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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한국인 최초의 양의사가 된 남자, 박서양
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펼쳐진다
SBS 드라마 〈제중원〉 '황정'의 실제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 박서양. 조선인 최초의 양의사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박서양은 조선 최초의 백정 출신 양의사였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윤우 작가의 역사팩션 소설인 『제중원 박서양』은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과 열정, 그리고 그 배경이 되어준 역사의 질곡들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박서양은 1885년 백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제중원 앞에 버려진 박서양, 그곳에서 의사 알렌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의학을 접하게 된다. 제중원에서 환자를 돌보던 오태린에게 애틋한 감정이 솟을 때쯤 그녀는 결혼을 하게 되고, 후에 다시 우연히 만나 특별한 감정을 키워나간다. 한편 같은 제중원 의학당 생도가 되었으면서도 백정이라는 이유로 박서양을 괴롭히던 조연학에게는 두 아비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운명적 비밀이 숨어 있었는데…….
갑오개혁, 을사조약 등 당시 소용돌이쳤던 역사 속에서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을 살았던 박서양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의술로써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그의 열정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펼쳐진다
SBS 드라마 〈제중원〉 '황정'의 실제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 박서양. 조선인 최초의 양의사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박서양은 조선 최초의 백정 출신 양의사였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윤우 작가의 역사팩션 소설인 『제중원 박서양』은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과 열정, 그리고 그 배경이 되어준 역사의 질곡들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박서양은 1885년 백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제중원 앞에 버려진 박서양, 그곳에서 의사 알렌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의학을 접하게 된다. 제중원에서 환자를 돌보던 오태린에게 애틋한 감정이 솟을 때쯤 그녀는 결혼을 하게 되고, 후에 다시 우연히 만나 특별한 감정을 키워나간다. 한편 같은 제중원 의학당 생도가 되었으면서도 백정이라는 이유로 박서양을 괴롭히던 조연학에게는 두 아비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운명적 비밀이 숨어 있었는데…….
갑오개혁, 을사조약 등 당시 소용돌이쳤던 역사 속에서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을 살았던 박서양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의술로써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그의 열정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1부 의사가 된다는 것
삼일천하, 그 후
제중원
만남
Doctor
기회
배움
경고
두 아버지
죽음
갈림길
다시 또, 죽음
우울증
사람백정
2부 의사로 산다는 것
귀향
재회
을미년에 재앙이 있었나니
애증
선전포고
3부 조선인으로 산다는 것
특사와 밀사
암살
제국익문사
작가의 말
삼일천하, 그 후
제중원
만남
Doctor
기회
배움
경고
두 아버지
죽음
갈림길
다시 또, 죽음
우울증
사람백정
2부 의사로 산다는 것
귀향
재회
을미년에 재앙이 있었나니
애증
선전포고
3부 조선인으로 산다는 것
특사와 밀사
암살
제국익문사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의원이 딸이었던 과거를 잊지 못한 서양의 어미는 자신의 아들이 천한 백정의 이름을 갖는 걸 원치 않았다. 그녀는 조금이라도 아들에게 온전한 핏줄도 가지고 있음으로 자신의 처지와 결국 자신이 물려줄 수밖에 없었던 처지 모두를 위로하고 싶어 했다. 그런 어미 때문에 서양은 왕까지도 갖게 마련이던, 오래 살라는 의미의 천한 아명조차 가진 적이 없었다.
박서양朴瑞陽 이름은 아들에게 잘 어울렸다. 하지만 그렇게 별스런 이름을 갖게 된 뒤부터 아들은 더 이상 아들이 아니었다.
한자로 뜻을 가진 이름을 갖다니! 상서로운 태양이라니! --- p.36
언제나 칼을 들고 선 아버지의 얼굴은 당당함으로 빛났었는데 그날은 뭔가 달라도 한참 달랐다. 그 당당함은 익숙함과 노련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었지, 무기를 쥐고 다른 이의 목숨을 쥐락펴락하는 자의 그것은 아니었기에 서양은 아버지가 짐승을 죽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날만큼은 서양의 눈에 금음산이 꼭 처음으로 사람들이 꽉 들어찬 형장에 들어서는 도부수(망나니)처럼 보였다.
그러나 평소와 다른 일이 생길까 염려는 부질없이, 아버지는 재빨리 일을 끝냈고 반촌 집에 도착해 다리를 뻗기가 무섭게 군관과 포졸들이 들이닥쳤다. --- p.80
깊은 밤, 익숙해진 불면으로 한참을 뒤척이다가 간신히 잠이 들 무렵, 연학은 자신의 목을 움켜쥐고 세게 누르는 손길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촉촉이 젖은 목소리.
“왜지, 왜냐고 이 나쁜 놈아!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지? 대원군까지도 내가 공부할 수 있다고 허락하셨는데, 니놈이 뭐라고 나를……흑……나를…….”
반쯤은 어린아이의, 또 반쯤은 남자의 그것인 목소리. 연락은 작년 이맘때쯤 자신의 목소리가 꼭 그것과 같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목을 조르는 손이 주인의 신분답지 않게 섬세하다고 느꼈다. --- p.144
막 수술실로 들어와 선 알렌의 의아한 눈이 서양의 멍한 얼굴과 떨리는 것을 막아보려 마주 쥔 손을 훑어 내렸다.
“예, 닥터 알렌. 괜찮고말고요.”
서양은 천천히 환자의 얼굴위로 구멍이 뚫린 깔때기를 얹었고, 그 위에 헝겊을 얹어 클로로포름을 조심스럽게 떨어뜨렸다. 조금만 기다리면 곧 환자가 클로로포름 기체를 들이마시고 마취가 이루어질 것이다.
나는 잘할 수 있어. 정말로 잘할 수 있어. --- p.205
“제왕절개(cesarean section)라는 게 있어.”
서양도 알고 있었다. 로마라는 나라의 유명한 장군이었다는 율리우스 카이사르라는 사람이 복벽절개를 통해서 태어났기 때문에 유래되었다는 그 이름, 제왕절개.
“하지만 제왕절개를 하면 달이랑 아기는 죽잖아요.”
“제왕절개를 하든 안 하든 달이는 죽을 거야. 그치만 아기는 살릴 수 있을지도 몰라.”
자신 있는 어조로 말했으면서도 헤론의 떨리는 손은 좀처럼 가라안지 못했고, 헤론은 다른 손으로 수술칼을 쥔 손을 덥석 잡아 떨림을 세우며 큰소리로 말했다.
“나는 뛰어난 의사야!”
헤론의 외침은 다른 누구더라 들으라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다잡는 다짐이었다. 뛰어난 의사인 헤론이 그런 다짐을 필요로 하는 것만큼 복부수술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일단 배를 가르면 감염으로 인해 죽는 것이 복부수술의 끝이었다. 팔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이나 종기를 째는 시술 또한 감염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못했지만 복부수술만큼은 아니었다.
복부를 가르는 순간, 의사는 자신이 환자를 죽였다는 것을 뼛속 깊이 깨닫지 않고는 안 되었으니 헤론의 망설임은 충분히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어미와 같이 죽을 수도 있을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몹시 유혹적인 것이라 헤론은 칼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헤론은 피가 나도록 입술을 세게 깨물고는 칼을 뻗었다. 잘 벼려진 칼이 달이의 거대한 배를 갈랐고, 그런데도 달이는 죽은 듯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 --- p.219
지난해(1894년)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나고 급속이 번져가는 전쟁을 제어할 힘이 없었던 조선은 청나라에 군사를 요청했다. 청나라가 출병하면 자신들도 출병하기로 약속했던 조약을 빌미로 일본은 조선에 군사를 파견했지만 동학군이 자진 해산하면서 조선에 주둔할 명분이 없어졌는데도 일본은 철수하지 않았고, 7월 23일 경복궁을 점령했는데 이것이 신분제를 사라지게 한 조선 개혁의 씁쓸한 시작이었다.
이런 식으로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고국의 개혁을 기뻐하는 내가 부끄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신분제가 사라졌다니, 더 이상 양반이 없고 백정이 없다니. 대체 누가 나더러 감격해하지 말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빨리 돌아오고 싶었지만, 경복궁 점령 이후 곧 청일전쟁이 발발한 터라 때를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 p.262
박서양이 만주로 떠났습니다. 저도 곧 간도로 떠날 것이고 다른 제국익문사(1902년 6월 고종이 설립한 국가 정보기관)의 일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조선의 독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거기 계십니까, 폐하. 거기서 저희 보고를 듣고 계십니까?
오늘 백성들이 일어나 만세를 부르고 있습니다. 폐하께 올리는 신 김범석의 제국익문사 보고서는 여기서 끝나지만 저희의 활동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박서양朴瑞陽 이름은 아들에게 잘 어울렸다. 하지만 그렇게 별스런 이름을 갖게 된 뒤부터 아들은 더 이상 아들이 아니었다.
한자로 뜻을 가진 이름을 갖다니! 상서로운 태양이라니! --- p.36
언제나 칼을 들고 선 아버지의 얼굴은 당당함으로 빛났었는데 그날은 뭔가 달라도 한참 달랐다. 그 당당함은 익숙함과 노련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었지, 무기를 쥐고 다른 이의 목숨을 쥐락펴락하는 자의 그것은 아니었기에 서양은 아버지가 짐승을 죽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날만큼은 서양의 눈에 금음산이 꼭 처음으로 사람들이 꽉 들어찬 형장에 들어서는 도부수(망나니)처럼 보였다.
그러나 평소와 다른 일이 생길까 염려는 부질없이, 아버지는 재빨리 일을 끝냈고 반촌 집에 도착해 다리를 뻗기가 무섭게 군관과 포졸들이 들이닥쳤다. --- p.80
깊은 밤, 익숙해진 불면으로 한참을 뒤척이다가 간신히 잠이 들 무렵, 연학은 자신의 목을 움켜쥐고 세게 누르는 손길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촉촉이 젖은 목소리.
“왜지, 왜냐고 이 나쁜 놈아!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지? 대원군까지도 내가 공부할 수 있다고 허락하셨는데, 니놈이 뭐라고 나를……흑……나를…….”
반쯤은 어린아이의, 또 반쯤은 남자의 그것인 목소리. 연락은 작년 이맘때쯤 자신의 목소리가 꼭 그것과 같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목을 조르는 손이 주인의 신분답지 않게 섬세하다고 느꼈다. --- p.144
막 수술실로 들어와 선 알렌의 의아한 눈이 서양의 멍한 얼굴과 떨리는 것을 막아보려 마주 쥔 손을 훑어 내렸다.
“예, 닥터 알렌. 괜찮고말고요.”
서양은 천천히 환자의 얼굴위로 구멍이 뚫린 깔때기를 얹었고, 그 위에 헝겊을 얹어 클로로포름을 조심스럽게 떨어뜨렸다. 조금만 기다리면 곧 환자가 클로로포름 기체를 들이마시고 마취가 이루어질 것이다.
나는 잘할 수 있어. 정말로 잘할 수 있어. --- p.205
“제왕절개(cesarean section)라는 게 있어.”
서양도 알고 있었다. 로마라는 나라의 유명한 장군이었다는 율리우스 카이사르라는 사람이 복벽절개를 통해서 태어났기 때문에 유래되었다는 그 이름, 제왕절개.
“하지만 제왕절개를 하면 달이랑 아기는 죽잖아요.”
“제왕절개를 하든 안 하든 달이는 죽을 거야. 그치만 아기는 살릴 수 있을지도 몰라.”
자신 있는 어조로 말했으면서도 헤론의 떨리는 손은 좀처럼 가라안지 못했고, 헤론은 다른 손으로 수술칼을 쥔 손을 덥석 잡아 떨림을 세우며 큰소리로 말했다.
“나는 뛰어난 의사야!”
헤론의 외침은 다른 누구더라 들으라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다잡는 다짐이었다. 뛰어난 의사인 헤론이 그런 다짐을 필요로 하는 것만큼 복부수술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일단 배를 가르면 감염으로 인해 죽는 것이 복부수술의 끝이었다. 팔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이나 종기를 째는 시술 또한 감염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못했지만 복부수술만큼은 아니었다.
복부를 가르는 순간, 의사는 자신이 환자를 죽였다는 것을 뼛속 깊이 깨닫지 않고는 안 되었으니 헤론의 망설임은 충분히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어미와 같이 죽을 수도 있을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몹시 유혹적인 것이라 헤론은 칼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헤론은 피가 나도록 입술을 세게 깨물고는 칼을 뻗었다. 잘 벼려진 칼이 달이의 거대한 배를 갈랐고, 그런데도 달이는 죽은 듯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 --- p.219
지난해(1894년)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나고 급속이 번져가는 전쟁을 제어할 힘이 없었던 조선은 청나라에 군사를 요청했다. 청나라가 출병하면 자신들도 출병하기로 약속했던 조약을 빌미로 일본은 조선에 군사를 파견했지만 동학군이 자진 해산하면서 조선에 주둔할 명분이 없어졌는데도 일본은 철수하지 않았고, 7월 23일 경복궁을 점령했는데 이것이 신분제를 사라지게 한 조선 개혁의 씁쓸한 시작이었다.
이런 식으로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고국의 개혁을 기뻐하는 내가 부끄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신분제가 사라졌다니, 더 이상 양반이 없고 백정이 없다니. 대체 누가 나더러 감격해하지 말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빨리 돌아오고 싶었지만, 경복궁 점령 이후 곧 청일전쟁이 발발한 터라 때를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 p.262
박서양이 만주로 떠났습니다. 저도 곧 간도로 떠날 것이고 다른 제국익문사(1902년 6월 고종이 설립한 국가 정보기관)의 일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조선의 독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거기 계십니까, 폐하. 거기서 저희 보고를 듣고 계십니까?
오늘 백성들이 일어나 만세를 부르고 있습니다. 폐하께 올리는 신 김범석의 제국익문사 보고서는 여기서 끝나지만 저희의 활동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출판사 리뷰
조선인 최초의 양의사, 박서양
백정의 신분을 뛰어넘어 조선 최초의 의사가 되기까지 그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깔때기로 클로로포름을 흘려 한 마취, 잘 벼려진 칼로 행해진 제왕절개……100여 년 전 조선시대 말 행해진 수술 장면들. 상상조차 되지 않는 그 시절 그 장면에 백정 출신 박서양이라는 의사가 존재했다.
SBS 드라마 〈제중원〉 ‘황정’의 실제모델 박서양의 이야기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0여 년 전 실제 존재했던 박서양. 소설 같은 인생을 살았던 그는 조선 최초의 양의사이면서, 조선 최초의 백정 출신 의사이기도 했다. 또한 조선 최초의 서양식 병원 제중원 의학교를 졸업한 후 교편을 잡기도 했으며, 후에 독립운동가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박서양의 삶이 드라마로, 이윤우 작가의 역사팩션으로 생생하게 우리 앞에 등장했다.
박서양의 삶을 소설이란 형식으로 되살려 한층 더 감동을 전한 이윤우 작가는 “실존인물 박서양과 소설 속 박서양은 같지만 또한 다르다”며 “백정이 신학문을 배웠다는 사실보다 ‘학문’ 그 자체를 배웠다는 것이 가장 비현실적인 일이었을 그 시절 백정이 의사가 되는 성공스토리가 아닌, 의사가 되어 우리 역사 중 가장 험난했다 할 수 있을 시간을 살아온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집필의도를 밝혔다. 또한 “한 인간의 성공이란 사회와 그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어미를 잃고 동생까지 죽은 후 반촌에서 싸움질이 끊이지 않았던 박서양. 그날도 피투성이가 되었던 그를 제중원 앞에다 버린 것은 바로 아버지 금음산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박서양과 제중원의 인연은 의사 알렌을 만나면서부터 의학에 대한 관심으로 번져갔고, 제중원 의학당 생도까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백정이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생도 생활은 녹록치 않았고, 그를 괴롭혔던 조연학, 송준구 등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특히 그를 못살게 구는 데 앞장섰던 조연학에게는 운명적으로 두 아비가 존재했는데, 박서양이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조연학의 괴롭힘은 더해만 갔는데…….
우여곡절 끝에 알렌을 따라 미국으로 떠났지만 중도에 붙잡혀 귀국하면서 박서양은 모든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하지만 다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그는 진정한 의사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된다. 시간이 흐른 후 고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결국 다시 돌아오고, 독립운동가로서의 삶을 사는데…….
구한말, 휘몰아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파란만장했던 한 남자, 박서양
그리고 조선 최초의 서양식 병원 제중원 이야기
100여 년 전, 박서양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아닌 실존인물이었던 그는 1885년 백정의 아들로 태어났고, 1894년 갑오개혁으로 신분제가 폐지될 때까지 10여 년의 세월을 백정으로 살았다. 신분제가 폐지되었다지만 여전히 백정을 무시하고 동등하게 인정해 주지 않는 사회 속에서 백정이 아니지만 백정인 그런 삶을 살던 그의 인생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은 제중원 의학교의 입학이었다.
그는 1908년에 8년여의 교육을 마치고 무사히 학교를 졸업해 의사가 되어 모교에서 교편을 잡고 조선에서 의사로서의 삶을 이어간다. 백정에서 의사로 변신한 그가 또 한 번의 변신을 꾀한 것은 1917년 서른셋의 나이에 간도로 가궼 병원을 열면서였다.
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학교를 운영하며 그는 조국의 독립을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는 1936년 귀국했고, 4년 후에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너무 아픈 역사라 많은 사람들이 되돌아보고 싶어 하지 않았던 시대 그 어디쯤에 이름을 빌려, 그가 살았을 법한 인생을 상상해 보고 만들어 보고 싶은 인물로 꼽기에 그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의 50년 넘는 인생에는 분명 많은 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실존인물 박서양이 소설 속 박서양으로 재탄생하면서 이야기는 한층 더 생생하고 흥미진진해졌다. 고난과 역경을 극복했던, 파란만장했던 그의 이야기가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백정의 신분을 뛰어넘어 조선 최초의 의사가 되기까지 그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깔때기로 클로로포름을 흘려 한 마취, 잘 벼려진 칼로 행해진 제왕절개……100여 년 전 조선시대 말 행해진 수술 장면들. 상상조차 되지 않는 그 시절 그 장면에 백정 출신 박서양이라는 의사가 존재했다.
SBS 드라마 〈제중원〉 ‘황정’의 실제모델 박서양의 이야기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0여 년 전 실제 존재했던 박서양. 소설 같은 인생을 살았던 그는 조선 최초의 양의사이면서, 조선 최초의 백정 출신 의사이기도 했다. 또한 조선 최초의 서양식 병원 제중원 의학교를 졸업한 후 교편을 잡기도 했으며, 후에 독립운동가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박서양의 삶이 드라마로, 이윤우 작가의 역사팩션으로 생생하게 우리 앞에 등장했다.
박서양의 삶을 소설이란 형식으로 되살려 한층 더 감동을 전한 이윤우 작가는 “실존인물 박서양과 소설 속 박서양은 같지만 또한 다르다”며 “백정이 신학문을 배웠다는 사실보다 ‘학문’ 그 자체를 배웠다는 것이 가장 비현실적인 일이었을 그 시절 백정이 의사가 되는 성공스토리가 아닌, 의사가 되어 우리 역사 중 가장 험난했다 할 수 있을 시간을 살아온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집필의도를 밝혔다. 또한 “한 인간의 성공이란 사회와 그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어미를 잃고 동생까지 죽은 후 반촌에서 싸움질이 끊이지 않았던 박서양. 그날도 피투성이가 되었던 그를 제중원 앞에다 버린 것은 바로 아버지 금음산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박서양과 제중원의 인연은 의사 알렌을 만나면서부터 의학에 대한 관심으로 번져갔고, 제중원 의학당 생도까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백정이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생도 생활은 녹록치 않았고, 그를 괴롭혔던 조연학, 송준구 등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특히 그를 못살게 구는 데 앞장섰던 조연학에게는 운명적으로 두 아비가 존재했는데, 박서양이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조연학의 괴롭힘은 더해만 갔는데…….
우여곡절 끝에 알렌을 따라 미국으로 떠났지만 중도에 붙잡혀 귀국하면서 박서양은 모든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하지만 다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그는 진정한 의사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된다. 시간이 흐른 후 고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결국 다시 돌아오고, 독립운동가로서의 삶을 사는데…….
구한말, 휘몰아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파란만장했던 한 남자, 박서양
그리고 조선 최초의 서양식 병원 제중원 이야기
100여 년 전, 박서양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아닌 실존인물이었던 그는 1885년 백정의 아들로 태어났고, 1894년 갑오개혁으로 신분제가 폐지될 때까지 10여 년의 세월을 백정으로 살았다. 신분제가 폐지되었다지만 여전히 백정을 무시하고 동등하게 인정해 주지 않는 사회 속에서 백정이 아니지만 백정인 그런 삶을 살던 그의 인생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은 제중원 의학교의 입학이었다.
그는 1908년에 8년여의 교육을 마치고 무사히 학교를 졸업해 의사가 되어 모교에서 교편을 잡고 조선에서 의사로서의 삶을 이어간다. 백정에서 의사로 변신한 그가 또 한 번의 변신을 꾀한 것은 1917년 서른셋의 나이에 간도로 가궼 병원을 열면서였다.
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학교를 운영하며 그는 조국의 독립을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는 1936년 귀국했고, 4년 후에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너무 아픈 역사라 많은 사람들이 되돌아보고 싶어 하지 않았던 시대 그 어디쯤에 이름을 빌려, 그가 살았을 법한 인생을 상상해 보고 만들어 보고 싶은 인물로 꼽기에 그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의 50년 넘는 인생에는 분명 많은 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실존인물 박서양이 소설 속 박서양으로 재탄생하면서 이야기는 한층 더 생생하고 흥미진진해졌다. 고난과 역경을 극복했던, 파란만장했던 그의 이야기가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36.한국근대사 연구 (독서>책소개) > 1.한국근대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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