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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바이러스와 인간은 숙명적인 악연 관계이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간을 끊임없이 괴롭히지만 인류 전체를 완전히 사멸시키지 않는다. 인간의 사멸은 곧 자신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바이러스의 완전 박멸을 위해 백신을 개발하는 등 부단히 투쟁하지만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임을 모르지 않는다. 바이러스와 인간의 전쟁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싸움이 아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바이러스와 인류의 기나긴 애증의 관계를 탐색하고 있다. 미생물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펴낸 바 있는 저자는 미생물 가운데서도 가장 크기가 작은 바이러스에 시선을 집중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세계를 선명한 청사진으로 정밀하게 현상해낸다. 육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극히 작은 생명체인 바이러스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최근 백신 제조에 크게 이용되고 있는 분자생물학의 성과를 살피면서 인류가 바이러스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저자는 바이러스 역시 자연의 섭리로서 존재하는 엄연한 생명체임을 강조하면서, 바이러스에 관한 우리들의 오랜 편견을 바로잡고자 하였다. 자연의 섭리로서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실체를 정확히 바라볼 것을 호소하고, 인류와 바이러스의 진정한 더불어 살기, 즉 '공생'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바이러스의 입을 통해 삶과 죽음 사이,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존재하는 생명의 또 다른 세계를 흥미롭게 펼쳐 보여준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바이러스와 인류의 기나긴 애증의 관계를 탐색하고 있다. 미생물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펴낸 바 있는 저자는 미생물 가운데서도 가장 크기가 작은 바이러스에 시선을 집중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세계를 선명한 청사진으로 정밀하게 현상해낸다. 육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극히 작은 생명체인 바이러스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최근 백신 제조에 크게 이용되고 있는 분자생물학의 성과를 살피면서 인류가 바이러스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저자는 바이러스 역시 자연의 섭리로서 존재하는 엄연한 생명체임을 강조하면서, 바이러스에 관한 우리들의 오랜 편견을 바로잡고자 하였다. 자연의 섭리로서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실체를 정확히 바라볼 것을 호소하고, 인류와 바이러스의 진정한 더불어 살기, 즉 '공생'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바이러스의 입을 통해 삶과 죽음 사이,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존재하는 생명의 또 다른 세계를 흥미롭게 펼쳐 보여준다.
목차
머리말_바이러스의 창으로 세계를 본다
01 바이러스란 무엇인가?
바이러스는 생물인가 무생물인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바이러스는 어떻게 생겼을까?
바이러스가 쳐들어간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동물
바이러스 유전자가 말해준다
바이러스 연구는 어떻게 할까?
02 인간 Vs 바이러스
세계를 위협한 사스 - 바이러스가 사는 길
식민지 개척과 새로운 질병의 전파
감기와 독감
장바이러스와 수막염
여름철 눈병과 바이러스
새로운 바이러스의 발생
새로운 질병과 예방
구제역과 돼지콜레라
식물의 바이러스병
암과 바이러스의 역사
바이러스는 어떻게 암을 일으키는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인유두종 바이러스
03 바이러스와 인간의 미래
바이러스의 기원을 찾아서
생물칼, 바이러스도 화장을 한다
생물무기, 제3의 전쟁
바이러스는 친구인가 적인가?
바이러스와 백신
바이러스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잡는다
광견병 예방주사와 종두법 - 파스퇴르와 제너
세균 바이러스의 이용
바이러스와 인류의 공생
더 읽을거리
찾아보기
01 바이러스란 무엇인가?
바이러스는 생물인가 무생물인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바이러스는 어떻게 생겼을까?
바이러스가 쳐들어간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동물
바이러스 유전자가 말해준다
바이러스 연구는 어떻게 할까?
02 인간 Vs 바이러스
세계를 위협한 사스 - 바이러스가 사는 길
식민지 개척과 새로운 질병의 전파
감기와 독감
장바이러스와 수막염
여름철 눈병과 바이러스
새로운 바이러스의 발생
새로운 질병과 예방
구제역과 돼지콜레라
식물의 바이러스병
암과 바이러스의 역사
바이러스는 어떻게 암을 일으키는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인유두종 바이러스
03 바이러스와 인간의 미래
바이러스의 기원을 찾아서
생물칼, 바이러스도 화장을 한다
생물무기, 제3의 전쟁
바이러스는 친구인가 적인가?
바이러스와 백신
바이러스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잡는다
광견병 예방주사와 종두법 - 파스퇴르와 제너
세균 바이러스의 이용
바이러스와 인류의 공생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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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바이러스와 인류의 끝없는 전쟁--일방적 승리는 없다
최근 또다시 조류독감의 공포가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다. 에이즈, 광우병에 이어 바이러스의 가공할 위협에 전 세계가 속수무책이다. 인류의 미래에 가장 치명적인 존재가 바이러스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사실 바이러스와 인간은 숙명적인 악연 관계이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간을 끊임없이 괴롭히지만 인류 전체를 완전히 사멸시키지 않는다. 인간의 사멸은 곧 자신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바이러스의 완전 박멸을 위해 백신을 개발하는 등 부단히 투쟁하지만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임을 모르지 않는다. 바이러스와 인간의 전쟁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싸움이 아니다.
바이러스라는 공격자에 대처하는 인간의 전략과 전술은 계속 발전해왔다. 그런데 바이러스 역시 이에 적응하고 진화하여 인류 사회에 재도전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변신의 명수’라고 부르는 이유다. 따라서 사람이 존재하는 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마침표가 없다고 봐야 한다. 바이러스는 사람과 함께 지구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헤아릴 수 없이 종류가 다양하고, 공격 대상도 세균, 곰팡이, 식물, 곤충, 척추동물 모두를 망라한다. 따라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건강 문제만이 아니라 작물 재배와 가축을 기르는 농축업의 재해로서도 골칫거리다. 특히 인간을 공격하는 바이러스 중에는 아직 우리와 대면하지 않은 것들도 많다. 이들은 언제든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야기하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승산 없는 싸움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진정 현명한 일일까?
『바이러스, 삶과 죽음 사이』는 바로 이 바이러스와 인류의 기나긴 애증의 관계를 탐색한다. 미생물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펴내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일구어낸 이재열 교수(경북대 미생물학과)는 미생물 가운데서도 가장 크기가 작은 바이러스에 시선을 집중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세계를 선명한 청사진으로 정밀하게 현상해낸다. 바이러스의 실체를 정확히 들여다봐야 그 악연의 사슬을 풀 수 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극히 작은 생명체인 바이러스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최근 백신 제조에 크게 이용되고 있는 분자생물학의 성과를 살피면서 인류가 바이러스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 바이러스의 권위자 이재열 교수가 들려주는 바이러스에 관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
인류에게 치명적인 질병인 에이즈를 비롯하여 사스, 광우병, 인플루엔자, 뇌염, 간염 등 인간의 삶에서 늘 죽음의 공포를 불러오는 무서운 병원균,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이러스의 정체이다. 그러나 과연 바이러스의 실체가 그렇기만 할까?
바이러스는 흔히 생명체와 무생물체의 중간이라고 알려져 있다. 생물과 전혀 다른 무생물적인 특징을 가진 채, 다른 생물의 세포 안에 들어가야만 비로소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바이러스는 아무리 보아도 기묘한 존재이다. 예컨대 곰팡이나 기생충은 진핵생물, 즉 일반 세포처럼 핵막으로 둘러싸인 핵과 여러 소기관을 가지고 있다. 결핵이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박테리아)은 원핵생물로서, 핵막이 없고 소기관이 다소 부족해 진핵생물보다 여러모로 격이 떨어지지만 엄연히 생물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다르다. 가진 거라고는 유전정보를 지닌 핵산(DNA나 RNA)과 이를 둘러싼 단백질 껍질이 전부다.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거나 물질의 대사를 위한 어떤 도구도 없다. 자신의 몸을 증식할 때도 스스로를 복제할 아무런 수단이 없다. 오로지 숙주세포에 침투해 들어가 그곳의 여러 도구를 활용해 자신을 복제하며 증식시킨다. 생물로 보기에는 현격히 자격 미달인 셈이다. 하지만 일단 숙주세포만 있으면 자신과 같은 바이러스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무생물이라 말할 수도 없다.
저자는 바이러스 역시 자연의 섭리로서 존재하는 엄연한 생명체임을 강조한다. 자신의 유전자를 끊임없이 변화시켜 증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물인 것이다. 이 같은 관점을 지닐 때라야 바이러스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생물과 무생물이 어우러진 세상, 그 안에 우리가 살고 있고 또한 우리가 보는 이 세상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핵폭탄보다 더 큰 파괴력을 지닌 바이러스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한 영화 <아웃브레이크>는 바이러스의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잘 보여준다.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에서 치명적인 출혈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이 변종 바이러스가 원숭이를 통해 미국의 한 마을에 순식간에 퍼진다. 이렇게 다수의 생명을 위협하자, 미 정부는 그 마을에 핵폭탄을 터뜨리기로 결정하고, 핵폭탄 투여 직전 더스틴 호프만이 극적으로 숙주(원숭이)를 찾아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줄거리다. 이것은 공상과학소설에서만 가능한 시나리오인가? 그렇지 않다. <아웃브레이크>는 실제로 1976년 아프리카 자이르에서 출현해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바이러스를 소재로 삼았다.
에볼라 바이러스 외에도 핵폭탄보다 더 큰 파괴력으로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여러 가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최소한 30가지의 새로운 질병이 발견됐고, 1967년부터 1990년까지 심각한 질병을 야기하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20여 종이나 출현했다는 통계도 있다. 이처럼 바이러스가 그 위세를 떨치며 점차 인간 세계로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반면 인간은 아직 적절한 대책 없이 무력하게 쓰러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항균제가 개발되면서 세균 감염질환의 치료는 매우 향상돼왔지만, 이에 비하면 바이러스 감염질환의 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대부분 인간의 잘못에서 기인한다. 관개수로, 수자원 개발, 습지의 인공적 개발 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주원인이다. 인간의 침범이 없었던 밀림이나 높은 산, 나아가 외계로의 인간 침투는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 바이러스와의 만남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새로 등장하거나 변조된 바이러스와의 첫번째 전쟁은 어느 한쪽이 치명적 손상을 받는 백병전이다. 그러므로 인류는 생존을 위해 이 전쟁을 현명하게 치르지 않으면 안 된다. 즉 바이러스와 어느 정도 협상을 하면서 공생을 꾀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바이러스와 인류의 참된 공생의 길
미생물과 바이러스에 대한 선입견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미생물이 병원균이라는 것만 알 뿐, 우리에게 이로운 미생물도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기 일쑤다. 굳이 예를 들어 설명하면 그때야 비로소 아하, 그렇구나! 하고 이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원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의 종류에서부터 생리, 대사, 운동, 생장 조건 등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미생물이 병원균이라는 점에만 눈길이 멈춰 있다.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이러한 편향적인 시각이 더 심하다. 바이러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치를 따지기보다는 우선 어렵다는 생각이 앞서 거들떠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머리말」에서
이 책의 주제는 바이러스에 관한 우리들의 오랜 편견을 바로잡는 것이다. 요즘 다시 기승을 부리는 조류독감을 비롯하여 에이즈, 사스, 암, 독감 등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가져다주는 병원균의 실체가 바이러스이긴 하지만, 바이러스가 반드시 인류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만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우리의 친구인가, 아니면 적인가 하는 단순 이분법으로 바이러스를 대하는 것은 인간의 이기적인 관점이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라는 말처럼 바이러스 역시 하나의 생명체로서 나름의 존재 의미를 갖고 있다. 저자는 자연의 섭리로서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실체를 정확히 바라볼 것을 호소한다. 그럴 때라야만 인류와 바이러스의 진정한 더불어 살기, 즉 ‘공생’은 가능하다.
자연 속에서 모든 생물들이 한데 어울려 살고 있는 세상은 그야말로 흥미롭고 아름답다. 여러 가지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여러 종류의 생물들이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조건을 확보하여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여러 종류의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다른 종류의 생물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생물은 어떤 영향이든지 서로 주고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방적으로 다른 생물들을 공격하는 듯이 보이는 바이러스도 ‘공생’과 ‘조화’의 세계를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 수천 년 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피할 수 없는 전쟁에서 계속 패배할지 모른다. 그만큼 바이러스는 변화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인류가 자연을 파괴하면 할수록 그에 맞춰 바이러스는 또 다시 변신하고, 인류가 백신을 개발하면 할수록 바이러스도 그에 대한 저항력을 또 다시 갖춰 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따라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병원균으로서 바이러스를 대할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실체를 정확히 연구해 인류와 함께 공생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바이러스, 삶과 죽음 사이』는 바이러스의 입을 통해 삶과 죽음 사이,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존재하는 생명의 또 다른 세계를 흥미롭게 펼쳐 보여준다.
최근 또다시 조류독감의 공포가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다. 에이즈, 광우병에 이어 바이러스의 가공할 위협에 전 세계가 속수무책이다. 인류의 미래에 가장 치명적인 존재가 바이러스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사실 바이러스와 인간은 숙명적인 악연 관계이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간을 끊임없이 괴롭히지만 인류 전체를 완전히 사멸시키지 않는다. 인간의 사멸은 곧 자신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바이러스의 완전 박멸을 위해 백신을 개발하는 등 부단히 투쟁하지만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임을 모르지 않는다. 바이러스와 인간의 전쟁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싸움이 아니다.
바이러스라는 공격자에 대처하는 인간의 전략과 전술은 계속 발전해왔다. 그런데 바이러스 역시 이에 적응하고 진화하여 인류 사회에 재도전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변신의 명수’라고 부르는 이유다. 따라서 사람이 존재하는 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마침표가 없다고 봐야 한다. 바이러스는 사람과 함께 지구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헤아릴 수 없이 종류가 다양하고, 공격 대상도 세균, 곰팡이, 식물, 곤충, 척추동물 모두를 망라한다. 따라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건강 문제만이 아니라 작물 재배와 가축을 기르는 농축업의 재해로서도 골칫거리다. 특히 인간을 공격하는 바이러스 중에는 아직 우리와 대면하지 않은 것들도 많다. 이들은 언제든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야기하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승산 없는 싸움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진정 현명한 일일까?
『바이러스, 삶과 죽음 사이』는 바로 이 바이러스와 인류의 기나긴 애증의 관계를 탐색한다. 미생물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펴내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일구어낸 이재열 교수(경북대 미생물학과)는 미생물 가운데서도 가장 크기가 작은 바이러스에 시선을 집중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세계를 선명한 청사진으로 정밀하게 현상해낸다. 바이러스의 실체를 정확히 들여다봐야 그 악연의 사슬을 풀 수 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극히 작은 생명체인 바이러스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최근 백신 제조에 크게 이용되고 있는 분자생물학의 성과를 살피면서 인류가 바이러스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 바이러스의 권위자 이재열 교수가 들려주는 바이러스에 관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
인류에게 치명적인 질병인 에이즈를 비롯하여 사스, 광우병, 인플루엔자, 뇌염, 간염 등 인간의 삶에서 늘 죽음의 공포를 불러오는 무서운 병원균,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이러스의 정체이다. 그러나 과연 바이러스의 실체가 그렇기만 할까?
바이러스는 흔히 생명체와 무생물체의 중간이라고 알려져 있다. 생물과 전혀 다른 무생물적인 특징을 가진 채, 다른 생물의 세포 안에 들어가야만 비로소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바이러스는 아무리 보아도 기묘한 존재이다. 예컨대 곰팡이나 기생충은 진핵생물, 즉 일반 세포처럼 핵막으로 둘러싸인 핵과 여러 소기관을 가지고 있다. 결핵이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박테리아)은 원핵생물로서, 핵막이 없고 소기관이 다소 부족해 진핵생물보다 여러모로 격이 떨어지지만 엄연히 생물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다르다. 가진 거라고는 유전정보를 지닌 핵산(DNA나 RNA)과 이를 둘러싼 단백질 껍질이 전부다.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거나 물질의 대사를 위한 어떤 도구도 없다. 자신의 몸을 증식할 때도 스스로를 복제할 아무런 수단이 없다. 오로지 숙주세포에 침투해 들어가 그곳의 여러 도구를 활용해 자신을 복제하며 증식시킨다. 생물로 보기에는 현격히 자격 미달인 셈이다. 하지만 일단 숙주세포만 있으면 자신과 같은 바이러스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무생물이라 말할 수도 없다.
저자는 바이러스 역시 자연의 섭리로서 존재하는 엄연한 생명체임을 강조한다. 자신의 유전자를 끊임없이 변화시켜 증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물인 것이다. 이 같은 관점을 지닐 때라야 바이러스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생물과 무생물이 어우러진 세상, 그 안에 우리가 살고 있고 또한 우리가 보는 이 세상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핵폭탄보다 더 큰 파괴력을 지닌 바이러스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한 영화 <아웃브레이크>는 바이러스의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잘 보여준다.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에서 치명적인 출혈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이 변종 바이러스가 원숭이를 통해 미국의 한 마을에 순식간에 퍼진다. 이렇게 다수의 생명을 위협하자, 미 정부는 그 마을에 핵폭탄을 터뜨리기로 결정하고, 핵폭탄 투여 직전 더스틴 호프만이 극적으로 숙주(원숭이)를 찾아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줄거리다. 이것은 공상과학소설에서만 가능한 시나리오인가? 그렇지 않다. <아웃브레이크>는 실제로 1976년 아프리카 자이르에서 출현해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바이러스를 소재로 삼았다.
에볼라 바이러스 외에도 핵폭탄보다 더 큰 파괴력으로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여러 가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최소한 30가지의 새로운 질병이 발견됐고, 1967년부터 1990년까지 심각한 질병을 야기하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20여 종이나 출현했다는 통계도 있다. 이처럼 바이러스가 그 위세를 떨치며 점차 인간 세계로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반면 인간은 아직 적절한 대책 없이 무력하게 쓰러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항균제가 개발되면서 세균 감염질환의 치료는 매우 향상돼왔지만, 이에 비하면 바이러스 감염질환의 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대부분 인간의 잘못에서 기인한다. 관개수로, 수자원 개발, 습지의 인공적 개발 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주원인이다. 인간의 침범이 없었던 밀림이나 높은 산, 나아가 외계로의 인간 침투는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 바이러스와의 만남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새로 등장하거나 변조된 바이러스와의 첫번째 전쟁은 어느 한쪽이 치명적 손상을 받는 백병전이다. 그러므로 인류는 생존을 위해 이 전쟁을 현명하게 치르지 않으면 안 된다. 즉 바이러스와 어느 정도 협상을 하면서 공생을 꾀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바이러스와 인류의 참된 공생의 길
미생물과 바이러스에 대한 선입견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미생물이 병원균이라는 것만 알 뿐, 우리에게 이로운 미생물도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기 일쑤다. 굳이 예를 들어 설명하면 그때야 비로소 아하, 그렇구나! 하고 이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원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의 종류에서부터 생리, 대사, 운동, 생장 조건 등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미생물이 병원균이라는 점에만 눈길이 멈춰 있다.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이러한 편향적인 시각이 더 심하다. 바이러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치를 따지기보다는 우선 어렵다는 생각이 앞서 거들떠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머리말」에서
이 책의 주제는 바이러스에 관한 우리들의 오랜 편견을 바로잡는 것이다. 요즘 다시 기승을 부리는 조류독감을 비롯하여 에이즈, 사스, 암, 독감 등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가져다주는 병원균의 실체가 바이러스이긴 하지만, 바이러스가 반드시 인류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만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우리의 친구인가, 아니면 적인가 하는 단순 이분법으로 바이러스를 대하는 것은 인간의 이기적인 관점이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라는 말처럼 바이러스 역시 하나의 생명체로서 나름의 존재 의미를 갖고 있다. 저자는 자연의 섭리로서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실체를 정확히 바라볼 것을 호소한다. 그럴 때라야만 인류와 바이러스의 진정한 더불어 살기, 즉 ‘공생’은 가능하다.
자연 속에서 모든 생물들이 한데 어울려 살고 있는 세상은 그야말로 흥미롭고 아름답다. 여러 가지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여러 종류의 생물들이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조건을 확보하여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여러 종류의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다른 종류의 생물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생물은 어떤 영향이든지 서로 주고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방적으로 다른 생물들을 공격하는 듯이 보이는 바이러스도 ‘공생’과 ‘조화’의 세계를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 수천 년 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피할 수 없는 전쟁에서 계속 패배할지 모른다. 그만큼 바이러스는 변화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인류가 자연을 파괴하면 할수록 그에 맞춰 바이러스는 또 다시 변신하고, 인류가 백신을 개발하면 할수록 바이러스도 그에 대한 저항력을 또 다시 갖춰 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따라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병원균으로서 바이러스를 대할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실체를 정확히 연구해 인류와 함께 공생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바이러스, 삶과 죽음 사이』는 바이러스의 입을 통해 삶과 죽음 사이,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존재하는 생명의 또 다른 세계를 흥미롭게 펼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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