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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를 넘어 새로운 노동체제를 전망하다
1997년 외환 위기와 함께 구조화되어 지난 20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한 것은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였다. 모든 것은 시장의 경쟁에 내맡겨졌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일자리 창출, 국가 경쟁력 강화, 개혁과 작은 정부, 법치주의 등 아름다운 구호들로 포장되었으나 하나같이 허울에 불과했다. 결과는 가혹한 양극화 사회, 노동 빈곤과 비정규직 천지의 신자유주의 사회였다.
이 책은 지난 시기 한국 국가의 노동정책에 관한 비판적 연구들을 묶었다.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보면 이 책의 연구 결과들은 새로운 노동체제의 전망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의 화두, 곧 ‘촛불이 새로운 노동체제의 서막일 수 있다’는 생각은 연구자의 소망 사고일지도 모른다. 문재인 정부 전반기의 개혁 성과와 곧 이어진 개혁 후퇴를 보면 난감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현실에서 ‘노동 존중’은 여전히 보잘것없으나 미래가 반드시 암울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노동체제론이 요구하듯이 좀 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시각으로 이 문제를 봐야 한다.
1997년 외환 위기와 함께 구조화되어 지난 20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한 것은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였다. 모든 것은 시장의 경쟁에 내맡겨졌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일자리 창출, 국가 경쟁력 강화, 개혁과 작은 정부, 법치주의 등 아름다운 구호들로 포장되었으나 하나같이 허울에 불과했다. 결과는 가혹한 양극화 사회, 노동 빈곤과 비정규직 천지의 신자유주의 사회였다.
이 책은 지난 시기 한국 국가의 노동정책에 관한 비판적 연구들을 묶었다.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보면 이 책의 연구 결과들은 새로운 노동체제의 전망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의 화두, 곧 ‘촛불이 새로운 노동체제의 서막일 수 있다’는 생각은 연구자의 소망 사고일지도 모른다. 문재인 정부 전반기의 개혁 성과와 곧 이어진 개혁 후퇴를 보면 난감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현실에서 ‘노동 존중’은 여전히 보잘것없으나 미래가 반드시 암울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노동체제론이 요구하듯이 좀 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시각으로 이 문제를 봐야 한다.
목차
서문 6
1장 참여정부의 노동정책 9
2장 이명박 정부 출범과 노동정책 변동 49
3장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와 국가 프로젝트 변동 81
4장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에 관한 비판적 고찰 125
5장 한국 국가의 ‘노동 개혁’과 노동통제 전략 161
6장 2016년 촛불 혁명과 노동체제 전환의 가능성 199
7장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의 평가와 전망 223
참고문헌 257
찾아보기 268
1장 참여정부의 노동정책 9
2장 이명박 정부 출범과 노동정책 변동 49
3장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와 국가 프로젝트 변동 81
4장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에 관한 비판적 고찰 125
5장 한국 국가의 ‘노동 개혁’과 노동통제 전략 161
6장 2016년 촛불 혁명과 노동체제 전환의 가능성 199
7장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의 평가와 전망 223
참고문헌 257
찾아보기 268
출판사 리뷰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를 넘어 새로운 노동체제를 전망하다
1997년 외환 위기와 함께 구조화되어 지난 20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한 것은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였다. 모든 것은 시장의 경쟁에 내맡겨졌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일자리 창출, 국가 경쟁력 강화, 개혁과 작은 정부, 법치주의 등 아름다운 구호들로 포장되었으나 하나같이 허울에 불과했다. 결과는 가혹한 양극화 사회, 노동 빈곤과 비정규직 천지의 신자유주의 사회였다.
이 책은 지난 시기 한국 국가의 노동정책에 관한 비판적 연구들을 묶었다.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보면 이 책의 연구 결과들은 새로운 노동체제의 전망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의 화두, 곧 ‘촛불이 새로운 노동체제의 서막일 수 있다’는 생각은 연구자의 소망 사고일지도 모른다. 문재인 정부 전반기의 개혁 성과와 곧 이어진 개혁 후퇴를 보면 난감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현실에서 ‘노동 존중’은 여전히 보잘것없으나 미래가 반드시 암울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노동체제론이 요구하듯이 좀 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시각으로 이 문제를 봐야 한다.
_서문에서
지난 20년간 노동자들에게 한국 사회는 지옥과도 같은 사회였다. 쌍용자동차 정리 해고 노동자들은 국가 폭력에 시달리다 외롭게 죽을 수밖에 없었고 세계적 첨단 기업에서 수많은 황유미들은 이유도 모른 채 죽어 갔다. 구이역 스크린 도어의 김 군과 화력발전소의 김용균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주었다. 게다가 이에 맞서 저항하는 이들에게는 폭력적 국가 장치, 즉 물대포와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 및 가압류, 가혹한 사법적 처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노동 지옥 사회’의 밤이 가장 깊었을 때 불을 먼저 밝힌 것은 노동운동이었고, 뒤이어 2000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한겨울 주말마다 거리를 메웠다. 2017년 새로 들어선 권력이 스스로 ‘촛불 정부’를 자임하며 노동 존중을 선언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우리 사회의 이 같은 진전이 노동체제 변동의 가능성을 암시할지 모른다는 데서 출발한 이 책은 거시 정치사회학적 논의가 미시 노동정책 분석에 앞서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사용되고 있는 ‘노동체제론’은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들의 노동정책을 평가하고 전망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새로운 노동체제의 가능성과 한계, 그 성격에 관한 논의는 현실적인 연구 과제가 된 지 오래다. 동시에 민주 노조 운동 혁신 방안에 대한 이론적·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이 책에 담긴 또 다른 함의이다. 현재 시민사회 내에서 심각하게 고립되어 있는 민주 노조 운동은 새로운 노동체제를 건설할 주된 동력이자 핵심 행위자이다. 정치적 고립 상황은 민주 노조 운동의 내적 한계와 구조적으로 결합되어 있기에 노동운동 주체들도 혁신의 필요성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런 직관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개혁 방안이나 프로그램에 관한 논의는 빈약한 상황에서, 이 책은 이런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노동체제 이론에 기초해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걸쳐 노동정책을 분석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현재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전망한다.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신자유주의 축적 전략의 기조 위에서 노동체제를 재편하려 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이전 정부 노동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노사 관계 선진화 방안, 비정규 관련 입법, 특수 고용 노동에 대한 정책 대응, 공무원노조 특별법, 제반 일자리 창출 정책 등이 그랬다. 또 한편 노동 정치의 전개 과정도 정부 초기의 노동 개혁 시도와 뒤이은 정책 전환 및 노동 억압의 강화로 이전 정부와 대동소이했다. 파업 파괴나 인신 구속과 같은 노동 억압 정책이 참여와 협력을 내세우는 노사정 합의 기구와 병존하는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장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은 이 같은 본질적 동질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 특성에도 주목한다.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에서는 기존의 노사 관계 제도를 전면적으로 재편하려는 시도가 선진화 방안(로드맵)이라는 이름의 법 개정 시도로 나타났다. 이 체제에서 협조주의 노조가 아닌 민주 노조는 배제의 대상임이 분명하게 공표되었고 사회적 합의의 주체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 그리고 비정규 노동, 특수 고용 노동의 문제는 개혁과 기본권 보호 관점이 아니라 시장 원리와 노동 유연화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즉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1987년 체제가 종결되고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가 제도적으로 완성되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이명박 정부의 임기 첫해 노동 정치는 노·정 간 정면충돌 없이 마무리되었다. 2장 ?이명박 정부 출범과 노동정책 변동?은 이전 정부들의 노동통제 전략을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과 비교함으로써 정부 노동정책의 흐름과 노동 정치의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 정책으로 충분히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은 몇 가지 측면에서 이전 정부들과 분명하게 구분되었다. 선명한 시장주의 유연화 전략과 규제 개혁, 노동 개혁 의제가 사라졌고, 계급 편향성이 더 분명하게 드러났으며, 억압적 요소가 크게 강화되었다. 국가 정치 수준에서 정권의 성격 변화가 노동정책에서도 일부 나타났는데, 이전 정부들의 ‘헤게모니적 노동 배제 전략’과 체계적으로 비교함으로써 그 변화가 노동통제 전략의 단절적 변동을 의미하는지를 알아본다.
3장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와 국가 프로젝트 변동?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기의 노동정책과 노동 정치 지형을 좀 더 분석적으로 논의함으로써 그 성격을 규명한다. 국가 프로젝트의 변동은 계급 세력 관계의 변화 및 그 물질적 지배 양태의 변동을 표현한다. 민주화와 선진화 국가 프로젝트는 노동계급을 포함한 범 민주 세력이 주도하던 세력 관계로부터 자본이 주도하는 좀 더 세련된 법치주의 계급 지배로의 체제 변화를 함축한다. 그러므로 부문적으로나마 노동운동이 자본과 국가가 제시하는 법치의 틀 속에 국한되거나 심지어 종속된 모습은 민주 노조가 처한 구조적 위기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현상이었다. 이 장에서는 이론적 분석 틀로서 전략 관계 국가론을 소개하는 한편, 노동 정치 지형의 변화를 보여 주는 중요한 지표로 이명박 정부의 ‘법치주의’를 분석한다.
4장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에 관한 비판적 고찰?에서는 박근혜 정부 초반기의 노동정책을 정리하고, 이와 더불어 국가의 노동통제 전략 전반의 성격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먼저,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 이행 여부와 고용률 70퍼센트 달성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정책, 그리고 각종 노사 관계 정책에 대해 주로 정리 및 검토한다. 다음으로,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의 성격은 파시즘, 군부독재와 유사했는지, 아니면 절차적 민주주의의 한계 내의 노동통제인지를 둘러싼 쟁점에서 후자의 입장에서 전자의 입론을 비판한다. 여기에는 신자유주의 법치주의에 대한 분석, 서구 신자유주의 노동통제 전략과의 비교 사회학적 분석,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의 통제 효율성 문제 등의 주제들이 주요 논거로 제시된다.
이를 좀 더 보완해 설명한 5장 ?한국 국가의 ‘노동 개혁’과 노동통제 전략?은 박근혜 정부 노동 개혁 정책의 구조적·전략적 배경 요인을 검토함으로써 왜, 누가 요구해 이런 정책이 나왔으며 그 구조적·전략적 인과 과정은 무엇인지를 살핀다.
6장 ?2016년 촛불 혁명과 노동체제 전환의 가능성?은 우리의 노동 현실을 봤을 때 새로운 공화국을 건설하는 과제가 단지 박근혜 정부의 적폐 해소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 제기로 시작한다. 즉 과거 정부들에서 누적되어 온 각종 신자유주의 노동 억압이나 시장 만능주의 정책들을 폐기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1987년 노동체제’의 묵은 과제를 넘어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지난 20년 넘게 누적된 구조적 문제들, 즉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의 여러 모순들을 극복할 수 없다면 ‘사람이 살 만한 나라’는 불가능하기에 더욱 적극적인 개혁 조치들로 체제 전환을 이룰 수 있는 전망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7장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의 평가와 전망?에서는 체제론에 입각한 거시 분석을 시도한다. 기존의 평가들은 대개 미시적인 정책 사안이나 세부 쟁점에 대한 판단을 근거로 찬반 논의를 진행했지만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전체를 조망하는 거시 정치사회학적 분석이 필요할뿐더러 단순한 찬반이나 양적 평가를 넘어선 분석적이고 질적인 논의가 긴요하다. 이 장에서는 새 사회적 대화 기구 참가 여부를 노동운동의 맥락에서 검토하고 민주 노조 운동의 대응 전략을 간략하게 제안한다.
1997년 외환 위기와 함께 구조화되어 지난 20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한 것은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였다. 모든 것은 시장의 경쟁에 내맡겨졌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일자리 창출, 국가 경쟁력 강화, 개혁과 작은 정부, 법치주의 등 아름다운 구호들로 포장되었으나 하나같이 허울에 불과했다. 결과는 가혹한 양극화 사회, 노동 빈곤과 비정규직 천지의 신자유주의 사회였다.
이 책은 지난 시기 한국 국가의 노동정책에 관한 비판적 연구들을 묶었다.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보면 이 책의 연구 결과들은 새로운 노동체제의 전망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의 화두, 곧 ‘촛불이 새로운 노동체제의 서막일 수 있다’는 생각은 연구자의 소망 사고일지도 모른다. 문재인 정부 전반기의 개혁 성과와 곧 이어진 개혁 후퇴를 보면 난감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현실에서 ‘노동 존중’은 여전히 보잘것없으나 미래가 반드시 암울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노동체제론이 요구하듯이 좀 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시각으로 이 문제를 봐야 한다.
_서문에서
지난 20년간 노동자들에게 한국 사회는 지옥과도 같은 사회였다. 쌍용자동차 정리 해고 노동자들은 국가 폭력에 시달리다 외롭게 죽을 수밖에 없었고 세계적 첨단 기업에서 수많은 황유미들은 이유도 모른 채 죽어 갔다. 구이역 스크린 도어의 김 군과 화력발전소의 김용균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주었다. 게다가 이에 맞서 저항하는 이들에게는 폭력적 국가 장치, 즉 물대포와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 및 가압류, 가혹한 사법적 처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노동 지옥 사회’의 밤이 가장 깊었을 때 불을 먼저 밝힌 것은 노동운동이었고, 뒤이어 2000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한겨울 주말마다 거리를 메웠다. 2017년 새로 들어선 권력이 스스로 ‘촛불 정부’를 자임하며 노동 존중을 선언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우리 사회의 이 같은 진전이 노동체제 변동의 가능성을 암시할지 모른다는 데서 출발한 이 책은 거시 정치사회학적 논의가 미시 노동정책 분석에 앞서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사용되고 있는 ‘노동체제론’은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들의 노동정책을 평가하고 전망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새로운 노동체제의 가능성과 한계, 그 성격에 관한 논의는 현실적인 연구 과제가 된 지 오래다. 동시에 민주 노조 운동 혁신 방안에 대한 이론적·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이 책에 담긴 또 다른 함의이다. 현재 시민사회 내에서 심각하게 고립되어 있는 민주 노조 운동은 새로운 노동체제를 건설할 주된 동력이자 핵심 행위자이다. 정치적 고립 상황은 민주 노조 운동의 내적 한계와 구조적으로 결합되어 있기에 노동운동 주체들도 혁신의 필요성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런 직관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개혁 방안이나 프로그램에 관한 논의는 빈약한 상황에서, 이 책은 이런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노동체제 이론에 기초해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걸쳐 노동정책을 분석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현재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전망한다.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신자유주의 축적 전략의 기조 위에서 노동체제를 재편하려 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이전 정부 노동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노사 관계 선진화 방안, 비정규 관련 입법, 특수 고용 노동에 대한 정책 대응, 공무원노조 특별법, 제반 일자리 창출 정책 등이 그랬다. 또 한편 노동 정치의 전개 과정도 정부 초기의 노동 개혁 시도와 뒤이은 정책 전환 및 노동 억압의 강화로 이전 정부와 대동소이했다. 파업 파괴나 인신 구속과 같은 노동 억압 정책이 참여와 협력을 내세우는 노사정 합의 기구와 병존하는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장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은 이 같은 본질적 동질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 특성에도 주목한다.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에서는 기존의 노사 관계 제도를 전면적으로 재편하려는 시도가 선진화 방안(로드맵)이라는 이름의 법 개정 시도로 나타났다. 이 체제에서 협조주의 노조가 아닌 민주 노조는 배제의 대상임이 분명하게 공표되었고 사회적 합의의 주체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 그리고 비정규 노동, 특수 고용 노동의 문제는 개혁과 기본권 보호 관점이 아니라 시장 원리와 노동 유연화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즉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1987년 체제가 종결되고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가 제도적으로 완성되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이명박 정부의 임기 첫해 노동 정치는 노·정 간 정면충돌 없이 마무리되었다. 2장 ?이명박 정부 출범과 노동정책 변동?은 이전 정부들의 노동통제 전략을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과 비교함으로써 정부 노동정책의 흐름과 노동 정치의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 정책으로 충분히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은 몇 가지 측면에서 이전 정부들과 분명하게 구분되었다. 선명한 시장주의 유연화 전략과 규제 개혁, 노동 개혁 의제가 사라졌고, 계급 편향성이 더 분명하게 드러났으며, 억압적 요소가 크게 강화되었다. 국가 정치 수준에서 정권의 성격 변화가 노동정책에서도 일부 나타났는데, 이전 정부들의 ‘헤게모니적 노동 배제 전략’과 체계적으로 비교함으로써 그 변화가 노동통제 전략의 단절적 변동을 의미하는지를 알아본다.
3장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와 국가 프로젝트 변동?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기의 노동정책과 노동 정치 지형을 좀 더 분석적으로 논의함으로써 그 성격을 규명한다. 국가 프로젝트의 변동은 계급 세력 관계의 변화 및 그 물질적 지배 양태의 변동을 표현한다. 민주화와 선진화 국가 프로젝트는 노동계급을 포함한 범 민주 세력이 주도하던 세력 관계로부터 자본이 주도하는 좀 더 세련된 법치주의 계급 지배로의 체제 변화를 함축한다. 그러므로 부문적으로나마 노동운동이 자본과 국가가 제시하는 법치의 틀 속에 국한되거나 심지어 종속된 모습은 민주 노조가 처한 구조적 위기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현상이었다. 이 장에서는 이론적 분석 틀로서 전략 관계 국가론을 소개하는 한편, 노동 정치 지형의 변화를 보여 주는 중요한 지표로 이명박 정부의 ‘법치주의’를 분석한다.
4장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에 관한 비판적 고찰?에서는 박근혜 정부 초반기의 노동정책을 정리하고, 이와 더불어 국가의 노동통제 전략 전반의 성격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먼저,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 이행 여부와 고용률 70퍼센트 달성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정책, 그리고 각종 노사 관계 정책에 대해 주로 정리 및 검토한다. 다음으로,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의 성격은 파시즘, 군부독재와 유사했는지, 아니면 절차적 민주주의의 한계 내의 노동통제인지를 둘러싼 쟁점에서 후자의 입장에서 전자의 입론을 비판한다. 여기에는 신자유주의 법치주의에 대한 분석, 서구 신자유주의 노동통제 전략과의 비교 사회학적 분석,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의 통제 효율성 문제 등의 주제들이 주요 논거로 제시된다.
이를 좀 더 보완해 설명한 5장 ?한국 국가의 ‘노동 개혁’과 노동통제 전략?은 박근혜 정부 노동 개혁 정책의 구조적·전략적 배경 요인을 검토함으로써 왜, 누가 요구해 이런 정책이 나왔으며 그 구조적·전략적 인과 과정은 무엇인지를 살핀다.
6장 ?2016년 촛불 혁명과 노동체제 전환의 가능성?은 우리의 노동 현실을 봤을 때 새로운 공화국을 건설하는 과제가 단지 박근혜 정부의 적폐 해소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 제기로 시작한다. 즉 과거 정부들에서 누적되어 온 각종 신자유주의 노동 억압이나 시장 만능주의 정책들을 폐기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1987년 노동체제’의 묵은 과제를 넘어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지난 20년 넘게 누적된 구조적 문제들, 즉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의 여러 모순들을 극복할 수 없다면 ‘사람이 살 만한 나라’는 불가능하기에 더욱 적극적인 개혁 조치들로 체제 전환을 이룰 수 있는 전망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7장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의 평가와 전망?에서는 체제론에 입각한 거시 분석을 시도한다. 기존의 평가들은 대개 미시적인 정책 사안이나 세부 쟁점에 대한 판단을 근거로 찬반 논의를 진행했지만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전체를 조망하는 거시 정치사회학적 분석이 필요할뿐더러 단순한 찬반이나 양적 평가를 넘어선 분석적이고 질적인 논의가 긴요하다. 이 장에서는 새 사회적 대화 기구 참가 여부를 노동운동의 맥락에서 검토하고 민주 노조 운동의 대응 전략을 간략하게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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