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불교는 형이상학이다. 그러나 형이상학만은 아니다. 형이상학은 철학의 정점頂点에 위치하지만 불교에서는 수행修行의 시작점이다. 종교와 철학의 차이는 수행에 있다. 철학의 목적, 끝은 해오解悟(이해하는 깨달음)이다. 그러나 깨달음成佛은 수행을 통해 해오를 넘어 법法(진리)을 증득證得하여 여법如法에 이른 증오證悟이다. 이때 해오는 증오를 향한 수행의 시작점이다. 용수龍樹(나가르주나)의 ‘중론中論’은 중도中道라는 불교 최고의 진리를 논리적으로 해설하려는 시도試圖이다. 불교학자 김성철은 ‘중론中論’ 해설서의 부제副題를 ‘논리에 의한 해탈, 논리로부터의 해탈’이라 했다. 여기서 ‘논리에 의한 해탈’은 해오解悟이고, ‘논리로부터의 해탈’은 증오證悟를 의미한다. 증오證悟는 오로지 수행을 요구하는 반야般若, 즉 직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