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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분단과 경계, 그리고 낡은 고정관념들을 뛰어넘는 다양한 공간적 상상들!
‘구조’와 ‘균열’ 사이의 변증법적 상호작용을 조명하다!
2018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지정학 질서에 새로운 변화의 동력으로 작동하여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기대를 다시금 높였다. 하지만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 경계와 접경지역 등을 바라보는 지정학적 관점들에는 여전히 영토주의와 냉전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고정관념이 팽배하다. 이런 문제들은 언제나 군사와 안보와 통제의 논리가 지배해왔고, 그에 대한 학술적 연구도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기존 주류 사회과학 논의들이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한반도 지정학 현실의 공간적 다층성과 혼종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분단과 경계, 통일이 국가적 스케일에만 한정되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스케일에 걸쳐 작동하는 복합적인 공간적 과정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영토중심적, 냉전중심적, 서구중심적, 남성중심적, 혹은 제국주의적 성격도 지녀왔던 기존의 지정학적 접근들을 극복하고, 한반도 지정학을 둘러싼 지리학적 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며, 통일담론 및 통일연구에도 새로운 활력을 공급하는 의미 있는 기여가 될 것이다.
‘구조’와 ‘균열’ 사이의 변증법적 상호작용을 조명하다!
2018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지정학 질서에 새로운 변화의 동력으로 작동하여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기대를 다시금 높였다. 하지만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 경계와 접경지역 등을 바라보는 지정학적 관점들에는 여전히 영토주의와 냉전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고정관념이 팽배하다. 이런 문제들은 언제나 군사와 안보와 통제의 논리가 지배해왔고, 그에 대한 학술적 연구도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기존 주류 사회과학 논의들이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한반도 지정학 현실의 공간적 다층성과 혼종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분단과 경계, 통일이 국가적 스케일에만 한정되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스케일에 걸쳐 작동하는 복합적인 공간적 과정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영토중심적, 냉전중심적, 서구중심적, 남성중심적, 혹은 제국주의적 성격도 지녀왔던 기존의 지정학적 접근들을 극복하고, 한반도 지정학을 둘러싼 지리학적 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며, 통일담론 및 통일연구에도 새로운 활력을 공급하는 의미 있는 기여가 될 것이다.
목차
제1장 한반도 경계와 접경지역에 대한 포스트 영토주의 접근의 함의
제1부 분단과 경계의 신지정학
제2장 한반도 접경지역에서 나타나는 ‘안보?경제 연계’와 영토화와 탈영토화의 지정?지경학
제3장 냉전의 진열과 쇼핑: DMZ 전망대를 통해 바라본 한반도의 냉전경관
제4장 한반도의 도시지정학: 대북전단 살포와 접경·안보의 스케일 정치
제5장 여성주의 지정학과 북한인권: 탈북여성의 인신매매에 대한 담론 비판
제2부 통일의 신지정학
제6장 남북한 협력과 통일을 위한 ‘한반도 자연’의 생산
제7장 동화?초국적주의 지정학: 제3국에서 탈북민의 일상과 담론에 나타난 북한 재영토화
제8장 공간적 프로젝트로서 통일: 개성공단을 통해 본 통일시대 영토성에 대한 관계적 이해
나가며: 분단과 경계 뛰어넘기-한반도의 새로운 지정학 가능성 엿보기
제1부 분단과 경계의 신지정학
제2장 한반도 접경지역에서 나타나는 ‘안보?경제 연계’와 영토화와 탈영토화의 지정?지경학
제3장 냉전의 진열과 쇼핑: DMZ 전망대를 통해 바라본 한반도의 냉전경관
제4장 한반도의 도시지정학: 대북전단 살포와 접경·안보의 스케일 정치
제5장 여성주의 지정학과 북한인권: 탈북여성의 인신매매에 대한 담론 비판
제2부 통일의 신지정학
제6장 남북한 협력과 통일을 위한 ‘한반도 자연’의 생산
제7장 동화?초국적주의 지정학: 제3국에서 탈북민의 일상과 담론에 나타난 북한 재영토화
제8장 공간적 프로젝트로서 통일: 개성공단을 통해 본 통일시대 영토성에 대한 관계적 이해
나가며: 분단과 경계 뛰어넘기-한반도의 새로운 지정학 가능성 엿보기
출판사 리뷰
영토주의적 관점의 한계를 극복하는,
통일을 위한 새로운 지리적 상상력을 위하여
통일이라는 단어에 담긴 추상성과 단일성은 통일 혹은 통일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국가공간 전체에서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오해를 낳곤 한다. 그러나 지정학적 변화들은 공간에서 균질하게 나타나기보다는 지역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기에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간적 통찰력이 매우 중요하다. 통일은 분단과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공간적, 영역적 질서의 구축을 의미하며, 이는 무엇보다 새로운 지리적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분단과 경계 그리고 통일 문제에 대한 지리학자들의 지적 개입은 그동안 충분하지 못했다. 분단과 통일의 비용과 편익 계산 등 경제학적 접근이나 북한체제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 분석에 초점을 둔 정치학적 접근 등이 분단 및 통일 논의를 주도한 반면, 그동안 지리학자들은 분단과 통일이 근본적으로 공간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학문적 개입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편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감한 지리학자들의 작업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경계와 영토에 대한 뿌리 깊은 영토주의적 관점의 한계를 극복하고, 통일, 분단, 경계 그리고 접경지역에 대한 새로운 공간적 통찰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비판지정학, 신문화지리학, 지리정치경제학, 정치생태학, 도시지정학, 여성주의 지정학 등 최근 지리학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론적 성취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현실을 비판적으로 논의한다. 이 책은 공간적 단절로서의 분단과 공간적 통합으로서의 통일이라는 과정이 가지는 공간적 복합성과 역동성을 강조하며, 남과 북이 물리적으로 접하고 있는 접경지역에서부터 남과 북이 새롭게 조우하며 살아가는 해외 한인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와 현장에 기반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날 지리학의 이론적 성취들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현실을 비판적으로 논의하다!
이 책은 한반도의 분단과 경계 그리고 접경지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지정학적 모습들을 공간적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지정학적 상상력으로 한반도의 미래를 구성하기 위해, 과거와 현실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1부와 변화와 통일을 상상하기 위한 제2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저자들은 한반도의 지정학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근대적 영토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영토와 주권, 영토와 민족 구성원의 결합을 강조하고 영토 내부의 동일성에 초점을 맞추는 근대적 영토성은 한반도 지정학의 다양하고 대안적인 상상력에 가장 큰 장애가 된다는 점이 저자들에 의해 공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이론적 기반을 제시하는 제1장 “한반도 경계와 접경지역에 대한 포스트 영토주의 접근의 함의”는 포스트 영토주의에 관한 이론적 배경과 쟁점들을 제시하며 근대적 영토성이 권력과 공간의 관계를 상상하는 방식에 미친 영향을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이러한 고정된 영토성의 상상을 뛰어넘어 현실의 국경과 경계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사회?공간적 관계에 기반하여 영토와 경계에 대한 새로운 상상과 개념화가 등장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또한 이러한 배경에서 한반도의 경계와 접경지역이 형성된 과정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각 정부의 경계와 접경 관련 정책이 보여준 가능성과 한계를 소개한다.
제1부를 시작하는 제2장 “한반도 접경지역에서 나타나는 ‘안보-경제 연계’와 영토화와 탈영토화의 지정-지경학”은 한반도의 접경지역이 지니고 있는 혼종성에 주목한다. 한반도의 접경지역은 남북한 대치로 인해 만들어진 지역이기도 하지만, 접경지역과 경계를 둘러싸고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과 행위자들의 복잡한 상호작용과 역동적 실천들 속에서 구성되고 항상 새롭게 만들어지는 사회적 구성물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경과 접경을 영토성과 이동성의 복합적 교차공간으로 인식할 것을 제안하면서, 한반도 접경지역이 ‘안보’의 논리와 ‘경제’의 논리가 서로 경합하면서 결합되는 ‘안보?경제 연계’를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제3장 “냉전의 진열과 쇼핑:DMZ 전망대를 통해 바라본 한반도의 냉전경관”에서는 분단과 대립으로 인해 곳곳에 산재된 이른바 냉전경관을 새롭게 이해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안보현실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비무장지대 전망대의 경관을 대상으로, 냉전이라는 안보적 가치가 시각을 통해 구성되고 전달되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이러한 이념적 경관의 이해는 시각과 함께 행위주체의 수행과 실천이라는 역동적 과정을 고려해야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4장 “한반도의 도시지정학:대북전단 살포와 접경·안보의 스케일 정치”에서는 지정학적 분석의 새로운 스케일로 도시를 제시한다. 안보라는 국가적 가치가 한 국가 내의 모든 공간과 장소에서 동일한 형태와 중요도를 가지고 있다는 고전적 시각을 비판하면서, 안보에 대한 인식과 이해관계가 국가와 도시 혹은 국가와 지역 사이에 차별적이고 심지어 대립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다는 탈영토주의적 시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접경지역인 경기도 파주시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싼 주체들의 대립과 갈등을 도시지정학의 시각에서 분석한다.
제1부의 마지막인 제5장 “여성주의 지정학과 북한인권:탈북여성의 인신매매에 대한 담론 비판”에서는 여성주의 지정학의 중요한 분석 스케일인 ‘몸’을 통해 한반도의 지정학을 살펴본다. 탈북여성의 이주 과정에서 목도되는 생존을 위한 투쟁과 끔찍한 인권침해를 바라보며, 험난한 여정을 겪은 탈북여성을 단순한 지정학적 피해자가 아닌 지정학적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주체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탈북여성의 몸이 담론화되는 과정, 즉 그들의 몸과 탈북의 과정이 어떻게 특정한 지정학적 주체의 정당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재구성되는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제2부에서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현실이 평화와 통일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직면하게 될 일들에 대한 지정학적 검토가 제시된다. 제6장 “남북한 협력과 통일을 위한 ‘한반도 자연’의 생산”에서는 국가-자연의 생산이라는 시각에서 국가의 자연, 이미지, 정체성이 정치적으로 구성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특히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자연이 포섭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근대국가와 민족주의의 형성에서 국가화된 자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과거 자연이 정치적인 분열을 공고화하기 위해 사용되어왔으며, 동시에 정치적 통합, 즉 통일을 상상하고 이를 물질적으로 나타내는 상징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제7장 “동화-초국적주의 지정학:제3국에서 탈북민의 일상과 담론에 나타난 북한 재영토화”에서는 영국의 런던 한인타운을 사례로 동화-초국적주의 지정학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런던의 한인타운은 탈북민과 한국인 이주민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북한 주민의 동화와 정체성 지키기가 진행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북한 이탈주민은 한국으로 동화/흡수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동화에 저항하기도 하고, 탈영토-재영토화를 거쳐 새로운 초국적주의를 구성하기도 하는 등 매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통일 논의 이면에 자리한 남한 중심의 흡수와 동화라는 지향과 욕망이 현실에서 어떤 한계에 직면할지 고민하게 한다.
제2부의 마지막인 제8장 “공간적 프로젝트로서 통일:개성공단을 통해 본 통일시대 영토성에 대한 관계적 이해”에서는 통일 논의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문제제기를 시도하고 있다. 통일담론에서 공간성·영토성의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통일과정이 이념적·사회적·경제적 통합의 과정이지만 동시에 이러한 과정이 구체적인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의 형성과 운영에서 나타난 현상들은 우연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공간적 시각에서 해석해야 함을 주장한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 지역을 비어 있는 공간 혹은 없어지고 새롭게 구성될 공간으로 바라보는 기존 통일정책의 공간적 시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최근 지리학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관계적 공간론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의 결론에서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에 따라 한반도 지정학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현실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분단과 경계를 넘어 한반도 안과 밖의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공간적 상상력과 실험의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이와 더불어 접경지역과 경계에 대한 자본과 제국의 논리를 경계하는 한편, 다양한 주체들의 지정학적 상상력과 실천을 기반으로 할 때 비로소 경계지역을 새로운 대안공간으로 전환시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
통일을 위한 새로운 지리적 상상력을 위하여
통일이라는 단어에 담긴 추상성과 단일성은 통일 혹은 통일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국가공간 전체에서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오해를 낳곤 한다. 그러나 지정학적 변화들은 공간에서 균질하게 나타나기보다는 지역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기에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간적 통찰력이 매우 중요하다. 통일은 분단과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공간적, 영역적 질서의 구축을 의미하며, 이는 무엇보다 새로운 지리적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분단과 경계 그리고 통일 문제에 대한 지리학자들의 지적 개입은 그동안 충분하지 못했다. 분단과 통일의 비용과 편익 계산 등 경제학적 접근이나 북한체제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 분석에 초점을 둔 정치학적 접근 등이 분단 및 통일 논의를 주도한 반면, 그동안 지리학자들은 분단과 통일이 근본적으로 공간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학문적 개입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편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감한 지리학자들의 작업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경계와 영토에 대한 뿌리 깊은 영토주의적 관점의 한계를 극복하고, 통일, 분단, 경계 그리고 접경지역에 대한 새로운 공간적 통찰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비판지정학, 신문화지리학, 지리정치경제학, 정치생태학, 도시지정학, 여성주의 지정학 등 최근 지리학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론적 성취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현실을 비판적으로 논의한다. 이 책은 공간적 단절로서의 분단과 공간적 통합으로서의 통일이라는 과정이 가지는 공간적 복합성과 역동성을 강조하며, 남과 북이 물리적으로 접하고 있는 접경지역에서부터 남과 북이 새롭게 조우하며 살아가는 해외 한인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와 현장에 기반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날 지리학의 이론적 성취들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현실을 비판적으로 논의하다!
이 책은 한반도의 분단과 경계 그리고 접경지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지정학적 모습들을 공간적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지정학적 상상력으로 한반도의 미래를 구성하기 위해, 과거와 현실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1부와 변화와 통일을 상상하기 위한 제2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저자들은 한반도의 지정학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근대적 영토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영토와 주권, 영토와 민족 구성원의 결합을 강조하고 영토 내부의 동일성에 초점을 맞추는 근대적 영토성은 한반도 지정학의 다양하고 대안적인 상상력에 가장 큰 장애가 된다는 점이 저자들에 의해 공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이론적 기반을 제시하는 제1장 “한반도 경계와 접경지역에 대한 포스트 영토주의 접근의 함의”는 포스트 영토주의에 관한 이론적 배경과 쟁점들을 제시하며 근대적 영토성이 권력과 공간의 관계를 상상하는 방식에 미친 영향을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이러한 고정된 영토성의 상상을 뛰어넘어 현실의 국경과 경계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사회?공간적 관계에 기반하여 영토와 경계에 대한 새로운 상상과 개념화가 등장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또한 이러한 배경에서 한반도의 경계와 접경지역이 형성된 과정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각 정부의 경계와 접경 관련 정책이 보여준 가능성과 한계를 소개한다.
제1부를 시작하는 제2장 “한반도 접경지역에서 나타나는 ‘안보-경제 연계’와 영토화와 탈영토화의 지정-지경학”은 한반도의 접경지역이 지니고 있는 혼종성에 주목한다. 한반도의 접경지역은 남북한 대치로 인해 만들어진 지역이기도 하지만, 접경지역과 경계를 둘러싸고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과 행위자들의 복잡한 상호작용과 역동적 실천들 속에서 구성되고 항상 새롭게 만들어지는 사회적 구성물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경과 접경을 영토성과 이동성의 복합적 교차공간으로 인식할 것을 제안하면서, 한반도 접경지역이 ‘안보’의 논리와 ‘경제’의 논리가 서로 경합하면서 결합되는 ‘안보?경제 연계’를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제3장 “냉전의 진열과 쇼핑:DMZ 전망대를 통해 바라본 한반도의 냉전경관”에서는 분단과 대립으로 인해 곳곳에 산재된 이른바 냉전경관을 새롭게 이해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안보현실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비무장지대 전망대의 경관을 대상으로, 냉전이라는 안보적 가치가 시각을 통해 구성되고 전달되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이러한 이념적 경관의 이해는 시각과 함께 행위주체의 수행과 실천이라는 역동적 과정을 고려해야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4장 “한반도의 도시지정학:대북전단 살포와 접경·안보의 스케일 정치”에서는 지정학적 분석의 새로운 스케일로 도시를 제시한다. 안보라는 국가적 가치가 한 국가 내의 모든 공간과 장소에서 동일한 형태와 중요도를 가지고 있다는 고전적 시각을 비판하면서, 안보에 대한 인식과 이해관계가 국가와 도시 혹은 국가와 지역 사이에 차별적이고 심지어 대립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다는 탈영토주의적 시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접경지역인 경기도 파주시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싼 주체들의 대립과 갈등을 도시지정학의 시각에서 분석한다.
제1부의 마지막인 제5장 “여성주의 지정학과 북한인권:탈북여성의 인신매매에 대한 담론 비판”에서는 여성주의 지정학의 중요한 분석 스케일인 ‘몸’을 통해 한반도의 지정학을 살펴본다. 탈북여성의 이주 과정에서 목도되는 생존을 위한 투쟁과 끔찍한 인권침해를 바라보며, 험난한 여정을 겪은 탈북여성을 단순한 지정학적 피해자가 아닌 지정학적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주체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탈북여성의 몸이 담론화되는 과정, 즉 그들의 몸과 탈북의 과정이 어떻게 특정한 지정학적 주체의 정당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재구성되는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제2부에서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현실이 평화와 통일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직면하게 될 일들에 대한 지정학적 검토가 제시된다. 제6장 “남북한 협력과 통일을 위한 ‘한반도 자연’의 생산”에서는 국가-자연의 생산이라는 시각에서 국가의 자연, 이미지, 정체성이 정치적으로 구성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특히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자연이 포섭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근대국가와 민족주의의 형성에서 국가화된 자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과거 자연이 정치적인 분열을 공고화하기 위해 사용되어왔으며, 동시에 정치적 통합, 즉 통일을 상상하고 이를 물질적으로 나타내는 상징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제7장 “동화-초국적주의 지정학:제3국에서 탈북민의 일상과 담론에 나타난 북한 재영토화”에서는 영국의 런던 한인타운을 사례로 동화-초국적주의 지정학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런던의 한인타운은 탈북민과 한국인 이주민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북한 주민의 동화와 정체성 지키기가 진행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북한 이탈주민은 한국으로 동화/흡수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동화에 저항하기도 하고, 탈영토-재영토화를 거쳐 새로운 초국적주의를 구성하기도 하는 등 매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통일 논의 이면에 자리한 남한 중심의 흡수와 동화라는 지향과 욕망이 현실에서 어떤 한계에 직면할지 고민하게 한다.
제2부의 마지막인 제8장 “공간적 프로젝트로서 통일:개성공단을 통해 본 통일시대 영토성에 대한 관계적 이해”에서는 통일 논의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문제제기를 시도하고 있다. 통일담론에서 공간성·영토성의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통일과정이 이념적·사회적·경제적 통합의 과정이지만 동시에 이러한 과정이 구체적인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의 형성과 운영에서 나타난 현상들은 우연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공간적 시각에서 해석해야 함을 주장한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 지역을 비어 있는 공간 혹은 없어지고 새롭게 구성될 공간으로 바라보는 기존 통일정책의 공간적 시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최근 지리학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관계적 공간론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의 결론에서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에 따라 한반도 지정학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현실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분단과 경계를 넘어 한반도 안과 밖의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공간적 상상력과 실험의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이와 더불어 접경지역과 경계에 대한 자본과 제국의 논리를 경계하는 한편, 다양한 주체들의 지정학적 상상력과 실천을 기반으로 할 때 비로소 경계지역을 새로운 대안공간으로 전환시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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