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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이 책은 지난 40여 년간 저자 강영환이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 부지런한 두 발로 직접 만났던 낯선 나라와 도시, 건축에 대한 견문기다. 현재까지 50여 개국을 여행했고, 그 가운데 인도ㆍ스리랑카ㆍ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ㆍ미얀마ㆍ타이ㆍ라오스ㆍ네팔ㆍ부탄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장소 32곳을 선정했다. 국내에 출간된 서적 가운데 이렇게 많은 아시아 지역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책은 없었다. 이 책은 외국건축에 대한 교과서나 해설서가 아니라 평생 한국건축을 연구한 건축역사가가 낯선 도시와 건축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를 이야기한다. 건축전문가에서부터 학생이나 이제 막 건축에 관심을 가진 초심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독자가 쉽고 재미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목차
한국건축으로 향한 긴 시간여행│프롤로그 7
제1부 신들의 고향│인도ㆍ스리랑카
1 석조건축의 진화, 마하발리푸람 17
2 자이나교의 성지, 스라바나비라골라 29
3 남인도 힌두 사원, 벨루르와 할레비두 39
4 식민양식의 왕궁, 마이소르 마하라자 49
5 수로에서 낙원을 꿈꾸다, 알레피 59
6 싱할라 고대도시, 아누라다푸라 67
7 불전의 시도, 폴론나루와 77
8 하늘 위의 도시, 시기리야 87
9 식민시대의 양식, 캔디 95
제2부 힌두 신 바다를 건너다│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
1 자와섬의 고대왕궁, 보코 107
2 불탑의 중층적 전개, 보로부두르 115
3 하늘로 솟은 힌두 탑, 프람바난 125
4 향락의 정원, 타만 사리 133
5 크메르 양식의 시작, 앙코르 143
6 힌두 신의 나라, 앙코르 와트 153
7 위대한 왕의 도시, 앙코르 톰 163
제3부 인도차이나의 불교건축│미얀마ㆍ타이ㆍ라오스
1 불탑으로 만든 도시, 바간 173
2 황금탑의 그림자, 양곤 183
3 사원과 도시, 치앙마이 191
4 상좌부불교와 사회, 도이수텝 201
5 배타와 증오의 종교학, 아유타야 209
6 랜드마크를 묻다, 비엔티안 219
7 시간이 멈춘 곳, 방비엥 229
8 나누는 자의 행복, 루앙프라방 237
9 유토피아란 무엇인가, 시사방 봉 245
제4부 샹그릴라의 꿈│네팔ㆍ부탄
1 히말라야가 준 세 가지 교훈, 안나푸르나 255
2 쓰레기통 속의 보석, 랄릿푸르 265
3 중세 힌두 도시에 머물다, 박타푸르 275
4 내세를 기다리는 사람들, 카트만두 285
5 샹그릴라를 꿈꾸다, 팀부 293
6 자연은 행복의 근원, 파로 탁상 301
7 전통과 정체성의 보존, 푸나카 309
제1부 신들의 고향│인도ㆍ스리랑카
1 석조건축의 진화, 마하발리푸람 17
2 자이나교의 성지, 스라바나비라골라 29
3 남인도 힌두 사원, 벨루르와 할레비두 39
4 식민양식의 왕궁, 마이소르 마하라자 49
5 수로에서 낙원을 꿈꾸다, 알레피 59
6 싱할라 고대도시, 아누라다푸라 67
7 불전의 시도, 폴론나루와 77
8 하늘 위의 도시, 시기리야 87
9 식민시대의 양식, 캔디 95
제2부 힌두 신 바다를 건너다│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
1 자와섬의 고대왕궁, 보코 107
2 불탑의 중층적 전개, 보로부두르 115
3 하늘로 솟은 힌두 탑, 프람바난 125
4 향락의 정원, 타만 사리 133
5 크메르 양식의 시작, 앙코르 143
6 힌두 신의 나라, 앙코르 와트 153
7 위대한 왕의 도시, 앙코르 톰 163
제3부 인도차이나의 불교건축│미얀마ㆍ타이ㆍ라오스
1 불탑으로 만든 도시, 바간 173
2 황금탑의 그림자, 양곤 183
3 사원과 도시, 치앙마이 191
4 상좌부불교와 사회, 도이수텝 201
5 배타와 증오의 종교학, 아유타야 209
6 랜드마크를 묻다, 비엔티안 219
7 시간이 멈춘 곳, 방비엥 229
8 나누는 자의 행복, 루앙프라방 237
9 유토피아란 무엇인가, 시사방 봉 245
제4부 샹그릴라의 꿈│네팔ㆍ부탄
1 히말라야가 준 세 가지 교훈, 안나푸르나 255
2 쓰레기통 속의 보석, 랄릿푸르 265
3 중세 힌두 도시에 머물다, 박타푸르 275
4 내세를 기다리는 사람들, 카트만두 285
5 샹그릴라를 꿈꾸다, 팀부 293
6 자연은 행복의 근원, 파로 탁상 301
7 전통과 정체성의 보존, 푸나카 309
출판사 리뷰
“좋은 건축은 이상향을 실현한 것이다.
그것은 건축적 장치를 넘어 인간과 사회, 장소를 둘러싼 환경과 어우러지는 연출이어야 한다.”
-강영환
책을 펼치는 순간 생생한 사진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천천히 내용까지 음미하다보면 깊이가 있으면서도 편안한 저자의 글 솜씨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 두 가지 매력이 어우러지면 마치 저자와 함께 아시아 곳곳을 여행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책은 건축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 도시와 건축물에 담긴 재미있는 설화까지 풍성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한국건축으로 향하는 긴 시간여행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다
이 책의 저자 강영환은 40년 전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한국건축이 뭔데요?”
그때부터 저자는 다른 나라 건축과 구별되는 한국건축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화두로 삼았다. 국내에서 답을 찾기 어려웠던 그는 배낭을 싸서 무작정 떠났다. 그것이 한국건축으로 향한 긴 시간여행의 출발이었다. 중국대륙을 관통하고, 일본 열도를 종주했다. 그 길에서 만난 수많은 동아시아 건축 사례들을 접하며 편협한 시야와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범위를 아시아로 넓혔다. 그러나 아시아건축에 대한 역사ㆍ문화적 이해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에서 아시아건축에 대해 가르치는 대학은 거의 없었고, 그나마 몇몇 책에 장황한 연혁과 건축 기술을 소개하는 문화재 안내판 정도의 설명이 있을 뿐이었다. 아시아 건축은 그동안 유럽 중심주의 시각에서 미개 문명의 산물이라 치부되어 왔기에 그만큼 연구가 어려운 영역이었다. 이에 저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더욱더 부지런히 미지의 세계로 떠났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럽 어느 걸작에 못지않은 아시아건축만의 감동과 환희를 느꼈다. 건축물을 보면서 그들의 ‘일상’이 담긴 ‘문화’와 만나고, 오늘날 우리 사회의 도시와 건축 문제를 되돌아보았다.
“10년이 지나자 서당 개 풍월 읊듯 겨우 눈이 뜨이기 시작했다. 20년쯤 지났을 때 그것을 지었던 사람들의 의도와 건물의 쓰임새를 보았으며, 30년이 지나서야 사람들의 삶과 꿈, 현실과 제약, 타협과 지혜를 보면서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7쪽
이 책은 지난 40여 년간 저자 강영환이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 부지런한 두 발로 직접 만났던 낯선 나라와 도시, 건축에 대한 견문기다. 현재까지 50여 개국을 여행했고, 그 가운데 인도ㆍ스리랑카ㆍ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ㆍ미얀마ㆍ타이ㆍ라오스ㆍ네팔ㆍ부탄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장소 32곳을 선정했다. 국내에 출간된 서적 가운데 이렇게 많은 아시아 지역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책은 없었다.
풍성한 사진자료와
테마가 있는 아시아건축여행기
이 책은 외국건축에 대한 교과서나 해설서가 아니라 평생 한국건축을 연구한 건축역사가가 낯선 도시와 건축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를 이야기한다. 건축전문가에서부터 학생이나 이제 막 건축에 관심을 가진 초심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독자가 쉽고 재미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모든 답사 기록을 글과 더불어 사진으로 남겼다. 책에 담긴 114장의 사진은 모두 저자가 직접 찍은 것이다. 전문가가 찍은 사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고 멋진 사진들이다.
아시아로 여행을 갈 계획이라면 이 책을 통해 여행지에 대한 사전지식을 쌓을 수 있고, 이미 다녀온 독자라면 아시아건축의 독창적 미학이 주는 감동과 환희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건축답사를 통해 건축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보다 만든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알고자 노력했다. 그것은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답사를 떠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료를 모으고, 치밀한 연구를 거쳤다.
그래서일까. 책의 목차를 자세히 보면 앞으로 다뤄질 내용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제1부 ‘신들의 고향’에서는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등 다양한 종교의 발원지인 인도와 스리랑카에 대해 다룬다.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파생된 여러 종교는 북쪽으로는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중국대륙으로, 남쪽으로는 벵골만과 버마해를 지나 동남아시아로 전파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따라 제2부에서는 ‘힌두 신 바다를 건너다’라는 주제로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서 힌두교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제3부에서는 미얀마ㆍ타이ㆍ라오스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소승불교 세력이 강한 곳으로서 ‘인도차이나의 불교건축’이라는 큰 주제로 불교건축물과 함께 라오스의 여유롭고 순수한 자연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각 나라 건축의 역사ㆍ문화적 탐구와 함께 이 책에서 심혈을 기울인 또 한 가지는 한국건축과의 연결성이다. 저자는 비록 몸은 낯선 땅에 머물지라도 이 여행의 목적이 ‘한국건축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일임을 잊지 않는다.
인도의 자이나교 성지 스라바나비라골라(Shravanabelagola) 빈디야기리(Vindhyagiri) 사원 회랑 천장에서 고구려 고분에 주로 사용되었던 ‘모서리 삼각형 내쌓기’ 기법을 보고 이 기법이 어떻게 한반도까지 전래되었는지 연결 고리를 찾았다.(34쪽) 스리랑카의 불교 유적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에서 거대한 스투파(탑)를 보고는 크기와 상관없이 신앙적 경외심을 느끼게 하는 한국의 통도사 금강계단을 떠올렸다. 우리의 석탑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창적 예술품임을 깨닫는 순간이었다.(74쪽)
이렇게 저자는 그날 만난 도시와 건축이 한국의 모습과 어떻게 비교되며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글의 끝부분에 정성껏 기록했다.
우리는 과연 유토피아를 만날 수 있을까
저자는 세계 각지의 수많은 건축을 접하면서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지, 과연 그런 건축으로 만들어진 유토피아 같은 도시를 만날 수 있을지, 한국인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끝없이 고민한다. 이에 대한 저자의 답은 네팔과 부탄을 다룬 제4부 ‘샹그릴라의 꿈’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연은 행복의 근원이며, 더 나아가 생명의 근원이다. (…) 근대문명 이래 인간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스스로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자행되어 온 자연파괴에는 늘 공생을 거부하는 인간의 탐욕이 숨어 있다.” -308쪽
어쩌면 유토피아는 무언가를 계속 창조하고 지어내는 일로 가능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껏 서구적 잣대로 각 나라의 문명을 비교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전통과 정체성을 지키고 실현하는 일,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평화와 안식을 추구하는 일이 우리가 사는 이곳을 유토피아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건축적 장치를 넘어 인간과 사회, 장소를 둘러싼 환경과 어우러지는 연출이어야 한다.”
-강영환
책을 펼치는 순간 생생한 사진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천천히 내용까지 음미하다보면 깊이가 있으면서도 편안한 저자의 글 솜씨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 두 가지 매력이 어우러지면 마치 저자와 함께 아시아 곳곳을 여행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책은 건축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 도시와 건축물에 담긴 재미있는 설화까지 풍성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한국건축으로 향하는 긴 시간여행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다
이 책의 저자 강영환은 40년 전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한국건축이 뭔데요?”
그때부터 저자는 다른 나라 건축과 구별되는 한국건축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화두로 삼았다. 국내에서 답을 찾기 어려웠던 그는 배낭을 싸서 무작정 떠났다. 그것이 한국건축으로 향한 긴 시간여행의 출발이었다. 중국대륙을 관통하고, 일본 열도를 종주했다. 그 길에서 만난 수많은 동아시아 건축 사례들을 접하며 편협한 시야와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범위를 아시아로 넓혔다. 그러나 아시아건축에 대한 역사ㆍ문화적 이해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에서 아시아건축에 대해 가르치는 대학은 거의 없었고, 그나마 몇몇 책에 장황한 연혁과 건축 기술을 소개하는 문화재 안내판 정도의 설명이 있을 뿐이었다. 아시아 건축은 그동안 유럽 중심주의 시각에서 미개 문명의 산물이라 치부되어 왔기에 그만큼 연구가 어려운 영역이었다. 이에 저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더욱더 부지런히 미지의 세계로 떠났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럽 어느 걸작에 못지않은 아시아건축만의 감동과 환희를 느꼈다. 건축물을 보면서 그들의 ‘일상’이 담긴 ‘문화’와 만나고, 오늘날 우리 사회의 도시와 건축 문제를 되돌아보았다.
“10년이 지나자 서당 개 풍월 읊듯 겨우 눈이 뜨이기 시작했다. 20년쯤 지났을 때 그것을 지었던 사람들의 의도와 건물의 쓰임새를 보았으며, 30년이 지나서야 사람들의 삶과 꿈, 현실과 제약, 타협과 지혜를 보면서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7쪽
이 책은 지난 40여 년간 저자 강영환이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 부지런한 두 발로 직접 만났던 낯선 나라와 도시, 건축에 대한 견문기다. 현재까지 50여 개국을 여행했고, 그 가운데 인도ㆍ스리랑카ㆍ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ㆍ미얀마ㆍ타이ㆍ라오스ㆍ네팔ㆍ부탄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장소 32곳을 선정했다. 국내에 출간된 서적 가운데 이렇게 많은 아시아 지역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책은 없었다.
풍성한 사진자료와
테마가 있는 아시아건축여행기
이 책은 외국건축에 대한 교과서나 해설서가 아니라 평생 한국건축을 연구한 건축역사가가 낯선 도시와 건축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를 이야기한다. 건축전문가에서부터 학생이나 이제 막 건축에 관심을 가진 초심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독자가 쉽고 재미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모든 답사 기록을 글과 더불어 사진으로 남겼다. 책에 담긴 114장의 사진은 모두 저자가 직접 찍은 것이다. 전문가가 찍은 사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고 멋진 사진들이다.
아시아로 여행을 갈 계획이라면 이 책을 통해 여행지에 대한 사전지식을 쌓을 수 있고, 이미 다녀온 독자라면 아시아건축의 독창적 미학이 주는 감동과 환희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건축답사를 통해 건축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보다 만든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알고자 노력했다. 그것은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답사를 떠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료를 모으고, 치밀한 연구를 거쳤다.
그래서일까. 책의 목차를 자세히 보면 앞으로 다뤄질 내용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제1부 ‘신들의 고향’에서는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등 다양한 종교의 발원지인 인도와 스리랑카에 대해 다룬다.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파생된 여러 종교는 북쪽으로는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중국대륙으로, 남쪽으로는 벵골만과 버마해를 지나 동남아시아로 전파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따라 제2부에서는 ‘힌두 신 바다를 건너다’라는 주제로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서 힌두교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제3부에서는 미얀마ㆍ타이ㆍ라오스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소승불교 세력이 강한 곳으로서 ‘인도차이나의 불교건축’이라는 큰 주제로 불교건축물과 함께 라오스의 여유롭고 순수한 자연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각 나라 건축의 역사ㆍ문화적 탐구와 함께 이 책에서 심혈을 기울인 또 한 가지는 한국건축과의 연결성이다. 저자는 비록 몸은 낯선 땅에 머물지라도 이 여행의 목적이 ‘한국건축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일임을 잊지 않는다.
인도의 자이나교 성지 스라바나비라골라(Shravanabelagola) 빈디야기리(Vindhyagiri) 사원 회랑 천장에서 고구려 고분에 주로 사용되었던 ‘모서리 삼각형 내쌓기’ 기법을 보고 이 기법이 어떻게 한반도까지 전래되었는지 연결 고리를 찾았다.(34쪽) 스리랑카의 불교 유적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에서 거대한 스투파(탑)를 보고는 크기와 상관없이 신앙적 경외심을 느끼게 하는 한국의 통도사 금강계단을 떠올렸다. 우리의 석탑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창적 예술품임을 깨닫는 순간이었다.(74쪽)
이렇게 저자는 그날 만난 도시와 건축이 한국의 모습과 어떻게 비교되며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글의 끝부분에 정성껏 기록했다.
우리는 과연 유토피아를 만날 수 있을까
저자는 세계 각지의 수많은 건축을 접하면서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지, 과연 그런 건축으로 만들어진 유토피아 같은 도시를 만날 수 있을지, 한국인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끝없이 고민한다. 이에 대한 저자의 답은 네팔과 부탄을 다룬 제4부 ‘샹그릴라의 꿈’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연은 행복의 근원이며, 더 나아가 생명의 근원이다. (…) 근대문명 이래 인간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스스로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자행되어 온 자연파괴에는 늘 공생을 거부하는 인간의 탐욕이 숨어 있다.” -308쪽
어쩌면 유토피아는 무언가를 계속 창조하고 지어내는 일로 가능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껏 서구적 잣대로 각 나라의 문명을 비교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전통과 정체성을 지키고 실현하는 일,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평화와 안식을 추구하는 일이 우리가 사는 이곳을 유토피아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한다.
'56.문화예술 입문 (독서>책소개) > 1.건축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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