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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혹독하지만 아름다운 땅 시베리아의 역사
이 책은 영국 리즈대 러시아학과장인 데이비드 콜린즈 교수가 서구 학자와 독자층을 위해 정선한 시베리아 역사책이다.
콜린즈 교수가 골라 뽑은 이유 중 가장 커다란 것은 원저자인 러시아학자 이고르 나우모프 교수가 시베리아 토박이로 지금까지 시베리아에 살면서 연구해 온 시베리아 학자라는 것이다.
과거의 시베리아 역사는 대부분 러시아 역사의 일부로서 유럽 쪽 러시아의 시각에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 책은 온전히 시베리아인의 시베리아 시각에서 조망되고 있다.
목차
감수자 서문
러시아어 원저자 서문
영어 편역자 서문
제1부 ‘시베리아’로 알려진 지역
제1장 일반 정보
제2장 시베리아 역사 연구
제2부 고대의 시베리아
제3장 석기 시대
제4장 청동기 시대
제5장 스키타이 시대
제6장 흉노족 시기의 시베리아
제3부 기원후 첫 번째 밀레니엄과 두 번째 밀레니엄 전반기의 시베리아
제7장 시베리아의 투르크족-예니세이 키르기즈 국
제8장 시베리아의 몽골족시베리아 카간국
제9장 러시아에 예속되기 전의 시베리아 민족들
제4부 러시아에 예속된 시베리아
제10장 러시아의 시베리아 침략
제11장 예르마크 원정대시베리아의 복속
제12장 1685-1689년 러시아와 청나라의 충돌
제13장 시베리아 통치
제14장 시베리아 탐험
제5부 18-19세기 전반기의 시베리아
제15장 시베리아의 외교 정책 상황
제16장 시베리아의 행정1822년의 개혁
제17장 사회 경제적 발전
제18장 문화적 발전과 과학적 탐험
제6부 19세기 후반기와 20세기 초의 시베리아
제19장 시베리아의 외교 정책 상황
제20장 사회 경제적 발전
제21장 문화와 과학의 발전
제22장 시베리아의 사회생활 1905-1907년 혁명기의 시베리아
제7부 혁명과 내전기(1917-1922년)의 시베리아
제23장 1917년의 시베리아 254
제24장 적백내전기(1918-1921년) 267
제25장 극동 공화국(1920-1922년) 290
제8부 1920-1922년대 및 그 이후의 시베리아
제26장 시베리아의 외교 정책 상황
제27장 시베리아의 행정
제28장 1920년대-1940년대의 사회 경제적 및 문화적 발전
제29장 1950-1985년의 사회 경제적 및 문화적 발전
제30장 1985년대-21세기 초의 시베리아
저자 소개
저 : 이고르 블라디미로비치 나우모프 (Igor Vladimirovich Naumov)
이르쿠츠크 주립 기술대학교 역사학 과장. 이르쿠츠크 출생. 시베리아 역사와 러시아 군사(軍史) 전공으로 40여 권의 저작물들을 갖고 있다.
편역 : 데이비드 콜린즈 (David Norman Collins)
전(前) 영국 리즈 대학교(Univ. of Leeds) 러시아 및 슬라브학 학과장, 그리고 캐나다학 센터장을 역임하고 시베리아와 캐나다 역사에 관한 많은 저작물들을 갖고 있다.
역 : 정재겸
서강대 철학과 졸업. 현재 봉우사상연구소 번역위원으로 북방 시베리아 관련 전문서들을 번역하는 한편 수시로 현지답사를 해오고 있다.
번역서로는 《부리야트족의 전통과 문화(The Buryats: Traditions & Culture)》, 《말타고 바이칼 가다(Mongol and Lake Baikal on Horseback)》, 《시베리아 원주민의 역사(A History of The Peoples of Siberia)...
출판사 리뷰
혹독하지만 아름다운 땅 시베리아의 역사
이 책은 영국 리즈대 러시아학과장인 데이비드 콜린즈 교수가 서구 학자와 독자층을 위해 정선한 시베리아 역사책이다.
콜린즈 교수가 골라 뽑은 이유 중 가장 커다란 것은 원저자인 러시아학자 이고르 나우모프 교수가 시베리아 토박이로 지금까지 시베리아에 살면서 연구해 온 시베리아 학자라는 것이다.
과거의 시베리아 역사는 대부분 러시아 역사의 일부로서 유럽 쪽 러시아의 시각에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 책은 온전히 시베리아인의 시베리아 시각에서 조망되고 있다.
따라서 책의 순서도 인류가 시베리아에 처음 나타난 시기(100만 년 전 - 10만 년 전 석기 시대)로부터 청동기 시대(아파나셰보 문화 - 글라즈코보 문화),
스키타이 시대(타가르 문화 - 판석묘 문화), 흉노 제국 시대, 투르크족 시대(투르크 카간국 - 예니세이 키르기즈 카간국),
몽골족 시대(몽골 제국), 러시아의 시베리아 정복 시대, 러시아와 청나라와의 국경 획정 시대, 공산혁명과 적백내전 시기,
그리고 소련 탄생과 해체 및 새로운 러시아연방 탄생의 현대 시기에 이르기까지에 걸쳐 시베리아의 온전한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러시아 역사책은 많이 소개돼 있으나, 이렇게 시베리아 역사만을 온전히 담고 있는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이 책은 다른 러시아 역사책에서 가볍게 다루던, 혹은 전혀 다루지 않던 사항들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일례를 들면, 1907년 러-일 페테르부르크 협정에서 러시아와 일본의 이익 범위를 다루는 비밀 조항들이 공개되고 있는데,
거기에는 조선이 일본의 특수 이익 지역에 속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것은 1910년 한일합방 이전에 이미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밀약이 이루어진 것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시베리아가 지방분권주의의 온상이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즉 1882년 야드린체프는 《식민지로서의 시베리아》에서 시베리아 지방분권주의의 주요 이념을 밝히면서,
그동안 러시아가 시베리아를 식민지로 이용하여 시베리아 발전을 방해했으므로 시베리아는 발전을 위해 정치적인 자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 명의 시베리아 지방분권주의 지도자인 포타닌은 시베리아를 러시아로부터 분리시키려 했다는 혐의로 투옥당하기도 했다.
이후 1920년 4월 6일 아주 특별한 정치체제인 극동 공화국이 출현했다.
이 극동 공화국은 영토가 서쪽으로 바이칼 호와 셀렝가 강까지, 동쪽으로 블라디보스톡까지,
그리고 수도는 베르흐네우딘스크(울란 우데)였으며, 명목상 소비에트 러시아에서 독립된 공화국이었으나,
배후에는 볼셰비키 세력이 있었다.
당시 적백내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에트 러시아는 폴란드와 군사적 충돌에 직면해 있었고,
또한 군사 강국인 일본과의 전쟁을 회피하고자 극동에 완충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일본 역시 소비에트 러시아와의 사이에 민주적인 완충 국가를 만드는 데 찬성하면서 영토 확장의 야망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하에서 특별한 완충국가인 극동 공화국이 출현하였다.
그러나 영미 연합국의 간섭으로 일본군이 시베리아에서 철군하는 바람에 극동 공화국은 1922년 11월 16일 자연히 소비에트 러시아에 귀속되었다.
이렇게 비록 볼셰비키 괴뢰 국가이었지만, 명목상 극동 공화국은 거의 모든 시베리아를 대표하는 국가로 짧게 존립했다.
이 책은 또한 공산주의 치하에서 발전해 온 시베리아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가감 없이 기술함으로써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 주고 있다.
1917년 권력을 장악한 볼셰비키 공산주의자들은 모든 것을 국유화하고 농산물 징발령을 내려 모든 식량 거래를 금지시킴으로써 식량 부족, 물가 상승, 생산 붕괴 등의 경제 마비 상태가 일어났고,
이에 시베리아인들은 저항에 나서 적백내전에 적극 가담하고, 또 그 진원지 중 하나가 되었다.
1917년 12월 이르쿠츠크 봉기로 적백내전이 시작되었고, 1918년 코사크족 세묘노프가 일본의 지원을 받아 특별 만주 지대를 구성하여 트랜스바이칼리아에서 반란을 일으켰고,
또 데랴빈을 수반으로 하는 사회주의 혁명당을 중심으로 시베리아 임시정부가 구성되어 반(反)볼셰비키 지하조직 군대로 반란을 일으켰으며, 1922년 10월 적백내전이 끝난 곳도 바로 시베리아였다.
적백내전에서 승리한 공산주의자들은 신경제정책으로 알려진 타협책을 도입했으나,
이후 곧 사회주의 건설이 가속화되면서 극단적인 산업의 집단화와 문화혁명이 진행되었다.
특히 농업 집단화 정책으로 곡물의 약탈적 강제 징발이 시행되자,
이에 반발하여 1930-1933년 시베리아 농민들은 대규모 봉기들을 일으켰으나, 이 봉기들은 당국에 의해 진압되고 농민들은 투옥당하거나 총살당했다.
이런 집단화는 농업의 파괴를 가져왔고, 농업은 20세기 말까지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여 심각한 식량 부족 문제를 일으켰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1947년 시베리아는 기근 지역 중 하나가 되었다. 이것은 곡물 징발의 증가에 따른 식량 정책 실패에 기인한 것이었다.
1950-1960년대 당국은 농업을 다시 부흥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했으나,
시베리아에서의 산업화에 따른 도시화로 인해 농민 인구와 농업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으로써 시베리아는 더 이상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곳이 아니었다.
1980년대 시베리아는 소련 총 생산량의 10%를 넘고 있었지만, 자원 수출은 소련 외화 획득의 50%를 넘고 있을 정도였고,
오늘날 러시아 전체 석유의 70%, 가스의 90%, 전기에너지의 40% 이상의 생산을 담당하는 등 시베리아는 러시아 경제의 근간이 되었다.
그러나 시베리아는 자원 의존적 경제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1차 산업에 의존하고 있고, 유럽 쪽 러시아로부터 소비재를 수입하는 자원 식민지로 전락했으며,
생활수준이 유럽 쪽 러시아보다 열등하고, 공해 오염도도 1.5배 증가했다.
시베리아 대부분은 살기 불편한 지역이 되어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가 계속되고 있다,
2002년 시베리아 인구는 3,100만 명으로 줄었으며, 산업화에 따른 도시화로 21세기 초 인구의 72.5%가 도시에서 살았다.
앞으로 러시아 정부가 시베리아 발전에 더 관심을 쏟지 않으면 러시아는 후진국으로 물러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축을 유럽에서 극동아시아로 옮기면서 블라디보스톡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 후진적인 시베리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외에도 이 책은 소비에트 공산주의 시절의 시베리아 역사 편찬이 끼친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즉 마르크스주의 계급투쟁 이론이 무차별적으로 적용되어 많은 왜곡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인구가 희박한 북극에서 씨족생활을 영위하는 소수 원주민들에게조차 그런 이론을 적용시켰으며, 시베리아의 경제, 문화 발전에 많은 건설적 기능을 해왔던 교회의 역할을 무시하고 깎아내렸다.
이렇게 이 책은 소비에트 역사가들이 많은 역사 연구에 있어서 일정 부분 진전을 이룩했지만, 마르크스주의라는 틀 안에 갇힌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적 인식을 보여 주고 있다.
한국인 대중들에게 시베리아는 그저 동토의 땅이란 막연한 인상이 대부분일 이 시점에 시베리아인의 시베리아만의 온전한 역사라는 것은 너무 아득한 지점일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격변의 시기에 이른 오늘날, 통일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기후 변화에 따라 한반도는 아열대화, 그리고 시베리아는 온대화로 변해 가면서 만주, 시베리아가 인간이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또한 북극 빙하가 녹아 북극 항로가 개설될 시점에 있다.
통일 이후, 우리는 바로 시베리아와 국경을 마주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미리 시베리아에 대한 연구를 축적해 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러시아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속단할 수는 없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의 결과에 따라 러시아의 운명도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어쩌면 과거 극동 공화국의 출현처럼 시베리아가 러시아에서 분리 독립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만도 없다고 보여진다.
시베리아는 우리에게 멀고도 가까운 지역이다. 너무 광대해서 멀게도 느껴지지만,
역사적으로 한국인과는 떼려야 뗄 수 없이 가까운 관계이다.
알타이 파지릭 고분으로 대표되는 스키토 시베리아 문화와 관련되는 신라 고분, 그리고 솟대, 장승 등의 샤머니즘 문화와 부르하니즘(Burkhanism)문화-불함문화(不咸文化) 등은 대표적인 본보기들이다.
한반도의 남쪽에 섬처럼 고립되어 유라시아 대륙과는 상관없는 농업민족으로 생각해 온 기존의 정주민족 역사관으로부터 탈피하여 기마 유목민족 관점에서 새롭게 우리 고대사를 보아야만 제대로 된 한민족의 정체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도 시베리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줄 수 있는 지역이다.
시베리아는 이제 더 이상 동토의 땅이 아니라 우리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에 있어서의 많은 수수께끼들과 미스터리들에 대한 열쇠를 간직하고 있는 역사 문화유산의 보고이다.
또한 시베리아는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온대 지방으로 변하게 될 가능성과 더불어 사람들이 더 살기 좋은 밝은 미래의 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우리는 시베리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시점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베리아는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에 이르기까지 농업 정주 문명과 다른 한 축을 이루는 유목 이동 문명을 정립하면서 인류가 살아온 터전이었다.
단지 인구가 희박할 따름이었지 인류 문명사에서 소외된 지역이 아니라 나름 유목 문명의 한 축을 담당하였다는 사실이 점차 유물 유적 발굴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한 예를 들면 최근 알타이에서 대형 아르잔 쿠르간이 발견됨에 따라 스키타이 문화가 흑해 지역보다 더 오래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학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스키타이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반도의 스키토 시베리아 문화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이어지는 흉노 시대에도 시베리아는 그 주요 무대가 되었다.
신라 문무대왕비에서 보여지듯이 신라 김씨 왕족들은 흉노족 김일제의 후손임이 밝혀져 한반도가 시베리아와 무관치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돌궐 제국, 키르기즈 제국, 위구르 제국 등을 거치는 동안에도 시베리아는 유목 민족들의 주무대였다.
물론 한민족의 부여, 고구려, 백제 역시 시베리아를 통해 중앙아시아와 교류했음을 우리는 유적 유물을 통해 알 수 있다.
일례를 들면 고구려는 돌궐 제국과 소그드 왕국(현재 우즈베키스탄 아프라시압 궁정 벽화에 그려진 고구려 사신들)에 사신 교류를 하였다.
이후 몽골 제국에 이어 러시아 제국이 시베리아를 차지하면서 시베리아의 유목민 문화는 사라지고 유럽식 정주문화가 유입되었다.
유럽 쪽 러시아인들의 시각에서 시베리아는 단지 식민지에 지나지 않았으나, 시베리아가 발전함에 따라 자각하게 된 시베리아 러시아인들이 잠시 지방분권적 주장을 하기도 하고,
또 정치적 목적이지만 일시적으로 명목상 극동공화국이란 지위를 누리기도 했다.
현대에 이르러 시베리아는 더욱 러시아 경제의 근간을 차지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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