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인문교양 (독서)/7.역사문화교양

역사논문 작성법 (2024)

동방박사님 2024. 3. 12. 08:53
728x90

책소개

생애 처음으로 역사학 논문을 작성하는
역사학도들을 위한 글쓰기 나침반
주제 선정부터 문장?문체 만들기까지 A to Z

역사학 논문을 처음 작성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매년 졸업 시즌이 되면 졸업을 앞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은 거의 대부분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접어들곤 한다. 생애 처음으로 본인의 학술적인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집필하여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논문’이다.

논문 작성은 많은 공력과 노력을 요하는 고난도의 과제이다. 게다가 익숙한 일도 아니다. 리포트나 쪽글 등으로 예행연습을 진행했다고 하지만 논문은 양적?질적으로 다르다. 논문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부가 따로 필요하다. 그러나 논문 작성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개설된 강의도 거의 없을뿐더러 관련 도서도 여러 분야를 망라하는 포괄적인 학술논문 안내서가 대부분이다. 분과학문용 안내서는 자연과학, 공학, 의학, 사회과학 분야뿐이다. 인문학 논문 작성법 안내서는 찾기 힘들다.

『역사논문 작성법』은 석사학위 논문 집필을 앞둔 사학과 대학원생과 대학 졸업논문을 제출해야 하는 사학과 졸업반 학생들의 논문 작성을 돕기 위해 집필된 안내서이다. 역사학 논문을 처음 작성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침서가 되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역사논문은 “취업이나 프로젝트 등과 같은 안정된 연구 여건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저자는 주제 선정부터 문장?문체 만들기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면서 사학도들의 역사논문 작성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목차

서문

1장 연구계획서

1. 주제 선정
2. 사료 탐색
3. 연구논저 목록
4. 문제 제기

2장 연구사 정리

1. 연구논저의 정렬
2. 논문 읽기와 연구사 노트
3. 개시 국면의 연구사 정리

3장 사료 읽기

1. 사료 노트와 세포
2. 사료 세포 작성법
3. 주 사료와 비연속적인 관련 사료

4장 집필 전야

1. 문제의 확정
2. 해답과 논지
3. 개념어
4. 사료 세포의 재분류

5장 원고 쓰기

1. 전진과 후퇴: 역사 글쓰기의 특성
2. 서론 쓰기
3. 결론 쓰기
4. 본론 쓰기와 플롯
5. 문장과 문체
6. 인용, 각주,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 : 임경석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 사학과 78학번. 민청련 성대 78학번 계반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한편, 정책실 산하 [민주화의 길] 편집부에서 일했다.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수선사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운동사에 오랫동안 천착해『이정 박헌영 전집』(전9권, 역사비평사) 간행 과정에 참여했을 뿐...

책 속으로

이 책은 역사학 논문을 처음 작성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입니다. 주로 석사학위 논문 집필을 앞둔 사학과 대학원생들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 대학원생 외에도 이 책의 안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대학 졸업논문을 제출해야 하는 사학과 졸업반 학생입니다. …… 이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침서가 되는 게 이 책의 목적입니다
--- p.6

논문 작성도 여행길에 오르거나 음식을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연구계획을 짜야 합니다. …… 씨앗을 심어야만 소출이 있습니다. 씨앗을 잘 심어야 합니다. 논문 쓰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씨앗을 심는 것에 상응하는 행위가 필요합니다. 그게 뭘까요. 저는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p.16

역사논문 연구계획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요? …… 연구 대상을 정하고, 사료 속에 연구 대상에 관한 정보가 어떻게 분포해 있는지를 조사하며, 내 주제를 다룬 기존 연구논문과 단행본이 얼마만큼 축적되어 있는지를 찾고, 자기 연구를 이끌어 갈 문제를 발굴하는 것입니다
--- p.16~7

〈논문 제목과 목차〉를 작성하는 것이 연구계획서의 첫 항목입니다.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연구계획의 첫 번째 할 일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연구 대상을 명백히 하는 문제이지요. 연구 주제를 선정하는 문제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 p.20

사료란 인간의 과거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단서가 되는 모든 자료를 가리킵니다. 기록, 유물, 사적 등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 역사학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 인물, 사상, 문화 등을 연구하는 학문인데요, 사료는 이러한 역사학의 성립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입니다. 유일한 수단입니다. 학문의 성립 조건을 제공한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사료 없이 역사 없다”는 말은 역사학에서는 금언입니다. 기존의 모든 위대한 역사학은 예외 없이 사료에 입각해 있습니다
--- p.26

사료 탐색은 연구 주제를 구상할 때 그 적합성 여부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따라서 연구 대상을 선정하고자 한다면 1차 자료의 존재 여부와 접근 가능성을 폭넓게 탐색해야 합니다
--- p.27

어떤 연구 주제를 상정했다면 마땅히 기존 연구 성과에 대해 조사해야 합니다. 이미 발표된 연구논문과 단행본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자신의 연구가 연구사 전개 과정 속의 어느 지점에 존재하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 p.51

연구계획서에 기재할 네 번째 항목은 ‘문제 제기’입니다. 연구의 목적을 밝히는 일입니다. 무엇을 질문하는지,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지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일입니다
--- p.55

‘연구사 정리’란 연구의 역사를 정리한다는 말입니다. …… 선배 연구자들이 나의 연구 주제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제출해 놓았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어떤 문제를 풀려고 했는지, 해답은 어떻게 내렸는지, 어떤 사료를 활용했는지, 연구사상 어떤 공적이 있고, 어떤 의문점을 남겼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 p.69

글을 읽을 때 뭔가 생각나는 게 있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흘려보내지 마십시오. 기록해 두십시오. 이렇게 기록한 것을 ‘연구사 노트’라고 부릅시다. ‘연구사 노트’란 역사 연구자가 기존 연구논저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을 적어 놓은 기록을 가리킵니다. 그것은 기존 연구논문과 저서에 대한 연구자의 독후감입니다
--- p.74

연구사 정리는 언제 가능하나요? …… 첫째, 연구논저 목록에 실린 논문과 저서를 모두 독파한 이후에야 가능합니다. …… 둘째, 연구사 노트가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존의 각 논문에 대해 문제, 논지, 주 사료, 개념어, 기타 관심사 등을 정리한 자신의 메모가 있어야 합니다
--- p.83

사료 노트란 연구자가 사료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을 적어 놓은 기록입니다. 그 속에는 사료에 담긴 갖가지 데이터 가운데 유용하다고 판단한 정보가 수집되어 있습니다. 또 수집된 정보에 대해 연구자가 행한 관찰과 분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p.89

사료 세포의 구성 요소에 대해 살펴보기로 합시다. …… ‘사료 세포’도 여러 개의 구성 요소로 이뤄져 있습니다. 필수 요소는 네 가지입니다. (1) 표제어, (2) 출처, (3) 수집된 정보, (4) 가공된 정보가 그것입니다
--- p.93

주 사료란 자신의 연구 주제에 관련된 정보를 두텁고 풍부하게 내장하고 있는 사료입니다. 연구 대상에 관련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주된 근거가 되는 사료입니다. 그 속에 연구 대상에 관한 자초지종의 서사가 담겨 있고, 다른 사료의 도움 없이도 논문 구성의 근간을 세울 가능성을 갖고 있는 사료입니다
--- p.109

비연속적 사료로부터 얻는 독립적인 세포는 다종다양한 출처로부터 얻게 됩니다. 대체로 연대기 자료들로부터 이러한 독립적인 세포를 얻을 수 있습니다
--- p.129

‘집필 전야’란 원고 쓰기로 넘어가기 전날 밤을 뜻합니다. …… 지금까지 주로 연구 대상의 각 요소에 대한 분석적 연구에 힘을 쏟았다면, 이제는 연구 대상 전체에 관한 지식을 얻는 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 수집하고 분석한 모든 정보들에 대한 종합을 꾀해야 할 때입니다
--- p.133

종합이란 분석된 개개의 관념을 결합하여 새로운 관념을 구성하는 사유의 한 형태입니다. …… 종합은 대상 전체에 관한 지식을 줍니다. …… 종합을 통해 재구성된 대상은 분석 이전의 혼돈된 덩어리가 아니라 내부 구조와 변화의 원리가 투명하게 드러난 새로운 대상입니다
--- p.133~34

문제의 소재를 분명히 하기 바랍니다. …… 연구계획서를 작성할 때 여러 개의 후보 문제군을 설정해 놓았습니다. …… 여러 후보군 가운데에서 자신의 논문 전체를 논리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판단되는 문제를 골라야 합니다
--- p.136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지지 마십시오. 학술지 논문이나 학사·석사학위 논문과 같은 글에서는 하나의 문제를 세우는 편이 좋습니다. …… 역사 연구자가 던지는 질문은 연구 대상의 인과관계와 상관성을 묻거나, 행위 주체와 대상의 속성에 관계되어 있는 문제들입니다. 추상도가 높은 문제들이지요. 따라서 그 내부에는 중층적인 하위 질문들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 p.137

해답을 도출하시기 바랍니다. 문제가 있으면 해답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수학 문제라면 수식으로 해답을 구하겠지만, 역사학 논문에서는 언어로 답을 구합니다. 언어 표현을 날카롭게 다듬어서 분명한 문장으로 답을 내리기 바랍니다
--- p.143

종합은 논문 전체를 관통하는 지식을 줍니다. 다각적인 논증과 증빙에 의해 뒷받침되는 논지를 생산할 수 있게 합니다. 논지란 문제의 해답을 정식화된 언어로 표현한 문장입니다. 그것은 팩트를 관찰하고, 비교하거나 분석한 결과이며, 종합을 거쳐서 얻게 된 연구 성과입니다
--- p.143~44

논지를 구성하는 요소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는 개념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개념은 대상의 현상과 외부적인 연관이 아니라 대상의 본질과 내부적인 연관을 표시합니다. 역사학자는 개념어를 사용함으로써 역사적 대상의 본질적 속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대상의 구조와 체계를 설명하는 데 유용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역사적 대상의 변화·발전에 내재하는 합법칙성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 p.147

집필 전야에는 수백 개 사료 세포를 재분류해야 합니다. 일정 기준에 따라 세포들을 다시 배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에 따라 사료 세포를 재정렬해야 할까요. …… 새로운 창의적인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 바로 연구 질문과 해답이 …… 기준이 됩니다. …… 그것을 기준점으로 삼아 사료 세포들을 연결하는 체계를 짤 수 있습니다. 자신이 제기한 문제와 그 해답에 어울리는 사료 세포 분류체계를 구성하면 됩니다
--- p.154

집필 전야에는 사료 노트에 담긴 정보들을 재결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 대상 전체에 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분석된 여러 요소들을 종합해야 합니다. 대상에 관한 기성의 익숙한 체계를 기준으로 정보를 결합하는 것은 회피해야 합니다. 창의적인 연구 성과를 얻고자 고투하는 연구자라면 자신이 제기한 연구 질문과 해답의 특성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체계를 선정하기 바랍니다. 이것을 철칙으로 해야 합니다. 잘 알려진 분류체계가 아니라 자신이 제기한 문제·해답의 특성에 상응하는 체계에 의거하여 정보를 분류·정리해야 합니다
--- p.157

역사 연구 과정을 다섯 개 단계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연구계획서, 연구사 정리, 사료 읽기, 정보의 종합, 집필이 그것입니다. 이 단계들은 장기·거시적인 시점에서 본 연구 과정입니다
--- p.162

연구 전략을 지혜롭게 짤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 개의 과제를 단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방법을 선택하시기 권유합니다. ‘사료 읽기’와 ‘집필’ 두 과제의 관계가 특히 그러합니다
--- p.163

역사논문의 서론에서는 두 가지를 명백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는 문제를 명백히 제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문제가 과거에 연구자들에 의해 어떻게 다뤄져 왔는지를 밝히는 것입니다
--- p.166

논문의 서론부에서 명백히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신의 논문에서 제기한 문제가 과거에 연구자들에 의해 어떻게 다루어져 왔는지를 밝히는 것입니다. 바로 ‘연구사 정리’입니다
--- p.168

결론의 구성 요소를 셋으로 상정하고 각 요소마다 모듈을 적용해 봅시다. 첫째 요소는 문제의 확인입니다. …… 둘째 요소는 해답의 제시입니다. …… 개별적인 사실의 나열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구체성에 내재하는 일반성을 적절한 언어로 표현합니다. …… 만약 개념어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면 그 내용을 오해의 여지가 없이 잘 설명합니다. …… 셋째 요소는 근거 제시입니다. 본론에서 상세히 다룬 논리적, 사실적 근거를 잘 간추려 설명합니다
--- p.178~79

본론은 과거의 객관 세계를 재현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연구 대상을 형상화하는 곳이지요. 사료 속에서 수집한 정보를 분석·가공하고, 문제와 논지를 기준으로 그 성과를 재구성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역사상과 역사 인식을 만들어 냅니다
--- p.181

연구 대상의 형상화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 가운데 하나는 ‘이야기’입니다. …… 역사논문 작성에서도 다채로운 서사는 과거의 객관 세계를 재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서사를 구성하는 방법이 플롯입니다. 플롯이란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으로는 ‘인간 행위의 재현’이며 ‘사건의 결합’입니다
--- p.182~83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다독다작’이라고 답해 왔습니다. 좋은 글을 많이 접하고, 자신이 직접 글을 많이 써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 많이 읽고 쓰는 속에서 글 쓰는 기량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 p.194

역사논문 글쓰기에서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는 것은 필수적인 덕목이고,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것은 선택사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장 훈련의 초점은 마땅히 정확한 문장을 쓰는 데 맞춰야 하겠습니다
--- p.194~95

이 책에서 역사논문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이런저런 조언을 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요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무엇을 지목해야 할까요.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료 밀착형 연구, 개념어 설정, 플롯의 도입이 그것입니다
--- p.211

출판사 리뷰

역사논문 작성법 지침서의 필요성을 절감하다

이 책의 집필 계기는 저자의 경험이다. 저자 역시 “첫 논문을 쓰려고 암중모색”한 경험이 있다. 역사논문 쓰는 방법을 배울 곳이 없어 “선배 연구자들이 하는 행동을 곁눈질했고, 기성 연구논문의 형식을 모방”했다. 물론 이는 많은 시행착오를 불러왔다.

대학 교수로 임용된 후에는 20년 동안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논문 작성에 필요한 기량을 지도해왔다. 기존의 대학원 역사학자 양성 과정은 “일대일의 개인지도를 통해 논문 작성에 필요한 기량을 훈련”하는 도제 교육과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대학 고학년생들의 졸업논문 작성을 돕는 ‘역사논문 작성법’이라는 과목의 강의를 맡게 된 후 많은 수의 학생들에게 일대일의 도제식 교육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역사논문 작성법을 안내하는 지침서”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연구계획서부터 참고문헌까지 역사논문 작성의 A to Z

저자는 ‘역사논문 작성법’ 강의를 거듭하면서 강의안을 계속 보완할 수 있었다. 학생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학생과 함께 성장한 것이다. 덕분에 논문 작성을 앞둔 학생들을 위한, 살아 있는 조언이 탄생했다.

저자는 “역사논문을 쓰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가장 먼저 할 일”로 연구계획서 작성을 들면서 역사논문 작성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나열에 머물지 않는다. 연구계획서 작성 시 연구 주제를 선정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사료는 어떻게 찾는지, 문제 제기는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등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연구사 정리 방법과 사료 읽기 방법 등 언뜻 보면 간단해 보이는 과제조차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보여준다.

이 같은 사전 작업 후 역사논문 집필에 들어갔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점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설명한다. 문제는 어떻게 정하는지, 해답과 논지가 무엇이며 작성 시 어떤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개념어를 선정할 때 유념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등을 꼼꼼하게 안내해준다.

‘보기’를 통한 사례 설명도 곁들인다. 김익한의 〈1920년대 일제의 지방지배정책과 그 성격〉이라는 논문을 예로 들며 직접 작성한 연구사 노트를 꺼내들기도 하고, 김옥균의 《갑신일록》을 통해 사료를 정리하는 방법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료 밀착성, 개념어, 플롯―또 하나의 글쓰기를 위해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학술논문이 “연구자들 내부에서만 소통”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역사학의 효용이 궁극에 가서는 공동체의 정체성과 향방에 관련되어 있음을 감안한다면, 역사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관심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관점 아래 저자는 역사논문 외에 ‘또 하나의 글쓰기’를 강조한다. 바로 단행본이다. 저자는 역사논문과 역사 단행본 사이에 “내적인 연관이 존재한다”고 말하며 양자를 연결하는 교량으로 사료 밀착형 연구, 개념어 설정, 플롯의 도입 세 가지 요소를 든다. “이 세 가지를 잘 갖추면 좋은 논문도 쓸 수 있고, 좋은 단행본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매해 쏟아지는 역사논문이 사료 밀착성과 적절한 개념어와 플롯을 갖추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리그’로 올라설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