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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쇼인, 시대를 반역하다 (2024) - 일본 근현대 정신의 뿌리, 요시다 쇼인과 쇼카손주쿠의 학생들

동방박사님 2024. 8. 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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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요시다 쇼인과 쇼카손주쿠 학생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2018년 광복절에 첫선을 보인 이래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온 『요시다 쇼인, 시대를 반역하다』가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돌아왔다.

2018년 8월 15일 광복절에 이 책을 출판하며 요시다 쇼인과 작별했다. 그런데 쇼인은 헤어질 결심을 안 했거나 못 하나 보다. 곳곳에서 계속 찾아온다. 책이 나온 뒤 한국 사회에서 요시다 쇼인을 언급하는 횟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전국 각지에서 강연하며 다양한 분들을 만나 ‘요시다 쇼인들’을 알렸다. 한일관계에 잡음이 있을 때마다 요시다 쇼인이 주요 언론에 등장했고, 2019년에는 거국적인 반일운동이 몰아칠 때 특히 주목받았다.
‘개정판 출간에 부쳐’ 중에서

이번 책은 초판의 내용이나 틀을 최대한 보전하려고 했다. 저자가 쇼인을 탐방하고 연구하던 당시의 생각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한 것이다. 다만 개정 증보한 만큼 초판과 달라진 점을 간략하게 짚어보자면, 우선 출판 이후 탐방하고 답사한 일본 각지(도쿄, 요코스카,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나가사키, 하기, 시모노세키 등)에서 확보한 사진 약 50장을 담았다. 초판에서 설명이 부족하거나 빠진 부분을 보완하며, 2015년 쇼인의 학교(쇼카손주쿠)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뒤에 완공한 기념시설에 관한 내용도 수록했다. 이와 함께 출판 이후 연구하며 참고한 문헌을 추가하고, 저자의 유튜브 ‘코리아세진’에 올린 현장답사 영상들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부록으로 덧붙였다. 한마디로 초판보다 더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요시다 쇼인과 쇼카손주쿠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목차

개정판 출간에 부쳐

여는 말

요시다 쇼인을 만나러 가는 길

1장. 에도시대와 조슈번(야마구치현)
에도시대와 조슈번(야마구치현) │ 일본의 근현대

2장. 요시다 쇼인의 생애 ‘뜨겁게 불타오른 29년’
뜨겁게 불타오른 29년 │ 요시다 쇼인의 사상 108

3장.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쇼카손주쿠
쇼카손주쿠 │ 개인 학교의 유행과 역할 │ 쇼카손주쿠의 역사 │ 학생 구성 │ 수업 방식 │ 교육 특색 │ 평가 │ 요시다 쇼인의 어록

4장. 쇼카손주쿠의 학생들 ‘일본의 새싹’
일본의 새싹

5장. 지금도 살아있는 요시다 쇼인
요시다 쇼인의 짙은 그림자 │ 진정한 지피지기(知彼知己)를 위해
 

저자 소개

저 : 김세진
어린 시절부터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전국 곳곳에서 자연과 함께 성장했다. 2011년 육군사관학교(67기)를 졸업했다. 최전방 야전부대에서 5년간 복무한 뒤 더 크게 애국하고자 2016년 정든 군문을 떠났다. (2023년 예비역 육군 소령 진급) 건명원을 졸업한 뒤 뱅크샐러드에서 고객감동팀과 조직문화팀을 만들고 이끌었다. 2022년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학 석사학...

책 속으로

아무도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왜 그렇게 열 내고 성내며 요시다 쇼인을 향해 달렸던 걸까? 몇 년이 지났건만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어쩌면 삶이 그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래도 그동안 선명해진 생각 하나를 독자분들과 나누며 요시다 쇼인과의 재회를 매듭짓는다. ‘모르면 죽는다. 어설프게 알면 당한다. 제대로 알아야 산다.’
--- p.15

조슈번이 200년 넘게 에도막부에 대해 가져온 반감은 19세기 서양세력의 등장과 함께 촉발된 존왕양이 사상(천황을 받들고 서양세력을 물리치자)과 융합되어 젊은 사무라이들을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크게 영향을 준 강력한 지도자가 바로 요시다 쇼인이었다.
--- p.30

요시다 쇼인은 20대 초반의 3년 반 동안, 1만 3천 리에 걸쳐 일본 각지를 돌아다녔다. 각 지역의 풍습과 지형 등을 살피고, 다양한 학자들을 만나 함께 책 읽고 토론하며 시야를 확장할 수 있었다. 엄하게 처벌받을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일본을 구해야 한다’라는 목표만 바라보고 움직인 쇼인의 도전정신과 용기 그리고 행동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고, 일본 곳곳으로 쇼인의 행적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 p.61~62

쇼인은 특히 조선을 침략하고 합병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는데, 그의 제자인 기도 다카요시, 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토모 등은 훗날 이 논리를 메이지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발 시켰다. 특히 총리가 된 야마가타 아리토모는 ‘일본제국의회’의 첫 회의 자리에서 ‘일본의 이익선은 한반도’라고 주장하며 침략정책을 주도했다.
--- p.113

오늘날 일본에서 ‘교육의 신’ 요시다 쇼인의 침략 사상과 폭력성 등은 잘 논의되지 않는 현실이다. 위대한 교육가, 사상가로 미화되며 그의 모든 주장이 ‘일본을 위하는 것’으로 합리화되는 경향이 있다. 교육의 성패와 명암을 모두 아우르기 위해선 예찬과 미화의 껍데기를 벗겨내는 것,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 모두 중요하다.
--- p.141

물론 쇼카손주쿠에서의 교육으로 모든 학생이 성공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국가지도자인 내각총리대신이 된 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토모 그리고 메이지 정부의 장관이 된 마에 하라 잇세이, 야마다 아키요시, 노무라 야스시, 시나가와 야지로 등을 포함해 30.6%의 학생이 정치, 경제, 국방, 외교, 법률, 사회 등 각계에서 지도적인 인물이 된 것은 일본의 어떤 교육기관도 넘보기 힘든 성과였다.
--- p.146

일본의 우익사상과 역사 인식을 상징하기도 하는 야스쿠니 신사의 원래 이름은 ‘섬뜩하게도’ 조슈신사(長州神社)였다.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한 쇼카손주쿠 학생들과 조슈에서 태어난 인물들이 일본 곳곳에 조슈신사[초혼사(招魂社)]를 지었다. 그중 1869년 8월 도쿄의 지요타구에 요시다 쇼인과 다카스키 신사쿠 등의 위패를 가져다 놓았다.
--- p.205

일본의 아마존 온라인 서점에서 요시다 쇼인의 이름을 입력하면 1,200여 권의 책을 찾아볼 수 있다. 반면 대한민국에는 요시다 쇼인을 주제로 다룬 책이 단 한 권도 없다. 일본의 역사나 사상을 다룬 책에서 잠시 쇼인이 다뤄지거나 역사학자들이 쓴 논문만 몇 편 있을 뿐이다.
--- p.223

어제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고 내일은 오늘 만들어가는 것이다. 일본과 건강한 관계를 맺든, 그들의 되바라진 행태에 대비하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선 모든 선입견과 감정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제를 정확하게 바라보며 오늘을 비춰야 한다. 몰라서 당하는 것은 알고 당한 것보다 더 큰 죄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은 때’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이제라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지피지기(知彼知己)해야 한다.
--- p.240

출판사 리뷰

▶ 반일 감정에 가려져 있던 요시다 쇼인
그의 생애와 행적을 알리는 한국 최초의 책


이토 히로부미의 스승이자 아베 신조(전 일본 총리)의 정신적 지주, 한반도를 정벌해야 한다는 정한론을 집대성한 일본 우익사상의 아버지 요시다 쇼인. 이 책은 쇼인과 그의 학교인 쇼카손주쿠에서 함께했던 학생들의 삶을 살피며, 일본과 한국의 근현대사를 더 넓고 큰 관점에서 바라본다. 일본인들은 그를, 사상가이자 혁명가, 근대 이후 일본의 걸출한 지배자들을 기른 교육가, 일본 전국도 부족해 목숨을 걸고 해외로 나가려 했던 호기심 많은 탐험가, 결기 넘치는 글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문장가, 오직 일본을 위하는 마음을 지닌 애국자, 행동으로 인간을 감화시킨 인간 등으로 기억하며 숭배한다. 이렇듯 요시다 쇼인은 지금도 수많은 일본의 리더들이 현재진행형으로 존경하는, 일본 근대 사상의 뿌리와 같은 인물이다.

일본의 극우 정치를 상징했던 아베 신조는 지난 2013년, 요시다 쇼인의 묘지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참배하며 ‘쇼인 선생의 뜻을 충실하게 이어가겠다’라고 다짐하고, 2016년 말 국회에서 요시다 쇼인의 ‘이십일회맹사’ 이야기를 인용한 바 있다. 쇼인의 제자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이는 근대 일본의 초대 총리인 이토 히로부미이다.

이처럼 수많은 일본인이 주목하는 요시다 쇼인인데, 정작 쇼인은 한국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나마 이토 히로부미의 스승이자, 한반도 정벌을 주장한 정한론(征韓論)을 집대성한 인물 정도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요시다 쇼인이라는 이름은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작 오늘날 한일 양국의 외교 마찰을 상징하는 야스쿠니 신사가 원래 쇼인 등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는 것, 그가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페스탈로치와 동등하게 평가되고 일본 우익사상의 아버지로 여겨진다는 것, 심지어 독도영유권 주장과도 관련 있다는 사실 등에 대해서는 대체로 어둡다.

▶ 어제를 정확하게 되돌아보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오늘


일본에는 요시다 쇼인에 관해 직간접적으로 다룬 책이 1,200여 종 가까이 된다. 하지만 『요시다 쇼인, 시대를 반역하다』가 출간되기 이전, 한국에는 그를 다룬 책이 한 권도 없었다. 쇼인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메이지 유신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아직도 그를 사상적 지주로 삼는 인물들이 많은데 정작 그의 행적에 대해 자세히 아는 한국인은 드물다.

우리는 왜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요시다 쇼인에 대해 모르는 걸까. 한반도 역사와도 밀접하게 얽혀있는 그의 이름과 사상을, 왜 자세히 접할 수 없었던 걸까?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그동안 지피지기(知彼知己)를 외치면서도 적을 외면하는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요시다 쇼인과 그의 학교 쇼카손주쿠에서 함께했던 제자들의 삶을 살피며 일본과 한국의 근현대사를 더 넓고 큰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또, 쇼인의 행적이나 그가 남긴 어록들을 소개하면서, 진정한 지피기기가 무엇인지 돌아보게도 한다. 이제껏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한 건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볼 만한 지점이다.

우리나라와 이웃 국가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때 진정으로 소통하며, 보다 건강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마따나 역사의 주인이 되어 이끌어 갈 것인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역사의 관조자나 방관자가 되어 바라보고 끌려갈 것인지는 우리의 진지한 성찰과 타인을 알고 자신을 알겠다는 마음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