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생각의 힘 (책소개)/2.한국사회비평

내 안의 차별주의자 : 보통 사람들의 욕망에 숨어든 차별적 시선

동방박사님 2021. 11. 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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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짓기, 소속감, 인정 욕구 뒤에 숨겨진 독선과 차별의 민낯
내가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차별적 시선을 짚어주는 책

신념, 상식, 취향이라고 믿었던 것이 차별이라면?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한 차별과 멸시의 순간들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는 상식도 개념도 없는 멍청이일까? 난민과 이민자는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안전을 위협하는 잠재적 범죄자일까? 매일 출퇴근하며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는 직장인은 비루한 월급의 노예인가? 우리 생각은 옳은데 저 소수의 ‘멍충이’들 때문에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사회는 점점 흉악해지고, 안전은 위협받고,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마저 놓친 건 아닐까?

『내 안의 차별주의자』는 이런 생각을 단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나와 사회를 성찰하게 하는 책이다. 유럽에서 주목받는 젊은 사회학자의 목소리를 뜨겁게 담아낸 이 책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옳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내재된 독선과 멸시의 시선을 들여다보고, 나와 다르게 살고 있는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재고하게 하는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유기농 음식을 먹고,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도 차별적 행동이라면 인정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가 가진 신념, 철학, 행동이 사회적 구조와 맞물려 어떻게 차별로 변질되는지 적나라하게 목도할 수 있다. 대학에서 사회 불평등을 꾸준히 연구하고 그중에서도 성평등과 소수자의 삶에 귀 기울여온 저자는 우리가 먹고 일하고 즐기는 일상 곳곳에서 ‘나’와 ‘타인’을 어떻게 구별하는지, 다름을 어떻게 조롱하고 무시하는지, 이런 경계 짓기와 멸시의 시선들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차별을 공고히 하는지 다양한 사례와 사회학적 이론, 위트 넘치는 문체로 담담하게 풀어냈다.

  •  목차
    chapter 1 일(job)

    1.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지상 명제
    ― 흔한 성공론에 숨겨진 엘리트주의
    ― 열정에는 급여가 없다
    ― 자발성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2. 머리와 손의 분리
    ― 육체노동자는 단순 무식하다?
    ― 수직적 노동 분업과 권력
    ― 새로운 직업 정체성: 장인에서 디자이너로
    ― Do it yourself: 손수 만들기의 행과 불행

    chapter 2 성(gender)

    1. 같은 행동, 다른 평가
    ― 워킹 맘은 있어도 워킹 대디는 없다
    ― 누가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가
    ― 여성이 저음으로 말하려는 이유
    ― 비용 부과는 많이, 인정은 박하게

    2. 남자다움의 신화
    ― 성별 구분 교육, 뭐가 문제일까
    ― 아픔을 드러내면 약점이 된다
    ― 폭력은 남성성을 재생산한다
    ― 역차별을 주장하는 이유
    ― 우는 남자를 위하여

    chapter 3 이주(immigration)

    1. 이곳에 머물 자격이 있는 자는 누구인가?
    ― 세계인을 울린 사진 한 장
    ― 불쌍하거나 용감하거나

    2. 이방인과 열린 사회
    ― 기득권자가 된 이주민
    ― 경계 짓기의 역설
    ― 명칭의 문제: 국외 거주자, 이민자, 난민, 탈출민
    ― 타인 비하, 근대성과 관련 있다

    chapter 4 빈부 격차(poverty and wealth)

    1. 실업은 개인의 실패
    ― 나는 상황 탓, 너는 네 탓
    ― 지원이 아닌 처벌을 한다
    ― 실업을 개인화한 결과
    ― 상징적 폭력과 낙인
    ― 성과는 임금으로 증명하라

    2. 기업가 정신의 독재
    ― 리스크를 짊어진 자영업자들
    ―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 창업하면 자유로울 거라는 환상
    ― 스타트업, 새로운 형태의 노동 착취?
    ―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무너지다
    ―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자아

    chapter 5 범죄(crime)

    1. 하류 계층의 범죄자들
    ― 법 앞에 만인은 불평등하다
    ― 높으신 범죄자들과 피해 규모
    ― 법 위에 선 영웅들

    2.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다: 멸시의 한 방법
    ― 공정한 세상 가설
    ― 성범죄는 당한 사람 탓?
    ― 왜 피해 예방에 애써야만 할까
    ― 언어에 반영된 피해자와 가해자의 역전

    chapter 6 소비(consumption)

    1. 과시 소비: 상품을 이용한 신분 투쟁
    ― 청바지를 입은 백만장자
    ― 무얼 소비하느냐가 나를 말해준다
    ― 쿨함과 운동화의 신분 상징
    ― 상품이 되어 더 높은 곳으로

    2. 도덕적 우월감
    ― 유기농이라는 사치
    ― 나는 구입한다. 고로 나는 지속 가능하다
    ― 시민 계급의 신분 상징: 유기견 입양, 자전거, 요리 포스팅
    ― 환경 보호도 특권이다

    chapter 7 관심(attention)

    1. 외향성이 규범
    ― 내향인이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
    ― 누구하고나 격의 없이 친해져라
    ― 사회성을 가르치는 각종 코치들

    2. 인기 있는 디지털 자아
    ― 산책도 인테리어도 ‘좋아요’를 위해
    ― 소외, 질투, 우울
    ― 관심의 양이 모든 걸 좌우한다
    ― 해시태그, 온라인 자아의 이벤트화
    ― 네트워크 감옥과 자기 검열

    chapter 8 정치(politics)

    1. 정치적으로 다르면 무조건 적
    ― 다양성이 피를 흘리고 있다
    ― 적개심은 복잡함을 줄인다
    ―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가짜 뉴스
    ― 자유주의 질서를 위태롭게 만드는 정치적 무관심

    2. 유권자들의 경시
    ― 사실이 틀려도 나는 옳다
    ― 이해가 곧 동의는 아니다
    ― 해석의 권리는 특권층에게 있다
    ― 대중의 불안보다 실제 현실에 주목하라
    ― 정체성 정치와 건강한 토론을 막는 문화

    나가는 말 독선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