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인간과 건강 (독서요약)/5.의학신체질병

균은 어떻게 세상을 만들어 가는가 (2025)

동방박사님 2025. 4. 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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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균은 총칼보다 더 치명적이다.
‘총·균·쇠’가 아니라 ‘균·균·균’이다!”

세상에서 가장 미시적인 것들이 만들어 온 5만 년 역사의 유장한 파노라마
우리는 균으로 이루어진 이 세계에 초대받은 손님일 뿐이다

『균은 어떻게 세상을 만들어 가는가』는 유전학, 생물학, 인류학, 고고학, 경제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연구를 토대로 현생인류의 출발인 호모사피엔스 시대부터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최근까지 약 5만 년간의 인류사를 살펴보면서 균이 우리 삶에 끼친 심대한 영향을 탐구한 책이다. 

한국의 독자들과 처음 만나는 저자 조너선 케네디는 런던퀸메리대학에서 글로벌 공중 보건에 대해 가르치고 있으며, 이 책으로 영미권의 언론과 독자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저자의 첫 책임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인문의 영역을 통섭적으로 넘나들면서 놀라울 만큼 방대한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그의 유려한 솜씨와 넓고 깊은 시야는 이런 주제에 익숙한 독자라 할지라도 그들을 강력하게 사로잡을 것이다.

 케네디는 인류 사회의 운명을 바꾼 세 가지 인자로 총, 균, 쇠를 꼽았던 재러드 다이아몬드를 의식하면서 그중 ‘균’은 총칼보다도, 또한 그 어떤 위인보다도 더 치명적이고 힘이 세다는 사실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이 책에는 알렉산드로스 대왕, 무함마드, 샤를마뉴, 마르틴 루터, 조지 워싱턴 등 토머스 칼라일이 말하는 ‘위인’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 ‘영웅’은 천재성과 강인한 성격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자질 덕분에 치명적인 전염병이 이미 만들어 준 기회를 활용할 수 있었다.”(338쪽)

“총과 쇠 같은 군사 기술 측면에서 스페인은 아메리카 원주민보다 실제로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중략) 정복자들의 총기는 충격 효과를 가져다주기는 했지만 문제도 있었다. (중략) 

원시적인 머스킷 총은 재장전하는 데 1분 이상 걸렸고, 대포는 험준한 지형을 가로질러 운반하기 어려웠다. (중략) 

다이아몬드는 아즈텍과 잉카가 이전에 전혀 접하지 못했던 말이 침략 결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중략) 그러나 말의 중요성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

 스페인군이 보유한 말은 코르테스의 침공 당시 16마리, 피사로의 침공 당시 68마리로 매우 적은 수에 불과했다. (중략)

 그렇다면 정복자들이 중남미를 그토록 단호하게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총과 쇠로 설명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균, 균, 균이다.”(183~185쪽)

『균은 어떻게 세상을 만들어 가는가』에 대해 영국의 일간지 「타임스」는 “과학과 역사의 이음매 없는 만남. 유발 하라리의 독자라면 즐거워할 책”이라고 평했고, 『인간이 되다』의 저자로 많이 알려진 루이스 다트넬은 “흥분을 불러일으키고 경이롭다. 

신석기시대 질병부터 최근의 코로나 19까지 이 지구상에서 가장 미시적인 생명체가 얼마나 막대한 역할을 했는지를 탐구한다”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또한 「선데이 타임스」, 아마존, 굿리드 등도 이 책을 2023년 최고의 책으로 꼽기도 하는 등 호평이 이어졌다. 『총·균·쇠』, 『사피엔스』, 『인간이 되다』 같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 역시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이 책의 들머리에는 원서에는 없는 양질의 컬러 화보 32컷을 엄선하여 에피타이저처럼 수록해 놓았다.

 각각의 화보에는 짧지만 알찬 해설까지 곁들여 놓음으로써 화보만 보아도 선사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균의 막강한 영향을 탐구한 이 책의 대략을 가늠하는 데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목차
서론 태초에 전염병이 있었다

1장 구석기시대: 호모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을 이기다
2장 신석기시대: 거대한 이주의 물결
3장 고대: 제국의 부상과 몰락
4장 중세: 흑사병, 근대의 문을 열다
5장 식민지 시대: 침략을 위한 최고의 무기
6장 혁명의 시대: 전쟁의 판도를 바꾸다
7장 산업혁명기: 런던, 유럽 위생공학의 선두에 서다
8장 빈곤이라는 전염병: 불평등 해소가 보건 혁신이다

결론 보다 건강한 세상을 위하여


저자 소개 
저 : 조너선 케네디 (Jonathan Kennedy) 
2013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16년부터 런던퀸메리대학에서 글로벌 공중 보건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주로 사회학, 정치경제학, 인류학, 국제관계학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공중 보건 문제를 분석한다.

 예컨대 유럽의 포퓰리즘 정치와 백신 거부 간의 연관성, 미국 CIA의 드론 공격이 파키스탄의 소아마비 퇴치 노력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 사우디아리비아가 주도한 예멘 폭격이 2017...

역 : 조현욱 (趙顯旭)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5년부터 2009년까지 『중앙일보』 기자로 24년간 재직하면서 국제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2009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초빙교수를 지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중앙일보] 객원 과학전문기자로 ‘조현욱의 과학 산책’을 매주 연재했다. 

건강의학포털 ‘코메디닷컴’의 편집주간과 싱크탱크 여시재의 편집위원장을 지냈다. 2016년...

책 속으로
그러나 이제 미생물이 단순히 부패, 죽음, 질병의 매개체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매우 분명해졌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연구자들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지구와 신체, 심지어 정신의 기능에 필수적인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미생물 없이는 인간의 삶, 아니 모든 형태의 복잡한 생명체는 상상할 수 없다.
--- p.11

박테리아 덕분에 인간을 포함한 복잡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지구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는 박테리아의 세계이고 우리는 그저 거기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 뿐이다.
--- p.15

우리는 박테리아로부터 진화했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로부터 게놈의 필수적인 부분을 획득했다. 

이제 우리 몸과 심지어 뇌도 우리 조상과 함께 진화한 미생물이 크게 기여한 덕분에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장내 미생물이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미미하지만 중요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발견은 인간이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 p.24

호모사피엔스는 5만 년 전에서 4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되면서 마침내 아프리카를 벗어나 네안데르탈인이 거주하는 북쪽 지역으로 심각한 질병에 걸리지 않으면서 이주할 수 있었다. 

수만 년 동안 지중해 동부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었던 저주가 풀린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유라시아 깊숙이 옮겨 가면서 아프리카 병원균에 노출된 적이 없고 내성을 키울 기회도 없었던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공동체를 만났다.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다른 모든 인간 종은 멸종하고 새로 등장한 호모사피엔스만 오롯이 살아남았다. 

우리의 세상은 다시는 예전같지 않을 것이다.

 지구는 다양한 인간 종족이 살던 중간계와 더 이상 닮지 않게 되었으며,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호모사피엔스가 지배하는 행성이 되었다.
--- p.57

선사시대는 새로운 인구가 한 지역으로 이동하여 이전 거주민을 거의 완전히 멸종시키는 대규모 이주의 물결로 점철되었다.

 거의 항상 이주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대량살상 무기인 전염병에 자신들도 모르게 도움을 받았다. 

본인들은 어느 정도 면역력이 있었지만 기존 지역 주민들에게는 저항력이 거의 혹은 전혀 없었던 탓이다.

 신석기시대 이주자들은 새로운 병원균 외에도 새로운 유전자, 새로운 언어, 농경과 야금과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이런 방식으로 수천 년 전에 발생한 전염병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p.64

투키디데스는 아테네의 전염병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그는 전염병 발발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다. “아테네인들에게 이만큼 큰 피해를 입히거나 전쟁에 대비할 힘을 약화시킨 것은 없었다.”
--- p.99

풍토병은 수많은 로마인을 죽였지만, 설사병과 말라리아가 제국의 수도 주변에 보호막 같은 역할을 하는 놀라운 이점도 있었다.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은 로마인이라면 누구나 면역력이 생겼겠지만, 도시 정복자들을 포함하여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물면 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았다. 

한니발이 6만 명의 군대와 1만 2000마리의 말, 37마리의 전투 코끼리를 이끌고 알프스를 힘겹게 넘었던 기원전 3세기 후반부터 말라리아는 제국의 수도에 대한 공격을 막아 주었다. 

카르타고 군대는 여러 차례 로마인들을 격파했다. 침략을 막아내고 로마를 구한 것은 한니발의 아내와 아들, 많은 병사를 죽인 말라리아였다.
--- p.109

로마제국은 키프리아누스 역병과 3세기의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그 피해는 막심했다. 

로마는 오랫동안 변혁의 위기에 빠지면서 국력이 약해졌다. 

그러나 역병의 가장 지속적인 영향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종교적이었다. 

전염병은 제국 변방의 작고 잘 알려지지 않은 유대교 종파를 오늘날 전 세계 인구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23억 명의 신자를 보유한 주요 종교로 만들었다.
--- p.116

기독교가 유대교의 변두리 종파에서 대중 종교로 갑자기 변모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의 사회학자 로드니 스타크는 전염병이 이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기독교 신앙은 2∼3세기에 치명적인 전염병이 창궐해 로마제국을 강타했을 때 다신교보다 더 매력적이고 확실한 삶과 죽음의 지침을 제공했기 때문에 급성장했다.
--- p.118

가톨릭교회가 페스트의 트라우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다른 구원 수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가톨릭 교회의 권위와 가르침에 대한 도전은 있었지만, 흑사병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러한 생각은 광범위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 

옥스퍼드대학의 사제이자 신학자인 존 위클리프는 1320년대에 태어나 14세기 후반에 종교적 정통성과 교회의 부패에 반대하는 반란의 선봉에 섰다.

 그는 복음을 전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로할 시간이 없는 교구 사제들과 지상에서 하나님의 대리자라고 자처하는 교황을 겨냥했다.
--- p.160~161

유럽인들이 카리브해에 정착하기 시작하자, 신석기 혁명에 뒤이어 구세계에서 진화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대서양을 건너오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타이노족은 과거에 이러한 병원균에 노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항력을 키우지 못했다. 그들은 처음 접하는 전염병이 파도처럼 연이어 밀려온 탓에 멸종했다.
--- p.187

필그림들은 ‘올드’ 잉글랜드에서 ‘뉴’ 잉글랜드로 향하는 청교도 이민 물결을 주도했다. 

그 후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찰스 1세의 종교 박해를 피해 탈출했고, 그중 2만 1000명이 북미에 정착했다. 

이주민들은 1630년 자신들이 유입한 것이 거의 확실한 또 다른 천연두로 인해 이득을 보았다. 

이 병으로 매사추세츠의 남은 원주민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 p.204

1804년 새해 첫날, 반군은 아이티Haiti라는 새 국가의 탄생을 선포했다. 

히스파니올라섬을 지칭하는 타이노어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아이티 반군과 이 섬의 모기에게 프랑스가 패배한 것은 근대 세계가 지금 같은 형태를 갖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
--- p.258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인류가 하나의 종으로서 병원균의 위협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서로 협력하는 것이다. 

19세기와 20세기에 고소득 국가들의 건강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은 윌리엄 맥닐의 주장과 달리 의학 발전 덕분이 아니었다. 

심지어 경제 성장 그 자체로 이룬 결과도 아니었다. 

그보다는 오히려 식수, 위생, 주택 공급, 빈곤 감소에 대규모로 투자한 정치적 결정이 가져온 성과였다.
--- p.344

출판사 리뷰
균의 관점에서 다시 쓰는 인간의 서사

17세기, 네덜란드의 직물상이자 과학자인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이 처음 발견한 미생물의 세계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의 진화론, 프로이트의 무의식 발견만큼이나 인간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후대의 많은 연구자들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이 작은 존재들의 세계가 “단순히 질병, 부패, 죽음을 일으키는 매개체만이” 아니라, 그것 없이는 “인간의 삶, 아니 모든 형태의 복잡한 생명체는 상상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 무수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역사 전체에 걸쳐 수많은 생명을 앗아 가고 여러 문명을 약화시켰지만, 그 폐허 속에서 새로운 세상이 등장하고 번성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저자는 이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를 여덟 개의 장에 걸쳐 풀어낸다.

먼저 저자는 우리의 지구가 호모사피엔스가 지배하는 행성이 된 과정을 살펴본다. 

인류 진화의 초기에 이 땅에는 마치 톨킨의 중간계처럼 여러 종의 인간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현재 우리 인류와 같은 종인 호모사피엔스를 비롯하여, 호모사피엔스보다 힘이 더 세고 뇌도 더 컸던 네안데르탈인, 높은 고도에서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유전자를 가졌던 데니소바인, 키가 1미터 조금 넘고 불균형적으로 긴 발을 가졌던 호모플로레시엔시스, 손가락과 발가락 뼈가 구부러지고 키가 작았던 호모루센시스 등의 인간 종이 바로 그들이다.

 그런데 기원전 4만~5만 년 전에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가면서 다른 인간 종은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유발 하라리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기원전 7만~3만 년 사이에 호모사피엔스가 ‘인지 혁명’을 겪으면서 사고와 행동 방식에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호모사피엔스가 다른 인간 종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가졌다는 그와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를 제시한다. 

그리고 호모사피엔스가 다른 인간 종과 상호작용을 할 때 마주친 병원균에 주목한다. 

수백만 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호모사피엔스는 긴 여행을 통해 강력한 면역 체계를 획득한 반면, 이들이 가져온 병원균에 유럽의 네안데르탈인은 취약했던 것이다.

저자는 전염병이 광활하고 세련된 문명을 자랑하던 남미의 아즈텍제국과 잉카제국을 무너뜨리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1492년, 콜롬버스가 대서양 횡단 항해에 나선 이래 유럽에서 진화한 여러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남미로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남미의 원주민들은 유럽인의 병원균에 노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항력을 키우지 못했다.

 1545년에 아즈텍에서 유행한 코코리츨리라는 전염병은 지역 주민의 80퍼센트를 사망에 이르게 했고, 1524년에 잉카를 강타한 천연두는 제국의 역량을 크게 약화시켰다. 

유럽인의 신대륙 정복은 이렇듯 파괴적인 전염병 때문에 가능했다. 

이런 정복 서사는 이후 몇 세기 동안 아메리카, 태평양의 여러 섬, 호주 등지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아메리카대륙의 열대 지방 전체가 의도하지 않게 노예제의 길로 들어선 배경에도 전염병이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황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는 서아프리카에서 노예선을 타고 카리브해에 도착했다.

 이 모기에게 카리브해의 사탕수수 농장은 번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했다. 

이 모기가 옮긴 병원균으로 카리브해는 백인들의 새로운 무덤으로 변했다. 

서아프리카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이 질병에 노출되어 평생 면역력을 획득한 반면, 유럽에서 건너와 새로 정착한 이들은 내성이 생기지 않아 집단적으로 사망했던 것이다. 

결국 농장주들에게는 아프리카의 노예 노동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고 말았다.

이와 같이 역사의 주요 변곡점에는 언제나 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요지다. 

이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이 거대한 우주에서 얼마나 하찮고 무기력한 존재인지를 절로 실감하게 한다.

 그러나 수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여전히 우리가 자연을 지배하고 있다는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인간은 미시적인 것들로 이루어진 이 세계에 초대받은 손님일 뿐이라고 말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대안적 관점을 제시한다. 

인간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덜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미생물은 우리 삶에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말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다양한 학문에 통섭적으로 접근하는 가운데 구체적인 근거로 주장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면서 전개해 간다. 이 분야의 교과서로 쓰여도 손색없을 정도다. 

이 점은 스토리 위주의 여느 대중서와 크게 비교되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추천평
“과학과 역사의 이음매 없는 만남. 유발 하라리의 독자라면 즐거워할 책!”
- 「타임스」


“흥분을 불러일으키고 경이롭다. 신석기 시대 질병부터 최근의 코로나19까지 저자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미시적인 생명체가 얼마나 막대한 역할을 했는지를 탐구한다.”
- 루이스 다트넬 (『인간이 되다』 저자)


“전염병이 어떻게 우리 역사를 형성했는지에 대한 흥미롭고, 읽기 쉽고, 잘 연구한 기록이다.”
- 데이비드 크리스천 (『빅 히스토리』 저자)


“적절한 시점에 나온, 설득력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희망적인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그렇다, 우리는 미생물의 지배를 받지만, 그것은 또한 미생물에 대한 우리의 대응과 그 힘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 「애틀랜틱」


“놀라울 정도로 방대한 자료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풀어낸다. 

이 주제에 익숙한 독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것이다.”
- 「워싱턴포스트」


“놀라운 사실들로 가득하다. 

이 책은 단지 지난 수천 년의 역사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건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바라보도록 한다.”
- 「가디언」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5649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