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과학의 이해 (독서)/2.동물탐구

동물을 위한 정의 - 번영하는 동물의 삶을 위한 우리 공동의 책임 (2023)

동방박사님 2024. 1. 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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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최재천 교수, “차가운 이성이 따뜻한 가슴을 만나면 이토록 아름다운 책으로 탄생한다”
남종영, 백수린, 김겨울 강력 추천
최고의 철학가와 사상가에게 주어지는 홀베르그상 수상
2022년 국제 스피노자 렌즈상 수상
[커커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사이언스] 등 현지 언론사 극찬

현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법철학자 마사 너스바움의 동물 권리에 관한 철학적 분석
-모든 동물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세계적인 법철학자이자 미국의 대표적 지성으로 손꼽히는 마사 너스바움이 이번엔 동물 권리에 대한 주제로 책을 썼다. 그동안 그리스·로마 철학, 실존철학, 정치철학, 페미니즘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에 관해 수많은 논문과 저서를 썼던 저자를 동물들 삶의 현장으로 이끈 사람은 작고한 딸이다. 저자의 딸 레이철 너스바움은 학대받고 고통받는 생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프렌즈오브애니멀즈라는 동물법률단체 변호사로서 일하며 헌신했으나, 장기이식 수술 후 약물 내성 곰팡이 감염으로 47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동물을 위한 정의』는 작고한 딸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비롯된 건설적인 애도이자, 지상 모든 동물에 대한 애정의 산물이다.

기아, 테러, 빈곤, 질병으로 죽어가는 세상에서 다른 동물들의 부당한 피해나 고통,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데 상당한 시간과 돈을 쓰는 것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이익을 절대적으로 우선해서는 안 되며, 모든 생물은 똑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빈곤과 질병으로 인한 인간 삶의 위협 대부분은 효과적인 정부 제도의 부재로 인한 것이지 지구 역량의 “자연적” 한계로 인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종이 번영의 기회를 갖는 다종 세계를 구상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 또 거기에서 더 나아가, 동물의 삶에 대한 윤리적 조율과 동물의 복잡성과 존엄성에 대한 경이의 감각은 우리 인간성의 일부이며, 그것이 없다면 인간의 삶 자체가 피폐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 학대와 방치, 끔찍한 환경에서의 도살, 밀렵, 사냥, 포경과 같이 명백한 피해, 그보다는 덜 직접적이나 인간이 근원인 것이 분명한 피해(대양의 플라스틱, 수중 음파 탐지기의 방해, 선박 운행, 원유 유출)에 대해서만 인간이 동물의 권리를 침해했다거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가뭄, 기근, 전형적으로 먹이를 찾는 공간의 상실(북극곰이 생계를 위해 바다를 이동할 때 사용해야 하는 부빙 같은)과 같이 “자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다른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것보다 인류에게 이런 문제를 직면하고 그것들을 해결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법과 법 교육에 깊이 관여하는 철학자이자 정치 이론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동물의 삶에 대한 정확한 시각에 기초한, 법에 적절한 조언을 줄 수 있는 철학 이론을 제공함으로써 상황을 전환시키고자 했다. 법은 인간이 지닌 이론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그 이론이 인종차별적이라면 법도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이라면 법도 그러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정치적 사고가 인간 중심적이고 동물을 배제한다. 현재 불의에 대항하는 투쟁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 이론들조차 동물의 삶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부적절한 시각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다. 결함이 있는 이론은 결함이 있는 조언을 제시하기 마련이다. 이 책은 법과 철학에서 현재 동물의 정의와 권리를 뒷받침하고 있는 세 가지 이론의 결함에 대해 알아본 후, 정치와 법의 방향을 잡는 새로운 이론이 필요한 이유와 동물에 대한 정의와 불의를 생각하는 새로운 이론인 역량 접근법을 제시한다.

목차

추천의 글 동물의 비참한 삶에 대한 연민, 그런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전환적 분노’
들어가며

1장 잔혹 행위와 방치 : 동물 삶 속의 불의
2장 자연의 사다리, 그리고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 접근법
3장 공리주의자들 : 쾌락과 고통
4장 크리스틴 코스가드의 칸트주의 접근법
5장 역량 접근법 : 삶의 형태 그리고 함께 사는 생물에 대한 존중
6장 쾌고감수능력과 목적 추구 : 적용 범위
7장 죽음의 해악
8장 비극적 충돌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방법
9장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
10장 “야생” 그리고 인간의 책임
11장 우정의 역량
12장 법의 역할

결론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 접근법이 아닌 ‘차이에 대한 경이로움과 존중’을 포용할 것
감사의 말
참고문헌 | 주 |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마사 너스바움 (Martha C. Nussbaum)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지식인이자 2014년 인터넷(영어)에서 가장 많이 인용, 검색, 링크된 사상가 22위에 선정되었다. 법철학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 고전학자, 여성학자로서 『포린폴리시』가 선정한 ‘세계 100대 지성’에 두 차례(2005, 2008년)나 뽑힌 석학이다. 시카고 대학교 로스쿨과 철학과의 법학·윤리학 석좌교수이며, 고전학과, 신학과, 정치학과에도 소속된 교수다. 미국철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

역 : 이영래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가족과 함께 캐나다에 살면서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움직임의 뇌과학』 『부의 추월차선 위대한 탈출』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세대 감각』 『모두 거짓말을 한다』 『뇌는 팩트에 끌리지 않는다』 등이 있다.

감수 : 최재천 (崔在天)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생태학 석사 학위를,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한국생태학회장,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을 지냈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와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를 맡고 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와 『과학자의 서재』를 비롯하여 수십여 권의 책을 쓰고 번역했다. 과학...

책 속으로

이제 이런 핼을 상상해보자. 그는 필리핀의 한 해변에 죽은 채 쓸려 와 있다. 건강했던 몸은 수척하다. 연구자들은 그의 몸 안에서 비닐봉지, 컵, 기타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88파운드(약 39.9킬로그램)를 발견했다. (비슷하게 플라스틱에 질식한 또 다른 고래에게서 발견된 쓰레기 중에는 슬리퍼 한 쌍도 있었다.) 핼은 굶어 죽었다. 플라스틱은 고래들에게 포만감을 주었지만 영양은 공급하지 않았다. 결국 진짜 음식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핼의 배 속에 있던 플라스틱 중에는 석회화가 되어 플라스틱 벽돌로 변할 정도로 오래된 것도 있었다. 그는 다시는 노래하지 못할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역량 접근법은 다른 대중적인 접근법처럼 인간과의 유사성으로 동물의 순위를 매기지 않으며 “우리와 가장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동물에 특전을 주고자 하지 않는다. 역량 접근법은 고래나 코끼리만큼이나 핀치와 돼지에게도 관심을 가진다. 역량 접근법은 인간의 삶의 형태가 각 유형의 동물이 필요로 하고 마땅히 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일과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의미가 있는 것은 그들 나름의 삶의 형태다. 인간이 인간적 삶 특유의 선(善)을 향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처럼, 핀치는 핀치의 삶, 고래는 고래의 삶에서 그 특유의 선을 향유하길 바란다. (각자의 개별적인 차별화의 여지는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일부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같은 종류의 삶을 기준으로 삼으며 동물을 인간보다 못한 존재로 그리는 게으른 자세를 버리고, 스스로를 확장하고 배움을 계속해야 한다. 역량 접근법에 따르면, 쾌고감수능력이 있는(세상에 대한 주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고통과 쾌락을 느낄 수 있는) 각각의 생물은 그 생물 특유의 삶의 형태로 번영할 기회를 가져야만 한다.
--- 「들어가며」 중에서

일부 동물과 애정 어린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애정은 보다 포괄적인 관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애정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만 애정을 갖고 자신이 알지 못하는 수백만의 동물에는 애정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애정으로 키우는 부모들이 전 세계의 기아와 아동의 성적 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동기를 부여받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도움을 이끌어낼 만한 다른 것은 없을까? 어떤 감정이 일상적인 배경에서 벗어나게 할 잠재력을 갖고 있을까?
--- 「1장 잔혹 행위와 방치」 중에서

공리주의 접근법은 동물의 고통에 민감하다는 면에서 크게 존중받아 마땅하다. 공리주의 접근법은 앞서 내가 비판했던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 접근법과 정반대처럼 보인다. 인간 종의 오만을 공격한다는 면에서 말이다.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보면 두 접근법은 결함을 공유한다. 둘 다 동물의 세계가 놀라운 다양성과 포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한다. 세심히 주의를 기울였을 때 드러나는 것은 “사다리”도, 단일한 동질적 본성도 아니다. 대신 모든 동물의 삶의 방식을 이루는 서로 맞물린 활동 속에서 엄청난 복잡성이 드러난다. 즉 두 접근법에는 경이, 세심한 호기심이 부족하다.
--- 「3장 공리주의자들」 중에서

인간이 굶주리고 의료 서비스의 부족으로 죽어가는 세상에서 다른 동물을 돌보는 데 상당한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이것이 내가 이 연구의 일부를 발표했을 때 인간개발및역량협회의 젊은 개발 전문가가 보인 반응이었다. 내 의견에 반대했던 이들은 내가 인간의 이익을 우선하길 바랐겠지만, 나는 우리가 인간의 이익을 절대적으로 우선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 나는 모든 생물이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딜레마가 잘못 제기되었다고 주장한다. 현재 빈곤과 질병으로 인한 인간 삶의 위협 대부분은 효과적인 정부 제도의 부재로 인한 것이지 지구 역량의 “자연적” 한계로 인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종이 번영의 기회를 갖는 다종 세계를 구상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
--- 「8장 비극적 충돌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방법」 중에서

반려동물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특별한 책임에 수반되는 것이 무엇인지 무지한 사람들이 많다. 영양 부족 상태인 동물들이 많다. 대부분의 개는 아니더라도 많은 개가 운동 부족 상태다. 또한 많은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마음대로 대해도 되는 존재, 내킬 때는 함께 노는 게 재미있지만 바쁘거나 놀아줄 기분이 아닐 때는 혼자 내버려두어도 괜찮은 존재로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애완동물”을 살아 있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이는 방치해도 잘 지내곤 하지만 개는 상호작용과 애정을 필요로 한다. 이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개들이 많다. 또한 많은 사람이 입양할 특정 유형의 개나 고양이에 대한 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 방식이 동물의 욕구와 적합한지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보기 좋거나 인기 있는 유형을 선택한다.
--- 「9장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 중에서

많은 가난한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 와중에 반려동물에게 값비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비도덕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큰 착각에서 나온 반대다. 모든 어린이가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자기 자녀의 의료적 필요를 돌봐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들은 특별한 책임과 일반적인 책임을 혼동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입양한(아이를 갖기로 결정한) 성인에게는 해당 동물에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는 빈곤한 사람들이 특별한 책임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특별한 책임을 게을리할 때는 강제할 일반적인 책임이 있다.
--- 「9장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 중에서

밀렵, 사냥, 포경과 같이 명백한 피해, 그보다는 좀 덜 드러나는, 하지만 인간이 근원인 것이 분명한 피해(대양의 플라스틱, 수중 음파 탐지기의 방해, 선박 운행, 원유 유출)에 대해서만 인간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가뭄, 기근, 전형적으로 먹이를 찾는 공간의 상실(북극곰이 생계를 위해 바다를 이동할 때 사용해야 하는 부빙 같은)과 같이 “자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다른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선을 명확하게 그릴 수 없다는 것을, 어쩌면 선 자체를 그릴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활동은 기후변화, 가뭄, 기근, 홍수, 화재를 유발해 많은 생물 종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기후변화의 주원인이다. 인간의 활동은 대기를 오염시킨다.
--- 「10장 “야생” 그리고 인간의 책임」 중에서

출판사 리뷰

동물의 비참한 삶에 대한 연민, 그리고 “전환적 분노”
-동물의 역량을 보장하고 보호해야 할 우리 공동의 책임


우선 동물에게 권리가 있다는 철학적 논쟁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일부 동물과 애정 어린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애정을 동물 권리에 대한 포괄적인 관심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기본 애정만으로는 부족하다 말한다. 예를 들면, 판다 푸바오에 관심을 갖고 애정을 갖는 사람들은 판다의 삶의 형태에 대해 알아보고 존엄, 사회적 역량, 호기심, 놀이, 계획, 자유로운 이동 등이 보장되길 원한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만 애정을 갖고, 자신이 알지 못하는 수백만의 동물에는 애정을 갖지 않는다. 아이를 애정으로 키우는 부모들이 전 세계의 기아와 아동의 성적 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동기를 부여받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동물의 노력이 부당하게 좌절될 때 윤리적 방향의 연민과 미래지향적인 격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윤리적 방향의 경이의 감각을 깨우려 시도한다. 이런 모든 감정은 저자가 인간을 위한 국제개발기구의 지침으로 개발한 역량 접근법과 긴밀히 연결된다. 동물 삶의 형태가 가진 다양성, 존엄성, 사회적 역량, 호기심, 놀이, 계획, 자유로운 이동, 번영할 수 있는 기회 등이 그 핵심 내용이며 동물의 최소한의 기본적 권리이자 정의다. 저자의 역량 접근법에 따르면 반려동물에 대한 시민권(반려동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해 반려동물이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은 무엇보다 이들 반려동물이 수단이 아닌 목적인 존재, 일종의 기본법에 명시된 대로 공공정책을 통해 적정 기준치까지 종 특유의 역량을 키워야 마땅한 존재라는 의미다. 따라서 모든 인간은 동물의 역량을 보장하고 보호해야 할 공동의 의무를 진다.


이 책으로 우리는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에서 해방되었다!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동물의 관점에서 바라본 동물 권리를 위한 새로운 이론적 근거


인간과의 유사성을 이유로 제한된 범위의 동물들에 대한 보호를 쟁취하는 데 집중한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So Like Us)” 접근법은 법학자이자 운동가인 스티븐 와이즈의 연구를 통해 미국 법과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친 인간 중심 이론이다. 이 이론은 지나치게 편협하며 동물 삶의 이질성 및 다양성과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이 이론은 동물 자격을 확장하는 전략으로써 비생산적이다. 인간 중심적인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 접근법에서도 인간과의 유사성을 법적, 정치적 원칙의 원천으로 보지 않고 차이에 대한 경이로움과 존중을 포용한다면 “중첩적 합의”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이런 견해가 본래 모든 자연을 하나님의 창조물로, 인간을 오만한 지배자가 아닌 책임감 있는 청지기로 보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만하다.

오늘날 동물 정의에서 가장 두드러진 접근법은 당대의 오스트리아 철학자 피터 싱어가 발전시킨 공리주의 접근법이다. 18세기 영국 철학자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에 바탕을 두고 헨리 시지윅의 전통을 계승하고 확장하여 동물권에 관한 중요한 공리주의적 논리를 구축한 이 접근법은 쾌고감수능력을 가진 모든 존재의 삶을 인도하는 보편적인 규범으로서의 고통과 쾌락에만 주의를 기울인다. 고통에 민감하다는 면에서 크게 존중받아 마땅하나, 이 접근법은 장점도 많지만 결함이 대단히 크고 많아 적절한 지침이 될 수 없다. 동물의 삶의 형태 전체와 동물 번영과 박탈의 측면에서 주목하는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동물의 삶의 존엄이라는 측면에서 큰 진보를 이루었지만 몇몇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철학자 크리스틴 코스가드의 칸트주의 접근법을 살펴본다. 코스가드의 칸트주의 접근법은 칸트주의적 부분과 아리스토텔레스적 부분을 담고 있다. 동물 그 자체를 인간 목적의 도구가 아닌 목적 그 자체로 대해야 한다고, 즉 자신의 목적을 중요하게 여기는 존재로 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 역시 동물 정의에 대한 좋은 접근법에는 아리스토텔레스적 요소와 칸트적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는 코스가드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동물의 주체성과 동물 삶의 복잡성을 정당하게 평가하지는 못했다. 즉 코스가드는 위에서 설명한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 접근법의 오류들 대부분을 피했지만 결국 그 접근법의 한 버전, 동물의 가치가 인류와의 유사성에서 파생된다는 아이디어에 자신을 결부시켰다. 여전히 인간이라는 동물을 자연계에서 분리시킨다는 결함을 갖고 있는 것이다.
위의 모든 접근법의 결함을 수정한 역량 접근법은 노력하는 생물에게 번영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번영의 기회란 고통을 피하는 것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기회의 목록, 즉 건강을 누리고, 신체 완전성을 보호하고, 감각과 상상력을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으며, 삶을 계획할 가능성을 갖고,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놀고 쾌락을 즐기고, 다른 종 및 자연계와 관계를 맺고, 자신을 주요한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의 목록을 의미한다. 저자는 역량 접근법을 세상의 모든 비인간동물들을 위한 가상 헌법과 같다고 말한다. 동물이 시민인 국가는 없지만 그들은 시민, 불이행이 불의인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 접근법이 아닌
‘차이에 대한 경이로움과 존중’을 포용할 것
-우리는 오만한 지배자에서 책임감 있는 청지기로 거듭나야 한다!


이 책만으로는 우리 모두가 공동의 책임을 갖고 있는 동물들의 끔찍한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한 경이, 연민, 격분(“전환적 분노”)을 일깨우거나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동물을 위한 정의』는 노력의 방향을 지시할 수 있는 관점을 설명하고 그것이 현재 사용되는 다른 이론들보다 나음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철학 이론서다.

우리를 정의에 보다 가까워지기 위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있고, 독자 각각은 조사할 부분, 해야 할 일을 찾아 거대한 공동의 책임에서 작은 일부를 맡아야 한다. 너스바움은 많은 동물의 상황을 개선하고 학대를 바로잡기 위한 투쟁에는 용기 있는 행동주의, 헌신적이고 지모가 풍부한 법률 작업, 동물의 삶을 위해 헌신하는 단체와 헌신적인 구성원, 이런 단체에 대한 기부, 창의적이고 엄정한 과학 연구, 저널리즘, 영화, 시각 예술을 통해 동물의 아름다움과 놀라운 능력, 현재의 곤경을 대중에게 전달하려는 노력 등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상황과 역량에 따라 이런 노력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경이, 연민, 격분, 희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마음이 움직이게 되길, 그래서 정의를 위한 선택을 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지구의 다양한 생물과의 윤리적 공존에 대한 생각을 자극하는 안내서다.
_ 『커커스』

정치 분석, 철학적 연구, 행동 촉구가 어우러진 이 신랄하고 뛰어난 책은 꼭 읽어야 할 책이다.
_ [퍼블리셔스 위클리]

여기에서도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너스바움의 주장은 철저하고 우아하게 쓰였으며 설득력 있다. 너무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어 아리스토텔레스 자신도 이 주제에 참여하려면 최고의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 윤리학의 고전이 될 것이 확실하다.
_ 매슈 스컬리, [내셔널 리뷰]

훌륭하고 접근하기 쉬운 작품. […] 이미 동물 권리에 헌신하고 있는 독자뿐만 아니라 모든 독자가 너스바움의 이 책을 읽어야 한다.”
_ [시카고 리뷰 오브 북스]

너스바움의 글은 활기차고 직접적이며 이야기와 일화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유쾌하고 건설적이다. […] 저자의 마음이 너무나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_ 데일 제이미슨, [사이언스]

추천평

너스바움은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육지, 바다, 공중 할 것 없이 모든 곳에서 벌어지는 동물의 비참한 삶에 대한 연민과 그런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미래지향적인 ‘전환적 분노’를 공유하려 이 책을 썼다. 연민과 분노로 끓어오르는 가슴을 애써 누르고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 식의 단조로운 접근을 뛰어넘어 너스바움 특유의 빈틈없는 논리 구조로 우리를 오만한 지배자에서 책임감 있는 청지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다. 차가운 이성이 따뜻한 가슴을 만나면 이토록 아름다운 책으로 탄생한다. 자연을 걱정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반갑고 고맙다.
-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이 시대 최고의 법철학자인 너스바움이 간간히 동물권에 대한 짧은 생각을 발표할 때마다 그것들을 우려낸 ‘사상의 결정판’을 기다려왔다. 놀라운 책이다. 적용 가능한 정치적 기획과 미래를 향한 구체적 여정이 부재한 동물권 담론과 운동은 반세기 가까이 좀처럼 새로운 길을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이 책으로 우리는 새로운 주폴리스를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동물의 구원자나 메시아가 아니다. 그들의 역량을 발휘하게 하고 번영을 북돋는 협력자이다. 동물해방을 넘어 동물을 위한 정의를 상상하자!
- 남종영 (환경저널리스트, 전 <한겨레> 기자, 『동물권력』 저자))
이 책을 읽으며 동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할 때 우리의 언어가 여태까지 얼마나 빈곤했는지를 깨닫게 됐다. 감성에 호소하거나, 인간 중심의 윤리에 기대는 것을 넘어선 새로운 언어가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했다는 것을. 철학적 기반을 단단히 다지며 우리를 편협한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게끔 인도하는 너스바움의 글을 읽으며 나는 내게 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시선이 생겼음을 알게 됐다. 부디 이 책이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 여기 실린 글들이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고, 모든 존재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는 세계에 당신이 도착할 때까지 꼭 필요한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 백수린 (작가, 『눈부신 안부』 『여름의 빌라』 저자)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자연은 냉혹한 거야. 우리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어.’ 그러나 우리가 자연의 섭리 자체를 망치고 있다면? 더 이상 동물을 고문하고 죽이지 말아야 한다고, 그래서 이제는 동물을 위한 자연의 섭리가 작동하도록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면 어떨까? 사람들은 종종 우리가 자연의 섭리에 침범했다는 사실을, 섭리가 작동하기도 전에 그 모든 자연을 인간을 위해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동물들이 살아 있고 느끼고 생각한다는 사실도 잊어버린다. 너스바움은 우리가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동물이 온당히 누릴 수 있었을 삶을 논하면서 동물을 위한 정의를 세울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철학적 이론 작업이 우리의 사고방식과 정책에 어떠한 기반이 되어주는지도 함께 엿볼 수 있을 것이다.
- 김겨울 (작가, 『겨울의 언어』,『책의 말들』 저자)
인간-동물 관계의 도덕성은 시급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철학자 너스바움보다 더 통찰력 있고 공감력이 뛰어난 안내자는 없을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고통과 쾌락 너머를 보고 우리와 닮은 동물뿐 아니라 모든 동물을 고려하라고 강권한다. 각 종 특유의 필요와 역량은 그들이 어떤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 프란스 드 발 (『차이에 관한 생각』 저자)
지금까지 쓰인 동물 윤리에 대한 책 중 가장 중요한 책인 『동물을 위한 정의』는 인간의 비인간동물에 대한 처우의 윤리적 문제를 포괄적으로 탐구하는 주목할 만한 책이다. 이 분야의 이정표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 토머스 I. 화이트 (『돌고래를 위한 변호(In Defense of Dolphins)』 저자)
마사 너스바움은 우리가 우리의 현실인 다종 세계를 왜, 그리고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 대단히 명확하고 절박하게 설명한다. 『동물을 위한 정의』는 우리의 비인간동물 세상에 대한 잔혹한 지배를 냉철히 분석하는 한편, 인간이 사랑과 호혜성에 대해 가진 잠재력을 인정하고 희망을 노래한다.
- 에이미 린치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정치학과 교수)
마사 너스바움의 연구는 인문학을 바꾸어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가 집중하는 것은 작고한 딸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비롯된 지상 모든 동물에 대한 애정이다.
- 제러미 벤딕케이머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어스 시스템 거버넌스 프로젝트의 수석연구원)
마사 너스바움은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동물들이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를 현실적인 시각으로 살피고 크고 작은 생물들을 중요한 방식으로 돕는 행동 계획을 제시한다.
- 데니즈 헤르징 박사 (와일드 돌핀 프로젝트의 창설자이자 연구 책임자)
도발적인 책. 너스바움은 동물의 정치적 권리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동물이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 어떤 모습일지 질문한다. 우리가 동물에게 어떤 빚을 지고 있는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니콜라스 들롱 (플로리다 뉴칼리지 철학과 환경학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