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동양철학의 이해 (책소개)/7.동양철학이해

노장 사상 (2004) - 철학적 해석

동방박사님 2023. 9. 1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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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철학·종교 이념으로서의 노장 사상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책이다. 난해하고 접근하기 힘든 노장 사상의 세계를 도(道), 무위(無爲), 소요(逍遙)의 개념으로 파악하여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1980년 출시된 이 책은 독자로부터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어 18쇄를 거듭한 바 있다.

이번에 새로 나오게 될 개정판은 세 가지 점에서 초판과 다르다. 첫째, 초판에 있었던 오자, 서툰 어휘 및 문장을 다듬었다. 둘째, 새로운 독자층인 한글 세대를 위해 많은 한자를 모두 한글로 바꾸었다. 셋째,'도(道)와 이성(理性) - 동서철학 사유의 두 양상'이란 제목의 논문을 첨가했다.

목차

1. 문제와 방법
문제
방법

2. ‘도’와 진리―철학으로서의 노장 사상
존재와 언어
존재와 ‘도’
자연과 도
존재와 인간
인식과 직관

3. ‘무위’와 실천―종교로서의 노장 사상
공포와 우환
구원과 해탈
속세와 열반
‘행위’와 ‘무위’

4. ‘소요’와 가치―이념으로서의 노장 사상
지락과 타락
비극과 희극
속죄와 소요

5. 노장과 우리
역설의 논리
노장과 우리

부록 도와 이성―동서 철학: 사유의 두 양상
‘철학’의 개념과 동서 철학 비교의 가능성
동서 철학의 모체 개념―‘도’와 ‘이성’
‘도’와 ‘이성’의 개념 비교 분석
맺음말
 

저자 소개

저 : 박이문 (PARK, EEE-MOON,朴異汶, 본명:박인희(朴仁熙))
 
전 연세대학교 특별초빙교수 및 시몬즈대학 명예교수이다. 1930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느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프랑스, 독일, 일본, 미국 등지에서 30여 년 동안 지적인 탐구와 후학 양성을 위해 교수생활을 한 뒤 귀국했다. 귀국 후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하였으며, 미국 시몬즈 대학 명예교수이자, 연세대학교 특별초빙교수로 활동하...

책 속으로

'행위'와 '무위'
노장 사상에 있어서 '무위'라는 개념은 '도'라는 개념과 더불어 가장 핵심적인 것이다. '도'가 주로 궁극 존재를 가리킴에 반해서 '무위'는 인간이 따라가야 할 행동에 관한 가자 ㅇ궁극적 원칙을 말하낟. 근본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대답이 바로 '무위'이다.
종교는 사람이 살아가야 할 근본적인 목적과 방법을 제시한다. 무슨 종교를 갖느냐에 따라 그 방법은 달라진다. 기독교는 천당에의 길을 기도에서 찾고, 힌두교 혹은 불교에서는 열반에의 길을 '업'에서 찾는다. 노장에 있어서 '지락'이라는 개념은 기독교에서의 '천당'과 힌두교아 불교에 있어서의 '열반'에 해당되며, 노장에 있어서의 '무위'라는 개념은 기독교에 있어서의 '기도'나 힌두교 또는 불교에 있어서의 '업'에 해당한다. 무위·기도, 그리고 업은 각기 인간이 궁극적으로 목적으로 하는바, 종교적 이상에 도달하는 길이며, 종교적 목적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그것은 각기 궁극적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다.
--- p.129

출판사 리뷰

1980년 8월 작은 부피의 책 『노장 사상』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노장 사상을 철학적으로 치밀하게 분석한 점과 쉽게 설명해 나가는 저자의 석학다운 글 솜씨가 돋보이는 역작이다. 일반적으로 동양 사상이라면 두루뭉술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경우는 노장 사상을 도와 진리, 무위와 실천, 소요와 가치 등으로 나누어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학술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18쇄를 거듭하게 될 만큼 많은 독자들로부터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번에 출간한 『노장 사상』은 그 책의 개정판이다. 이 책의 출간 이후 만 2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상당히 많은 노장 철학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로써 많은 학술적 연구가 축적되었으며, 대중들이 보다 쉽게 노장 철학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박이문의 “노장 철학”은 이 오랜 세월 속에서 결코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동양 철학의 기본 개념을 통한 내재적 분석, 혹은 일상생활에서의 친숙한 사례들을 통한 상식적 분석, 혹은 동양 철학사의 문맥에서 노장 철학의 위치를 재평가하려는 철학사적 분석 등이 쌓여가면 갈수록, 학문적 엄밀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설득력 있게 노장 철학을 해부하고 있는 저자의 솜씨가 더욱 빛나고 있는 것이다.

개정판 『노장 사상』의 내용은 다음 세 가지 점에서 초판과 다르다. 첫째, 초판에 있었던 오자, 서툰 어휘 및 문장을 다듬었다. 둘째, 원래의 판에서 사용된 많은 한자를 모두 한글로 바꾸었다. 이는 새로운 세대의 독서층을 위해서이다. 독자층이 어느덧 거의 완전히 한글세대로 바뀜에 따라 한자가 많이 섞인 원래의 판은 그들에게는 거의 외국어 서적 같은 성격을 띰으로서 접근하기 어려웠었다. 셋째, ‘도와 이성─동서 철학: 사유의 두 양상’이란 제목의 논문을 첨가했다. 이는 새롭게 첨가한 논문이 이 책에서 저자가 부각시키고자 하는 노장 사상이 각기 동서 사상의 일반적 특성의 비교를 통해 볼 때 더욱 쉽게 파악될 수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노자』 특히 『장자』는 읽으면 우선 재미있고 신선하다. 이러한 사실의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그들의 철학적 사상이 추상적으로 논리를 따라 설명되지 않고 적절하고 신선한 이미지에 의해서 제시되어 있는 데 있다. 우리들은 그들의 사상의 내용을 생각해서 이해하기 전에 피부로 직접 느낀다. 여기에 노자나 장자가 사상가이기 전에 위대한 작가, 위대한 시인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다. 그들의 감수성 속에서는 딱딱한 철학적 이론도 재미있고 신나는 이야기로 변모한다. 심각한 내용이 웃음을 터뜨리는 잡담같이 친근해질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의 철학은 문학처럼 읽힐 수 있다. 노장이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의 하나는 그들의 저서가 뛰어난 문학적 가치를 갖고 있는 데 있다.

노장 사상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것은 극히 혁명적 이념이라는 데 있다. 노장은 우리가 삶의 토대로 하고 있는 인생관을 완전히 버리고 그것과 반대되는 가치를 전제로 하는 인생관을 제시한다. 따라서 노장 사상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새로운 대답이며 제안이다. 노장은 우리가 귀중히 여기는 문화를 비평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억척스럽게 자연을 정복해서 우리들의 욕망에 굴복시키며, 물질적 안위를 채우는 대신, 바람처럼, 골짜기의 냇물처럼 자연을 따라 살아가라고 가르친다. 이러한 가르침을 그들은 무위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리고 살아가기 위해서 겪는 모든 고충과 비극을 하나의 희극으로, 하나의 소요로 보라고 일러준다.

노장 사상은 그것이 어디까지나 철저한 비평 정신을 나타내고 있다는 데서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서 오늘날까지 의미가 있다. 비록 노장이 주장하는 급진적인 이념을 우리들 실제 생활, 특히 오늘날의 인간 사회에 문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것을 거울삼아, 우리들의 자연에 대한 태도, 우리들과 자연의 관계, 우리들의 윤리적, 사회적 혹은 정치적 체제, 그리고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가치, 우리들이 삶의 궁극적 가치로서 추구하는 것들을 재삼 그리고 항상 반성하게 된다. 그것은 각 개인에 있어서나 각 사회에 있어서, 그리고 인류가 걸어오고 추구해온 문화와 역사를 맹목적으로 밟아가지 않고, 그것의 의미를 재검토케 함으로써 우리들이 무의식중에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을 고쳐나갈 수 있는 정신적 제동 장치 또는 약으로서 쓸 수 있고, 그럼으로써 우리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맹목성에서 우리들을 일깨우고, 새로운 창조의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는 것이다.

노장의 위대성은 2천 년 전 이미 반체제에 나섰던 데에 있고, 2천 년 전 이미 그들 나름의 새롭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안한 데에 있다. 그들은 그야말로 호랑이가 담배 먹던 시절에, 유교로 대표되는 기성 체제, 기성 가치를 비판, 거부하고, 우리들을 향해,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이 진리인가를 다시 생각해보라고 가르쳐주었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가리키면서 그것이 정말 가치가 있는가를 다시 검토해보라고 일깨워주었던 것이다. 우리는 노장의 그러한 가르침을 하나의 상징적 거울로 삼아, 우주와 인간의 관계,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새로운 눈으로 보고, 새로운 인간관, 새로운 인생관을 세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익숙한 것과 결별함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눈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해묵은 언어로 되풀이되는 고전의 재해석은 독자들을 식상케 할 뿐이다. 그러나 박이문은 분석철학이라는 새로운 눈으로 노장 사상을 바라보고자 한다. 이에 기존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노장 사상의 새로운 면모가 자취를 드러낸다. 이 책에서 저자가 노장 사상을 해명하기 위하여 동원하고 있는 ‘존재의 차원’과 ‘의미의 차원’이라는 개념은 철학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범주이다. 이 범주는 노장 사상의 해명뿐 아니라, 서양 철학 내에서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논쟁거리들을 해소하는 데에도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_이승환(고려대 철학과 교수)

박이문 교수는 노장 사상을 고색창연한 경전이 아닌 살아 숨쉬는 텍스트로서 새로이 이해하고 그 ‘철학’의 차원, ‘종교’의 차원, ‘이념’의 차원을 명쾌하게 해명한다. 이 세 갈래 길에서 그가 수행하는 ‘도’ ‘무위’ ‘소요’ 개념의 철학적 분석은 동서 사유의 만남과 가로지르기의 이정표가 되는 중요한 작업으로 꼽힌다._이승종(연세대 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