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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 (2024)

동방박사님 2024. 8. 1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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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도 흥미진진한
13편의 유럽 도시기담!
1991년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30여 년간 두 저자가 유럽 33개국을 발품 팔아 취재하며
현장에서 발굴한 무섭고, 재미있고, 기기묘묘한 역사 스토리

·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무서운 노래 ?글루미 선데이? 이야기
· 끊임없이 화재를 일으키는 위험천만한 그림 ?우는 소년? 이야기
· 공포영화 [컨저링]의 모티프가 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 이야기
· 1,500건이 넘는 괴이한 현상을 낳은 ‘앤필드 사건’
· 목격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한 ‘도플갱어’ 이야기
· 650명의 처녀를 피의 제물로 삼은 광기의 백작 부인 에르제베트 이야기
· ‘극장형 범죄’의 효시가 된 희대의 잭 더 리퍼 연쇄 살인 사건 이야기
· 노이슈반슈타인성을 지은 바이에른 국왕 루트비히 2세의 죽음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
· 러시아 황실을 멸망으로 이끈 희대의 괴승 라스푸틴의 암살 사건을 둘러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온몸에 소름 돋을 만큼 무섭고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13편의 도시기담 세계사 이야기가 독자를 단숨에 휘어잡아 책 속으로 거침없이 끌고 들어간다.

목차

저자 서문_ 30년간 유럽 33개국을 발품 팔아 취재하며 건져 올린 13편의 살아 있는 도시 기담

part 1 저주(curse)

① 자살을 유발하는 무서운 노래[글루미 선데이]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공포스러운 노래[글루미 선데이] | “제 장례식 때[글루미 선데이]를 틀어주세요” |[글루미 선데이]가 BBC 방송 프로그램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글루미 선데이]와 자살의 상관관계는 ‘주파수’가 열쇠를 쥐고 있다] | 불행을 몰고 오는 노래[글루미 선데이]를 탄생시킨 장본인은 ‘암울한 시대’였다 | 나치스의 강제수용소에서 죽을 위기에 빠진 셰레시 레죄를 기적적으로 구해준[글루미 선데이] | “이 곡이 팔리면 팔릴수록 불행해진다” | 지금도[글루미 선데이] 라이브 연주를 들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부다페스트에 있다는데] | 끔찍한 자살 노래[글루미 선데이]를 헝가리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유

② 화재를 불러일으키는 위험천만한 그림[우는 소년]
진품이 아닌 복제화도 사람을 불행으로 몰고 간다고]]| 화재로 잿더미가 된 집에서 그을음 하나 없이 멀쩡하게 살아남은 기묘한 그림[우는 소년] |[우는 소년]과 관련된 충격적인 사례들은 《더 선》에 의해 날조되거나 과장된 것이다] | 불에 태워도 타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려도 끝내 다시 돌아오는 기묘한 그림]| 1,000도가 넘는 화재 현장의 온도를 견딘[우는 소년]의 은밀한 비밀 | “]우는 소년]은 정말 악마의 자식일 수도 있답니다”

③ 실제로 존재했던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
]컨저링]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을 모티프로 만든 영화다]! | 일곱 살에 죽은 애나벨 히긴스의 영혼이 씌어 제멋대로 움직이는 이상한 인형 | 워런 부부는 왜 ‘악령이 깃든’ 애나벨 인형을 박물관에 전시하기로 했을까] | “해코지하려면 어디 한번 해보시지!” | 촬영 현장에서 생긴 괴이한 현상 | “애나벨 인형이 박물관에서 도망쳤다”

part 2 괴이한 현상(strange phenomenon)

④ 1,500건의 괴이한 현상을 낳은 엔필드 사건
영화 상영 중에 연이어 발생한 사망 사고는 실제였을까,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가짜뉴스였을까] | 1,500건이 넘는 괴이한 사건으로 점철된 엔필드 사건 | 심령 현상 연구회 소속 모리스 그로스의 조사로 밝혀진 괴이한 사건들 | 엔필드 사건의 증인 30명에게서 수집한 140시간 분량의 녹음테이프와 500쪽에 달하는 기묘하고 놀라운 기록 | “왜 재닛 머리 위에서 자나요]” “내 침대니까!” |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위대한 과학자 마리 퀴리와 『셜록 홈스』의 작가 아서 코넌 도일도 SPR 회원이었다는데] | 차츰 밝혀지는 워런 부부를 둘러싼 은밀한 진실 | 엔필드 폴터가이스트 현상은 왜 1979년 9월 갑자기 멈추었을까] | 베넷 가족이 이사 온 뒤에도 불길한 기운이 이어진 페기의 집

⑤ 세 명의 어린이에게 지속적으로 나타난 파티마의 기적
양을 치던 세 명의 어린이에게 성모 마리아가 여섯 번이나 찾아오다 | 왜 루치아만 성모 마리아와 대화를 나누었을까]] |[루치아가 두 번 다시 성모 마리아를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한 이유 | 성모 마리아의 세 번째 발현 ―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를 위해 러시아를 봉헌하라” | 프리메이슨 단원이자 행정관을 지낸 자유주의자 산투스는 왜 성모 마리아의 네 번째 발현을 방해했을까] | 3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이루어진 성모 마리아의 다섯 번째 발현과 놀라운 기적 | 성모 마리아의 여섯 번째 발현 ― “이 자리에 성당을 세워라” | 프란치스코는 과연 천국에 갔을까] | 성모 마리아가 히야친타에게 내린 놀라운 계시 | 첫 번째 예언: 지옥 환시 | 두 번째 예언: 러시아 혁명과 제2차 세계대전 | 세 번째 예언은 왜 베일에 싸인 채 수수께끼로 남겨졌을까] | 교황청 신앙교리성의 정식 발표가 석연치 않은 이유 | 성모 마리아가 UFO를 타고 있었고, 예수가 외계인이다]!

⑥ 목격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공포의 도플갱어
도플갱어를 목격한 사람에게 죽음이 찾아온다]! | 분신을 목격한 사례 ①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 “내가 침대에서 죽어 있다!” | 분신을 목격한 사례 ②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2세 ― 자신의 분신에게 총을 쏘라고 명령하다] | 분신을 목격한 사례 ③ 미국의 링컨 대통령 ― 관 안에 누운 자신을 본 후 암살당하다 | 분신이 죽음을 예고한 사례 ① 시인 존 던 ― 세상을 떠난 아기가 아버지에게 죽음을 전하기 위해 찾아오다 | 분신이 죽음을 예고한 사례 ② 해군 제독 조지 트라이언 ― 전함 충돌 사고로 죽은 트라이언이 아내의 사교 파티장에 나타나다 | 분신이 말을 건 사례 ① 시인 퍼시 비시 셸리 ― 자신의 분신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 분신이 말을 건 사례 ② 작가 모파상 ― 분신이 나타나 집필 중이던 소설 내용을 이야기하다 | 도플갱어를 목격했으나 죽지 않은 사례 ① 대문호 괴테 ― 두 번이나 도플갱어를 목격하고도 살아남다 | 도플갱어를 목격했으나 죽지 않은 사례 ② 영국 하원의원 파커 ― 도플갱어를 만난 후 8년을 더 살다 | 작품 속의 도플갱어 ①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 「귀향」| 도플갱어 현상은 마음의 작용일까, 뇌의 작용일까]

part 3 사건(incident)

⑦ 650명의 처녀를 산 제물로 바친 광기의 백작 부인
대규모 살인 사건이 벌어진 끔찍한 현장을 찾아서 | 바토리 가문에 이상하리만치 정신 이상자가 많은 뜻밖의 이유는] | 젊어지는 듯한 느낌 때문에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끊임없이 피에 탐닉한 에르제베트 | 에르제베트의 바토리 가문, 합스부르크 가문의 눈엣가시가 되다 | 에르제베트는 왜 세상과 단절된 채 철저한 입막음 조치를 당했을까] | 그녀의 악행이 사실일까, 아니면 억울한 누명을 썼을까] | 끔찍한 사건 이후 100년이 지나 책이 출간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다

⑧ ‘극장형 범죄’의 효시가 된 희대의 잭 더 리퍼 연쇄 살인 사건
‘리퍼학’, ‘리퍼 연구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희대의 엽기 연쇄 살인 사건 |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된 최초 피해자 메리 | 주간지 《맨체스터 가디언》이 ‘가죽 앞치마’의 소행이라고 대서특필한 까닭은] | 세 번째 피해자 엘리자베스의 내장을 도려내지 않은 이유 | 경찰서 유치장에서 30분만 더 잠들어 있었더라면…… | 가장 참혹한 상태의 시신으로 발견된 20대 직업 여성 켈리 | 범인의 이름을 ‘잭 더 리퍼’로 정착하게 만든 한 통의 편지 | 범인의 편지 속 ‘더블 이벤트’는 무슨 의미일까] | 범인이 말라붙은 신장을 경찰서에 보낸 이유 | 범인이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로, 왕위 계승자였던 에드워드 왕자였다] | 잭 더 리퍼를 둘러싼 수수께끼 풀이에 도전한 유명 작가 퍼트리샤 콘웰 | 현장 검증 경찰관이 빼돌린 숄을 경매에서 낙찰받아 DNA 감정을 한 리퍼 연구가 에드워즈 | 또 다른 리퍼 연구가 모리스가 범인을 여성으로 확신한 까닭

part 4 역사의 어둠(darkness of history)

⑨ 루트비히 2세의 죽음을 둘러싼 기묘한 미스터리
노이슈반슈타인성에서 루트비히 2세의 유령을 만난 열세 살 소녀 엘리자베타 | 탄생부터 죽음까지 온통 베일에 싸인 바이에른 국왕 루트비히 2세 | 루트비히 2세가 왕정을 거세게 비난한 바그너에게 엄청난 특혜를 베풀고 작센 왕국의 궁전 지휘자로 발탁한 이유는] | 루트비히 2세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당시 왜 프랑스 편에 섰을까] | 주치의 구덴 박사와 산책을 나갔다가 함께 죽음을 맞은 루트비히 2세 | 루트비히 2세의 자살설을 부정하는 설득력 있는 주장과 증언 | 루트비히 2세의 유령이 말한 예언이 모두 적중했다고]!

⑩ 괴승 라스푸틴의 암살을 둘러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이놈이 범인이다!” | 라스푸틴의 문란한 성생활과 관련된 소문이 사실일까] | 황태자의 불치병인 혈우병을 기도로 치료한 라스푸틴 | 라스푸틴은 왜 러시아가 독일 제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것을 강력히 반대했을까] | 치사량의 청산가리와 독을 마시고도 죽지 않은 라스푸틴, 그러나…… | 라스푸틴의 암살 사건을 둘러싼 몇 가지 미스터리 | 영국 개입설의 개연성이 높은 이유는] | 모두 적중한 라스푸틴의 예언 |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로티카 박물관에 전시된 라스푸틴의 성기는 과연 진짜일까]

⑪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놀라운 미개발 기술
세르비아인들은 왜 테슬라를 신처럼 떠받들까] | 테슬라의 인생을 바꿔놓은 ‘눈굴리기 에피소드’ | ‘가짜 발명왕’ 에디슨과의 운명적인, 그러나 불행한 만남 | 에디슨과의 전류 전쟁에서 완벽하게 승리한 테슬라 | “결혼한 발명가는 위대한 창조물을 만들 수 없다” | 모건이 추가 자금 지원 요청을 거부해 ‘세계 시스템’은 미완성으로 끝나고 에너지 공짜 시대의 기회가 사라지다 | 테슬라의 연구에서 출발한 많은 발명가의 피눈물 나는 ‘공짜 에너지’ 연구 | ‘필라델피아 실험’ 도중 군함이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는데]! | ‘3·6·9’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part 5 전승(tradition)

⑫ 현대에 재탄생한 흡혈귀, 드라큘라
영국 시인 바이런이 주최한 모임에서 흡혈귀와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했다고] |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드라큘라의 모델 블라드 3세를 우상시한 까닭은] | 흡혈귀의 일곱 가지 특징 | 메드베자 마을의 기묘한 흡혈귀 사건 | 흡혈귀가 된 망자의 심장에 말뚝을 박는 이유는] | 흡혈귀는 드라큘라와 어떻게 다를까] | 전설의 흡혈귀, 사바 사바노비치의 정체

⑬ 유대교의 인조인간 골렘
유대교의 종교 지도자만 골렘을 만들 수 있다고] | 랍비 로에프의 마술로 아브라함, 이삭, 야곱을 만났으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루돌프 2세 | 랍비 로에프가 만든 골렘은 어떤 형상이었을까] | 골렘을 만드는 방법 | 『구약성서』에 나오는 최초의 인간 아담이 바로 골렘이라고] |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전의 골렘, 호문쿨루스 | 골렘은 왜 33년마다 되살아날까]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널리스트. 1961년 군마현에서 태어나 도쿄도립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슈에이사에서 일하다가 퇴사한 뒤 오스트리아, 헝가리를 거쳐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 거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유럽 환경 대책 최전선』 『이 부분이 다르다, 유럽의 교통 정책』『후쿠시마는 세계를 바꾸었을까?』등이 있다.
 
여행 저널리스트. 1962년 니가타현에서 태어나 도쿄여자대학 단기 대학부를 졸업했다. 슈에이사에서 일하다가 퇴사한 뒤 오스트리아를 거쳐 세르비아에 거주하고 있다. 가타노 마사루와 함께『도설 프라하』『이렇게 다른 유럽 각국 기질』『일본인이 되고 싶은 유럽인』 등을 집필했다.
 
그림 : 안병현
이야기에 어울리는 그림을 만들고, 괜찮은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린 책으로 『위기의 역사』,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크리처스』,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인 더 게임』, 『너에게서 온 봄』, 『배꼽 전설』, 『이상한 엘리베이터』, 『방과 후 요괴반』,『사실, 꼬리아홉 여우는』, 『너에게 난, 나에게 넌』등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 『어린이 마음 시 툰』, 『만나러 가는 길...

책 속으로

다음 사건도 바에서 발생했다. 이번에도 집시 악단이 이 곡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문짝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요란한 소음과 함께 문이 열리며 두 남자가 튕겨 들어왔다. 다음 순간 바에 총성이 울려 퍼졌고, 두 남자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두 남자가 동시에 자살했던 것이다.

피해자는 성인 남성에 국한되지 않았다. 어느 날 부다페스트 중심을 흐르는 도나우강에 열네 살 소녀의 시신이 떠올랐다. 납빛으로 하얗게 질려 뻣뻣하게 굳은 팔에[글루미 선데이] 레코드가 고이 안겨 있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도나우강 투신자살 사건이었다.

수많은 사람에게 불행을 가져온 이 곡은 작곡가 셰레시 레죄의 신변에도 불행을 몰고 왔다.[글루미 선데이]가 히트하자 세간의 집중 조명을 받은 그는 영감을 주어 이 곡을 세상에 내놓게 만든 연인에게 연락했다. 불우한 무명 작곡가 시절과 달리 유명 작곡가가 되었으니 옛 연인과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을지도 모른다. 운이 좋으면 끊어졌던 인연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도 작용했으리라. 그런데 다음 날 그녀는 음독자살로 갑자기 생을 마감했다. 소름 끼치게도, 그녀가 남긴 유서에[글루미…… 선데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공포스러운 노래[글루미 선데이]」중에서

10월 9일, 옥스퍼드의 그레이스 머리가 거주하던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레이스 머리는 화상으로 입원할 정도였는데, 희한하게 방에 걸려 있던[우는 소년] 그림은 무사했다. 10월 21일, 노퍽주 그레이트야머스에 있는 피자 가게에서 불이 났다. 가게 안에는 몇 장의 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이번에도[우는 소년]만 불에 타지 않고 무사했다. 10월 24일, 사우스요크셔주 헤링소프에 있는 케빈 가버의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벽에 걸려 있던 그림 중[우는 소년]을 제외한 나머지 그림은 깡그리 불에 탔다. 10월 25일, 머지사이드주 헤스웰에 있는 아모스 씨의 주택에서 가스 누출로 폭발이 일어났다. 거실과 주방에[우는 소년] 그림이 두 점 걸려 있었는데, 두 그림 모두 멀쩡했다.

이 사건들은 타블로이드 일간지에 실제로 실렸던 기사 내용이다. 이 사건들을 모두 우연으로 봐야 할까] 그림을 사고 나서 반년 만에 비극을 겪었다는 서리주의 미첨에 거주하던 도라 만은 “]우는 소년] 그림을 제외하고 홀라당 타버렸어요”라고 증언한 다음 말을 아꼈다. 그녀는 자택이 전소했는데 멀쩡하게 남은 그림이 꺼림칙해서 불을 붙여 태우려 했으나 아무리 애써도 그림이 불에 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어쩔 수 없이 그림을 쓰레기통에 버렸더니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해 그림이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불에 태워도 타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려도 끝내 다시 돌아오는 기묘한 그림」중에서

어느 날 박물관을 찾은 젊은 커플이 유리 진열장 앞에서 애나벨 인형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

“해코지하려면 어디 한번 해보시지!”

남자는 겁도 없이 유리를 두드리며 큰소리를 쳤다. 이후 남자가 여자 친구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돌아가던 길에 운전 부주의로 나무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사고로 남자는 즉사했으나 여자는 목숨을 건졌다. 그녀는 애나벨 인형을 비웃고 나서 갑자기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그대로 나무와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악령보다 하느님의 힘이 위대하시다!”

어느 날 신부가 박물관에서 퇴마 의식을 거행하던 중에 애나벨 인형을 내던졌다. 신부는 당연히 퇴마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였다. 그런데 의식을 마치고 자동차를 운전해서 돌아가던 길에 신부는 트럭과 부딪치는 대형 사고를 당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신부는 사고 직전 자동차 백미러에 애나벨 인형이 비쳤다고 증언했다.

로레인은 악령의 무서움을 전하는 동시에 대처법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첫째, 악령이 붙은 인형 혹은 물건을 부수거나 태워 없애려고 해서는 안 된다. 도나의 남자 친구 루가 겪은 불상사는 애나벨 인형을 태우려고 해서 벌어진 사달이라는 주장이다. 악령의 원한을 샀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둘째, 악령을 모욕하거나 비웃어서는 안 된다. 앞에서 소개한 두 사례가 좋은 예다. 말하자면 악령에게 복수를 당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절대로 인형과 눈을 마주치지 마라. 악령은 눈을 마주쳐 홀릴 상대를 인식하고, 빙의 대상으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다.

로레인은 일반인이 악령의 힘을 이해할 수는 없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악령은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영원히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해코지하려면 어디 한번 해보시지!”」 중에서

남북전쟁을 북군의 승리로 이끌고 국가의 분할을 방지한 미합중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 역시 도플갱어를 보았다.

어느 날 밤 링컨이 소파에서 쉬고 있다가 문득 거울을 보니 자신과 똑같은 남자가 비쳤다. 안색이 창백한 남자가 거울 안에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화들짝 놀라 소파에서 일어났더니 분신이 사라졌다. 혹시나 해서 다시 소파에 앉자 분신이 또 나타났다.

이 이야기를 들은 링컨의 아내 메리는 겁에 질렸다. 링컨은 모종의 계시라고 직감했다. 그 후 같은 소파에 앉아보았으나 이번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링컨은 사람들이 흐느껴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침대에서 일어나보니 침실 안에 관이 놓여 있고 사람들이 그 주위를 둘러싼 채 슬프게 울고 있었다. 누가 죽었기에 그리 슬프게 우느냐고 물었더니 그중 한 사람이 “대통령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링컨이 깜짝 놀라서 관 안을 들여다보니 얼굴이 창백한 자신이 누워 있었다.

1865년 4월 14일, 링컨은 아내와 극장에서 관람하던 도중에 저격당해 사망했다. 그날도 링컨은 “내 암살 소문을 듣지 못했는가]”라고 물었다. 그리고 아내에게 “자주 불길한 꿈을 꾼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분신을 목격한 사례 ③ 미국의 링컨 대통령 ― 관 안에 누운 자신을 본 후 암살당하다」 중에서

에르제베트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거주하던 차흐티체성에서 만행을 저질렀다. 어느 날 시종의 딸이 에르제베트의 머리카락을 빗겨주다가 실수로 엉킨 머리 타래를 잡아당기고 말았다. 이에 격노한 에르제베트는 시종의 따귀를 때렸는데, 시종이 혀를 질끈 깨물며 날아간 핏방울이 우연히 에르제베트의 손에 묻었다. 그런데 얼마 후 피가 묻은 피부가 매끈하게 젊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에르제베트는 젊은 아가씨의 피를 갈구하게 되었다.

피로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게 된 에르제베트는 젊은 아가씨를 지하실에 감금하고 산 채로 피를 짜냈다. 손가락을 바늘로 찌르고, 손톱을 뽑고, 손가락을 자르고, 천장에 거꾸로 매단 다음 칼로 난자해 아래에 놓아둔 통에 피를 채우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작업했다. 또 입을 실로 꿰매고, 성기에 불을 붙여 도려내는 등 정상의 범주를 한참 넘어서는 잔혹한 고문이 이루어졌다.

마지막에는 자신의 미모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처녀의 생피를 욕조에 채우고 몸을 담그는 과정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젊은 아가씨가 신음하며 숨이 끊어지는 모습을 은은한 미소를 띤 채 지켜보았다.

차흐티체성 인근 아가씨들의 행방이 점차 묘연해졌다. 마을 아가씨만으로 만족하지 못한 에르제베트는 하급 귀족의 딸들에게까지 손을 뻗쳤다. 예의범절을 가르쳐준다며 성에 초대해서 자신의 욕구를 채웠다. 결국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불러왔다. 어느 날 하급 귀족의 딸이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 성에서 도망쳐 나와 구조를 요청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교회 사제가 고발장을 제출해 사건의 전모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젊어지는 듯한 느낌 때문에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끊임없이 피에 탐닉한 에르제베트」 중에서

‘잭 더 리퍼’가 보낸 도전장을 받은 런던 경찰국은 위신을 걸고 수사에 나서 100명 이상의 용의자를 색출했다. 그러나 결국 범인을 지목하지 못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놀랍게도, 용의자 중에는 왕실 관계자도 있었다.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로, 당시 아버지(훗날 에드워드 7세)의 뒤를 이을 왕위 계승권자였던 앨버트 빅터 크리스티안 에드워드 왕자(클래런스 공작)였다. 빅터 왕자는 밤마다 변장하고 이스트엔드로 밤마실을 나갔는데, 경찰이 동성애자의 매춘 조직을 적발했을 때 체포된 경력이 있어 양성애자라는 설이 있었다. 빅터 왕자는 나중에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진짜 사인은 폐렴이 아니라 매독이라는 말이 돌았다.

빅터 왕자가 범인이라고 주장한 사람은 의사 토머스 스토웰이 었다. 1970년, 왕자가 범인이라는 증거를 스토웰이 소지했거나 범행을 목격했다는 기사가 범죄학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기사에 따르면, 스토웰은 왕실 의사였던 윌리엄 걸 경의 딸에게 선친이 가지고 있던 서류를 정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서류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빅터 왕자에 관한 비밀 서류를 발견해 그가 범인이라 확신했다고 한다.

며칠 후, 스토웰은 BBC 방송에 출연해 왕자가 범인이라고 암시했다. 그러나 그 후 《타임스》에 자신의 주장을 번복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노구의 몸으로 왕실 인사를 범인으로 지목한 반향이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었던지 얼마 후 이승을 하직했다.
---「범인이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로, 왕위 계승자였던 에드워드 왕자였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기묘하고, 흥미롭고, 위험천만한 13편의 유럽 도시기담,
매력적인 역사가 되다!

『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는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무서운 노래 [글루미 선데이] 이야기, 끊임없이 화재를 일으키는 위험천만한 그림 [우는 소년] 이야기, 공포영화 [컨저링]의 모티프가 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 이야기, 목격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한 ‘도플갱어’ 이야기, 650명의 처녀를 피의 제물로 삼은 광기의 백작 부인 에르제베트 이야기 등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도 흥미진진한 13편의 유럽 도시기담을 담고 있다.

각각 저널리스트와 여행 저널리스트이면서 부부이기도 한 이 책의 두 저자는 1991년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30여 년간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을 거쳐 세르비아에 거주하면서 유럽 33개국을 종횡무진 다니며 무섭고, 흥미롭고, 기기묘묘한 스토리를 취재하고 발굴했다. 이 책에 실린 13편의 이야기는 두 저자의 대단한 집념과 열정, 끈기와 뚝심이 빚어낸 값진 열매이자 성과물이라 할 만하다.

『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가 이런 유의 다른 책들과 확실히 차별화되고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뭘까? 이 책과 유사한 콘셉트의 다른 책들이 상당 부분 신문, 잡지, 단행본, 논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참고하고 활용하여 재생산하거나 심지어 짜깁기한 데 반해 이 책은 저자들이 장장 30여 년간 유럽 33개국의 수많은 도시를 다니며 이야기를 취재하고, 채집하고, 진위를 가리며 체계적으로 정리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보자. 먼저, 제7화 「650명의 처녀를 산 제물로 바친 광기의 백작 부인」에서 저자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바토리 에르제베트 백작 부인이 살인귀가 아니라 모종의 정치적 희생양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로 그들은 사건의 주요 현장인 나더슈디성 등을 방문해 샅샅이 조사한 끝에 끔찍한 고문과 살인이 있었음을 증명해주는 어떤 고문실이나 고문 및 살해 도구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밖에도 저자들은 치밀한 조사와 취재, 연구를 통해 오늘날까지도 성 주위에 백골화한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지 않은 점, 성안에 수많은 시신이 무더기로 방치돼 있었다면 악취가 진동했을 테고, 인근 주민들이 수상하게 여겼을 텐데 그런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어 에르제베트 백작 부인이 정치적 희생양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그렇다면 누가, 그리고 왜 에르제베트에게 그런 억울한 누명을 씌웠을까] 저자들은 에르제베트의 바토리 가문과 남편의 나더슈디 가문이 얼마 남지 않은 헝가리 귀족으로, 당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를 대대로 배출하는 가문이자 유럽 최고의 지배 세력이었던 합스부르크 가문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 밖에 저자들은 제9화 「루트비히 2세의 죽음을 둘러싼 기묘한 미스터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유럽 근대정치와의 연관성을 밝혀냈으며, 제10화 「괴승 라스푸틴의 암살을 둘러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에서는 러시아 황실에 교묘하게 접근해 정치에 개입했다는 라스푸틴의 기존 이미지를 뒤집는 새로운 관점을 찾아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제12화 「현대에 재탄생한 흡혈귀, 드라큘라」에서 저자들은 브램 스토커의 걸작 기담소설 『드라큘라』가 널리 알려지면서 루마니아를 발상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세르비아가 발상지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그리고 그들은 흡혈귀의 발상지가 세르비아라는 증거를 뒷받침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1752년 오스트리아 신문)도 발굴했다. 이 문헌이 고증을 거쳐 사실로 밝혀진다면 지금까지 정설로 인정받은 흡혈귀 역사를 전격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무서운 노래 [글루미 선데이] 이야기

가만히 듣고 있기만 해도 죽고 싶어지는 무서운 노래 [글루미 선데이]. 1933년,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한 술집에서 셰레시 레죄라는 작곡가에 의해 탄생한 이 노래는 헝가리에서만 157명, 전 세계적으로 수백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도대체 이 노래의 곡과 가사에 무엇이 담겨 있기에 그런 무시무시한 일이 연이어 발생한 걸까?

애초 셰레시 레죄가 애인이 쓴 가사에 곡을 붙여 만든 노래를 음악 전문 출판사에 보내는 등 여러 번 투고했으나 ‘분위기가 너무 어둡다’는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그러다가 1935년 인기가수 팔 컬마르가 정식으로 녹음하면서 대중에게 관심받기 시작했고, [슬픈 일요일(Gloomy Sunday)]이라는 제목으로 라디오에 소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글루미 선데이]가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자살 노래’가 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맨 먼저, [글루미 선데이]의 방송을 기획한 라디오 방송국 디렉터가 돌연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어떤 소녀가 음독자살한 현장에 [글루미 선데이] 악보가 놓여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재무부 관리였던 라슬로 머로시가 택시 안에서 권총 자살을 시도했는데, 유서 대신 피로 얼룩진 [글루미 선데이] 악보다 남겨져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또 어느 바에서 한 신사가 신청곡을 연주해주는 집시 악단에 [글루미 선데이]를 신청하고는, 연주 도중 밖으로 나가 권총 자살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이런 식의 불행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고, 짧은 시간 동안 부다페스트 시내에서만 17건의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많은 사람에게 불행을 안겨준 이 곡은 작곡가 셰레시 레죄의 신변에도 불행을 몰고 왔다. [글루미 선데이]가 큰 성공을 거둔 후 레죄는 애초 가사를 쓰는 등 자신에게 영감을 주어 이 노래의 탄생을 도운 옛 연인과의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며 연락했으나 소름 끼치게도 그다음 날 그녀는 “글루미…… 선데이”라는 글귀가 적힌 유서를 남긴 채 음독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런 비극적인 죽음의 노래 [글루미 선데이]가 아이러니하게도 딱 한 번 사람의 목숨을 구한 일이 있다. 나치스의 강제수용소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이 노래의 작곡가 셰레시 레죄의 목숨을 기적적으로 구해준 것이다. 레죄가 이미 유명해져버린 [글루미 선데이]의 작곡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나치 군인이 강제수용소에서 그를 빼내 준 덕분이었다.

끊임없이 화재를 일으키는 위험천만한 그림 [우는 소년] 이야기

벽에 걸어두면 반드시 화재를 일으키는 그림. 모든 물건과 집, 건물을 몽땅 불태우고도 정작 그림 자신은 그을음 하나 없이 멀쩡히 살아남아 끊임없이 화재를 유발하는 위험천만한 그림이 있다. 바로 [우는 소년]이라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처음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기념품으로 만들어졌고, 1960년대 이후 복제화 [우는 소년]으로 전 세계에 알려져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애초 그림을 그린 이는 브루노 아마디오(Bruno Amadio)라는 스페인 출신 화가였고, 그림의 모델은 화재로 부모를 여의고 고아가 된 소년 돈 보닐로였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소년은 뚜렷한 외부 발화 원인이나 도구 없이 불을 일으키는 특별한 능력을 타고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즉, 소년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화재의 희생자가 아니라 부모를 죽게 만든 방화범이었덤 셈이다.

“저 아이는 악마의 씨다. 저 아이와 얽히지 않는 게 신상에 이롭다.”

브루노 아마디오가 소년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경고했으나 소년의 눈동자에 매혹된 화가는 그 경고를 무시한 채 계속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저주받은 그림’으로 화제가 되기 4년 전, 브루노 아마디오는 영국에 있는 자신의 아틀리에에서 원인 모를 화재로 사망했다.

그 후 오랫동안 베일에 감춰져 있다가 약 10년 후 스페인 바르셀로나 교외에서 일어난 자동차 충돌 사고로 다시 소년이 세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전소한 자동차에서 운전자의 시신이 발견되었는데, 운전 면허증에 ‘돈 보닐로’라고 적혀 있었다.

저주받은 그림 [우는 소년]의 존재를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린 것은 당시 영국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던 타블로이드 일간지 《더 선》에 실린 1985년 9월 4일자 기사였다. 그 기사에는 [우는 소년의 불타는 저주(Blazing Curse of the Crying)]이라는 으스스한 제목이 붙어 있었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로더럼에 거주하는 론과 메리 홀 부부의 주방에 있던 냄비에 갑자기 불이 붙었다. 그 불은 삽시간에 번져 지은 지 27년 된 집을 거의 전소시켜버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액자에 넣어 2층 벽에 걸어두었던 [우는 소년]만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이후 [우는 소년]을 벽에 걸었다가 끔찍한 화재를 당했다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한때 [우는 소년]과 관련된 충격적인 사건들은 급감한 판매 부수를 늘리고자 《더 선》이 날조하거나 과장한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으나 그 후로도 참사는 끊이지 않았다. 1,000도 넘는 화재 현장에서도 살아남고, 쓰레기통에 버려도 끝내 다시 돌아오는 기묘한 일도 연이어 발생했다.

목격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한 ‘도플갱어’ 이야기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한 또 한 사람의 자신 혹은 타인이 그 사람을 목격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도플갱어(doppelganger)’. 도플갱어를 목격한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음을 맞는다는 속설이 있어 예로부터 죽음의 전조로 여겨 두려워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피타고라스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두 장소에서 많은 사람에게 목격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음을 맞이했다는데]!

도플갱어를 목격한 후 죽음을 맞이한 사례는 의외로 적지 않은데,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녀는 어느 날 침대에서 죽어 있는 자신을 목격한 후 4일이 지나 의자에 앉은 채로 숨을 거두었다. 러시아제국의 여제 예카테리나 2세 역시 자기 분신으로 보이는 망령을 발견하고 호위병에게 총을 쏘라고 명령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승을 하직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은 관 안에 누워 있는 자신을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극장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세상을 떴다.

그 밖에도 영국에 있어야 할 아내의 도플갱어가 프랑스에 있는 남편을 찾아와 출산하다가 사산한 시인 존 던의 사례, 전함 충돌 사고로 죽은 남편의 도플갱어가 아내의 사교 파티장에 나타난 해군 제독 조지 트라이언의 사례, 자신의 분신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눈 시인 퍼시 비시 셸리의 사례, 분신이 나타나 한창 집필 중이던 소설 내용을 이야기해주는 놀라운 경험을 한 프랑스 작가 모파상의 사례 등 도플갱어를 목격한 사람은 많다.

흥미로운 것은 도플갱어를 목격하고도 죽지 않은 사례인데, 두 번이나 자신의 도플갱어를 목격하고도 살아남아 82세까지 천수를 누린 대문호 괴테와, 도플갱어를 만난 후 8년을 더 살다 죽은 영국 하원의원 파커의 경우다.

온몸에 소름 돋을 만큼 무섭고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속 13편의 도시기담 세계사 이야기가 독자를 단숨에 휘어잡아 책 속으로 거침없이 끌고 들어간다.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도 흥미진진한 13편의 유럽 도시기담!

1편.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무서운 노래[글루미 선데이] 이야기
2편. 끊임없이 화재를 일으키는 위험천만한 그림[우는 소년] 이야기
3편. 공포영화[컨저링]의 모티프가 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 이야기
4편. 1,500건이 넘는 괴이한 현상을 낳은 ‘앤필드 사건’
5편. 세 명의 어린이에게 지속적으로 나타난 파티마의 신비한 기적 이야기
6편. 목격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한 ‘도플갱어’ 이야기
7편. 650명의 처녀를 피의 제물로 삼은 광기의 백작 부인 에르제베트 이야기
8편. ‘극장형 범죄’의 효시가 된 희대의 잭 더 리퍼 연쇄 살인 사건 이야기
9편. 노이슈반슈타인성을 지은 바이에른 국왕 루트비히 2세의 죽음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
10편. 러시아 황실을 멸망으로 이끈 희대의 괴승 라스푸틴의 암살 사건을 둘러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11편.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놀라운 미개발 기술과 ‘테슬라 vs. 에디슨의 역사적 기술 전쟁’ 이야기
12편. 영국 시인 바이런이 주최한 모임에서 재탄생한 흡혈귀와 프랑켄슈타인 이야기
13편. 기기묘묘한 유대교의 인조인간 골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