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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인지 이해하셨어요? (2024) - 우리가 보고 듣고 읽는 것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이유

동방박사님 2024. 9. 17.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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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역사상 가장 소통이 어려운 시대!
내 생각은 제대로 전달되고 있을까?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 장소를 잘못 선정한 건지 주위가 시끄럽다. 목소리가 주위 소리에 묻혀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데, 상대방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무슨 말을 했는지 되물었을 때 불쾌해하지는 않을까? 눈은 왜 저렇게 굴리는 걸까? 저 사람이 지금 한 말은 농담일까, 진담일까? 대화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이 상황에 만약 대화를 방해하는 요소가 하나였다면 대화는 좀 더 수월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요소가 겹치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겼고, 오해가 발생할 확률은 높아졌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나는 이유는 무척 다양하다. 어떤 오해는 인간의 자기중심적 사고와 고정관념, 상식 같은 심리적 문제로 발생한다. 때때로 청력 감퇴나 유사한 발음 같은 지각적 문제로 소리를 잘못 듣기도 하고, 동음이의어나 관용구 같이 언어 그 자체가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처럼 의사소통은 심리, 언어, 환경, 문화의 영향을 받는다. 인지심리학자인 로저 크루즈는 의사소통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를 다각도에서 분석한다. 인지과학, 심리학, 언어학의 최신 연구를 기반으로 의사소통의 취약점을 살펴보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나간다. 의사소통은 견고하지만 취약하다. 오해의 원천을 미리 알아두는 것은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감사의 글

1장 네가 그렇게 말할 거라고 예상했어 - 오해를 낳는 여러 요소

의심하지도 않았던 생각의 틀
기대가 어긋날 때
모호한 문장과 불명확한 개념들
표현 뒤에 숨긴 의미
얼마나 말해야 충분할까?
인터넷 후의 세상

2장 이 정도는 다들 아는 상식이잖아 - 심리적 요인

상대를 향한 자기중심적 믿음들
우리 모두 아는 공통 기반
비꼬기의 틈
상식이 가져오는 오류
잘못 추론하고 무의식중에 떠올리다
누가 정정할 것인가?

3장 방금 누가 내 이름 부르지 않았어? - 지각의 문제

어른들은 듣지 못하는 소리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소리들
존재하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
레이디 몬더그린과 잔디밭
익숙한 단어는 보지 못한다
자유분방한 손글씨의 저주

4장 삼연패한 당신의 권투를 빕니다 - 헷갈리는 단어

발음이 어려워서 그만
금강산과 금광산
같은 말, 반대의 뜻
표현 이상의 의미를 숨기다
모두가 다르게 받아들여서
그녀가 대체 누군데?
골치 아픈 전문 용어

5장 오늘 빳빳한 거 한번 써볼래? - 표현의 문제

나쁜 내용을 좋게 말하는 게 가능해?
말 뒤에 숨긴 암시
유용하지만 한계를 짓는 은유
다들 아는 관용구 아니었어?
십 년이면 언어도 변한다
신조어의 등장
너무 짧은 문자 메시지

6장 팀장님 표정이… 혹시 화나셨어요? - 비언어적 표현

얼굴을 (잘못) 읽다
눈으로만 웃을 수 있을까
손짓으로 말해요
소속 집단을 의미하는 손동작?
글보다 그림이 낫다?
스포츠의 사인, 수신호와 카드
침묵은 동의일까 거절일까

7장 그거 그 뭐더라, 그거 맞나? - 인지적 요인

전화기 게임을 하는 아이들
길을 잃은 문장들
쉼표, 넣을까 말까
더 빠르게 읽을 수 있다면
기억은 왜곡된다
그게 무슨 말이더라?

8장 친구야, 넌 내 농담 이해했지? - 사회적 요인

그냥 농담이었어요
있잖아, 그거 들었어?
콜라 주세요. 제 말은, 소다요
매력은 내용을 이긴다
우리끼리만 아는 이야기
어떤 오해는 의도된다

9장 아무것도 모르면서 앞뒤 자르지 마세요 - 매체와 맥락

소셜 미디어에는 맥락이 없다 °
전문 용어는 쓰레기다?
저자의 의도를 찾으시오
번역에서 길을 잃다
사실에서 멀어지는 기사들
저랑 만나보실래요?

10장 빵빵! 못 봤어요, 미안해요 - 장소와 맥락

자기중심성과 이메일
도로 위의 분노
혼돈의 법정
전쟁의 승패가 갈리다
하늘에서 쓰는 언어
최악의 항공 참사

나가는 글
미주

저자 소개 

저 : 로저 크루즈 (Roger Kreuz)
30년 동안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한 로저 크루즈는 톨레도 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어학을 공부한 후,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실험심리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듀크 대학교에서 인지 노인학 분야의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언어 심리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논문을 출판하였으며, 세부 전공 분야는 담화 처리 및 비유적 언어 정보처리이다. 미국 과학 재단과 미국 해군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

역 : 김정은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뜻있는 번역가들이 모여 전 세계의 좋은 작품을 소개하고 기획 번역하는 펍헙 번역 그룹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유연한 사고의 힘』, 『바람의 자연사』, 『바이털 퀘스천』, 『진화의 산증인, 화석 25』, 『미토콘드리아』, 『세상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실험』, 『신은 수학자인가?』, 『생명의 도약』, 『날씨와 역사』, 『좋은 균 나쁜 균』, 『자연의 배...

책 속으로

돌은 얼마나 작아야 자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얼마나 커야 바위라고 할 수 있을까? 머리카락이 얼마나 없어야 대머리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는 객관적인 정답이 없으며 합리적인 사람들마저도 정확한 기준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의사소통을 실패시키는 또 하나의 원인을 발견한다. 우리가 손쉽게 사용하는 단어들이 항상 정확하고 분명하고 경계가 뚜렷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1장 네가 그렇게 말할 거라고 예상했어」 중에서

이 실험 결과는 인지 편향의 일종인 ‘지식의 저주’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아는 정보가 상대방에게도 이미 있다고 가정해 버린다. 박자만으로 노래 제목을 맞춘다는 건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멜로디를 떠올리며 손가락 연주를 한 많은 참가자들은 듣는 사람이 이렇게나 친숙한 멜로디를 알아채지 못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것이 바로 함정이다. 일단 알고 나면 그것을 알지 못하는 상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워진다. 윌리엄 화이트가 말했듯 “상호 이해를 막는 최대의 적은 이해했다는 착각이다.”
--- 「2장 이 정도는 다들 아는 상식이잖아」 중에서

예를 들어 우리는 “두 개그맨이 바(bar)를 향해 걸어갔다”라는 문장을 읽으면 웃긴 이야기가 시작되리라고 기대한다. ‘이제 바텐더에게 말을 걸겠지?’라며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추론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음 문장이 “그는 몸을 수그렸다”라면 우리는 순간 당황할 것이다. 우리가 예상한 웃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바’를 술을 파는 가게가 아니라 ‘긴 막대기’라고 다시 개념화해야 한다. 이렇듯 예측하기를 좋아하는 성향 때문에 우리의 의사소통은 때때로 길을 잃기도 한다.
--- 「3장 방금 누가 내 이름 부르지 않았어?」 중에서

나도 관용구를 사용했다가 어느 대학원생의 어린 마음에 혼란의 씨앗을 뿌린 기억이 있다. 당시 나는 뭔가를 제안하고 싶다는 의미로 학생에게 “귀에 벌레를 넣고 싶다(put a bug in her ear)”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동그랗게 커지던 눈과 미심쩍어하는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내 제안이 그렇게 이상한가 싶어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그 관용구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대화의 맥락을 통해 금세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그 말을 들은 직후 학생의 반응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였던 것 같다.
--- 「5장 오늘 빳빳한 거 한번 써볼래?」 중에서

원래 과일나무는 다른 몇 가지 품목과 함께 수입세를 면제받는 품목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법 개정 과정에서 실수로 ‘과일’과 ‘나무’ 사이에 쉼표가 삽입되면서 면제 품목이 ‘과일나무’가 아닌 ‘과일, 나무’가 되어버렸다. 그야말로 최악의 세금 구멍이 생기고 만 것이다. 과일 수입업자들은 이미 납부한 세금을 환급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미 재무부는 쉼표가 단순히 오타에 불과하다며 거부했지만 수입업자들은 정부를 재판에 회부했고, 재판부는 수입업자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 「7장 그거 그 뭐더라, 그게 맞나?」 중에서

놀리는 사람은 비언어적 방법을 동원해 나쁜 의도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려 하지만, 막상 듣는 사람은 그런 단서를 전혀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고 눈치채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감정이 충분히 누그러지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농담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는 사실은 잘 모르면서, 반대로 자신이 놀림당했던 경험은 훨씬 부정적으로 기억한다.
--- 「8장 친구야, 넌 내 농담 이해했지?」 중에서

어떤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맥락의 붕괴’ 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해 준다. 소셜 미디어는 수많은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어느 때보다도 쉽게 만들어주었지만 안타깝게도 의사소통이 실패하기도 역시 그만큼 쉬워졌다.
--- 「9장 아무것도 모르면서 앞뒤 자르지 마세요」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의사소통의 홍수 속 오해의 시대

우리는 매일 타인과 대화한다.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전화로, 문자로, 메일로, 소셜 미디어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소통의 수단이 다양해진 오늘날은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과 대화하기가 쉬워진 시대다. 그렇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소통이 쉬워졌다고 할 수 있을까? 얼굴을 보지도 목소리를 듣지도 못하니 문자를 보낸 상대방의 기분과 의도를 잘못 이해하고,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메일에 이모지를 넣었다가 오히려 예의 없다는 인상을 줘버렸다. 전화를 걸어서 말로 설명했더니 이번에는 통신 불량으로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고, 소셜 미디어에 반어법으로 비꼬는 글을 올렸다가 그 의도가 곡해되어 차별주의자로 낙인찍혀 버린다. 소통 수단이 많아진 만큼, 오해가 발생하는 상황도 더 늘어나 버렸다.

물론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한다고 해도 의사소통에서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싸온 거야?’를 ‘싸운 거야?’로 잘못 듣거나, 무표정으로 있는 상대가 화가 났는지 걱정하게 되기도 하며, 상사의 지시 사항을 되묻기가 어려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업무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렇듯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는 너무나도 많다. 우리의 대화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길을 잃는다. 의사소통은 매번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일들을 겪다 보면 어떻게 해야 의사소통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지, 오해를 없앨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여러 의사소통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첫눈에는 그 유사성과 연결고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유형의 오해에는, 심지어 전혀 달라 보이는 경우에도 비슷한 근본 원인이 존재한다._335쪽

당신의 말이 전달되지 않았던 이유들!

“나는 아주 명확하게 잘 설명했는데, 왜 말귀를 못 알아듣지?” 이런 생각을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를 모를 때 우리는 그 원인을 상대방에게 돌리게 된다. 상대방이 집중하지 않아서, 어리석어서 말귀를 못 알아먹는다고 상대를 탓하고 만다. 그러나 단순히 대화 상대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단어부터 표현 방식, 인간의 청각, 뇌, 사회적 관계까지 너무나도 많다. 언어심리학과 인지심리학을 연구해 온 저자는 언어학, 심리학, 인지과학 측면에서 의사소통을 조명하고 분석해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정리했다. 노래 가사를 잘못 듣는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나물을 씻는’을 ‘나무를 심는’으로 듣듯이 발음이 비슷한 다른 단어로 잘못 알아듣는 상황을 몬더그린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뇌가 소리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각적인 문제다. ‘연패’라는 단어는 ‘연달아 이기다’와 ‘연달아 지다’라는 정반대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데, 이처럼 언어 자체가 의사소통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또한 사람들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상대도 알고 있을 거라고 가정해 버려 중요한 설명을 생략해 버리기도 한다. 소리 내지 않고 머릿속으로 노래를 부르며 박자에 맞춰 손을 두드리면 그 박자만으로 다른 사람들이 무슨 노래인지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식이다. 메시지나 사실 관계가 여러 사람을 거쳐 전달되면서 왜곡되기도 하고, 때로는 매체 자체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방해 요소들을 연구에 기반해 사례를 들어가며 자세하게 설명한다.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는 이 책은 우리가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것들을 명확하게 짚어낸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들고 있는 사례들은 내가 매일 마주하는 상황들이다. 의사소통의 실패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읽는 것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의사소통의 한계를 명확하게 알고, 말이 왜곡되는 이유를 파악한다면 우리는 더 수월하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이 흥미롭고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에서 저자는 오해를 일으키는 인지과학과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연관지어 이야기한다. 이는 무척 유용하고 생각을 자극하며 재미도 있다. 우리가 왜 그렇게 자주 타인을 오해하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페니 M. 펙스먼 (캘거리 대학교 교수)
저자는 생생한 일화와 다양한 예시들, 그리고 쉽고 설득력 있는 심리학적 설명을 통해 인간의 의사소통이 어떻게 견고하면서도 취약한지를 훌륭하게 보여준다.
- 모튼 앤 게른스바허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교수)
이 책은 잘못된 의사소통의 사례와 그 원인을 흥미진진한 퍼레이드로 보여준다. 저자는 뛰어난 이야기꾼으로 심리 실험의 결과를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어낸다. 아이러니하게도, 명쾌하게 이해되는 오해에 관한 책이다.
- 살바토레 아타르도 (텍사스 A&M 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