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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조선 제국이 재편한 음식경제사 (2024)

동방박사님 2024. 8. 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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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쌀, 소, 홍삼, 우유, 사과, 명란젓, 소주, 맥주, 담배
일본제국 내 식민지 조선의 음식경제사


일본 릿쿄대학 경제학부 임채성 교수가 매일 먹고 마시는 일을 중심으로, 한일 양국, 나아가 동아시아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연구서를 펴냈다.『음식조선』은 식민지 조선을 둘러싼 식료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서부터 조선인들의 신체에 끼친 영향까지를 아우르며 일본제국에 의한 ‘식’食의 재편이 어떻게 양국의 음식문화를 바꾸어놓았는지를 조명하고, 식민지 통치에서 음식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치밀한 실증 연구와 풍부한 역사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근대화론과 수탈론, 시장과 정책의 분석, 경제와 문화의 고찰을 균형 있게 짜낸 이 책은 분명 일제 강점기 조선의 음식에 관한 대표적인 연구서가 될 것”이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식료제국과 조선
연구 과제: ‘식료제국’ 일본과 조선 | 기존 연구들: 식민지 근대화론과 식민지 수탈론을 넘어 | 분석 시각: 푸드 시스템과 제국의 형성과 붕괴 | 이 책의 구성

1부 재래에서 수출로

1장 제국의 조선 쌀: “쌀의 식민화”
벼농사의 일본화와 산미 증식 | 조선 쌀의 이출과 유통 | 미곡 소비와 대체 곡물

2장 제국 안의 ‘건강한’ 조선 소: 축산?이출?방역
축산과 거래: ‘조잡’ 농업의 필수조건 | 수이출과 그 용도: 반도의 소에서 제국의 소로 | 검역과 가축 전염병 예방: ‘건강한’ 조선 소의 탄생

3장 바다를 건너간 홍삼과 미쓰이물산: 독점과 재정
전매 실시와 인삼업의 발달: 인삼 경작?수납에서 홍삼 제조까지 | 미쓰이물산의 독점 판매와 홍삼의 전매 수지

2부 자양과 새 맛의 교류

4장 ‘문명적 자양’의 도래와 보급: 우유의 생산과 소비
우유의 도입과 경제성 | 우유의 보급과 수급 구조 | 사회 문제로서의 우유와 생산 배급 통제

5장 조선의 ‘사과 전쟁’: 서양 사과의 재배와 상품화
우량 품종의 보급과 사과 수확의 증가 | 과수 생산성 향상과 지역별 생산 동향 | 사과의 수이출과 시장 경쟁 | 과수업자의 조직화와 출하 통제

6장 명란젓과 제국: 맛의 교류
명태의 어로와 어란 확보 | 명란젓 가공과 검사 | 명란젓 유통과 소비

3부 음주와 흡연

7장 소주업의 재조합: 산업화와 대중화
〈조선주세령〉 실시와 양조장의 정리 | 주정식 소주의 등장과 흑국 소주로의 전환 | 카르텔 통제와 주정식 소주회사의 경영 개선

8장 맥주를 마시는 식민지: 박래와 주조
새로운 음주문화로서의 맥주와 그 보급 | 내지 맥주회사의 진출 계획과 조선총독부의 맥주 전매안 | 내지 맥주회사의 조선 진출과 경영: 조선맥주와 쇼와기린맥주

9장 하얀 연기의 조선과 제국: 담배와 전매
총독부의 산업 육성과 담배 전매의 실시 | 담배 전매의 경제 효과: 경작, 제조, 재정 | 중일전쟁·태평양전쟁기의 조선 담배와 제국권

나가며 식료제국과 전후 푸드 시스템
조선의 식료에서 제국의 식료로: 시장으로서의 제국 | 재래와 근대의 병존: 식민지 재래 산업론의 가능성 |총독부 재정에 대한 기여: 국가 수입으로서의 푸드 시스템 | 식료 공급과 식민지 주민의 신체: 체격 변화의 한 배경 | 전시경제와 식료 통제: 수급 조정의 성립 | 식료경제의 전후사에 대한 전망: ‘연속?단절론’을 넘어

저자 소개 

저 : 임채성 (林采成)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일본 릿쿄대학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주제는 일본 경제의 역사적 전개이지만, 분석의 관점을 일본에만 한정하지 않고 오히려 조선·한국, 대만, 중국대륙 등 동아시아의 상호 교류에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위생과 건강, 식료 등 새로운 과제를 중심으로 한국, 일본, 대만, 중국의 ...

역 : 임경택

1960년에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를 거쳐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북대학교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메이지유신과 패전이라는 계기를 통해 변화해온 일본문화에 관한 역사인류학적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20세기 한국과 일본의 심성체제 비교, 일본의 출판과 교육 등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공저 『문명의 오만과 문화의 울분』 외에...

책 속으로

식민지 경제의 역사상을 둘러싸고 근대화론과 수탈론은 양립하지 않을뿐더러 단순한 절충도 어렵기 때문에, 양자 간의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렇지만 식민지 경제사 중에서 식료의 생산·유통·소비를 종합적으로 다루면서 분석한 시도는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각 식료별 선행연구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는 각 장에서 다루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식민지 농업사 연구에서는 주로 쌀을 중심으로 고찰이 이루어졌고, 그것도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많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p.22

이처럼 조선 소의 위생은 크게 개선되었지만, 축우 두수에서 조선과 일본은 대조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조선의 경우, 1914년의 133만 8,401마리에서 1941년에 175만 3,556마리로 늘어난 후, 전시하에서 〈조선우증식계획〉이 실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62만 8,475마리로 감소했다([그림 2-2]). 반대로, 일본에서는 소의 두수가 1914년에 조선과 거의 같은 138만 7,233마리에서 계속 증가하여, 1944년에 215만 9,039마리까지 증가하였다([그림 2-5]). 수태 출산율은 조선 소가 일관적으로 일본 소보다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의 두수는 일본이 많아졌던 것이다. 이것이 조선 소의 대량 이출의 결과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또한 그것이 조선 소의 증식을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소의 체격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림 2-10]과 같이, 이출 소의 체고와 체중이, 자료상 관측할 수 있는 1920년대부터 1940년대 초까지 일관적으로 저하되었다. 총독부가 축우 개량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축우 개악이 계속된 것이다. 조선 내 거래나 도살과는 달리, 98% 이상이 암소를 중심으로 이출이 이루어진 결과, 조선 소의 열등화가 진행되었다.
--- pp.98-99

한국어로 명태라 불리는 스케토다라 어란을 이용한 명란젓은 재래적인 요소가 강했다. 명란젓은 조선에서 시작되었는데, 식민지 시기에는 이미 조선만의 것이 아니었다. 일본에서 명태는 그대로 식자재로 애용되었다기보다 주로 다른 잡어와 함께 가마보코로 소비되었는데, 명태 어란을 식염과 고춧가루로 가공한 명란젓이 조선에 거주하던 일본인에게 알려져 선호되고, 그들의 출신지인 서일본을 중심으로 소비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명태에 비해 명란젓 가격이 수요 확대로 인해 상승하였고, 이것이 일본인을 포함한 제조업자의 참여를 촉진시키는 유도 요인이 되어, 자가용 외에 판매용 명란젓이 대량으로 가공되었다.
이 명란젓은 중매인의 손을 거쳐, 시판용은 조선 내에서 팔리기보다는 오히려 일본 내지로 이출되어 자유 판매되었다. 상품으로서의 명란젓의 시장 확대는 일본 내지의 수요와 강하게 결부되어 있었다.
--- p.242

공장 건설은 1933년 해빙기부터 오쿠라구미大倉組에게 발주하여 착공하였고, 연 생산 10만 상자 규모의 제1기 공사를 완료하여 조선 내 자급자족을 도모하였으며, 그 후에는 만주도 상권에 넣어 제2기, 제3기의 공사를 통해 만주 방면에도 진출할 계획이었다. 원료는 총독부의 알선으로 북선의 들에서 증산할 수 있는 홉으로 충당하고 후에는 계약 재배를 실시했으며, 거기에 일본 내지 공장으로부터 몰트를 들여와 사용했다. 보리는 충남산 통보리를 이용한 적도 있지만, 1934년에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골든멜론종을 시범 생산하기 시작하여 전국적으로 계약 재배를 실시했다. 용기 생산도 황해도의 저렴한 원료를 이용하여 제조하기로 했다. 조선 내에서의 맥주 생산은 모든 세금과 운임을 절약하여 한 상자당 평균 3엔을 싸게 할 수 있다고 기대되었다.
--- p.316

이렇게 해방 후 한국의 푸드 시스템은 식민지 시대, 특히 아시아·태평양전쟁기의 제도적 틀이 강하게 남아 있으면서도, 제국권의 붕괴와 한반도 분단, 한국전쟁이라는 일련의 충격을 받아 재편되었다. 한국은 대규모 기아 발생의 가능성이 있었던 식량 부족을 미국의 잉여농산물 원조에 의지하여 극복했다. 이러한 가운데 식민지 시기의 제도적 틀이나 새로운 맛은 강하게 남아 있었고, 미국 원조나 암시장의 자극을 받아 식민지기 이후의 변화인 ‘산업화’, ‘근대화’, ‘서양화’가 가속화되었다. 이렇듯 해외로부터의 식료 공급은 우리에게 배부름을 가져다주었고, 지금도 신체에 불가항력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상과 같은, 조선의 여러 가지 식료를 대상으로 분석된 제국 속의 ‘식’ 경제사는 동아시아 사회경제사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 p.383

출판사 리뷰

일본 대학의 한국인 교수가 쓴 식민지 경제사

식민지 역사가 한국사회에 남긴 상흔은 여전히 깊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등 해결되지 못한 역사적 문제들이 산재하는 한편, 양국의 대립 구도는 반일정서의 표출이라는 감정적 반응으로 치닫곤 한다. 하지만 근대성과 식민성의 착종 상황은 상당히 복잡하며,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점”과 관련해 새로운 시야를 제공하는 것은 “사회적 분업 속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거나 도입하고 전파하며, 기존의 지식을 현재의 문맥에 맞추어 재해석해야 하는 연구자들의 몫”(7쪽)일 것이다.

이러한 한일 양국의 역사전쟁 속에서, “한국인으로서 일본에 사는 나는 한국과 일본이 만나는 곳에 언제나 서 있는 경계인”(5쪽)이라고 밝히는, 일본 릿쿄대학 경제학부 임채성 교수가 매일 먹고 마시는 일을 중심으로, 한일 양국, 나아가 동아시아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연구서를 펴냈다.

『음식조선: 제국이 재편한 음악경제사』는 일본제국 내 식민지 조선의 음식경제사를 고찰하는 책으로, 식민지 수탈론과 근대화론을 넘어, 식료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서부터 조선인들의 신체에 끼친 영향까지를 아우르며 제국에 의한 ‘식’食의 재편이 어떻게 양국의 음식문화를 바꾸어놓았는지를 조명하고, 식민지 통치에서 음식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증거’를 중시하는 역사가로서 통계와 문헌을 찾아내고 드러내, 우선은 일본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것들”(7쪽)을 한 권의 책에 담아냈지만, 푸드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분석 시각으로 식민지 조선을 둘러싼 역사상을 그려내는 이 책은 한국의 경제학?역사?인류학?음식(문화)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큰 지적 자극이 될 것이다.

푸드 시스템의 경제 구조와 역사성 분석

식민지 시기 조선의 식료산업과 음식문화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리고 이에 대한 경제사적 분석을 통해 무엇이 드러나는가? 『음식조선』은 “식료의 생산부터 유통?가공을 거쳐 소비 행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의미하는 ‘푸드 시스템’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식민지 조선을 둘러싼 푸드 시스템의 경제 구조와 역사성을 살펴본다. 식민지 시기에 대한 기존 경제사의 분석 범위는 쌀이나 일부 식량에 한정되어 있는데, 이 책은 쌀, 소, 홍삼, 우유, 사과, 명란젓, 소주, 맥주, 담배에 이르기까지 개별 식료의 경제사 또는 산업사를 종합적으로 검토함으로써 푸드 시스템의 형성이 제국을 지탱해주는 기반의 하나였음을 밝히고, 태평양전쟁의 발발과 해방을 거치며 이 시스템이 재편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이러한 분석은 “조선이 일본제국의 일부로 통합되어감에 따라 재래의 음식산업이 재편되고, 나아가 신종 산업이 이식되어 정착하며, 더 나아가 존재하지 않았던 큰 시장이 부상하는 상황에 대응해가는 역사적 전개 과정을 밝히는 것”이자, “그것이 식민지 주민의 생활이나 총독부 재정에 가지는 의의를 찾는 것”(20쪽)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식민지와 본토의 음식문화 교류를 뒷받침하는 산업적 기반이나 식민지 통치의 재정 기반의 한 단면이 밝혀지고, 동시에 해방 후 한국 경제에 이것들이 지닌 강한 규정력”(15쪽)을 논할 수 있게 된다.

1부는 재래의 것들이 제국의 틀 안에서 재발견되고 일본 내지나 중국 등으로 수이출되는 역사적 전개 과정을 다룬다. 조선 쌀의 일본 수출을 통해 식민지 주민의 칼로리 섭취에서 생겨난 변화를 추적하고, 조선 소의 수이출 변화를 통해 그것이 가축 위생과 축우의 체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또한 홍삼으로 가공된 조선 인삼을 통해 홍삼 전매가 총독부 재정에 기여한 효과를 헤아려보고, 그 경험이 이후 인삼업사에 남긴 영향을 살펴본다.

2부는 일본을 경유해 조선에 새로 도입된 음식물, 또는 일본에 새로 도입된 조선의 재래 음식물을 중심으로 음식문화의 교류에 초점을 맞춘다. ‘문명적 자양’이 된 우유의 도입과 보급을 거쳐 해방 후에 경성우유동업조합이 설립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며, 서양 사과가 어떻게 조선에 도입되고 제국의 상품으로 부상해 조선 내외에서 경쟁하게 되었는지도 분석한다. 함경도 지역의 음식이었다가 일본인의 기호품이 되어 상품화되었을 뿐 아니라 전시에 국가의 관리 대상이 된 명란젓 역시 검토 대상이다.

3부는 알코올과 담배의 재편이 식민지 재정과 조선인의 식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조선의 소주 양조업이 공장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이 되면서 식민지 주민의 미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살펴보고, 조선의 맥주공장이 만주국의 성립과 함께 건설되어 총독부 재정을 안정화시키며 지탱해주었다는 점을 검증한다. 마지막으로 담배 전매업이 총독부 재정의 중심축이 되어 조선 담배가 대동아공영권으로 확산되었음을 밝힌다.

이렇듯 조선과 일본, 그리고 동아시아의 시점을 끊임없이 교차시키는 『음식조선』은 치밀한 실증 연구를 토대로 개별 음식과 식료산업사로부터 식민지 시기의 정치?경제?사회?문화사를 입체적으로 담아낼 뿐만 아니라 해방 후 한국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연속성, “오늘날에 이르는 경제 구조의 생성 과정”을 포착해낸다. 또한 이를 통해 “일본의 조선 지배의 경제적 의미”(390쪽)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치밀한 실증 연구와 풍부한 역사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

식민지 시기에 대한 역사 인식을 둘러싸고 여러 논쟁이 과열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음식조선』은 수많은 통계 자료와 방대한 1차 사료를 꼼꼼하게 검토함으로써 객관적인 역사 이해를 도모하고자 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일본 국내는 물론, 한국의 국가기록원,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학교도서관, 경북대학교도서관, 경북사과조합, 부경대학교도서관, 대만의 국립대만도서관 등을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했고, “식료 공급의 유지, 새로운 식료 생산 및 가공 기술의 전파, 식생활의 변화 등”(390쪽)에 관한 1차 자료를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은, 역자 임경택 교수에 따르면 “실증경제학자다운 치밀한 수량 분석에 기초하여 고찰한 역사 연구서”이자 “경제학 연구서로서, 정량적 방법을 통해 경제 실태의 장기적 추이를 추적관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장과 정책의 양면을 모두 살피면서 기업 경영?업계 조직?식민지 정책의 우여곡절 상황을 면밀하게 기록하고 분석하고 있다.”(394쪽) 한편, 각종 통계와 도표가 전면에 나오는 이 연구서는 놀랍게도 “이야기책을 읽는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저자는 풍부한 역사적 상상력으로 사료뿐만 아니라 건조한 숫자와 그래프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기존의 역사 해석을 넘어 다른 과거를 보게 할 뿐만 아니라, 과거의 한 시기에 살았던 사람들과 그들의 식생활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 보인다. 따라서 역자의 말을 다시 한 번 빌리자면, “근대화론과 수탈론, 시장과 정책의 분석, 경제와 문화의 고찰을 균형 있게 짜낸 이 책은 분명 일제 강점기 조선의 음식에 관한 대표적인 연구서”(394쪽)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