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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망국의 기로에 선 개화파 15인의 선택
망국의 기로에 선 식민지 지식인 재상 15인의 삶을 통해 복합적이면서도 역동적으로 전개된 개화기를 재조명하고, 그간 왜곡된 우리 근현대의 출발에 대한 시선을 바로잡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서들이 온건개화파보다는 급진개화파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의 공과를 내세우는 데 급급했다. 온건개화파에 개화방략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없는 현재, 온건개화파 인물을 집중 조명한 이 책은 개화기를, 나아가 우리의 근대를 보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읽게 해줄 것이다.
흔히 개화파는 김옥균 · 박영효 등의 급진개화파와 김홍집 · 김윤식으로 대표되는 온건개화파로 나뉜다. 김홍집, 김윤식 등의 온건개화파가 ‘자주’와 ‘독립’을 나눠 ‘자주’만을 선택한 것은 일본의 속셈을 통찰한 결과였다. 이는 부국강병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부득불 청국의 도움이 절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고육책이었다. 이처럼 이 책은 근현대사를 둘러싼 수많은 논쟁의 단초가 되고 있는 개화기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재조명에서 그 해법을 찾는다.
망국의 기로에 선 식민지 지식인 재상 15인의 삶을 통해 복합적이면서도 역동적으로 전개된 개화기를 재조명하고, 그간 왜곡된 우리 근현대의 출발에 대한 시선을 바로잡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서들이 온건개화파보다는 급진개화파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의 공과를 내세우는 데 급급했다. 온건개화파에 개화방략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없는 현재, 온건개화파 인물을 집중 조명한 이 책은 개화기를, 나아가 우리의 근대를 보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읽게 해줄 것이다.
흔히 개화파는 김옥균 · 박영효 등의 급진개화파와 김홍집 · 김윤식으로 대표되는 온건개화파로 나뉜다. 김홍집, 김윤식 등의 온건개화파가 ‘자주’와 ‘독립’을 나눠 ‘자주’만을 선택한 것은 일본의 속셈을 통찰한 결과였다. 이는 부국강병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부득불 청국의 도움이 절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고육책이었다. 이처럼 이 책은 근현대사를 둘러싼 수많은 논쟁의 단초가 되고 있는 개화기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재조명에서 그 해법을 찾는다.
목차
머리말
때를 기다리지 못한 실패한 혁명가
김옥균을 만든 사람들 / 개화당을 만들다 / 일본의 노림수 / 김옥균과 일본의 동상이몽 / 우정총국의 유혈사태 / 3국합작 김옥균 암살 계획 / 망명생활의 종언 / '아시아의 프랑스’를 외친 혁명가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한 자강론자
학문으로 입신양명을 꿈꾸다 / 박규수의 수제자 / 명분보다 실리를 택한 자강론 / 강한 군대에 대한 집착 / 자강론의 좌절 / 불가불가不可不可
중도노선의 자주개혁을 주창한 외교전문가
인사고과(상上)의 목민관 /《조선책략》의 집필을 자극하다 / 외교전문가로 승승장구 / 갑오경장을 주도하다 / 이제는 개화할 사람이 없다
부국책으로 자주독립을 꾀한 최고의 재정전문가
중상의 부국강병 / 청나라와 담판 / 부서 통폐합을 시도하다 / 일본화폐를 통용하느니 교섭을 중단하겠다 / 지력쟁웅의 시대를 갈파한 방략가
민권신장을 위해 황권강화를 주창한 충군애국자
민씨 가족사 / 국가운영 기본 방책 「천일책」 저술 / 조 · 러 · 일 · 청의 동상이몽 / 시베리아횡단의 귀환길 / 유럽공사로 좌천되다 / 자결로 울분을 토하다 / 민권과 황권의 조화라는 모순된 이상을 쫓다
동서를 아우른 새로운 문명창조를 주창한 선각자
과거시험을 포기하다 / 신문창간 주도 / 세계를 견문하다 / 연금 중의 집필 / 국정개혁 지침성《서유견문》저술 / '조선적'인 근대화를 위한 방략 / 일본망명과 국권회복운동 / '진개화'의 세상을 꿈꾸다
일군만민의 민주주의를 역설한 부마도위
개화대열에 합류한 금릉위 / 개혁의 웅심雄心을 참을 수가 없다 / 도피와 정계복귀를 위한 고군분투 / 박영효의 독주와 불궤사건 / 두 번째 일본 망명 / 친일의 길을 가다 / 일군만민의 민주주의
철저한 서구화를 외친 실용주의 문명개화론자
김옥균과의 만남 / 군사유학을 가다 / 미국 망명 / 독립신문 창간 / 독립협회 결성 촉구 / 논설과 대중연설로 계몽을 선동하다 / 미국에서 조선의 독립을 외치다 / 대통령추대를 거부하다 / 실용적인 개화를 역설한 서구주의자
사회진화론에 함몰된 문명지상주의자
국금國禁을 깨고 영어를 배우다 / 갑신정변을 반대하다 / '기독교화'를 넘어 '일본화'로 / 윤치호의 절망 / 극단적인 문명지상주의자 / 왜곡된 역사관의 덫에 빠진 식민지 지식인
독립협회 활동가에서 친일로 변신한 대세론자
육영공원 발군의 학생 / 주미공사로 미국행 / 친러성향의 '정동파' 등장 / 독립협회에서 축출되다 / 매국노의 상징이 되다 / 쇠약한 나라의 재상이 선택한 길
조선의 전통을 자부한 난세지략가
최초의 파리 유학생 / 김옥균을 쏘다 / 독립협회를 증오하다 / 조선을 사랑한 난세지략가
왕권강화로 교육구국을 실현코자 한 경세가
일용품팔이가 왕의 오른팔이 되다 / 민비의 총애를 받다 / 조선의 재정권을 쥐다 / 조선의 중립화선언을 시도하다 / 일본으로 납치되다 / 교육만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
러시아를 지렛대 삼아 자주독립을 꾀한 초대 주러공사
낙동염라의 서자 / 을미사변을 최초로 알리다 / 친일보다는 러일동맹이 낫다 / 대한제국 최초의 러시아공사 / 러시아의 승리를 기원하다 / 일본의 제거대상 1호 / 연해주의 항일운동을 지원하다 / 폐하, 우리의 조국은 망했습니다 / 대를 이은 독립운동
충군과 애민을 조화시키고자 노력한 의협
민비의 지우지은을 입다 / 민비살해범 우범선 / 만민공동회를 주도하다 / 독립협회 급진파와 연계하다 / 국모의 원수를 척살하다 / 고종의 능반에 묻히다
친일파인가 독립운동가인가 기로에 선 식민지의 재상
서얼의 울분을 시로 풀다 / 사상적 스승 이조연 / 척사파에서 개화파로 변신 / 개화실무를 지휘하다 / 강고한 반청주의자 /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나다 / 친일파인가 독립운동가인가
때를 기다리지 못한 실패한 혁명가
김옥균을 만든 사람들 / 개화당을 만들다 / 일본의 노림수 / 김옥균과 일본의 동상이몽 / 우정총국의 유혈사태 / 3국합작 김옥균 암살 계획 / 망명생활의 종언 / '아시아의 프랑스’를 외친 혁명가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한 자강론자
학문으로 입신양명을 꿈꾸다 / 박규수의 수제자 / 명분보다 실리를 택한 자강론 / 강한 군대에 대한 집착 / 자강론의 좌절 / 불가불가不可不可
중도노선의 자주개혁을 주창한 외교전문가
인사고과(상上)의 목민관 /《조선책략》의 집필을 자극하다 / 외교전문가로 승승장구 / 갑오경장을 주도하다 / 이제는 개화할 사람이 없다
부국책으로 자주독립을 꾀한 최고의 재정전문가
중상의 부국강병 / 청나라와 담판 / 부서 통폐합을 시도하다 / 일본화폐를 통용하느니 교섭을 중단하겠다 / 지력쟁웅의 시대를 갈파한 방략가
민권신장을 위해 황권강화를 주창한 충군애국자
민씨 가족사 / 국가운영 기본 방책 「천일책」 저술 / 조 · 러 · 일 · 청의 동상이몽 / 시베리아횡단의 귀환길 / 유럽공사로 좌천되다 / 자결로 울분을 토하다 / 민권과 황권의 조화라는 모순된 이상을 쫓다
동서를 아우른 새로운 문명창조를 주창한 선각자
과거시험을 포기하다 / 신문창간 주도 / 세계를 견문하다 / 연금 중의 집필 / 국정개혁 지침성《서유견문》저술 / '조선적'인 근대화를 위한 방략 / 일본망명과 국권회복운동 / '진개화'의 세상을 꿈꾸다
일군만민의 민주주의를 역설한 부마도위
개화대열에 합류한 금릉위 / 개혁의 웅심雄心을 참을 수가 없다 / 도피와 정계복귀를 위한 고군분투 / 박영효의 독주와 불궤사건 / 두 번째 일본 망명 / 친일의 길을 가다 / 일군만민의 민주주의
철저한 서구화를 외친 실용주의 문명개화론자
김옥균과의 만남 / 군사유학을 가다 / 미국 망명 / 독립신문 창간 / 독립협회 결성 촉구 / 논설과 대중연설로 계몽을 선동하다 / 미국에서 조선의 독립을 외치다 / 대통령추대를 거부하다 / 실용적인 개화를 역설한 서구주의자
사회진화론에 함몰된 문명지상주의자
국금國禁을 깨고 영어를 배우다 / 갑신정변을 반대하다 / '기독교화'를 넘어 '일본화'로 / 윤치호의 절망 / 극단적인 문명지상주의자 / 왜곡된 역사관의 덫에 빠진 식민지 지식인
독립협회 활동가에서 친일로 변신한 대세론자
육영공원 발군의 학생 / 주미공사로 미국행 / 친러성향의 '정동파' 등장 / 독립협회에서 축출되다 / 매국노의 상징이 되다 / 쇠약한 나라의 재상이 선택한 길
조선의 전통을 자부한 난세지략가
최초의 파리 유학생 / 김옥균을 쏘다 / 독립협회를 증오하다 / 조선을 사랑한 난세지략가
왕권강화로 교육구국을 실현코자 한 경세가
일용품팔이가 왕의 오른팔이 되다 / 민비의 총애를 받다 / 조선의 재정권을 쥐다 / 조선의 중립화선언을 시도하다 / 일본으로 납치되다 / 교육만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
러시아를 지렛대 삼아 자주독립을 꾀한 초대 주러공사
낙동염라의 서자 / 을미사변을 최초로 알리다 / 친일보다는 러일동맹이 낫다 / 대한제국 최초의 러시아공사 / 러시아의 승리를 기원하다 / 일본의 제거대상 1호 / 연해주의 항일운동을 지원하다 / 폐하, 우리의 조국은 망했습니다 / 대를 이은 독립운동
충군과 애민을 조화시키고자 노력한 의협
민비의 지우지은을 입다 / 민비살해범 우범선 / 만민공동회를 주도하다 / 독립협회 급진파와 연계하다 / 국모의 원수를 척살하다 / 고종의 능반에 묻히다
친일파인가 독립운동가인가 기로에 선 식민지의 재상
서얼의 울분을 시로 풀다 / 사상적 스승 이조연 / 척사파에서 개화파로 변신 / 개화실무를 지휘하다 / 강고한 반청주의자 /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나다 / 친일파인가 독립운동가인가
출판사 리뷰
개화방략가 15인의 삶을 통해
우리 근현대의 출발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다!
최근 정권이 바뀌고 뉴라이트로 불리는 집단이 부상하면서 우리의 ‘근대화’와 ‘분단’, ‘민주화’ 등과 관련해 여러 논쟁이 야기되고 있다. 물론 이런 논쟁은 오래 전부터 있어온 해묵은 것이지만, 정권의 성격이 바뀌면서 또다시 사회적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는 아직도 우리 스스로 우리의 근대를 객관적인 잣대로 정립하지 못한 데서 비롯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근현대사를 둘러싼 이러한 논쟁은 그 근원을 캐보면 구한말의 개화논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화기에 대한 깊은 천착 없이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소모적인 논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이를테면, 김옥균이라는 동일한 인물을 놓고도 1970년대에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가 1990년대 들어서는 친일파로 몰고, 현 정부 들어서는 다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등 시기별로 극과 극의 평가를 오가는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한 정치적인 논쟁만 난무하게 될 것이다.
개화기는 우리의 근현대사의 출발선이다. 따라서 그 시대를 이해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극도의 미화나 친미니 친일이니 하는 식의 도식적인 평가를 넘어 생산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논의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이 책은 망국의 기로에 선 식민지 지식인 재상 15인의 삶을 통해 복합적이면서도 역동적으로 전개된 개화기를 재조명하고, 그간 왜곡된 우리 근현대의 출발에 대한 시선을 바로잡고자 하였다.
급진개화파의 허상과 온건개화파의 개화방략을 재조명하다
흔히 개화파는 김옥균 · 박영효 등의 급진개화파와 김홍집 · 김윤식으로 대표되는 온건개화파로 나뉜다.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세력은 이들 가운데 급진개화파가 자주독립 의지가 보다 투철했고, 그들이 주장한 국민국가를 겨냥한 자유민권 등은 세계정세에 흐름에 부합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본이 조선에 대한 식민통치를 합리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문명개화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급진개화파의 전철을 그대로 밟은 것에 불과하다. 일본이 마치 조선을 위해 시혜를 베풀기나 한 것인 양 내세운 ‘자주독립’이 얼마나 허구로 점철된 것이었는지는 이후 역사가 이미 웅변하였다. 그럼에도 김옥균을 비롯한 급진개화파는 그들의 속셈을 간파하지 못했다. 만약 개화과정에서 등장한 자주독립에 초점을 맞출 경우, 의도와 상관없이 일제의 조선침탈 논리를 합리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반면 김홍집, 김윤식 등의 온건개화파가 ‘자주’와 ‘독립’을 나눠 ‘자주’만을 선택한 것은 일본의 속셈을 통찰한 결과였다. 이는 부국강병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부득불 청국의 도움이 절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고육책이었다. 이들은 명분을 버리는 대신 실리를 택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서들이 온건개화파보다는 급진개화파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의 공과를 내세우는 데 급급했다. 온건개화파에 개화방략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없었다. 이 책이 온건개화파 인물을 집중 조명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시도가 개화기를, 나아가 우리의 근대를 보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읽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자학自虐?자고自高의 사관을 넘어 새로운 역사로
우리는 오랫동안 거대한 중국과 일본의 틈 사이에서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두 나라의 고질적인 ‘멸한관蔑韓觀’을 불식시키고 새로운 국가관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3국이 긴밀하게 얽혀있는 개화기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중국조차 실패한 역사로 치부하던 양무운동 등을 새롭게 조명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유독 서구의 역사전개 과정을 잣대로 자국의 역사를 폄훼하는 우를 더 이상 범해서는 안 된다. 자학사관은 물론 자고사관 모두 이런 추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근현대사를 둘러싼 수많은 논쟁의 단초가 되고 있는 개화기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재조명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이 그 해법을 찾는 하나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망국의 기로에 선 개화파 15인의 고뇌
“비상한 재주를 갖고, 비상한 시대를 만나, 비상한 공도 세우지 못하고, 비상하게 죽어간, 하늘나라 김옥균 공이여”
-유길준이 쓴 김옥균의 비명
“나는 주군의 명을 받아 작위를 받은 것이지 결코 일본으로부터 작위를 받은 것이 아니다.”
-김윤식의 변
“김홍집은 비록 왜와 화친을 주장해 청의淸議에 죄를 지었으나 국사國事에 마음을 다한 정치가였다. 그는 난세를 구제할 만한 재주가 있었다. 그가 죽자 모두 탄식하기를, ‘개화할 사람이 없다’며 그의 죽음을 크게 애석해하였다.”
-황현의 김윤식 평
“교섭을 중단하는 일이 있어도 일본지폐의 통용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일본과의 교섭에 나선 어윤중의 변
“아, 나라와 국민이 이런 치욕을 당하고 있으니 우리 인민들은 곧 생존경쟁 속에서 죽게 될 것이다. 반드시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살게 되니 제공들이 어찌 이를 모르겠는가.”
-민영환의 유언
“일본은 한국을 부강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 한국이 부강해지면 일본은 물러나게 될 것이고 국권도 회복케 될 것이다. 천하대세는 때에 따라 변하고 만국의 사정은 사연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우선 나라를 지킬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을사늑약에 대한 유길준의 평
“개인이 치부하는 근본은 근검절약하는 데 잇습니다. 국가가 치부하는 근본은 국민을 보호하고 수탈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재정의 낭비는 국민의 재화와 노동력을 강탈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정부는 정부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박영효가 고종에게 올린 「건백서」
“우리는 상하귀천을 달리 대접하지 않고 조선 전국 인민을 위해 무슨 일이든 대언代言해주려고 한다. 우리가 국문으로만 쓰는 것은 상하귀천이 다 보게 하려는 것이다.”
-서재필의 독립신문 창간사
“나는 인도가 그 어느 통치하에서보다 영국의 통치하에서 분명히 더 나아졌다고 확신한다. 한 국가가 자신을 통치하기에 부적당할 때는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더 개명되고 더 강한 국민의 보호와 가르침을 받는 게 낫다.”
-윤치호 일기
“나는 조선의 관원이고, 김옥균은 국적이다. 그의 생존은 동양3국의 평화를 깨뜨릴 우려가 있다.”
-홍종우의 김옥균 저격의 변
“세상에서 제일 처신하기 힘든 일이 세 가지 있다. 쇠약한 나라의 재상과 파산한 회사의 청산인, 빈궁한 가정의 주부가 그것이다.”
-이완용의 변
“사람들은 이용익기 평생 그만한 재권을 가지고 황실경용을 독단한 까닭에 응당 기천기백 석의 축적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그 자손을 위한 경영이라고는 공공무여했다. 이는 세인이 공공연히 아는 바다.”
-이용익에 대한 윤효정의 평
“황제 폐하, 우리의 조국은 망했습니다. 폐하 또한 모든 권력을 박탈당했습니다. 저는 적을 복수하고 벌할 수 없는 데 대해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자결로 목숨을 끊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범진이 자결 전 고종에게 보낸 전문
“고영근은 민씨 일족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완강한 사람이다.”
-고영근에 대한 겐토 시로카이의 평
“대장부의 사업이 어찌 지지부진할 수 있으리. 나는 시기를 놓칠까 비통해했을 뿐 나 자신을 위해 슬퍼하지 않았네. 보국하고자 하는 단충丹忠은 벌건 불과 같으니 오직 천지 귀신만이 이를 알리라.”
-김가진의 詩, 「고등재판소소회」
우리 근현대의 출발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다!
최근 정권이 바뀌고 뉴라이트로 불리는 집단이 부상하면서 우리의 ‘근대화’와 ‘분단’, ‘민주화’ 등과 관련해 여러 논쟁이 야기되고 있다. 물론 이런 논쟁은 오래 전부터 있어온 해묵은 것이지만, 정권의 성격이 바뀌면서 또다시 사회적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는 아직도 우리 스스로 우리의 근대를 객관적인 잣대로 정립하지 못한 데서 비롯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근현대사를 둘러싼 이러한 논쟁은 그 근원을 캐보면 구한말의 개화논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화기에 대한 깊은 천착 없이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소모적인 논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이를테면, 김옥균이라는 동일한 인물을 놓고도 1970년대에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가 1990년대 들어서는 친일파로 몰고, 현 정부 들어서는 다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등 시기별로 극과 극의 평가를 오가는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한 정치적인 논쟁만 난무하게 될 것이다.
개화기는 우리의 근현대사의 출발선이다. 따라서 그 시대를 이해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극도의 미화나 친미니 친일이니 하는 식의 도식적인 평가를 넘어 생산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논의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이 책은 망국의 기로에 선 식민지 지식인 재상 15인의 삶을 통해 복합적이면서도 역동적으로 전개된 개화기를 재조명하고, 그간 왜곡된 우리 근현대의 출발에 대한 시선을 바로잡고자 하였다.
급진개화파의 허상과 온건개화파의 개화방략을 재조명하다
흔히 개화파는 김옥균 · 박영효 등의 급진개화파와 김홍집 · 김윤식으로 대표되는 온건개화파로 나뉜다.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세력은 이들 가운데 급진개화파가 자주독립 의지가 보다 투철했고, 그들이 주장한 국민국가를 겨냥한 자유민권 등은 세계정세에 흐름에 부합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본이 조선에 대한 식민통치를 합리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문명개화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급진개화파의 전철을 그대로 밟은 것에 불과하다. 일본이 마치 조선을 위해 시혜를 베풀기나 한 것인 양 내세운 ‘자주독립’이 얼마나 허구로 점철된 것이었는지는 이후 역사가 이미 웅변하였다. 그럼에도 김옥균을 비롯한 급진개화파는 그들의 속셈을 간파하지 못했다. 만약 개화과정에서 등장한 자주독립에 초점을 맞출 경우, 의도와 상관없이 일제의 조선침탈 논리를 합리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반면 김홍집, 김윤식 등의 온건개화파가 ‘자주’와 ‘독립’을 나눠 ‘자주’만을 선택한 것은 일본의 속셈을 통찰한 결과였다. 이는 부국강병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부득불 청국의 도움이 절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고육책이었다. 이들은 명분을 버리는 대신 실리를 택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서들이 온건개화파보다는 급진개화파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의 공과를 내세우는 데 급급했다. 온건개화파에 개화방략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없었다. 이 책이 온건개화파 인물을 집중 조명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시도가 개화기를, 나아가 우리의 근대를 보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읽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자학自虐?자고自高의 사관을 넘어 새로운 역사로
우리는 오랫동안 거대한 중국과 일본의 틈 사이에서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두 나라의 고질적인 ‘멸한관蔑韓觀’을 불식시키고 새로운 국가관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3국이 긴밀하게 얽혀있는 개화기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중국조차 실패한 역사로 치부하던 양무운동 등을 새롭게 조명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유독 서구의 역사전개 과정을 잣대로 자국의 역사를 폄훼하는 우를 더 이상 범해서는 안 된다. 자학사관은 물론 자고사관 모두 이런 추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근현대사를 둘러싼 수많은 논쟁의 단초가 되고 있는 개화기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재조명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이 그 해법을 찾는 하나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망국의 기로에 선 개화파 15인의 고뇌
“비상한 재주를 갖고, 비상한 시대를 만나, 비상한 공도 세우지 못하고, 비상하게 죽어간, 하늘나라 김옥균 공이여”
-유길준이 쓴 김옥균의 비명
“나는 주군의 명을 받아 작위를 받은 것이지 결코 일본으로부터 작위를 받은 것이 아니다.”
-김윤식의 변
“김홍집은 비록 왜와 화친을 주장해 청의淸議에 죄를 지었으나 국사國事에 마음을 다한 정치가였다. 그는 난세를 구제할 만한 재주가 있었다. 그가 죽자 모두 탄식하기를, ‘개화할 사람이 없다’며 그의 죽음을 크게 애석해하였다.”
-황현의 김윤식 평
“교섭을 중단하는 일이 있어도 일본지폐의 통용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일본과의 교섭에 나선 어윤중의 변
“아, 나라와 국민이 이런 치욕을 당하고 있으니 우리 인민들은 곧 생존경쟁 속에서 죽게 될 것이다. 반드시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살게 되니 제공들이 어찌 이를 모르겠는가.”
-민영환의 유언
“일본은 한국을 부강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 한국이 부강해지면 일본은 물러나게 될 것이고 국권도 회복케 될 것이다. 천하대세는 때에 따라 변하고 만국의 사정은 사연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우선 나라를 지킬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을사늑약에 대한 유길준의 평
“개인이 치부하는 근본은 근검절약하는 데 잇습니다. 국가가 치부하는 근본은 국민을 보호하고 수탈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재정의 낭비는 국민의 재화와 노동력을 강탈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정부는 정부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박영효가 고종에게 올린 「건백서」
“우리는 상하귀천을 달리 대접하지 않고 조선 전국 인민을 위해 무슨 일이든 대언代言해주려고 한다. 우리가 국문으로만 쓰는 것은 상하귀천이 다 보게 하려는 것이다.”
-서재필의 독립신문 창간사
“나는 인도가 그 어느 통치하에서보다 영국의 통치하에서 분명히 더 나아졌다고 확신한다. 한 국가가 자신을 통치하기에 부적당할 때는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더 개명되고 더 강한 국민의 보호와 가르침을 받는 게 낫다.”
-윤치호 일기
“나는 조선의 관원이고, 김옥균은 국적이다. 그의 생존은 동양3국의 평화를 깨뜨릴 우려가 있다.”
-홍종우의 김옥균 저격의 변
“세상에서 제일 처신하기 힘든 일이 세 가지 있다. 쇠약한 나라의 재상과 파산한 회사의 청산인, 빈궁한 가정의 주부가 그것이다.”
-이완용의 변
“사람들은 이용익기 평생 그만한 재권을 가지고 황실경용을 독단한 까닭에 응당 기천기백 석의 축적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그 자손을 위한 경영이라고는 공공무여했다. 이는 세인이 공공연히 아는 바다.”
-이용익에 대한 윤효정의 평
“황제 폐하, 우리의 조국은 망했습니다. 폐하 또한 모든 권력을 박탈당했습니다. 저는 적을 복수하고 벌할 수 없는 데 대해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자결로 목숨을 끊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범진이 자결 전 고종에게 보낸 전문
“고영근은 민씨 일족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완강한 사람이다.”
-고영근에 대한 겐토 시로카이의 평
“대장부의 사업이 어찌 지지부진할 수 있으리. 나는 시기를 놓칠까 비통해했을 뿐 나 자신을 위해 슬퍼하지 않았네. 보국하고자 하는 단충丹忠은 벌건 불과 같으니 오직 천지 귀신만이 이를 알리라.”
-김가진의 詩, 「고등재판소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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