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서양사 이해 (독서>책소개)/1.로마제국사

10×10 로마사 (2023) - 천년의 제국을 결정한 10가지 역사 속 100장면

동방박사님 2024. 2. 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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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모든 문명의 호수’로 통하는 로마의 역사를 영웅, 여성, 건축 등 10가지 주제로 나누고, 각 주제 안에서 다시 10가지 핵심 장면을 추려 한눈에 볼 수 있게 소개한다. 위대한 황제부터 비천한 노예까지, 찬란한 영광부터 비참한 나락의 순간까지 문명의 흥망성쇠를 압축하여 담아내면서도, 그들의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재미, 성찰까지 서술한다. 로마가 제국의 신화로 남게 된 비밀을 알고 싶다면,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할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로마사를 ‘10×10’으로 읽는다고?
로마사 100장면의 연대표
최전성기 로마제국의 지도

1부 로마의 영웅

1-1. 로물루스: 일곱 개 언덕에 터를 잡다
1-2. 브루투스: 공화정을 세우다
1-3. 킨키나투스: 권력을 내려놓고 전설이 되다
1-4. 스키피오: 한니발을 쓰러트리다
1-5. 카토: 보수의 모범을 보이다
1-6. 그라쿠스 형제: 개혁을 위해 싸우다 희생되다
1-7. 마리우스: 군벌의 시대를 열다
1-8. 카이사르: 로마의 일인자가 되다
1-9. 아에티우스: 제국의 황혼을 장식하다
1-10. 벨리사리우스: 전쟁에서 이기고 정치에서 지다

2부 로마의 황제

2-1. 아우구스투스: 대리석의 로마를 세우다
2-2. 칼리굴라: 파충류로 불린 남자, 신이 되려 하다
2-3. 네로: 제국 최고의 광대를 꿈꾸다
2-4. 베스파시아누스: 평범함으로 비범한 황제가 되다
2-5. 트라야누스: 최고, 최대, 최상에 이르다
2-6. 하드리아누스: 제국의 안정을 위해 헌신하다
2-7. 아우렐리우스: 현실의 철인왕이 되다
2-8. 콘스탄티누스: 제국을 거듭나게 하다
2-9. 유스티니아누스: 현군이자 폭군으로 군림하다
2-10. 바실리우스 2세: 전쟁을 위해 살다

3부 로마의 여성

3-1. 헤르실리아: 남성 권력의 희생자, 평화를 이끌다
3-2. 루크레티아: 남성 권력의 희생자, 나라를 바꾸다
3-3. 코르넬리아: 위대한 어머니의 상징이 되다
3-4. 리비아: 정숙한 국모이자 권력의 막후로 살다
3-5. 아그리피나: 정변과 추문의 중심에 서다
3-6. 메살리나: 욕망의 신화가 되다
3-7. 헬레나: 기독교 제국을 키워내다
3-8. 타이스: 창녀이자 성녀로서 전설로 남다
3-9. 테오도라: 배우에서 황후로, ‘공동황제’가 되다
3-10. 테오파노: 동로마 최고의 악녀로 남다

4부 로마의 건축

4-1. 아피아 가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4-2. 퐁뒤가르: 제국 통합의 상징이 되다
4-3. 콜로세움: 로마 시민을 즐겁게 하라!
4-4. 알칸타라 다리: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다리
4-5. 하드리아누스 방벽: 로마, 여기서 발을 멈추다
4-6. 판테온: 제국의 신들을 한 지붕 아래 두다
4-7. 카라칼라 욕장: 로마의 휴일은 목욕탕에서
4-8.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영광과 쇠퇴를 동시에 기념하다
4-9. 테오도시우스 성벽: 천 년 동안 불패의 신화를 쓰다
4-10. 아야소피아: 솔로몬의 성전을 능가하다

5부 로마의 전쟁

5-1. 삼니움 전쟁: 이탈리아의 패자로 올라서다
5-2. 포에니 전쟁: 지중해의 패자로 올라서다
5-3. 로마 내전: 영웅들의 격돌, 공화국의 몰락
5-4. 미트리다테스 전쟁: 중동의 절반을 차지하다
5-5. 스파르타쿠스 반란: 세계의 중심에서 인간임을 외치다
5-6. 갈리아 전쟁: 카이사르의 영광, 서유럽의 확장
5-7. 유대 전쟁: 예루살렘의 파괴, 헤브라이즘의 시작
5-8. 로마-이란 전쟁: 서양과 동양, 문명이 충돌하다
5-9. 동로마-아랍 전쟁: ‘신의 이름으로’ 공격해온 전사들
5-10. 동로마-튀르크 전쟁: 로마, 마침내 멸망하다

6부 로마의 기술

6-1. 아치: 피라미드에도, 파르테논에도, 앙코르와트에도 없는 것
6-2. 시멘트: 고대 로마에도 아파트촌이 있었다
6-3. 수리공학: 물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문명이다
6-4. 야금술: 놋쇠 화폐에서 주철까지
6-5. 유리 가공: 보석을 만들어내는 연금술
6-6. 수확기기: 산업혁명 이전까지 사용된 농경기술
6-7. 임상 의학: 전쟁터에서 가정까지 활약한 의사들
6-8. 치과 기공: 보형물에서 임플란트까지
6-9. 모자이크: 실용주의적 시각예술
6-10. 그리스인의 불: 동로마를 지킨 첨단무기

7부 로마의 책

7-1. 건축론: 로마 과학과 기술문명의 구조
7-2. 의무론: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만 살지 않는다
7-3. 아이네이스: 라틴의 일리어드-오디세이
7-4. 로마사: 영원한 도시가 나아온 길
7-5. 사랑의 기술: 사랑과 성에 대한 불멸의 조언들
7-6. 신약성서: 세계종교를 탄생시킨 편지글들
7-7. 박물지: 세상의 모든 지식
7-8. 게르마니아: 로마의 저편, 로마의 거울
7-9. 영웅전: 그리스-로마를 이끌어간 사람들에 대하여
7-10. 명상록: 세계 최고 권력자의 고독한 명상

8부 로마의 신

8-1. 유피테르: 하늘의 지배자
8-2. 마르스: 로마의 수호자
8-3. 베누스: 세상의 주인
8-4. 바쿠스: 오늘을 즐겨라
8-5. 베스타: 영원한 순수
8-6. 야누스: 시작과 끝
8-7. 포르투나: 운명의 수레바퀴
8-8. 플로라: 기쁜 우리 젊은 날
8-9. 이시스: 베일의 성모
8-10. 게니우스: 나의 작은 수호신

9부 로마의 제도

9-1. 콘술: 나는 인간일 뿐이지만
9-2. 세나투스와 코미티아: 우리가 진짜 로마다
9-3. 트리부누스와 켄소르: 정의를 위해 부릅뜬 눈
9-4. 폰티펙스 막시무스: 대제사장에서 교황까지
9-5. 임페라토르: 최고사령관에서 황제로
9-6. 프로콘술: 제국의 변방에서
9-7. 노멘: 개인의 이름에서 가문들의 정치까지
9-8. 레기온: 로마 군단, 새벽부터 황혼까지
9-9. 세르부스: 인간의 조건
9-10. 루파: 밤의 늑대들

10부 로마의 유산

10-1. 로마자: 알파벳의 정립
10-2. 라틴어: 호모 사피엔스
10-3. 로마법: 모든 길은 법으로 통한다
10-4. 기독교회: 하늘의 로마를 우러러
10-5. 공화정: 사람과 법의 구조물
10-6. 태양력 체계: 야누스에서 아우구스투스까지
10-7. 대중오락: 콜로세움에서 만나요
10-8. 병원: 기독교적 박애와 제국적 위민
10-9. 경매: 더 쓰실 분 없습니까?
10-10. 빵, 와인, 포크와 나이프: 나날의 주식에서 특별한 연회까지

저자 소개 

저 : 함규진
 
지금도 수없이 발굴되고 새로이 해석되는 방대한 역사의 세계를 우리 삶에 와 닿는 언어로 맛깔스럽게 전하는 역사저술가. 지식으로서의 역사를 넘어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무궁무진한 탐구 주제를 가지고 방송, 집필, 온라인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정약용의 정치사상을 주제로 정치외교...

책 속으로

1부 로마의 영웅
1-1. 로물루스: 일곱 개 언덕에 터를 잡다
어찌 보면 아이러니하다. 그는 간통으로 태어났고, 창녀에게 길러졌으며, 친형제를 죽이고, 집단 성폭행을 주도했다. 이러한 사람이 왕으로 군림하고 신으로 추앙받아도 되는 걸까? 한편으로 그는 싸움꾼만이 아니었고, 어중이떠중이를 용사와 시민으로 거듭나게 하는 탁월한 지도자였다. 또한 사람들이 자신의 카리스마에만 의존하지 않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동의 이익에 눈을 돌리도록 하는 제도를 창설했다. 그가 보여준 개방성, 정교하고 실용적인 법의 정신, 그리고 무력이 결국 답이라는 태도는 고대 로마 내내 이어져오다 로마가 지중해를 호수로 삼으며 서양 문명의 호수가 되도록 했다. 어쩌면 건국 군주를 신성시하면서도 인간적 오점을 기록에서 삭제하지 않고, 용서하지도 않는(기록상 오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단군, 동명성왕, 박혁거세 등과 비교해보라) 로마인들의 자세가 로물루스가 세운 나라를 그토록 오래 유지하며 융성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 p.53~54

2부 로마의 황제
2-3. 네로: 제국 최고의 광대를 꿈꾸다
네로가 즉위한 때는 로마가 ‘황제란 대체 무엇인가’를 고민할 때였다. 역대 황제들은 각각의 개성으로 답을 했다. 아우구스투스는 각종 제도의 창시자였고, 티베리우스는 냉혹한 관리자였으며, 칼리굴라는 독재자였다. 그리고 개성이 불충분한 클라우디우스를 거쳐 네로에게 5대 황제의 지위가 돌아왔을 때, 그는 “세계 최고의 연예인, 모든 로마인을 하나로 묶는 상징”이라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로마 황제를 연출해 보였다. 다수 백성에게 인기를 얻는 정치를 하고, 무력보다는 매력으로 권위를 유지했던 것이다. 포악한 싸움꾼보다는 인심 좋은 광대가 그나마 나은 지배자가 아니겠는가? 그가 귀족들, 지식인들, 그리고 기독교인들에게 특별히 밉보이지 않았더라면 그토록 심한 오명의 주인공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p.133

3부 로마의 여성
3-3. 코르넬리아: 위대한 어머니의 상징이 되다
코르넬리아는 영웅의 딸이고 영웅의 어머니였다. 그러나 그들 때문에 그녀의 진짜 인생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 아버지의 ‘감사 선물’이 되어 삼촌뻘 아저씨와 결혼하고, 남편의 뒷바라지로 청춘을 다 보냈으며, 남편이 죽은 뒤에는 오직 아들들을 위해 산 셈이다. 그녀가 걸어간 ‘삼종지도’는 과연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던 길이었을까? 당시로서는 여성이 세상에서 빛을 낼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었고, 현모양처는 그 유일한 방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그녀는 사실 다른 방법도 썼다. 공부와 교육이 그것이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는 그녀를 ‘위대한 어머니’라기보다 ‘문예와 교육에 재능을 발휘한 고대의 여성 지식인’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 p.194

4부 로마의 건축
4-10. 아야소피아: 솔로몬의 성전을 능가하다
537년, 프로코피우스와 함께 낙성식에 참석한 유스티니아누스는 자신의 의도와 상상을 훨씬 뛰어넘어 완공된 성당의 장관에 감격해 두 팔을 들고 소리쳤다.
“솔로몬이여, 내가 그대를 이겼도다!”
《성서》 에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고 묘사된 솔로몬의 예루살렘 성전. 그것이 파괴된 뒤 전력을 다해 웅장하고 화려하게 재건해낸 헤롯의 성전. 그 성전마저 파괴한 로마의 황제. 그 황제의 계승자인 자신이 헤롯의 성전보다도 솔로몬의 성전보다도 더 아름다운 성전을 지었다는, 득의와 감개무량에 젖은 외침이었다. 그가 의식했는지는 몰라도, 그것은 하드리아누스의 판테온을 이긴 것이기도 했다. 크고 육중한 돔 천장이 갖는 숭고함에 꼭대기 중앙의 오쿨루스 하나로 신비함을 더하는 판테온에 비해, 아야소피아의 천장은 더 크고 더 높으며, 더 많고 더 다채로운 햇빛으로, 위를 올려다보는 모든 사람의 숨을 일순 멎게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성당 가운데 빛의 효과를 이만큼이나 감동적으로 구현해내는 건물은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정도 외에는 달리 없다.
--- p.286~287

5부 로마의 전쟁
5-5. 스파르타쿠스 반란: 세계의 중심에서 인간임을 외치다
어떻게 “인간 이하인” 노예들의 군대가 세계 최강의 로마군을 연거푸 쓰러뜨릴 수 있었을까? 당시 로마군의 정예?주력이 이탈리아 밖에 있었음이 큰 영향을 미쳤다. 폼페이우스는 세르토리우스의 반란을 진압하느라 에스파냐에 가 있었고, 동쪽에서는 루쿨루스가 미트리다테스 전쟁을 수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쌓이고 쌓인 원한과 울분, 노예로 살기보다 전사로서 죽겠다는 결의, 그런 정신에 불타고 있던 이 노예군단이 발휘했던 필사의 용맹, 그 용맹을 제대로 떨칠 수 있게 도와준 스파르타쿠스의 전술과 지도력, 이것을 주된 원인으로 보아도 무리는 없으리라.
--- p.324

6부 로마의 기술
6-2. 시멘트: 고대 로마에도 아파트촌이 있었다
문제점은 많았다. 부실 자재를 써서 건물에 금이 가거나 붕괴할 우려가 있었고, 화재가 나면 고층 주민은 피할 길이 없었다(그래서 아예 집안에서 조리를 하지 않고, 음식을 사먹는 게 보통이었다). 냉난방 시설도 따로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1층까지만 수도관이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시거나 세탁할 물은 1층까지 내려가서 길어 와야 했고, 오물은 모아 두었다가 1층까지 가지고 내려와 버려야 했다. 그 더러움과 번거로움을 참을 수 없으면, 몰래 창문으로 쏟아버렸다! 따라서 밤에 아파트 주변을 걸어 다니는 일은 위험천만했다. 로마의 기술력이라면 고층부터 물을 대고 각 층에 두루 내려가도록 설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빈민들에게 굳이 그런 수고를 들일 의무는 없었다.
--- p.375

7부 로마의 책
7-5. 사랑의 기술: 사랑과 성에 대한 불멸의 조언들
‘이렇게 쾌락 지향적이고, 남성 우월적이고, 요즘 기준에는(당시 기준에도?) 범죄가 될 일을 버젓이 권하고 있는 책을 왜 우리가 아직도 읽어야 하는가?’ 이런 질문이 나올 법하다. 그것은 첫째, 잘 들여다보면 이 책에 로마인의 사고방식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실용주의자인 데다 현세주의자이자 매사를 전쟁의 구도로 바라보는 로마인들. 사랑의 경우에도 멋진 상대를 만날 법한 곳을 찾고(지형을 살피고), 상대가 특히 좋아하는 점을 찾아내 마음에 들도록 하고(적의 약점을 찾아내 집중 공략하고), 나이가 들어 상대를 성적으로 만족시키기 어려우면 교양과 다정함으로 붙잡아두고(병력의 열세를 아군의 강점으로 상쇄시키고), 돌격할 때와 후퇴할 때를 잘 구별하고…. 오비디우스의 연애란 곧 전쟁이다.
--- p.220

8부 로마의 신
8-6. 야누스: 시작과 끝
그리스에서는 카오스에 불과했던 존재가 로마에서는 야누스로서 모든 시작과 끝의 주재자가 된다! 그것은 도시국가의 좁은 틀에 갇혀 있던 서양 문명이 로마의 칼에 의해 멀리까지 두루두루 길을 내었다는, 그 길을 따라 로마의 법과 그리스의 철학을 비롯한 문명이 온 세계에 퍼짐으로써 인류가 영광스러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맞이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야누스야말로 ‘팍스 로마나’의 상징이었고, 많은 이들은 그 평화가 영원하기를 빌었다.
--- p.499

9부 로마의 제도
9-2. 세나투스와 코미티아: 우리가 진짜 로마다
로마 민회의 중심이 쿠리아, 켄투리아, 트리부스로 옮아가는 과정은 ‘백성이란 누구이며,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중심으로 고대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김씨네, 이씨네 식으로 혈통에 따른 부족끼리의 정체성 구별만 중요했다. 그러다가 사회가 발전하며 하나의 공동체 내에서 혈족보다 재산 소유에 따른 정체성이 더 뚜렷해지게 되자, ‘우리 부자들은 세금도 많이 내고 군 복무도 많이 하는데, 빈곤층과 동등한 권력을 누리는 일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따라 재산에 따른 국민의 차등적 체계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사회가 더 커지고,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빈자가 대립하는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우리 가난뱅이들은 뭐냐? 시민이냐 노예냐?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자!’는 목소리에 따라 민회는 곧 평민회를 의미하게 된 것이다.
--- p.528~529

10부 로마의 유산
10-7. 대중오락: 콜로세움에서 만나요
국가가 ‘빵만 먹고 살 수 없는’ 개인에게 스트레스를 풀 수단도 공짜로 제공했음은 매우 특별하다. 동아시아나 중동의 왕국들에서는 국가가 백성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념을 실천하는 경우가 있었다. 체계적이지는 않았지만, 빈민에 대한 국가 차원의 구휼도 있었다. 그러나 대중 오락을 국가가 운영해야 할 기본 사업의 하나로 여겼던 전근대 문명은 로마밖에 없다. 그것이 시민들의 정치의식을 떨어트린다고 하나, 한편 많은 사람이 한데 모이고 이야기하다 보면 오히려 정치의식이 높아지고 공론장이 형성될 수도 있었다.
--- p.616

출판사 리뷰

“로마는 어떻게 영원한 제국이 되었는가?”
인류 문명의 모든 주제를 아우르는 최초의 구성
분야별로 단숨에 꿰는 거의 모든 로마의 역사

“모든 역사는 로마로 흘렀고, 로마에서 나왔다”
현대에도 영향을 미치는 로마인들의 생각과 자취


역사에서 “영원한 제국은 없다”는 교훈은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의 모든 패권 국가는 그 위세가 절정에 올랐다가도 어느 순간 급격하게 사그라지거나 끝내는 패망한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유산은 여러 형태로 전수되어 오늘날 우리에게도 그 위용을 자랑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진나라의 진시황릉,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등 고대 제국의 대표적인 유적들은 현대인들에게도 ‘불가사의’로 꼽힐 만큼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그런데 이러한 고대의 유산들은 무소불위한 권력자가 자신의 위엄을 대대로 뽐내기 위해 지은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실용성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이해가 되지 않는 면이 있다. 그러나 로마제국은 달랐다. 앞서 예를 든 유적들처럼 로마 역시 퐁뒤가르나 콜로세움, 카라칼라 욕장(목욕탕) 등 빼어난 기술력을 갖춘 압도적인 건축물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한줌의 권력자를 위한 것이 아닌, 철저하게 자국 시민의 편리와 혜택을 위한 문화유산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영원한 제국은 없다”는 역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역사가들이 로마를 ‘불멸의 제국’이라 부르는 것은, ‘누구나 문명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그들의 실용적인 정신과 문화가 오늘날 우리의 생각과 삶을 형성했고 지금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10가지 주제, 10가지 장면, 70여 도판으로 꿰는 로마사”
인류 문명의 모든 주제를 아우르는 최초의 역사서


‘모든 문명의 호수’이자 현대의 기원으로 꼽히는 로마제국. 그 역사를 다루는 수많은 책이 나왔음에도, 2천 년에 달하는 방대한 흐름을 제대로 알기란 쉽지 않다. 『10×10 로마사』시간 순서대로 사건을 배치한 그간의 통사 책들이 하지 못했던 새로운 구성을 선보인다. 바로 인류 문명의 핵심을 이루는 10가지 주제를 선정하고, 각각의 주제 안에 10가지 꼭지들을 배치하여 총 100장면으로 로마사를 구성한 것이다. 즉 로마의 주요 역사를 1번부터 100번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2차원으로 늘어놓지 않고, 10개의 장면으로 완결되는 10가지 주제들을 다시 연결해 3차원의 세계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그 분야와 주제에서 로마사의 핵심을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고, 다 읽고 나면 로마사 2천 년의 체계가 단박에 그려진다는 강점이 있다.

각 꼭지 분량은 5~6페이지 정도로 일정하게 구성되어 있고, 꼭지마다 도판 자료들이 한두 가지씩 배치되어 있어 보다 선명한 이해를 돕는다. 각 꼭지의 내용에서 다른 꼭지와 연결되는 개념이나 인물이 있다면 그 옆에 해당 꼭지의 번호를 매겨서, 마치 링크를 타고 넘어가듯 해당 챕터를 펼칠 수 있게 안내한다. 책의 앞쪽에는 로마사의 결정적 순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컬러 도판을 모아 넣고, 100가지 장면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 연대표와 지도를 넣어서 독자들이 시각화된 데이터로도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로마의 영웅, 황제, 여성:
역사상 가장 극적인 인물들의 영광과 좌절


로마라는 거대한 체제를 만든 사람들은 과연 누구였을까? 사실 몇 사람의 뛰어난 업적만으로 역사의 모든 것을 설명하기란 어불성설일 것이다. 하지만 그토록 위대한 인물이 없었다면 우리가 아는 로마가 과연 존재할 수 있었을까? 이들이 남긴 치적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실수, 인간성의 측면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 책은 로마라는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고 정치의 전면에 나섰던 영웅과 황제, 그리고 여성들의 전모를 살핀다. 최초로 공화정을 세운 브루투스와 기득권의 혁파를 꾀한 그라쿠스 형제, 로마를 제국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 일인자 카이사르 등 역사의 극적인 반전을 꾀한 정치 영웅들을 비롯하여, 절대권력의 길을 닦은 아우구스투스, 서민을 위한 정치를 펼쳐 보인 베스파시아누스, 위대한 철학자로 남은 아우렐리우스 등 전혀 다른 통치 스타일을 선보인 황제들의 면면을 소개한다. 그리고 남성 권력층의 폭력 속에서도 나라의 기치와 방향성을 제시한 헤르실리아와 루크레티아, 자유로운 욕망의 대명사 메살리나, 여배우에서 공동황제의 지위로까지 오른 테오도라 등 권력의 주변과 중심에서 명성을 떨쳤던 여성들도 소개한다. 이 모든 인물들의 업적뿐만 아니라 됨됨이, 그리고 그들이 남긴 다양한 이야기와 구설수까지 살피며 이 책은 로마를 만든 것은 신화가 아니라 인간임을 보여준다.

▶로마의 건축, 전쟁, 기술, 제도:
로마를 세계의 패권으로 만든 문명의 축


세계에 위용을 떨치는 제국이 되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건축’ 외에도 ‘전쟁’이 요구된다. 여러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하려면 힘을 비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물자와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 전쟁의 자원인 시민들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삶을 돌보고 관리하기 위한 ‘제도’의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은 현대에도 ‘제국의 조건’으로 반드시 요구되는 이 4가지 축을 로마사 속에서 상세하게 살핀다. 아피아 가도나 하드리아누스 방벽 등 성장과 번영의 역사를 간직한 것들뿐 아니라 테오도시우스 성벽 등 위기의 순간을 지켜낸 건축물을 소개하고, 그러한 건축에 쓰인 아치구조와 시멘트, 수리공학을 포함해 로마인들의 실생활에서 활용됐던 유리 공예나 임상 의학 등 뛰어난 기술에 대해 알려준다. 또한 도시국가였던 로마를 지켜낸 삼니움 전쟁부터 제국의 영토를 넓힌 갈리아 전쟁과 유대 전쟁, 서양과 동양의 충돌을 방불케 한 로마-이란 전쟁과 로마의 멸망을 부른 동로마-튀르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제국의 판도가 어떻게 뒤바뀌었는지를 실감나게 설명한다. 아울러 귀족과 군인, 평민, 노예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을 낳고 또 그들 간 대화와 타협을 유도한 로마의 여러 제도를 살피며 오늘날 우리 사회와 정치, 의회와는 어떤 점에서 같고 다른지 면밀하게 알려준다.

▶로마의 책, 신, 문화유산:
오늘까지 이어지는 로마인의 실용과 합리의 정신


로마는 단지 물질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정신적?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전 세계에 강력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그들이 추구했던 실용과 합리, 타협과 유희의 정신은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도 중요한 가치로 꼽힌다.

이 책은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로마의 책과 그들이 믿었던 신,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유산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주목해야 할 로마인의 정신이란 무엇인지 살핀다. 방대하고 체계적인 지식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는 『건축론』, 『로마사』, 『박물지』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자기계발서나 실용서로도 읽히는 『사랑의 기술』과 『영웅전』 등을 소개하고, 그리스의 신들과 차별화되는 로마만의 특별한 신으로서 군신 마르스, 두 얼굴의 야누스, 순수의 상징이자 후에 기독교 수녀로 변모하는 베스타, 일상의 작은 수호신 게니우스 등을 다룬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문자인 알파벳을 정립한 로마자, 현대적인 법과 정치의 체계를 예비한 로마법과 공화정, 전 세계적 종교가 된 로마의 기독교, 현대의 화려한 공연 문화를 예고한 콜로세움과 서커스 등 그들의 생활과 문화적 자산이 어떻게 오늘의 현대인을 만들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단숨에 읽힌다”
깊이와 넓이, 재미를 갖춘 역사 서술의 새로운 경지


저자 함규진은 〈썰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역사를 쉽게 풀어낸 강연자로 이름을 알렸지만, 고대사와 현대사를 막론하고 당시의 문제가 오늘의 생생한 이슈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재미있게 풀어낸 역사저술가로서도 유명하다. 로마인들의 위대함뿐만 아니라 그들의 그늘진 면까지 압축하여 소개하면서도, 그들의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재미, 성찰까지 써내려가는 저자의 일목요연한 글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깊이와 넓이를 갖춘 역사 서술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모든 역사와 문명의 토대를 이루는 제국의 비밀을 단숨에 알고 싶다면,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