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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식민지대학으로서의 경성제국대학에서 영위하는 동양학 연구란 무엇인가? 제국 일본은 사회과학의 3분과 학문이 탐구할 수 있는 ‘문명지역’이지만, 야만의 식민지에서는 동양학이나 인류학만이 성립할 수 있을 뿐 사회과학의 3분과학문은 성립 불가능한 것은 아닌가? 과연 그렇다면, 즉 식민지 경성제국대학의 법문학부에 설치된 학과들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 것인가? 또 조선학이나 중국학이라는 이름으로 추구되는 동양학은 과연 무엇인가? 조선이나 중국과 일본은 전혀 무관한 대상인가? 제국 일본과 식민지 조선은 과연 어떤 관련을 가지는 것인가?
경성제국대학에 법문학부가 설립되면서, 조선에서의 근대학문은 조선학이라는 이름으로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제도화되기 시작한 조선학은 경성제국대학 주변에서 형성되고 있던 ‘학계’라는 이름의 장(場)을 중심으로 흥성하였다. 하지만 조선학은 동양학이라는 이름으로 제국대학에서 출발하여 제도화한 것이 아니던가? 이런 딜레마를 제쳐두고 한국의 근대학문은 운위될 수 없다. 이제 경성제국대학, 동양학, 조선학이라는 대상을 직시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소박하게나마 이를 감히 시작해보는 것이었다.
경성제국대학에 법문학부가 설립되면서, 조선에서의 근대학문은 조선학이라는 이름으로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제도화되기 시작한 조선학은 경성제국대학 주변에서 형성되고 있던 ‘학계’라는 이름의 장(場)을 중심으로 흥성하였다. 하지만 조선학은 동양학이라는 이름으로 제국대학에서 출발하여 제도화한 것이 아니던가? 이런 딜레마를 제쳐두고 한국의 근대학문은 운위될 수 없다. 이제 경성제국대학, 동양학, 조선학이라는 대상을 직시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소박하게나마 이를 감히 시작해보는 것이었다.
목차
책머리에
1부_ ‘제국대학’과 동아시아
한국 근대 고등교육의 기원과 ‘식민지대학 체제’의 형성 _윤해동
Ⅰ. 머리말
Ⅱ. 식민지대학의 두 기원
Ⅲ. 제국대학의 이식과 굴절 : 식민지대학 체제의 형성
Ⅳ. ‘대안적 고등교육’의 활성화
Ⅵ. 맺음말
육당 최남선의 만주행과 만주국 ‘건국대학’의 실험 _정준영
Ⅰ. 들어가며 : 만주국의 육당
Ⅱ. 건국대학의 설립과 민족협화의 신화
Ⅲ. 건국대학이라는 실험의 겉과 속
Ⅳ. 나가며 : 육당과 만주건국대
2부_ 동양학으로서의 철학과 문학
다이쇼 교양주의와 경성제국대학 ‘철학, 철학사 제1’강좌: 아베 요시시게(安倍能成)를 중심으로 _허지향
Ⅰ. 들어가며
Ⅱ. 생애와 특정 부분의 소극적인 기술
Ⅲ. 아베의 학문적 배경과 연구 성과 : 경성제대 부임 이전까지
Ⅳ. ‘인생철학’으로 식민지 조선 살아가기
Ⅴ. 끝맺기
김태준 초기이력의 재구성과 ‘조선학’의 새로운 맥락들 _이용범
Ⅰ. 서론
Ⅱ. 경성제대 재학기(在學期)와 두 번째 북경행
Ⅲ. 동아시아 근대학술 교류의 일지맥(一支脈)
Ⅳ. 조선어문학회와 경성제대 지나문학과의 중첩
Ⅴ. ‘조선학’의 기저로서 민족의식
Ⅵ. 결론
3부_ 조선사 연구와 동양학
식민지기 일본인 연구자들의 한국사에 대한 통사적 접근
쓰에마스, 이나바, 나카무라의 시도를 중심으로 _정상우
Ⅰ. 서언
Ⅱ. 대륙 침략과 새로운 조망의 필요 : 역사의 정리
Ⅲ. 식민주의 역사학의 상수 : 종속과 혼란의 역사
Ⅳ. 새로운 양상들 : 정체를 보여주는 새로운 소재들과 동북아시아에 대한 조망
Ⅴ. 결어
쓰에마스 야스카즈(末松保和, 1904~1992)의 학술사와 식민주의 역사학: 그 반사경인 한국사 학계에서의 엇박자의 원인을 찾아서 _신주백
Ⅰ. 문제제기 : 식민주의 역사학을 보는 눈과 태도
Ⅱ. 식민지 조선, 식민주의 역사학의 최전선에서
Ⅲ. 전후 일본에서 더욱 확장된 연구와 내재된 제국의식
Ⅳ. 식민주의 역사학을 바라보는 두 측면 : 실증, 존재와 태도
4부_ 법학 연구와 경성제대
식민지 조선에서 법학의 위상과 경성제국대학 _장신
Ⅰ. 머리말
Ⅱ. 전문학교에서 법학교육의 목표와 실상
Ⅲ. 고등시험과 법학 교육
Ⅳ. 법학 연구의 두 축
Ⅴ. 맺음말
통제경제 속의 주식회사법: 경성제대 니시하라 간이치의 상법학이 처한 딜레마 _조정우
Ⅰ. 들어가며 : 식민지의 상법-회사법
Ⅱ. 이법지역(異法地域)으로서의 식민지
Ⅲ. 경성제국대학의 상법 강좌와 회사법
Ⅳ. 자유주의 상법 이론의 체계화 : 주식회사의 법적 규제 문제
Ⅴ. 국가와 시장의 교착 : 통제경제의 발흥과 주식회사법
Ⅵ. 나오며 : 감춰진 식민지 경험과 송환
찾아보기
1부_ ‘제국대학’과 동아시아
한국 근대 고등교육의 기원과 ‘식민지대학 체제’의 형성 _윤해동
Ⅰ. 머리말
Ⅱ. 식민지대학의 두 기원
Ⅲ. 제국대학의 이식과 굴절 : 식민지대학 체제의 형성
Ⅳ. ‘대안적 고등교육’의 활성화
Ⅵ. 맺음말
육당 최남선의 만주행과 만주국 ‘건국대학’의 실험 _정준영
Ⅰ. 들어가며 : 만주국의 육당
Ⅱ. 건국대학의 설립과 민족협화의 신화
Ⅲ. 건국대학이라는 실험의 겉과 속
Ⅳ. 나가며 : 육당과 만주건국대
2부_ 동양학으로서의 철학과 문학
다이쇼 교양주의와 경성제국대학 ‘철학, 철학사 제1’강좌: 아베 요시시게(安倍能成)를 중심으로 _허지향
Ⅰ. 들어가며
Ⅱ. 생애와 특정 부분의 소극적인 기술
Ⅲ. 아베의 학문적 배경과 연구 성과 : 경성제대 부임 이전까지
Ⅳ. ‘인생철학’으로 식민지 조선 살아가기
Ⅴ. 끝맺기
김태준 초기이력의 재구성과 ‘조선학’의 새로운 맥락들 _이용범
Ⅰ. 서론
Ⅱ. 경성제대 재학기(在學期)와 두 번째 북경행
Ⅲ. 동아시아 근대학술 교류의 일지맥(一支脈)
Ⅳ. 조선어문학회와 경성제대 지나문학과의 중첩
Ⅴ. ‘조선학’의 기저로서 민족의식
Ⅵ. 결론
3부_ 조선사 연구와 동양학
식민지기 일본인 연구자들의 한국사에 대한 통사적 접근
쓰에마스, 이나바, 나카무라의 시도를 중심으로 _정상우
Ⅰ. 서언
Ⅱ. 대륙 침략과 새로운 조망의 필요 : 역사의 정리
Ⅲ. 식민주의 역사학의 상수 : 종속과 혼란의 역사
Ⅳ. 새로운 양상들 : 정체를 보여주는 새로운 소재들과 동북아시아에 대한 조망
Ⅴ. 결어
쓰에마스 야스카즈(末松保和, 1904~1992)의 학술사와 식민주의 역사학: 그 반사경인 한국사 학계에서의 엇박자의 원인을 찾아서 _신주백
Ⅰ. 문제제기 : 식민주의 역사학을 보는 눈과 태도
Ⅱ. 식민지 조선, 식민주의 역사학의 최전선에서
Ⅲ. 전후 일본에서 더욱 확장된 연구와 내재된 제국의식
Ⅳ. 식민주의 역사학을 바라보는 두 측면 : 실증, 존재와 태도
4부_ 법학 연구와 경성제대
식민지 조선에서 법학의 위상과 경성제국대학 _장신
Ⅰ. 머리말
Ⅱ. 전문학교에서 법학교육의 목표와 실상
Ⅲ. 고등시험과 법학 교육
Ⅳ. 법학 연구의 두 축
Ⅴ. 맺음말
통제경제 속의 주식회사법: 경성제대 니시하라 간이치의 상법학이 처한 딜레마 _조정우
Ⅰ. 들어가며 : 식민지의 상법-회사법
Ⅱ. 이법지역(異法地域)으로서의 식민지
Ⅲ. 경성제국대학의 상법 강좌와 회사법
Ⅳ. 자유주의 상법 이론의 체계화 : 주식회사의 법적 규제 문제
Ⅴ. 국가와 시장의 교착 : 통제경제의 발흥과 주식회사법
Ⅵ. 나오며 : 감춰진 식민지 경험과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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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경성제국대학의 초대 총장으로 취임한 ‘동양철학자’ 핫토리 우노키치(服部宇之吉)는 1926년 4월 경성제국대학 시업식(始業式)에서 식민지 ‘제국대학’의 출발을 알리는 유명한 연설을 하였다. 국가주의 이념을 특별히 강조하는 훈사(訓辭)에서, 그는 경성제국대학의 사명이 ‘각 방면에서 조선 연구를 행하여 동양문화 연구의 권위가 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연설은 식민지기의 ‘조선학’ 연구 곧 조선의 역사와 철학, 문학 그리고 제반 사회현상에 관한 연구와 관련해서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의미 있는 맥락을 환기시키고 있다. “경성제대에서 동양학이라는 이름으로 제도화한 조선학!” 이 단순한 사실에 대한 지적이 환기하는 문제의식은, 하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 우선 ‘경성제대’도 ‘동양학’이라는 각각의 대상도 그 이름이 환기하는 것 이상으로 복합적인 맥락 속에 놓여있을 뿐더러, 경성제대와 동양학이 하나의 시공간 위에 놓이게 되면서 더욱 다양한 의미를 생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제국대학에 대한 것이다. 제국대학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근대대학의 모듈과 같은 것으로서, 20세기 들어 일본 내지에서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으로 그 전형이 전파되었다. 하지만 제국대학이 식민지에 들어오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식민지대학으로 설립된 제국대학은 식민지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여기에 동양학이라는 딜레마가 또 하나 얹혀지게 된 것은 더욱 예사롭지 않다. 잘 알다시피, 19세기 서구 제국이 전지구로 확장되면서,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이라는 사회과학의 3분과 학문이 정립됨과 아울러 인류학 혹은 동양학이라는 또 하나의 분과가 제국을 지탱하기 위하여 추가되었다. 여기서 동양학이란 말 그대로 동양을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동양은 인류학의 탐구대상으로부터 제외된 지역일 따름이었다. 인류학과 동양학의 연구대상이 되는 지역에 사회과학의 3분과학문이 적용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식민지대학으로서의 경성제국대학에서 영위하는 동양학 연구란 무엇인가? 제국 일본은 사회과학의 3분과 학문이 탐구할 수 있는 ‘문명지역’이지만, 야만의 식민지에서는 동양학이나 인류학만이 성립할 수 있을 뿐 사회과학의 3분과학문은 성립 불가능한 것은 아닌가? 과연 그렇다면, 즉 식민지 경성제국대학의 법문학부에 설치된 학과들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 것인가? 또 조선학이나 중국학이라는 이름으로 추구되는 동양학은 과연 무엇인가? 조선이나 중국과 일본은 전혀 무관한 대상인가? 제국 일본과 식민지 조선은 과연 어떤 관련을 가지는 것인가?
경성제국대학에 법문학부가 설립되면서, 조선에서의 근대학문은 조선학이라는 이름으로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제도화되기 시작한 조선학은 경성제국대학 주변에서 형성되고 있던 ‘학계’라는 이름의 장(場)을 중심으로 흥성하였다. 하지만 조선학은 동양학이라는 이름으로 제국대학에서 출발하여 제도화한 것이 아니던가? 이런 딜레마를 제쳐두고 한국의 근대학문은 운위될 수 없다. 이제 경성제국대학, 동양학, 조선학이라는 대상을 직시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소박하게나마 이를 감히 시작해보는 것이었다. (책머리에 中)
이 연설은 식민지기의 ‘조선학’ 연구 곧 조선의 역사와 철학, 문학 그리고 제반 사회현상에 관한 연구와 관련해서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의미 있는 맥락을 환기시키고 있다. “경성제대에서 동양학이라는 이름으로 제도화한 조선학!” 이 단순한 사실에 대한 지적이 환기하는 문제의식은, 하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 우선 ‘경성제대’도 ‘동양학’이라는 각각의 대상도 그 이름이 환기하는 것 이상으로 복합적인 맥락 속에 놓여있을 뿐더러, 경성제대와 동양학이 하나의 시공간 위에 놓이게 되면서 더욱 다양한 의미를 생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제국대학에 대한 것이다. 제국대학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근대대학의 모듈과 같은 것으로서, 20세기 들어 일본 내지에서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으로 그 전형이 전파되었다. 하지만 제국대학이 식민지에 들어오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식민지대학으로 설립된 제국대학은 식민지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여기에 동양학이라는 딜레마가 또 하나 얹혀지게 된 것은 더욱 예사롭지 않다. 잘 알다시피, 19세기 서구 제국이 전지구로 확장되면서,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이라는 사회과학의 3분과 학문이 정립됨과 아울러 인류학 혹은 동양학이라는 또 하나의 분과가 제국을 지탱하기 위하여 추가되었다. 여기서 동양학이란 말 그대로 동양을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동양은 인류학의 탐구대상으로부터 제외된 지역일 따름이었다. 인류학과 동양학의 연구대상이 되는 지역에 사회과학의 3분과학문이 적용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식민지대학으로서의 경성제국대학에서 영위하는 동양학 연구란 무엇인가? 제국 일본은 사회과학의 3분과 학문이 탐구할 수 있는 ‘문명지역’이지만, 야만의 식민지에서는 동양학이나 인류학만이 성립할 수 있을 뿐 사회과학의 3분과학문은 성립 불가능한 것은 아닌가? 과연 그렇다면, 즉 식민지 경성제국대학의 법문학부에 설치된 학과들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 것인가? 또 조선학이나 중국학이라는 이름으로 추구되는 동양학은 과연 무엇인가? 조선이나 중국과 일본은 전혀 무관한 대상인가? 제국 일본과 식민지 조선은 과연 어떤 관련을 가지는 것인가?
경성제국대학에 법문학부가 설립되면서, 조선에서의 근대학문은 조선학이라는 이름으로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제도화되기 시작한 조선학은 경성제국대학 주변에서 형성되고 있던 ‘학계’라는 이름의 장(場)을 중심으로 흥성하였다. 하지만 조선학은 동양학이라는 이름으로 제국대학에서 출발하여 제도화한 것이 아니던가? 이런 딜레마를 제쳐두고 한국의 근대학문은 운위될 수 없다. 이제 경성제국대학, 동양학, 조선학이라는 대상을 직시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소박하게나마 이를 감히 시작해보는 것이었다. (책머리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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