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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땅 경북을 걷다

동방박사님 2022. 4. 1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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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신정일 작가의 『동학의 땅 경북을 걷다』가 출간되었다. 동해 인문학 시리즈는 경상북도 환동해지역본부와 도서출판 걷는사람이 경북 환동해 지역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예술을 조명하고, 오늘에 맞게 새로이 해석하기 위하여 기획한 시리즈이며 향후 여러 장르의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동해 인문학 시리즈의 첫 책 『동학의 땅 경북을 걷다』를 쓴 신정일 작가는 문화사학자 겸 작가이며 도보여행가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젊었을 때 간첩 혐의로 고문을 받게 되는 큰 아픔을 겪었다. 그 후유증으로 방황을 하며 이곳저곳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역사적 사건이 동학이다. 이를 계기로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하여 동학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쳤고, 1989년부터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오늘까지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동학의 땅 경북을 걷다』는 동학사상의 원형을 찾아서 동학의 시초인 경상북도 경주에 자리한 구미산의 용담정에서부터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 지은이는 많은 이들이 순교로 저항하면서 ‘사람을 한울처럼 모시고 섬기라’는 동학사상을 끈질기게 펼친 역사의 길을 따라 걷는다. 경상도 땅 경주에서 수운 최제우 선생이 창시한 동학이 해월 최시형에게로 이어지며 동학의 뿌리는 전라도와 충청도, 강원도 등지로 뻗어 나간다. 가난하고 못 배운 백성들의 마음을 한데 묶어 동학농민혁명의 꽃을 피운 그 아픈 길을 따라 걸으며 온몸과 정신으로 기록한 책이다.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동학이 창시된 경상도 경주에 가다
2장 수운 최제우 동학의 도를 깨치다
3장 탄압을 받은 수운 피난길에 나서다
4장 수운 남원에서 경주로 돌아와 동학을 널리 펴다
5장 수운 최제우 반란의 수괴 혐의로 체포되다
6장 동학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 잠행의 시대가 시작되다
7장 이필제와 최시형이 만나 영해민란을 일으키다
8장 해월 최시형 다시 동학 재건에 나서다
9장 베를 짜는 며느리가 한울님이다
10장 전국 각처에서 동학의 교조신원운동이 벌어지다
11장 전라도 고부에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다
12장 해월 최시형 고난의 세월 끝에 체포되다
13장 경상도 상주 은척, 동학사상의 빛을 잇다
14장 ‘동학’ 민족사상으로 이어져 나라의 등불이 되다
참고 목록
 

저자 소개 

저 : 신정일 (辛正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이며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이다.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이사장으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가져온 도보답사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설립하여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사업을 펼쳤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 10대강 도보답사를 기획하여 금강·한강·낙동강·섬...
 

책 속으로

구미산은 첫 번째 올 적 다르고, 두 번째 올 적 다르고, 세 번째 올 적 다르다. 동학의 최대 성지이자 신령한 터인 용담정(龍潭停)은 올 때마다 사람은 없고 적막강산만이 우리들을 반길 뿐이다. (…) 또 다른 사람들의 물결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에서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기쁨이 있는 곳이지만, 가슴 한 귀퉁이가 텅 빈 듯한 그 마음을 무어라고 설명할까?
--- p.14

“거룩한 내 집 부녀 이 글 보고 안심하소, 소위 서학 하는 사람 암만 봐도 명인 없네, 서학이라 이름하고 내 몸 발천(發闡, 드러냄)하였던가”고 쓴 것으로 보아서 동학과 서학의 차이점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 「안심가」는 당시 사회에서 불안해하던 부녀자들을 안심시키려는 목적으로 지었다. 천대받던 부녀자들의 덕을 칭송하고 좋은 시절이 오면 여성이 주체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동학의 가장 핵심 사상 중의 하나로 훗날 증산 강일순의 사상으로 이어졌다.
--- p.62

바보가 바보들만 만나면 그 자신이 바보인 줄 모르고, 그 자신이 바보로서 산다는 사실을 모른다. 우물 안에서 사는 개구리는 세상이 넓은지를 모르고, 세상에 현명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모른다. 눈빛만 보아도 통하는 현명한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그래서 세상 속으로 나가서 현명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사는 것, 복 중의 복이다.
--- p.87~88

사람의 아들 예수는 “나는 밥이다. 나를 먹고, 내 피를 마시고 나를 기념함으로써, 평화를 얻고 영원한 생명을 얻으라”고 말했다. 또한 수운 최제우는 “흙이 똥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오곡이 풍성하게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혔고, 수운은 세상을 구제하려다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리고 석가도 공자도 모두 죽었다. 그렇다면 삶과 죽음 앞에서 진실로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그 깨달음을 붓다는 이렇게 말했다. “길의 끝에 자유가 있다. 그때까지는 참으라.” 그리고 붓다는 40여 년의 설법 여행을 끝내고 춘다의 초대를 받아 음식을 먹은 다음 쿠시나라의 사라쌍수 아래에서 이 세상을 하직했다.
--- p.155~156

“한울은 사람에 의지하고 사람은 먹는 데 의지하나니, 만사를 안다는 것은 밥 한 그릇을 먹는 이치를 아는 데 있느니라.” 이렇게 말한 해월은 다시 “어찌 홀로 사람만이 입고, 사람만이 먹겠는가. 해도 역시 먹고 입고, 달도 역시 먹고 입느니라.” 하면서 세상의 이치가 다 같은 것임을 논하였다. “하늘의 일월과 무수한 별들, 땅에 있는 모든 것, 하찮은 미물,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이 아닌 것이 없다”고 설파했다.
--- p.296

그렇다면 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섬기는 것은 무엇일까? 돈일까? 명예일까? 건강일까? 권력일까? 잘은 몰라도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 지금 우리들은 길을 잃고 있고, 길을 잃은 우리들에게 머지않아 또 다른 길이 나타날 것이다.
--- p.326
 

출판사 리뷰

경주에서 창시한 동학이 온 세상을 물들이다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신정일 작가의 『동학의 땅 경북을 걷다』가 출간되었다. 동해 인문학 시리즈는 경상북도 환동해지역본부와 도서출판 걷는사람이 경북 환동해 지역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예술을 조명하고, 오늘에 맞게 새로이 해석하기 위하여 기획한 시리즈이며 향후 여러 장르의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동해 인문학 시리즈의 첫 책 『동학의 땅 경북을 걷다』를 쓴 신정일 작가는 문화사학자 겸 작가이며 도보여행가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젊었을 때 간첩 혐의로 고문을 받게 되는 큰 아픔을 겪었다. 그 후유증으로 방황을 하며 이곳저곳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역사적 사건이 동학이다. 이를 계기로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하여 동학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쳤고, 1989년부터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오늘까지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또한 그는 두 발로 길을 트는 길 위의 시인이기도 하다. 길이란 끊어짐 없이 이어지는 법이다. “너무 앞선 사상은 사람들에게 이해되지 않고 오히려 멸시를 받거나 탄압을 받는다.” 그렇더라도 최제우를 비롯해 최시형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처럼 누군가는 핍박을 마다 않고 앞서 나간다. 지은이가 이 책을 통해 몸소 두 발로 실천하고 있는 ‘모심’과 ‘섬김’의 길도 그러하다. 이러한 행보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의 산과 강 전국 방방곡곡 지은이의 숨결이 안 닿은 곳이 없고, 작가 신정일은 이 땅에 흐르는 문화와 역사를 복원하고자 온몸으로 길을 내고 있다. 그러한 애정이 이 책에도 면면히 스며들어 있다.

『동학의 땅 경북을 걷다』는 동학사상의 원형을 찾아서 동학의 시초인 경상북도 경주에 자리한 구미산의 용담정에서부터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 지은이는 많은 이들이 순교로 저항하면서 ‘사람을 한울처럼 모시고 섬기라’는 동학사상을 끈질기게 펼친 역사의 길을 따라 걷는다. 경상도 땅 경주에서 수운 최제우 선생이 창시한 동학이 해월 최시형에게로 이어지며 동학의 뿌리는 전라도와 충청도, 강원도 등지로 뻗어 나간다. 가난하고 못 배운 백성들의 마음을 한데 묶어 동학농민혁명의 꽃을 피운 그 아픈 길을 따라 걸으며 온몸과 정신으로 기록한 책이다.

신정일 작가는 『동학의 땅 경북을 걷다』를 통해 동학이 경상도 경주에서 창시되어 각지로 들불처럼 타올랐다는 점을 강조하고, 그동안 경상도의 동학 운동이 저평가되었던 점을 조명하며 동학사상의 원형으로서의 지위와 역할, 그리고 그 의의를 회복하는 데에 역점을 둔다. “오래고 오랜 세월 수많은 동학 답사길에서 깨달은 화두는 ‘깨달음’이었고 또한 ‘섬김’과 ‘모심’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사람을 섬기고, 자연을 섬기고, 세상의 모든 것을 섬기는 그 섬김과 모심을 통해서만 세상은 밝고 건강하게 존재할 것이라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대동(大同)의 시대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들어가는 말

1974년에야 동학(東學)을 알았다. 김지하 시인의 시집 『황토』에서 ‘녹두꽃’을 읽으며 1894년에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난 커다란 사건 ‘동학란’이란 그 아픈 역사를 처음으로 알았다. 군대를 제대하고 제주도에서 신제주 건설의 역군(육체노동)으로 일하고 돌아와 큰 아픔(간첩 혐의를 받아 안기부에 끌려갔다가 고문을 받고 풀려났다)을 겪었던 그 후유증을 견디기 위해 이곳저곳을 걷고 또 걷다가 1980년대 중반 포장이 되기 전이라 먼지만 풀풀 날리는 동학의 현장 답사를 하였다. 그때 동학이 “난(亂)”이 아니라 혁명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 본격적으로 동학을 공부해 보려고 수운 최제우 선생이 동학을 창시한 경주의 용담정을 답사하고 돌아오던 그때였다. 작가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았지만 오리무중같이 보이지 않았던 글에 실마리가 보였다. 동학을 주제로 『그 산들을 가다』라는 책을 내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는데, 그런 의미에서 동학은 나의 글의 원천이라고 말할 수 있다. (…)

2020년 12월 초하루
온전한 땅 전주에서 신정일 모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