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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대 보수주의의 핵심을 꿰뚫는 지적 통찰
보수주의자들의 동기와 의도,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에 대해 다룬 책이다. 블로그에 올린 정치 관련 포스팅을 시작으로 새로운 대중지식인으로 떠오른 저자는 보수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프랑스혁명에 대한 반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우파는 근본적으로 하층민들의 해방투쟁에 대한 적대감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또, 토마스 홉스에 대한 고찰부터 영국 내전, 스칼리아 대법관과 그의 원본주의 판결, 냉전 종식 후의 보수주의자들까지 보수주의의 흐름을 짚어나간다.
그 다음에는 보수주의 내에서의 폭력이라는 보다 민감한 주제로 나아간다. 라틴아메리카의 냉전 등 일반적인 차원의 폭력에 그치지않고, 9.11 사태,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 전쟁 등을 통해 오늘날 우파의 폭력 과잉은 결코 일탈이 아니며, 보수주의 전통 그 자체의 구성요소라고 지적한다. '국가 안보'라는 개념과 보수주의자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은,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을 바라보는 안목도 키워줄 것이다.
보수주의자들의 동기와 의도,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에 대해 다룬 책이다. 블로그에 올린 정치 관련 포스팅을 시작으로 새로운 대중지식인으로 떠오른 저자는 보수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프랑스혁명에 대한 반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우파는 근본적으로 하층민들의 해방투쟁에 대한 적대감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또, 토마스 홉스에 대한 고찰부터 영국 내전, 스칼리아 대법관과 그의 원본주의 판결, 냉전 종식 후의 보수주의자들까지 보수주의의 흐름을 짚어나간다.
그 다음에는 보수주의 내에서의 폭력이라는 보다 민감한 주제로 나아간다. 라틴아메리카의 냉전 등 일반적인 차원의 폭력에 그치지않고, 9.11 사태,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 전쟁 등을 통해 오늘날 우파의 폭력 과잉은 결코 일탈이 아니며, 보수주의 전통 그 자체의 구성요소라고 지적한다. '국가 안보'라는 개념과 보수주의자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은,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을 바라보는 안목도 키워줄 것이다.
목차
한국어판에 부쳐
서론
1부 보수주의와 반동의 정신
1. 보수주의와 반혁명
2. 최초의 반혁명
3. 쓰레기와 위엄
4. 적반하장
5. 전향자들
6. 소수자 우대 정책의 응석받이
2부 보수주의는 왜 폭력에 의존하는가?
7. 색상별 학살작전
8. 제국의 추억
9. 사내답기
10. 포토맥 피버
11. 강경하기는 쉽다
결론
주석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서론
1부 보수주의와 반동의 정신
1. 보수주의와 반혁명
2. 최초의 반혁명
3. 쓰레기와 위엄
4. 적반하장
5. 전향자들
6. 소수자 우대 정책의 응석받이
2부 보수주의는 왜 폭력에 의존하는가?
7. 색상별 학살작전
8. 제국의 추억
9. 사내답기
10. 포토맥 피버
11. 강경하기는 쉽다
결론
주석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출판사 리뷰
왜 이 책은 정치논객들 사이에서 그토록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는가?
코리 로빈은 브루클린 대학과 뉴욕 시립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그런데 그가 2011년 6월부터 블로그에 본격적인 정치 관련 포스팅을 시작하면서, 그는 온라인 정치논객들 사이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그해 세계적인 블로거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심포지엄 ‘3 Quarks Daily’에서 ‘정치학 및 사회학 분야 최고의 글쓰기’로 ‘참쿼크(Charm Quark)’ 상을 받았고(‘3 Quarks Daily’는 세계적인 언어심리학자 스티븐 핑커가 “내 저작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이 사이트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최고의 사이트에 축하를 보낸다”고 썼고, 리처드 도킨스는 “내 즐겨찾기 리스트의 최상에 올려놓았다”고 관심을 표했다), 역사학 뉴스 네트워크(HNN)와 미국역사학협회(AHA)가 공동 주관하는 ‘클레오파트라 상’ 최고의 작가 부문을 수상했다. 그들은 코리 로빈이야말로 디지털시대의 전형적인 대중지식인이라고 평했다.
그의 두 번째 책인 『보수주의자들은 왜?』는 작년 말에 출간되자마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유수의 학술지뿐만 아니라 학술 블로그, 온라인 정치토론 게시판 등에서 좌우파, 심지어 중도파 학자, 저널리스트들까지 가세해 논쟁이 이어졌다. 로빈의 온라인 지지자들은 즉시 반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U.S. Intellectual History’ 같은 작은 블로그에서부터 ‘Crooked Timber’ 같은 대형 블로그까지 그들의 박식한 논평과 반박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U.S. Intellectual History에 “로빈에 대한 서평을 논박하는 것이 인터넷에서 최신 유행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논쟁이 워낙 치열했기 때문에 『뉴욕 타임스』에 그를 인터뷰한 관련기사가 실릴 정도였다.
왜 한 권의 학술적인 책이 정치논객들 사이에서 그토록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그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대체 비평가들이 왜 흥분하지 모르겠군요. 그 논의 자체가 그들을 자극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의 책을 비판하는 내용 중 하나는 그가 우파의 이념을 진지하게 보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는 이에 대해 이 책의 「한국어판에 부쳐」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내가 우파의 이념을 진지하게 보지 않았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원제)은 ‘반동의 정신(Reactionary Mind)’이지 ‘정신 나간 반동(Mindless Reactionary)’이 아니다. 서론에서도 명백히 밝혔듯이, 나는 좌파에서 우파까지, 토머스 페인부터 라이오넬 트릴링까지, 이념의 힘, ‘정신의 카탈로그’를 보기를 거부하는 다수의 사람들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 내가 보수주의 이념이 반동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절대로 이런 이념의 자주성이나 힘을 경시하고자 함이 아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이념들의 정치적 함의를 복원시키는 것, 즉 그것들이 치열한 전장에서 어떻게 부상하고 작동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함이다. 만약 내가 그런 정치적 전투와 함의를 언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보수주의 이념에 대한 커다란 실례가 될 것이다.”
결국 그가 우파의 이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의 비판자들이 우파에 대한 그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의 진정한 주제는 보수주의의 외적 동일성이 아니라 그것이 기존 계급질서에 대한 위협에 대응해, 종종 그것이 반대하고자 하는 운동 그 자체로부터 차용하면서까지 변화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좌파가 정치를 주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랑스혁명이나 노예해방이 그랬다.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우파가 그것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들이 어떻게 좌파로부터 정치적 자주성의 그 모든 능력을 배울 수 있었는지이다.”
보수주의란 무엇인가?
코리 로빈이 보수주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 잡지로부터 이제는 자본주의의 예리한 비판자가 돼버린 과거 자유시장주의자들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았던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이 책의 ‘5장 전향자들’에 그 내용이 실려 있다.) 그 일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 보수주의의 거물인 윌리엄 F. 버클리가 로빈에게 “보수주의가 시장에 고착되는 것은 따분하고 섹스처럼 반복적인 일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로빈의 말에 따르면 좌파 동료들이 종종 간과하는 보수주의자들 내면 깊은 곳의 정치적 낭만주의, “보수주의 정신의 고뇌와 열정”에 눈뜨도록 만들었다.
이 의외의 대화로 인해 로빈은 십여 년간 보수주의자들의 정신세계를 파고들게 되었다. 보수주의란 무엇인가? 보수주의 옹호자들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말로 자본주의가 그들을 따분하게 만든다면, 그들을 흥분시키는 것은 또 무엇인가?
로빈은 보수주의를 그 기원인 프랑스혁명에 대한 반동으로까지 추적해가면서, 우파는 근본적으로 하층민들의 해방투쟁에 대한 적대감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어떤 보수주의자는 자유시장을 지지하고, 다른 자들은 반대한다. 일부는 국가를 비판하고, 다른 일부는 국가를 찬양한다. 그런 차이들의 저변에는 공히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운동에 맞서 권력과 특권을 지키려는 충동이 도사리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그런 사회운동에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자기변화, 폭력, 전쟁을 수반하는 정치와 사회의 역동성이라는 관념은 좋아한다. 그들은 새로운 도전과 환경에 뛰어난 적응성을 보인다. 이처럼 폭력에 대한 편향과 재창조의 능력이 대중의 지지를 받으면서 그들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현대 보수주의의 핵심을 꿰뚫는 탁월한 지적 통찰
현대의 정치적 사건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예리한 분석으로 서술된 이 책은 보수주의를 하나의 이념으로 창안한 에드먼드 버크에서부터 대법관 안토닌 스칼리아까지, 남부의 보수주의를 대변하는 존 C. 캘훈 전(前) 부통령부터 베스트셀러 소설가 아인 랜드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18세기부터 오늘날까지의 모든 우익 이데올로기는 단일한 주제에 대한 시대적 임기응변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재확인시켜준다. 그것은 바로 권력을 지녔던 직접적 체험, 그 권력이 위협당하는 것을 보는 것, 그리고 그 권력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코리 로빈은 작은 정부에 대한 신념, 자유시장 옹호, 또는 변화에 신중한 태도는 보수주의의 본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것들은 보수주의의 본질적 이념, 즉 “어떤 자들이 우월하고 그래서 다른 자들을 지배해야 한다”는 생각의 ‘부산물’일 뿐이다. 한마디로 보수주의의 핵심은 하층민들이 상급자들의 속박에서 해방되는 것, 즉 사적 영역에서 자유를 얻는 것에 대한 반대라는 것이다.
이 책은 11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2부로 나뉜다. 1부는 프랑스혁명에서부터 현재까지 보수주의 정치의 반혁명적 내용에 대한 일반적인 진술로 시작한다. 첫 번째 장은 반혁명의 목적과 의도보다는 그것의 수단과 책략에 중점을 두었다. 보수주의가 어떻게 자신이 지키던 바로 그 체제와 결별하고, 우파를 재건하기 위한 시도 속에서 어떻게 좌파에 주목했는지를 다룬다. 그다음은 시대 순으로 토머스 홉스에 대한 고찰부터 영국내전, 그리고 스칼리아 대법관과 그의 원본주의 판결로 넘어간다. 그 과정에서 아인 랜드, 배리 골드워터, 뉴라이트, 그리고 냉전 종식 후의 보수주의자들에 대해 살펴본다.
2부는 보수주의 내에서의 폭력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살펴본다. 라틴아메리카의 냉전을 간단히 돌아보고, 버크 이후 우파들이 폭력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일반적인 차원에서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이 장들에서 다루는 논의의 대부분은 지난 십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9?11 사태,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전쟁이 그것이다. 이런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이 보수주의자들 사이에 일으킨 현기증이야말로 코리 로빈이 우파에 대해 생각하고 글을 쓰게 만든 동기였다. 그가 11장에서 주장하고 있는 바와 같이 오늘날 우파의 폭력 과잉은 결코 일탈적인 모습이 아니다. 그것은 보수주의 전통 그 자체의 구성요소이다. ‘국가 안보’라는 개념이 왜 보수주의자들에게 그토록 매력적인지를 설명하는 대목은 우리나라 정치현실에 대해서도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준다.
현실정치에서 보수주의자들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태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고, 좌파와 우파 간의 구분도 점점 진부하게 느껴지는 요즘 세상에서, 이 책은 보수주의자들의 동기와 의도는 물론 보수주의가 지닌 무시 못 할 힘과 해악에 대해서까지 포괄적인 설명을 제시함으로써 현대 정치와 사회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보수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미지의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시도되지 않은 것보다는 시도된 것을, 신비로운 것보다는 사실을, 가능성보다는 현실을, 무한한 것보다는 제한된 것을, 멀리 있는 것보다는 가까이 있는 것을, 유토피아적 축복보다는 현재의 웃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오크쇼트
참신하면서도 날카롭고, 명쾌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문체로 서술된 탁월한 저서이다. 엘리트 보수주의에 관해 내가 읽어본 것 중 가장 만족스럽게 철학적으로 일관된 설명을 제시한다. 그리고 보너스도 있다. 현대의 미국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근본 원인으로서 ‘국가 안보’라는 개념에 대해 그 핵심을 파고드는 탁월한 분석이 그것이다.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저작으로 인문학적 글쓰기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릭 펄스타인(『닉슨랜드Nixonland』의 저자)
로빈의 분석은 우리 정치에 왜 그렇게 많은 분노와 원망이 서려 있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같은 시기에는 아주 가치 있는 주장이다.
-앨런 울프(보스턴 대학 정치학 교수)
이 책은 한 가지 중심 주제에 대한 매혹적 탐구이다. 보수주의는 공적, 사적 영역에서의 권력과 지위의 계급구조에 대항해 발생하는 민주주의적 도전에 대한 진지한 반동이라는 점이다. 코리 로빈은 우리를 지난 몇 세기 동안의 일련의 사례들에 대한 연구로 안내한다. 홉스에서 아인 랜드까지, 버크에서 세라 페일린까지 여러 보수주의자들을 소개하며, 그들의 장엄함과 우스꽝스러움을 동시에 보여주고, 그 이념이 지닌 힘을 밝힌다.
-콰메 앤터니 애피아(프린스턴 대학 철학 교수)
유려하게 서술된 이 글들은 미국 정치에서 보수주의가 강력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우리 이해를 더욱 심화시킨다.
-조이스 애플비(UCLA 역사학 명예교수, 미국역사학회 전 회장)
놀랍도록 흥미롭게 읽힌다. 이 책은 최근의 사건들을 보수주의의 풍부한 지적 역사에 대한 통찰과 결합시킨다. 로빈은 홉스까지 소급해 들어가며, 버크를 절제되고 부드러운 전통의 수호자로서가 아닌 더 폭력적인 면모의 소유자로, 그리고 조제프 드 메스트르를 현대적인 파시스트의 원조로 다룬다. 독자들은 코리 로빈이 여러 현대 사상가들을 발가벗기는 것에서, 아인 랜드의 지적 허영을 폭로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너무나도 쉽게 폭력을 승인했고, 심지어 공식적으로 고문에 면죄부를 주었던 사람들 중에는 자신들의 친구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훌륭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앨런 라이언(옥스퍼드 대학 정치학 교수)
코리 로빈은 브루클린 대학과 뉴욕 시립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그런데 그가 2011년 6월부터 블로그에 본격적인 정치 관련 포스팅을 시작하면서, 그는 온라인 정치논객들 사이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그해 세계적인 블로거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심포지엄 ‘3 Quarks Daily’에서 ‘정치학 및 사회학 분야 최고의 글쓰기’로 ‘참쿼크(Charm Quark)’ 상을 받았고(‘3 Quarks Daily’는 세계적인 언어심리학자 스티븐 핑커가 “내 저작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이 사이트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최고의 사이트에 축하를 보낸다”고 썼고, 리처드 도킨스는 “내 즐겨찾기 리스트의 최상에 올려놓았다”고 관심을 표했다), 역사학 뉴스 네트워크(HNN)와 미국역사학협회(AHA)가 공동 주관하는 ‘클레오파트라 상’ 최고의 작가 부문을 수상했다. 그들은 코리 로빈이야말로 디지털시대의 전형적인 대중지식인이라고 평했다.
그의 두 번째 책인 『보수주의자들은 왜?』는 작년 말에 출간되자마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유수의 학술지뿐만 아니라 학술 블로그, 온라인 정치토론 게시판 등에서 좌우파, 심지어 중도파 학자, 저널리스트들까지 가세해 논쟁이 이어졌다. 로빈의 온라인 지지자들은 즉시 반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U.S. Intellectual History’ 같은 작은 블로그에서부터 ‘Crooked Timber’ 같은 대형 블로그까지 그들의 박식한 논평과 반박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U.S. Intellectual History에 “로빈에 대한 서평을 논박하는 것이 인터넷에서 최신 유행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논쟁이 워낙 치열했기 때문에 『뉴욕 타임스』에 그를 인터뷰한 관련기사가 실릴 정도였다.
왜 한 권의 학술적인 책이 정치논객들 사이에서 그토록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그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대체 비평가들이 왜 흥분하지 모르겠군요. 그 논의 자체가 그들을 자극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의 책을 비판하는 내용 중 하나는 그가 우파의 이념을 진지하게 보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는 이에 대해 이 책의 「한국어판에 부쳐」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내가 우파의 이념을 진지하게 보지 않았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원제)은 ‘반동의 정신(Reactionary Mind)’이지 ‘정신 나간 반동(Mindless Reactionary)’이 아니다. 서론에서도 명백히 밝혔듯이, 나는 좌파에서 우파까지, 토머스 페인부터 라이오넬 트릴링까지, 이념의 힘, ‘정신의 카탈로그’를 보기를 거부하는 다수의 사람들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 내가 보수주의 이념이 반동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절대로 이런 이념의 자주성이나 힘을 경시하고자 함이 아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이념들의 정치적 함의를 복원시키는 것, 즉 그것들이 치열한 전장에서 어떻게 부상하고 작동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함이다. 만약 내가 그런 정치적 전투와 함의를 언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보수주의 이념에 대한 커다란 실례가 될 것이다.”
결국 그가 우파의 이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의 비판자들이 우파에 대한 그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의 진정한 주제는 보수주의의 외적 동일성이 아니라 그것이 기존 계급질서에 대한 위협에 대응해, 종종 그것이 반대하고자 하는 운동 그 자체로부터 차용하면서까지 변화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좌파가 정치를 주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랑스혁명이나 노예해방이 그랬다.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우파가 그것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들이 어떻게 좌파로부터 정치적 자주성의 그 모든 능력을 배울 수 있었는지이다.”
보수주의란 무엇인가?
코리 로빈이 보수주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 잡지로부터 이제는 자본주의의 예리한 비판자가 돼버린 과거 자유시장주의자들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았던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이 책의 ‘5장 전향자들’에 그 내용이 실려 있다.) 그 일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 보수주의의 거물인 윌리엄 F. 버클리가 로빈에게 “보수주의가 시장에 고착되는 것은 따분하고 섹스처럼 반복적인 일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로빈의 말에 따르면 좌파 동료들이 종종 간과하는 보수주의자들 내면 깊은 곳의 정치적 낭만주의, “보수주의 정신의 고뇌와 열정”에 눈뜨도록 만들었다.
이 의외의 대화로 인해 로빈은 십여 년간 보수주의자들의 정신세계를 파고들게 되었다. 보수주의란 무엇인가? 보수주의 옹호자들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말로 자본주의가 그들을 따분하게 만든다면, 그들을 흥분시키는 것은 또 무엇인가?
로빈은 보수주의를 그 기원인 프랑스혁명에 대한 반동으로까지 추적해가면서, 우파는 근본적으로 하층민들의 해방투쟁에 대한 적대감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어떤 보수주의자는 자유시장을 지지하고, 다른 자들은 반대한다. 일부는 국가를 비판하고, 다른 일부는 국가를 찬양한다. 그런 차이들의 저변에는 공히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운동에 맞서 권력과 특권을 지키려는 충동이 도사리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그런 사회운동에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자기변화, 폭력, 전쟁을 수반하는 정치와 사회의 역동성이라는 관념은 좋아한다. 그들은 새로운 도전과 환경에 뛰어난 적응성을 보인다. 이처럼 폭력에 대한 편향과 재창조의 능력이 대중의 지지를 받으면서 그들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현대 보수주의의 핵심을 꿰뚫는 탁월한 지적 통찰
현대의 정치적 사건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예리한 분석으로 서술된 이 책은 보수주의를 하나의 이념으로 창안한 에드먼드 버크에서부터 대법관 안토닌 스칼리아까지, 남부의 보수주의를 대변하는 존 C. 캘훈 전(前) 부통령부터 베스트셀러 소설가 아인 랜드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18세기부터 오늘날까지의 모든 우익 이데올로기는 단일한 주제에 대한 시대적 임기응변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재확인시켜준다. 그것은 바로 권력을 지녔던 직접적 체험, 그 권력이 위협당하는 것을 보는 것, 그리고 그 권력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코리 로빈은 작은 정부에 대한 신념, 자유시장 옹호, 또는 변화에 신중한 태도는 보수주의의 본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것들은 보수주의의 본질적 이념, 즉 “어떤 자들이 우월하고 그래서 다른 자들을 지배해야 한다”는 생각의 ‘부산물’일 뿐이다. 한마디로 보수주의의 핵심은 하층민들이 상급자들의 속박에서 해방되는 것, 즉 사적 영역에서 자유를 얻는 것에 대한 반대라는 것이다.
이 책은 11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2부로 나뉜다. 1부는 프랑스혁명에서부터 현재까지 보수주의 정치의 반혁명적 내용에 대한 일반적인 진술로 시작한다. 첫 번째 장은 반혁명의 목적과 의도보다는 그것의 수단과 책략에 중점을 두었다. 보수주의가 어떻게 자신이 지키던 바로 그 체제와 결별하고, 우파를 재건하기 위한 시도 속에서 어떻게 좌파에 주목했는지를 다룬다. 그다음은 시대 순으로 토머스 홉스에 대한 고찰부터 영국내전, 그리고 스칼리아 대법관과 그의 원본주의 판결로 넘어간다. 그 과정에서 아인 랜드, 배리 골드워터, 뉴라이트, 그리고 냉전 종식 후의 보수주의자들에 대해 살펴본다.
2부는 보수주의 내에서의 폭력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살펴본다. 라틴아메리카의 냉전을 간단히 돌아보고, 버크 이후 우파들이 폭력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일반적인 차원에서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이 장들에서 다루는 논의의 대부분은 지난 십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9?11 사태,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전쟁이 그것이다. 이런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이 보수주의자들 사이에 일으킨 현기증이야말로 코리 로빈이 우파에 대해 생각하고 글을 쓰게 만든 동기였다. 그가 11장에서 주장하고 있는 바와 같이 오늘날 우파의 폭력 과잉은 결코 일탈적인 모습이 아니다. 그것은 보수주의 전통 그 자체의 구성요소이다. ‘국가 안보’라는 개념이 왜 보수주의자들에게 그토록 매력적인지를 설명하는 대목은 우리나라 정치현실에 대해서도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준다.
현실정치에서 보수주의자들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태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고, 좌파와 우파 간의 구분도 점점 진부하게 느껴지는 요즘 세상에서, 이 책은 보수주의자들의 동기와 의도는 물론 보수주의가 지닌 무시 못 할 힘과 해악에 대해서까지 포괄적인 설명을 제시함으로써 현대 정치와 사회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보수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미지의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시도되지 않은 것보다는 시도된 것을, 신비로운 것보다는 사실을, 가능성보다는 현실을, 무한한 것보다는 제한된 것을, 멀리 있는 것보다는 가까이 있는 것을, 유토피아적 축복보다는 현재의 웃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오크쇼트
참신하면서도 날카롭고, 명쾌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문체로 서술된 탁월한 저서이다. 엘리트 보수주의에 관해 내가 읽어본 것 중 가장 만족스럽게 철학적으로 일관된 설명을 제시한다. 그리고 보너스도 있다. 현대의 미국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근본 원인으로서 ‘국가 안보’라는 개념에 대해 그 핵심을 파고드는 탁월한 분석이 그것이다.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저작으로 인문학적 글쓰기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릭 펄스타인(『닉슨랜드Nixonland』의 저자)
로빈의 분석은 우리 정치에 왜 그렇게 많은 분노와 원망이 서려 있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같은 시기에는 아주 가치 있는 주장이다.
-앨런 울프(보스턴 대학 정치학 교수)
이 책은 한 가지 중심 주제에 대한 매혹적 탐구이다. 보수주의는 공적, 사적 영역에서의 권력과 지위의 계급구조에 대항해 발생하는 민주주의적 도전에 대한 진지한 반동이라는 점이다. 코리 로빈은 우리를 지난 몇 세기 동안의 일련의 사례들에 대한 연구로 안내한다. 홉스에서 아인 랜드까지, 버크에서 세라 페일린까지 여러 보수주의자들을 소개하며, 그들의 장엄함과 우스꽝스러움을 동시에 보여주고, 그 이념이 지닌 힘을 밝힌다.
-콰메 앤터니 애피아(프린스턴 대학 철학 교수)
유려하게 서술된 이 글들은 미국 정치에서 보수주의가 강력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우리 이해를 더욱 심화시킨다.
-조이스 애플비(UCLA 역사학 명예교수, 미국역사학회 전 회장)
놀랍도록 흥미롭게 읽힌다. 이 책은 최근의 사건들을 보수주의의 풍부한 지적 역사에 대한 통찰과 결합시킨다. 로빈은 홉스까지 소급해 들어가며, 버크를 절제되고 부드러운 전통의 수호자로서가 아닌 더 폭력적인 면모의 소유자로, 그리고 조제프 드 메스트르를 현대적인 파시스트의 원조로 다룬다. 독자들은 코리 로빈이 여러 현대 사상가들을 발가벗기는 것에서, 아인 랜드의 지적 허영을 폭로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너무나도 쉽게 폭력을 승인했고, 심지어 공식적으로 고문에 면죄부를 주었던 사람들 중에는 자신들의 친구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훌륭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앨런 라이언(옥스퍼드 대학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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