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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 1926~1984 (2012)

동방박사님 2024. 5. 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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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는 인간 푸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20세기 문제적 철학자라 불리는 푸코에 대한 가장 내밀하고 충실한 평전!


20세기 문제적 철학자 푸코에 대한 가장 내밀하고 충실한 평전. 그린비 인물 시리즈 he-story의 첫 책으로 소개하는 이 책, 미셸 푸코는 2011년 프랑스에서 개정증보판(초판은 1989년)으로 새롭게 출간된 미셸 푸코를 완역함으로써, 그동안 독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푸코의 지적 초상을 그 어떤 책보다 흥미롭고 다채롭게, 내밀하게 보여 준다.

저널리스트인 디디에 에리봉은 푸코의 철학뿐만 아니라, 그의 개인적 삶에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푸코와 직접 교류하며 지냈던 인물이다. 그는 푸코의 가족에서부터, 친구나 동료들, 그의 지적 스승들뿐 아니라, 학계에서의 그의 적수라 불릴 만한 모든 인물을 인터뷰하고, 그가 썼던 모든 글들을 파헤침으로써 인간 ‘푸코’를 다양한 면모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당시 인정받지 못했던 동성애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푸코가 받았던 고통, 자살 충동으로 힘들어했던 고등사범학교 시절,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학계의 정적에게 복수하는 푸코의 모습, 교환교수 자격으로 잠시 미국에 건너갔을 때 그가 체험했던 동성애 문화에 대한 열광, 그리고 에이즈에 걸린 후 차분히 삶을 정리해 가는 푸코의 모습까지, 디디에 에리봉은 단순히 푸코의 일대기를 구성하려 한 것이 아니라, 하나이면서 여럿인, 그러면서도 인간으로서의 매력을 잃지 않았던 푸코의 초상화를 그리고자 했다.

목차

2011년 세번째 판본의 서문

1부 지옥에서의 심리상태

1장 내가 태어난 도시
2장 헤겔의 목소리
3장 윌름 가
4장 광인들의 카니발
5장 스탈린의 구두장이
6장 사랑의 불협화음

2부 사물의 질서
1장 시인의 자질
2장 책과 그 분신들
3장 댄디와 개혁
4장 시체 해부
5장 부르주아지의 성채
6장 드넓은 바다

3부 투사 그리고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
1장 뱅센느에서의 막간 에피소드
2장 곡예사의 고독
3장 어둠의 교훈
4장 민중의 정의와 노동자의 기억
5장 우리는 모두 지배받는 자들이다
6장 맨손으로 하는 저항
7장 아깝게 놓친 만남
8장 선과 캘리포니아
9장 예술작품으로서의 인생

부록
부록 1 _ 문학박사학위 취득을 위한 논문 인쇄허가를 얻기 위해 함부르크의 프랑스 문화원장인 미셸 푸코 씨가 제출한 원고에 대한 조르주 캉길렘의 보고문
부록 2 _ 미셸 푸코의 연구업적
부록 3 _ 콜레주 드 프랑스 1969년 11월 30일 교수회의 ‘사유체계의 역사’ 강좌 개설을 위한 쥘 뷔유맹의 보고서
부록 4 _ 콜레주 드 프랑스 1970년 4월 12일 교수회의 ‘사유체계의 역사’ 강의를 맡을 미셸 푸코의 업적 소개를 위한 쥘 뷔유맹의 보고서
부록 5 _ 자유로운 사상 피에르 부르디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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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 : 디디에 에리봉 (Didier Eribon)
사회학자이자 철학자. 1953년 파리 교외 랭스의 노동 계급 가정에서 태어났다. 『리베라시옹』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의 문예기자로 이력을 시작해 부르디외, 푸코, 뒤메질 등을 인터뷰했다. 지식인, 동성애자로 살아가며 스스로를 노동 계급의 ‘탈주자’라고 느꼈던 에리봉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자신과 가족의 계급적 과거를 탐사해나가는 회고록 『랭스로 되돌아가다』 발표한다. 이는 계급과 다른 정체성들이 교차되고 갈등을...

역 : 박정자 (朴貞子)

소비의 문제, 계급 상승의 문제, 권력의 문제, 일상성의 문제 등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일련의 책들을 썼다. 저서로 『빈센트의 구두』 『시선은 권력이다』 『이것은 Apple이 아니다』 『마네 그림에서 찾은 13개 퍼즐 조각』 『시뮬라크르의 시대』 『잉여의 미학』 『눈과 손, 그리고 햅틱』 『이것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대만에서 『在麵包店學資本主義: ...

책 속으로

고등사범에 입학하고 2년 후 푸코는 생트 안 병원에 있는 프랑스 정신분석학의 태두(?? 들레(Jean Delay) 교수를 찾았다. 그를 데리고 간 사람은 그의 아버지 푸코 박사였다. 정신치료기관과의 첫번째 만남이었다. 또한 소위 ‘광인’과 ‘정상인’, 그리고 정신병자와 건전한 정신을 가르는 그 불확실한 선에 처음으로 접근한 순간이었다. 이 고통스러운 에피소드로 푸코는 남들이 부러워하게 될 양호실 독방을 차지하게 된다. 그것이 그를 고립시켰고 공부에 필요한 조용함을 주었다.
…… 미셸 푸코는 루이 알튀세르와 깊은 우정의 관계를 맺었다. 그가 아플 때 정신병원 입원을 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도 알튀세르였다. 그리고 푸코가 공산당에 입당한 것도 상당 부분 알튀세르의 영향 때문이었다. 카이만 직을 맡았을 때 알튀세르는 아직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1부 3장 윌름 가 중에서

바라케와의 관계가 지속되었던 2~3년간 푸코는 예술적 혁신의 고양된 분위기,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을 회의하고 새롭게 검토하려는 흥분된 분위기 속에 푹 젖어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개성이 자리 잡고 작품들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가 장 바라케와 열렬한 사랑에 빠졌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1부 6장 사랑의 불협화음 중에서

70년대에 푸코는 『광기와 비이성』의 출판 당시의 독자의 반응에 대해 몇 번에 걸쳐서 불평을 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1975년의 한 인터뷰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사회의 최하층이었던 그 주체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바르트, 블랑쇼 같은 몇몇 연구자들과 영국의 반(!)정신의학자들이 거기에 흥미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철학계나 정치학계에서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철학계의 조그만 움직임도 기록해야 할 그 어떤 학술잡지도 거기에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전혀 애착을 갖고 있지 않던 잡지 『현대』와 『에스프
리』를 직접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성적인 잡지라는 이름에 걸맞은 어떤 잡지도 이런 주제의 책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예컨대 『현대』나 『에스프리』 같은 잡지들은 이런 주제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사실 『현대』지는 정신분석학자 옥타브 마노니가 쓴 글을 실은 바 있다. 그의 서평은 좀 가혹했다. 그는 이 책을 ‘어둡다’고 표현했고, 특히 저자가 오늘날의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을 비난했다.---2부 2장 책과 그 분신들 중에서

레지 드브레가 스페인어로 이 선언문을 읽으려는 순간 사복경찰들이 들이닥쳐 그들에게 꼼짝 말고 앉아 있으라고 명령했다. 코스타 가브라스가 통역을 했다. 푸코가 물었다. “우리는 지금 구금상태에 있습니까” 경찰이 대답했다. “아니요. 하지만 모두 앉아 있어야 합니다.” 푸코는 손에 유인물을 들고 있었고, 그것을 뺏으려는 경찰에 저항했다. 반항적 철학자와 질서유지 세력 간에 잠시 동안 승강이가 벌어졌다. 천의 얼굴을 가진 푸코의 또 하나의 얼굴이다.---3부 5장 우리는 모두 지배받는 자들이다 중에서

살페트리에르 병원의 좁은 뒤뜰에는 미셸 푸코에게 마지막 경의를 표하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오랜 기다림, 무거운 침묵이었다. 마침내 슬픔으로 갈라지고 억눌리고 변질된 목소리가 갑자기 정적을 찢었다. “내 작업의 동기는 아주 간단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 자체로 충분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토록 끈질기게 작업에 몰두했던 나의 수고는-단지 호기심, 그렇다. 일정의 호기심 때문이었다.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호기심이 아니라 자기가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을 허용해 주는 호기심이다. …… 그렇다면 철학이란, 철학적 행동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사유에 대한 비판 작업, 바로 그것이 아닐까 그것은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정당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리고 어디까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가를 알아내려는 노력. 바로 그것이 아닐까.” 이것은 『쾌락의 활용』 서문에 나오는 푸코 자신의 말이었다. 질 들뢰즈가 읽었고 조문객들은 묵묵히 듣고 있었다.
--- 3부 9장 예술 작품으로서의 인생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것은 단순한 푸코의 일대기가 아니다!
20세기 문제적 철학자 푸코에 대한 가장 내밀하고 충실한 평전!!

“19세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유일한 철학자”― 들뢰즈
“아니다, 푸코는 우리가 생각했던 부류의 사람이 아니다”―폴 벤느


우리 시대 철학의 지형을 바꾸어 버린 미셸 푸코. 헤겔 철학과 현상학, 실존주의가 지배하던 현대 프랑스 철학계를 완전히 새롭게 바꿔 버린 철학자. 담론 안에서 분할되고, 배제되고, 금기시되는 것들을 짚어 보며 앎이 주는 폭력성을 드러냈고, “모든 권력은 아래에서부터 나온다”라고 말하며 일상적인 관계 속에 내재된 권력을 파헤치고 미시정치학의 새로운 방향을 연 철학자, 푸코. 그의 사유 방식은 그의 책이 ‘모닝빵’처럼 팔렸다는 식의 시대적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주디스 버틀러 같은 여성학자부터 조르조 아감벤로베르 카스텔 같은 현대 철학자들의 사유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며 지금까지도 많은 학자들과 대중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한국의 경우, 섹슈얼리티광기규율 같은 특정 개념들만 집중 조명되거나 모호한 호감만 넘쳐날 뿐, 정작 그의 사유나 진면목을 알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린비 인물시리즈 he-story]의 첫 책으로 소개하는 미셸 푸코, 1926~1984는, 2011년 프랑스에서 개정증보판(초판은 1989년)으로 새롭게 출간된 미셸 푸코, 1926~1984(Michel Foucault, 1926~1984)를 완역함으로써, 푸코의 지적 초상을 그 어떤 책보다 흥미롭고 다채롭고, 내밀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의 저자 디디에 에리봉은 프랑스의 리베라시옹과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를 거친 저널리스트로서 푸코의 철학뿐만 아니라, 그의 개인적 삶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푸코와 직접 교류하며 지냈던 인물이다. 에리봉은 푸코의 가장 가까운 인물들을 인터뷰하는 것은 물론, 푸코의 모든 저서 속에서 그의 숨겨진 모습들을 발견하며, 인간 ‘푸코’를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미셸 푸코, 1926~1984는 푸코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책보다 충실한 내용에 재미와 웃음까지 주며 푸코의 삶과 사유를 동시에 알 수 있는 유일한 한국어 책이다. 디디에 에리봉은 ‘푸코’라는 위대한 철학자의 이름에도 짓눌리지 않고, ‘평전’이라는 형식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자료에 함몰되지 않고, 푸코라는 인물을 재구성해 간다. 소비에트식 공산주의에 반대하면서도 프랑스의 극좌파 마오이스트들과 연대했던 푸코, 정치적 투사이면서도 드골주의 정부의 외교관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그의 모습을 디디에 에리봉은 가감 없이 드러낸다. 또한 시기별로 관심사를 달리했던 푸코의 저서 속에서 그의 사유가 어떤 맥락에서 형성되었던 것인지 헤맬 수밖에 없었던 독자들이라면, 미셸 푸코, 1926~1984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그러면서도 낯선 푸코의 사유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열쇠가 될 것이다. ※원서의 초판(1989년)이 국내에서 1995년 시각과언어사에서 번역 출간된 적이 있다.

프랑스의 지성사와 현대사를 관통하는 미셸 푸코의 연대기
미셸 푸코는 어린 시절 양차 대전을 지켜봤으며, 이후 냉전 시대에 발생했던 굵직한 여러 현대사에 몸소 참여했던 인물이었다. 투사로서 현대사의 사건들에 개입했던 것뿐만 아니라, 당대 프랑스에서 지식인들이 서로의 사상을 주장하며 벌였던 논쟁에도 절대 빠지지 않았던 지식인이었다. 디디에 에리봉은 삶과 사유, 또한 그 논쟁과 현대사를 경험하며 입장을 달리해 온 푸코의 다채로운 면모를 그려 내기 위해 푸코의 가족에서부터, 친구와 동료, 그의 지적 스승들뿐 아니라, 학계에서의 그의 적수라 불릴 만한 모든 인물들까지 만나보고,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발생했을 때마다 진행됐던 인터뷰, 지식인사회에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일어났던 토론, 심지어 완성되지 못한 초고나 사후의 글까지 모두 읽어 내며, 푸코라는 인물을 촘촘히 재구성해 보여 준다.

푸코, 그의 가장 내밀한 모습을 공개하다!
시위 현장에 항상 모습을 드러내고,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강의하던 푸코만을 상상했던 독자들이라면 미셸 푸코, 1926~1984에서는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푸코의 내밀한 모습을 보게 된다. 어린 시절 누나와 함께 학교를 다니며 유아 수업을 받았던 시절부터 시작하여, 고등사범학교 입학에 실패해 좌절하는 시기의 푸코, 또한 푸아티에 출신으로 촌뜨기로 놀림받았던 소심한 청년이 파리의 아방가르드 그룹와 사교적 관계를 맺으며 학계에 자신만의 자리를 잡아 가는 과정 역시도 자세하게 드러나 있다. 무엇보다 미셸 푸코, 1926~1984는 푸코의 어두운 면 역시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특히 당시 인정받지 못했던 동성애로 인해 푸코가 받았던 고통, 자살 충동으로 힘들어 했던 고등사범학교 시절,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학계의 정적에게 복수하는 모습, 교환교수 자격으로 잠시 미국에 건너갔을 때 그가 체험했던 동성애 문화에 대한 열광, 그리고 에이즈에 걸린 후 차분히 삶을 정리해 가는 모습까지, 디디에 에리봉은 단순히 푸코의 일대기를 구성하려 한 것이 아니라, 카니발에서 다양한 가면을 바꿔 쓰듯, 하나로 수렴되지 않으면서도, 인간으로서의 매력을 잃지 않았던 푸코의 삶를 보여 주고자 했다.

푸코, 별자리처럼 흩어진 그의 사유와 맥락을 한눈에 살펴본다!
디디에 에리봉은 이 책 속에서 푸코가 그의 저서를 집필했던 의도뿐만 아니라, 그의 책이 발간된 후 벌어진 사건들까지 예리한 시선으로 추적해 간다. 박사논문이자 대표 저서라 할 수 있는 광기의 역사는 논문심사장에서부터 논쟁을 일으켰고, 이후 푸코의 스승인 조르주 캉길렘이 사건으로서의 광기의 역사라는 글을 썼을 만큼, 그 책은 푸코의 의도와 다른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되어 영미권의 반정신의학자들 사이에서 반발을 일으키기거나, 역사학자들과 철학자들에게는 새로운 철학적 의미를 띤 책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감시와 처벌은 많은 지식인들에게 점점 치안으로 국가를 통제하려는 프랑스를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으며, 이후 잘못된 행형제도에 관한 비판 운동인 감옥정보운동(GIP)과 연계되도록 만들기도 했다. 성에 관한 담론에서 오히려 통제를 바라보았던 푸코의 성의 역사는 맑시즘 내부에서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 라캉을 둘러싼 정신분석학파와 푸코가 결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이 지배하던 학계를 비판하기 위해 출간했던 말과 사물은 프랑스 지식인사회의 대부인 사르트르의 강한 비판을 받았으며, 친했던 스승인 루이 알튀세르와 학문적으로 멀어지는 결과를 낳은 책이기도 하다. 각기 층위를 달리하며, 가면 속에서 결코 얼굴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푸코의 저서들 속에서 디디에 에리봉은 푸코의 사유가 형성되는 과정과 그 사유가 분화되는 과정까지 소개하며, 푸코의 사유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 줄 뿐만 아니라, 사르트르는 물론 알튀세르, 데리다, 극좌파 마오이스트들과의 논쟁들을 소개하며 1950~80년대를 지배하던 프랑스 지식인사회의 지도까지 그려 낸다.

현대사 속의 푸코, 그리고 그의 투쟁
1960~80년대는 냉전시대로, 소비에트의 영향 아래 있던 동구권과 미국의 영향 아래 있던 서구권의 대치가 격렬했던 시기이기도 했으며, 베트남전쟁도 있던 시기였다. 그 역사적 사건마다 푸코는 그 자리에 있었다. 푸코는 프랑코 독재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갔으며, 폴란드의 자유노조운동을 지지했고,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동구권 반체제 인사들을 위한 모임을 개최하기도 했다. 베트남 보트피플을 위해 ‘세계의사회’와 연대하여 그들에게 배 한 척을 보내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으며, 자국 내에서는 잘못된 행형제도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프랑스 내부에 인종주의가 득세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랍인 이주노동자를 위한 모임을 만들기도 했고, 베를린 장벽으로 분할 서독이 경찰독재국가로 변해 가는 것을 항의하기 위해 서독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렇다. 이 책은 단순한 평전이 아니다. 푸코의 삶을 가장 진솔하게 드러내면서도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푸코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를 보여 주는 짧은 사료이기도 하다. 푸코 개인을 넘어, 당대 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2012년 현재, 미셸 푸코는 우리에게 누구인가
2012년 2월 22일부터 23일까지 정독도서관에서는 푸코연구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심세광 선생, 푸코의 ‘통치성’ 개념을 통해 반정치적 정치의 사유를 시도해 온 서동진 선생, 그린비출판사가 함께 기획한 “푸코 심포지엄”이 열린다. 이들은 푸코의 특유한 개념인 ‘통치성’부터 시작하여, 푸코와 ‘역사’, 푸코와 우리의 ‘민주주의’, 그리고 푸코가 분석하는 ‘자유주의적 통치성과 정치’ 등등, 이틀에 걸쳐 다양한 방면에서 푸코가 던져주는 현재적 문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심포지엄은 단순히 푸코의 사유에 대한 주석 달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곳에서 푸코의 현재성을 소환해 내는 작업이며, 그간 다양한 사유로 분화해 왔던 푸코의 사유를 또다시 새롭게 생산하려 하는 시도이다. 이미 한국에 소개된 지 25년이 된 푸코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얼굴을 바꿔 가며 새로운 사유의 방향을 제시했다. 철학계역사학계사회학계 등, 어느 분야 하나도 푸코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지만 수천 가지로 갈렸던 푸코의 사유를 한자리에서 살펴본 기회는 이제까지 없었다. 그린비출판사에서 기획하는 푸코 심포지엄의 의도는 한국의 지식사회에서 푸코의 위치를 재확인하거나, 그의 진면목을 발견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푸코를 넘어, 그의 사유를 기반으로 우리만의 정치적 장을 열어 보려는 야심찬 기획이다. 이 기획 속에서 2012년 현재 한국 속에서의 푸코를 확인하고, 자신만의 사유를 발굴생산하려는 독자들이라면 미셸 푸코, 1926~1984는 푸코의 말대로 분명 사유를 위한 ‘연장통’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2월 22일부터 23일까지 정독도서관에서 열릴 ‘푸코 심포지엄’ 역시 새로운 사유의 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