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한국근대사 연구 (독서>책소개)/1.한국근대사

원문 사료로 읽는 한국 근대사

동방박사님 2022. 8. 1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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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 근대사의 흐름을 알기 위해 읽어볼 필요가 있는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1876년과 1945년 사이에 씌어진 28건의 글이 실려 있다. 봉건적 구질서 붕괴, 외세의 내침, 국권 상실, 국내외 독립운동, 독립 성취, 좌우익 분열 등 그 시대 우리 민족의 파란만장했던 역사를 당대인들의 생생한 글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다.

 

목차

편역자의 머리말
1876, 최익현, [지부복궐척화의소]
1880, 황준헌, [사의 조선책략]
1880, 김병국 등, [여러 대신이 의견을 올림]
1881, 이만손 등, [영남만인소]
1883, 홍영식, [미국 방문 보고]
1884, 김옥균, [갑신일록]
1896, 서재필, [독립신문 창간사]
1919, 조소앙 등, [대한독립선언서]
1919, 이광수 등, [2.8 독립선언서]
1919, 김인종 등, [대한독립 여자선언서]
1919, 조선민족 대표 33인, [기미독립선언서]
1919, 한용운, [조선독립의 서]
1919, 여운형, [일본 관리와의 대담]
1919, 여운형, [도쿄에서의 연설]
1921, 프레드 돌프, [한국을 위한 변론 취지서]
1922, 이광수, [민족개조론]
1922, 최원순, [이 춘원에게 문하노라]
1923, 신채호, [조선혁명선언]
1928, 코민테른 집행위, [12월 테제]
1931, 신채호, [조선상고사 총론]
1932, 조소앙, [한국 혁명운동 추세]
1934, 서재필, [회고 갑신정변]?[체미 50년]
1938, 김성숙, [왜 전민족적 통일전선을 건립해야 하는가]
1941, 임시정부, [대한민국 건국강령]
1942, 임시정부, [23주년 3.1절 선언]
1945, 박헌영, [현 정세와 우리의 임무]
1945, 이승만, [건국과 이상]
주석
 

저자 소개

저자 : 최익현 외
최익현(1833~1907)_ 조선 말기의 문신. 위정척사를 주장했다.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이듬해 칠순이 넘은 고령으로 의병을 일으켰다. 황준헌(1848~1905)_ 중국의 청 말기 외교관.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막기 위해서 한국, 중국, 일본, 미국이 서로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국(1825~1905)_ 조선 말기의 문신. 이조판서, 우의정, 좌의정 등을 지냈다. 황준헌의 [사의 조선책략]에 ...
 
역자 : 이주명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겨레] 기자, [이코노미 21] 편집장, [프레시안] 편집부국장을 거쳐 [아시아경제]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아시아보고서》《손바닥 금융》(공저) 《손바닥 경제용어》(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전염성 탐욕》《자유문화》《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추방된 예언자 트로츠키》《자유에 대하여》《자본주의 발전의 이론》《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톰슨의 쉬운 미적...
 

책 속으로

아! 슬프고 슬프도다! 시세의 절박함은 위태롭고도 위태로우며 기회가 오는 것은 은미하고도 은미하다. 이 기회를 지나쳐버리면 알거나 모르거나 친숙하거나 소원한 오대부(五大部)의 종족들이 모두 조선을 위태한 나라로 보는데도 조선 저만이 절박한 재앙을 도리어 알지 못하고 있을 터이니, 이것이야말로 처마의 제비가 불이 붙은 것도 모른 채 아무 근심 없이 즐겁게 지저귀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41쪽, [사의 조선책략])

날이 환히 밝았다. 서재필 군으로 하여금 여러 장사들에게 영을 내려 환관 유재현을 정전 위에 결박해 놓게 했다. 이어 그의 죄목을 하나하나 들어가며 책망하고 뭇 칼날이 번득이는 가운데 곧 육살했더니 그제야 모든 사람이 실색하고 다들 숨을 죽였다. 곧바로 궁녀와 환관들 가운데 쓸모없는 자들을 모두 내쫓았다. 이어 크게 개혁을 실행하고 중대하거나 필요한 임무들을 먼저 실행했다. (117쪽, [갑신일록])

중국에 대한 일본의 정책을 보면 동양평화라는 미명을 빌려가지고 제국주의, 침략주의를 실행하여 여지없이 침략하니, 이런 까닭으로 사억만 중국인이 고루 일치하여 일본을 원수로 보는 것이다. 이것이 동양 내부가 분열쟁투하여 단결할 수 없는 원인이니, 어떻게 서세동침(西勢東侵)을 막을 것인가? 그런데 일본의 총민(聰敏)한 정치가는 속으로 중국의 내란을 기뻐하며 기화(奇貨)로 알고 있다. (185~6쪽, [일본 관리와의 대담])

이제 파괴와 건설이 하나요 둘이 아닌 줄 알진대, 민중적 파괴 앞에는 반드시 민중적 건설이 있는 줄 알진대, 현재 조선 민중은 오직 민중적 폭력으로 신조선 건설의 장애인 강도 일본 세력을 파괴할 것뿐인 줄을 알진대, 조선 민중이 한편이 되고 일본 강도가 한편이 되어 네가 망하지 아니하면 내가 망하게 된 ‘외나무다리 위’에 선 줄을 알진대 우리 2천만 민중은 일치(一致)로 폭력 파괴의 길로 나아갈지니라. (297쪽, [조선혁명선언])

본 정부의 민족 문제에 대한 해석은 극히 간단 명백하다. 한 마디로 단정하여 말하면 ‘삼균제도를 시행하고 각 민족의 요소 회복을 주장하는 것’이다. 삼균제도란 정치적으로 인민에게 균등한 참정권을 주고, 경제적으로 인민에게 균등한 수익권을 주고, 교육적으로 인민에게 균등한 수학권을 주는 것이다. 민족의 요소는 영토·주권·언어·문자·경제·문화와 정기이다. 일개 민족마다 그 고유 요소를 회복하고 인민에게 정치·경제·교육의 균등을 실현하면 삼균제도 하에 민족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383쪽, [23주년 3.1절 선언])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한국사에서 근대가 언제부터 언제까지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개항의 해인 1876년부터 광복의 해인 1945년까지를 한국 근대사의 시점과 종점으로 보는 가장 일반적인 관점을 취하여 그 사이에 씌어진 글 중에서 한국 근대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모아 시간순서로 배열했다.
세계사에서 근대는 중세를 지배하던 신분제의 구속을 떨쳐내고 모든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사상과 제도의 개혁을 추구한 시대였다. 그것을 떠받치는 물질적 토대는 자본주의의 발전에 의한 생산력의 확대로 형성됐다. 그러나 한국의 근대는 내발적 근대화의 자체 추동력을 갖추기 전에 제국주의의 침탈에 의해 초장부터 왜곡됐다. 서구 제국주의 세력의 침탈에 이어 일본 제국주의의 국권찬탈에 의해 그 식민지로 전락했다. 이로 인해 한국 근대사는 ‘근대 아닌 근대’의 연속이 돼버렸다. 이는 민족적으로 크나큰 불행을 초래했다. 일제 치하에서 피지배민족으로서 겪은 고통도 그렇지만, 그 뒤로 오늘날까지 분단민족으로서 겪는 고통도 그러한 불행의 연장선에 있다.
현재를 과거와 연관시키는 대목에서도 많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일제시대 한국 경제발전의 성격을 둘러싼 논쟁은 그나마 학술적 토론의 외양을 갖추고 있으나 일제시대 사회주의 운동의 성격 규정, 독립운동 분파별 노선 평가, 광복 이후 남북분단의 원인 분석 등은 여전히 구시대적 이념논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사 교과서 서술을 둘러싼 갈등도 미래지향적인 토론보다 과거회귀적인 편견의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1차 사료로 돌아가는 것이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데 하나의 길이 된다고 본다고 편역자는 말한다. 역사적 사건을 교과서나 해설서로 전달받기보다는 해당 사건에 대한 당대인의 기록을 통해 직접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엮어진 책이기에 독립운동가의 글도 들어있지만 친일행위자의 글도 들어있다. 또 좌파가 쓴 글도 있고 우파가 쓴 글도 있다. 편역자는 독자들에게 “마음속 칸막이를 걷어내고 읽어 달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