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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거쳐
‘답사기’ 서울편 드디어 완간!
초대형 베스트셀러이자 한국 인문서를 대표하는 시리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서울편 완간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시리즈 중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서울편 1~2권 출간 이후 중국편 3권을 거쳐 5년 만에 서울편 3~4권으로 찾아온 것이다. 이번에 출간되는 서울편 3권 ‘사대문 안동네: 내 고향 서울 이야기’와 4권 ‘강북과 강남: 한양도성 밖 역사의 체취’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도시 서울의 오래된 동네와 뜻깊은 문화유산을 탐방하고 그곳의 매력적인 이력을 풀어내며 서울편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수도 600년의 오랜 세월 동안 서울은 점차 넓어지고 깊어져왔다. 저자는 지난 1~2권에 이어서 대도시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섬세하게 통찰하는 한편, 지금까지 서울을 만들어왔고 거기서 삶을 이어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번 3~4권을 채웠다. 특히 근현대 격변기를 거치며 오늘의 서울이 형성된 내력을 보여주는 명소들을 꼼꼼하게 둘러보고, 우리가 잘 몰랐던 골목골목의 이야기를 증언하고 되살리는 데 역점을 두었다. 특유의 관록과 입담은 물론, 일평생 ‘서울토박이’로 살아온 저자의 깊은 서울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번 3~4권까지 총 4권으로 완간되는 ‘답사기 서울편’은 서울의 역사문화를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명실상부 대표적인 안내서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답사기’ 서울편 드디어 완간!
초대형 베스트셀러이자 한국 인문서를 대표하는 시리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서울편 완간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시리즈 중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서울편 1~2권 출간 이후 중국편 3권을 거쳐 5년 만에 서울편 3~4권으로 찾아온 것이다. 이번에 출간되는 서울편 3권 ‘사대문 안동네: 내 고향 서울 이야기’와 4권 ‘강북과 강남: 한양도성 밖 역사의 체취’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도시 서울의 오래된 동네와 뜻깊은 문화유산을 탐방하고 그곳의 매력적인 이력을 풀어내며 서울편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수도 600년의 오랜 세월 동안 서울은 점차 넓어지고 깊어져왔다. 저자는 지난 1~2권에 이어서 대도시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섬세하게 통찰하는 한편, 지금까지 서울을 만들어왔고 거기서 삶을 이어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번 3~4권을 채웠다. 특히 근현대 격변기를 거치며 오늘의 서울이 형성된 내력을 보여주는 명소들을 꼼꼼하게 둘러보고, 우리가 잘 몰랐던 골목골목의 이야기를 증언하고 되살리는 데 역점을 두었다. 특유의 관록과 입담은 물론, 일평생 ‘서울토박이’로 살아온 저자의 깊은 서울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번 3~4권까지 총 4권으로 완간되는 ‘답사기 서울편’은 서울의 역사문화를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명실상부 대표적인 안내서로 자리 잡을 것이다.
목차
책을 펴내며
북악산: 서울의 주산, 그 오랜 금단의 땅
서울의 주산, 북악산 / 백악사 / 회맹단 / 육상궁 / 육상궁에서 칠궁으로 / 칠궁의 냉천정 / 칠궁 안의 다섯 사당 / 경무대의 융문당과 융무당 / 친경전 팔도배미와 영빈관 / 경무대에서 청와대로 / 대통령 관저 / 상춘재와 녹지원 / 침류각 / 오운정 / 석조여래좌상 ‘미남불’ / 천하제일복지 암각 글씨
서촌: 내 어린 시절 서촌 이야기
서울토박이 / 서촌 / 서촌 효자로 / 어린 시절의 기억 / 통의동 / 백송나무, 창의궁, 월성위궁 / 자하문로 / 형제상회와 통인시장 / 자교교회와 자수교 / 신교와 국립서울맹학교·농학교 / 청운초등학교 시절 / 청풍계 / 청송당, 대은암, 도화동 / 유란동의 겸재 정선 / 백운동
인왕산: 인왕산 계곡의 옛 모습을 복원하며
세종마루 정자와 오거리 / 수성동으로 가는 길 / 수성동 / 치마바위 / 병풍바위의 글씨 / 옥류동 / 겸재의 〈삼승정도〉 / 옥인동의 여러 궁들 / 인곡정사와 육청헌 / 천수경의 송석원 / 윤덕영의 벽수산장 / 언커크(UNCURK) / 벽수산장과 박노수미술관 / 세종마루 정자에서 / 이상과 구본웅 / 필운대 / 필운대 풍류 / 내 가슴속의 인왕산
북촌: 북촌 만보(漫步)
북촌 8경 / 재동 백송 / 박규수 대감 집터 / 갑신정변과 이곳의 변화 / 재동초등학교와 교동초등학교 / 『조선중앙일보』와 여운형 / 백인제 가옥 / 백인제의 백병원과 출판사 수선사 / 가회동성당 / 현상윤 집터 / 취운정 터와 유길준의 『서유견문』 / 맹현의 맹사성 집터 / 「북촌: 열한 집의 오래된 기억」의 맹현댁 / 개량형 한옥의 등장 / 가회동 31번지 / 건축왕 정세권
인사동1: 고서점 거리의 책방비화
인사동이라는 곳 / 일제강점기 인사동의 탄생 / 태화관과 기미독립선언서 / 출판사와 서점의 등장 / 백두용과 전형필의 한남서림 / 이겸로의 통문관 /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후 인사동 서점 / 1960년대의 인사동 고서점 / 고서점과 헌책방 / 인사동 서점의 단골손님들 / 나와 통문관
인사동2: 민예사랑과 현대미술의 거리
인사동의 미래유산 / 통인가게 이야기 / 인사동의 고미술상과 민예품 가게 / 아자방, 고금당, 시산방 / 화랑가의 형성과 현대화랑 / 명동화랑 김문호 / 전시회 풍년 / 1970년대 인사동의 묵향 / 미술 붐 시대의 화랑가 / 금당 살인 사건 / 1980년대 대여 전시장의 등장 / ‘그림마당 민’의 탄생 / 오늘날의 인사동 화랑가
인사동3: 인사동을 사랑한 사람들
인사동길 북쪽의 르네쌍스 음악감상실 / 문화방송 사옥과 민정당사 / 인사동의 한정식집 / 인사동의 오래된 밥집 / 부산식당 / 천상병 시인과 찻집 귀천 / 문인들의 인사동 진출 / 카페 평화만들기 / 낙서, 이용악의 「그리움」 / 카페 소설 / 인사동 밤안개, 여운 / 김욱과 조문호의 증언 / 쌈지길의 등장 / 인사동 만가
북한산: 북한산과 진흥왕 순수비
북한산 / 북한산성의 문화유적 / 북한산의 사찰들 / 승가사 /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 / 추사 김정희의 진흥왕 순수비 재발견 과정 / 추사 김정희의 「진흥이비고」 / 황초령비와 마운령비 / 김노경 일행의 『삼각산 기행시축』 / 진흥왕 순수비 복제비 제작 / 사라진 비석 지붕돌을 찾아라
북악산: 서울의 주산, 그 오랜 금단의 땅
서울의 주산, 북악산 / 백악사 / 회맹단 / 육상궁 / 육상궁에서 칠궁으로 / 칠궁의 냉천정 / 칠궁 안의 다섯 사당 / 경무대의 융문당과 융무당 / 친경전 팔도배미와 영빈관 / 경무대에서 청와대로 / 대통령 관저 / 상춘재와 녹지원 / 침류각 / 오운정 / 석조여래좌상 ‘미남불’ / 천하제일복지 암각 글씨
서촌: 내 어린 시절 서촌 이야기
서울토박이 / 서촌 / 서촌 효자로 / 어린 시절의 기억 / 통의동 / 백송나무, 창의궁, 월성위궁 / 자하문로 / 형제상회와 통인시장 / 자교교회와 자수교 / 신교와 국립서울맹학교·농학교 / 청운초등학교 시절 / 청풍계 / 청송당, 대은암, 도화동 / 유란동의 겸재 정선 / 백운동
인왕산: 인왕산 계곡의 옛 모습을 복원하며
세종마루 정자와 오거리 / 수성동으로 가는 길 / 수성동 / 치마바위 / 병풍바위의 글씨 / 옥류동 / 겸재의 〈삼승정도〉 / 옥인동의 여러 궁들 / 인곡정사와 육청헌 / 천수경의 송석원 / 윤덕영의 벽수산장 / 언커크(UNCURK) / 벽수산장과 박노수미술관 / 세종마루 정자에서 / 이상과 구본웅 / 필운대 / 필운대 풍류 / 내 가슴속의 인왕산
북촌: 북촌 만보(漫步)
북촌 8경 / 재동 백송 / 박규수 대감 집터 / 갑신정변과 이곳의 변화 / 재동초등학교와 교동초등학교 / 『조선중앙일보』와 여운형 / 백인제 가옥 / 백인제의 백병원과 출판사 수선사 / 가회동성당 / 현상윤 집터 / 취운정 터와 유길준의 『서유견문』 / 맹현의 맹사성 집터 / 「북촌: 열한 집의 오래된 기억」의 맹현댁 / 개량형 한옥의 등장 / 가회동 31번지 / 건축왕 정세권
인사동1: 고서점 거리의 책방비화
인사동이라는 곳 / 일제강점기 인사동의 탄생 / 태화관과 기미독립선언서 / 출판사와 서점의 등장 / 백두용과 전형필의 한남서림 / 이겸로의 통문관 /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후 인사동 서점 / 1960년대의 인사동 고서점 / 고서점과 헌책방 / 인사동 서점의 단골손님들 / 나와 통문관
인사동2: 민예사랑과 현대미술의 거리
인사동의 미래유산 / 통인가게 이야기 / 인사동의 고미술상과 민예품 가게 / 아자방, 고금당, 시산방 / 화랑가의 형성과 현대화랑 / 명동화랑 김문호 / 전시회 풍년 / 1970년대 인사동의 묵향 / 미술 붐 시대의 화랑가 / 금당 살인 사건 / 1980년대 대여 전시장의 등장 / ‘그림마당 민’의 탄생 / 오늘날의 인사동 화랑가
인사동3: 인사동을 사랑한 사람들
인사동길 북쪽의 르네쌍스 음악감상실 / 문화방송 사옥과 민정당사 / 인사동의 한정식집 / 인사동의 오래된 밥집 / 부산식당 / 천상병 시인과 찻집 귀천 / 문인들의 인사동 진출 / 카페 평화만들기 / 낙서, 이용악의 「그리움」 / 카페 소설 / 인사동 밤안개, 여운 / 김욱과 조문호의 증언 / 쌈지길의 등장 / 인사동 만가
북한산: 북한산과 진흥왕 순수비
북한산 / 북한산성의 문화유적 / 북한산의 사찰들 / 승가사 /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 / 추사 김정희의 진흥왕 순수비 재발견 과정 / 추사 김정희의 「진흥이비고」 / 황초령비와 마운령비 / 김노경 일행의 『삼각산 기행시축』 / 진흥왕 순수비 복제비 제작 / 사라진 비석 지붕돌을 찾아라
저자 소개
출판사 리뷰
오래된 동네의 새로운 이야기
서울편 3권(시리즈 11권)에서는 서촌, 북촌, 인사동 등 서울 사대문 안의 오래된 동네와 북한산의 문화유산을 답사한다. 사대문 안동네들은 한옥과 전통상점이 있고, 오래된 거리와 역사의 현장이 위치해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구도심이다. 이곳들은 오늘날 서울의 주요 관광 명소이자 우리 전통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저자는 이 묵은 동네들을 거닐며 땅의 유구한 역사와 사람의 기억을 불러낸다.
그 시작은 북악산이다. 조선의 수도 한양의 주산으로 왕조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북악산은 도성 방어의 핵심이라는 이유로 출입이 금지되었고, 이어서 그 자락에 조선총독 관저와 청와대가 들어서면서 계속 출입이 통제되다가 근래에야 전면 개방되었다. 경복궁 후원 시기의 유적과 칠궁, 청와대 등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문화유산이 많아 의미있는 답사처임에도, 최근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전면 개방해 오히려 그 가치를 훼손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최종적인 개방 형태에 대한 청사진을 명확히 세우고 국내외 전문가와 협력하는 길만이 청와대와 북악산의 문화유산을 제대로 보존하고 향유하는 방법임을 역설한다.
북악산과 함께 서울을 지키는 인왕산 아래 경복궁 서쪽 동네를 우리는 오늘날 ‘서촌’이라고 부른다. 서촌은 북촌과 함께 서울의 오래된 동네로 꼽히며 전통적인 분위기를 즐기러 오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공간이 되었다. 왕궁에 인접해 있는 이곳은 수백년간 많은 문인과 예술가, 정치인의 터전이었다. 근현대를 거치면서는 이완용, 윤덕영 등 유력자들의 거처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곳은 저자의 고향이다. 저자는 다른 ‘답사기’에서는 잘 내비치지 않았던 어린 시절 기억을 이곳에서 회상하며 ‘소년 유홍준’으로 돌아간다. 통인시장과 창성동, 수성동계곡을 드나들며 성장했던 저자의 체험기는 그 자체로 귀한 증언이자 문화유산이다.
서울을 살다 간 그때 그 사람들
북촌은 대저택과 전통 가옥이 즐비한 대표적인 한옥마을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곳의 형성 과정을 제대로 아는 경우는 드물다. 북촌의 형성 과정은 우리 근대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개화사상이 이곳에서 꽃피웠고, 갑신정변이 이곳에서 모의되었으며, 3?1운동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민족운동을 이끈 이들이 이곳에 거처를 정했다. 특히 오늘날 우리가 찾는 한옥마을은 일제강점기 서울의 팽창을 알려주는 증거다. 1930년대 서울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개발되기 시작한 북촌에는 기존의 대저택 한옥과는 다른 작은 규모의 도시형 개량 한옥들이 빽빽하게 들어서면서 지금의 한옥 단지가 형성되었다. 그 과정은 우리 사회사의 중요한 한 장면이다.
인사동의 변천사는 근현대 우리 문화예술의 형성 과정과도 같다. 인사동은 일제강점기 민족운동과 문화운동의 현장으로 시작하여 1960년대에는 고서점과 헌책방의 거리, 1970~80년대에는 고미술상과 화랑의 거리, 1990년대 이후로는 전통문화 관광의 거리로 변화해왔다. 저자의 인사동 답사기는 그 과정에서 모이고 움직였던 문화예술인과 상인 한명 한명을 기억하고 기리는 마음으로 채워졌다. 한때 인사동에 ‘살다시피’ 하며 문화운동의 일익을 담당한 저자의 인사동 사랑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관광거리가 되면서 인사동이라는 고유한 동네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저자는 새로운 세대가 이곳에서 만들어갈 새로운 문화를 기대한다는 말로 답한다.
북한산은 서울의 진산(鎭山)이자 조산(祖山)으로, 서울시민이 한나절이면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축복과도 같은 산이다. 북한산성과 30여개의 사찰을 비롯한 문화유산과 수려한 자연을 자랑하지만, 저자가 특별히 주목하는 문화유산은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다. 이 비석이 진흥왕 순수비임을 밝혀낸 추사 김정희의 시각에서 따라가는 답사는 저자의 문화재청장 재직 시절 비봉에 복제비가 세워진 일화까지 이어진다.
‘서울토박이’ 유홍준의 체험적 답사기
저자는 과거의 사건을 탐사하는 ‘고고학(考古學)’의 방법을 오늘날에 적용하는 ‘고현학(考現學)’의 방식으로 이번 책을 썼다고 말한다. 고고학자들이 유물과 유적을 통해 과거를 재구성하듯 오늘날 남겨진 흔적들을 되짚어 서울이 이루어진 과정을 탐구하고 증언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이번 답사기는 유력자들이 생산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을 만들고 거기서 살아간 도시인들의 이야기와 저자의 개인적 증언까지 풍부하게 담은 ‘체험적 답사기’로 쓰였다. 삶의 터전 서울의 이야기를 동시대의 주인공인 시민들과 직접 동행하며 나누겠다는 결기가 느껴지는 이번 서울편을 통해 저자는 ‘서울을 움직인 힘은 바로 서울을 살아낸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힘있게 전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 문화가 점차 세계인의 관심사로 부상하는 이 시점에서 완간되는 서울 답사기 네 권의 의미도 각별하다. 한류의 중심 서울의 문화적 역량과 깊이는 이곳에 남겨진 문화유산으로 가늠할 수 있다. 첨단 산업과 문화만을 추구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시간의 힘이 문화유산으로부터만 나온다. 서울의 문화유산에 그러한 힘이 충만함을 이번 서울 답사기에서 느껴보길 강권한다. 높은 산과 넓은 강, 빌딩숲과 신선한 녹지, 옛 사람의 이야기와 세계인의 문화, 서울은 이 모든 것을 품을 만큼 넓고 깊다.
서울편 3권(시리즈 11권)에서는 서촌, 북촌, 인사동 등 서울 사대문 안의 오래된 동네와 북한산의 문화유산을 답사한다. 사대문 안동네들은 한옥과 전통상점이 있고, 오래된 거리와 역사의 현장이 위치해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구도심이다. 이곳들은 오늘날 서울의 주요 관광 명소이자 우리 전통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저자는 이 묵은 동네들을 거닐며 땅의 유구한 역사와 사람의 기억을 불러낸다.
그 시작은 북악산이다. 조선의 수도 한양의 주산으로 왕조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북악산은 도성 방어의 핵심이라는 이유로 출입이 금지되었고, 이어서 그 자락에 조선총독 관저와 청와대가 들어서면서 계속 출입이 통제되다가 근래에야 전면 개방되었다. 경복궁 후원 시기의 유적과 칠궁, 청와대 등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문화유산이 많아 의미있는 답사처임에도, 최근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전면 개방해 오히려 그 가치를 훼손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최종적인 개방 형태에 대한 청사진을 명확히 세우고 국내외 전문가와 협력하는 길만이 청와대와 북악산의 문화유산을 제대로 보존하고 향유하는 방법임을 역설한다.
북악산과 함께 서울을 지키는 인왕산 아래 경복궁 서쪽 동네를 우리는 오늘날 ‘서촌’이라고 부른다. 서촌은 북촌과 함께 서울의 오래된 동네로 꼽히며 전통적인 분위기를 즐기러 오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공간이 되었다. 왕궁에 인접해 있는 이곳은 수백년간 많은 문인과 예술가, 정치인의 터전이었다. 근현대를 거치면서는 이완용, 윤덕영 등 유력자들의 거처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곳은 저자의 고향이다. 저자는 다른 ‘답사기’에서는 잘 내비치지 않았던 어린 시절 기억을 이곳에서 회상하며 ‘소년 유홍준’으로 돌아간다. 통인시장과 창성동, 수성동계곡을 드나들며 성장했던 저자의 체험기는 그 자체로 귀한 증언이자 문화유산이다.
서울을 살다 간 그때 그 사람들
북촌은 대저택과 전통 가옥이 즐비한 대표적인 한옥마을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곳의 형성 과정을 제대로 아는 경우는 드물다. 북촌의 형성 과정은 우리 근대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개화사상이 이곳에서 꽃피웠고, 갑신정변이 이곳에서 모의되었으며, 3?1운동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민족운동을 이끈 이들이 이곳에 거처를 정했다. 특히 오늘날 우리가 찾는 한옥마을은 일제강점기 서울의 팽창을 알려주는 증거다. 1930년대 서울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개발되기 시작한 북촌에는 기존의 대저택 한옥과는 다른 작은 규모의 도시형 개량 한옥들이 빽빽하게 들어서면서 지금의 한옥 단지가 형성되었다. 그 과정은 우리 사회사의 중요한 한 장면이다.
인사동의 변천사는 근현대 우리 문화예술의 형성 과정과도 같다. 인사동은 일제강점기 민족운동과 문화운동의 현장으로 시작하여 1960년대에는 고서점과 헌책방의 거리, 1970~80년대에는 고미술상과 화랑의 거리, 1990년대 이후로는 전통문화 관광의 거리로 변화해왔다. 저자의 인사동 답사기는 그 과정에서 모이고 움직였던 문화예술인과 상인 한명 한명을 기억하고 기리는 마음으로 채워졌다. 한때 인사동에 ‘살다시피’ 하며 문화운동의 일익을 담당한 저자의 인사동 사랑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관광거리가 되면서 인사동이라는 고유한 동네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저자는 새로운 세대가 이곳에서 만들어갈 새로운 문화를 기대한다는 말로 답한다.
북한산은 서울의 진산(鎭山)이자 조산(祖山)으로, 서울시민이 한나절이면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축복과도 같은 산이다. 북한산성과 30여개의 사찰을 비롯한 문화유산과 수려한 자연을 자랑하지만, 저자가 특별히 주목하는 문화유산은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다. 이 비석이 진흥왕 순수비임을 밝혀낸 추사 김정희의 시각에서 따라가는 답사는 저자의 문화재청장 재직 시절 비봉에 복제비가 세워진 일화까지 이어진다.
‘서울토박이’ 유홍준의 체험적 답사기
저자는 과거의 사건을 탐사하는 ‘고고학(考古學)’의 방법을 오늘날에 적용하는 ‘고현학(考現學)’의 방식으로 이번 책을 썼다고 말한다. 고고학자들이 유물과 유적을 통해 과거를 재구성하듯 오늘날 남겨진 흔적들을 되짚어 서울이 이루어진 과정을 탐구하고 증언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이번 답사기는 유력자들이 생산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을 만들고 거기서 살아간 도시인들의 이야기와 저자의 개인적 증언까지 풍부하게 담은 ‘체험적 답사기’로 쓰였다. 삶의 터전 서울의 이야기를 동시대의 주인공인 시민들과 직접 동행하며 나누겠다는 결기가 느껴지는 이번 서울편을 통해 저자는 ‘서울을 움직인 힘은 바로 서울을 살아낸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힘있게 전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 문화가 점차 세계인의 관심사로 부상하는 이 시점에서 완간되는 서울 답사기 네 권의 의미도 각별하다. 한류의 중심 서울의 문화적 역량과 깊이는 이곳에 남겨진 문화유산으로 가늠할 수 있다. 첨단 산업과 문화만을 추구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시간의 힘이 문화유산으로부터만 나온다. 서울의 문화유산에 그러한 힘이 충만함을 이번 서울 답사기에서 느껴보길 강권한다. 높은 산과 넓은 강, 빌딩숲과 신선한 녹지, 옛 사람의 이야기와 세계인의 문화, 서울은 이 모든 것을 품을 만큼 넓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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