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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신약학계는 오랜 기간 다음의 두 주제, 1) 바울의 은혜 신학과 2) 바울의 은혜 신학이 유대 전통과 맺고 있는 관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많은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오고 있다. 바클레이의 『바울과 선물』은 바로 이러한 정황 가운데 등장했다. 바클레이는 이 책에서 “선물” 개념(특히 하나님의 선물)에 집중하면서 은혜와 선물, 이 두 개념이 하나로 결합될 수 있는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를 근거로 기존과 다른 시각에서 바울의 은혜 개념을 조명한다. 이는 바울의 은혜 신학과 관련하여 옛 관점(old perspective)과 새 관점(new perspective) 양 진영에 속해 있는 모든 이들에게 흥미로운 대안으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바클레이는 바울이 “은혜” 개념을 사용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행위를 언급했을 때, 실제로 바울이 염두에 두고 있었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보다 더 새로운 혹은 신선한 관점을 제시한다.
I부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울 연구의 토대가 되는 내용을 아우르고 있다. 1장은 그리스-로마 세계에 존재했던 선물의 상호성을 설명한다(공적 시혜, 후원 제도, 선물에 대한 유대교 및 스토아 학파의 개념). 2장은 관련 자료들을 사용하여 선물(은혜)의 여섯 가지 극대화를 분류하여 선물(은혜)이 지닌 다가치성을 입증한다. 그 여섯 가지 극대화는 다음과 같다. 1) 초충만성: 하나님의 은혜는 그 양과 중요성, 그리고 그 지속성에 있어서 과도할 정도로 풍부하고, 중요하며 영속적이다. 2) 단일성: 은혜의 수여자이신 하나님의 속성에는 특이할 정도로 자비로움만 포함된다. 3) 우선성: 은혜는 그 수혜자의 사전 요구와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먼저 주어진다. 4) 비상응성: 은혜는 그 수혜자의 가치나 상태가 어떠하든 이를 무시하고 주어진다. 5) 유효성: 은혜에는 그것이 원래 의도한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 6) 비순환성: 은혜는 답례를 요구하지 않는다. 3장은 다음과 같은 인물들과 연구를 중심으로 은혜의 관점에서 바울의 수용사를 탐구한다: 마르키온, 아우구스티누스, 루터, 칼뱅, 바르트, 불트만, 케제만, 마르틴, 샌더스, 새 관점.
II부에서 바클레이는 4-10장에 걸쳐 샌더스의 “언약적 율법주의”에 이의를 제기하는 “선물” 개념을 제시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5개의 제2성전 시대 유대 문헌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솔로몬의 지혜서, 필론의 저술, 호다요트, 위(僞)필론의 『성서고대사』, 에스라4서.
III부(11-14장)와 IV부(15-17장)는 선물의 관점에서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를 해석한다. 바클레이는 이 두 서신의 해석을 통해 “선물”이 “은혜”의 다가치적 개념을 꼭 알맞게 설명해준다는 결론에 도달하는데, 그 이유는 은혜의 서로 다른 극대화 개념이 아무런 모순 없이 이 두 서신에 분명히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라는 선물의 비상응성(이 선물은 수혜자의 합당한 가치를 요구하지 않는다)에 방점을 두고 있는 바울의 은혜 신학은 유대교적 “은혜” 관념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성격의 바울 신학이 유대교의 특정 견해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바울과 선물』이 주는 유익은 분명하다. 독자는 이 책에서 바울의 은혜 신학과 관련된 풍성한 그러나 엄선된 자료들과 이 자료들에 대한 저자의 해박하고 깊이 있는 사회학적, 해석학적, 주석적 통찰을 흡족하게 맛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신약학의 한 영역으로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바울의 은혜 신학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줄 것이다. 기독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은혜”의 기본 함의 및 행위와의 관계에 관심이 있는 각 분야의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분명 신선한 충격과 함께 적절한 유익을 줄 것이다. 특히 바울의 은혜 신학 수용사 부분과 갈라디아서 및 로마서 주석 부분은 설교 준비와 성경연구로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목회자들이 틈틈이 참고할 경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좋은 선물과도 같은 도움을 지속적으로 얻게 될 것이다. 필경 이 책은 금세기에 출간된 가장 탁월한 바울 신학 도서로서 고전의 지위를 누리게 될 것이다.
I부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울 연구의 토대가 되는 내용을 아우르고 있다. 1장은 그리스-로마 세계에 존재했던 선물의 상호성을 설명한다(공적 시혜, 후원 제도, 선물에 대한 유대교 및 스토아 학파의 개념). 2장은 관련 자료들을 사용하여 선물(은혜)의 여섯 가지 극대화를 분류하여 선물(은혜)이 지닌 다가치성을 입증한다. 그 여섯 가지 극대화는 다음과 같다. 1) 초충만성: 하나님의 은혜는 그 양과 중요성, 그리고 그 지속성에 있어서 과도할 정도로 풍부하고, 중요하며 영속적이다. 2) 단일성: 은혜의 수여자이신 하나님의 속성에는 특이할 정도로 자비로움만 포함된다. 3) 우선성: 은혜는 그 수혜자의 사전 요구와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먼저 주어진다. 4) 비상응성: 은혜는 그 수혜자의 가치나 상태가 어떠하든 이를 무시하고 주어진다. 5) 유효성: 은혜에는 그것이 원래 의도한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 6) 비순환성: 은혜는 답례를 요구하지 않는다. 3장은 다음과 같은 인물들과 연구를 중심으로 은혜의 관점에서 바울의 수용사를 탐구한다: 마르키온, 아우구스티누스, 루터, 칼뱅, 바르트, 불트만, 케제만, 마르틴, 샌더스, 새 관점.
II부에서 바클레이는 4-10장에 걸쳐 샌더스의 “언약적 율법주의”에 이의를 제기하는 “선물” 개념을 제시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5개의 제2성전 시대 유대 문헌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솔로몬의 지혜서, 필론의 저술, 호다요트, 위(僞)필론의 『성서고대사』, 에스라4서.
III부(11-14장)와 IV부(15-17장)는 선물의 관점에서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를 해석한다. 바클레이는 이 두 서신의 해석을 통해 “선물”이 “은혜”의 다가치적 개념을 꼭 알맞게 설명해준다는 결론에 도달하는데, 그 이유는 은혜의 서로 다른 극대화 개념이 아무런 모순 없이 이 두 서신에 분명히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라는 선물의 비상응성(이 선물은 수혜자의 합당한 가치를 요구하지 않는다)에 방점을 두고 있는 바울의 은혜 신학은 유대교적 “은혜” 관념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성격의 바울 신학이 유대교의 특정 견해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바울과 선물』이 주는 유익은 분명하다. 독자는 이 책에서 바울의 은혜 신학과 관련된 풍성한 그러나 엄선된 자료들과 이 자료들에 대한 저자의 해박하고 깊이 있는 사회학적, 해석학적, 주석적 통찰을 흡족하게 맛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신약학의 한 영역으로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바울의 은혜 신학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줄 것이다. 기독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은혜”의 기본 함의 및 행위와의 관계에 관심이 있는 각 분야의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분명 신선한 충격과 함께 적절한 유익을 줄 것이다. 특히 바울의 은혜 신학 수용사 부분과 갈라디아서 및 로마서 주석 부분은 설교 준비와 성경연구로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목회자들이 틈틈이 참고할 경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좋은 선물과도 같은 도움을 지속적으로 얻게 될 것이다. 필경 이 책은 금세기에 출간된 가장 탁월한 바울 신학 도서로서 고전의 지위를 누리게 될 것이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10
인사말 18
서언 22
I부 선물과 은혜의 다양한 의미
제1장 선물의 인류학과 역사 37
제2장 “선물 혹은 은혜” 개념의 극대화 123
제3장 바울의 은혜 해석: 극대화 패턴의 변천 147
제4장 I부의 요약과 결론 315
II부 제2성전 시대 유대교에서 하나님의 선물
제5장 솔로몬의 지혜서 335
제6장 알렉산드리아의 필론 365
제7장 쿰란 호다요트(1QHa) 411
제8장 위(僞)필론, 『성서고대사』 455
제9장 에스라4서 479
제10장 제2성전 시대 유대교와 은혜의 다양한 역학 525
III부 갈라디아서: 그리스도-선물과 가치의 재조정
제11장 갈라디아서 구성하기 563
제12장 그리스도-선물과 규범의 재조정(갈라디아서 1-2장) 595
제13장 그리스도-선물, 율법, 그리고 약속(갈라디아서 3:1-5:12과 6:11-18)
제14장 선물의 결과인 새 공동체(갈라디아서 5:13-6:10) 709
IV부 로마서: 이스라엘, 이방인,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적 선물
제15장 창조적 선물과 그 선물의 합당한 결과(로마서 1:1-5:11) 751
제16장 죽어가는 몸속에 있는 새 생명: 은혜와 기독교적 습관의 형성(로마서 5:12-8:39; 12:1-15:13) 821
제17장 이스라엘, 그리스도,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적 긍휼(로마서 9-11장) 865
제18장 결론 933
부록 - 선물과 관련된 용어: 그리스어, 히브리어, 라틴어, 영어 955
참고문헌 970
인명 색인 1032
주제 색인 1042
성구 색인 1046
고대자료 색인 1072
인사말 18
서언 22
I부 선물과 은혜의 다양한 의미
제1장 선물의 인류학과 역사 37
제2장 “선물 혹은 은혜” 개념의 극대화 123
제3장 바울의 은혜 해석: 극대화 패턴의 변천 147
제4장 I부의 요약과 결론 315
II부 제2성전 시대 유대교에서 하나님의 선물
제5장 솔로몬의 지혜서 335
제6장 알렉산드리아의 필론 365
제7장 쿰란 호다요트(1QHa) 411
제8장 위(僞)필론, 『성서고대사』 455
제9장 에스라4서 479
제10장 제2성전 시대 유대교와 은혜의 다양한 역학 525
III부 갈라디아서: 그리스도-선물과 가치의 재조정
제11장 갈라디아서 구성하기 563
제12장 그리스도-선물과 규범의 재조정(갈라디아서 1-2장) 595
제13장 그리스도-선물, 율법, 그리고 약속(갈라디아서 3:1-5:12과 6:11-18)
제14장 선물의 결과인 새 공동체(갈라디아서 5:13-6:10) 709
IV부 로마서: 이스라엘, 이방인,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적 선물
제15장 창조적 선물과 그 선물의 합당한 결과(로마서 1:1-5:11) 751
제16장 죽어가는 몸속에 있는 새 생명: 은혜와 기독교적 습관의 형성(로마서 5:12-8:39; 12:1-15:13) 821
제17장 이스라엘, 그리스도,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적 긍휼(로마서 9-11장) 865
제18장 결론 933
부록 - 선물과 관련된 용어: 그리스어, 히브리어, 라틴어, 영어 955
참고문헌 970
인명 색인 1032
주제 색인 1042
성구 색인 1046
고대자료 색인 1072
책 속으로
보다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은혜”를 어떤 의미로 말하고 있는가? 기독교 전통 속에서 “은혜”의 본질은 격렬한 논쟁의 주제였고, 논란 가운데 새롭게 정의되어왔다. 이 용어는 특정한 함의에 의해 그 뜻이 과도
하게 결정된 채 우리에게 다가온다. 따라서 본서의 전략은 바울과 그 당시의 동료 유대인들이 각각 사용했던 관련 용어들 및 개념들을 “선물”(gift)의 범주 안에 두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고려하는 모든 어휘에 대한 가장 좋은 해석이 “선물”이라는 말은 아니다. 분명히 그렇지 않은 몇몇 경우가 존재하고 카리스(charis)도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 책의 전략은 오히려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여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개념 영역이 선물의 인류학적 범주에 의해 가장 잘 포착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범주는 광범위하지만, 자발적이고 인격적인 관계의 영역을 포함한다. 여기서 말하는 자발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는 어떤 혜택이나 호의 제공에 담겨 있는 선의(goodwill)를 그 특징으로 한다. 또 자발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는 관계의 지속을 위해 자발적이고 필수적인 모종의 상호 답례를 이끌어낸다. 이에 따라 우리의 연구는 하나의 용어(특별히 “카리스”라는 단어)에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 연구의 초점은 단어가 아니라 개념에 맞추어져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선물이라는 범주를 통해 “은혜”(카리스) 주제에 접근함으로써, 우리는 “은혜”의 특정 신학적 의미와 어느 정도 분석적 거리를 두길 희망한다. 심지어 우리가 은혜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지점에서도 말이다.
_서언 중에서
나는 이번 장에서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 첫째, 인류학 분야에서의 풍성한 “선물” 논의를 살펴봄으로써 현대 서구 문화의 바깥 정황과 현대 서구 문화 이전의 정황에서 선물들이 어떻게 작용하고 또 작용했었는지에 관해 적절한 물음을 제기하는 것이다. 둘째, 바울 시대의 그리스-로마 세계에서 선물이나 자선이 지녔던 역할을 개관하는 것이다. 셋째, 서구 근대성 안에서 “선물” 개념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추적함으로써, 1세기 관행 및 관련 본문들에 대한 우리의 해석을 쉽게 왜곡할 수 있는 무의식적 가정들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이후 제3장에서 바울의 “은혜” 해석과 관련된 중요 계기들을 검토할 때, 바울 신학의 수용과 선물 개념의 변화, 이 둘의 상관관계를 식별하는 일은 가능한 것으로 입증될 것이다.) 이 세 가지 목적을 추구하면서 “선물” 및 “은혜”의 의미에 대한 고찰을 시작해보자. 아울러 이 책 나머지 부분에서 계속 이어질 탐구를 위해 개념적, 역사적 토대를 쌓아보자.
_제1장 “선물의 인류학과 역사” 중에서
선물 수여는 다면적 현상이므로, 선물이나 은혜는 다양한 방법으로 극대화될 수 있다. 수여자의 태도나 인격은 선물의 형태나 규모와 별개이고, 수여자와 수혜자 사이의 관계와도 별개다. 완벽한 선물이라고 말하는 것은 수여자의 “순전한” 자선과 “이익에 대한 무관심”에 관하여, 그리고 선물의 양과 질 혹은 선물을 주는 태도나 선물의 결과에 관하여 말하는 것일 수 있다. 이런 복잡성으로 인해, 선물/은혜가 어떤 단일한 형태로 극대화되는 경우는 절대 없고, 한쪽 측면의 극대화가 다른 측면의 극대화를 반드시 수반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사실 우리는 적어도 선물에 대한 여섯 가지의 공통된 극대화를 구별할 수 있다. 선물과 관련하여, 우리는 규모와 영속성 측면에서 선물의 초충만성(superabundance)을 극대화할 수 있다. 수여자와 관련하여, 우리는 수여자가 베푸는 자선의 단일성(singularity)을 극대화할 수 있다(여기서 수여자는 이 속성, 오로지 이 속성만으로 규정된다). 주는 태도와 관련하여, 선물의 우선성(priority)은 그것이 건네지는 시점이 자유와 관대함을 나타내는 지점에서 극대화될 수 있다. 수혜자의 선택과 관련하여, 완벽한 선물은 수혜자의 받을 자격과 하등의 상관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완벽한 선물은 그것의 무조건성 혹은 비상응성으로 인해 칭송 받는다. 선물의 효과 측면에서, 우리는 선물의 유효성(efficacy), 곧 선물이 그것의 목적을 완벽히 성취하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리다가 제시하는 것처럼 선물은 비순환성(non-circularity)을 띨 때 그리고 보상이나 답례로부터 벗어나 있을 때 가장 “순수한” 선물로 간주될 수 있다.
_제2장 “‘선물 혹은 은혜’ 개념의 극대화” 중에서
이번 장에서 우리는 은혜를 “올바르게” 해석하려고 애썼던 바울 수용사의 여러 사례를 살펴볼 것이다. 바울 본문이 지닌 논쟁적이고 대립적인 수사학으로 인해, 은혜 주제는 거의 2천년 이상의 해석을 거쳐 오면서 매우 다양한 방식이기는 하나 자주 “극대화”(극단으로 치닫음) 되어왔다. 아래의 예들은 불가피하게 선별적이다. 하지만 2세기의 마르키온(Marcion)에서 20세기 마틴(Martyn)에 이르기까지 여기서 논의되는 각각의 저술가들이 가진 중요 의미와 영향력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선별된 바울 해석자들이 바울의 은혜 신학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리고 어떤 차원 안에서 이 주제를 극대화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둘째, 그들의 해석을 역사적, 사회적, 이념적 정황 내에 위치시킴으로써, 왜 그들이 은혜와 관련하여 이러한 특정 극대화들을 채택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다. 지면의 제약으로 많은 요점이 단지 개괄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은혜의 다양한 극대화들이 바울 수용사에서 어떻게 중요한 의의를 갖게 되었는지, 왜 은혜의 극대화들이 그토록 다양하고 서로 대립적인지, 그리고 은혜의 극대화들이 어떻게 그것들 자체의 역사적 국면과 신학적 관심사를 반영하고 있는지, 바로 이러한 내용들을 추적해 낼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_제3장 “바울의 은혜 해석: 극대화 패턴의 변천” 중에서
유대교의 다섯 문헌/저자들(5-9장)에 관해 분석한 결과를 따르고 여섯 가지 은혜의 “속성”으로 이루어진 분석 구조(2장)를 사용하게 될 때, 우리는 샌더스의 “언약적 율법주의”를 넘어설 수 있게 된다. 샌더스가 은혜의 우선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타당하지만 은혜의 우선성은 여섯 가지 가능한 은혜의 극대화들 중 단지 하나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이 극대화가 다른 극대화들을 전혀 수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혜가 선행하는 것이라 해도, 이것이 은혜가 반드시 비상응적임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은혜의 우선성(곧 언약적 토대)에 기초를 두고 제2성전 시대 유대교의 “공통 패턴”을 규명하는 일은 곧 제2성전 시대 유대교의 일치성을 보여주는 일차원적 분석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러한 일치성은 다른 모든 차이를 무시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은혜가 모든 곳에 있다는 샌더스의 말은 옳다. 그러나 이 말은 은혜가 어디에서나 똑같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은혜의 의미를 탐구하고 은혜의 다양한 속성들을 분해해본다면, 우리는 우리가 살펴본 유대교 문헌들이 (주로) 은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정도에 있어서가 아니라 그 본문들이 설명하는 은혜의 극대화 형태에 있어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살펴본 다섯 문헌 가운데, 어떤 문헌은 은혜의 비상응성을 극대화하고, 다른 문헌은 (그만한 이유를 갖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는 어떤 본문은 “은혜를 믿으나” 다른 본문은 은혜를 믿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은혜가 정의상 비상응적이라는 가정과 은혜가 비상응성의 형태로 극대화되지 않을 경우 “희석되거나” “부패하게 된다”는 가정을 거부해야 한다. 이 가정은 역사적 이유들로 말미암아 “은혜”에 관한 현대의 사전적 정의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 가정은 최소한 아우구스티누스 이후로, 바울의 영감하에, 은혜에 대한 기독교적 견해에 필수 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은혜의 비상응성은 단지 은혜의 가능한 여러 속성 가운데 하나일 뿐이지, 은혜 용어가 사용될 때 언제나 필수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_제10장 “제2성전 시대 유대교와 은혜의 다양한 역학” 중에서
이어서 나는 다음과 같이 주장할 것이다. 곧 갈라디아서의 바울 신학은 가치와 상관없이 주어진 신적 자비의 확고한 행위로서 그리스도-선물에 대한 바울 자신의 확신 및 경험을 통해 뚜렷하게 형성되었다고 말이다. 그리스도-사건은 율법이 규정하는 “의”와 더불어 인간의 기준에 비상응적이고, 유대교나 비유대교의 가치 전통과 매우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공동체를 창출함으로써 모든 가치 체계를 재조정했다. 이 비상응적인 선물은 상징적 자본에 대한 이전의 척도를 무너뜨리고, 더 이상 율법의 권위에 의존하지 않는 가치 및 명예의 기준을 확립했다. 따라서 선물로서의 그리스도-사건은 바울이 행한 이방인 선교의 기초이고, 이 기초 안에서 바울은 이미 전제되어 있는 민족적 또는 사회적 가치 계급을 재구성하려는 시도에 저항하며, 이 이례적인 사건에 따라 자기들의 태도를 결정하는 다른 공동체를 형성한다. 이런 갈라디아서 해석은 위에서 개관한 네 가지 해석과 여러 가지 면에서 중첩될 것이다. 하지만 네 가지 모든 해석과 차이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주석적으로 튼튼하고, 역사적으로 개연성이 있고, 갈라디아서의 다양한 양극성을 성공적으로 통합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제시된 해석이 우리 자신의 현대적 맥락에서 논리적이며 생산적인지, 그리고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갈라디아서의 폭발적인 힘을 복제해낼 수 있는지 묻는 것도 적절하다.
_제11장 “갈라디아서 구성하기” 중에서
로마서 9-11장의 핵심 주제, 곧 근본적으로 비상응적인 하나님의 은혜는 이 강론 첫 부분과 끝 부분을 연계시킬 뿐만 아니라 많은 개별적 주제들을 하나의 공통 패턴으로 묶어준다. 바울은 성서에서 그리고 이스라엘의 부르심과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추적함으로써 그리스도-사건을 이스라엘의 정체성과 일치시키는 한편, 선물/은혜와 자비 언어를 개념적으로 일치시킨다. 바울은 하나님의 역사 방법을 이런 관점에 따라 이해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현재의 많은 국면들이 이해 가능하다. 남아 있는 유대인 신자들(은혜로 택함 받음), 유대인의 불신앙(율법의 행위의 가치를 무력화시킨 “돌”에 걸려 넘어짐), 이 걸림돌 안에 놓여 있는 하나님의 목적(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부요함에 의존하는 삶의 방식, 곧 믿음을 일으키는 것) 그리고 이방인 신자들의 역설(하나님의 차별 없는 긍휼을 통해 구하지도 않은 목표를 이룸). 이 모든 기이한 요소는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가치, 이 둘 사이의 비상응성에서 나오는데, 이 비상응성은 이방인의(또는 다른 어떤 자의) “자랑”에 대한 바울의 해독제가 된다. 왜냐하면 아무도 하나님의 무제약적인 부르심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것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바울은 은혜의 비상응성에 따라 이스라엘의 “불순종” 너머를 바라보는 확신을 갖는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세상을 품으시는 자신의 긍휼로 “불경건함”을 극복하려는 그들의 필사적인 노력과 상관없이 그들을 부르셨기 때문이다.
_제17장 “이스라엘, 그리스도,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적 긍휼(로마서 9-11장)” 중에서
따라서 본서에 제시된 바울 해석은 새로운 공동체의 형성을 동반한 원래의 선교 상황에 은혜의 비상응성이 미친 역학 관계로 되돌아가는 아우구스티누스-루터 전통을 재상황화한 것으로, 또는 최고의 역사적, 주석적 안목을 바울의 은혜 신학 틀 속에 두는 “새 관점”의 견해를 재형성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나는 이러한 분열의 두 진영에 속해 있는 해석자들과 중요한 방식으로 의견을 달리하는데, 여기서 제공한 해석은 이 두 해석 전통을 조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재형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해석은 이 두 전통이 지닌 각각의 힘을 바울의 역사적 상태와 바울 사상의 신학적 구조를 모두 책임지는 틀 안에 둠으로써 현재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길을 열어놓는다.
_제18장 “결론” 중에서
하게 결정된 채 우리에게 다가온다. 따라서 본서의 전략은 바울과 그 당시의 동료 유대인들이 각각 사용했던 관련 용어들 및 개념들을 “선물”(gift)의 범주 안에 두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고려하는 모든 어휘에 대한 가장 좋은 해석이 “선물”이라는 말은 아니다. 분명히 그렇지 않은 몇몇 경우가 존재하고 카리스(charis)도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 책의 전략은 오히려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여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개념 영역이 선물의 인류학적 범주에 의해 가장 잘 포착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범주는 광범위하지만, 자발적이고 인격적인 관계의 영역을 포함한다. 여기서 말하는 자발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는 어떤 혜택이나 호의 제공에 담겨 있는 선의(goodwill)를 그 특징으로 한다. 또 자발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는 관계의 지속을 위해 자발적이고 필수적인 모종의 상호 답례를 이끌어낸다. 이에 따라 우리의 연구는 하나의 용어(특별히 “카리스”라는 단어)에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 연구의 초점은 단어가 아니라 개념에 맞추어져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선물이라는 범주를 통해 “은혜”(카리스) 주제에 접근함으로써, 우리는 “은혜”의 특정 신학적 의미와 어느 정도 분석적 거리를 두길 희망한다. 심지어 우리가 은혜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지점에서도 말이다.
_서언 중에서
나는 이번 장에서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 첫째, 인류학 분야에서의 풍성한 “선물” 논의를 살펴봄으로써 현대 서구 문화의 바깥 정황과 현대 서구 문화 이전의 정황에서 선물들이 어떻게 작용하고 또 작용했었는지에 관해 적절한 물음을 제기하는 것이다. 둘째, 바울 시대의 그리스-로마 세계에서 선물이나 자선이 지녔던 역할을 개관하는 것이다. 셋째, 서구 근대성 안에서 “선물” 개념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추적함으로써, 1세기 관행 및 관련 본문들에 대한 우리의 해석을 쉽게 왜곡할 수 있는 무의식적 가정들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이후 제3장에서 바울의 “은혜” 해석과 관련된 중요 계기들을 검토할 때, 바울 신학의 수용과 선물 개념의 변화, 이 둘의 상관관계를 식별하는 일은 가능한 것으로 입증될 것이다.) 이 세 가지 목적을 추구하면서 “선물” 및 “은혜”의 의미에 대한 고찰을 시작해보자. 아울러 이 책 나머지 부분에서 계속 이어질 탐구를 위해 개념적, 역사적 토대를 쌓아보자.
_제1장 “선물의 인류학과 역사” 중에서
선물 수여는 다면적 현상이므로, 선물이나 은혜는 다양한 방법으로 극대화될 수 있다. 수여자의 태도나 인격은 선물의 형태나 규모와 별개이고, 수여자와 수혜자 사이의 관계와도 별개다. 완벽한 선물이라고 말하는 것은 수여자의 “순전한” 자선과 “이익에 대한 무관심”에 관하여, 그리고 선물의 양과 질 혹은 선물을 주는 태도나 선물의 결과에 관하여 말하는 것일 수 있다. 이런 복잡성으로 인해, 선물/은혜가 어떤 단일한 형태로 극대화되는 경우는 절대 없고, 한쪽 측면의 극대화가 다른 측면의 극대화를 반드시 수반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사실 우리는 적어도 선물에 대한 여섯 가지의 공통된 극대화를 구별할 수 있다. 선물과 관련하여, 우리는 규모와 영속성 측면에서 선물의 초충만성(superabundance)을 극대화할 수 있다. 수여자와 관련하여, 우리는 수여자가 베푸는 자선의 단일성(singularity)을 극대화할 수 있다(여기서 수여자는 이 속성, 오로지 이 속성만으로 규정된다). 주는 태도와 관련하여, 선물의 우선성(priority)은 그것이 건네지는 시점이 자유와 관대함을 나타내는 지점에서 극대화될 수 있다. 수혜자의 선택과 관련하여, 완벽한 선물은 수혜자의 받을 자격과 하등의 상관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완벽한 선물은 그것의 무조건성 혹은 비상응성으로 인해 칭송 받는다. 선물의 효과 측면에서, 우리는 선물의 유효성(efficacy), 곧 선물이 그것의 목적을 완벽히 성취하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리다가 제시하는 것처럼 선물은 비순환성(non-circularity)을 띨 때 그리고 보상이나 답례로부터 벗어나 있을 때 가장 “순수한” 선물로 간주될 수 있다.
_제2장 “‘선물 혹은 은혜’ 개념의 극대화” 중에서
이번 장에서 우리는 은혜를 “올바르게” 해석하려고 애썼던 바울 수용사의 여러 사례를 살펴볼 것이다. 바울 본문이 지닌 논쟁적이고 대립적인 수사학으로 인해, 은혜 주제는 거의 2천년 이상의 해석을 거쳐 오면서 매우 다양한 방식이기는 하나 자주 “극대화”(극단으로 치닫음) 되어왔다. 아래의 예들은 불가피하게 선별적이다. 하지만 2세기의 마르키온(Marcion)에서 20세기 마틴(Martyn)에 이르기까지 여기서 논의되는 각각의 저술가들이 가진 중요 의미와 영향력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선별된 바울 해석자들이 바울의 은혜 신학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리고 어떤 차원 안에서 이 주제를 극대화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둘째, 그들의 해석을 역사적, 사회적, 이념적 정황 내에 위치시킴으로써, 왜 그들이 은혜와 관련하여 이러한 특정 극대화들을 채택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다. 지면의 제약으로 많은 요점이 단지 개괄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은혜의 다양한 극대화들이 바울 수용사에서 어떻게 중요한 의의를 갖게 되었는지, 왜 은혜의 극대화들이 그토록 다양하고 서로 대립적인지, 그리고 은혜의 극대화들이 어떻게 그것들 자체의 역사적 국면과 신학적 관심사를 반영하고 있는지, 바로 이러한 내용들을 추적해 낼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_제3장 “바울의 은혜 해석: 극대화 패턴의 변천” 중에서
유대교의 다섯 문헌/저자들(5-9장)에 관해 분석한 결과를 따르고 여섯 가지 은혜의 “속성”으로 이루어진 분석 구조(2장)를 사용하게 될 때, 우리는 샌더스의 “언약적 율법주의”를 넘어설 수 있게 된다. 샌더스가 은혜의 우선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타당하지만 은혜의 우선성은 여섯 가지 가능한 은혜의 극대화들 중 단지 하나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이 극대화가 다른 극대화들을 전혀 수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혜가 선행하는 것이라 해도, 이것이 은혜가 반드시 비상응적임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은혜의 우선성(곧 언약적 토대)에 기초를 두고 제2성전 시대 유대교의 “공통 패턴”을 규명하는 일은 곧 제2성전 시대 유대교의 일치성을 보여주는 일차원적 분석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러한 일치성은 다른 모든 차이를 무시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은혜가 모든 곳에 있다는 샌더스의 말은 옳다. 그러나 이 말은 은혜가 어디에서나 똑같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은혜의 의미를 탐구하고 은혜의 다양한 속성들을 분해해본다면, 우리는 우리가 살펴본 유대교 문헌들이 (주로) 은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정도에 있어서가 아니라 그 본문들이 설명하는 은혜의 극대화 형태에 있어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살펴본 다섯 문헌 가운데, 어떤 문헌은 은혜의 비상응성을 극대화하고, 다른 문헌은 (그만한 이유를 갖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는 어떤 본문은 “은혜를 믿으나” 다른 본문은 은혜를 믿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은혜가 정의상 비상응적이라는 가정과 은혜가 비상응성의 형태로 극대화되지 않을 경우 “희석되거나” “부패하게 된다”는 가정을 거부해야 한다. 이 가정은 역사적 이유들로 말미암아 “은혜”에 관한 현대의 사전적 정의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 가정은 최소한 아우구스티누스 이후로, 바울의 영감하에, 은혜에 대한 기독교적 견해에 필수 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은혜의 비상응성은 단지 은혜의 가능한 여러 속성 가운데 하나일 뿐이지, 은혜 용어가 사용될 때 언제나 필수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_제10장 “제2성전 시대 유대교와 은혜의 다양한 역학” 중에서
이어서 나는 다음과 같이 주장할 것이다. 곧 갈라디아서의 바울 신학은 가치와 상관없이 주어진 신적 자비의 확고한 행위로서 그리스도-선물에 대한 바울 자신의 확신 및 경험을 통해 뚜렷하게 형성되었다고 말이다. 그리스도-사건은 율법이 규정하는 “의”와 더불어 인간의 기준에 비상응적이고, 유대교나 비유대교의 가치 전통과 매우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공동체를 창출함으로써 모든 가치 체계를 재조정했다. 이 비상응적인 선물은 상징적 자본에 대한 이전의 척도를 무너뜨리고, 더 이상 율법의 권위에 의존하지 않는 가치 및 명예의 기준을 확립했다. 따라서 선물로서의 그리스도-사건은 바울이 행한 이방인 선교의 기초이고, 이 기초 안에서 바울은 이미 전제되어 있는 민족적 또는 사회적 가치 계급을 재구성하려는 시도에 저항하며, 이 이례적인 사건에 따라 자기들의 태도를 결정하는 다른 공동체를 형성한다. 이런 갈라디아서 해석은 위에서 개관한 네 가지 해석과 여러 가지 면에서 중첩될 것이다. 하지만 네 가지 모든 해석과 차이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주석적으로 튼튼하고, 역사적으로 개연성이 있고, 갈라디아서의 다양한 양극성을 성공적으로 통합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제시된 해석이 우리 자신의 현대적 맥락에서 논리적이며 생산적인지, 그리고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갈라디아서의 폭발적인 힘을 복제해낼 수 있는지 묻는 것도 적절하다.
_제11장 “갈라디아서 구성하기” 중에서
로마서 9-11장의 핵심 주제, 곧 근본적으로 비상응적인 하나님의 은혜는 이 강론 첫 부분과 끝 부분을 연계시킬 뿐만 아니라 많은 개별적 주제들을 하나의 공통 패턴으로 묶어준다. 바울은 성서에서 그리고 이스라엘의 부르심과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추적함으로써 그리스도-사건을 이스라엘의 정체성과 일치시키는 한편, 선물/은혜와 자비 언어를 개념적으로 일치시킨다. 바울은 하나님의 역사 방법을 이런 관점에 따라 이해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현재의 많은 국면들이 이해 가능하다. 남아 있는 유대인 신자들(은혜로 택함 받음), 유대인의 불신앙(율법의 행위의 가치를 무력화시킨 “돌”에 걸려 넘어짐), 이 걸림돌 안에 놓여 있는 하나님의 목적(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부요함에 의존하는 삶의 방식, 곧 믿음을 일으키는 것) 그리고 이방인 신자들의 역설(하나님의 차별 없는 긍휼을 통해 구하지도 않은 목표를 이룸). 이 모든 기이한 요소는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가치, 이 둘 사이의 비상응성에서 나오는데, 이 비상응성은 이방인의(또는 다른 어떤 자의) “자랑”에 대한 바울의 해독제가 된다. 왜냐하면 아무도 하나님의 무제약적인 부르심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것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바울은 은혜의 비상응성에 따라 이스라엘의 “불순종” 너머를 바라보는 확신을 갖는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세상을 품으시는 자신의 긍휼로 “불경건함”을 극복하려는 그들의 필사적인 노력과 상관없이 그들을 부르셨기 때문이다.
_제17장 “이스라엘, 그리스도,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적 긍휼(로마서 9-11장)” 중에서
따라서 본서에 제시된 바울 해석은 새로운 공동체의 형성을 동반한 원래의 선교 상황에 은혜의 비상응성이 미친 역학 관계로 되돌아가는 아우구스티누스-루터 전통을 재상황화한 것으로, 또는 최고의 역사적, 주석적 안목을 바울의 은혜 신학 틀 속에 두는 “새 관점”의 견해를 재형성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나는 이러한 분열의 두 진영에 속해 있는 해석자들과 중요한 방식으로 의견을 달리하는데, 여기서 제공한 해석은 이 두 해석 전통을 조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재형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해석은 이 두 전통이 지닌 각각의 힘을 바울의 역사적 상태와 바울 사상의 신학적 구조를 모두 책임지는 틀 안에 둠으로써 현재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길을 열어놓는다.
_제18장 “결론” 중에서
--- 본문 중에서
추천평
저자는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를 핵심 텍스트로 삼아, 바울이 은혜라는 다색의 팔레트에서 어떤 선택과 조합을 거쳐 자신의 메시지를 형성하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선물의 비순환성 개념이 바울과 무관한 현대적 편견임을 강조한다. 이 당연하면서도 때늦은 지적은 바울 및 기독교 복음에 대한 우리 자신의 입장을 새로이 곱씹게 만든다.
- 권연경 (숭실대학교)
- 권연경 (숭실대학교)
존 바클레이의 『바울과 선물』은 지금까지 출간된 연구서 중에서 바울 서신에 사용된 “은혜”와 “선물”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독보적인 공헌을 한다. 특히 초기 유대교에서의 은혜와 선물 개념의 다양성을 토대로 샌더스가 언약적 율법주의 패턴으로 분석해낸 초기 유대교에 관한 획일화된 은혜 개념의 한계를 명쾌하게 해부해낸다. 바울이 그토록 자주 사용하는 은혜 개념을 선명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김경식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 김경식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바울의 은혜/은사론에 관한 저술 중 최신, 최대, 최고의 역작이다. 본서는 바울의 은혜/은사론을 통해서 바울 신학의 핵심적 문제를 철저하게 다룬 것으로, 바울 서신을 이해하려는 학자, 목회자, 신학생에게 필독서다.
- 김동수 (평택대학교)
- 김동수 (평택대학교)
성서학은 성서가 기록될 때의 역사, 사회, 문화, 경제, 종교, 정치 등의 맥락을 정교하게 재구성하고 그 배경에서 성서 본문을 읽는다는 기본적인 원칙에 서 있다. 바클레이의 이 작품은 성서학의 본령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현대 성서학의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책이다.
- 김학철 (연세대학교)
- 김학철 (연세대학교)
이 책은 왜곡된 바울의 이미지를 교정함으로써 개신교 신학과 윤리의 근본적인 재정향을 요청한다. 바울 신학뿐 아니라 신학 모든 분야의 연구자들이 반드시 거쳐가야 할 책이다.
- 안용성 (그루터기교회)
- 안용성 (그루터기교회)
저자는 선물 개념의 다양성을 두고 벌어지는 고대 사회의 역학관계 그리고 갈라디아서와 로마서의 분석에 터해 은혜와 관련된 복합적인 함의를 그리스도-사건이 갖는 특수한 관점에서 정교하게 분석하여 이전 학자들의 벽견(僻見)을 재정립한다. 특히 새 관점 학파의 한계를 바울의 선물 개념에 따라 정확히 비판함으로써 바울 신학의 이정표를 새롭게 제시한다.
- 윤철원 (서울신학대학교)
- 윤철원 (서울신학대학교)
이 책은 존 바클레이의 학문적 성과에 정점을 기록할 작품이다. 앞으로 많은 바울 신학자가 이 책을 인용하게 될 것이다.
- 이민규 (한국성서대학교)
- 이민규 (한국성서대학교)
『바울과 선물』은 바울의 핵심 주제 중 하나인 은혜 개념을 통해 바울 해석의 주요 주장들을 마치 스냅사진을 찍듯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면서, 맹렬한 전투 후에 교착상태에 빠진 바울에 대한 구 관점과 새 관점을 넘어서는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 책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바울 신학의 중요한 필독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 이상일 (총신대학교)
- 이상일 (총신대학교)
우리는 루터의 “이신칭의”를 내세워 “값싼 은혜”(본회퍼)를 남발해온 오류를 새 관점 바울 신학의 자장 안에서 아프게 성찰하듯이, 새 관점을 넘어서 존 바클레이가 연구한 입체적인 “은혜” 신학의 거울 앞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납작하게 만들어 하나의 단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다른 부분을 외면해온 경솔함을 서늘하게 담금질하게 된다. 금세기 들어 생산된 바울 신학 분야의 최고 역작이다.
- 차정식 (한일장신대학교)
- 차정식 (한일장신대학교)
바울의 “선교적 동기”에 따른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해석학적 재인식이 바울 신학의 옛 관점과 새 관점을 각각 극복한다는 저자의 제안은 도전적이며 창의적이다. 단어적·주제적 접근법을 취하면서도 이처럼 역사적·주석적·교회사적·해석학적·신학적 연계성을 잘 도출해낸 작품은 보기 힘들다. 신약성서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임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 허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 허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바울 서신에 등장하는 “은혜”라는 용어에 대해 뭔가 더 할 말이 남아 있을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아직도 해야 할 말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본서는 바울 신학의 연구방향을 재설정하는 신약학계의 이정표가 되었다. 반드시 소유하고, 읽고, 곱씹어야 할 책이다.
- 비벌리 로버츠 가벤타 (베일러 대학교)
- 비벌리 로버츠 가벤타 (베일러 대학교)
해석학적으로 정교하게 다듬어진 본서는 바울 신학의 핵심 주제에 관해 새로운 관점을 열어줌으로써 신약학계의 논쟁을 특징 짓곤 하는 정형화된 입장을 넘어서게 해준다.
- 프랜시스 왓슨 (더럼 대학교)
- 프랜시스 왓슨 (더럼 대학교)
바클레이의 연구는 “선물”이라는 용어와 관련하여 인류학, 고대 유대교 및 그리스-로마 문화, 그리고 성서 본문 주해라는 각각의 분석 영역에서 가져온 통찰들을 한데 엮어 바울의 사상에서 “은혜” 개념이 갖는 의미를 밝힌다. 미래의 바울 학자들은 이처럼 초충만한 학문적 선물로 인해 바클레이에게 커다란 빚을 지고 있다.
- 더글러스 A. 캠벨 (듀크 대학교 신학대학원)
- 더글러스 A. 캠벨 (듀크 대학교 신학대학원)
'46.기독교 신학연구 (독학>책소개) > 4.사도바울연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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