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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물질에 대한 인간의 열정과 집착, 광기가 경제의 흐름과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아보려는 탐색이다. 대항해 시대에서부터 자원 전쟁까지를 시간적 공간으로 삼고, 억압에 맞서 자유롭게 살아가려는 인간의 의지가 탐욕으로 변하고 탐욕이 모여 제도로 굳어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장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종교적 박해가 세계 경제 패권의 흐름에 가져다 준 연쇄 파장을 살펴보고 있고, 2장에서는 가까스로 얻어낸 자유가 탐욕, 투기와 어우러져 산업혁명의 꽃을 피우는 과정을 담았다. 3장에서는 겉으로는 자유시장경제로 포장되어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억압과 독점 구조를 주로 국제 금융시스템과 자원 전쟁이라는 시각에서 추적하였다. 박해에서 자유로 이어진 근대 정치사라는 한 축과, 그 '자유'로 인해 가능해진 국제 시장 질서가 만들어 낸 '억압'이라는 아이러니는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공통적인 숙제를 안겨 준다.
1장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종교적 박해가 세계 경제 패권의 흐름에 가져다 준 연쇄 파장을 살펴보고 있고, 2장에서는 가까스로 얻어낸 자유가 탐욕, 투기와 어우러져 산업혁명의 꽃을 피우는 과정을 담았다. 3장에서는 겉으로는 자유시장경제로 포장되어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억압과 독점 구조를 주로 국제 금융시스템과 자원 전쟁이라는 시각에서 추적하였다. 박해에서 자유로 이어진 근대 정치사라는 한 축과, 그 '자유'로 인해 가능해진 국제 시장 질서가 만들어 낸 '억압'이라는 아이러니는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공통적인 숙제를 안겨 준다.
목차
머리말
Ⅰ장 황금 제국과 유대인
1. 역사의 갈림길, 1492년
1492년, 어떤 일이 일어났다 | 세기의 결혼으로 781년 만에 이룬 숙원 |알람브라 칙령의 비극
2. 에스파냐의 풍요와 밑 빠진 독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이유 | 아메리카 대륙의 수난과 약탈 |패권국가로 발돋움하게 한 ‘세기의 결혼’ | 정략결혼이 만든 초강대국 | ‘밑 빠진 독’ 에스파냐의 오만과 전쟁 | 주체하지 못한 부와 쫓겨난 유대인
3. 종교적 갈등을 넘어선 유럽
프랑스를 등지게 만든 종교 | 피로서 얻은 종교의 자유
4. 사상 최고의 부자나라 네덜란드
탄압과 거친 환경을 이긴 원동력, 자유 | 근면으로 일군 땅과 행운 | 성장률 0.52퍼센트를 이룬 기적의 바탕 | 일본을 눈 뜨게 한 네덜란드
5. 유대인의 유랑과 부의 이동
떠나버린 기회, 네덜란드의 쇠퇴 | 영국의 발흥과 유대인 | 유대인의 유랑과 부의 이동
Ⅱ장 광기와 탐욕, 팽창과 거품의 시대
1. 17∼18세기 ‘버블 쓰리’
자본주의 최초의 버블, 튤립 투기 | 남해회사 버블과 잉글랜드 은행 | 미시시피 버블과 무너진 프랑스의 꿈 | 좋은 돈과 나쁜 돈
2. 대항해와 금을 향한 행진곡
700년 만에 다시 등장한 금화 | 포르투갈의 금을 향한 갈망 | 약탈한 황금의 약탈 전쟁 | 아프리카의 비극, 노예사냥과 삼각무역 | 약탈과 무역에서 싹튼 금융산업
3. 투기와 독점의 시대
투기로 시작한 미국의 역사 | 권력형 투기, 재무부 차관과 부통령 | 월스트리트의 도둑 귀족들 | 달러 공주와 재산 사냥꾼
4. 산업스파이로부터 시작된 산업혁명
산업스파이 롬브 형제와 암살단 | 미국 제조업의 아버지는 영국의 반역자 | 광기에 묻혀버린 거장, 보캉송과 폴햄
5.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
산업자본의 승리, 곡물법 폐지 | ‘황금의 십자가’와, 금융과 산업의 약진 | 거대 독점기업과 독점자본가의 등장 | 미국식 대량생산의 시작 | 미국식이냐, 독일식이냐
Ⅲ장 유한한 자원, 무한한 욕심
1. 자원 확보와 석탄의 등장
삼림 고갈과 산업혁명 | 자원 확보전과 알자스로렌의 역정 | 독일의 경제발전과 석유 확보 계획
2. 검은 황금, 석유의 시대
석유시대를 연 3인방 | 검은 황금을 향한 질주, 오일러시 | 고갈 위기론과 미국 석유의 전성시대 | 중동 석유시대의 개막 | 전함 한니발호의 실험과 윈스턴 처칠
3. 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
독일의 계획을 무너뜨린 파리 택시부대 | 석유 부족으로 무너진 독일 | 전쟁의 손익계산서 | 전간기, 피폐해진 독일과 번영을 맞이한 미국 | 세계 대공황과 관세법, 경제의 블록화
4. 석유와 금융을 장악하라
석유와 돈으로 싸운 2차 세계대전 | 독일의 생명줄, 합성석유 | 진주만 기습의 숨은 이유 | 승리와 패권을 보장한 세 가지, 무기·돈·석유
5. 석유를 향한 탐욕과 음모
잘못 끼워진 단추, 아작스 작전 | 석유 메이저와 반항아 마테이 | 닉슨 쇼크와 철 본위제도
맺음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Ⅰ장 황금 제국과 유대인
1. 역사의 갈림길, 1492년
1492년, 어떤 일이 일어났다 | 세기의 결혼으로 781년 만에 이룬 숙원 |알람브라 칙령의 비극
2. 에스파냐의 풍요와 밑 빠진 독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이유 | 아메리카 대륙의 수난과 약탈 |패권국가로 발돋움하게 한 ‘세기의 결혼’ | 정략결혼이 만든 초강대국 | ‘밑 빠진 독’ 에스파냐의 오만과 전쟁 | 주체하지 못한 부와 쫓겨난 유대인
3. 종교적 갈등을 넘어선 유럽
프랑스를 등지게 만든 종교 | 피로서 얻은 종교의 자유
4. 사상 최고의 부자나라 네덜란드
탄압과 거친 환경을 이긴 원동력, 자유 | 근면으로 일군 땅과 행운 | 성장률 0.52퍼센트를 이룬 기적의 바탕 | 일본을 눈 뜨게 한 네덜란드
5. 유대인의 유랑과 부의 이동
떠나버린 기회, 네덜란드의 쇠퇴 | 영국의 발흥과 유대인 | 유대인의 유랑과 부의 이동
Ⅱ장 광기와 탐욕, 팽창과 거품의 시대
1. 17∼18세기 ‘버블 쓰리’
자본주의 최초의 버블, 튤립 투기 | 남해회사 버블과 잉글랜드 은행 | 미시시피 버블과 무너진 프랑스의 꿈 | 좋은 돈과 나쁜 돈
2. 대항해와 금을 향한 행진곡
700년 만에 다시 등장한 금화 | 포르투갈의 금을 향한 갈망 | 약탈한 황금의 약탈 전쟁 | 아프리카의 비극, 노예사냥과 삼각무역 | 약탈과 무역에서 싹튼 금융산업
3. 투기와 독점의 시대
투기로 시작한 미국의 역사 | 권력형 투기, 재무부 차관과 부통령 | 월스트리트의 도둑 귀족들 | 달러 공주와 재산 사냥꾼
4. 산업스파이로부터 시작된 산업혁명
산업스파이 롬브 형제와 암살단 | 미국 제조업의 아버지는 영국의 반역자 | 광기에 묻혀버린 거장, 보캉송과 폴햄
5.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
산업자본의 승리, 곡물법 폐지 | ‘황금의 십자가’와, 금융과 산업의 약진 | 거대 독점기업과 독점자본가의 등장 | 미국식 대량생산의 시작 | 미국식이냐, 독일식이냐
Ⅲ장 유한한 자원, 무한한 욕심
1. 자원 확보와 석탄의 등장
삼림 고갈과 산업혁명 | 자원 확보전과 알자스로렌의 역정 | 독일의 경제발전과 석유 확보 계획
2. 검은 황금, 석유의 시대
석유시대를 연 3인방 | 검은 황금을 향한 질주, 오일러시 | 고갈 위기론과 미국 석유의 전성시대 | 중동 석유시대의 개막 | 전함 한니발호의 실험과 윈스턴 처칠
3. 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
독일의 계획을 무너뜨린 파리 택시부대 | 석유 부족으로 무너진 독일 | 전쟁의 손익계산서 | 전간기, 피폐해진 독일과 번영을 맞이한 미국 | 세계 대공황과 관세법, 경제의 블록화
4. 석유와 금융을 장악하라
석유와 돈으로 싸운 2차 세계대전 | 독일의 생명줄, 합성석유 | 진주만 기습의 숨은 이유 | 승리와 패권을 보장한 세 가지, 무기·돈·석유
5. 석유를 향한 탐욕과 음모
잘못 끼워진 단추, 아작스 작전 | 석유 메이저와 반항아 마테이 | 닉슨 쇼크와 철 본위제도
맺음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리뷰
부에 대한 열정은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서 20세기 석유 쟁탈전까지
광기와 탐욕의 서구 500년 경제사를 통해 추적하는 부의 흐름
역사의 흐름 속에서 민족, 국가 같은 경제 단위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요인을 파악하기란 간단하지 않다. 국토와 인구의 크기, 자원의 유무, 시대적 환경에 따라 경제의 발전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에 그렇다. 그래도 최소한 15세기 이후에 보다 분명해진 점이 하나 있다. 인간의 창의력과 자유가 보장되는 곳에서 경제 발전이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창의력과 자유의 반대는 억압이다. 그러나 인간의 자유의지가 경제적 영역에서 무한하게 발현되는 끝은 탐욕이었다.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도 억압에 맞서 자유롭게 살아가려는 인간의 의지가 탐욕으로 변하고 탐욕이 모여 제도로 굳어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1장 황금 제국과 유대인’은 주로 종교적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으려는 갈망이 경제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룬다. 유대인에 대한 종교적 박해가 세계 경제 패권의 흐름에 연쇄적인 파장을 낳았다는 점을 조명한다. 근대가 시작되려는 시기에 국제정세를 결정한 일련의 정략적 결혼과 프랑스?독일 지역에서의 종교 전쟁이 경제에 끼친 해악도 살핀다. ‘2장 광기와 탐욕, 팽창과 거품의 시대’에서는 가까스로 얻어낸 자유가 탐욕, 투기와 어우러져 산업혁명의 꽃을 피우는 과정을 담았다. 서구의 산업화가 동양 베끼기로 시작하고 영국과 미국의 산업혁명도 산업스파이로부터 출발했다는 점, 19세기 미국과 유럽 상류층의 혼맥 등을 다루고 있다. ‘3장 유한한 자원, 무한한 욕심’에서는 겉으로는 자유시장경제로 포장되어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억압과 독점구조를 주로 국제 금융시스템과 자원 전쟁이라는 시각에서 추적한다.
:: 인간의 열정·집착이 만든 경제의 흐름 탐색
‘금화가 가득 든 가방을 갖고 배에 오른 부호가 있었다. 출항한 지 얼마 안 지나 폭풍우를 만나 배가 침몰될 위기를 맞자 승객과 선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앞 다퉈 바다로 뛰어들었다. 부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 금화가 든 가방을 몸에 묶고 뛰어내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가 황금을 소유한 것일까, 아니면 황금이 그를 소유한 것일까?’
19세기 영국의 비평가이자 극작가인 존 러스킨이 던졌다는 이 질문은 황금에 대한 인간의 집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물질에 대한 인간의 열정과 집착, 광기가 경제의 흐름과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아보려는 탐색이다. 이 책의 출발점을 1492년부터 잡은 것은 이 시기부터 분명하게 나타난 차별과 억압, 이에 대한 대응이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각국의 흥망성쇠와 역사의 흐름을 결정했다는 판단에서이다.
:: 『부의 역사 - 대항해 시대에서 석유 전쟁까지』의 주요 내용
19세기 말 아무리 돈이 많아도 미국 졸부들이 절대 가질 수 없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가문이다. 어떻게든 남다르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혈통을 원했지만 ‘고귀한 신분’은 대저택이며 호화 요트와 달리 돈으로 살 수 없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미국 부호들과 유럽 귀족의 결혼이다.
‘달러 공주와 재산 사냥꾼’ 중에서
과학자에서 공무원으로 변신해 요즘으로 치면 차관급인 런던 조폐국장을 지내던 뉴턴은 주식 투자로 한때 평가이익 7000파운드를 올리기도 했지만 끝내 2만 파운드를 날렸다. 요즘 가치로 20억 원을 잃은 뉴턴은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남해회사 버블과 잉글랜드 은행’ 중에서
흑인 노예의 본격적인 등장은 포르투갈이 대항해 시대를 연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1415년 북아프리카의 상업 도시 세우타 점령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서부 해안을 타고 내려가던 포르투갈 탐험가들은 얼마 안 지나 흑인 노예가 황금만큼이나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사냥을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비극, 노예사냥과 삼각무역’ 중에서
런던의 커피하우스는 무엇보다 비즈니스의 장소였다. 온갖 사람이 모여 새로운 소식과 정보가 교환됐기에 사람과 돈이 몰렸다. 특히 런던 항구 가까이에 자리 잡은 커피하우스에는 선주, 선장, 상인, 보험브로커들이 새로운 소식과 정보를 찾아 모여들었다.
‘약탈과 무역에서 싹튼 금융산업’ 중에서
오늘날의 세계 경제의 틀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경제사에 있어서 1492년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역사라는 것이 본래 승자를 위한, 승자에 의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경제사는 더욱 그렇다.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탄생이 콜럼버스로 인해 시작됐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세계 질서를 탄생시킨 씨앗이 1492년에 심어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말고도 두 가지 사건이 더 숨어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따져보면 신대륙 발견보다 더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 두 가지 사건은 바로 ‘레콘키스타(Reconquista)의 완성’과 ‘유대인 추방령의 선포’이다.
‘레콘키스타’는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재정복’이지만, 8세기부터 15세기에 걸쳐 지금의 에스파냐와 포르투갈 지역인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하고 있던 이슬람 왕국을 몰아낸 기독교 세력의 국토회복운동을 말한다. 전성기에 비해 많이 약해진 이슬람 세력은 십자군 전쟁이 한창일 때도 버텨냈지만 결국 최후 거점인 그라나다까지 내주고 1492년 완전히 무릎을 꿇었다. 레콘키스타의 완성은 에스파냐 지역 내 기독교 왕국들의 군사적 승리, 종교적 국토회복운동의 완성에 머물지 않고 서구가 세계사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신호탄이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도 같은 맥락이다.
또 하나의 사건은 ‘유대인 추방령의 선포’이다. ‘알람브라 칙령(Alhambra Decree)’이라고 불리는 추방령으로 유대인뿐 아니라 이슬람 무어족 수십만 명이 에스파냐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중요한 점은 알람브라 칙령이 수천 년에 걸친 유대인 방랑사의 일부에 그치는 게 아니라 두고두고 경제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다. 네덜란드의 독립과 영국의 발흥, 16~19세기 삼각무역, 미국의 성장 등을 에스파냐에서 쫓겨난 유대인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될 수 있다.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서 20세기 석유 쟁탈전까지
광기와 탐욕의 서구 500년 경제사를 통해 추적하는 부의 흐름
역사의 흐름 속에서 민족, 국가 같은 경제 단위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요인을 파악하기란 간단하지 않다. 국토와 인구의 크기, 자원의 유무, 시대적 환경에 따라 경제의 발전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에 그렇다. 그래도 최소한 15세기 이후에 보다 분명해진 점이 하나 있다. 인간의 창의력과 자유가 보장되는 곳에서 경제 발전이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창의력과 자유의 반대는 억압이다. 그러나 인간의 자유의지가 경제적 영역에서 무한하게 발현되는 끝은 탐욕이었다.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도 억압에 맞서 자유롭게 살아가려는 인간의 의지가 탐욕으로 변하고 탐욕이 모여 제도로 굳어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1장 황금 제국과 유대인’은 주로 종교적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으려는 갈망이 경제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룬다. 유대인에 대한 종교적 박해가 세계 경제 패권의 흐름에 연쇄적인 파장을 낳았다는 점을 조명한다. 근대가 시작되려는 시기에 국제정세를 결정한 일련의 정략적 결혼과 프랑스?독일 지역에서의 종교 전쟁이 경제에 끼친 해악도 살핀다. ‘2장 광기와 탐욕, 팽창과 거품의 시대’에서는 가까스로 얻어낸 자유가 탐욕, 투기와 어우러져 산업혁명의 꽃을 피우는 과정을 담았다. 서구의 산업화가 동양 베끼기로 시작하고 영국과 미국의 산업혁명도 산업스파이로부터 출발했다는 점, 19세기 미국과 유럽 상류층의 혼맥 등을 다루고 있다. ‘3장 유한한 자원, 무한한 욕심’에서는 겉으로는 자유시장경제로 포장되어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억압과 독점구조를 주로 국제 금융시스템과 자원 전쟁이라는 시각에서 추적한다.
:: 인간의 열정·집착이 만든 경제의 흐름 탐색
‘금화가 가득 든 가방을 갖고 배에 오른 부호가 있었다. 출항한 지 얼마 안 지나 폭풍우를 만나 배가 침몰될 위기를 맞자 승객과 선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앞 다퉈 바다로 뛰어들었다. 부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 금화가 든 가방을 몸에 묶고 뛰어내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가 황금을 소유한 것일까, 아니면 황금이 그를 소유한 것일까?’
19세기 영국의 비평가이자 극작가인 존 러스킨이 던졌다는 이 질문은 황금에 대한 인간의 집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물질에 대한 인간의 열정과 집착, 광기가 경제의 흐름과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아보려는 탐색이다. 이 책의 출발점을 1492년부터 잡은 것은 이 시기부터 분명하게 나타난 차별과 억압, 이에 대한 대응이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각국의 흥망성쇠와 역사의 흐름을 결정했다는 판단에서이다.
:: 『부의 역사 - 대항해 시대에서 석유 전쟁까지』의 주요 내용
19세기 말 아무리 돈이 많아도 미국 졸부들이 절대 가질 수 없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가문이다. 어떻게든 남다르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혈통을 원했지만 ‘고귀한 신분’은 대저택이며 호화 요트와 달리 돈으로 살 수 없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미국 부호들과 유럽 귀족의 결혼이다.
‘달러 공주와 재산 사냥꾼’ 중에서
과학자에서 공무원으로 변신해 요즘으로 치면 차관급인 런던 조폐국장을 지내던 뉴턴은 주식 투자로 한때 평가이익 7000파운드를 올리기도 했지만 끝내 2만 파운드를 날렸다. 요즘 가치로 20억 원을 잃은 뉴턴은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남해회사 버블과 잉글랜드 은행’ 중에서
흑인 노예의 본격적인 등장은 포르투갈이 대항해 시대를 연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1415년 북아프리카의 상업 도시 세우타 점령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서부 해안을 타고 내려가던 포르투갈 탐험가들은 얼마 안 지나 흑인 노예가 황금만큼이나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사냥을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비극, 노예사냥과 삼각무역’ 중에서
런던의 커피하우스는 무엇보다 비즈니스의 장소였다. 온갖 사람이 모여 새로운 소식과 정보가 교환됐기에 사람과 돈이 몰렸다. 특히 런던 항구 가까이에 자리 잡은 커피하우스에는 선주, 선장, 상인, 보험브로커들이 새로운 소식과 정보를 찾아 모여들었다.
‘약탈과 무역에서 싹튼 금융산업’ 중에서
오늘날의 세계 경제의 틀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경제사에 있어서 1492년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역사라는 것이 본래 승자를 위한, 승자에 의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경제사는 더욱 그렇다.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탄생이 콜럼버스로 인해 시작됐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세계 질서를 탄생시킨 씨앗이 1492년에 심어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말고도 두 가지 사건이 더 숨어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따져보면 신대륙 발견보다 더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 두 가지 사건은 바로 ‘레콘키스타(Reconquista)의 완성’과 ‘유대인 추방령의 선포’이다.
‘레콘키스타’는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재정복’이지만, 8세기부터 15세기에 걸쳐 지금의 에스파냐와 포르투갈 지역인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하고 있던 이슬람 왕국을 몰아낸 기독교 세력의 국토회복운동을 말한다. 전성기에 비해 많이 약해진 이슬람 세력은 십자군 전쟁이 한창일 때도 버텨냈지만 결국 최후 거점인 그라나다까지 내주고 1492년 완전히 무릎을 꿇었다. 레콘키스타의 완성은 에스파냐 지역 내 기독교 왕국들의 군사적 승리, 종교적 국토회복운동의 완성에 머물지 않고 서구가 세계사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신호탄이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도 같은 맥락이다.
또 하나의 사건은 ‘유대인 추방령의 선포’이다. ‘알람브라 칙령(Alhambra Decree)’이라고 불리는 추방령으로 유대인뿐 아니라 이슬람 무어족 수십만 명이 에스파냐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중요한 점은 알람브라 칙령이 수천 년에 걸친 유대인 방랑사의 일부에 그치는 게 아니라 두고두고 경제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다. 네덜란드의 독립과 영국의 발흥, 16~19세기 삼각무역, 미국의 성장 등을 에스파냐에서 쫓겨난 유대인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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