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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모든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
역사가 감춰온 조선시대 문제적 24장면
조선 왕조 500년을 뒤흔든 말실수 잔혹사
세치혀가 부른 치명적인 화
조선시대 리더들의 설화 스캔들 24장면
『법구경』에 “불행한 운명은 바로 자신의 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한마디 말로 화를 자초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인물들을 통해 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책 『조선의 역사를 바꾼 치명적 말실수』(개정판)가 출간되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말실수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조선 시대 인물 7인의 삶을 24개의 에피소드로 재구성해 소개한다.
뛰어난 지략으로 조선 왕조 창업을 이루어냈지만 독선적이고 안하무인격인 언행을 반복하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정도전,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오만불손한 태도로 죽음을 자초한 왕의 처남 민무구 4형제, 지나친 자신감에서 비롯된 거침없는 말로 인해 젊은 나이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남이 장군, 아빠 찬스를 누리며 거짓말과 갑질을 일삼다 사약을 받은 신숙주의 아들 신정,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여 멸문지화를 당한 연산군의 처남 신수근,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말실수로 동?서 붕당을 초래한 심의겸, 노론의 사주를 받아 사도세자의 비행을 폭로한 뒤 대역죄로 참형을 당한 나경언. 이들의 설화 스캔들을 저자 이경채는 『조선왕조실록』과 『연려실기술』 등 사료를 바탕으로 마치 한 편의 사극이나 소설을 보는 것처럼 흥미지진하게 서술한다.
목차
저자의 말
Part 1 정도전의 치명적인 말투와 말실수
S#01 직선적인 말 한마디
S#02 사적인 지나치게 사적인
S#03 상소와 맞상소: 말들의 싸움
S#04 포용은 멀고 복수는 가깝다
S#05 말은 불행의 씨앗
S#06 정무적 판단과 결정적 말실수
Part 2 함부로 쏜 화살이 부른 민무구 4형제의 죽음
S#07 태종의 밑그림자 주원장
S#08 세자 혼례사건의 해프닝
S#09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왕의 처남들
S#10 오만불손한 언행으로 죽음을 자초한 4형제
Part 3 지나친 패기가 독이 되는 사례, 남이 장군
S#11 기린아 남이의 탄생
S#12 무심코 던진 말이 몰고온 피의 역사
S#13 점쟁이의 예언
Part 4 거짓말과 갑질의 대명사 신정
S#14 아빠 찬스를 누린 신숙주 아들 신정
S#15 부정행위를 저지른 정승의 아들
S#16 거짓말과 위선의 말로
Part 5 미래를 보지 못해 멸문지화를 당한 신수근
S#17 ‘조의제문’ 때문에 부관참시를 당한 김종직
S#18 외척 신수근과 감언이설에 속는 연산군
S#19 누이를 살릴 것인가, 딸을 살릴 것인가
Part 6 사소한 오해가 낳은 동·서 붕당
S#20 무고와 암투로 희생양이 된 사림
S#21 사소한 오해가 낳은 동·서 붕당
Part 7 사도세자를 죽인 나경언의 폭로
S#22 엄한 아버지, 귀한 아들
S#23 고립무원의 왕세자
S#24 대가성 폭로자, 나경언
저자 소개
저 : 이경채
전남 나주 출생. 소설가, 동화작가, 출판 기획자다. 지은 책으로 『도시의 파랑새』, 『낮에 뜨는 달』, 『후폭풍』, 『폭력교실』 등의 소설과 『책사와 모사』, 『한국 인물 사전』, 『세계 인물 사전』,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복』, 『반신목욕술』, 『할미꽃이 하늘을 향해 피었어요』, 『고양이 밥 주는 할아버지』 등 많은 작품이 있으며 『기본형 인간』, 『산소는 생명이다』 등 여러 권의 책을 기획 · 집필했다.
책 속으로
당시 태조는 정도전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절대적으로 신임했다. 무장 출신인 태조는 국가 경영에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라 실질적인 정국 운영은 정도전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실이 그랬으므로 정도전은 가까운 지인들과 술이라도 한잔하게 되면 기고만장하여 자신의 공을 내세우곤 했다.
“한고조 유방이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고조를 쓴 것이다.”
이 말은 곧 정도전이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하기 위해서 태조 이성계를 이용했다는 뜻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목이 열 개라도 살아남지 못할 위험천만한 발언이었다.
--- p.45~50
다음 날 민무구가 대전으로 들자 태종이 물었다. “어제는 왜 태평관에 나오지 않았는가?”
민무구가 인상을 찡그리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전하께서 신을 싫어하셔서 일부러 가지 않았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내가 언제 경을 싫어했는가?” “전하께서는 평소에 신과 얼굴이 마주치면 얼굴을 돌려버리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신이 즐거운 잔치 석상에서 그런 일이 있을까봐 일부러 가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민무구는 태종을 대하기를 옛날 정안군으로 있을 때와 변함없이 했다. 태종은 매형 처남 하던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무구의 행태가 못마땅했다.
--- p.103
그로부터 사흘 뒤, 남이와 강순의 형이 집행되었다. 당시 모반을 일으킨 사람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사지를 찢어 죽이는 거열형에 처해졌다.
형 집행관들이 양쪽 다리에 묶을 밧줄을 들고 다가오자 남이는 슬며시 눈을 감았다. 문득 자신의 거침없는 언행을 대장부답다며 칭찬하던 세조의 모습이 떠올랐다. 다른 한편으로 당상관의 벼슬에 올라서도 겸손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자신 있는 모습으로 경거망동한 지난날이 후회되었다.
옆자리의 강순이 신음 소리를 내며 자그맣게 중얼거렸다. “젊은 아이와 가까이 지냈다는 이유 때문에 내가 이런 화를 당하는구나. 하늘이 원망스럽도다.”
--- p.131
성종이 신정을 불러놓고 말했다. “네가 나의 은인이나 마찬가지인 신숙주의 아들로서 죽을죄를 지었으니 내가 심히 측은하게 여긴다. 네가 만일 죄를 자백하고 허물을 뉘우친다면, 나는 너를 석방하여 네 아비에 대한 은혜를 갚으려 한다. 내가 보기에도 네가 차첩을 위조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느냐?”
신정은 성종이 절대 자기를 죽이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또 지금껏 버텨왔는데, 이제 와서 자백하면 꼴이 더 우스워질 것 같았다. 그리하여 신정은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이 성종에게 말했다. “전하, 신은 절대 차첩을 위조하지 않았사옵니다.”
--- p.176
반란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신수근은 짐짓 담담한 얼굴로 교자 위에 앉아 있었다. 신윤무가 다가가서 말했다.
“왜 그런 결정을 하셨소?” “주인을 따르던 개가 주인을 물 수는 없지 않은가?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니 처분대로 하게.” “더 할 말은 없소?” “주인 덕에 호의호식하며 살았으니 무슨 여한이 있겠나. 다만 딸아이에게 미안할 따름이네.” “그럼 잘 가시오.” 신윤무는 장검을 들어 신수근의 목을 쳤다.
--- p.220
“김효원의 말은 나라를 위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인데, 심의겸이 사사로운 일로 훌륭한 선비를 배척하는 것은 매우 옳지 못하다.” 심의겸의 편을 드는 사람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심의겸의 말은 지어낸 것이 아니고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실상을 말한 것뿐이다. 그런데 김효원은 과거에 품었던 원한 때문에 외척이라며 심충겸의 등용을 반대하고 있으니 이것은 소인배들이나 하는 행동이다.”
이 사건 이후 그들은 두 파로 갈라져서 서로를 배척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동인·서인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그것은 김효원의 집이 도성 동쪽인 건천동에 있었고, 심의겸의 집은 서쪽인 정릉동에 있었기 때문이다.
--- p.238
영조가 핏대를 세우며 세자를 꾸짖었다. “네 놈이 왕손의 어미를 때려 죽이고, 여승을 궁으로 들였으며, 내 허락도 없이 평양 유람을 다녀오고, 북한산성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녔다는데, 이것이 어찌 세자로서 행할 일이냐? 그러고도 살아남기를 바라느냐?”
“전하, 억울하옵니다. 영상에게 들어보니 그 글은 과장된 것이 많사옵니다. 그 죄인과 소자를 대질시켜주시옵소서!” 세자는 울분을 이기지 못하고 나경언과의 대질심문을 요구했다. 그러나 영조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너는 나 대신 이 나라를 다스리는 왕세자다. 그런데 어찌 하찮은 죄인과의 대질을 요구하느냐? 보기 싫으니 썩 물러가라!”
--- p.280
출판사 리뷰
말실수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사람들을 통해
역사에 대한 지식과 미래의 처세술까지 배우는 책
저자가 가장 먼저 주목한 인물은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이다. 정도전은 탁월한 경륜으로 왕조의 기틀을 세우는 치적을 남겼지만 도량이 좁은 성품과 거침없는 언변으로 스스로 몰락을 재촉했다는 평을 받는다. 과거 자신의 혈통적 약점을 끄집어내 끈질기게 공격했던 우현보의 세 아들을 곤장으로 장살(杖殺)한 것이나 자신과 항상 반대 입장에 섰던 스승 이색 부자를 죽음으로 몰아간 일은 그의 정치 인생에 큰 오점으로 기록되었다. 또한 그는 “한고조 유방이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고조를 쓴 것이다”라며 자신이 태조 이성계보다 우위에 있음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곤 했다.
결정적인 실수는 점쟁이에게 내뱉은 말이었다. 정도전은 태조의 정실 신의왕후 한씨 소생의 다섯 왕자를 제거하는 거사를 계획하던 중 심심풀이로 점쟁이에게 일곱 왕자의 사주를 적어주고 점을 보게 했다. 점쟁이가 2남 방과와 5남 방원이 용상에 오를 거라고 말하자 정도전은 “저 둘을 용상에 오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죽여버리면 되는 것이다. 저들은 곧 죽게 될 터이니 용하다는 네놈 점괘가 오늘은 틀린 모양이다.”라며 점쟁이를 쫓아냈다. 이 말은 곧 이방원의 귀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었다.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제1차 왕자의 난’은 정도전이 평소에 내뱉는 말투나 점쟁이에게 내뱉은 말실수 때문에 빚어진 잘 짜인 한 편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정도전을 제거한 태종대에 쓰인 것이지만 『태조실록』의 ‘정도전 졸기’에는 이런 단평이 실려 있다. “그는 도량이 좁고 시기가 많으며, 옛날에 품었던 감정은 기어코 보복하려 했다.”
성종 대의 남이 장군 또한 지나친 자신감에서 비롯된 거침없는 언행으로 화를 당한 인물 중 하나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무과에 장원 급제한 남이는 세조의 총애를 받아 20대 초반에 당상관에 올랐으며, 이시애의 난을 진압한 후로는 백성들의 영웅으로 떠받들어지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세조가 죽고 즉위한 예종은 남이를 중용하지 않았다. 예종은 세자 시절 늘 남이와 비교를 당하며 주눅이 들었기에 자신만만하게 거침없는 언변을 토해내는 그를 누구보다 경계했다. 하지만 남이는 한직에 있으면서도 위축됨 없이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언행을 쏟아냈는데, 어느 날 밤하늘에 나타난 혜성을 보고 무심코 던진 말이 피바람을 몰고 왔다. “내가 듣기로 해성은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나타나게 하려는 징조”라는 말. 이는 해석하기에 따라 위험수위가 높은 말이었다. 당대 최고의 모사꾼 유자광은 이를 절호의 기회라 여겨 신진세력이 모반을 꾀하는 것이라며 예종에게 고했고, 남이가 예전에 지은 시까지 그 증거로 내밀었다. 남이가 이시애의 반란을 토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지은 시였다, “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다 없애고/ 두만강 물은 말을 먹여 없어졌네./ 사나이 스무 살에 나라를 평정치 못한다면/ 후세에 그 누가 대장부라 이르리요.” 시를 읽은 예종은 즉시 남이와 주변 인물들을 역모죄로 잡아들였다. 터무니없는 무고였기에 남이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누구도 나서서 변호해주는 이가 없었다. 그제야 남이는 지난날을 후회했다. 자신의 거침없는 언행을 대장부답다 여기고, 젊은 나이에 높은 벼슬을 하면서도 겸손하지 못하고 경거망동한 그는 모반죄로 거열형에 처해졌다.
말을 함부로 하다가 설화에 휘말리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다. 말실수만 줄여도 인생의 절반은 성공이라는 말도 나오는 이유다. 『조선의 역사를 바꾼 치명적 말실수』는 ‘어제는 오늘의 교훈이며 오늘은 내일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재구성했다. 격동의 역사 속에서 잘못된 언행으로 화를 자초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말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자신의 언행을 살피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역사에 대한 지식과 교양을 쌓으면서 미래를 위한 처세술까지 배울 수 있는 책이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7472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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