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본학 연구 (책소개)/4.일본사회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2024)

동방박사님 2024. 6. 2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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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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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자국의 가해 역사를 비판하는 도서가 이전에도 존재했는가? 여기 전에 없던 일본 청년들이 혐오가 만연한 일본 사회를 살아가며 느꼈던 부끄러움과 고백의 기록을 담은 도서가 탄생했다.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는 일본 출간 당시, 일본 아마존 ‘사회과학’ 분야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주목할 것은 해당 분야에 ‘혐한’ 도서가 다소 분포해 있다는 점이다. 한국 정식 출간 전, 이례적으로 한국 주요 신문사에서도 이 도서와 관련된 수많은 기사를 앞다투어 쏟아냈다. 이 도서가 정체된 한일관계에 ‘새로운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한일 양국 언론이 일찍부터 기대한 결과였다.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는 일본이 한국에 행한 가해 역사를 마주한 일본인 대학생들의 고민과 사투를 그리고 있다. 이들은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에서 활동하며, ‘역사 무지’의 위험성과 일본인의 가벼운 가해 인식에 상처받은 존재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일본 대학생들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을 다짐하고 연대를 약속한다.

목차

프롤로그
이 책을 만든 사람들

1장 일본인이 느끼는 답답함

일본은 관용이 넘치는 상냥하고 친절한 나라 아니었어?
‘최애’가 ‘반일’일지도 몰라
한국이 좋다고 했을 뿐인데
무엇이 진실인지 몰라서
칼럼 | 한국인 유학생이 느낀 당혹감
좌담회 | 한일 문제는 ‘무겁다’?
―오키타 마이, 구마노 고에이, 아사쿠라 기미카

2장 한국과 일본은 왜 싸우는 거야?

한국 연예인은 왜 ‘위안부’ 굿즈를 착용해?
칼럼 | 마리몬드와 ‘소녀상’
한국은 왜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를 반대한 거야?
왜 한국 연예인은 8월 15일에 ‘반일’ 글을 올리는 거야?
칼럼 | 인스타 감성 명소 ‘경복궁’
칼럼 | 왜 독도를 한국 땅이라고 하는 거야?
좌담회 | ‘식민지 지배가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는데 진짜야?
―구마노 고에이, 오키타 마이, 이상진, 우시키 미쿠, 아사쿠라 기미카

3장 한일관계로 되묻는 우리 사회

왜 한국인은 ‘레이와’ 글에 반응하는 거야?
칼럼 | 케이팝 아티스트가 입은 ‘원폭 티셔츠’
한국 아이돌은 왜 다들 군대에 가?
칼럼 | 한국 영화의 매력
일본인인 줄 알았는데 한국인이었어?
칼럼 | 전후 일본은 평화 국가?
좌담회 | 한국하고만 역사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
―구마노 고에이, 우시키 미쿠, 아사쿠라 기미카, 이상진

4장 ‘사실은 알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운

케이팝을 좋아한다고 비판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
칼럼 | 『82년생 김지영』
단순한 케이팝 팬이 역사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
한국인 유학생이 들은 일본에서 태어난 할아버지의 이야기
한국인 친구가 생겼지만……
좌담회 | 어떻게 역사와 마주하는가
―구마노 고에이, 우시키 미쿠, 아사쿠라 기미카, 이상진, 오키타 마이
 

저자 소개 

한국 근현대사·한일관계사 세미나. 학부생 3, 4학년이 소속되어 있다. 평화와 인권, 젠더 시각을 중시하면서 역사를 공부하고 생각하고 대화를 나눈다. 세미나에서는 매주 문헌 윤독을 비롯해 영화 감상과 답사를 진행하며 장기 휴가 기간에는 한국과 일본 각지에서 합숙하기도 한다. 이 책은 2020년 세미나 참가자 중 뜻있는 사람끼리 모여 제작했다. 엑스(X) 계정은 @info_moyamoya이다.
 
역 : 김혜영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일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번역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다 꿈에 그리던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책 한 권 한 권 정성을 다해 번역하려고 노력한다. 옮긴 책으로는 『한 장의 미래 지도』, 『조인트 사고』, 『일 잘하는 리더는 이것만 한다』, 『광장의 목소리』, 『1등의 전략』 등이 있다.

감수 : 가토 게이키

 
히토쓰바시대학·대학원 사회학연구과(한국근현대사·한일관계사) 준교수. 주요 저서로는 『식민지기 조선의 지역 변용: 일본의 대륙 진출과 함경북도植民地期朝鮮の地域變容: 日本の大陸進出と咸鏡北道』, 『누가 한일 ‘대립’을 만들었나: 징용공, ‘위안부’ 그리고 미디어だれが日韓「對立」をつくったのか: 徵用工, 「慰安婦」, そしてメディア』, 『종이에 그린 ‘일장기’: 발밑에서 본 조선 지배紙に描いた「日の丸」足下から見る朝鮮支配』가....

책 속으로

까끌까끌한 찜찜함, 나에 대한 실망 그리고 흔들리는 정체성. 과거에 저지른 일은 분명 폭력적이고 잔혹한 지배였는데, 어째서 나는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정당화’했을까. 어째서 똑바로 보지 못했던 것일까. 알면 알수록 발밑이 기우뚱거렸다. 그래도, 그렇기에, 더 알고 싶었다.
당신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무엇에 실망했을까?
무엇을 이대로 둘 순 없다고 곱씹었을까?
--- p.16

이러한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국제적으로 성노예제도로 인지한다. 최근 일본 정부는 물리적 폭력에 의한 강제 연행 유무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연행되었든 ‘위안소’에서 여성들이 성노예 상태에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일본이라는 국가가 민족·젠더·계급차별을 바탕으로 인권을 침해한 전쟁범죄를 추진했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 p.41

불편한 역사를 배우는 것은 ‘자학적’인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불편한 역사를 배우지 않는 것이야말로 ‘부끄러운’ 일이고, ‘자신을 깎아내리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외면하고 싶은 사실까지 직시하고 반성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의의 아닐까.
--- p.168~169

역사를 바라보지 않는 선택이 가능했던 것, 어려운 문제라며 그냥 회피했던 것, ‘역사와 문화는 별개’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 이것이 바로 일본인인 나의 특권이었다. 나는 굳이 일본의 가해 역사를 고민하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위치였기 때문에, 아무런 고민도 없이 순수하게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었다.
--- p.187

물론 무지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니 무지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순히 일본인이 가해 역사를 반성하는 데서 그친다면, 피해자의 존엄을 지키거나 차별을 없앨 수는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당사자를 위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당사자가 직면한 ‘차별받는 현실’이 내 안에서 보이지 않은 것 같다. 어느샌가 일본인으로서의 나를 먼저 지키고자 하는 생각이 내 안에 숨어들었다.
--- p.192

피해자를 이해하는 행위에 끝이란 없다. 그 점에서는 역사 문제의 ‘벽’을 쉽게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가해 역사를 외면하고 철저하게 소수자를 억압하는 이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아무런 의심도 없이 보호받으며 살아왔다. 내가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든 지금도 앞으로도 일본인이며, 일본인이라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 p.212

출판사 리뷰

한국을 향한 혐오와 차별을 멈추지 않는 일본,
자국에 고하는 일본 대학생들의 비판과 반성의 대화


“일본 사회에 만연한 혐한 분위기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일본인의 무차별적인 한국 혐오를 마주할 때마다 알 수 없는 답답함을 느꼈던 일본 대학생들은 사회학부 세미나에 들어가며 애써 외면했던 일본의 가해 역사를 마주 본다. 그들은 몰랐다는 것만으로 차별과 배제의 구조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지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더 나아가 일본인들이 자국의 역사와 잘못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들 편에 서서 함께 혐오 사회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아는 것’만으로도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일본 대학생인 ‘우리’는 주변인들에게 한국이 좋다고 하면, 당연하게 돌아오는 혐오적인 발언에 의아함을 느꼈다. 근거 없는 혐오에도 역사와 문화 교류는 다르다는 말로 애써 문제를 외면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본질적인 문제를 마주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들어간 세미나에서 처음으로 왜곡되지 않은 한일 역사를 알게 되었다. 일본의 식민 지배에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보았다.

‘우리’는 과거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한국에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는 일본 사회에 분노했다. 그리고 여태 이 모든 걸 외면하고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은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완전히 해소될 줄 알았던 답답함은 세미나 활동을 할수록 묵직한 죄책감으로 이어졌다.

계속되는 답답함

역사를 알고 나자 한국 문화를 그전처럼 편하게 즐길 수 없게 되었다. 젊은 세대끼리 화합하는 움직임에도 의구심이 들었다. 혼란스러움이 더해지던 때, 세미나 활동에서 가게 된 스터디 투어에서 재일조선인을 만나게 되었다. 일본의 가해 역사를 알았을 때와는 다른 충격이 덮쳐왔다.

일본인들의 차별과 혐오를 직접 받은 당사자가 바로 눈앞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가해를 저질렀던 과거의 일본인과 현재의 ‘우리’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를 사는 일본인인 ‘우리’는 고통받은 개인의 피와 눈물 위에서 살고 있었다. 단순히 가해 역사를 반성하는 데서 그친다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그러니까 우리는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서서 피해자들 편에 서서 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이 도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
일본 내에서 부는 변화의 바람.


일본 내 케이팝과 한류 드라마가 유행처럼 번지는 가운데, 일본 대학생들은 기성세대의 근거 없는 한국 혐오를 이해하지 못했다. 매우 찝찝하고 답답한 날들이 지나갔다. 이 답답함을 서로 이야기하는 것에서부터 이 도서는 만들어졌다. 일본 대학생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돌아보며 혼란과 두려움에 휩싸인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울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게 시작된 이들의 용기 있는 고백은 실제로 많은 일본인을 변화시켰다.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를 읽은 일본 독자들은 각종 SNS에 ‘여태 외면했던 역사를 처음으로 똑바로 바라보았던 것 같다. 괴로웠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와 같은 감상을 남기며, 일본 사회가 바뀌어야 할 필요성을 체감했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사과하지 않는 태도로 인하여 축적된 일본의 오랜 혐한은, 한일관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일본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혐오 사회를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하고 연대한다는 걸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가 알려주고 있다. 많은 혐한 도서 속에서 이 도서가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가 바로 그 반증이다. 일본인이 오랜 시간 책임지지 않았던 사과와 반성의 목소리를, 이제 우리도 한번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첫걸음을 내딛는 그들의 등을 밀어주는 건 어떨까?

추천평

참 멋진 일본 청년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류 팬으로서 단지 한국의 문화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한일 간의 역사를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런 친구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 서경덕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