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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의 탄생 (2024) - 해시계부터 원자시계까지 시간 측정의 역사

동방박사님 2024. 1. 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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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내셔널 인디 엑설런스 어워즈 수상작
통계물리학자 김범준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강력 추천

정확하게, 더 정밀하게!
미래를 향한 여정, 한 치 오차도 없는 1초를 측정하기 위한
인류의 집요하고 치열한 시간 탐구가 시작된다!


시간은 어떻게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끌었고, 인류는 어떻게 현대의 시간을 창조했는가?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시간을 단위로 하루하루의 삶을 계획하고, 더 나아가 일주일, 한 달의 일정을 관리한다. 시간이 없는 현대인의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으며, 현대 문명은 정확하게 측정된 시간이라는 바탕 위에 발전했다. 그렇다면 시간이란 과연 무엇이며, 인류는 언제부터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고 이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일까? 시간에 점령당한 채 시간의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오늘날과 같은 정확한 시간의 배경에 얼마나 깊은 역사와 다양한 과학이 숨겨져 있는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천문학에서 수학, 물리학, 양자역학까지 정확한 1초를 측정하기 위한 인류의 집요한 노력과 그와 함께 발전해온 과학의 역사, 그리고 표준 시간의 성립을 위한 사회적 합의의 과정까지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영국의 스톤헨지나 아일랜드의 뉴그레인지 유적, 오크니 제도의 메이쇼, 웨일스 지방의 브린 챌리 두와 같은 고대 유적이 언제, 무슨 이유에서 건설된 것인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저자는 이 유적들의 대부분이 하지나 동지의 일출 지점에 맞추어 정렬되어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그와 같은 고대 건축물의 본질은 시계이며, 건설된 이후 수천 년 이상 완벽하게 작동해왔다고 말한다. 이처럼 시간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일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인 활동이었으며, 역사상 모든 사회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을 측정했다. 이 책은 태양과 별의 움직임으로 절기를 파악해 농사의 시기를 예측하려 했던 고대인들의 역법에서 그레고리우스력을 기본으로 한 현대의 역법이 정립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이고, 뉴턴 물리학에서 오늘날 전자기학과 양자역학으로 이어지는 물리학의 혁명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원자시계가 개발되기까지, 정확한 1초라는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수천 년의 시간의 모든 역사를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저자가 시간의 역사에서 주목하는 또 한 가지는 인류가 시간의 측정에 집착해온 까닭은 과거나 현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이다. 신석기시대 유물에서 발견되는 동지점의 표시 흔적은 봄이 다시 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시였고, 마야의 천문학자들은 금성의 움직임을 추적하여 전쟁의 기운을 점치려고 했다. 유럽의 수학자들은 전 세계에 걸친 더 넓은 바다를 항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달의 위치를 계산하는 정교한 모델을 개발했다. 이런 미래 예측 요소는 현대의 최첨단 원자시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정밀한 시간 측정의 기반이 마련되기까지는 수 세기에 걸친 엄청난 과학 지식의 축적 과정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경이로운 시간 측정의 역사 속으로 한 걸음 따라 들어가다 보면 흘려보내는 우리가 무심하게 흘려보내는 지금 이 순간과 미래에 다가올 시간까지, 우리 삶의 기본이 되는 시간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목차

감수의 글_경이로운 1초의 과학, 그리고 그 역사
머리말_더 정확하고 더 정밀하게 1초를 측정하라

Chapter 1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태양의 움직임을 기록하다
그림자의 길이로 거리를 재다
Zoom In 계절이 있는 모든 것은 돌고 돈다

Chapter 2  완벽한 달력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 
 
계절에 따라 변하는 별자리의 의미
태양력, 태음력, 태음태양력
달력은 사회적 필요의 결과다

Chapter 3  자연의 시간 vs. 사회적 시간 
 
변화무쌍한 기념일이 가져온 혼란
그레고리우스력의 탄생

Chapter 4  마야 문명의 낯선 시간 속으로
 
시간을 결정하는 서로 다른 기준
마야 문명을 만든 세 개의 역법
마야력의 기원을 찾아서
종말이 아닌 영원한 시간의 기록

Chapter 5  물시계, 시대의 첨단기술 

어둠 속에서 시간을 재는 법
중국 첨단기술의 결정체, 수운의상대
물시계의 한계를 극복한 모래시계
Zoom In 다양한 물시계의 작동 원리

Chapter 6  기계식 시계가 발명되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
시계추의 물리학
진자시계의 한계
Zoom In 갈릴레오의 진자 실험

Chapter 7  별을 이용한 시간의 측정

혼란스러운 금성의 주기
사라졌다 나타나는 행성
행성의 운동을 정리한 천문학의 천재

Chapter 8  천체 시계를 만든 철학 혁명 
 
행성의 운동 법칙을 발견하다
목성의 위성들
빛의 속도를 계산하다

Chapter 9  달을 이용한 시간 측정  

뉴턴의 세계관과 그 계승자들
달 주기표를 완성한 마이어스
Zoom In 항해를 위한 시간 측정법

Chapter 10  항해력과 해상시계의 탄생
 
정확한 항해용 시계를 제작하라 
바다 위의 시계
천재와 장인
Zoom In 휴대용 시계의 등장

Chapter 11  시간을 정의하는 다양한 기준 

철도를 위한 표준 시간
본초자오선을 둘러싼 경쟁
일광 시간 절약제
Zoom In 시간을 동기화하는 방법

Chapter 12  시간과 공간의 패러다임이 바뀌다 
 
시간의 철학
빛의 속도와 속성
아인슈타인 이전의 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위치가 달라지면 시간도 달라진다
Zoom In 열차 안의 시간, 열차 밖의 시간

Chapter 13  양자역학이 가져온 또 하나의 시간 혁명  
 
빛과 어두움의 선
진자시계에서 원자시계까지
원자시계의 작동원리
Zoom In 공식적인 세계 시간의 측정

Chapter 14  중력과 시간의 상관관계
 
아인슈타인의 행복한 공상
엘리베이터 안의 마법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
중력의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Zoom In 빛의 굴절 현상

Chapter 15  시간 측정의 대중화 
 
달러를 유명하게 만든 시계
더 정밀한 시계를 위한 경쟁
크리스탈 혁명
시계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Zoom In 수정시계의 원리

Chapter 16  시간의 미래
 
세슘시계를 뛰어넘는 원자시계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
더 정밀한 시계를 향한 갈망
Zoom In 세슘시계가 사용되는 이유
감사의 글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채드 오젤 (Chad Orzel)
 
뉴욕 주 스키넥터디의 유니온칼리지 교수. 윌리엄스칼리지에서 물리학 학사학위를 받고, 메릴랜드대학교에서 화화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빌 필립스의 연구실에서 레이저 냉각 원자의 충돌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2002년부터 물리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 중이며, <포브스>와 Scienceblogs.com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진...
 
역 : 김동규
 
포스텍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여러 기업체에서 경영기획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벤 버냉키의 21세기 통화 정책』, 『다크 소셜』, 『플립 싱킹』, 『시너지 솔루션』, 『극한 갈등』, 『과잉연결시대』, 『매그넘컨택트시트』, 『턴어라운드』, 『랭킹』, 『비트코인의 미래』, 『스토리의 기술』, 『지칠 때 뇌과학』 등...

감수 : 김범준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초전도 배열에 대한 이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물리학자의 눈으로 본 세상사와 사람 이야기에 관한 다수의 책과 칼럼을 썼다. 한국출판문화상(2015)을 받은 《세상물정의 물리학》외에도《관계의 과학》《김범준 선생님이 들려주는 빅데이터와 물리학》《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는 김범준의 과학 상자》《보이지 않아도 존재...

책 속으로

뉴그레인지 석실분의 중앙 통로는 원래 언덕의 경사면보다 살짝 높은 위치에 있다. 즉, 중앙 묘실의 바닥은 지붕 상자의 윗부분보다 약간 낮다. 바닥에서부터 지붕 상자를 지나는 직선을 그어보면 남동쪽 지평선으로 연장되어 일출 지점의 가장 남쪽에 가까운 곳에 닿는다. 동짓날 아침이 되면 좁은 햇빛이 지붕 상자를 통해 중앙 묘실까지 비추면서 1년 중 유일하게 중앙 묘실에 자연광이 들어온다.

오켈리의 발굴 이후에도 뉴그레인지를 누가 건축했는지, 그곳에서 어떤 의식이 치러졌는지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뉴그레인지 석실분의 본질이 시계이며, 건축 이후5 ,000년 이상 완벽하게 작동해왔다는 사실이다.
--- p.30

순환 주기의 이런 불일치 현상은 역법을 설계할 때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적어도 태양과 달의 주기 중 하나는 완벽하게 들어맞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사계절에 맞춰 살아야 하는 농경사회에서는 태양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달의 움직임을 무시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지평선을 따라 일출 지점이 변화하는 속도는 너무나 느려서 하루 단위의 변화는 거의 알아차릴 수 없는 데 비해, 달의 위상은 쉽게 눈에 띌 정도로 빠르게 변화한다. 그러므로 달을 이용하여 시간을 측정하려는 유혹은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 p.67

술툰의 천문 계산이 석주 벽화로 그려진 시기는 고대 마야 말기로, 그 시대를 지배했던 몇몇 도시국가들이 마지막 붕괴 단계에 접어든 지 한참 지났을 때였다. 그들이 기록을 남긴 당시 상황과 함께 여기에 관련되는 장대한 시간 범위는 그들이 시간적 주기를 먼 미래로 투영하는 일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보여준다. 나아가 그들의 세계관이 현대인의 그것과 매우 달랐음을 넌지시 알려준다. 마야인들에게 롱 카운트는 단 한 번의 재앙을 향해 다가가는 종말의 초읽기가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며 반복되는 주기의 연장선이었다. 술툰 유적 발굴을 주도했던 보스턴대학교의 고고학자 윌리엄 사투르노가 시적으로 표현했듯이, 서구인들의 시선은 “언제나 종말을 향하지만, 마야인이 추구한 것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세상이었다. 그들의 사고방식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
--- p.115

튀코 브라헤와 드레스덴 고문서를 작성한 마야의 천문 사제들이 하고자 했던 일은 결국 똑같은 것이었다. 행성의 복잡한 운동을 알기 쉽게 정리하는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염두에 두고 있던 목표도 같았다. 튀코가 살던 시대에는 오늘날처럼 천문학과 점성술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았으므로 그의 모델은 예언적 목적도 함께 지니고 있었다. 행성의 위치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점성술의 정확도도 높일 수 있다. 즉, 별점을 보는 일은 튀코가 덴마크와 보헤미아의 궁정천문학자로서 해야 할 중요한 책무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튀코는 금성의 주기와 관련된 징조를 모아 기록했던 고대 마야의 사제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 p.209

올레 뢰머의 발견은 1500년대부터 1600년대 사이에 일어난 위대한 과학혁명 3가지를 한데 합치는 역할을 했다. 그중 2가지는 기술 혁명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철학적인 혁명이었다. 그가 목성의 위성을 관측할 수 있었던 데는 망원경의 발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이 틀림없다. 또 진자시계의 발달로 천체를 정확하게 관측하는 작업이 획기적으로 단순화되었다. … 이를 바탕으로 뢰머는 단 몇 분에 불과한 식 시기의 오차를 실제로 존재하는 물리적 효과로 확신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빛의 운동에 관한 우리의 인식은 중요한 도약을 이룩할 수 있었다.
--- p.236

마이어의 경도 측정용 달 주기표는 뉴턴이나 오일러 같은 수학천재들의 작업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달의 복잡한 궤도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물리 및 수학 공식을 개발한 사람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비록 뉴턴과 오일러가 그 방법의 바탕이 되는 원리를 확립한 것은 맞지만, 주기표를 현실화한 것은 마이어였다. 그는 다양한 섭동이 궤도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하고 평가하여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지 결정하고, 그 공식이 오랫동안 자세히 관측한 데이터와 맞는지 검토했다. 오일러와 클레로는 뉴턴의 물리학적 개념이 궤도를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마이어는 그 개념을 현실에 구현했다.
--- p.277

경도의 출발점은 합의에 따라 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였고, 이런 문제가 으레 그렇듯이 국가 간 자존심이라는 요소가 곧바로 개입했다. 이론적으로는 어디가 본초 자오선이 되든 상관없었겠지만, 실제로는 이미 존재하는 세계 수준 의 천문대가 운영권을 가져가기 위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 모든 정치적 문제가 그렇듯이 결론은 실용성을 근거로 내려졌다. 1883년은 대영제국의 위세가 정점에 올라 국제 무역을 장악하던 시기였다. 당시 전 세계 상선의 약 4분의 3이 사용하던 지도와 항해표는 영국에서 만든 것이었고, 거기에는 당연히 본초 자오선이 그리니치로 표시되어 있었다. 몇몇 다른 안이 있었지만 그렇게 많은 선박이 이용하는 기준을 바꾸는 데 드는 비용과 불편함은 결국 그리니치 외의 대안을 선택할 수 없는 요인이었다.
--- p.296~297

“내가 만약 정오에서 1시까지의 걸린 시간과 2시에서 3시까지의 시간이 같다고 말한다면, 이런 확언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이 질문의 해답이 이 책에서 사용한 정의에 비춰 자명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즉, 우리가 시계로 사용하는 어떤 시스템의 똑딱이는 횟수를 세어 서로 비교하면 된다. 그러나 그는 이런 설명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그 “똑딱임”이 언제 어디서나 똑같다는 가정이 필요한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 우리는 행성의 운동을 예측할 때뿐만 아니라 기계식 시계에 작용하는 섭동 현상을 이해하는 데도 뉴턴 법칙을 사용한다. 그러나 그 물리 법칙이 객관적이고 절대적으로 옳다는 보장은 없다. 물리학적 방법으로 시간 간격을 교정하는 바탕에는 물리학 법칙이 특정한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가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시계로 사용하는 시스템은 거기에 어떤 법칙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 p.314~315

출판사 리뷰

일출과 일몰의 측정에서 시계의 발명까지,
시간 측정의 과학과 함께 발전해온 인류 문명의 발자취


신석기 시대에 하·동지점을 표시한 구조물인 뉴그레인지 유적과 스톤헨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왔다. 그들은 태양의 움직임을 세심하고 끈질기게 관찰했고, 그 관찰을 바탕으로 미래에 다가올 세상의 모델을 만들었으며, 수 세기에 걸쳐 그 모델을 다듬고 공유했다. 그 모든 과학적 노력이 집약된 결과가 바로 장엄한 오늘날 거대한 유적으로 남아 있는 하·동지 표시 장치이며, 그것은 건설된 이후 다시 수 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다. 시간에 대한 인간의 이런 집착과 모든 과학적 활동은 결국 해시계와 물시계 같은 자연현상을 이용한 시계에서 기계식 시계를 거쳐 오늘날과 같은 원자시계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시간을 측정한다는 것은 곧 모든 시계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똑딱임’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똑딱임’이란 기계식 시계의 추가 흔들리면서 나는 소리를 포함해 시간의 흐름을 표시하고 이를 측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정기적이고 반복된 움직임을 의미한다. 매일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태양의 움직임이나 한 달을 주기로 차고 기울어지는 달의 움직임 또한 하나의 ‘똑딱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더 정확한 시계를 개발하기 위해 태양과 별들의 ‘똑딱임’을 집요하게 관찰했고, 구름 낀 날은 물론이고 밤에도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주변 일상의 똑딱임에 주목하여 흘러내리는 물과 모래, 진자의 움직임을 ‘똑딱임’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똑딱거리는 과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천문학과 수학은 물론이고 특히 물리학과 양자역학 분야에서의 혁명적인 발견들로 이어졌다.

이처럼 시간 측정의 역사는 변덕과 혼란이 가득했을 세상에 질서와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는 일인 동시에 더 정확하게 시간을 표시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과정이었다. 이렇게 발달한 기술은 유럽의 자본가들이 안정적인 원거리 수송망을 수립하고 유지함으로써 막대한 부와 정치 권력을 획득하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우리가 시간을 인식하는 방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시간 측정 장치를 구축하고 다듬는 과정은 지난 수천 년간 모든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인류가 시간에 매혹된 것은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알기 위함이었다!”
완벽한 역법을 위한 치열한 도전과 노력의 과정,
시간과 달력의 탄생과 발전에 관한 매혹적인 서사시


시간 측정의 역사에는 과학에 관한 내용만 담겨 있지 않다. 인류 사회에 오늘날과 같은 역법이 자리를 잡기까지 정치와 종교는 물론이고 철학과 관련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는 어디서나 한 해를 12개의 달로 구분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지만, 인류는 태양의 주기와 달의 주기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력, 태음력, 태음태양력이라는 다양한 역법을 발전시켰다. 달의 위상에 중점을 둔 이슬람력은 1년 중의 달과 계절의 오차가 매년 조금씩 벌어지는 단점이 있는 반면, 로마 제국의 공식 역법으로 채택된 율리우스력은 달력을 계절 변화와 동기화하여 중요한 계절별 축제가 돌아오는 날짜를 예측할 수 있게 했지만, 달의 위상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히브리력은 이 둘의 균형을 추구한 것으로, 각종 기념일은 항상 음력 주기의 해당 시점과 일치하지만 일반적인 계절과 맞추려면 때때로 한 달씩 추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처럼 태양과 달의 움직임 모두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 이 세 종류의 역법이 불편하게 공존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우리가 절대적인 기준으로 여기고 있는 시간이란 것이 사회적 구성물임을 보여준다. 지구와 달의 공전은 천문학적으로 실증된 사실이지만 역법은 인간의 발명품이며, 각 문화의 역법에는 그것을 발명해낸 사회의 이해와 우선순위가 녹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문화의 역법 체계는 천문 현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 사회의 신학과 농경, 정치적 타협 과정을 통해 발전해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로 태양력이나 태음력과는 완전히 다른 주기에 바탕을 세 가지 역법이 공존했던 마야의 역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마야 문명의 최전성기였던 서기 500년경에 그들이 운영했던 복잡한 역법 체계의 사회적 측면과, 고대 로마에서 제정된 율리우스력이 1,500년 이상 문제없이 운영되다가 1582년에 그레고리우스력으로 변경된 신학적 배경, 그리고 미국의 철도 시간이 확립된 과정과 현대의 시간대 체계를 낳은 정치적 협상 등의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기되는 철학적인 질문들이 곧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는 물론이고 시간과 공간의 속성에 대한 이해의 근본이 된다는 사실 또한 알려준다.

“1년 뒤, 10년 뒤가 정확히 언제인가?
나의 1초와 당신의 1초가 같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정확한 1초를 측정하기 위한 인류의 놀라운 시간여행!


이 책은 시간 측정의 역사는 결국 표준적인 똑딱임과 그것을 모델화한 수단이 오래도록 축적된 과정임이라고 말한다. 인류는 과학 지식이 발달과 함께 더욱 정밀하게 시간을 측정하는 수단을 새롭게 발견해왔다. 1870년대에 1초는 8만 6,400분의 1태양일로 정의되었다. 이것은 당시로서는 정확한 정의였으나, 지구의 자전 속도가 조금씩 느려짐에 따라 1초의 길이 또한 바뀔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과학자들은 더 정밀하게 1초를 정의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더욱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 시간의 기준을 계속 찾았고, 마침내 양자역학의 발전을 바탕으로 그 기준을 찾는 데 성공했다. 1967년 1초의 정의는 “세슘-133 원자의 에너지 바닥 상태의 두 초미세 준위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가 진동하는 주기의 91억 9,263만 1,770배에 해당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시간의 정의를 천천히 변화하는 지구의 움직임과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세슘 표준이 반드시 최종 정의는 아니다. 지금도 표준 시간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세슘 표준보다 수십, 수백 배 더 정확한 시계를 실험하고 있으며, 앞으로 세슘과 전혀 다른 원소가 발견되어 시간의 정의가 다시 바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자연계의 복잡한 패턴에 질서를 부여하여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필요에서 시작된 더 정밀한 시계를 향한 멈추지 않는 갈망은 수천 년에 걸친 혁신의 원동력이 되었다. 뉴그레인지의 건축가들이 몇 톤에 이르는 바위를 쌓아 올려 동지점을 표시했고, 마야의 제사장들은 금성의 신출을 끈질기게 추적했으며, 케플러는 화성의 궤도를 정확하게 그려냈고, 그 밖의 수많은 천문가들은 수천 년에 걸쳐 그들의 관측을 정교하게 다듬어왔다. 이 책은 ‘시간’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이해하고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인류의 위대한 여정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는 시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추천평

시간의 측정은 과학이지만 시간의 약속은 사회적 합의의 결과이다. 이 책은 인류가 시간을 재기 위해 이용한 ‘똑딱임’의 발견과 합의의 역사를 담고 있다. 5천 년 전 해그림자로 계절과 시간을 가늠하던 때부터 중력과 시공간이 서로 맞물려 있음을 알게 된 20세기까지 오늘날의 1초에 대한 합의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인류가 걸어온 긴 여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감수의 글’ 중에서)
물리에서 시간이란 여전히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개념이다. 하지만 시간을 정의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세상을 기술하기 위한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정확한 시간 측정이 가능하게 된 것은 인류의 수천 년에 걸친 노력의 결과였다. 이 책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시간 측정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라는 개념에 더 익숙하게 될 것이다.
- 궤도 (『과학이 필요한 시간』, 『궤도의 과학 허세』 저자)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인류의 역사는 곧 과학 발전의 역사이자 고전 물리학과 상대성 이론이 등장하게 된 원동력이었다. 이 책은 태양과 달의 주기에서 원자 측정까지, 시간 측정의 본질을 설명하며 우리 삶을 결정하는 몇 초, 며칠, 몇 년이 탄생하기까지의 연대기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 폴 하펀 (『창조의 빛』 저자)
스톤헨지와 마야 문명의 역법에서 모래시계와 손목시계의 발명까지, 환상적인 솜씨로 행성에서 양자역학에 이르는 물리학의 세계를 아름답고 분명하게 설명한다. 놀라운 시간 측정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주의 문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케일럽 샤프 (『정보의 향상』 저자)
인류가 이루어낸 가장 위대한 일 중의 하나는 시간을 자르고 나누어서 가장 짧게 단위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오늘날의 정밀한 시계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믿을 수 없는 모험이었다. 과학과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망설임 없이 이 책을 펼쳐라.
- 댄 포크 (과학저널리스트, 작가)
시간 측정의 놀라운 역사는 곧 인류의 천재성이 승리한 이야기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넋을 잃고 빠져들게 되는 이 책은 정밀한 시간 측정을 위해 분투해온 흥미진진한 인류의 역사로 우리를 초대한다.
- 션 캐롤 (『다세계』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