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기독교-개신교 (독학>책소개)/2.한국기독교역사

景交經義(경교경의) 2023

동방박사님 2024. 7. 2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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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필자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으로 경교를 주제로 논문을 쓸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경교문헌에 대한 적절한 번역책이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윙 샤오쥔의 『중국어경교전적해석』 이나 황정욱의 『예루살렘에서 장안까지』와 같은 경교 문헌의 해석을 다룬 훌륭한 책들이 있기는 하였으나, 해석상의 모호한 점과, 텍스트의 구분이 명확치 않아서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에 경교 연구를 위한 텍스트의 필요성을 절감하였고, 이에 후학들의 경교 연구를 위해서도 텍스트의 해석이 절실히 필요하다 생각되어 본 번역서를 내놓게 되었다.
본서는 기본적으로 경교 연구를 위한 텍스트로 사용되기 원했기 때문에 주해보다는 경교 문헌의 번역에 주안점을 두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내용을 파악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내용을 장·절로 구분하였으며 가급적 본문 해석을 직역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부족한 한문 실력으로 인하여 본문 해석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귀한 한학자들을 만나게 해주시고 그분들의 도움을 받아 해석을 마무리 짓게 하셨고, 이에 『경교경의』라는 제목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이에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무한한 영광을 올려 드린다.
서기 645년 풍운의 꿈을 안고 ‘발흐’에서부터 당나라까지 온 알로펜과 선교단 일행은 매우 어려운 조건하에서도 당나라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하여 갖은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결국에는 당나라 전역에 복음이 충만하게 퍼져 나갔다. 이에 이웃 국가인 한반도와 발해까지에도 복음이 전달 되었을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동안 경교에 대한 오해로 인하여 신학자들이나 기독교인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천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진흙속에 묻혀 있는 것이 경교도들의 행적이다. 이에 필자는 필자의 학위논문에서 경교신학은 동시대의 서방기독교보다도 도리어 개혁주의 신학에 가까운 신학 체계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도 경교에 대한 오해가 종식되지 않고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 경교 문헌에 대한 해석이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이에 필자는 『경교경의』를 통하여 경교도들이 어떤 신학 체계를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 논의의 문을 열고자 한다. 그리함으로서 서방기독교와는 다른 또 하나의 기독교, 동방기독교가 어떻게 복음을 전달해 왔는지를 찾아감으로써 주 예수님의 승천 이후로 양 갈래로 나아간 동방기독교와 서방기독교가 만나 새로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초석이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 책은 다소 주의를 가지고 보아야 필요성도 있다. 그중에서도 독자는 경교도들이 격의(格義)를 사용하여 복음을 전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즉 불교나 유교 도교의 어휘나 개념을 차용하여 기독교를 전했기 때문에 단순히 용어만 본다면 마치 경교도들이 ‘유·불·도’에 습합 되었다는 오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당대(唐代)에는 이방인의 종교가 당나라에 전해지는 과정에서 격의를 사용한 것은 일반적이었다. 불교 역시 불교의 개념을 전달하기 위해 도교의 옷을 입었는데 이것을 ‘격의불교’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격의(格義)’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경교가 ‘유·불·도’에 습합 되었다는 오해를 할 수도 있다.
둘째는 경교도들이 의도한 선교전략이 있었다는 점이다. 경교도들은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나의 학위논문 김영일, “당대 경교의 신학과 선교전략을 통해 본 내면적 토착화의 조건에 관한 연구”, 철학박사 학위논문, 광신대학교, 2022.
에서 언급하였다시피 경교도들은 유불도를 배척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로 해석하고 포섭하고자 하는 변증법을 사용하였다. 이것은 마치 로마에서 교부들이 헬라철학을 기독교화 시키려고 시도했던 노력들과 유사한 것이었다.
셋째로 이 책에 내용의 구분을 위해 붙혀놓은 장·절은 필자가 임의로 붙힌 것이라는 것을 말해둔다. 따라서 이러한 장·절 구분은 완벽한 것이 아니며, 이후에 더 좋은 분리 방법이 나온다면 더 좋은 텍스트를 발간하여 많은 사람에게 더 유용한 텍스트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 텍스트를 해석 하는데 있어서 윙 샤오쥔의 『경교전적해석』과 황정욱의 『예루살렘에서 장안까지』 그리고 오세종의 『경교비문 역해』를 주 참고문헌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도움을 주신 한학자 김덕중 선생님과 이 작업을 위해 수시로 돕고 협력하는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이 경교를 연구하는 사람들이나 알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경교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흑수(黑水) 달천에서

목차

1. 大秦景敎流行中國碑頌?序 3
2. 序聽迷詩所經 31
3.一神論 두루마리 80
4. 宣元至本經 155
5. 大秦景敎大聖通眞歸法讚 164
6. 志玄安樂經 168
7. 三威蒙度贊 192
8. 尊 經 200
참고문헌 205

저자 소개

철학박사

출판사 리뷰

네스토리우스파기독교, 시리아기독교, 페르시아기독교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실크로드를 따라 아시아로 퍼진 동방기독교는 중국 당나라 태종이 통치하던 635년에 당나라 수도 장안에 도착하여 경교라는 고유한 중국식 이름으로 포교를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1400년 전에 처음 동아시아에 도착한 이 기독교는 이후 승인, 성장, 박해, 멸절의 부침을 거듭하다 당나라 말기 무종 통치기인 845년 이후 중국에서 외적으로는 사라졌다. 그러다 약 800년이 지난 후 명나라 시기인 1623년에 장안 근교에서 「대진경교유행중국비」가 발견되면서, 한때 화려하게 번성했지만 오랫동안 숨겨졌던 중국의 첫 기독교에 대한 지식이 외부 세계에 처음 알려졌다.
김영일 박사의 본서 『경교 경의』는 「대진경교유행중국비」에 새겨진 ‘대진경교유행중국비성병서,’ 641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경미시소경,’ 비슷한 시기의 교리서 ‘일신론,’ 8세기 초(717) 문서 ‘선원지본경,’ 720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찬송문 ‘대진경교대성통진귀법찬,’ 8세기말-9세기 초에 집필된 것으로 보이는 ‘지현안락경,’ 800년 경에 만들어져 찬송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위몽도찬,’ ‘삼위몽도찬’보다 약 100년 뒤에 작성된 문서 ‘존경’을 모은 원전 모음집이다. 즉, 경교의 대표 문헌 여덟 가지의 원전인 한문 본문을 싣고, 그 본문에 대한 한국어 번역을 실은 책으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주요한 경교 문헌을 모두를 모아 편집한 책이다.
경교는 동아시아에 전래된 첫 기독교라는 역사적인 의의를 갖고 있지만, 신앙 공동체가 사멸해서 더는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기독교라는 현실, 중국 문화 및 종교와 혼합된 기독교라는 오명, 고대 한문 용어 해독의 난제 등이 얽혀, 한국 학계와 교계에는 여전히 생소하다. 그러나 여러 선구적 학자들의 노력으로, 그 실체가 현재는 많이 밝혀졌다. 김영일 박사는 최근에 경교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기독교 신학 이해, 고대 중국어를 해독하는 한학 실력, 동양종교 전반에 대한 풍성한 지식을 바탕으로, 경교 문헌에 대한 기존 연구자들의 업적을 충실히 활용하면서도, 과거의 문헌 해석의 한계와 오류를 교정하여 새롭게 해석한 경교 문헌 모음집 『경교 경의』를 내어놓음으로써, 한국 교계와 학계에 경교 연구에 필수적인 문헌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