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동양철학의 이해 (책소개)/1.동양철학사상

함석헌의 철학과 사상

동방박사님 2021. 12. 23. 18:29
728x90

책소개

『함석헌의 철학과 사상』은 함석헌의 사상을 집대성한 것이다. 함석헌의 철학과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하였는지 지난 40여 년간 함석헌을 연구한 저자가 생동감 있고 깊이 있게 풀어냈다.

목차

여는 글 | 만남과 배움
제1장 | 주체와 종합의 사상
제2장 | 생명사상
제3장 | 민주정신
제4장 | 문화사상
제5장 | 평화사상
제6장 | 종교사상
제7장 | 기독교의 개혁과 진리정신
마치는 글 | 참의 바통

저자 소개

저자 : 박재순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신대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신학연구소 번역실장, 한신대 연구교수, 성공회대 겸임교수,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씨알사상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재단법인 씨알 상임이사, 씨알사상연구소 소장, 다석학회 이사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씨알사상』(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다석 유영모』(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
 
 

책 속으로

신적 초월과 맞닿은 ‘나’를 중심에 놓음으로써 함석헌은 지금 여기의 삶에 집중한다. 지난 역사의 전통에 매이지 않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나 불안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지금 여기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오늘과 무관한 어제도 없고 오늘을 떠난 내일도 없다. 과거는 오늘의 삶과 관련될 때에만 산 과거가 되고, 미래는 오늘의 삶과 이어질 때에만 의미를 지닌다. 역사의 의미는 과거와 오늘과 미래가 이어질 때에만 찾을 수 있다. 오늘의 삶과 무관한 과거를 말하는 것은 한가한 짓이고, 오늘의 삶을 내일로 미루는 것은 게으른 짓이다. 참으로 있는 것은 지금 여기의 삶뿐이다. (50쪽)

함석헌은 생명을 자유로운 주체(정신)의 관점에서 보면서도 ‘스스로 함’을 방임적인 자유로 보지는 않았다. 주체로서 개별적 생명체는 우주 전체의 신적 생명으로부터 생의 명령과 의무를 지고 있다고 보았다. 생명(生命)이란 말 그대로 ‘살라는 명령(生-命)’이다. 생은 생과 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전체 생명으로부터 “살아라” 하는 절대의 명령을 받고 사는 존재다. 또한 생명은 물질적 조건과 제약을 초월하는 존재이면서 전체 생명과 뗄 수 없는 깊은 결속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생은 절대 자유이면서 절대 의무다. (77쪽)

문화로 표현되는 삶의 바탈은 하나이고 전체이나, 바탈을 문화로 드러내는 이성의 빛은 상대이고 유한하다. 이성은 인간의 바탈인 얼, 즉 ‘한’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 바탈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고 상대적이고 유한한 형태로 인식하고 표현한다. 문화와 문화인은 문화적으로 표현된 상대적이고 유한한 형태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하나이고 전체인 바탈과 이성에 의해 밝혀진 문화는 긴장과 대립 속에 있다. 인간 역사는 늘 이 긴장과 대립 속에 있다. 이 대립이 가장 근본적인 대립이다. 이 대립에 의해 문화가 생성하고 소멸한다. 역사는 문화와 바탈, 다시 말해 문(文)과 야(野), 문인과 야인의 싸움이다. (148쪽)

함석헌의 비폭력 투쟁은 적의 억압과 폭력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일 뿐 아니라 자아의 탐욕과 편견, 폭력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함석헌이 추구하는 혁명은 일반적인 정치혁명이 아니라 인간혁명, 자아혁명에서 시작하는 전체혁명이다. 나와 우리를 선한 편으로 보고 상대를 악한 편으로 보고서 상대를 제압하는 혁명은 폭력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제까지 역사 속에서 반복된 폭력의 악순환을 벗어나는 길은 비폭력 혁명뿐이다. 그리고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너와 나, 전체를 살리는 비폭력 혁명은 자아에서 해방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188쪽)

‘그리스도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과 세계 사이에 서서 하나님에 대해서는 세계를 지고 세계에 대해서는 하나님을 대신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사람이 되고 그리스도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역사적·사회적 실천의 자유로운 주체가 될 뿐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의 구원의 주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의 기본 원리가 ‘스스로 함’에 있듯이 내 안에 절대적 존재가 있으므로 구원도 ‘스스로 얻는 것’이다. ‘나 스스로 고난의 짐을 짐으로써’ 나와 세상이 구원에 이른다는 것이 함석헌 종교사상의 핵심을 이룬다. (240~241쪽)

그러면 함석헌이 말한 ‘참의 바통’은 어떻게 전하는가? 물질과 조직의 힘에 근거한 제도나 기관을 통해서는 전할 수 없다. 오직 사람을 통해서, 즉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만 전해진다. 왜냐하면 참의 바통은 인간의 껍데기에 속하는 사회제도나 관계에 있지 않고,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인간성, 사람의 속알맹이, 씨알맹이에 있기 때문이다. 제도나 기관의 전형은 국가주의다. 부국강병을 추구하는 국가주의에 빠지면 사람은 자신의 속알맹이, 인간성, 정신을 빼앗긴다. 사람의 속알맹이는 정신, 영혼, 사랑이다. 따라서 참의 바통은 정신에서 정신으로, 영혼에서 영혼으로, 사랑에서 사랑으로 전해진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왜 민중은 주체로서 구실을 하지 못하는가? 인간의 본질이 크게 고장 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격이 모순과 분열 속에 있다. …… 자기 속에서 자기를 찾고 발견해 ‘스스로 하는 존재(主體)’가 되려면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그는 “생각하는 씨?이라야 산다”고 했다.”

민족사의 격랑 속에서 곧은 양심을 지키며 독창적 사유를 펼친
‘겨레의 스승 함석헌’의 철학과 사상을 집대성하다!

20세기의 벽두에 태어나 민족사의 격랑 속에서 겨레의 고난을 함께한 함석헌. 그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20여 년이 지났다. 그러나 함석헌을 흘러간 과거의 사람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그가 남긴 울림이 여전히 깊고 크다. 함석헌이 남긴 말과 글은 21세기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주고 있다.

대중에게 함석헌은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함석헌은 ≪사상계≫와 ≪씨?의 소리≫를 통해 독재정권을 규탄하며 민주화운동의 선봉에서 구심점과 사표가 된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함석헌이라는 인물의 일면에 불과하다. 함석헌이 한국사상과 동양사상을 바탕으로 서양사상을 받아들여 주체적이고 종합적인 사상을 정립한 큰 사상가라는 점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서양 제국주의 문명이 총칼을 앞세워 동양을 침탈하던 시기, 민족사상가를 자처한 사람들 대부분은 서양사상을 모방하고 배우는 데에 급급했다. 이러한 때에, 함석헌은 동서를 아우르고 회통하는 사상을 창출해냈다. 함석헌에게 서양에서 들어온 기독교는 현실의 고난에서 도피하는 안식처가 아니었다. 함석헌은 식민지 백성의 처지에서 겪는 고난을 기독교의 예수가 겪은 십자가 고난과 연결하여 우리 민족에게 세계를 구원할 사명이 주어졌다고 본다. 이것은 오늘의 삶을 중시하는, 주체적이고 일원론적인 동양적 사고가 반영된 것이다. 또한 민중이라는 존재에 주목하여, 이들에게 참된 역사와 문화가 있다고 주장하며 씨?이라는 이름을 부여한다. 그리고 씨?이 깨어나서 나와 내 시대를 구원하는 주체가 되려면 스스로 생각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함석헌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라고 말한다.

그동안 함석헌에 관한 책은 여러 권이 나왔지만, 인간적인 면모에만 주목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게다가 함석헌이 직접 쓴 글들은 명쾌하고 이해하기 쉽지만, 그 양이 워낙 방대하여 읽을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 책은 함석헌을 알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함석헌의 철학과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여준다.


“살림의 주체는 나이고, 나를 찾고 세우는 일은 생각에 있다”

“씨은 외롭지 않다”라고 말하며 민중 속으로 들어가 민중의 아픔을 함께한 함석헌의 사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큰 감동을 준다. 이 책은 그러한 함석헌의 사상을 집대성한 것이다. 함석헌의 철학과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하였는지 지난 40여 년간 함석헌을 연구한 저자가 생동감 있고 깊이 있게 풀어냈다.
 

'48.동양철학의 이해 (책소개) > 1.동양철학사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교신  (0) 2021.12.24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세계  (0) 2021.12.23
최제우의 철학  (0) 2021.12.23
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할 목민심서  (0) 2021.12.23
열하일기 (박지원)  (0) 202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