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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구운몽」의 상업적 이본을 대상으로 개별적 특징을 살펴본 책
지금까지 「구운몽」에 대한 관심은 주로 김만중이 창작한 원작 「구운몽」에 맞춰져 있었다. 안타깝게도 원작은 현재 남아 있지 않는데, 이로 인해 학자들은 원작의 실체가 어떠했을지 추적하고 원작의 심오한 메시지를 밝히는 것을 제일 큰 과제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 책은 시선을 아예 반대편으로 돌린다. 원작과 원작의 심오한 메시지만큼이나, 이본의 모습, 그리고 이본의 변형된 메시지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대중'을 염두에 둔 '상업적 이본'에 초점을 맞춘다.
지금까지 「구운몽」에 대한 관심은 주로 김만중이 창작한 원작 「구운몽」에 맞춰져 있었다. 안타깝게도 원작은 현재 남아 있지 않는데, 이로 인해 학자들은 원작의 실체가 어떠했을지 추적하고 원작의 심오한 메시지를 밝히는 것을 제일 큰 과제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 책은 시선을 아예 반대편으로 돌린다. 원작과 원작의 심오한 메시지만큼이나, 이본의 모습, 그리고 이본의 변형된 메시지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대중'을 염두에 둔 '상업적 이본'에 초점을 맞춘다.
목차
서문
제1장 대중들과 만났던, 그러나 소외된 이본들
1.왜 비선본 계열 이본인가?
1) 이본 그 자체의 가치 조명
2) 이본들의 다채로운 변모 양상 고찰
3) 『구운몽』의 수용사적 맥락 조망
2.어떻게 고찰할 것인가?
1) 기존 이본 연구에 대한 의문
2) 잠정적 대안
제2장 양소유 중심의 시선과 세속적 윤리의식완판본 『구운몽』
1.양소유 중심의 시선
1) 양소유 형상화의 양상
2) 2처 6첩 형상화의 양상
3) 완판본의 자장과 인물 형상의 의미
2.세속적 윤리의식
1) 환몽구조의 변형과 주제의식의 변화
2) 주제 변화의 의미
3.소결
제3장 현실 위주의 서사와 인생무상의 주제의식경판본 『구운몽』
1.비일상적 서사의 소거
2.인생무상의 주제의식
3.소결
제4장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감추지 못한 세속적 욕망동양문고본 세책 『구운몽』
1.인물에 대한 각기 다른 시선
1) 남성주인공에 대한 부정적 시선 제외
2) 처와 첩에 대한 위계적 시선 견지
3) 가족 · 가문 서사에 대한 관심 표출
4)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선들
2.주제적 특징
3.소결
제5장 공연을 염두에 둔 서사와 인식의 전환을 통한 주제 구현활자본 『연정 구운몽』
1.연정演訂의 의미
1) 다른 작품의 제목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연정(演訂)’의 의미
2) 이본의 특징에서 유추할 수 있는 ‘연정(演訂)’의 의미
2.공연을 염두에 둔 서사
1) 풍부한 상황 서술
2) 직접 발화의 빈번한 등장
3) 대화 내용의 구체적 서술
4) 시 · 상소문의 제시
3.인식의 전환을 통한 주제 구현
4.소결
제6장 선본 계열 자장 내의 서사와 주제활자본 『신번 구운몽』
1.풍부한 서사
2.인물 관계 중심의 장회 구분
제7장 대중들과 만난 『구운몽』, 그 의미
제8장 보론-새로운 문제제기『구운몽』 판소리 계열 이본군에 대하여
1. 들어가며
2. 연구의 계기
1) 판소리 계열 이본 2종의 발견
2) ‘가사체’로 명명됐던 이본 3종에의 주목
3) 5종의 이본 비교 필요성 인식
3. 연구의 방법
1) 이본 전수조사
2) 『구운몽』 판소리 계열 이본군 내 비교 연구
3) 『구운몽』 ‘선본 계열’과 ‘판소리 계열 이본군’ 간의 서사적 거리 연구
4) 『구운몽』 ‘판소리 계열 이본군’과 기존 판소리 간의 영향 관계 연구
4. 연구의 전망
참고문헌
찾아보기
제1장 대중들과 만났던, 그러나 소외된 이본들
1.왜 비선본 계열 이본인가?
1) 이본 그 자체의 가치 조명
2) 이본들의 다채로운 변모 양상 고찰
3) 『구운몽』의 수용사적 맥락 조망
2.어떻게 고찰할 것인가?
1) 기존 이본 연구에 대한 의문
2) 잠정적 대안
제2장 양소유 중심의 시선과 세속적 윤리의식완판본 『구운몽』
1.양소유 중심의 시선
1) 양소유 형상화의 양상
2) 2처 6첩 형상화의 양상
3) 완판본의 자장과 인물 형상의 의미
2.세속적 윤리의식
1) 환몽구조의 변형과 주제의식의 변화
2) 주제 변화의 의미
3.소결
제3장 현실 위주의 서사와 인생무상의 주제의식경판본 『구운몽』
1.비일상적 서사의 소거
2.인생무상의 주제의식
3.소결
제4장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감추지 못한 세속적 욕망동양문고본 세책 『구운몽』
1.인물에 대한 각기 다른 시선
1) 남성주인공에 대한 부정적 시선 제외
2) 처와 첩에 대한 위계적 시선 견지
3) 가족 · 가문 서사에 대한 관심 표출
4)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선들
2.주제적 특징
3.소결
제5장 공연을 염두에 둔 서사와 인식의 전환을 통한 주제 구현활자본 『연정 구운몽』
1.연정演訂의 의미
1) 다른 작품의 제목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연정(演訂)’의 의미
2) 이본의 특징에서 유추할 수 있는 ‘연정(演訂)’의 의미
2.공연을 염두에 둔 서사
1) 풍부한 상황 서술
2) 직접 발화의 빈번한 등장
3) 대화 내용의 구체적 서술
4) 시 · 상소문의 제시
3.인식의 전환을 통한 주제 구현
4.소결
제6장 선본 계열 자장 내의 서사와 주제활자본 『신번 구운몽』
1.풍부한 서사
2.인물 관계 중심의 장회 구분
제7장 대중들과 만난 『구운몽』, 그 의미
제8장 보론-새로운 문제제기『구운몽』 판소리 계열 이본군에 대하여
1. 들어가며
2. 연구의 계기
1) 판소리 계열 이본 2종의 발견
2) ‘가사체’로 명명됐던 이본 3종에의 주목
3) 5종의 이본 비교 필요성 인식
3. 연구의 방법
1) 이본 전수조사
2) 『구운몽』 판소리 계열 이본군 내 비교 연구
3) 『구운몽』 ‘선본 계열’과 ‘판소리 계열 이본군’ 간의 서사적 거리 연구
4) 『구운몽』 ‘판소리 계열 이본군’과 기존 판소리 간의 영향 관계 연구
4. 연구의 전망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리뷰
독자의 상상력으로 피어난 백 송이의 꽃, 이본(異本)
현대문학에서 작품은 작가 개인의 순수하고 심오한 사유를 담은 완성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고전소설은 그렇지 않았다. 소설을 구매하는 행위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조선 후기, 대개 소설 독서는 남의 책을 빌려보는 방식이었고, 빌려본 책이 재밌어서 소장하고 싶으면 필사를 했다. 흥미로운 것은 필사를 할 때 빌려본 책을 있는 그대로 복사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기호에 따라 마음껏 선택과 배제, 나아가 재구성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한 작품은 셀 수 없이 많은 버전들로 퍼져나갔다.
서포 김만중(1637∼1692)의 『구운몽』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김만중이 지은 『구운몽』’만 향유한 것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김만중의 『구운몽』 향유는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구운몽』을 읽고 나름의 기호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구운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셀 수 없이 많은 『구운몽』‘들’이 전해진다.
학계에서는 이 ‘버전들’을 ‘이본(異本)’이라고 부른다. ‘버전’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대개 기존 결과물을 수정하여 완성도를 높인다는 의미가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고전소설의 수많은 버전들은 사실 버전 사이에 위계적 가치가 부여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원작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버전들도 모두 제각각 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에 의한 능동적인 변형의 결과물로서, 버전 간 위계적 우열을 중시하지 않는 개념인 ‘이본’이 고전소설 향유의 실상을 더 잘 반영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중심에서 주변으로, 상업적 이본의 재조명
17세기에 등장한 『구운몽』은 수많은 이본들로 20세기 초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지역적 제한도 없었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지에서도 읽혔다. 지금까지 『구운몽』에 대한 관심은 주로 김만중이 창작한 원작 『구운몽』에 맞춰져 있었다. 안타깝게도 원작은 현재 남아 있지 않는데, 이로 인해 학자들은 원작의 실체가 어떠했을지 추적하고 원작의 심오한 메시지를 밝히는 것을 제일 큰 과제로 여겨왔다. 그러나 『대중들과 만난 구운몽』은 시선을 아예 반대편으로 돌린다. 원작과 원작의 심오한 메시지만큼이나, 이본의 모습, 그리고 이본의 변형된 메시지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대중’을 염두에 둔 ‘상업적 이본’에 초점을 맞춘다.
독자가 작품을 자유롭게 변형하여 이본을 생성했다는 것은, 당연하게도 독자가 작품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이 낯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 후기에는 민간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한 방각본이 간행되었는데, 이러한 문화로 인해 상업 출판에서는 예민하게 독자의 기호를 의식하여 상업적인 이본들을 만들어내었다. 이렇게 발행된 이본들은 일정한 대여료를 받고 책을 빌려주던 세책가에서도 널리 유통되었다. 그뿐 아니라, 20세기 초에 서양으로부터 들여온 근대식 인쇄술에 의해 이른바 딱지본(활자본)으로도 만들어져 대량 유통되었다. 그렇다면 상업적 이본이야말로 당시 대중들의 『구운몽』에 대한 일반적인 시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본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구운몽』의 상업적 이본은 『구운몽』 원작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이본들이 저마다 모두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인 양소유의 영웅적인 면모를 강화하기도 하고, 불교적인 색채를 덜어내기도 하면서 향유층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된다. 또한 심오한 메시지도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차원으로 보다 친숙해진다. 저자는 ‘얼마나’ 잘 바꾸었느냐가 아니라 ‘왜’ 바꾸었느냐를 중심으로 각 이본의 의미를 탐구한다.
작가와 고유성이라는 견고한 아성이 무너지고 있는 시대이다. 작품은 더는 그 자체로 탐구되어야만 하는 절대적인 개체가 아니다. 언제나 주변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소통하며 의미를 재구성해 나간다. 작품, 시대, 독자가 함께 호흡한 결실인 이본은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오늘날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현대문학에서 작품은 작가 개인의 순수하고 심오한 사유를 담은 완성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고전소설은 그렇지 않았다. 소설을 구매하는 행위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조선 후기, 대개 소설 독서는 남의 책을 빌려보는 방식이었고, 빌려본 책이 재밌어서 소장하고 싶으면 필사를 했다. 흥미로운 것은 필사를 할 때 빌려본 책을 있는 그대로 복사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기호에 따라 마음껏 선택과 배제, 나아가 재구성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한 작품은 셀 수 없이 많은 버전들로 퍼져나갔다.
서포 김만중(1637∼1692)의 『구운몽』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김만중이 지은 『구운몽』’만 향유한 것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김만중의 『구운몽』 향유는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구운몽』을 읽고 나름의 기호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구운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셀 수 없이 많은 『구운몽』‘들’이 전해진다.
학계에서는 이 ‘버전들’을 ‘이본(異本)’이라고 부른다. ‘버전’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대개 기존 결과물을 수정하여 완성도를 높인다는 의미가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고전소설의 수많은 버전들은 사실 버전 사이에 위계적 가치가 부여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원작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버전들도 모두 제각각 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에 의한 능동적인 변형의 결과물로서, 버전 간 위계적 우열을 중시하지 않는 개념인 ‘이본’이 고전소설 향유의 실상을 더 잘 반영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중심에서 주변으로, 상업적 이본의 재조명
17세기에 등장한 『구운몽』은 수많은 이본들로 20세기 초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지역적 제한도 없었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지에서도 읽혔다. 지금까지 『구운몽』에 대한 관심은 주로 김만중이 창작한 원작 『구운몽』에 맞춰져 있었다. 안타깝게도 원작은 현재 남아 있지 않는데, 이로 인해 학자들은 원작의 실체가 어떠했을지 추적하고 원작의 심오한 메시지를 밝히는 것을 제일 큰 과제로 여겨왔다. 그러나 『대중들과 만난 구운몽』은 시선을 아예 반대편으로 돌린다. 원작과 원작의 심오한 메시지만큼이나, 이본의 모습, 그리고 이본의 변형된 메시지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대중’을 염두에 둔 ‘상업적 이본’에 초점을 맞춘다.
독자가 작품을 자유롭게 변형하여 이본을 생성했다는 것은, 당연하게도 독자가 작품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이 낯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 후기에는 민간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한 방각본이 간행되었는데, 이러한 문화로 인해 상업 출판에서는 예민하게 독자의 기호를 의식하여 상업적인 이본들을 만들어내었다. 이렇게 발행된 이본들은 일정한 대여료를 받고 책을 빌려주던 세책가에서도 널리 유통되었다. 그뿐 아니라, 20세기 초에 서양으로부터 들여온 근대식 인쇄술에 의해 이른바 딱지본(활자본)으로도 만들어져 대량 유통되었다. 그렇다면 상업적 이본이야말로 당시 대중들의 『구운몽』에 대한 일반적인 시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본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구운몽』의 상업적 이본은 『구운몽』 원작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이본들이 저마다 모두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인 양소유의 영웅적인 면모를 강화하기도 하고, 불교적인 색채를 덜어내기도 하면서 향유층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된다. 또한 심오한 메시지도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차원으로 보다 친숙해진다. 저자는 ‘얼마나’ 잘 바꾸었느냐가 아니라 ‘왜’ 바꾸었느냐를 중심으로 각 이본의 의미를 탐구한다.
작가와 고유성이라는 견고한 아성이 무너지고 있는 시대이다. 작품은 더는 그 자체로 탐구되어야만 하는 절대적인 개체가 아니다. 언제나 주변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소통하며 의미를 재구성해 나간다. 작품, 시대, 독자가 함께 호흡한 결실인 이본은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오늘날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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