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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 부인의 조선 견문록 (2024)

동방박사님 2024. 8. 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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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언더우드 부인이 목격한 격동기의 조선

이 책은 2008년 출간되었다 절판된 책 『언더우드 부인의 조선 견문록』의 개정판이다. 1888년, 한 아리따운 미국 처녀가 이국 만리 제물포 항에 내렸다. 그녀의 이름은 릴리어스 호톤. 그녀의 눈에 비친 당시 조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제국주의 일본과 러시아 그리고 구세력 청나라 세력이 팽팽히 맞서며 ‘늙은 왕국’ 조선을 삼키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시절, 그녀는 조선을 여행하며 동학란과 갑오개혁, 청일전쟁과 을미사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이 낯선 나라의 면면을 꼼꼼히 기록해나간다. 단발령, 춘생문 사건, 아관파천, 을사늑약, 그리고 민비의 시해 사건 등이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히 전해진다.

목차

저자 서문 _ 내 것이자 남편 것인 책
영문판 추천사 _ 시련과 고통의 시대를 전하는 글

1. 제물포와 서울의 인상
버섯밭 같은 도시

2. 왕비께서 보내 주신 혼인 선물
조랑말에 실려 온 백만 냥

3. 가마 타고 떠난 신혼여행
한양에서 의주까지

4. 제리코로 가는 원숭이
강계에서 만난 도적 떼

5. 압록강에서 바라본 조선과 중국
소나무와 참나무

6. 하나님이야, 여호와냐, 상제냐
성서 번역의 어려움

7. 잠들지 않은 조선의 복수심
갑신정변과 김옥균

8. 솔내 마을의 외로운 순교자 매켄지
선교사들의 죽음이 남긴 교훈

9. 어둠을 덮은 어둠
콜레라와 왕비 암살

10. 내 남편은 사랑방 손님을 몰랐다
춘생문 사건

11. 상투가 상징하는 것
단발령과 아관파천

12. 황후 폐하의 마지막 호사
한밤에 치른 장례

13. 다시 흩어지는 ‘어린양’들
은율과 솔내와 백령도의 신자들

14. 빌헬름 씨의 여덟 가지 죄상
황해도의 한 철없는 천주교 선교사

15. 조선의 죽음
을사늑약과 의병 활동

편집자의 글

저자 소개

저 : 릴리어스 호톤 언더우드 (Lillias Horton Underwood)
1851년 뉴욕 주의 알바니에서 태어났다. 시카고 여자 의과 대학 재학 시절, 장로교 선교위원회의 요청으로 1888년 조선에 왔다. 조선에 도착하자마자 명성황후 민씨의 시의가 되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 서양 병원인 광혜원의 부인과 책임자로 일했다. 1889년 조선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던 호레이스 그랜트 언더우드와 서울에서 결혼하여, 신혼여행과 선교 여행을 겸해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 등을 순회했고, 이듬해에...
 
역 : 김철
연세대 국문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교원대와 연세대 국문과 교수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 명예교수로 있다. 주로 한국 근대문학을 통해 식민주의, 민족주의, 제국주의 문제를 분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저서로 『‘국문학’을 넘어서』, 『‘국민’이라는 노예―한국문학의 기억과 망각』, 『복화술사들―소설로 읽는 식민지 조선』, 『식민지를 안고서』, 『바로잡은 무정』, 『우리를 지키는 더러운 것들』 등을 썼고, 『문...

출판사 리뷰

가마 타고 떠난 신혼여행

왕실 의사 자격으로 조선의 왕실을 드나들던 릴리어스는 그녀보다 먼저 조선에 도착하여 선교 활동을 벌이던 언더우드와 결혼한다. 역사 교과서를 통해 익히 알다시피, 언더우드는 연세학당의 설립자이며 구한말 조선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들 신혼부부는 조금 독특한 신혼여행을 계획한다. 가마를 타고 조선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것이다. 요즘 같으면 외국에서 결혼한 커플이 차를 세내어 전국 투어에 나서는 셈이지만, 당시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위험한 발상이었다. 왜냐하면, 조선의 산하에선 산골마다 호랑이와 산적이 출몰하고, 민가는 전염병이 돌던 흉흉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주위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행길에 나섰고, 이 책에서 언더우드 부인의 여행 경험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녀의 ‘조선 견문록’을 읽어 보면, 낯선 땅 조선은 그녀에게 한마디로 충격과 새로움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녀가 만났던 왕실과 명문가의 귀족들, 지방의 향리들. 무명초 같은 천민들. 그녀가 발로 걷고 눈으로 보았던 조선의 풍경들, 그 뜻을 알 수 없었던 낯선 풍속과 문화를 접하며 느꼈던 놀라움과 감동을, 그녀는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로 그려냈다.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조선, 조선인들

이 책에는 주류를 이루는 세 가지 내용이 교직되어 있다. 제국주의 열강의 세력 다툼에 힘없이 몰락해 가는 조선 왕조의 모습, 초기 개신교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의 양상, 그리고 당대 조선 민중의 삶이 외국인의 시각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진다. 서양인의 눈으로 바라보기에는 미개하기 그지없었던 나라에서 종교적 신념 하나로 일하다 목숨을 잃은 선교사들의 이야기도 감동적이지만, ‘상투잡이’로 상징되는 조선인들을 만나고 관찰한 저자의 체험을 진솔하게 묘사했다는 점이 특히 흥미롭다. 그동안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조선, 다른 역사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당시 서민의 삶과 문화를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특한 한국 현대사

특히 그가 시의(侍醫)로 궁을 드나들며 우정에 가까운 친분이 있었던 명성황후의 여러 인간적인 면모에 대한 묘사, 그리고 고종과 세자를 비롯한 왕실과 그 주변 인물들에 얽힌 이야기는 우리 근대 역사 자료로서도 매우 가치 있는 것이다.

역사의 현장, 그 소용돌이 곁에 서서 조선을 지켜본 한 벽안의 외국인이, 그것도 의료사업과 선교 목적 외에는 세계 정세에 대한 통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천진스럽게 그려놓은 이 ‘독특한 한국 현대사’를 통해 역사가 시각에 따라 얼마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지를 알게 되는 것도 이 책의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