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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의 통제사회 비판 (2023)

동방박사님 2023. 9. 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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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90년에 들뢰즈가 쓴 『통제사회 후기』를 다시 읽으며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정보사회를 생각하는 책이다. 들뢰즈는 현대사회가 규율사회에서 통제사회로 변했음을 밝힌다. 통제사회는 감금과 처벌로 이루어지는 규율사회와 달리 ‘즉각적 통신을 통한 지속적 통제’로 운영되는 체제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으로 대표되는 사회의 유형과 특징을 푸코와 들뢰즈의 감각 언어로 기술하면 정보사회는 곧 통제사회다. 규율사회에서는 인간이 권력 주체이지만 통제사회에서는 인간을 뛰어넘는 초인이 권력자다. 인간을 뛰어넘는 초인은 인공지능 사이버네틱스이고 이는 결국 포스트휴먼이다.

목차

머리말
통제사회 후기

01 통제
푸코
비릴리오
버로스

02 사이버네틱스
사이버네틱스와 통제사회
사이버네틱스와 통제의 두 얼굴

03 변조
사이버네틱스와 변조
변조장치와 통제사회

04 디지털
번호에서 암호로
수, 데이터, 디지털

05 분할체
개인과 분할체
대중과 데이터뱅크

06 예속
기계 예속과 사회 복종
주체와 예속

07 기계
기계 유형과 사회 형태
에너지 기계와 사이버네틱 기계

08 마케팅
마케팅 자본주의
부채 인간

09 통치
두더지와 뱀
알고리즘 통치

10 프로그램
사회 · 기술적 연구
저항
 

저자 소개

저 : 백욱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디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전방위적으로 분석해온 사회학자다. 사이버스페이스, 디지털 문화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며 연구 주제로 다룬 대표적인 1세대 디지털 사회 연구자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인터넷 빨간책》, 《디지털이 세상을 바꾼다》, 《한국사회운동론》, 《정보자본주...

책 속으로

사이버네틱스는 주변의 환경이 변하더라도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는 체제에 대한 연구다. 인간을 포함하여 동물은 외부의 환경이 변하면 변화된 환경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의 신호를 받아 커뮤니케이션하고 거기에 따라 자기를 제어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명체가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위너는 이런 개념을 적용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계를 만들려고 했다.
---「02_“사이버네틱스”」중에서

통제사회의 권력은 정보기술을 활용해 데이터화된 몸을 관리하고 통제한다. 디지털은 탈물질화를 통해 모든 것을 모델화하고 예측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제어와 통제의 수단과 대상으로 전환한다. 그것을 수행하는 기계가 컴퓨터 혹은 인공지능이고 인터넷은 그런 컴퓨터들을 연결하여 말단에 인간 이용자를 붙여 놓은 것이다. 인간은 디지털 숫자로 바뀌면서 사이버네틱스 장치 구성물의 부품이 된다.
---「04_“디지털”」중에서

이집트 피라미드는 개체가 거대 기계의 부품이 된 고대의 기계 예속 사례이고 텔레비전 시청자나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개인이 데이터뱅크의 요소가 되는 기계 예속 사례다. 들뢰즈는 텔레비전 시청자의 예를 들면서 사회 복종과 기계 예속을 설명한다.
---「06_“예속”」중에서

마케팅이 사회제어의 도구로 작동하면서 기업의 부패는 새로운 힘으로 작동한다. 기업은 자신의 영혼인 마케팅에서 기쁨을 느끼는 대중을 디지털 보편시장으로 이끈다. 디지털 보편시장은 분할할 수 없었던 자산을 분할하고 신체 자료와 감정과 정서까지 모든 것을 시장의 상품으로 만들어 버린다.
---「08_“마케팅”」중에서

그들의 부모 세대가 규율사회의 지배자와 수혜구조를 어렵게 찾아내고 그것에 저항한 것처럼 오늘의 젊은 세대는 통제사회에서 누구의 목적에 봉사하고 있는가를 밝혀내야 한다. 이러한 들뢰즈의 제언에는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 각각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세대 연대에 대한 바람이 들어있다.
---「10_“프로그램”」중에서
 

출판사 리뷰

‘정보사회’와 ‘통제사회’는 같은 말?
즉각적 통신을 통한 지속적 통제 … 사이버네틱스와 정보사회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질 들뢰즈(Gilles Deleuze)가 30년 전에 쓴 글을 다시 읽으며 사이버네틱스와 정보사회의 현실을 생각하는 책이다. 들뢰즈는 1990년 〈통제사회 후기〉에서 현대사회가 규율사회에서 통제사회로 변했음을 밝힌다. 들뢰즈는 푸코(Michel Paul Foucault), 비릴리오(Paul Virilio), 버로스(Burroughs)를 통제사회를 논한 선구자로 꼽는다. 푸코는 규율사회와 생명정치에 관한 논의를 통해 규율사회가 새로운 사회로 이행하고 있는 징후를 전해주었다. 비릴리오는 감금공간의 의미가 기계와 정보 전달 속도에 의해 어떻게 무력화되는가를 보여주었다. 버로스는 통제사회에서 뇌와 마음에 가해지는 통제와 그로부터의 탈주를 소설로 그려냈다. 통제사회는 감금과 처벌로 이루어지는 규율사회와 달리 ‘즉각적 통신을 통한 지속적 통제’로 운영되는 체제다.

이런 생각은 노버트 위너의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 이론에 닿아있다. 통제사회는 사이버네틱스의 커뮤니케이션이론과 컴퓨터를 이용하여 사회구성원의 생활 전반을 제어하는 사회다. 비릴리오와 버로스는 사이버네틱스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사이버네틱스 기계는 그 배치에 따라 통제의 도구도 될 수 있고 탈통제의 도구도 될 수 있다. 통제사회론에서 논의되는 주체성, 소통, 변조의 개념 또한 사이버네틱스처럼 모두 양가적이다.

규율사회에는 열역학적 기계, 통제사회에는 사이버네틱 기계와 컴퓨터가 상응한다. 열역학기계는 엔트로피를 증가하는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여 지배된다. 사이버네틱스 기계는 열열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 증가의 일반적 경향에 ‘일시적이고 국지적으로’ 저항하는 장치다.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컴퓨터는 생명의 원소인 탄소에 대한 복수를 시행한다. 사이버네틱스는 생명에 대한 형태 없는 정보의 보복이다. 사이버네틱스 기계의 통제는 인간의 종말을 가져오는 포스트휴먼의 시대를 암시한다.

이 책에서는 들뢰즈의 통제사회에 대한 글이 발표된 이후 30년 동안 진행된 통제사회의 흐름에 주목하면서 그를 분석할 개념과 논리를 살펴본다. 이를 위해 여러 학자들이 재해석한 들뢰즈 통제사회 후기에 대한 논평과 확장작업도 참조했다. 이 책의 차례와 구성은 들뢰즈의 〈통제사회 후기〉를 따라, 역사, 논리, 프로그램 순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