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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민주 진보 진영과 그 지지자들에게 남겨진 소중하고도 무거운 과제
“김근태는 갔지만, 그가 구상하던 ‘좀 더 나은 세상’을 이루는 숙제는 산 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2011년 12월 30일, 추운 겨울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이 예순넷의 나이로 숨을 거둔지 어느것 1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두 번의 선거가 있었고, 다시 겨울이 돌아왔다. 김근태가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활동하던 한반도재단(한반도 평화와 경제발전 전략 연구 재단)은 민주주의자 김근태 서거 1주기를 맞이하여, 김근태를 추모하여 그의 뜻을 되새기겠다는, 살아남은 이들의 마음을 엮은 책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를 내놓았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마지막 당부”라는 제목으로 김근태의 유언이 된 그의 마지막 원고 ‘2012년을 점령하라’와, 그의 마지막 인터뷰 소개를 필두로 강금실, 고상만, 김정길 등 장례식 기간 동안 여러 매체에 실렸던 추모의 글들을 모아 정리한 두 번째 부분이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김근태의 유년 시절부터 학생 시절, 민주화운동 과정을 거쳐, 정치에 입문해 ‘민주대연합’을 모색하다가 영면에 들기까지.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삶을 소략하나마 주요한 역정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훑고 있다. 비록 2012년을 점령하지는 못했지만, 책 속에 담긴 글들을 통해 김근태는 무엇을 위해 일생 동안 싸워 왔으며 또 그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가 무엇인지를 가슴 깊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김근태는 갔지만, 그가 구상하던 ‘좀 더 나은 세상’을 이루는 숙제는 산 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2011년 12월 30일, 추운 겨울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이 예순넷의 나이로 숨을 거둔지 어느것 1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두 번의 선거가 있었고, 다시 겨울이 돌아왔다. 김근태가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활동하던 한반도재단(한반도 평화와 경제발전 전략 연구 재단)은 민주주의자 김근태 서거 1주기를 맞이하여, 김근태를 추모하여 그의 뜻을 되새기겠다는, 살아남은 이들의 마음을 엮은 책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를 내놓았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마지막 당부”라는 제목으로 김근태의 유언이 된 그의 마지막 원고 ‘2012년을 점령하라’와, 그의 마지막 인터뷰 소개를 필두로 강금실, 고상만, 김정길 등 장례식 기간 동안 여러 매체에 실렸던 추모의 글들을 모아 정리한 두 번째 부분이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김근태의 유년 시절부터 학생 시절, 민주화운동 과정을 거쳐, 정치에 입문해 ‘민주대연합’을 모색하다가 영면에 들기까지.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삶을 소략하나마 주요한 역정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훑고 있다. 비록 2012년을 점령하지는 못했지만, 책 속에 담긴 글들을 통해 김근태는 무엇을 위해 일생 동안 싸워 왔으며 또 그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가 무엇인지를 가슴 깊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목차
김근태의 하늘에 쓰는 편지 _ 인재근
책을 엮으면서 - 당신이 그립습니다 _ 최상명
1부 마지막 당부
2012년을 점령하라 _ 김근태
인터뷰 “분노하고, 도전하라”_ 한림국제대학원대 정치경영연구소
민주주의자 김근태, 우리 가슴에 묻다
화보 _ 빈소에서 장지까지
2부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
미안해요, 김근태
아름답고 진지했던 인간… 선배님은 역사였습니다 | 강금실
풀잎처럼 부드럽고 대추씨처럼 단단한 존재 예술가여 | 김형수
당신이 베푼 사랑, 이제 국민이 당신에게 돌려주고 있습니다 | 손학규
미안해요, 김근태! 당신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 유은혜
청취자, 유권자 그리고 김근태 | 이갑수
김근태의 마지막 말, “분노하라, 투표하라!” | 이인영
착한 사람들이 상을 받는구나, 하게 하소서 | 함세웅
고마워요, 김근태
‘오비추어리’와 ‘커튼콜’: 김근태 | 김호
우리가 잊고 있던, 김근태 선생의 또다른 길 | 박태견
謹弔 김근태: 그만한 정치인을 보지 못했다 | 신정록
김근태, ‘반독재 20년’만큼 치열했던 정치 역정 | 윤태곤
좋은 정치인, 김근태가 우리에게 남긴 무거운 숙제 | 이남주
생각과 행동이 일치한 드문 사람, 그가 할 일 아직 많건만 | 이명재
스스로의 선택으로 ‘거절된 자’의 길을 간 김근태 | 이해학
우리에게 김근태는 영원한 ‘희망의 근거’다 | 최경환
기억할게요, 김근태
김근태에게서 들은 마지막 메시지, 이웃과 ‘함께 살기’ | 고상만
아름다운 꼴찌들이 힘 모을 게요 | 김상곤
김근태 동지여, 이 땅 위의 큰 별이 되어 조국을 지켜 주시기를 | 김정길
진솔하고 겸허한 삶 지켜 온 당신께 감사합니다 | 김해자
따뜻하고 정중한 목소리, 아직도 기억납니다 | 박경철
분노를 넘어 인간적 고결함의 시대로 | 안병진
내 기억 속의 김근태 | 이기수
따뜻한 민주주의자 김근태 | 이준구
김근태를 가슴에 묻고 “2012년을 점령하라” | 전홍기혜
3부 민주주의자 김근태가 걸어온 길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삶과 꿈 _ 성한용
김근태 연보
책을 엮으면서 - 당신이 그립습니다 _ 최상명
1부 마지막 당부
2012년을 점령하라 _ 김근태
인터뷰 “분노하고, 도전하라”_ 한림국제대학원대 정치경영연구소
민주주의자 김근태, 우리 가슴에 묻다
화보 _ 빈소에서 장지까지
2부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
미안해요, 김근태
아름답고 진지했던 인간… 선배님은 역사였습니다 | 강금실
풀잎처럼 부드럽고 대추씨처럼 단단한 존재 예술가여 | 김형수
당신이 베푼 사랑, 이제 국민이 당신에게 돌려주고 있습니다 | 손학규
미안해요, 김근태! 당신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 유은혜
청취자, 유권자 그리고 김근태 | 이갑수
김근태의 마지막 말, “분노하라, 투표하라!” | 이인영
착한 사람들이 상을 받는구나, 하게 하소서 | 함세웅
고마워요, 김근태
‘오비추어리’와 ‘커튼콜’: 김근태 | 김호
우리가 잊고 있던, 김근태 선생의 또다른 길 | 박태견
謹弔 김근태: 그만한 정치인을 보지 못했다 | 신정록
김근태, ‘반독재 20년’만큼 치열했던 정치 역정 | 윤태곤
좋은 정치인, 김근태가 우리에게 남긴 무거운 숙제 | 이남주
생각과 행동이 일치한 드문 사람, 그가 할 일 아직 많건만 | 이명재
스스로의 선택으로 ‘거절된 자’의 길을 간 김근태 | 이해학
우리에게 김근태는 영원한 ‘희망의 근거’다 | 최경환
기억할게요, 김근태
김근태에게서 들은 마지막 메시지, 이웃과 ‘함께 살기’ | 고상만
아름다운 꼴찌들이 힘 모을 게요 | 김상곤
김근태 동지여, 이 땅 위의 큰 별이 되어 조국을 지켜 주시기를 | 김정길
진솔하고 겸허한 삶 지켜 온 당신께 감사합니다 | 김해자
따뜻하고 정중한 목소리, 아직도 기억납니다 | 박경철
분노를 넘어 인간적 고결함의 시대로 | 안병진
내 기억 속의 김근태 | 이기수
따뜻한 민주주의자 김근태 | 이준구
김근태를 가슴에 묻고 “2012년을 점령하라” | 전홍기혜
3부 민주주의자 김근태가 걸어온 길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삶과 꿈 _ 성한용
김근태 연보
책 속으로
나의 짝 김근태, 잘 지내고 있나요.
지금 창밖에선 11월 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바람도 드세서 낙엽이 꽃잎처럼 날립니다.
이젠 11월과 겨울이 불편합니다.
당신이 많이 아팠던 11월이었고,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난 겨울이었지요.
인재근의 11월이 더 춥고 더 무거워졌습니다.
며칠 전 버마에 다녀왔습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조국과 국민에 대한 사랑과 민주주의에 대해 확고한 신념,
온화하면서도 강인한 눈빛, 지적이고 기품 있는 몸가짐이
당신과 참으로 비슷했습니다.
당신과 수치 여사가 만나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금방 두 살 터울의 다정한 오누이같이 되었을 겁니다.
다른 약속을 취소해서라도, 정겨운 미소를 주고받으며
정치, 역사, 문화, 예술 등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누었을 겁니다.
당신이 남긴 흔적이 매우 큽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많은 분들이 당신을 그리워합니다.
남영동은 영화로 만들어졌고, 당신을 주제로 학술행사도 열립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연구소, 고문치유센터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세상 그 무엇보다
당신이 남긴 가장 큰 흔적은 바로 인재근입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국회의원이 되어, 당신의 이름으로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당신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훗날 하늘나라에서 당당하게 당신을 만날 수 있도록,
당신이 못다 이룬 뜻을 꿋꿋이 이어 가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보고 싶을 줄 몰랐습니다.
늘 당신을 사랑합니다.
2012년 11월
인재근
지금 창밖에선 11월 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바람도 드세서 낙엽이 꽃잎처럼 날립니다.
이젠 11월과 겨울이 불편합니다.
당신이 많이 아팠던 11월이었고,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난 겨울이었지요.
인재근의 11월이 더 춥고 더 무거워졌습니다.
며칠 전 버마에 다녀왔습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조국과 국민에 대한 사랑과 민주주의에 대해 확고한 신념,
온화하면서도 강인한 눈빛, 지적이고 기품 있는 몸가짐이
당신과 참으로 비슷했습니다.
당신과 수치 여사가 만나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금방 두 살 터울의 다정한 오누이같이 되었을 겁니다.
다른 약속을 취소해서라도, 정겨운 미소를 주고받으며
정치, 역사, 문화, 예술 등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누었을 겁니다.
당신이 남긴 흔적이 매우 큽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많은 분들이 당신을 그리워합니다.
남영동은 영화로 만들어졌고, 당신을 주제로 학술행사도 열립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연구소, 고문치유센터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세상 그 무엇보다
당신이 남긴 가장 큰 흔적은 바로 인재근입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국회의원이 되어, 당신의 이름으로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당신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훗날 하늘나라에서 당당하게 당신을 만날 수 있도록,
당신이 못다 이룬 뜻을 꿋꿋이 이어 가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보고 싶을 줄 몰랐습니다.
늘 당신을 사랑합니다.
2012년 11월
인재근
--- 「김근태의 하늘에 쓰는 편지」
출판사 리뷰
2011년 12월 30일, 추운 겨울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이 예순넷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민주 진보 세력의 재집권을 위해 절치부심하던 그는 고문 후유증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갑자기 쓰러졌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인권을 위해, 희망의 정치를 위해 투신해 온 그에게 ‘민주주의자 김근태’라는 칭호를 붙여주었다.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그의 때이른 죽음을 온 세상이 슬퍼했으니, 언론과 사회 각계 인사들이 연일 그를 추모하며, 수배와 고문과 옥고로 이어진 민주화운동의 대부로서의 그의 삶과 이상주의자에 가까우면서도 늘 한발 앞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그의 정치 이력을 기렸고, 사회장으로 치러진 그의 장례식 기간 동안 빈소에서부터, 문화제, 영결식, 장지에 이르기까지 닷새 내내 시민들의 조문의 발길이 끊어질 줄 몰랐다. 그리고 어느새 한 해가 지나가고, 다시 겨울이다. 민주주의자 김근태 서거 1주기를 맞이하여, 김근태가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활동하던 한반도재단(한반도 평화와 경제발전 전략 연구 재단)은, 민주주의자 김근태를 추모하여, 그의 뜻을 되새기겠다는, 살아남은 이들의 마음을 엮은 책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를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첫 부분은, 맨 먼저 “마지막 당부”라는 제목으로 김근태의 유언이 된 그의 마지막 원고 ‘2012년을 점령하라’와, 그의 마지막 인터뷰(2011년 7월 5일, 프레시안 게재)가 소개된다. 그에 뒤따르는 “민주주의자 김근태, 우리 가슴에 묻다”는 닷새에 걸친 그의 장례식 이모저모를 스케치한 화보 페이지, 그리고 김근태를 추모하는 짧은 글을 적은 포스트잇이 빼곡하던 ‘추모의 벽’에서 뽑은 글로 구성되어, 한 해 전에 겪었던 우리의 안타까움과 슬픔을 조용히 되새기게 한다. 두 번째 부분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는 장례식 기간 동안 여러 매체에 실렸던 추모의 글을 모아 정리했다. 강금실, 고상만, 김상곤, 김정길, 김해자, 김형수, 김호, 박경철, 박태견, 손학규, 신정록, 안병진, 유은혜, 윤태곤, 이갑수, 이기수, 이남주, 이명재, 이인영, 이준구, 이해학, 전홍기혜 , 최경환, 함세웅, 이 스물세 사람의 추모글은 저마다의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인연을 통해 김근태의 삶과 이력의 다양한 단면들을 이야기하는데, 무엇보다 그에게 빚진 자로서 미안해하고, 고마워하고, 그러면서 그의 뜻을 잊지 않고 새겨 나가겠노라 다짐한다. 세 번째 부분 “민주주의자 김근태가 걸어 온 길”은 한겨레신문 성한용 기자가 정리한 ‘김근태의 삶과 꿈’이다. 유년 시절부터 학생 시절, 민주화운동 과정을 거쳐, 정치에 입문해 ‘민주대연합’을 모색하다가 영면에 들기까지,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삶을 소략하나마 주요한 역정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훑고 있다. 이 글을 통해 필자는 김근태는 무엇을 위해 일생 동안 싸워 왔으며 또 그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가 무엇인지 밝히고자 하였다.
“김근태는 갔지만, 그가 구상하던 ‘좀 더 나은 세상’을 이루는 숙제는 산 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2012년을 점령하라!” 김근태가 우리에게 남긴 이 마지막 당부를 2012년의 우리는 지키지 못했다. 그리하여 그 마지막 당부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그것이 구현되기를 꿈꾸던 숱한 약자들을 깊은 절망감에 빠뜨렸다. 그러니, 그의 이 마지막 당부는 여전히 우리에게,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실패한 민주 진보 진영과 그 지지자들에게 남겨진 소중하고도 무거운 과제인 바, 우리는 또다른 이름의 희망을 싹 틔워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일찍부터 ‘큰 스웨덴’을 모델로 하는 ‘민주적 시장경제’를 설파했고, 병상에 눕기 직전까지도 ‘제2차 민주대연합’을 이루기 위한 ‘국민대오’를 구상하던 그의 뜻과 정치 철학은 여전히 우리에게 절실하고 유효한 과제인 것이다. 이것이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이 두 번째 겨울에,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라는 책이 민주주의자 김근태를 추모함과 더불어 우리에게 더더욱 유의미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
어찌하여 이런 날들이 계속 이어지는 걸까?
세상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고 했어
…
승리의 환희 앞에서 축배를 드는
한때의 수도승들이 늠름한 장군처럼
제도와 권력의 블랙홀로 도취해 들어갈 때
세상은 날마다 진보하는 거야, 수다 떠는 도시
골목과 골목, 사람과 사람 틈을
탐욕의 홍수가 우당탕 쓸고 갈 때
…
사랑을 믿을 수 없을 때
따사로운 정오의 햇살이 낡아 보일 때
간절히 바라던 일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을 때
탐스런 눈송이들이 허술한 나뭇가지 위에서 녹아버릴 때
모두 괴물이 된 것 같아. 심지어는 나조차 믿을 수 없을 때
그때 저 멀리서 떨고 있는 별의 이름을 불러
불타버린 희망의 음성이 남아 있지 않을까?
쓰다버린 낡은 휴대폰 폴더에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 카카오톡의 난삽한 사투리들 속에
그래도 그 젊음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을까?
인류 진화의 최전방에 다다른 양심의, 지성의, 자유의 이니셜
GT. 어느 겨울 새벽빛 속으로 떠나버린 오래된 목소리
GT. 아, 사라진 나의 별
- 김형수 시인이 ‘고 김근태 의장의 죽음에 부쳐’ 쓴 조시 〈사라진 별을 기리는 노래〉 중에서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첫 부분은, 맨 먼저 “마지막 당부”라는 제목으로 김근태의 유언이 된 그의 마지막 원고 ‘2012년을 점령하라’와, 그의 마지막 인터뷰(2011년 7월 5일, 프레시안 게재)가 소개된다. 그에 뒤따르는 “민주주의자 김근태, 우리 가슴에 묻다”는 닷새에 걸친 그의 장례식 이모저모를 스케치한 화보 페이지, 그리고 김근태를 추모하는 짧은 글을 적은 포스트잇이 빼곡하던 ‘추모의 벽’에서 뽑은 글로 구성되어, 한 해 전에 겪었던 우리의 안타까움과 슬픔을 조용히 되새기게 한다. 두 번째 부분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는 장례식 기간 동안 여러 매체에 실렸던 추모의 글을 모아 정리했다. 강금실, 고상만, 김상곤, 김정길, 김해자, 김형수, 김호, 박경철, 박태견, 손학규, 신정록, 안병진, 유은혜, 윤태곤, 이갑수, 이기수, 이남주, 이명재, 이인영, 이준구, 이해학, 전홍기혜 , 최경환, 함세웅, 이 스물세 사람의 추모글은 저마다의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인연을 통해 김근태의 삶과 이력의 다양한 단면들을 이야기하는데, 무엇보다 그에게 빚진 자로서 미안해하고, 고마워하고, 그러면서 그의 뜻을 잊지 않고 새겨 나가겠노라 다짐한다. 세 번째 부분 “민주주의자 김근태가 걸어 온 길”은 한겨레신문 성한용 기자가 정리한 ‘김근태의 삶과 꿈’이다. 유년 시절부터 학생 시절, 민주화운동 과정을 거쳐, 정치에 입문해 ‘민주대연합’을 모색하다가 영면에 들기까지,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삶을 소략하나마 주요한 역정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훑고 있다. 이 글을 통해 필자는 김근태는 무엇을 위해 일생 동안 싸워 왔으며 또 그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가 무엇인지 밝히고자 하였다.
“김근태는 갔지만, 그가 구상하던 ‘좀 더 나은 세상’을 이루는 숙제는 산 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2012년을 점령하라!” 김근태가 우리에게 남긴 이 마지막 당부를 2012년의 우리는 지키지 못했다. 그리하여 그 마지막 당부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그것이 구현되기를 꿈꾸던 숱한 약자들을 깊은 절망감에 빠뜨렸다. 그러니, 그의 이 마지막 당부는 여전히 우리에게,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실패한 민주 진보 진영과 그 지지자들에게 남겨진 소중하고도 무거운 과제인 바, 우리는 또다른 이름의 희망을 싹 틔워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일찍부터 ‘큰 스웨덴’을 모델로 하는 ‘민주적 시장경제’를 설파했고, 병상에 눕기 직전까지도 ‘제2차 민주대연합’을 이루기 위한 ‘국민대오’를 구상하던 그의 뜻과 정치 철학은 여전히 우리에게 절실하고 유효한 과제인 것이다. 이것이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이 두 번째 겨울에,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라는 책이 민주주의자 김근태를 추모함과 더불어 우리에게 더더욱 유의미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
어찌하여 이런 날들이 계속 이어지는 걸까?
세상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고 했어
…
승리의 환희 앞에서 축배를 드는
한때의 수도승들이 늠름한 장군처럼
제도와 권력의 블랙홀로 도취해 들어갈 때
세상은 날마다 진보하는 거야, 수다 떠는 도시
골목과 골목, 사람과 사람 틈을
탐욕의 홍수가 우당탕 쓸고 갈 때
…
사랑을 믿을 수 없을 때
따사로운 정오의 햇살이 낡아 보일 때
간절히 바라던 일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을 때
탐스런 눈송이들이 허술한 나뭇가지 위에서 녹아버릴 때
모두 괴물이 된 것 같아. 심지어는 나조차 믿을 수 없을 때
그때 저 멀리서 떨고 있는 별의 이름을 불러
불타버린 희망의 음성이 남아 있지 않을까?
쓰다버린 낡은 휴대폰 폴더에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 카카오톡의 난삽한 사투리들 속에
그래도 그 젊음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을까?
인류 진화의 최전방에 다다른 양심의, 지성의, 자유의 이니셜
GT. 어느 겨울 새벽빛 속으로 떠나버린 오래된 목소리
GT. 아, 사라진 나의 별
- 김형수 시인이 ‘고 김근태 의장의 죽음에 부쳐’ 쓴 조시 〈사라진 별을 기리는 노래〉 중에서
'44.인물사 연구 (독서>책소개) > 2.한국인물평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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