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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 전쟁

동방박사님 2022. 11. 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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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19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의 참혹한 현실을 폭로한 책이다. 미국은 이라크가 19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하기 전까지 지원해왔지만 그 이후 이라크를 계속 공격해 왔다. 이 책은 미국이 이라크를 계속 공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걸프전 이후 경제 제재가 이라크에 미친 참혹한 영향, 전쟁에서 사용한 열화우라늄탄이 환경과 이라크인들의 삶에 미친 영향들을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내에서 이라크의 경제 제재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이 책은 2000년 출판되었다가 2002년 겨울에 개정·증보되어 다시 출판된 것을 번역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글
서문 (앤서니 아노브)

제1부 미국의 이라크 정책
1장 미국의 이라크 전쟁:1990~2002 (나세르 아루리)
2장 이라크:경제 제재와 미국의 정책 (데이빗 버사미안, 필리스 베니스, 데니스 J 핼리데이 인터뷰)
3장 미국의 이라크 정책:동기와 결과들 (노엄 촘스키)

제2부 경제 제재의 신화와 진실
4장 부수적 손실 (존 필저)
5장 경제 제재에 관한 열한 가지 신화 (황야의 목소리)
6장 언론의 이라크 보도:은폐와 왜곡 (알리 아부니마, 라니아 마스리)
7장 숨겨진 전쟁 (로버트 피스크)
8장 한 이라크 사람의 이야기 (하워드 진)

제3부 경제 제재가 가한 고통
9장 목소리를 높여라:이라크 어린이들의 상황, 1990~1999 (캐시 켈리)
10장 단순한 희생자가 아니라 표적이었다 (바바라 님리 아지즈)
11장 경제 제재:국가와 국민 전체를 교살하는 범죄(조지 카파치오)

제4부 전쟁과 경제 제재가 환경과 보건에 미친 영향
12장 경제 제재, 식량, 영양과 보건 (피터 L 펠렛 박사)
13장 환경 오염, 걸프전, 경제 제재 (후다 S 아마쉬 박사)

제5부 경제 제재 철폐 운동
14장 경제 제재는 대량 살상 무기다 (노엄 촘스키, 에드워드 허먼, 에드워드 사이드, 하워드 진 외)
15장 경제 제재 철폐 운동 건설하기 (샤론 스미스)

2002년판 후기:이라크 전쟁 반대 (데니스 J 핼리데이)
자료:이라크 경제 제재 중단을 요구하는 단체들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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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 : 노암 촘스키 (Avram Noam Chomsky)
 
유대계 미국 언어학자이자 철학자, 인지과학자. 사회비평가이자 정치운동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 2세로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 진학한 뒤 언어학자 젤리그 해리스를 만나면서 언어학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의 특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MIT에서 1958년(30세) 부교수, 1961년(33세)...

역 : 이수현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했고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레닌 평전 2~4』를 비롯한 수십 권의 책을 번역했다. 『마르크스주의란 무엇인가?』, 『처음 만나는 혁명가들: 마르크스, 레닌, 룩셈부르크, 트로츠키, 그람시』, 『파시즘, 스탈린주의, 공동전선』, 『트로츠키 1927~1940』,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 『사회변혁적 노동조합운동』, 『마르크스주의와 정당』(공역) 등이 대표적이다.

 

저자 : 노엄 촘스키 외
알리 아부니마 Ali Abunimah : 미디어 분석가이자 활동가이며 팔레스타인과 중동 문제를 다루는 평론가이기도 하다. 후다 아마쉬 박사 Dr. Huda S. Ammash : 아마쉬는 바그다드 대학의 환경 생물학자이자 교수이며, 이라크 과학 아카데미의 연구원이다. 앤서니 아노브 Anthony Arnove : ‘사우스 엔드 출판사’에서 7년간 편집자로 일하다가 프리랜서 편집자이자 작가가 됐다. ...

 

책 속으로

경제 제재 때문에 이라크는 많은 기본 생필품을 수입할 수도 없다. 군사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살충제와 비료도 수입 금지 대상이다. 1991년 미국의 폭격으로 파괴된 이라크의 하수 처리 시설은 대부분 복구되지 않았다. 그래서 오염된 하수가 끊임없이 강으로 유입되고 결국 사람들은 그런 더러운 물을 마셔야 한다. 그러나 경제 제재는 [더러운 물을 정화하는 데 필요한] 염소 수입도 금지한다.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가 유행하고 있다. 바그다드 주재 유엔 구호담당 프로그램 부국장인 파리드 자리프는 최근에 이렇게 주장했다. “연필에서 탄소를 추출해 비행기에 덧칠하면 레이다에 걸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연필도 수입할 수 없다. 나는 군사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가 이라크 학생들에게 연필을 줄 수 없다니 매우 혼란스럽다.”
--- p.328~329
미군 항공기가 이라크에 쏟아부은 폭탄의 양만도 8만 8천 톤이나 된다. 이것은 히로시마에 투하한 핵폭탄의 거의 다섯 배다. 소위 스마트탄의 70퍼센트가 목표물을 빗나갔다. 민간인 거주지와 학교, 교회, 회교 사원, 공터에도 떨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목표물에 명중한 나머지 30퍼센트가 파괴한 것은 이라크의 발전소와 하수 처리 시설이었다. 교량, 도로, 고속도로, 운하, 공공 건물 등 이라크의 기반시설이 철저하게 파괴됐다.

1991년 2월 12일 이라크에 대한 다국적군의 공격이 절정에 이르렀다. 전 세계의 기독교도들이 사순절의 첫날인 ‘재의 수요일’을 지킬 때, 무슬림들 역시 이드 알 피트르 축제[이슬람력으로 10월 첫날에 벌이는 축제. 라마단이 끝나는 날로 풍성한 음식을 즐기며 축하한다]를 지켰다. 무자비한 폭격이 계속되는데도 바그다드의 한 부촌에서는 축제를 벌이기로 했다. 그들은 아마리야 방공호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 곳은 바그다드에서 알 라시드 호텔 인근 방공호 다음으로 안전한 시설이었다.

저녁이 되자 마을 사람들이 함께 식사를 하려고 모여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남성들은 얼른 자리를 떴다. 되도록 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방공호에 몸을 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다른 지역에서 온 피난민들에게도 자리를 내주려면 그래야만 했다. 어머니·할머니·갓난아이·어린이·십대 들은 맹렬한 공습 속에서도 그나마 안전하게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날 밤 미군의 스마트탄 두 발이 아마리야 방공호 환기구에서 새나오는 불빛을 발견했다. 출입구가 봉쇄된 탓에 온도가 화씨 900도[섭씨 약 482도]까지 치솟았다. 이라크인 4백 명 이상이 죽었다.

1991년 3월 적신월사(赤新月社)[중동 지역에서 활동하는 적십자사와 유사한 구호 조직] 차량 한 대가 우리 조사팀 네 명을 아마리야 지역까지 태워 주었다. 홀로 남은 가족들이 움푹 꺼진 방공호의 잔해를 에워싸고 있었다. 집집마다 검은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이 참극으로 희생당한 가족의 이름이 흰색의 우아한 아랍 문자로 쓰여 있었다.

그 장면을 목격하면서 터져 나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조그만 팔이 내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는 게 느껴졌다. 예쁜 이라크 어린이 한 명이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소녀는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길 건너편에 검은 옷을 걸친 여자 두 명이 보였다.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아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들이 가까이 오자 나는 아랍어로 인사를 건넸다. “나는 미국인입니다.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아니요, 아니요. 우리는 당신들이 당신들의 정부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 나라 국민이 우리에게 이런 짓을 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잘 알아요.” 두 여자 모두 미군의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었다.

다른 어느 곳에서 그렇게 따뜻하고 온유한 이해심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돌이켜 보면 전기가 두절된 상태에서 그들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 당시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미국에서 쏟아져 나온 조롱과 비난을 듣지 못했던 게 그들에게 더 좋지 않았을까? 전쟁으로 사망한 이라크인이 몇 명이냐는 질문을 받자 콜린 파월 장군은 이렇게 대답했다. “안됐지만 사망자 수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학생들에게 계속해서 나의 아마리야 방문기를 들려 주었다. 기자 한 명이 생존자들에게 이런 참극이 또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물론이죠!” 깊은 불신감이 배어나는 대목이었다. 한 사람이 말을 보탰다. “경제 제재 때문에 이보다 더 끔찍한 일이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 p.228~230
 

출판사 리뷰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9일 이라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무장해제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했다고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정부가 1월 마지막 주에 이라크 공격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많은 사람들도 미국정부의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단지 행동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하려고 하는가? 미국과 영국 정부가 이야기하듯이 사악한 독재자로부터 이라크를 해방시키고 이라크의 대량 살상 무기를 파괴하기 위한 것인가? 또는 테러조직과의 연계가 문제인가? 아니면 미국정부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석유와 패권 때문인가?

이 책은 분명히 후자의 관점에 서 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이 독재자가 자국민들을 대량 학살하고 독가스를 사용했을 때도 이 독재자를 무장시키고 후원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1991년 걸프전이 끝난 뒤 이라크 북부와 남부에서 봉기가 일어났을 때 후세인이 이들을 진압하는 것을 묵인했다. 이 봉기는 독재자를 쉽게 무너뜨릴 수도 있었다. 미국과 영국은 나토 동맹국 터키가 서방이 보호한다던 쿠르드족들을 공격하기 위해 이라크 북부의 비행 금지 구역을 비행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포위 상태는 독재자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심지어 유엔 사찰단원들조차 그런 무기들이 파괴된 지 오래됐다고 말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진정한 이유는 이라크가 세계 2위의 석유 매장량을 가지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달리 이라크는 인구도 많고 오래 전부터 제국주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대중적 열망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막대한 석유가 매장돼 있는 이 지역을 미국이 계속 착취하고 지배하기 위해서는 사담 후세인과 이라크 국민 전체의 콧대를 꺾어야 한다.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과 경제 제재 때문에 1백만 명 넘는 이라크 사람들이 죽었다. 그 중 60만 명이 어린이들이었으며, 한때 번영했던 나라는 황폐해졌다. 끊임없는 공습은 전력망·운송망·상하수도를 파괴했고, 그 결과 콜레라·장티푸스와 다른 끔찍한 질병들이 널리 퍼졌다. 병원·학교·도서관·박물관 들이 사라졌다. 약 3백 톤의 열화우라늄탄이 식수와 작물, 사람들을 오염시켰으며 이로 인해 기형아와 암 발생율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한때 중동에서 부러움을 샀던 이라크의 경제·농업·공업·보건의료·교육 체계는 경제 제재 때문에 파괴됐다. 의사와 교사들은 장비 부족으로 거의 아무 일도 못하고 있으며 택시를 몰거나 담배를 팔아도 기껏해야 월급 3달러(약 3만 5천9백60원)를 받을 뿐이다. 반입이 허용된 의약품도 운반?보관?관리가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다른 필수 장비들의 반입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파괴되지 않은 학교에는 책상이나 책, 난방·조명 시설도 없다. 미국은 심지어 연필조차 수입할 수 없게 만들었다. 흑연이 군사적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오늘날 이라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빈곤과 실업과 절망에 빠져 있다. 대규모 기아 사태를 막아주는 유일한 버팀목은 상당히 효율적이고 공평한 분배 제도뿐이다. 미국과 영국의 정치인들은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에 따라 이라크가 연간 60억 달러(약 7조 1천9백16억 원)어치까지 석유를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고통은 필연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석유 수출 대금의 3분의 1을 전쟁 배상금으로 유엔이 가져가며(쿠웨이트를 ‘해방’시킨 비용에 대한 보상), 유엔 특별위원회(UNSCOM) 산하 무기사찰단으로 활동하는 미국 스파이들에게 가는 비용을 포함해 이라크 내에서 발생한 모든 유엔 경비를 지불하는 데 들어간다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는다.

이 책에 실린 훌륭한 글들은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고무적이기도 하다. 지난 12년 사이에 이라크를 방문했던 많은 저자들은 매우 끔찍한 대량 학살을 그려내고 있다. 모든 저자는 사담 후세인에 대한 반대와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사람들을 처벌하는 것에 대한 분노로 단결해 있다. 저자 중 몇몇은 용감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이들은 이라크에 대한 의약품 반입 금지를 끝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황야의 목소리”라는 단체, 35년 동안 유엔에서 충실하게 근무하다가 경제 제재에 항의하며 사임한 이라크 주재 전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 데니스 핼러데이, 진실을 검증하고 자신들이 발견한 진실을 보여줌으로써 시류를 거스르는 존 필저, 노엄 촘스키, 로버트 피스트 같은 언론인들이다.

저자들은 전쟁과 대량 학살을 끝장낼 수 있는 운동이 건설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압도적으로 적대적인 상황에서도 공공연하게 자신들의 주장을 펴왔다. 그리고 이 책이 이런 운동을 건설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