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중국.동아시아 이해 (책소개)/3.중국근현대사

중국현대사 : 공산당, 국가, 사회의 격동

동방박사님 2022. 10. 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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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중화인민공화국사 개설서라기보다는 역사 전공자, 역사 교사와 저널리스트들을 위해 집필된 것으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서사식 접근보다는 각 주제에 관한 분석적 시각을 통해 기존 연구 성과를 종합한다. 저자는 오늘날의 중국이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인다고 주장하며, 중국 공산당이 부닥친 어려움이 중화 제국 정부의 개혁가들을 실패하게 만든 곤란과 다르지 않으며, 중국적 사회주의라는 야심과 실용주의를 통한 경제의 현대화는 한 세기 전 중화 제국의 관료들이 시도했던 계획의 재판이라고 덧붙인다.

개혁·개방 시기와 19세기 후반 양무(洋務) 시기의 ‘부강’을 향한 국가 발전 전략의 대비적 고찰, 대륙 지향과 해양 지향의 역사적 순환과 의미에 대한 주목, 지식인의 사고와 행동에 나타난 전통의 지속과 변용, 사회적 힘의 활용에 관한 중화 제국 말기 지도자들과 덩샤오핑식 접근의 유사성, 역사적 경험에 따른 근대성의 다양성 등에 대한 저자 특유의 성찰이 묻어난다.

 

목차

제3판 서문
서론

제1부 혁명의 제도화, 1949~1966

제1장 대륙적 기반으로의 회귀와 통치 기구의 건립, 1949~1954
대륙적 행보의 재개
중국의 사회주의 진영 편입과 서방과의 단절
소련 모델의 채용
중국공산당
국가 기구
군대의 전문화

제2장 대중 동원과 사회 변혁
대중 노선과 대중 운동
1950년의 토지 개혁과 지주 계급의 타도
혼인법(1950)과 부녀 해방
삼반(三反)·오반(五反) 운동과 실업(實業) 자본가들의 굴종
지식인 재교육

제3장 경제 건설:제1차 5개년 계획
재건과 제1차 5개년 계획의 개시
사회주의 과도기의 국가 총노선
초기 결과들에 대한 평가

제4장 최초의 문제 제기
1954년 가오강·라오수스의 제거
1955년과 1956년 사이의 유동적인 분파주의
1956년 8전대회의 취약한 타협
백화제방 운동과 사회적 합의의 종언
권력과 사회:1957년의 위기에 대한 해석

제5장 중국적 방식:대약진과 중·소 분열
새로운 발전 전략:대약진
사회주의 ‘고조’(1958)로부터 공고화로(1958~1959)
중·소 관계의 악화, 1956~1959
루산(廬山)의 위기(1959)와 소련과의 결별(1960)

제6장 마오쩌둥에 반대하는 당, 1960~1965
몇 년간의 암흑기, 1959~1961
지식인의 비판:1961~1962년의 ‘짧은 베이징의 봄’
경제의 조정, 1961~1965
사회주의 교육운동, 1962~1965

제2부 유토피아로의 도피, 1966~1976

제7장 문화대혁명, 1965~1969
기존질서에 대한 공격, 1965~1966
혁명 권력의 장악, 1967
질서의 회복, 1967~1969

제8장 마오쩌둥 시대의 종언, 1969~1976
파벌주의의 확산:9전대회(1969)부터 10전대회(1973)까지
정권의 위기
사회의 위기

제3부 실용주의의 승리와 위기, 1976~1989

제9장 덩샤오핑 시대:탈(脫)마오쩌둥화와 현대화
화궈펑과 신(新)마오쩌둥주의로의 전환, 1976~1978
탈마오쩌둥화와 자유화
경제 현대화

제10장 4개 현대화와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
개혁과 농촌 사회
개혁과 도시 사회
사회, 현대화 그리고 사회주의

제11장 통치의 종식인가 아니면 정권의 종말인가? 국내 정치의 변화(1986~1989)
혼합 경제의 출현과 개혁의 동요(1985~1987)
권력의 주저:‘쌍백(雙百)’의 자유화(1986년 여름)로부터 중공 13전대회까지(1987년 10월)
1989년 5~6월의 폭발

제4부 고립으로부터 개방으로, 1960~1999

제12장 1960년 이래의 중국의 외교정책

후퇴와 고립, 1960~1970
서방과의 친선과 개방 정책, 1970~1980
독자적 정책과 지역 강국으로의 부상

제13장 ‘찬란한’ 1990년대
경제의 급성장
사회의 복귀
공산 정권의 지속
정치적 반대에 대한 진압과 제한
아시아 및 세계 속의 중국

결론
역자 후기

부록
주요 인물 개관
연표 정치·경제·사회적 주요 사건(1949~1999)
각 장별 전거 자료 및 문헌
참고 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자 : 마리-클레르 베르제르 (Marie-Claire Bergere)
중국 근현대 사회경제사 전공 프랑스 국가 박사. 프랑스 국립 동양어문대학(INALCO) 교수와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원(EHESS) 교수(directeur d'etudes)를 역임했다. 현재 프랑스 국립 동양어문대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20세기 중국 부르주아지, 경제, 도시 분야를 주로 연구해 왔고, 주요 저작으로 본서를 포함해 『중국 부르주아지와 신해혁명(La bourgeoisie chinoise et la ...
 
역자 : 박상수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원(EHESS)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사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20세기 중국 사회사, 혁명사, 국가 권력의 문제를 탐구해 왔고, 주요 저작으로 『중국혁명과 비밀결사』(심산출판사, 2006);『동아시아 근대 네이션 개념의 수용과 변용』(공저, 고구려연구재단, 2005);『20世紀三四十年代中共在陝甘寧邊區與哥老會關係論析』(『近代史硏究』 ...
 

책 속으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50주년을 계기로 (서방에서) 제시된 종합적인 평가들은 복합적이다. 한편으로 중국의 통일과 주권의 강화, 경제적 발전, 생활 수준의 향상, 인구 통제, 핵무기 제조, 국제적인(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의 증대가 언급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 발전에 따른 사회적 비용, 대기근과 대중 운동에 따른 수백만 명의 사망, 법치의 결여 또는 불충분, 소수 민족 또는 소수 종교와 반정부 인사에 대한 부당한 조치, 경제 개혁의 미완성, 부패의 만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소련과 동유럽 인민 민주주의 국가들의 파산이 가져온 사회주의에 대한 깊은 불신이 위와 같은 평가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평가는 사회주의 단계(1949~1978)에 모든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고, 개혁 단계(1979~1999)에서 모든 진보가 이루어졌다는 식의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것이다. 반대 변론을 한다기보다는, 사회주의 단계에 대한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그것이 가져온 긍정적인 점들을 무시할 필요는 없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21세기의 유일한 공산주의 강대국
21세기가 된 지금, 중국은 세계의 나머지 국가에서는 실패한 환상으로 치부해 버린 공산주의가 살아남아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다. 그러나 ≪중국현대사-공산당, 국가, 사회의 격동≫의 저자 마리-클레르 베르제르는 오늘날의 중국이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인다고 말한다. 즉, 중국 공산당이 부닥친 어려움이 중화 제국 정부의 개혁가들을 실패하게 만든 곤란과 다르지 않으며, 중국적 사회주의라는 야심과 실용주의를 통한 경제의 현대화는 한 세기 전 중화 제국의 관료들이 시도했던 계획의 재판이라는 것이다.
중화인민공화국 초기에 가장 중요한 문제였던 사회적 정의에 대한 관심은 이제 경쟁을 통한 생산성의 향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혁명적 열정이 퇴조하는 것은 모든 혁명의 성공과 제도화에 뒤따르는 불가피한 결과임이 분명하다. 초창기의 황제들이 사라지면 과거의 익숙한 길로 다시 돌아가곤 했던 왕조의 순환 과정처럼, 사회적 관행에 의해 관료제적 이상(理想)이 무너져 내렸던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저자는 개혁·개방 시기 이후에 나타난 이러한 전통의 부활을 ‘낡은 인간’의 회귀라고 표현한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정권의 무능력 또는 실패의 원인을 마오쩌둥(毛澤東)이 저지른 오류(유토피아의 지향)에서 찾았다. 중국은 자급자족적 체제에서 벗어나 선진국들로부터 자본과 기술의 도입 없이는 경제적 뒤쳐짐을 만회할 수 없었다. 저자는 이러한 의미에서 중국이 혁명을 이룬 시기부터 경제의 현대화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격동의 중국현대사 50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지 반세기가 흘렀다. 정권 초기 30년 동안 중국은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의해 지배되었고, 마오쩌둥식의 유토피아 건설이 반복적으로 시도되었다. 뒤이은 20년 동안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 주도 아래 급속한 근대화로 나아갔지만, 정치 개혁으로 나아가지는 않았다. 또한 동유럽과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 붕괴는 국제 무대에서 중국의 위치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중국의 혁명은 공업화를 달성하지 못했고 기술적인 발전도 이루지 못했다.
저자는 현재 중국의 역사를 혁명의 문제가 아니라 근대화의 문제에서 고찰한다. 덩샤오핑에 의해 주창되고 후계자 장쩌민(江澤民)에 의해 지속적으로 추진된 개혁 정책의 성공은 중국식 점진주의를 하나의 모델로 제시해 주었다. 발전과 연계된 여러 가지 문제와 이념과 정치적 구조 등 시대에 뒤진 많은 것의 존속 등의 모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현대사에서 20세기 말보다 더 풍요롭고 역동적인 시기는 없었다. 저자는 중국의 번영의 근본적 원인을 덩샤오핑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중국의 변화에서 찾으며, 과거와의 진정한 단절은 1949년보다는 1978년에 일어났다고 말하면서 이 ‘개혁’이야말로 20세기 중국의 대혁명이라고 표현한다.
덩샤오핑 이래의 국가 체제는 전체주의적이나 독재적(autocratic)이라기보다 권위주의적(authoritarian)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개혁·개방 이래로 국가 권력을 전보다 더 효율적이고 유능한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역자의 말처럼 개혁의 최대의 수혜자는 사회지만, 또 다른 수혜자는 빈사 상태로부터 새로운 정당성과 효율을 확보하며 살아난 국가 권력이다.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한계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들은 복합적이다. 한편으로 중국의 통일과 주권의 강화, 경제적 발전, 생활 수준의 향상, 인구 통제, 핵무기 제조, 국제적인 영향력의 증대가 언급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 발전에 따른 사회적 비용, 대기근과 대중 운동에 따른 수백만 명의 사망, 법치의 결여 또는 불충분, 소수 민족 또는 소수 종교와 반정부 인사에 대한 부당한 조치, 경제 개혁의 미완성, 부패의 만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평가에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의 파산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즉 사회주의 단계에 모든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고, 개혁 단계에서 모든 진보가 이루어졌다는 식의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주는 평가는 지나치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변화를 두고 상이한 견해가 제시되곤 한다. 중국의 당-국가 체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위기는 천안문 사태 이후 지나가 버렸고 국가가 사회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면서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관점이 있다. 그러나 중국의 개혁 시기는 어떤 전망을 제시하기 어려운 당대사에 속한다. 천안문 운동이 일어났을 때 중국 외부에서는 이것을 시민 사회의 출현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초기의 지배적인 해석이 이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처럼 중국의 개혁과 실패에 대해 보다 침착한 분석이 필요하다. 현재 중국의 발전이 완전한 현대화로 귀착할 것인지, 아니면 20세기의 다양한 시기에 나타난 급속한 성장에서 보여준 것처럼 결국 유산되고 말 것인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문제다.

‘공생’의 시각으로 바라본 중국현대사
≪중국현대사-공산당, 사회, 국가의 격동≫은 중화인민공화국사 개설서라기보다는 역사 전공자, 역사 교사와 저널리스트들을 위해 집필된 것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서사식 접근보다는 각 주제에 관한 분석적 시각을 통해 기존 연구 성과를 종합하고 있다. 따라서 중화인민공화국에 관한 역사적 지식 없이 이 책을 소화하기에는 어느 정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이 책의 전반에서 현대 중국을 보는 저자의 역사가로서의 시각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개혁·개방 시기와 19세기 후반 양무(洋務) 시기의 ‘부강’을 향한 국가 발전 전략의 대비적 고찰, 대륙 지향과 해양 지향의 역사적 순환과 의미에 대한 주목, 지식인의 사고와 행동에 나타난 전통의 지속과 변용, 사회적 힘의 활용에 관한 중화 제국 말기 지도자들과 덩샤오핑식 접근의 유사성, 역사적 경험에 따른 근대성의 다양성 등에 대한 저자 특유의 성찰이 그것이다. 이는 중국의 50년을 가깝고도 먼 과거로 이해했기에 가능한 시각이다. 또한 이것은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등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를 적극 활용하면서 역사적 문맥에 주목하는 저자의 역사학자로서의 태도로부터 연유한다.
마리-클레르 베르제르는 고등사회과학원 ‘아날’(Annales)의 주요 구성원으로 장 셰노(Jean Chesneaux), 루시앵 비앙코(Lucien Bianco)와 더불어 프랑스의 중국 사회사 연구를 이끌어 왔다. 저자가 중국 근현대 국가와 사회의 관계를 분석하면서 ‘공생’이라는 시각을 처음 제시했던 것은 중국 부르주아지 연구에서였다. 이 분야의 독보적인 저자의 책, ≪중국 부르주아지의 황금시대(L’age d'or de la bourgeoisie chinoise 1911~1937)≫에 따르면, 황금시대에 중국의 자본가들은 국가 통합과 독립을 유지할 수 있는 국가 권력의 부재 속에서는 거대 중국의 기술적 경제적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중국의 경험을 보면, 강력한 국가 권력과 다원주의 사회에서 보이는 자율적 사회 집단의 ‘공존’은 불가능했고, 중국 부르주아지는 국가 관료제와의 ‘공생’을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러한 저자의 시각은 개혁·개방 이래의 중국 부르주아지의 부활과 성장, 국가 권력과의 관계에 관한 역사적 관점을 제시한다.

현대 중국에 대한 사학계 연구가 보다 활발해지기를 기대하며
후기에서 역자는 우리 중국 사학계가 중화인민공화국사 연구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번역했다고 쓰고 있다. 1949년을 경계로 한국 사학계에서는 중국의 역사가 역사학의 탐구 대상에서 배제되어 왔다. 이것은 이 시기가 역사적 경험이라기보다는 당면한 현실로 이해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적어도 개혁·개방 시기 이전까지는 역사학이 다루어야 할 분야가 되었다. 특히 한국 학계의 중국 현대사 연구는 과거와 달리 주제의 선택에서 아무런 정치적 제약도, 연구 자료 입수에서 어떤 물리적 제약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외국 연구자들도 중국의 공문서 보관소인 지방 당안관에 접근할 수 있다.
한국의 중국 사학계는 우선적으로 이 시기에 관한 수많은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들 특히 구미 학계의 연구들을 어떻게 역사학의 각도에서 수용하고 재해석하여 새롭게 접근할 것인가라는 과제에 당면하고 있다. 이 점에서 본서는 중화인민공화국 50년에 관한 기존 연구 성과의 밀도 있는 종합이자 역사학적 접근의 한 훌륭한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