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정치의 이해 (책소개)/1.국가권력

국가와 윤리

동방박사님 2022. 5. 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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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국가, 사회, 문명의 대전환기
인간적 삶은 어디에 위치하고, 어떻게 존재하는가?
―한국의 대표 지성들, 시대 윤리를 생각하다

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기술공학 등 각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들이 직접 참여해 한국사회를 전체적·다층적으로 조망하고, 동시대에 필요한 삶의 지표를 탐구하는 대형 강연 프로젝트 ‘문화의 안과 밖’이 새롭게 정한 주제는 윤리다. 왜 지금, 다른 무엇도 아닌 윤리를 이야기해야 하는가?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민주화 이후 세기말과 신자유주의를 거치면서 한국인의 삶은 몇 번의 변곡점을 지나왔다. 그것이 당시 세대의 직접 경험이든, 이후 세대가 축적된 맥락 속에서 경험한 것이든, 독립된 개인으로서든 공동체의 부분으로서든, 그 지점들은 한국적 맥락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 하여금 ‘인간적 삶이란 무엇인가’를 때마다 묻게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세월호와 국정 농단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또다시 국가의 윤리와 정치 공간의 구성을 어느 때보다 시급하고 엄중한 과제로 위치시켰다. 또 ‘경제가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오늘날’ 극심한 양극화와 기업 경영주의 비/반도덕성은 한국 경제에서 윤리적 규범 및 체제의 빈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성과 결혼에 대한 관념이 해체되면서 가족관계에서 또한 새로운 윤리 도덕이 요구된다. 막된 행동과 혐오 발언, 반지성주의는 소셜미디어 시대를 맞아 우리로 하여금 세계 곳곳에서 ‘인간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상황들을 목도하게 한다. 이러한 상황들은 신뢰와 예절, 제도와 의례, 그리고 그 질서들을 틀 지우는 법제도를 통해 사회와 윤리라는 주제로 엮여든다. 동시에 우리는 인류 문명의 세계사적 전환기를 살고 있기도 하다.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닌 인공지능을 비롯해 과학기술이 인간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는 시대에 인간됨은 어떻게 다시 사유되어야 하는가? 예측 불가능한 문제들 앞에서 우리는 어떤 윤리적 책임을 가지고 그 기술들과 관계 맺을 것인가를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러한 외부적 조건들에 처한 우리는 삶의 필요에 의해 ‘인간성’이라는 윤리의 내면적 문제 또한 성찰하게 된다. 생의 명암明暗, 욕망과 소비, 정직과 명예, 예술과 교양, 자기도야, 배움과 가르침 등이 그것이다. 또 외면과 내면 모두를 아우르는 윤리의 정신적 차원으로서 종교와 세속사회, 직업윤리, 영적 훈련과 신념, 자비와 관용, 생명에 대한 사랑(바이오필리아), 세계화·다문화 시대의 인간애도 인간적 삶에서 떨쳐지지 않는 주제들이다.

『국가와 윤리』를 시작으로 『정치의 목표와 전략』(이하 가제) 『정치 공간의 구성』 『사회와 윤리』 『윤리와 인간성』 『학문, 과학기술, 윤리』 『윤리의 정신적 차원』 등 전체 7권으로 구성된 ‘문화의 안과 밖’ 윤리 강연 시리즈는 ‘바른 사회와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성찰’이라는 주제로 우리 시대의 석학들이 들려준 50개의 강연을 현장에서 주고받은 의미 있는 대화와 함께 책으로 엮은 것이다.

목차

시작하며
머리말

첫 번째 강연 윤리와 인간의 삶: 감정, 이성, 초월적 이성 _김우창
두 번째 강연 희랍 고전시대의 국가 이념: 아테네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_박성우
세 번째 강연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근대세계의 희망과 불안 _주경철
네 번째 강연 유교 윤리와 국가: 유교의 국가론과 통치 윤리 _이상익
다섯 번째 강연 국가의 현실, 개인의 현실: 한국사회와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_최장집


참고문헌
사회·토론자 소개

저자 소개

저 :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37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65년 「청맥」 지에 '엘리어트의 예'로 등단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미국 문명사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 고려대 영문과 교수, 고려대 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고려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5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다. 영문학자, 공공지...

저 : 박성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미국 시카고대학교 정치학 박사. 전공 분야는 고전정치철학과 국제정치사상이며, 아울러 양 분야의 학제적 결합을 모색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영혼 돌봄의 정치: 플라톤 정치철학의 기원과 전개』(2014)가 있고, 대표 논문으로 “레오 스트라우스의 플라톤주의”(2020), “플라톤 정치철학과 아테네 제국” (2018), “플라톤의 <국가>에 나타난 국제 정치사상”(2016),...

저 : 주경철 (朱京哲)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도시사학회 회장, 서울대 중세르네상스연구소 및 서울대 역사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유럽 근대사의 여러 분야를 연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히스토리, 해양사 등으로 관심분야를 넓혀 연구하는 한편, 일반대중에게 역사학을 소개하는 교양서적도 다수 출판했다. 저서로 『대항해 시대』...
 

출판사 리뷰


문화의 안과 밖: 윤리 강연
1 국가와 윤리 -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인간적인 삶을 기약하기 위해
우리가 반성하고 지향해야 할
국가의 윤리에 관한 다섯 번의 강연

윤리가 상실된 것처럼 보이는 국가의 현실에서, 우리는 국가와 윤리의 관계를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가? 그 정의를 찾아가는 ‘잃어버린 길’은 어떻게 나타나며, 주어진 현실을 감정과 이성의 균형 위에서 반성적으로 성찰할 때 어떻게 그 길을 찾아갈 수 있는가? 이 책은 이런 질문들에 관한 사유와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에 대한 이성적 이해에 바탕한 윤리를 생각하고, 동서양의 국가 이념과 이상사회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을 살펴보며, 한국사회에서 국가의 현실과 개인의 현실을 짚어본다. 이 사유와 대화의 기록은 국가와 윤리에 관해 급박하게 쏟아지는 지금의 물음들에 무게를 더하는 한편, 그 응답에 대해서도 ‘더 깊은 근거’를 제시한다.

≡ 착찹한 관계망 - 잃어버린 길을 찾아서
우리는 누구나 인간으로서 능동적·자율적으로 삶을 영위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현실은 그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 길은 잃어버린 길인 듯 보이기도 한다. 세상살이의 가장 중요하고도 단순한 가치라 할 수 있는 인간적 신뢰를 잃은 수많은 삶이 더 깊은 가치 추구를 포기한 채 “생명과 이익의 보존”이라는 목표에 갇혀 표류한다. 나날의 삶은 언제나 의심과 경계의 비상사태에 있다.
『국가와 윤리』의 첫 번째 강연 「윤리와 인간의 삶: 감정, 이성, 초월적 이성」에서 김우창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는 반성적 사고란 늘 현실로부터 출발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삶은 경제와 정치, 사회의 일정한 구조적 질서 속에 있다. 그러한 현실은 세밀하게 확대해서 바라보았을 때, 새로운 측면들을 드러낸다. 가령 경제 문제란 성장이나 침체를 이야기하기 전에, 가장 기초적인 의미에서 생명 유지와 관계된 삶의 조건인 것이다. 그러나 삶이란 그 커다란 조건(구조적 질서와 법제도) 안에서 일어나는 시시각각의 현실이다. 윤리란 바로 그 시시각각의 현실, 일상의 작은 일들에 스며들어 구조적 질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그 균형 속에서 삶은 좀더 인간적인 것이 된다. 윤리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것은 감정의 자율적인 작용과 그것을 보강하는 이성의 기율이다. 저자는 이를 ‘착한 마음씨’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이 착한 마음씨는 절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마주한 사회적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첫 번째 강연은 바로 이 ‘착한 마음씨’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에 관해 다룬다.
본능적으로 착하게 행동하려는 충동을 맹자는 소극적인 의미에서 불인지심不忍之心(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 적극적인 의미에서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 등으로 표현했다. 또 서양 사상사에서도 박애나 자비 같은 착한 감정들, 선의를 두루 찾아볼 수 있다. 강연은 맹자에서부터 칸트의 실천이성, 마사 누스바움까지 동서양의 고대~현대 철학을 두루 살피며 인간의 선한 감정과 윤리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동서양의 전통 국가 이념
≡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
두 번째 강연은 「희랍 고전시대의 국가 이념」이다. 고전정치철학과 국제정치사상을 연구해온 박성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 강연에서 기원전 510년경 클레이스테네스의 민주적 개혁부터 기원전 323년 알렉산더 대왕 사망까지의 200여 년간 아테네 민주주의를 다룬다. 희랍 고전시대는 그리스가 페르시아에 맞서 두 차례의 전쟁을 치르고, 아테네가 스파르타와 헤게모니 경쟁을 벌인 혼란기였다. 이 시기 국민의 의식을 지배하는 국가 정체성, 나아가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시민 정체성이 어떠했는가를 살펴보는 일은 그것이 비판이든 찬양이든, 민주주의의 기원이 된 체제에 비추어 오늘날 우리의 체제를, 헌법에 명시된 국가 이념과 그것을 넘어서는 정체성을 반성하는 일이 될 것이다.
아테네 시민의 상당수가 정치 기관에 출석했다. 이 글은 민회와 위원회, 배심원 법정이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었는지를 자세하게 다루면서 (추정된 수치를 신뢰한다는 가정하에) 아테네 시민의 전형적인 삶이 ‘정치적 삶’이었음을 말한다. 이에 관해 페리클레스는 “아테네인들에게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자들은 단지 비非정치가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라 무용지물로 간주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테네 민주주의는 제도적 장치로서만 존재했던 게 아니라, 시민에게 민주적 정체성을 제공하는 국가 이념으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민주주의 내지 민주적 제도의 발전과 퇴락이 민주 시민의 정체성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민주주의의 파행과 정체의 농단은 많은 시민으로 하여금 제도에 관한 신뢰와 더 나은 사회의 가능성을 포기하도록 만든다. 이는 쉽게 합리적 토론을 마비시키고, 중요한 논의들을 정치적 무관심 혹은 반지성주의, 극단주의로 치닫게 한다. 많은 국민이 근현대사 속에서, 또 최근까지도 필리버스터와 청와대의 국정 마비 사태, 광장의 정치를 통해 이를 경험했다.
이 글은 또한 민주적 국가 이념의 선순환과 타락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예컨대 페리클레스의 국장연설은 전시戰時 상황에서 많은 시민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아테네의 정체가 민주정임을 확인시켰으며, 자유·관용·법 앞의 평등·법의 지배와 능력 존중 등의 원칙을 공포함으로써 정치 주체간의 합의와 균형을 모색했다. 국가의 중요한 사안에 대한 기록과 평가의 존재는 (아테네) 민주정의 작동이 제도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임을 보여준다.
한편 ‘천명天命사상’으로부터 유래한 유교의 국가론에서는 정치의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인간의 특징은 욕망을 지니고 있다는 것, 그리고 혼란을 피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욕망은 인간의 이기적 본성이고, 혼란의 회피는 도덕적 본성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입각해 유교에서는 국가를 ‘인간의 욕망을 채워주고 혼란을 억제하기 위한 기구’로서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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