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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더 갖고, 더 보여주고, 더 증명해야 하는
소유에 잠식된 세상에서 나를 꺼내는 법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를 선호한다.
사고 보니 브랜드 제품이 좋았다는 경험 때문일 수도 있고, 비싼 건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다.
이제 모든 소비 활동에 브랜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삶의 경험은 브랜드로 언급된다.
자크 라캉의 말처럼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 자체를 욕망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브랜드에 잠식된 세상에서 나를 꺼내보자.
소비로 나를 증명하기보다 누가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내 삶에 더 집중해야 할 때다.
남에게 드러나는 외면의 화려함과 함께 초라해지기 전에.
목차
프롤로그 브랜드에 잠식된 세상에서 나를 꺼내는 법
1장
브랜드, 타인의 욕망을 세련되게 욕망하도록
지금 사는 게 이익이에요, 정말일까?
클래식과 명품은 같은 말일까
우리 삶에서 외모 이야기가 사라진다면
관계를 가르는 브랜드
내 자식의 브랜딩
2장
소외되지 않기 위한 강박
타인의 욕망을 더 강렬하게 욕망하도록
옷으로 경쟁하고 차로 이겨서 행복하다면
느슨한 금욕주의
내게 B학점을 요구한 학생
3장
숲을 거니는 사람과 숲의 나무를 베는 사람
미니멀리즘을 위한 소비
아버지의 유품
아직도 타인의 시선에 갇혀 산다면
상실을 받아들일 용기
에필로그 나라는 시행착오를 견뎌낼 힘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 : 고명한
어린 시절엔 튀는 것보다 집단 속에 스며들기를 좋아했지만 당연한 것들, 평범한 것들에 대해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즐겼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매일 반복하는 먹는 것, 요리하는 것, 일어나고 잠자는 것,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일상의 모든 것들에 의미를 두고 싶었다.
고려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인문학과 음악 심리치료는 학문을 넘어 일상의 의미 부여를 확장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삼성물산...
책 속으로
글을 쓰다 문득 학창 시절 같은 반 친구에게서 “넌 유행이나 브랜드는 관심도 없고 험블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아”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떠올라 혼자 웃은 적이 있다.
현재 50대인 나의 관점에서 어렸던 때의 그 말을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을 테지만, 그 시절 백화점 VIP 고객의 자녀였던 그 친구의 시각에선 브랜드를 따지지 않고 아무거나 몸에 걸치고 다니는 모습이 다소 추레하다고 여긴 것 같다.
그리고 별 볼 일 없는 옷차림을 하고도 거리낌 없이 돌아다니는 내 모습이 고까웠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랜드 없는 삶이라니, 그럼 당신 집에는 브랜드 있는 물건이 하나도 없다는 말인가요?”
그럴 리가. 오히려 내가 가진 물건 중 브랜드가 없는 것이 없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로고가 대문짝만하게 박혀 있지 않을 뿐 세상의 모든 물건은 제조사의 브랜드가 새겨진 제품이니, 따지고 보면 나 역시 브랜드로 도배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책을 쓰면서 가진 것들을 하나씩 헤아려 보니 매일 입는 옷, 들고 다니는 가방과 사용하는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많이 알려진 브랜드 제품도 제법 갖고 있었다.
하지만 소유하고 있는 것들의 몇 퍼센트가 유명 브랜드 제품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의 일상을 영위하고 나의 가치를 설명하는 데 있어 브랜드가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느냐가 중요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처음 하차감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능적인 우수성으로 실감되는 승차감보다 차에서 내렸을 때 뭇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그 순간의 기분이 중요하다는 의미라는 걸 깨닫고 난 후 실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아찔하고 화려한 디자인을 우선시한 하이힐은 결국 몇 번 신지도 못하고 버리게 된다.
그런데 내 발과도 같은 자동차에서 그 잠깐의 겉멋이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이런 사례는 브랜드가 가진,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도저히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기묘하고도 모순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예일 뿐이다.
품목별 기능과 가성비를 꼼꼼히 비교하며 제품을 추천하는 리뷰를 보면 그렇게도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마지막 순간에 기꺼이 지갑을 열게 하는 건 누구나 선망하는 브랜드 제품이라니. 이쯤 되면 선택의 답은 돌고 돌아 결국 정해져 있는 걸까.
--- 「브랜드, 타인의 욕망을 세련되게 욕망하도록」 중에서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기술 발전을 이룬 덕분에 물건의 내구성과 기능성은 과거에 비해 훨씬 강해졌는데 버려지고 교체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으니 말이다.
옷장을 들여다보면 수년 전에 구입한 겨울 패딩은 여전히 괜찮은 방수 기능과 보온 기능을 갖추고 있고, 역시 구입한 지 오래되지 않은 스포츠 의류는 뛰어난 내구성과 통기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장이 왠지 길어 보이고 품이 유행에 뒤떨어져 보여 더 이상 선택받지 못한 채 자리만 차지하다가 트렌디한 상품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질 때가 되면 냉정하게 자리에서 쫓겨난다.
--- 「클래식과 명품은 같은 말일까” 중에서
여성들이 노화를 긍정하고 대단할 것 없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게 되면 거대한 미용 산업은 성장 동력을 잃는다. 그러기에 이 산업은 이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결점들을 끝없이 탄생시킨다.
공학처럼 발달하는 다이어트 방법론이나 피부관리법은 물론 다크서클이나 팔자주름, 심부볼, 목 주름 같은 구석구석의 외모 변화와 차이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결점으로 인지하게 하고 솔루션을 팔아 거대한 시장을 더욱 팽창시킨다.
요즘 사람들이 열광하는 ‘부티’라는 개념 또한 비싼 귀금속을 걸치거나 많은 비용을 들여 피부와 몸매를 관리하고 화려하게 화장을 하면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때로는 인위적으로 연출한 부티가 오히려 콤플렉스를 웅변하는 듯 역효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는 점은 무척 아이러니하다.
--- 「우리 삶에서 외모 이야기가 사라진다면” 중에서
필요와 불필요를 분리할 줄 알며 자신의 객관적 현실과 욕구 사이의 격차를 본능적으로 파악하는 것, 욕구를 통제하면서도 별 노력 없이 편안하고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미니멀리스트들이 종교처럼 생각했던 바로 그 ‘간소한 삶’이자 생텍쥐페리가 이야기하는 ‘완벽함’이다.
애쓰지 않아도 군더더기 없이 정갈한 마음 상태와 외부의 유혹에 휩쓸리지 않는 단단한 자아를 늘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근육과 같은 의미 말이다.
--- 「미니멀리즘을 위한 소비」 중에서
출판사 리뷰
소유로 불안을 덮는 삶에서 비움으로 자신과 연결되는 삶
브랜드는 욕망의 파이프라인이다. 모든 이의 내면에 잠자고 있는 욕망과 허상을 깨우고 아름답게 그러모아 소비자가 찾던 제품으로 각인시키는 고급 마케팅 기법이기도 하다.
그렇게 성공한 브랜드는 명품이 되어 사람들을 줄 세우고 안달나게 만든다.
소유와 비움의 철학을 담은 책으로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해 온 고명한 작가가 신간 『브랜드 없는 삶: 타인의 욕망에서 벗어날 용기』를 출간했다.
이 책은 브랜드 소비가 인간의 자존감과 존재를 대체하는 우리 사회에 “진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이 책에서 더 갖고, 더 보여주고, 더 증명해야 하는 압박 속에서 잃어버린 나를 되찾기 위해 내가 몰두하는 욕망의 방향이 과연 나의 것이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브랜드의 소유가 자존감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소유를 통해 불안을 덮는 삶이 아닌 비움을 통해 자신과 연결되는 삶을 제안한다.
남의 시선으로 나를 보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시대의 흐름에 비켜 설 용기가 필요하다. 필요한 소비를 멈추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세상이 떠드는 기준과 비교의 잣대를 내려놓고 삶의 중심을 다시 나에게 돌려주는 사색과 궁리를 권유한다.
나의 욕망과 타인의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현대인에게 이 책은 차분하고 깊이 있는 성찰의 기회와 방향을 제시한다.
행복과 소비 사이 기울어진 균형추 바로 잡기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타인의 욕망을 내 욕망처럼 인식해온 이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무게에서 천천히 벗어나는 과정을 안내한다.
1장에서는 브랜드와 외모, 소비가 관계와 정체성에 끼치는 영향을 되짚는다.
‘클래식과 명품은 같은 말일까’, ‘관계를 가르는 브랜드’, ‘내 자식의 브랜딩’ 등의 꼭지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소비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누구의 욕망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지금 사는 게 이익이에요”라는 상투적인 마케팅 문구 뒤에 감춰진 불안 자극의 구조도 냉철하게 짚는다.
2장은 타인에게 소외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규제하는 방식들을 조명한다.
‘옷으로 경쟁하고 차로 이겨서 행복하다면’이라는 문장에서 드러나듯 작가는 소유가 사회적 생존 전략이 되어버린 현실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3장에서는 비움과 수용, 자아 회복의 단계를 제안한다.
‘숲을 거니는 사람과 숲의 나무를 베는 사람’, ‘미니멀리즘을 위한 소비’는 비움조차 갖기 위한 수단이 되는 소비의 모순을 드러내며 진정한 내려놓음이란 무엇인가를 성찰한다.
‘아직도 타인의 시선에 갇혀 산다면’, ‘상실을 받아들일 용기’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서는 용기에 대한 작가의 조용한 권유이기도 하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5009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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