능할까
성장과 기술 혁신이 뒷받침하는 ‘덜’ 암울한 미래
1부 거대 스태그플레이션과 부채 위기
1장 눈먼 시장이 불러들인 부채 위기
벼랑 끝에 몰린 낙관주의자들 │ 반복되는 위기의 역사 │ 부채 팬데믹은 이미 시작되었다
2장 민간 및 공공 부문 정책의 실패
잘못된 정책이 낳은 세 가지 불일치 │ 부채 위기를 완전히 벗어날 방법은 없다 │ 부채의 빙산 아래 숨은 비용들
3장 인구통계학적 시한폭탄
세계의 고령화 그리고 바닥난 연금 │ 고령화 시대의 딜레마 │ 이민자 앞에 닫힌 문
4장 저금리의 함정 그리고 호황과 불황의 주기
호황과 불황의 주기는 게임이 아니다 │ 야성적 충동을 조장하는 느슨한 통화 정책 │ 금융 붕괴는 경제적 ‘실패’가 아닌 ‘인재’다 │ 좋은 디플레이션, 나쁜 디플레이션, 끔찍한 디플레이션 │ 쉬운 돈과 느슨한 정책의 함정에 빠진 중앙은행들
5장 거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도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악몽 │ 눈앞에 다가온 스태그플레이션의 징조들 │ 세계를 불황에 빠트릴 11가지 충격
2부 금융, 무역, 지정학, 첨단기술, 환경의 위기
6장 통화 붕괴와 금융 불안
달러의 무기화, 중국의 탈동조화 │ 암호화폐 그리고 탈중앙화 금융에 대한 그릇된 맹신 │ ‘가격’을 아는 것과 ‘가치’를 아는 것은 다르다
7장 세계화의 종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탈세계화의 역효과 │ 세계 경제의 파이를 키운 자유무역 │ 사라지는 일자리에 분노하는 사람들 │ 글로벌 무역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8장 AI와 사라진 일자리
AI의 위협 │ 기술적 실업의 시대가 도래하다 │ 머신 러닝의 진화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위기 │ 초지능이 지배하는 미래와 노동의 종말
9장 지정학적 갈등과 새로운 냉전의 시작
21세기 신냉전을 불러온 미국의 오판 │ 개방과 성장에 가려진 중국의 야심 │ 두 번째 냉전에는 승자도, 결말도 없다 │ 국제 질서의 파편화가 부른 무력 충돌의 위협
10장 거주 불가능한 지구
누가 기후 재앙의 스누즈 버튼을 눌렀는가 │ 어마어마한 비용 그리고 방치된 약속 │ 기후 변화의 특이점에 도달한 지구
3부 재앙을 피할 수 있을까
11장 눈앞에 다가온 시나리오
초거대 위협 이후 펼쳐질 디스토피아 │ 미래가 암울한 이유 │ 우리가 할 수 있는 재정적 조치들
12장 ‘유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는 가능할까
성장과 기술 혁신이 뒷받침하는 ‘덜’ 암울한 미래
책 속으로
이 책은 우리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는 10가지 초거대 위협을 탐구한다. 이런 초거대 위협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보면 이것들이 어떻게 서로 겹치고 서로 강화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부채 축적과 부채의 덫,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정책과 금융 위기, 인공지능(AI)과 업무 자동화, 탈세계화, 강대국 간의 지정학적 충돌,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통화 붕괴, 소득 불평등과 포퓰리즘, 세계적 유행병과 기후 변화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 각각의 문제들은 또한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해가 된다. 하나의 위협은 그저 골칫거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발생하는 10개의 초거대 위협은 그보다 훨씬, 훨씬 심각한 문제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실제로 2022년 봄, 그 어느 때보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의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와 동료 두 사람은 세계 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시험”에 들기 직전에 있으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의 합류 지점’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금융 민주화는 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신용 비용을 낮추지만 동시에 당연히 거쳐야 할 엄격하고 철저한 검토 행위를 생략한다. 2000년대 초반에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저렴한 부채로 집을 사기 위해 부동산에 몰려들었다. 차후 이와 관련해 600쪽에 이르는 〈금융 위기 조사 보고서(Financial Crisis Inquiry Report)〉와 그 외 수많은 보고서가 쏟아졌을 정도다. 그리고 지금은 낮은 금리와 비디오게임을 닮은 주식거래 앱 덕분에 초보 투자자도 새로운 변명거리와 대출 수단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앱들은 기업 가치와는 전혀 상관없는 주식과 내재 가치가 없는 암호화폐를 홍보한다.
---「1장 눈먼 시장이 불러들인 부채 위기」중에서
과도한 자본 차입은 2022년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은 ‘고수익’ 채권이 안전 채권보다 더 많이 지불하던 가산금리를 급격히 올렸고, 따라서 ‘비우량’ 채권에 의존하던 레버리지 회사들의 차입 비용을 크게 늘렸다. 그러자 채무불이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장 민간 및 공공 부문 정책의 실패」중에서
지속적이고 강력한 경제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해 전 세계에서 부채 거품이 터질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다음에 다가올 충격은 우리를 그 위에서 완전히 밀어버릴 것이다.
---「2장 민간 및 공공 부문 정책의 실패」중에서
도시 곳곳에 무료 급식 줄이 길게 늘어섰던 시절이었지만 경제는 오히려 더 건전했다. 왜 그랬을까? 세계 경제가 흔들리기는 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쉽게 간과되는 사실이지만 당시 폭락한 증시와 배고픈 사람들에겐 두 가지 중요한 이점이 있었다. 즉 그 시절의 선진 국가들은 부채가 적었고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았다. 미국은 돈을 빌리고 이를 증가하는 과세 수입으로 상환할 수 있었다. 사회보장제도(1965년에 통과)는 퇴직 노동자가 연금과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주었다. 노동력이 계속 증가하는 한 퇴직 노동자의 수가 증가하더라도 해당 프로그램의 기금도 함께 증가했다.
---「3장 인구통계학적 시한폭탄」중에서
우리는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후퇴하고 있다. 1960년대 미국에는 은퇴 및 장애인 노동자 1인당 5명의 현역 노동자가 있었다. 미 사회보장국(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이 비율은 2009년에 3 대 1 이하로 떨어졌고 2030년에는 2 대 1까지 하락할 것이다.
---「3장 인구통계학적 시한폭탄」중에서
물론 실제 인플레이션은 끊임없이 변동한다. 그러나 이 원리는 일관적이다. 탄탄한 실질소득 증가와 인플레이션이 수반된다면, 부채가 명목소득 증가율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지만 않으면 소득 대비 부채 부담은 줄어든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급증하는 부채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부채를 빠르게 덜어낼 수 있지만 새로운 차입자와 상환을 연기하는 차입자는 지속 불가능한 금리를 지불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4장 저금리의 함정 그리고 호황과 불황의 주기」중에서
실제로 2019년 1월이 되자 연준은 다시 방향을 수정했다. 제롬 파월(Jerome Pawell)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몇 달이 지나자 시장은 회복의 기운을 잃기 시작했다. RP라고도 부르는 환매조건부채권(Repurchase Agreements) 같은 이색 금융상품들이 자본 시장에서 차단되었다. 연준은 통상적인 방식으로 경기침체에 대비했다. 금리를 2퍼센트 밑으로 낮추고 양적 완화를 재개한 것이다. 코로나 위기가 모든 것을 바꾸기 약 1년 전부터 연준은 약간의 긴축 정책도 버티지 못했다. 그들은 부채의 함정에 빠졌다.
---「4장 저금리의 함정 그리고 호황과 불황의 주기」중에서
미국과 다른 선진경제국들이 1970년대에 경험한 스태그플레이션의 본질적 원인은 무엇일까? 간단히 대답하자면 바로 석유파동과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억제책을 풀어준 잘못된 정책의 결합이었다.
---「5장 거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도래」중에서
나를 반대주의자라고 불러도 좋다. 하지만 저명한 전문가들이 “그렇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는 걸 들으니 더더욱 걱정스러울 뿐이다. 누구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왜 눈앞에 닥친 문제에서 부정적인 면을 무시하려 하는지 궁금하다. 2020~2021년에 우리는 이미 현금과 신용이 넘쳐나는 금융 및 경제 시스템에 막대한 양의 돈과 재정 부양책을 쏟아붓고 있었다. 자산 가격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는데 막상 가장 많은 것을 잃을 투자자들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내가 앞으로 다가올 재앙을 본다면 그들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돈을 본다.
---「5장 거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도래」중에서
그런 다음 팬데믹이 찾아왔다. 2020~2021년 2년 동안 연준은 최저금리, 양적 완화 그리고 새롭게 발명한 신용 완화 및 대출 도구를 통해 금융기관과 미국의 중산층을 보호하기 위해 대차대조표를 기존의 4조 3,100억 달러에서 4조 달러 이상 증가한 8조 6,600억 달러로 확대했다. 위험 감수 성향은 한층 늘었다. 2021년에 연준은 재무부 증권 한 부문만으로 ‘매월 800억 달러’를 빨아들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하루 약 150억 달러’에 이르는 유동성을 창출했다.
---「6장 통화 붕괴와 금융 불안」중에서
무역 규제는 주로 상품 이동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주와 자본의 이동도 함께 둔화되었다. 일부 논평가들은 무역 전쟁이 대공황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그렇게까지 말하지는 않겠다. 제조업 생산량은 20퍼센트 감소했고 국가 간 무역은 60퍼센트 감소했다. 그러나 대공황 때는 적절한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을 시행하지 못하고 수천 개의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등 다른 원인이 있었다. 따라서 무역 규제가 유일한 원인은 아니었지만 대공황을 필요 이상 길고 심각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다
---「7장 세계화의 종말」중에서
데이터를 자세히 검토해보면 중국과 인도 또는 베트남 노동자들이 선진국의 대부분 일자리를 훔쳐 갔다는 주장이 모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널리 퍼져 있는 이런 믿음과 달리 실제로 사라진 일자리 대부분은 세계화가 아닌 첨단기술의 희생양이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 MGI)는 무역이 제조업 일자리 대부분의 손실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신화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7장 세계화의 종말」중에서
일리 있는 말이다. 다만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하는 것과 육체적 능력을 대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제조업의 쇠퇴와 서비스업의 부상으로 생겨난 좋은 일자리들은 힘이 아니라 두뇌를 필요로 했다. 누구나 지식노동자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지식에 대한 독점권을 잃었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꿈꾸고 원하는 일들을 인간의 두뇌가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르고 유능하게 처리할 수 있다. 물론 인간을 위한 일자리도 분명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그 직업을 원할까?
---「8장 AI와 사라진 일자리」중에서
MIT의 대런 애스모글루(Daron Acemoglu)와 보스턴대학교의 파스쿠알 레스트레포(Pascual Restrepo)는 로봇공학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도입됨으로써 발생한 영향을 연구했다. 그들은 노동자 1,000명당 로봇이 한 대 추가될 때마다 고용은 0.2퍼센트, 임금은 0.5퍼센트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별로 큰 수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추세가 계속 지속된다고 생각해보라. 일자리와 소득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해야 한다. 그런데 만일 자동화가 그런 흐름을 역전시킨다면 우리는 어떻게 전진할 수 있겠는가?
---「8장 AI와 사라진 일자리」중에서
사람들이 적게 벌수록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다. 기술 혁신은 자본집약적이고 고숙련 기술에 편향되어 있으며 노동절약적이다. 당신이 기계를 소유하고 있거나 인적자원 분포의 상위 5퍼센트에 속한다면 AI는 당신을 더욱 부유하고 생산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저숙련 노동자나 중숙련 블루칼라 또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라면 AI는 당신의 임금을 낮추고 당신의 직업을 쓸모없는 것으로 전락시킬 것이다. 이런 추세는 사회적 안정이 사람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보편적 기회의 존재에 의존하는 선진경제에서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8장 AI와 사라진 일자리」중에서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 미중 간 새로운 냉전이 세계 경제와 지정학적 현실을 재편해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이 새로운 규칙을 세울 수도 있다. 이 냉전에서 두 국가는 상대와 맞서기 위해 동맹국에 의존할 것이다. 미국은 유럽에는 NATO 동맹국이 있고 아시아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이 있으며 이제는 중국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인도와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 측에는 러시아와 이란, 북한, 파키스탄을 비롯한 유사 동맹국이 있는데, 이들 모두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한 경제, 금융, 지정학적 세계 질서에 도전하는 수정주의 국가들이다. 따라서 서방 세계와 중국(및 그 동맹국) 사이에 광범위한 냉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9장 지정학적 갈등과 새로운 냉전의 시작」중에서
최악의 경우 원시시대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토양이 검게 타오를 것이다. 사막이 널리 확장되고 화재로 지역사회가 소멸한다. 허리케인은 더 자주, 더 많이 발생할 것이며 토네이도는 기존보다 훨씬 광범위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공급망이 붕괴하고 부정적 충격으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부는 증발할 것이며 사람들의 이동이 기념비적인 규모로 발생할 것이다. 오늘날의 기후 변화에서 초거대 위협을 보지 못한 이들은 어째서 행동할 기회가 있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느냐고 의아해할 것이다.
---「10장 거주 불가능한 지구」중에서
거품은 조만간 터질 것이다. 문제는 디스토피아가 과연 도래할 것인가가 아니다. 언제 거품이 터질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큰 고통을 가져다줄 것인가다. 최근 대규모 자산 거품이 폭발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2년이다. 정책입안자들은 막대한 통화와 신용 및 재정 자원을 거의 소진해버렸다. 정책 총알을 다 써버린 까닭에 다음에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궁지에 몰린 가계와 기업, 은행, 중산층을 구제하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11장 눈앞에 다가온 시나리오」중에서
처음에는 거짓과 위선을 퍼트리는 독재 정권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도구로 여겨졌던 소셜미디어는(‘아랍의 봄’과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이집트 정부에 대한 저항이 기억나는가?) 점점 더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공격을 조장하고 인종차별적 폭력을 이끌고 있다. 미국의 1월 6일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이나 미얀마의 로힝야 대학살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경향은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이 트랜스포머 기술로 사람들의 생각을 조작하는 방법을 정교하게 발전시키면서 가속화될 것이다.
---「11장 눈앞에 다가온 시나리오」중에서
한편으로 높은 경제 성장은 세계 경제를 괴롭히고 있는 많은 부채 문제를 완화할 것이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국내든 해외든, 가계든 기업이든 부채의 지속 가능성은 차입자의 소득에 달려 있다.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가 부채의 증가 속도를 능가할 수 있다면 현재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많은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성장은 최고의 해결책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성장을 가속화하는 첨단기술에 달려 있다.
---「12장 ‘유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는 가능할까」중에서
하지만 지난 75년이 일반적인 게 아니라 예외적인 상황에 불과했다면? 지난 4분의 3세기가 예외적으로 안정적이었던 탓에 우리가 향후 수십 년도 과거와 똑같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게 되었다면? 우리는 한 세기 전 역사가 가르쳐준 교훈을 잊은 게 아닐까? 20세기가 시작되고 처음 40년 동안 우리는 세계대전과 1918~1919년의 치명적인 스페인 독감, 탈세계화와 초인플레이션, 대공황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는 대규모 무역 전쟁과 금융 및 부채 위기, 디플레이션을 가져왔다. 뒤이어 포퓰리즘과 권위주의가 부상했고 군사적으로 공격적인 정권(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이) 탄생해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로 이어졌다.
---「나가는 글」중에서
우리는 다가오는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앞에서 나는 서로 연결된 10개의 초거대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 위험을 부를 수 있는지 설명하기 위해 실현 가능한 여러 개의 미래를 두 가지로 간단히 줄여 제시했다. 이 두 가지 전망은 불확실한 미래의 각각 극단적인 방향을 보여준다. 불행히도 두 시나리오 중에서 조금 더 가능성이 있는 것은 디스토피아로 보인다. 초거대 위협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기에 해결이 시급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Alexandr Solzhenitsyn)은 역설이란 관심을 끌기 위해 물구나무선 진실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초거대 위협은 그런 재주를 부리지 않아도 관심을 끌 수 있다. 비록 사람들이 중요한 교훈을 크게 깨닫지도 못했고 결과를 피하려고 유의미한 행동을 거의 하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실제로 2022년 봄, 그 어느 때보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의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와 동료 두 사람은 세계 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시험”에 들기 직전에 있으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의 합류 지점’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금융 민주화는 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신용 비용을 낮추지만 동시에 당연히 거쳐야 할 엄격하고 철저한 검토 행위를 생략한다. 2000년대 초반에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저렴한 부채로 집을 사기 위해 부동산에 몰려들었다. 차후 이와 관련해 600쪽에 이르는 〈금융 위기 조사 보고서(Financial Crisis Inquiry Report)〉와 그 외 수많은 보고서가 쏟아졌을 정도다. 그리고 지금은 낮은 금리와 비디오게임을 닮은 주식거래 앱 덕분에 초보 투자자도 새로운 변명거리와 대출 수단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앱들은 기업 가치와는 전혀 상관없는 주식과 내재 가치가 없는 암호화폐를 홍보한다.
---「1장 눈먼 시장이 불러들인 부채 위기」중에서
과도한 자본 차입은 2022년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은 ‘고수익’ 채권이 안전 채권보다 더 많이 지불하던 가산금리를 급격히 올렸고, 따라서 ‘비우량’ 채권에 의존하던 레버리지 회사들의 차입 비용을 크게 늘렸다. 그러자 채무불이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장 민간 및 공공 부문 정책의 실패」중에서
지속적이고 강력한 경제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해 전 세계에서 부채 거품이 터질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다음에 다가올 충격은 우리를 그 위에서 완전히 밀어버릴 것이다.
---「2장 민간 및 공공 부문 정책의 실패」중에서
도시 곳곳에 무료 급식 줄이 길게 늘어섰던 시절이었지만 경제는 오히려 더 건전했다. 왜 그랬을까? 세계 경제가 흔들리기는 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쉽게 간과되는 사실이지만 당시 폭락한 증시와 배고픈 사람들에겐 두 가지 중요한 이점이 있었다. 즉 그 시절의 선진 국가들은 부채가 적었고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았다. 미국은 돈을 빌리고 이를 증가하는 과세 수입으로 상환할 수 있었다. 사회보장제도(1965년에 통과)는 퇴직 노동자가 연금과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주었다. 노동력이 계속 증가하는 한 퇴직 노동자의 수가 증가하더라도 해당 프로그램의 기금도 함께 증가했다.
---「3장 인구통계학적 시한폭탄」중에서
우리는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후퇴하고 있다. 1960년대 미국에는 은퇴 및 장애인 노동자 1인당 5명의 현역 노동자가 있었다. 미 사회보장국(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이 비율은 2009년에 3 대 1 이하로 떨어졌고 2030년에는 2 대 1까지 하락할 것이다.
---「3장 인구통계학적 시한폭탄」중에서
물론 실제 인플레이션은 끊임없이 변동한다. 그러나 이 원리는 일관적이다. 탄탄한 실질소득 증가와 인플레이션이 수반된다면, 부채가 명목소득 증가율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지만 않으면 소득 대비 부채 부담은 줄어든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급증하는 부채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부채를 빠르게 덜어낼 수 있지만 새로운 차입자와 상환을 연기하는 차입자는 지속 불가능한 금리를 지불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4장 저금리의 함정 그리고 호황과 불황의 주기」중에서
실제로 2019년 1월이 되자 연준은 다시 방향을 수정했다. 제롬 파월(Jerome Pawell)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몇 달이 지나자 시장은 회복의 기운을 잃기 시작했다. RP라고도 부르는 환매조건부채권(Repurchase Agreements) 같은 이색 금융상품들이 자본 시장에서 차단되었다. 연준은 통상적인 방식으로 경기침체에 대비했다. 금리를 2퍼센트 밑으로 낮추고 양적 완화를 재개한 것이다. 코로나 위기가 모든 것을 바꾸기 약 1년 전부터 연준은 약간의 긴축 정책도 버티지 못했다. 그들은 부채의 함정에 빠졌다.
---「4장 저금리의 함정 그리고 호황과 불황의 주기」중에서
미국과 다른 선진경제국들이 1970년대에 경험한 스태그플레이션의 본질적 원인은 무엇일까? 간단히 대답하자면 바로 석유파동과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억제책을 풀어준 잘못된 정책의 결합이었다.
---「5장 거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도래」중에서
나를 반대주의자라고 불러도 좋다. 하지만 저명한 전문가들이 “그렇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는 걸 들으니 더더욱 걱정스러울 뿐이다. 누구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왜 눈앞에 닥친 문제에서 부정적인 면을 무시하려 하는지 궁금하다. 2020~2021년에 우리는 이미 현금과 신용이 넘쳐나는 금융 및 경제 시스템에 막대한 양의 돈과 재정 부양책을 쏟아붓고 있었다. 자산 가격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는데 막상 가장 많은 것을 잃을 투자자들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내가 앞으로 다가올 재앙을 본다면 그들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돈을 본다.
---「5장 거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도래」중에서
그런 다음 팬데믹이 찾아왔다. 2020~2021년 2년 동안 연준은 최저금리, 양적 완화 그리고 새롭게 발명한 신용 완화 및 대출 도구를 통해 금융기관과 미국의 중산층을 보호하기 위해 대차대조표를 기존의 4조 3,100억 달러에서 4조 달러 이상 증가한 8조 6,600억 달러로 확대했다. 위험 감수 성향은 한층 늘었다. 2021년에 연준은 재무부 증권 한 부문만으로 ‘매월 800억 달러’를 빨아들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하루 약 150억 달러’에 이르는 유동성을 창출했다.
---「6장 통화 붕괴와 금융 불안」중에서
무역 규제는 주로 상품 이동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주와 자본의 이동도 함께 둔화되었다. 일부 논평가들은 무역 전쟁이 대공황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그렇게까지 말하지는 않겠다. 제조업 생산량은 20퍼센트 감소했고 국가 간 무역은 60퍼센트 감소했다. 그러나 대공황 때는 적절한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을 시행하지 못하고 수천 개의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등 다른 원인이 있었다. 따라서 무역 규제가 유일한 원인은 아니었지만 대공황을 필요 이상 길고 심각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다
---「7장 세계화의 종말」중에서
데이터를 자세히 검토해보면 중국과 인도 또는 베트남 노동자들이 선진국의 대부분 일자리를 훔쳐 갔다는 주장이 모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널리 퍼져 있는 이런 믿음과 달리 실제로 사라진 일자리 대부분은 세계화가 아닌 첨단기술의 희생양이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 MGI)는 무역이 제조업 일자리 대부분의 손실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신화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7장 세계화의 종말」중에서
일리 있는 말이다. 다만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하는 것과 육체적 능력을 대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제조업의 쇠퇴와 서비스업의 부상으로 생겨난 좋은 일자리들은 힘이 아니라 두뇌를 필요로 했다. 누구나 지식노동자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지식에 대한 독점권을 잃었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꿈꾸고 원하는 일들을 인간의 두뇌가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르고 유능하게 처리할 수 있다. 물론 인간을 위한 일자리도 분명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그 직업을 원할까?
---「8장 AI와 사라진 일자리」중에서
MIT의 대런 애스모글루(Daron Acemoglu)와 보스턴대학교의 파스쿠알 레스트레포(Pascual Restrepo)는 로봇공학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도입됨으로써 발생한 영향을 연구했다. 그들은 노동자 1,000명당 로봇이 한 대 추가될 때마다 고용은 0.2퍼센트, 임금은 0.5퍼센트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별로 큰 수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추세가 계속 지속된다고 생각해보라. 일자리와 소득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해야 한다. 그런데 만일 자동화가 그런 흐름을 역전시킨다면 우리는 어떻게 전진할 수 있겠는가?
---「8장 AI와 사라진 일자리」중에서
사람들이 적게 벌수록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다. 기술 혁신은 자본집약적이고 고숙련 기술에 편향되어 있으며 노동절약적이다. 당신이 기계를 소유하고 있거나 인적자원 분포의 상위 5퍼센트에 속한다면 AI는 당신을 더욱 부유하고 생산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저숙련 노동자나 중숙련 블루칼라 또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라면 AI는 당신의 임금을 낮추고 당신의 직업을 쓸모없는 것으로 전락시킬 것이다. 이런 추세는 사회적 안정이 사람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보편적 기회의 존재에 의존하는 선진경제에서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8장 AI와 사라진 일자리」중에서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 미중 간 새로운 냉전이 세계 경제와 지정학적 현실을 재편해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이 새로운 규칙을 세울 수도 있다. 이 냉전에서 두 국가는 상대와 맞서기 위해 동맹국에 의존할 것이다. 미국은 유럽에는 NATO 동맹국이 있고 아시아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이 있으며 이제는 중국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인도와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 측에는 러시아와 이란, 북한, 파키스탄을 비롯한 유사 동맹국이 있는데, 이들 모두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한 경제, 금융, 지정학적 세계 질서에 도전하는 수정주의 국가들이다. 따라서 서방 세계와 중국(및 그 동맹국) 사이에 광범위한 냉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9장 지정학적 갈등과 새로운 냉전의 시작」중에서
최악의 경우 원시시대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토양이 검게 타오를 것이다. 사막이 널리 확장되고 화재로 지역사회가 소멸한다. 허리케인은 더 자주, 더 많이 발생할 것이며 토네이도는 기존보다 훨씬 광범위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공급망이 붕괴하고 부정적 충격으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부는 증발할 것이며 사람들의 이동이 기념비적인 규모로 발생할 것이다. 오늘날의 기후 변화에서 초거대 위협을 보지 못한 이들은 어째서 행동할 기회가 있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느냐고 의아해할 것이다.
---「10장 거주 불가능한 지구」중에서
거품은 조만간 터질 것이다. 문제는 디스토피아가 과연 도래할 것인가가 아니다. 언제 거품이 터질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큰 고통을 가져다줄 것인가다. 최근 대규모 자산 거품이 폭발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2년이다. 정책입안자들은 막대한 통화와 신용 및 재정 자원을 거의 소진해버렸다. 정책 총알을 다 써버린 까닭에 다음에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궁지에 몰린 가계와 기업, 은행, 중산층을 구제하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11장 눈앞에 다가온 시나리오」중에서
처음에는 거짓과 위선을 퍼트리는 독재 정권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도구로 여겨졌던 소셜미디어는(‘아랍의 봄’과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이집트 정부에 대한 저항이 기억나는가?) 점점 더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공격을 조장하고 인종차별적 폭력을 이끌고 있다. 미국의 1월 6일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이나 미얀마의 로힝야 대학살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경향은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이 트랜스포머 기술로 사람들의 생각을 조작하는 방법을 정교하게 발전시키면서 가속화될 것이다.
---「11장 눈앞에 다가온 시나리오」중에서
한편으로 높은 경제 성장은 세계 경제를 괴롭히고 있는 많은 부채 문제를 완화할 것이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국내든 해외든, 가계든 기업이든 부채의 지속 가능성은 차입자의 소득에 달려 있다.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가 부채의 증가 속도를 능가할 수 있다면 현재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많은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성장은 최고의 해결책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성장을 가속화하는 첨단기술에 달려 있다.
---「12장 ‘유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는 가능할까」중에서
하지만 지난 75년이 일반적인 게 아니라 예외적인 상황에 불과했다면? 지난 4분의 3세기가 예외적으로 안정적이었던 탓에 우리가 향후 수십 년도 과거와 똑같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게 되었다면? 우리는 한 세기 전 역사가 가르쳐준 교훈을 잊은 게 아닐까? 20세기가 시작되고 처음 40년 동안 우리는 세계대전과 1918~1919년의 치명적인 스페인 독감, 탈세계화와 초인플레이션, 대공황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는 대규모 무역 전쟁과 금융 및 부채 위기, 디플레이션을 가져왔다. 뒤이어 포퓰리즘과 권위주의가 부상했고 군사적으로 공격적인 정권(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이) 탄생해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로 이어졌다.
---「나가는 글」중에서
우리는 다가오는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앞에서 나는 서로 연결된 10개의 초거대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 위험을 부를 수 있는지 설명하기 위해 실현 가능한 여러 개의 미래를 두 가지로 간단히 줄여 제시했다. 이 두 가지 전망은 불확실한 미래의 각각 극단적인 방향을 보여준다. 불행히도 두 시나리오 중에서 조금 더 가능성이 있는 것은 디스토피아로 보인다. 초거대 위협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기에 해결이 시급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Alexandr Solzhenitsyn)은 역설이란 관심을 끌기 위해 물구나무선 진실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초거대 위협은 그런 재주를 부리지 않아도 관심을 끌 수 있다. 비록 사람들이 중요한 교훈을 크게 깨닫지도 못했고 결과를 피하려고 유의미한 행동을 거의 하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나가는 글」중에서
출판사 리뷰
2008년 금융 위기를 예견한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의 귀환!
·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 〈타임스〉 선정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
· 〈파이낸셜 타임스〉 선정 올해의 경제학 도서
누리엘 루비니의 이름 앞에는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가장 맨 앞에 그리고 자주 붙는 것은 ‘2008년 금융 위기를 예견한 경제학자’라는 수식이다. 그는 2006년부터 줄기차게 세계 경제의 위기를 경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 시작된 불황은 전 세계를 강타했다. 항상 비관적인 전망만 내놓는다는 뜻인 ‘닥터 둠’이라는 별명도 당시 IMF 회의 등에서 거품 붕괴를 주장했을 때 붙은 것이다. 여기에 각종 지면과 방송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경제학자라는 수식도 추가할 수 있겠다. 경제 현황을 발 빠르게 분석하는 논평가이자 경제연구소 수장 그리고 경제·금융·국제관계 관련 포럼의 단골 연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재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욕대학교 부임 전에는 예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다.
이런 그가 2010년에 쓴 『위기 경제학』 이후 13년 만(미국 현지 기준으로는 12년)에 신간을 냈다. 전작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원인과 과정 전반을 분석하고 이후 경제 상황을 전망한 바 있는데, 이번 책 『초거대 위협』에서는 제목대로 오늘날 전 세계에 드리운 ‘거대한 위협’ 10가지를 해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한 마디로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10가지 위기와 그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루비니 교수가 꼽은 10가지 위험은 다음과 같다. 부채 증가,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과 과도한 양적 완화가 불러온 결과, 스태그플레이션, 통화 붕괴, 탈세계화, 미중 갈등, 고령화와 연금 부담, 불평등 심화와 포퓰리즘의 득세, AI의 위협, 기후 위기. 개별 문제 그 자체로도 해결이 쉽지 않는데, 각각의 사안은 서로 연관성이 있어 상호 영향을 끼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이 1930년대 대공황과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당시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이유이자 이 책을 쓴 이유다.
“그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단지 무섭기 때문이 아니라 대개 사실로 입증되기 때문이다“(마틴 울프)
이미 가시화된, 그리고 앞으로 20년을 결정지을
10가지 거대한 충격
『초거대 위협』은 총 3개의 부로 나뉘어 있다. 1부와 2부는 현상 진단과 원인 분석이다. 10개의 장에서 앞서 언급한 초거대 위협을 하나하나 탐구한다. 3부는 미래 전망과 대안 모색이다. 부정적인 쪽과 긍정적인 쪽 양쪽 모두 검토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발발 이전에도 부채 문제를 거듭해서 경고했던 루비니 교수가 책 전반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지적하는 것은 부채다. 물론 부채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고, 쌓이는 과정이 잘못되었으며, 그로 인해 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1999년 세계 GDP의 220퍼센트 수준이던 세계 부채는 2021년 350퍼센트를 훨씬 넘어섰다. 미국의 부채 수준은 세계 평균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데, 현재 미국의 GDP 대비 민간 및 공공 부채 비율은 대공황 때 부채가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보다 훨씬 높고,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부상해 강력한 성장기에 돌입했을 당시의 두 배 이상이다. 국내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가계 부채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부채가 늘어나게 된 과정도 문제였다. 저자는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과 부채 위기를 더 많은 돈을 찍어냄으로써 회피해온 관행을 지적한다. 특히 이 대목은 저자가 1980년대부터 IMF와 미 재무부 등에서 일하며 얻은 경험과 통찰을 엿볼 수 있다. 많은 분량을 할애해 과거 전 세계를 휩쓴 위기의 과정과 원인 그리고 이후 나타난 모습까지 상세하게 전하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느슨한 통화 정책으로 벌어진 원인을 느슨한 통화 정책으로 덮어온 것이다. 그 과정에서 좀비 기업은 정리되지 않고 계속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으며, 부채는 나날이 늘어갔다. 여기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가 기름을 부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팬데믹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 정부는 유동성 없는 건전한 기업들이 버틸 수 있도록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크고 작은 많은 기업이 궁지에 몰렸으며 그 과정에서 공공 및 민간 부채가 증가했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재정 지출을 줄이면 해결될까?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될까?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함정에 빠졌다. 고통 없는 해결책은 없다. 부채를 줄이면 차입자가 상품과 서비스에 지출할 돈이 줄어든다. 성장이 둔화되거나 심지어 멈출 수도 있다. 금리를 인상하면 기업과 은행, 노동자와 정부가 부채를 상환하느라 허덕일 것이다. 이자를 더 많이 지불하게 되면 성장 지향 투자에서 현금이 빠져나가 미래의 성과가 저조해질 수 있다. 많은 기업이 파산에 직면할 것이다. 무거운 부채 부담을 지고 있는 정부는 세금을 인상하거나 지출과 이전 비용을 줄여 민간 부문에 스트레스를 더한다. 심각한 성장 지연으로 부채 시장이 동요하고 주식시장이 불안해지는데, 이는 거품이 있을 때 시장 붕괴의 선행조건이다.”(117쪽)
사면초가의 상황이더라도 탈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 역시 회의적이지만, 경제 성장과 국가 간 협력이다.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은 또 다른 위협 요소 때문이다. 고령화와 연금 부담, 통화의 불안정, 미중 갈등과 탈세계화로 인한 자유무역의 쇠퇴, 포퓰리즘의 득세, 소득과 부의 불평등 심화,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향후 10년 안에 발생할 스태그플레이션은 1970년대보다 훨씬 심각한 경제적 혼란과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1970년대에는 인플레이션 문제는 있었어도 부채 문제는 없었다. GDP에서 민간 및 공공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금에 비하면 건전한 수준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운이 좋았다. 막대한 공공 및 민간 부채 때문에 금융 위기가 발생했지만 성장에 대한 충격이 신용경색에 이은 수요 붕괴에서 비롯되었기에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지 않았기 때문이다.”(171쪽)
거시경제와 금융 위기의 역사, 지정학과 인구학, 기술과 환경을 넘나드는
누리엘 루비니의 통찰!
이 책의 미덕을 꼽자면 놀라울 정도로 꼼꼼하다는 점과 읽기 쉽다는 점이다. 저자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와 달리 이 책은 천부적 재능을 가진 사람의 독창적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우직하고 성실한 모범생의 결과물에 더 가깝다. 이것은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다. 그는 경제와 금융 체제 전반의 흐름을 시작으로 국제 관계의 변화, 인구 변동, 기술의 발전까지 방대하고 빈틈없는 기록과 사실관계를 통해 현재 우리에게 닥친 현실을 분석한다. 세계 경제의 관찰자이자 관계자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도 흥미를 더한다. 이는 그가 학계뿐만 아니라 IMF, 미 재무부, 백악관 등 여러 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복잡한 수리 모델에 기초하고 있지 않아서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또한 거시경제는 물론 국제관계 전문가답게 개별 사안을 깊이 있게 다루는 동시에 여러 사안을 다룬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만하다. 보기에 따라 미래 전망서, 금융 위기의 역사에 대한 기록, 국제 관계 해설서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읽을 수 있으며, 순서에 관계없이 관심 가는 곳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어느 쪽이든, 책 곳곳에 담긴 거장이 통찰이 오늘날 직면한 위기를 바라보는 하나의 기준점이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5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정통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와 배리 아이켄그린을 비롯해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오리지널스』의 저자 애덤 그랜트, 정치학자 이언 브레머, 〈파이낸셜 타임스〉 수석 경제논설위원 마틴 울프 등이 추천했다. 물론 누리엘 루비니의 영향력만큼이나 비판 또한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애덤 그랜트가 남긴 말로 답을 대신할 수 있겠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또 이렇게 경고하는 이유는 단순히 겁을 주기 위해서거나 그의 말을 듣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가 너무 늦지 않게 위기에 대비하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다.” 그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누리엘 루비니의 귀환!
·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 〈타임스〉 선정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
· 〈파이낸셜 타임스〉 선정 올해의 경제학 도서
누리엘 루비니의 이름 앞에는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가장 맨 앞에 그리고 자주 붙는 것은 ‘2008년 금융 위기를 예견한 경제학자’라는 수식이다. 그는 2006년부터 줄기차게 세계 경제의 위기를 경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 시작된 불황은 전 세계를 강타했다. 항상 비관적인 전망만 내놓는다는 뜻인 ‘닥터 둠’이라는 별명도 당시 IMF 회의 등에서 거품 붕괴를 주장했을 때 붙은 것이다. 여기에 각종 지면과 방송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경제학자라는 수식도 추가할 수 있겠다. 경제 현황을 발 빠르게 분석하는 논평가이자 경제연구소 수장 그리고 경제·금융·국제관계 관련 포럼의 단골 연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재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욕대학교 부임 전에는 예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다.
이런 그가 2010년에 쓴 『위기 경제학』 이후 13년 만(미국 현지 기준으로는 12년)에 신간을 냈다. 전작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원인과 과정 전반을 분석하고 이후 경제 상황을 전망한 바 있는데, 이번 책 『초거대 위협』에서는 제목대로 오늘날 전 세계에 드리운 ‘거대한 위협’ 10가지를 해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한 마디로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10가지 위기와 그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루비니 교수가 꼽은 10가지 위험은 다음과 같다. 부채 증가,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과 과도한 양적 완화가 불러온 결과, 스태그플레이션, 통화 붕괴, 탈세계화, 미중 갈등, 고령화와 연금 부담, 불평등 심화와 포퓰리즘의 득세, AI의 위협, 기후 위기. 개별 문제 그 자체로도 해결이 쉽지 않는데, 각각의 사안은 서로 연관성이 있어 상호 영향을 끼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이 1930년대 대공황과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당시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이유이자 이 책을 쓴 이유다.
“그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단지 무섭기 때문이 아니라 대개 사실로 입증되기 때문이다“(마틴 울프)
이미 가시화된, 그리고 앞으로 20년을 결정지을
10가지 거대한 충격
『초거대 위협』은 총 3개의 부로 나뉘어 있다. 1부와 2부는 현상 진단과 원인 분석이다. 10개의 장에서 앞서 언급한 초거대 위협을 하나하나 탐구한다. 3부는 미래 전망과 대안 모색이다. 부정적인 쪽과 긍정적인 쪽 양쪽 모두 검토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발발 이전에도 부채 문제를 거듭해서 경고했던 루비니 교수가 책 전반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지적하는 것은 부채다. 물론 부채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고, 쌓이는 과정이 잘못되었으며, 그로 인해 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1999년 세계 GDP의 220퍼센트 수준이던 세계 부채는 2021년 350퍼센트를 훨씬 넘어섰다. 미국의 부채 수준은 세계 평균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데, 현재 미국의 GDP 대비 민간 및 공공 부채 비율은 대공황 때 부채가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보다 훨씬 높고,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부상해 강력한 성장기에 돌입했을 당시의 두 배 이상이다. 국내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가계 부채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부채가 늘어나게 된 과정도 문제였다. 저자는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과 부채 위기를 더 많은 돈을 찍어냄으로써 회피해온 관행을 지적한다. 특히 이 대목은 저자가 1980년대부터 IMF와 미 재무부 등에서 일하며 얻은 경험과 통찰을 엿볼 수 있다. 많은 분량을 할애해 과거 전 세계를 휩쓴 위기의 과정과 원인 그리고 이후 나타난 모습까지 상세하게 전하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느슨한 통화 정책으로 벌어진 원인을 느슨한 통화 정책으로 덮어온 것이다. 그 과정에서 좀비 기업은 정리되지 않고 계속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으며, 부채는 나날이 늘어갔다. 여기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가 기름을 부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팬데믹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 정부는 유동성 없는 건전한 기업들이 버틸 수 있도록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크고 작은 많은 기업이 궁지에 몰렸으며 그 과정에서 공공 및 민간 부채가 증가했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재정 지출을 줄이면 해결될까?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될까?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함정에 빠졌다. 고통 없는 해결책은 없다. 부채를 줄이면 차입자가 상품과 서비스에 지출할 돈이 줄어든다. 성장이 둔화되거나 심지어 멈출 수도 있다. 금리를 인상하면 기업과 은행, 노동자와 정부가 부채를 상환하느라 허덕일 것이다. 이자를 더 많이 지불하게 되면 성장 지향 투자에서 현금이 빠져나가 미래의 성과가 저조해질 수 있다. 많은 기업이 파산에 직면할 것이다. 무거운 부채 부담을 지고 있는 정부는 세금을 인상하거나 지출과 이전 비용을 줄여 민간 부문에 스트레스를 더한다. 심각한 성장 지연으로 부채 시장이 동요하고 주식시장이 불안해지는데, 이는 거품이 있을 때 시장 붕괴의 선행조건이다.”(117쪽)
사면초가의 상황이더라도 탈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 역시 회의적이지만, 경제 성장과 국가 간 협력이다.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은 또 다른 위협 요소 때문이다. 고령화와 연금 부담, 통화의 불안정, 미중 갈등과 탈세계화로 인한 자유무역의 쇠퇴, 포퓰리즘의 득세, 소득과 부의 불평등 심화,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향후 10년 안에 발생할 스태그플레이션은 1970년대보다 훨씬 심각한 경제적 혼란과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1970년대에는 인플레이션 문제는 있었어도 부채 문제는 없었다. GDP에서 민간 및 공공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금에 비하면 건전한 수준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운이 좋았다. 막대한 공공 및 민간 부채 때문에 금융 위기가 발생했지만 성장에 대한 충격이 신용경색에 이은 수요 붕괴에서 비롯되었기에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지 않았기 때문이다.”(171쪽)
거시경제와 금융 위기의 역사, 지정학과 인구학, 기술과 환경을 넘나드는
누리엘 루비니의 통찰!
이 책의 미덕을 꼽자면 놀라울 정도로 꼼꼼하다는 점과 읽기 쉽다는 점이다. 저자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와 달리 이 책은 천부적 재능을 가진 사람의 독창적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우직하고 성실한 모범생의 결과물에 더 가깝다. 이것은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다. 그는 경제와 금융 체제 전반의 흐름을 시작으로 국제 관계의 변화, 인구 변동, 기술의 발전까지 방대하고 빈틈없는 기록과 사실관계를 통해 현재 우리에게 닥친 현실을 분석한다. 세계 경제의 관찰자이자 관계자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도 흥미를 더한다. 이는 그가 학계뿐만 아니라 IMF, 미 재무부, 백악관 등 여러 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복잡한 수리 모델에 기초하고 있지 않아서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또한 거시경제는 물론 국제관계 전문가답게 개별 사안을 깊이 있게 다루는 동시에 여러 사안을 다룬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만하다. 보기에 따라 미래 전망서, 금융 위기의 역사에 대한 기록, 국제 관계 해설서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읽을 수 있으며, 순서에 관계없이 관심 가는 곳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어느 쪽이든, 책 곳곳에 담긴 거장이 통찰이 오늘날 직면한 위기를 바라보는 하나의 기준점이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5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정통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와 배리 아이켄그린을 비롯해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오리지널스』의 저자 애덤 그랜트, 정치학자 이언 브레머, 〈파이낸셜 타임스〉 수석 경제논설위원 마틴 울프 등이 추천했다. 물론 누리엘 루비니의 영향력만큼이나 비판 또한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애덤 그랜트가 남긴 말로 답을 대신할 수 있겠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또 이렇게 경고하는 이유는 단순히 겁을 주기 위해서거나 그의 말을 듣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가 너무 늦지 않게 위기에 대비하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다.” 그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추천평
세계는 2008년 금융 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과감한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극복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루비니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모든 위기의 어머니’인 부채가 급증했다. 모든 자산 가격에 거품이 발생했다가 붕괴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업무 자동화, 탈세계화, 강대국 간의 지정학적 충돌, 스태그플레이션, 통화 붕괴, 소득 불평등 심화,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위협이 더해지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이들 위협이 상호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 75년간 지속돼온 안정과 번영의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한다.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위기에서 생존하려면 시대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을 필독해야 할 이유다.
-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금융 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루비니가 10가지 거대 담론을 통해 다시 한번 논리적인 비관론을 제기한다.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비관을 넘어서기 위해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이슈들을 함께 제시한다. 불확실한 지금의 상황을 헤쳐 나갈 때 꼭 필요한 인사이트가 담긴 책이다.
- 오건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부장)
- 오건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부장)
이제껏 보기 드문 명료한 정신으로, 마치 뜨거운 칼로 버터를 자르듯 문제를 정확히 꿰뚫는 책이다. 지금 우리의 경제적 상황에 대해 이보다 더 명쾌한 설명을 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작금의 재정적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며, 만일 중앙은행가들이 이 책의 메시지를 받아들인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 저자)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 저자)
누리엘 루비니만큼 독자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경제학자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단지 무섭기 때문이 아니라 대개 사실로 입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 그가 묘사하는 10가지 초거대 위협은 미래에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일들이다. 두려울수록 직시하라. 경고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라.
- 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스〉 수석 경제논설위원)
- 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스〉 수석 경제논설위원)
2008년 금융 위기를 예측한 경제 전문가가 쓴 이 책은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협할 커다란 위기들을 분석하고 있다. 각각의 위기들은 서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서로를 강화하며, 위험에 대응하는 우리의 능력을 떨어뜨린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할 일은 명확하다. 고질적인 정치적, 지정학적 장벽을 극복하고 적절한 집단적 대응을 펼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인류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혼돈과 격변의 시대로 걸어 들어갈 것이다. 시의적절한 시기에 나온 매우 설득력 있는 책이다. 모두가 저자의 경고에 귀 기울여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
-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우리 대 그들』 저자)
-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우리 대 그들』 저자)
경제, 금융, 역사, 국제관계에 능통한 저자 자신의 풍부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역작이다. 이 영리하고 시의적절한 분석은 우리가 지금 그리고 앞으로 알게 될 복합적이고 중요한 개념을 제시하는 것 이상이다. 또한 저자는 인간의 잘못된 판단과 정책, 자연의 경고에 대한 집단적인 방관과 무시가 어떻게 세대를 초월하는 거대한 위협을 초래했는지 인상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만일 이 책조차 무시하고 싶다면 말 그대로 초거대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 모하메드 엘 에리언 (핌코 전 CEO·『새로운 부의 탄생』 저자)
- 모하메드 엘 에리언 (핌코 전 CEO·『새로운 부의 탄생』 저자)
2008년 대침체를 예측한 경제학자가 변화의 길목에서 또다시 중요한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 말하고 있다. 늘 어두운 미래를 예언한다고 해서 ‘닥터 둠’이라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또 이렇게 경고하는 이유는 단순히 겁을 주기 위해서거나 그의 말을 듣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가 너무 늦지 않게 위기에 대비하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다. 문제를 일찍 예측할수록 방지하고 해결하기가 쉬운 것은 너무나 당연한 진리다.
- 애덤 그랜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싱크 어게인』 저자)
- 애덤 그랜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싱크 어게인』 저자)
차분하고 명석하게 선견지명을 보여주는 책이다.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분석해 현재의 추세를 광범위하게 논의하며, 여기에 통찰력 있는 경제 분석을 결합해 세계 경제의 장기적 위험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어둡긴 하지만 훌륭하다.
-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석좌교수·『화폐의 종말』 저자)
-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석좌교수·『화폐의 종말』 저자)
최근 우리는 블랙스완 사건이 생각보다 더 자주 발생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는 그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백조가 무엇인지, 우리가 그 백조에게 쪼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물론 첨단기술이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리엘이 경고한 것처럼 정치적 의지가 없다면 기술도 의미가 없다. 이 책은 낙관적이진 않지만 냉철한 분석으로 지금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황금 족쇄』 저자)
-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황금 족쇄』 저자)
'30.자본.경제.기업. (독서>책소개) > 5.경제전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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